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퀴토스

PeppermintPappy 2020/6/14 (일) 08:09:47 #28828116


좀 묻고 싶은 게 있는데, 상태가 이상한 전철에 타 버린 경우 오컬트적으로 어떻 게 하는 게 정답?
정차하면 즉시 내려야 하나? 아니면 안전한 장소에 도착할 때까지 타고 있는 편이 좋을까?

전철 안에 있는데, 철교에 접어든 순간부터 상태가 이상하다. 아무리 달려도 강을 건널 기미가 없다. 안내방송도 이상해져서, 「7호차에는 들어가지 마쇼」라던가 「무언가(무언가인지는 잊었다)에 피를 주지 마쇼」 같은 말만 계속 반복하고 있다.

당장이라도 창문을 깨부수고 내리고 싶은 기분이지만, 차창 밖으로 보이는 바깥에는 역겨운 색의 하늘이 펼쳐져 있고, 무엇보다 내 앞에 여자가 「계속 여기 있어라」, 「이 차량이라면 안전하다」고 계속 그러고 있다. 노란 옷에 새하얀 머리가 이상한 여자다.

우째야 좋지?

ODASUKER 2020/06/14 (일) 08:40:15 #41027808


전파가 통하면 파라워치에 글 쳐올릴 시간에 경찰이나 구급이나 가족에 연락이나 해라.

TJMeer100 2020/06/14 (일) 08:46:08 #64878284


IF의 이야기인가? 내리는 편이 좋지.
내려서 살아난 녀석 얘기라면 여기서도 보이지만, 끝까지 타고 있었던 이야기는 본 적이 없다. 혹시 이번이 그 최초가 된다면 그것도 흥미롭지만.

Waifulabo 2020/06/14 (일) 08:52:16 #06626306


여자한테 말을 걸어서 대화내용을 게시판에 실황한다고 생각해 보면 재밌다. IF면 끝나는 일이지만. 근데 왜 현재진행형으로 썼냐?

PeppermintPappy 2020/6/14 (일) 09:02:35 #28828116


다행이다. 역시 그런 반응이 되겠구나.

PeppermintPappy 2020/6/14 (일) 09:13:09 #28828116


추측한 대로 끝난 이야기로, IF의 이야기다. 오늘 아침에 꾼 꿈 이야기.
꿈 속에서 파라워치에 글을 쓰고 있는데, 거기에서 무언가 문제가 생겼다. 그래서 눈을 뜨고 꿈 속과 같은 문장을 쓰면 어떻게 되는지 보고 싶어졌다. 그게 현재진행형으로 올린 이유.

그리고 아무래도 그 전철을 탄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는 생각이 안 들고, 마지막이라는 생각도 들지 않아서, 다음에 또 같은 꿈을 꾸면 어떻게 해야 하냐 생각도 듣고 싶어졌던 부분도 있다. 여기 취지와는 좀 달라졌을지도 몰라서 미안.

MsFortune 2020/06/14 (일) 09:22:16 #52319786


상관없음. 떡밥도 끊겼던 곳이고.

TJMeer100 2020/06/14 (일) 09:48:58 #64878284


전철 타는 꿈이 나오는 괴담이라니 "원숭이 꿈(猿夢)"이 유명하려나. 전철도 끔도 때때로 여기 떡밥거리니까, 그 이미지가 섞여서 꿈에 반영된 거 아닐까.

ODASUKER 2020/06/14 (일) 09:52:17 #41027808


확실히 꿈에 나올 정도로 이런 장소에 죽치고 있는 놈이라면 그런 오컬트 이야기가 무의식에 주입된 것도 전혀 이상하지 않지. 그런데 꿈속의 파라워치는 어떤 반응이었냐?

Waifulabo 2020/06/14 (일) 09:52:52 #06266306


꿈 속에서 파라워치 실황을 했다니 역시 개웃기는 일이다. 또 그런 일이 있다면 피를 뿌리든 뭐든 하면서 파라워치에 실황해 주라. 어떻게 될지 보고 싶다.

