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품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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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 맛이 나는 셀러리 품종을 길러봤어.”

오버갱 두드Overgang Dood와 현실의-똥구멍에-난-흑색종Melanoma-on-the-arsehole-of-existence(그녀의 친구들은 "아스홀Arsehole"이라 불렀다)은 조이 탐린Joey Tamlin이 들이미는 접시를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서로 약간 놀란 듯이 쳐다보고(물론 오버갱은 트레이드마크나 다름없는 선글라스를 통해 보았다), 미소 짓고 있는 조이의 얼굴을 쳐다본 뒤, 다시 접시를 보았다. 둘 다 하고 싶었던 질문을 오버갱이 던졌다.

“왜?”

“내 말을 제대로 못 들은 것 같은데, 내가 한 말은 -”

“치즈 맛이 나는 셀러리 품종을 길러봤다며. 왜?”

“샌드위치를 만들고 있었는데, 내가 샌드위치 어떻게 만드는지 알잖아. 콜비 사각 치즈에다가 슬라이스 햄, 알레르기 때문에 글루텐 무첨가 흰 빵으로 해서 삼단으로 만드는 거."

“알지.”

“그래. 그래서 부엌에 갔더니, 있는 거라고는 잘게 찢은 체더 치즈밖에 없는 거야. 내가 지금 몰리랑 같이 살고 있는 거 알지? 몰리가 한밤중에 일어나서는 망할 치즈를 쌩으로 다 먹어치워버렸거든. 그 치즈가 내 치즈인 걸 알고, 내가 샌드위치 어떻게 만드는지도 아는데 말이야. 그래가지고 열불이 머리 꼭대기까지 치솟았었지.”

“머리 위에다가 퐁듀도 해 먹을 수 있었겠네.”

오버갱은 아스홀과 주먹을 맞부딪혔고, 조이는 농담에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래, 퐁듀. 참 재밌네. 어쨌든, 아직 빵을 굽고 있는 채로 여기 앉아있었단 말이야. 내가 빵 조금 오래 굽는 거 좋아하잖아. 살짝 바삭해지고. 그래서 냉장고를 봤더니 있는 거라고는 잘게 찢은 체더 치즈밖에 없더라고. 그래서 젠장 알게 뭐야, 빵을 이미 토스터에 넣었잖아, 라고 생각해서 체더 치즈를 그냥 꺼냈지. 그러고는 햄도 꺼냈어. 햄 살 때 무지 싸게 먹히니까 다리 하나를 통째로 사는 거 알지?”

“알아.”

“그치. 그래서, 여기 앉아서는 칼을 꺼내서 햄을 잘랐어. 보통은 치즈부터 자르는데, 이미 말했듯이 치즈는 이미 잘게 찢겨있었으니까. 근데 햄을 자르고 보니까, 슬라이스 햄은 슬라이스 치즈랑 어울리고, 잘게 찢긴 치즈는 잘게 찢긴 햄이랑 어울리겠더라고. 이건 도저히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팍 드는 거야! 그래서 빵을 봤더니 다 되기까지 30초밖에는 없는 거 있지. 너도 알다시피 내가 빵을 토스터에서 꺼내자마자 그 위에 재료를 죄다 쌓아 올리는 거 좋아하잖아. 그래야지 치즈가 녹아내리지, 안 그러면 망한 샌드위치 아냐. 그래가지고 재빨리 강판을 꺼내 들었어. 젠장, 햄도 강판에 갈 수 있을 거 아냐, 라는 생각이 들어서.”

“갈려?”

“안 갈려. 있지, 다리뼈에 붙은 햄은 무슨 섬유질 같아서, 믹서기를 쓰지 않는 이상 걸려버려 망하더라고. 제대로 하지 않으면 강판을 나무껍질 같은 거에다가 대고 문지르는 거랑 다름이 없어. 조각은 막 튀는데 원하는 나뭇조각은 아닌 거지. 그래가지고 이제 빵이 튀어나와서 그 위에다가 햄 쪼가리랑 치즈를 얹어서 샌드위치를 만들었는데, 개쩌는 샌드위치는 아녀도 먹을만은 하더라.”

