이달의 소식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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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헤더 by thd-glasses

유독 빠르게 다가온 연말을 준비했던 11월의 SCP 재단 한국어 위키 소식입니다!

지난달의 사이트 뉴스와 새로 올라온 항목을 이 페이지에서 찾아보세요. 각 항목에 대해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허브 대신 이달의 페이지에 댓글을 작성해 주세요!

사이트 뉴스

특집

  • 11월의 특집은 CityToastCityToast가 쓴 SCP-𝕐 ("야만적 수학"), DrClefDrClef가 쓴 다 카포 알 피네입니다. 하나는 본문에 숫자가 하나도 쓰이지 않은 특이한 구조의 SCP고, 다른 하나는 재단이 없는 세상에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초능력자 소녀의 탄생 신화랍니다. 한 번 읽어보세요!
  • 11월의 특집-KO는 quiltquiltSCP-265-KO ("몽중독서실™"), 다른 하나는 CresendoCresendo자아 재구성입니다. 하나는 11월 수능을 맞이한 기념으로 수험생들이 애용할 법한 변칙 독서실, 다른 하나는 존재학부에서 쓰는 금단의 기술(?)을 담아낸 이야기입니다. 한 번 읽어보세요!
  • 12월의 특집은 The Great HippoThe Great HippoSCP-3074 ("카프카의 주차장"), 9번 변전소입니다. 하나는 집요하게 한 사람을 괴롭히는 끔찍한 호러를, 다른 하나는 조금씩 조금씩 다가오는 미스테리를 섞은 호러를 담아낸 작품들입니다. 한 번 읽어보세요!
  • 12월의 특집-KO는 DidicDidicSCP-433-KO ("흔히 일어나는 일"), 다른 하나는 ProfoundAbyssProfoundAbyss자줏빛 궁정의 경계에서입니다. 하나는 누군가 죽고, 그로 말미암아 다른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흔한 무언가를 담은 이야기고, 다른 하나는 독특한 분위기를 가진 자줏빛 궁정에서 이루어진 무언가를 담은 이야기입니다. 한 번 읽어보세요!

매주 이슈트래커에서 새로운 소식들을 확인하세요!


작품이 고프신가요? 지난달 올라온 작품들의 개요를 구경하세요.1

경연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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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 한국어 위키의 9주년 연말을 맞이하여 2021년 「새」 경연이 막을 열었습니다! 경연 주제는 「새」로, 어떤 의미로 해석하느냐는 온전히 각 작가분들의 자유로 남겨두었습니다. 12월 1일부터 투고작을 받고, 20일에 마감하여 새해 1월 1일까지 평가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경연 허브를 참고해주세요.

경연 상품으로 케이크/소고기/치킨 중 하나를 받고 싶으신 분들은, 멋진 작품과 함께 경연에 도전해보세요!

사설

  • "비평의 두 가지 장벽 넘어서기", 투고자 ProfoundAbyssProfoundAbyss

SCP 재단과 다른 창작 사이트 사이의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는, 바로 비평이 사이트 내에서 가지는 무게입니다. 안내 허브에 차고 넘치는 창작 에세이들을 읽어보고 나서 대략 눈치 채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SCP 재단 커뮤니티의 사람들은 “비평을 받지 않고 투고한 작품은 영 좋지 못한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는 믿음을 보편적으로 공유하고 있지요. 그게 아니라면 한위키에 메인 위키 하나 달랑 있는 게 아니라 정식 투고 전에 사용하라고 있는 샌드박스 1호기 2호기에, 비평 포럼도 따로 있고, 대화방 비평 채널에 전담 스태프 팀까지 존재하는 이유가 뭐겠습니까. 심지어 저 바다 건너 본사에서는 ‘그린라이트 제도’라는 게 있어서 처음 재단에 가입한 사람은 아예 글이 아니라 아이디어를 다른 회원에게 비평받고 나서야 글을 작성하는 것이 허가됩니다.

하지만 비평이 그렇게 사이트 내에서 높은 위상을 차지하는 활동임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 사설을 쓰기 전에 대화방에서 약식으로 사설 주제 투표를 시행했을 때 1위를 차지한 주제가 바로 '비평 잘 하고 잘 받는 법'이었습니다. 네, 사실 SCP 재단의 우리는 다른 사람의 작품을 비평하는 것을 힘들어 합니다. 그것은 또 왜일까요? 물론 가장 큰 문제는 비평이 본질적으로 어렵다는 것이지만, 그럼 비평은 왜 어려운 것일까요? 왜 글을 구상하고, 쓰고, 퇴고하고 투고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이 구상하고 쓴 글을 비평하는 것이 더 부담되는 일일까요? 분명히 물을 가치가 있고, 답할 필요가 있는 질문입니다. (특히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사람이 자신의 커뮤니티 기여도를 의심하고 있는 비평 스태프라면 더더욱 그렇지요)

글쓰기와 비평의 가장 기초적인 차이는 바로 인원수입니다. 글쓰기는 혼자서 해도 상관 없어요. 뭐 여럿이서 거대한 설정을 필요로 하는 작품을 다같이 작업한다거나, 아니면 대용량의 연작을 공저한다거나 할 수도 있겠지만 본질적으로 문예창작이라는 활동은 1인용이고 사실 혼자서 자기 글 써서 혼자 투고하는 경우가 사이트 내에서도 제일 흔합니다. 비평은 그게 안 돼요. 비평을 '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으로 최소 두 명이 함께해야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습니다. 우리 한위키에 비평이 물처럼 쏟아지지 못하게 막는 두 개의 큰 장벽은 바로 이 전제를 토대로 합니다.