PeppermintPappy 2020/6/14 (일) 09:58:06 #28828116


기억할게. 그랬다가 괴기현상도 악몽도 아니면 더 무서울 것 같은데.

꿈 속에서 글타래 반응은 헛소리가 절반에 조언이 절반. 「내려라」와 「내리지 마」로 나뉘었다. 기묘한 것은, 동일인물이 분열해서 의견이 분분했던 놈이 있었음. 아이디도 숫자도 같은 놈이 자기 자신하고 쳐 싸웠어. 그걸 지적한 녀석이 있었는데 「상대 쪽이 가짜」라고 일관하더라.

근데 그 둘인지 하나인지의 의견이 같았던 부분이 「그 여자는 믿지 마라」는 주장이었지.

ODASUKER 2020/06/14 (일) 10:18:14 #41027808


실제로 여기 있는 아이디거나 하면 개꿀잼 각인데, 숫자 기억 안 나냐?

TJMeer100 2020/06/14 (일) 10:23:34 #64878284


아이디 지랄이라면 예전에 여기서 본 듯한 느낌인데. 꽤 기분 나빴던 기억이 있다. 있어봐라, 찾아온다.

PeppermintPappy 2020/6/14 (일) 10:24:17 #28828116


번호까지 기억나지는 않는다. 2가 아주 많았던 것 같긴 하지만…….

ODASUKER 2020/06/14 (일) 10:30:56 #41027808


역시 번호까지 기억나진 않는가. 뭐 꿈의 기억이라는 게 원래 모호하고 그런 것이야. TJMeer100이 기억한다는 예에 기대를 걸어본다.

TJMeer100 2020/06/14 (일) 17:37:03 #64878284


역시 흐름이 끊겼나. 일단 발견했으니까 여기 붙여둔다. 칼릭스라는 놈이 어렸을 때 엘레우시스라는 장소의 폐허에 간 이야기를 했던 맥락이다.

Calix 2014/03/08 (토) 22:28:41 #87459514


그래서 문제의 우물을 들여다 보았더니, 거기에만 민트가 빽빽하게 우거져 있었다. 거기에 녹슨 것 같은 피냄새에 살짝 상큼한 냄새가 섞여 있었고, 어쨌든 이상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그 냄새만은 잘 기억하고 있다. 그러더니 민트잎이 거슬거슬 움직이더니 무언가가 이쪽을 보았다. 그 뒷일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아무튼 그 날은 도망치듯이 돌아갔다고 생각한다. 정신차려 보니 내 방에 있었고, 떨고 있었다. 내가 무엇을 보고 무엇에 떨었는지도 모르지만 오로지 두려울 뿐이었다.

Jinboo 2014/03/08 (토) 22:36:42 #29079930


그 날은 그 이상 아무 일도 없었던 것입니까?

melinoe 2014/03/08 (토) 22:36:43 #29079930



αὐ????? δὲ ξί???? ??ὺ ἐ????άμενο? ??αρὰ μηροῦ ἧσθαι, μηδὲ ἐᾶν νεκύων ??μενηνὰ κάρηνα αἵμα???? ???σον ἴμεν.

Jinboo 2014/03/08 (토) 22:38:05 #29079930


뭐야, 이거. 제 아이디입니다만 이런 글을 쓴 기억 없습니다

멜리노에라는 놈은 이 이후 아무 말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 것도 알 수 없지만.

MsFortune 2020/06/14 (일) 18:26:31 #52319786


그 글타래 보았던 기억난다. 칼릭스의 이야기도 재미있었는데, 모두들 멜리노에만 신경쓰여했기 때문에 좀 불쌍했다.

저게 뭐였을까?

TJMeer100 2020/06/14 (일) 19:02:42 #64878284


너도 거기 있었냐. 일단 「2가 유난히 많은」 아이디는 없어서 안심했다.

