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가지 냥이버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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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P-963: 브라이트의 부담감

펠릭스Felix 브라이트 박사는 거울을 들여다봤다. 그리고 자기 몸의 모든 부위를 구석구석 훑어봤다.

깔끔한 가르마.

크고 동그란 눈.

사각턱.

두툼하고 울퉁불퉁한 손.

작은 발.

아주 평범했다. 인간으로선.

토 나와. 브라이트는 돌아서며 한숨을 내쉬었다. 빨리 정상대로 좀 돌아갔으면, 하고 그는 생각했다. 두발동물 몸에 갇히면 씻을 때 몸 핥기가 어려웠다. 브라이트는 문을 열고 복도로 나와, 연구원 고양이, D계급 고양이, 요원 고양이, 등등으로 이루어진 고양이 떼 사이를 헤집고 걸어갔다. 인간 몸에 갇히다니 죽는 것보다 더하네, 그렇게 생각하며.

사진 데이터베이스: SCP-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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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냥.

SCP-3000: 아냥타셰샤

야옹특무부대 알파-1 "코브라 피리꾼Snake Charmers" 대원 미튼즈Mittens 요원은 FSS 태비Tabby의 갑판을 이리저리 서성거렸다. 이 얼룩고양이 요원의 한쪽 귀에는 베레모가 비뚜름하게 덮이고, 아랫배에는 입으로 작동시키는 총기 혁대가 채워져 있었다.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사워푸스Sourpuss 박사가 말했다. 살찐 진저색 몸뚱이를 그가 옆으로 질질 끌어 비켜주자, 미튼즈는 텔레비전으로 다가갈 수 있었다.

저기 있다. 아냥타셰샤, 누군가는 그렇게 불렀다. 미튼즈는 '그 지렁이'라고 불렀다. 대상의 얼굴은 고양이였는데, 목숨이 아홉 개인 보통 고양이와 달리 저 고양이는 수천 수만 개 목숨을 살았어야만 했다. 부자연스럽고 털 북슬북슬한 목이 바다 몇 마일에 걸쳐져 있었다. 대상은 젖어 있고 텁수룩한 자기 몸을 천천히 핥으며 씻었다.

"배설 시작 5. 4. 3. 2. 1." 사워푸스 박사가 말했다.

SCP-3000이 움직임을 멈추었다. 눈을 활짝 뜨고, 머리를 목 안으로 쑥 집어넣었다. 물속이 헤집어지는 소리가 핵어뢰 소리처럼 크게 들려왔다. 대상은 물을 좀 더 헤집다가, 입을 크게 벌렸다. 사자 십여 마리도 삼킬 만한 크기였다. 그리고 입에서 끔찍한, 점액과 고양이 털로 된 공 하나가 튀어나왔다.

"저기 있다." 미튼즈가 말했다. "D계급이 자기한테 뭘 먹이는지 모른다니 하냥님도 고마우시지. 기억소거제 채취해서 갑시다."

드론이 공을 회수해 FSS 태비의 화물실로 가져왔다. 미튼즈 요원이 엔진으로 신호를 보내자, 태비는 SCP-3000을 떠나기 시작했다.

미튼즈는 아냥타셰샤를 들여다봤다. 아냥타셰샤 또한 그녀를 들여다봤다. "대체 뭘 본 거니, 이 뱀고양이야? 어떤 비밀을 품은 거니?" 그렇게 미튼즈는 물었다. 아냥타셰사는 대답하지 않았다. 늘 그랬듯이.

사진 데이터베이스: SCP-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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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사병 수의사

SCP-3008: 무한한 펫스마트

"SCP-3008-2는 SCP-3008-1 내에 존재하는 고양이형 독립체이다. 이들은 이목구비가 없으며, 지금까지 관찰된 모든 경우에서 펫스마트PetSmart 직원 유니폼에 해당하는 빨간색 및 파란색 털을 달고 있었다."

하급연구원 플러피Fluffy는 태블릿에서 불안하게 눈을 뗐다. 아직 이상 무. 플러피는 발바닥을 스와이프해서 마지막 변경 사항을 저장했다. 그리고 '업로드' 버튼을 눌렀다.

플러피는 지금 그녀가 차지한 홰 위로 다시 올라갔다. 스크래처 기둥과 양탄자 덮은 탑으로 얼기설기 엮여 이루어진 커다란 구조물이었다. -2는 대개 장난감/간식 코너를 차지하면서, 먹을거리를 찾아 거기까지 온 떠돌이 고양이를 난폭하게 물리치곤 했다.

플러피는 다시 태블릿을 들여다봤다. 신호 없음. "이런 화장실 막대 같은." 욕설이 큰 소리로 튀어나왔다. 하지만 이런 걸로 따져 줄 고양이는 없었다.

플러피는 부리나케 한 단 한 단, 땅바닥까지 뛰어내려왔다. 그리고 발톱을 안으로 넣고, 태블릿을 벨트에 꼭 동여맨 채로 조심조심 조용히 걸어갔다. "나가는 길을 빨리 찾아야 해." 플러피가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길이었는지 확신 가는 곳이 없어."