첫 번째 장벽은 감정적 장벽입니다. 비평 받는 사람은 스트레스를 피할 방도가 없습니다. 특히 처음 써 본 작품을 비평받는 것이라면 더더욱 그렇지요. 자신이 공들여 완성한 작품의 초안을 샌드박스에서 보고 뿌듯해 하기는 있지만, 다른 사람도 비슷한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자신이 발견하지 못한 너무 뻔한 실수를 지적받거나, 아이디어가 진부하다는 말을 듣거나, 총체적 난국이라는 진단을 받을 수도 있고, 일진이 안 좋을 경우 상궤를 벗어난 모욕이나 인신공격을 경험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의 경우 절대로 정상이 아니니, 운영진에게 말씀하세요) 상황이 이러니, 아무리 오래 활동하다 보면 적응이 된다 하더라도 포럼이나 대화방에 링크를 걸고 비평을 요청하는 것 자체도 하나의 도전일 수밖에요.

한편 비평을 하는 입장에서도 이 부분은 문제가 되는데, 왜냐하면 비평을 요청하는 작품에 대한 본인의 의견을 제시하는 동시에 비평을 받는 사람의 감정을 배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말할 때 타인의 감정을 배려하는 것은 문명인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어야 하는 스킬이지만 듣는 상대가 감정 상하는 일 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모두 하는 것은 문명 사회에서도 재능의 영역에 속한단 말이죠. 그래서 비평을 하는 모든 사람들은 비평을 하는 과정에서 "이거 이렇게 말해도 돼?"라는 질문을 자기 자신에게 몇 번이고 던지게 됩니다. 그러다가 높은 확률로 비평 자체를 포기하게 되는 것이고요. 이것이 원활한 비평을 가로막는 첫 장벽입니다.

두 번째 장벽은 물리적 장벽입니다. 여기서 '물리'라 함은 비평 대상의 '양'과 그에 비례하여 소모되는 '에너지'를 뜻합니다. 제가 자주 하는 이야기가 있는데, 어떤 작품을 비평할 때는 그 작품과 비슷한 분량의 글을 쓰는 것만큼, 경우에 따라서는 그 이상의 에너지를 소모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물론 과장섞인 표현이긴 합니다만 분명히 글을 우선 읽어보는 것부터가 어느 정도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일이고, 또 작품이 '어떤 면에서' 좋았고/나빴고 나빴다면 '왜' 나빴는지, '어느 부분에' 문제가 있는지 파악하고 그것을 듣는 사람의 감정까지 신경 쓰면서 제시하는 것은 분명 피곤한 작업임에 틀림없습니다.

거기다 분량도 문제가 됩니다. 솔직히 자기 작품 초안을 작성할 때 미래의 비평자를 배려해서 양을 적당히 조절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작가는 없잖아요. 저도 그렇게 안 해요. 하지만 비평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비평자에 대한 배려심이 없는 (?) 사이즈의 작품은 일단 보는 순간 한숨부터 나옵니다. (일반적으로 비평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사람들이 하는 방식대로) 글의 첫 시작부분부터 끝부분까지 샅샅이 훑으며 오타와 비문부터 아이디어의 독창성 여부까지 평가하려면 눈이 네 개에 뇌가 두 개가 있더라도 이 여섯 기관 중에 하나는 분명 과열 상태가 될 겁니다. 이것이 바로 두 번째 장벽입니다.

자, 비평을 할 때 가장 큰 장애물이 되는 두 가지는 바로 저 둘이라는 것을 우리가 알게 되었으니, 이제 감정적 장벽과 물리적 장벽을 어떻게든 넘을 방법을 모색해야 하겠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이 명심해야 하는 점이 한 가지 있습니다. 앞서 제가 비평은 최소 두 사람이 있어야 할 수 있는 활동이고, 그로 인해서 글을 쓸 때와는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씀드렸죠. 비평은 사실 얼핏 보기에는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하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비평을 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 두 사람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활동입니다. 온라인 게임에서 자주 보이듯이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멱살잡고 목표까지 끌고 가는 것도 가능은 하겠지만, 양측이 함께할 때 훨씬 쉽고 빠르게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데 굳이 그렇게 할 것까지야 있겠습니까?

지금까지 한위키에서 대부분의 비평은 비평 요청자가 글 링크와 "비평 부탁드립니다"는 말 하나를 남기면 비평하는 사람이 찾아와서 "이런 부분이 좋았고 이런 부분이 별로였다"라는 선에서 끝났습니다. 이렇게 단절된 구조 속에서는 두 장벽이 높이 솟아오르고, 다이나믹하고 서로에게 더더욱 큰 유익을 주는 비평과 피드백은 멀어지기만 합니다. 하지만 비평 요청글이 단순히 링크 하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 작품의 매력이 무엇인지 어필하고 비평자들이 봐줬으면 하는 부분을 확실히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면, 작품의 샌드박스 토론란이 비평과 "수정했습니다"로만 끝나는 공간이 아니라 작품에 대한 질의응답과 작품의 확장 가능성에 대하여 함께 논의하는 장이 될 수 있다면 두 장벽은 무너지게 될 것입니다.

재단에는 이미 비평에 큰 도움이 되는 에세이 두 개가 안내 허브에 등록되어 있습니다. 전자는 비평을 하는 사람을 위해, 후자는 받는 사람을 위해 쓰인 글입니다. 읽으시면 큰 도움이 됩니다. 이상입니다. 이달소 사설 주제에 염치도 없이 3천 자를 뛰어넘은 제 글을 읽어주신 독자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달의 소식에 사설을 투고하고 싶으시다면, 재단 한국어 위키와 관련된 내용이 담긴 글을 써서 담당자 igangsuigangsu에게 PM, 또는 대화방을 통해 전달해주세요. 내용에 문제가 없다면, 저작자를 명시하여 투고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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