저건 도대체 뭐였을까라. 뭐 당시에도 몰랐던 것을 이제 와서 알 수 있을 리가 없잖아.

Godfrey_et_al. 2020/06/16 (화) 03:23:34 #52494582



αὐτὸς δὲ ξίφος ὀξὺ ἐρυσσάμενος παρὰ μηροῦ
ἧσθαι, μηδὲ ἐᾶν νεκύων ἀμενηνὰ κάρηνα
αἵματος ἆσσον ἴμεν, πρὶν Τειρεσίαο πυθέσθαι.

오디세이아, 열 번째 노래. 535 이후. (참고용 URL)
의미는 “그대는 그러나, 허리의 예리한 것을 빼고 가만히 기다리며, 그대가 테이레시아스에게 묻기 전까지, 활력 없는 망자들을, 피에 접근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보아하니 “그대가 테이레시아스에게 묻기 전까지” 부분만 지운 것 같고.

Queen_B 2020/06/16 (화) 03:38:02 #36864532


이제 와서 갑분 전문가 등판. 무언가 저걸로 알 수 있다거나?

Godfrey_et_al. 2020/06/16 (화) 03:40:33 #52494582


처음 뵙겠습니다. 우선 나는 전문가는 아니다. 고대 그리스에서 명부의 존재는 피를 선호하는 것 같다 정도밖에 모르고.

페퍼민트파피 씨와 비슷한 꿈을 꾼 지인을 알고 있는 사람이다. 그런 꿈에 관해서 조사하다가 이곳을 알게 되었다. 이런 데에 오는 것은 처음이라, 어떤 무례를 범한다면 미리 사과한다.

처음부터 이야기한다면 조금 길어지는데, 괜찮을까.

MsFortune 2020/06/16 (화) 03:59:25 #52319786


파라워치에 온 것을 환영함. 애초에 떠들기 위한 장소인 걸. 이야기 떠들고 가면 좋아.

Godfrey_et_al. 2020/06/16 (화) 04:43:02 #52494582


고맙다.

내가 대학생이던 무렵, 연구실 배속이 결정되기 직전의 일이었다. 앞으로 바빠질 테니까 그 전에 즐기자, 하는 이유로 친구들과 매일 술판을 벌이던 시절, 동료 한 명이 압생트라는 술과 스틸톤 치즈를 가져왔다. 들은 적 있을까. 환각 작용이 있다는 카더라가 있는 술과, 기묘한 꿈을 꾸게 해 준다는 치즈다. 네 명이니까, 넷 중에 하나쯤은 이야기거리가 될 것을 보게 되리라 그런 계획이었다.

더러운 방에서, 글라스에 담긴 압생트의 액면만 맑은 녹색으로 빛나며 흔들리던 것이 묘하게 기억난다. 그 때문인지, 혹은 그 전날에 바보놈이 민트초코에 위스키를 부어 마셨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꾸었던 꿈을 기억한 전원이 「민트 냄새가 났다」고 했다. 기묘한 일은 그 정도 뿐으로, 아무도 그렇게 기묘한 꿈은 꾸지 않았다. 적어도 그 날 아침에는 다들 그렇게 생각했다.

Queen_B 2020/06/16 (화) 04:55:57 #36864532


압생트 하니 카르카로프 씨가 생각 난다. 이름하여 푸른 악마라던가.

DayDreamBeliever 2020/06/16 (화) 04:58:21 #29072222


얼마 전에 암염과 성수로 축성한 총으로 교령회를 한다던데 그거 어떻게 되었으려나. 속보가 기대된다.

그래서 그 날 아침에는 그렇게 생각했다니, 그 뒤에 어떻게 되었다는 거야? 무언가 보거나 듣게 되었다던가?

Godfrey_et_al. 2020/06/16 (화) 05:11:34 #52494582


축성한 총? 여기 참 기똥찬 사람들이 있는 곳이구나. 조금 기가 죽어버렸다.