떼구르르, 소리가 고요함을 깼다. 플라스틱 공이 굴러오고, 구르고, 계속 굴러갔다. 플라스틱 장난감이.

플러피가 눈을 휘둥그레 뜨며 중얼거렸다. "아 복슬하느님, 장난감 코너로 돌아가야 했는데. 늦기 전에 빨리-"

플러피가 돌아보자, 그것들이 있었다. 키 큰 고양이, 키 작은 고양이, 살찐 고양이, 심지어 세 다리 고양이. 모두 얼굴이 없었다. 모두 빨간색, 파란색 털이었다.

그리고 울음소리가 시작됐다. "영업이 끝났습니다. 건물에서 나가 주십시오. 영업이 끝났습니다. 영업이 끝났습니다. 영업이— "

사진 데이터베이스: SCP-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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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발로 그린 "카트시"

S. 앤드루 스위텀의 제안: 사람이여 무엇을 초래하였는가

05-1은 점잖게 자기 용변통에 쪼그려 앉아 몸 바깥으로 똥을 밀어냈다. 그리고 한 발을 툭 튀겨 배설물을 모래 속에 묻은 다음 통을 걸어나왔다. 밝은 불꽃이 팍 터져나오며 DNA 흔적들을 모두 소각했다. 흔적을 모두 지우기를 그녀는 좋아했다.

05-1은 펫도어를 밀고 들어가 회의실에 도착했다. 다른 05들이 벌써 와 있었다. 물론 –7은 빼고. 알파 냥타우리하고는 협상을 더 미룰 수가 없었다. 지금 같은 상황이더라도.

05-1은 몸을 다듬으면서 생각을 정리했다. 그리고 바닥을 톡 내려치며, 말을 시작했다.

"최근 데이터베이스의 변경 사향을 조사한 결과,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심각한 결론이 도출되었어."

다른 고양이들이 서로를 바라보며 수군수군했다. 그 소리를 듣고 05-9가 이제야 낮잠에서 깨어나, 부스스하게 자기 몸을 매만졌다.

05-1이 말을 이었다. "우리 우주가 다른 우주에게서 만들어진 부산물인 것 같아. 우리는 그 속에서 창조된 구성물이고."

그리고 05-1은 당혹스러운 듯 땅바닥을 내려다봤다.

"우리 세계가 소설이라고. 아마추어가 쓴."

05들은 모두 놀라는 소리를 내뱉으며 털을 곤두세웠다. 05-2만이 놀라지 않았다. 하기야 그녀는 형이묘학 전문가였으니까, 희한한 일도 아니었다.

05-13이 말했다. "그러니까 고양이 한 떼거지가 다른 우주 어디 둘러앉아서, 우리가 지금 하는 모든 행동들을 작성하고 있다고? 우리 하는 말들을 전부?"

05-1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더 심각해. 둘러앉은 자들이 인간이야."

사진 데이터베이스: SC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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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톰

SCP-4999: 굿밤 속으로

도둑고양이이자 집안의 수치, 찰스 태빙턴Charles Tabbington 3세는 런던의 차갑고 어두운 연립주택에서 굶주려 누운 채로 죽어가고 있었다. 전기는 며칠 전에 끊기고, 집주인은 월세를 거둘 수 있다는 희망을 꺾은 지 벌써 오래된 참이었다.

가쁜 숨을 쉬며 그는 몸을 들썩거렸다. 자신이 살아온 묘생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닭이나 빼돌리며 살던 젊은 시절, 대(對)포유류 대전에 참전했을 때, 개박하나 발효유로 근근이 때우던 힘든 삶. 그리고 이내 생각하는 것마저 힘들어졌다.

그때, 한 줄기 빛이 뒤에서 비쳤다. 찰스는 힘없이 고개를 뒤로 돌려 그쪽을 바라봤다. 서랍장 위에 맵시 있는 검은 털 고양이 한 마리가, 개박하 한 까치를 피워물고 있었다. 이 낯선 고양이는 찰스 쪽으로 개박하 연기를 후 불었다.

찰스가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그것만도 허약해진 그 몸에게는 벅찼다. 찰스는 눈을 감고 침대에 몸을 더 깊이 파묻었다. 그래, 죽는다는 게 이런 거구나, 그렇게 생각하면서.

낯선 고양이가 서랍장을 뛰어내려와 침대로 올라왔다. 그리고 찰스의 몸을 매만지며, 몇 년 동안 헝클어지고 얽힌 털들을 깨끗이 정리해 주었다. 찰스는 오랫동안 켜켜이 쌓인 더러운 오물과 때가 몸에서 빠져나감을, 또 마찬가지로 쌓인 아픔과 정신적 고통이 영혼에서 빠져나감을 느꼈다.

죽으면서 마지막으로 찰스는, 숱한 세월이 흐르고 이제야 자신이 다시 깨끗해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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