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갈나무와 흘러가는 이야기
평가: +3+x

카우벨과 벨

그저 흔해빠진 이야기.
그저 흔해빠진 가족의 이야기.
그저 흔해빠진 상실의 이야기.

그러나, 떡갈나무로서의 이야기.

아이에게 가족이 생겼고, 아이는 자라서 소년이 되었다.
소년은 가족과 행복했고, 소년은 자라서 어른이 되었다.
어른이 된 아이는 가족을 잃었고, 아이는 다시 모든 것을 잃었다.

잃어버린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러나 행복은, 그 잃어버린 것만이 행복은 아니다.


서곡 : 카우벨을 치는 방법

"한사람의 일생, 그 평범하고도 아프며 흘러가는 삶"

사탕 포장지의 맛

"처음으로 음악을 만난을때, 그 순간의 달콤함"

당신을 만났을 때

"당신이 내게 준 소중한 기회"

우리와 같이

"함께했던 시간"

비오는 날

"그리고, 그 모든게 무너지고"

끝없는 악몽의 끝

"악몽 속에 가라앉아가는 사람에게 빛은 무엇인가요"

외전 : 카우벨 열세 개

"열세개의 카우벨, 그 각각의 이야기"


피날레: 떡갈나무의 날

"'떡갈나무의 날'이 뭐냐고 물었는가?"
나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극단의 고참들을 찾아가 이렇게 질문한 것이 이걸로 여섯 번째라고 덧붙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 노인은, 약간의 슬픔이 들어있지만 대체로 유쾌해 보이는 눈빛을 하고 잔을 따르며 말했다.
"글쎄, 나라고 뭔가 다른 기발한 대답이 있을 것 같지는 않구만, 젊은이. 떡갈나무의 날은 회합과 축제의 날이야. 떡갈나무가 베푸는 마법을 아끼는 모든 사람들이 7년에 마다 한 자리에 모여 함께 공연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기분 내키면 허그도 좀 하고… 그리고 그 마법의 순간을 같이 경험하는 거지."
나는 답변해줘서 고맙다고 말해두고, 일곱 번째 질문을 할 사람을 찾으러 떠나겠다고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노인은 잔잔한 미소를 띤 채 나가려는 나를 말렸다. 나는 앉으면서도 한숨을 쉬며, 나는 떡갈나무의 날에 뭘 하는 건지 궁금한 게 아니다, 그런 거야 어차피 소식지에 다 나와 있고, 내가 진짜로 알고 싶은 건 대체 그 떡갈나무의 날에 일어나는 마법이라는 것이 대관절 무슨 무엇이길래 떡갈나무의 날이 다가올수록 사람들이 다 그 노래 얘기만 하는 건지에 대해서인데, 이게 뭐냐 등등, 울분을 토했다.
내가 말하는 것을 가만히 듣고 있던 노인은, 중간쯤부터 킥킥거리더니, 내 말이 다 끝날 즈음에는 껄껄 웃고 있었다. 노인은 웃음을 멈추고는 내게 가만히 물었다.
"그렇다면 질문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군. 자네는 '떡갈나무의 날'이 무엇인지 물어보았잖나. 다시 질문해 봐. 어쩌면 이 늙은이가 답변을 해 줄수도 있지."
그래서 나는, 밑지는 셈 치고 그 마법의 순간이란 무엇인지, 그 날에 무슨 일이 일어나게 되는지 물어보았다. 노인은 활짝 웃더니 잔을 들었다. 그러고는 옛날 책에 나오는 나무 거인의 목소리를 흉내내며,
"후, 이런! 그걸 말하면 비밀이 다 드러나고 말지!"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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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갈나무의 날

아름다운 단풍 속에서 노래를 연습하던 푸른 벌새가
가지 위로 올라가 지저귀기까지


서곡: 개척자들

"떡갈나무의 날에 이곳을 찾아온 당신을, 유랑극단의 이름으로 환영한다."


첫 번째 주제: 떡갈나무와 푸른 달

"이제부터는 떡갈나무와 푸른 달이 너의 노래를 지켜 줄거야."


두 번째 주제: 노래가 걷는 길

"이 노래는 분명 푸른 달까지도 닿을 수 있을거야. 닿아야만 해"


마지막 주제: 뒤틀린 버드나무

"결국 흉하게 뒤틀린 꼴이 되었더라도, 후회는 하지 말아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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