솔직히 말하자면 옛날 일이라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내가 꾼 꿈은, 어두운 강변에 서 있었는데, 강을 내려온 배에 탔더니, 사공인 검은 여자에게 “너 아냐”라는 말을 듣고 쫓겨났던 일만 기억난다. 다른 일도 여러가지 있었던 것 같다고 생각되긴 하는데, 나머지 두 사람이 무슨 꿈을 꾸었다 그랬는지는 완전히 잊어버렸다.

그리고 나머지 한 친구. 그놈은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는다면서 서러워했다. 그 때는 우리도 그런갑다, 싶었다. 다만 뭔가 재미있는 잠꼬대라도 하지 않았을까 해서 리코더를 그 뒤에 재생해 보았는데, 그놈의 잠꼬대가 제대로 남아 있었다.

「활력 없는 망자들을 피에 접근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라고. 분명히 세 번 반복했다.

ODASUKER 2020/06/16 (일) 05:13:01 #41027808


총 따위 꺼내는 지랄은 그 인간 뿐이니까 신경쓰지 않아도 좋아. 어쨌든 거기서 그 대사가 나왔고, 거기서 출발해서 오디세이아의 원문을 인용하는 데까지 당도했다 그거구만.

Godfrey_et_al. 2020/06/16 (화) 05:46:49 #52494582


당도하게 된 것은 조금 뒤다.

그리고 우리는 연구실에 배속되어서 바빠지면서 모일 기회가 격감했다. 기회가 있었을 때도 그놈은 얼굴을 보이지 않더니 어느새 행방을 알 수 없어졌다. 그놈이 갔던 연구실은 학생이 자주 실종되기로 유명했으니까, 당시에는 “그런 일도 있겠거니” 라고밖에 생각하지 못했다. 박정하게 들리겠지만, 나도 증발 직전까지 내몰리던 때라 감각이 이상했었다.

다만 그로부터 얼마 뒤, 놈이 실종되기 직전의 모습을 알게 될 기회가 있었다. 스마트폰 진동음과 흐르는 물, 특히 하천을 강하게 두려워하며 기피했다더라. 스마트폰은 그렇다 치고 하천은 기묘하지? 그래서 그 날의 꿈이 생각나서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기묘한 꿈에 대해 내가 조사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된 친구가 이 글타래를 알려줬다.

오디세우스는 오케아노스강 줄기를 넘어 명부로 내려갔다. 그놈도 꿈 속에서 강을 건넜고, 그리고 피를 주어 버린 것이 아닐까. 이 글타래 로그를 읽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이상한 일이었으면 좋겠다. 친구가 증발한 것이 “보통 일”이 아니길 바란다는 내 제멋대로인 소망일지도 것일지 모르지만.

들어주어서 고맙다. 어쨌든 무언가 납득을 얻을 수 있었기에 나는 기쁘다.

MsFortune 2020/06/16 (화) 05:49:32 #52319786


흥미로웠다. 무언가 이어지듯 안 이어지듯 기묘한 감각이다.
애초에 꿈 이야기가 이어진다는 게 이상하긴 하지만.

Waifulabo 2020/06/16 (화) 05:57:17 #06626306


헉. 로그 살펴보니 나 피 뿌려 보라는 둥 얘기했네. 나쁜 짓을 했다.

MsFortune 2020/06/16 (화) 06:01:51 #52319786


페퍼민트파피는 그 뒤로 오지 않네. 어떤 리액션이든 있으면 좋겠는데. 강을 건너가 버리기라도 했나.

ODASUKER 2020/06/16 (화) 07:03:00 #41027808


꿈 속에서 파라워치에 글 쓰고 있는 거 아니냐. 눈을 뜨면 이쪽도 살펴보러 와 주면 좋겠는데.

DayDreamBeliever 2020/06/16 (화) 08:09:47 #29072222


는 사실 이 글타래가 꿈 속이었다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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