곧 아스홀이 짧은 침묵을 깼다.

“그래서…. 치즈 셀러리는?”

“아! 그렇지. 어쨌든, 그 샌드위치를 먹는데 그 생각이 딱 들더라고. 다리 햄을 강판으로 갈 수 없는 건 섬유질 같아서잖아. 근데 치즈는 이미 갈려있었단 말이지. 그래서 든 생각이 ‘치즈가 섬유질 같으면 어떨까?’였어. 잠시 생각하다가, 알게 뭐야, 한 번 해볼까, 라고 했어. 그거야. 치즈 셀러리. 치슬러리Cheecelery.”

조이는 입이 귀에 걸린 채로 접시를 들이밀었다. 오버갱은 다시 질문했다.

“치즈 당근이라던가 그런 게 아니라 왜 셀러리야?”

“몰리가 정원에서 셀러리를 키우고 있었어. 가까운 데 있으니까 그랬지.”

“그래서 몰리는 네가 셀러리 유전자 가지고 장난친 거 알고 있어?”

“내가…. 아직은 그 말을 못했네.”

아스홀은 못마땅하다는 듯이 고개를 내저었다.

“빨리 말하는 게 좋을 거야, 조이. 어쨌든 치슬러리라. 한 번 맛이나 보자고.”

오버갱은 조심스럽게 접시로 손을 뻗고는, 한 조각을 집어 들어 살펴보았다. 셀러리같이 생겼다. 그가 셀러리를 부러뜨리자 특유의 부러지는 소리가 났다. 셀러리 같은 소리였다. 한쪽을 핥자, 진한 체더 치즈의 맛이 느껴졌다. 오버갱은 셀러리를 혀 위에 올려 미각의 혼란을 즐긴 뒤, 씹기 시작했다. 으적, 으적, 으적. 섬유질 많은 채소 특유의 아삭거림이 느껴짐과 동시에, 치즈 맛이 났다.

“조이, 이거 겁나 이상해.”

아스홀이 반박했다.

“글쎄, 난 괜찮은 것 같은데.”

“크래커 사이에 껴넣을 수 있지 않을까.”

“치즈 대신 피자에 넣을 수도 있을 거야.”

“맙소사, 그거…. 겁나 이상할 것 같아. 그러면 토핑으로 얹은 것들이 어떻게 붙어있겠어?”

“소스도 끈적해, 이 멍청아.”

“알았다, 알았어. 라자냐는?”

“아삭이는 라자냐! 아삭이는 치즈버거!”

“아삭이는 치즈케이크!”

“우웩.”

“나라면 먹겠어.”

“나도.”

둘은 조이를 향해 돌아서며 동시에 말했다.

“이거 꽤 쿨한데.”

“뭐, 아프다던가 그런 건 없어? 뿅 간다든가?”

“아니, 우리가 왜….”

오버갱은 치슬러리 한 움큼을 뱉어냈다.

“너 이 씨발 우릴 모르모트로 쓴 거야?”

조이는 큰 소리로 웃었다.

“그냥 장난친 거야. 실은 갑자기 든 생각인데, 음식이라던가 다른 건 어때? 우린 자신을 예술가라고는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나 음식 존나 못하잖아. 내가 먹는 거라고는 햄이랑 치즈 샌드위치뿐이고.”

아스홀이 반박했다.

“야, 난 일 년간 피자 가게에서 일해봤었어.”

“그건 조립하는 거나 다름없으니까 치면 안 되지.”

“닥쳐.”

“어쨌든 요점은 그게 아냐. 내가 전에 해본 거라고는 시각예술밖에 없잖아? 그림이나 조각, 또 93년대에 있던 그거 같은 거 말이야.”

“세상에, 나 그 93년대 꺼 엄청 좋아해!”

“그야 당연하지. 모두가 93년대의 그거 좋아해. 그렇게 되는 게 목적인 물건이니까.”

“아. 그랬지.”

“얘들아, 요점은 그게 아니야. 문제는 내가 눈알에다가 주는 자극에만 너무 오래 매달려있어서 끔찍한 음식 만드는 사람이 하나도 생각이 안 난다는 거야.”

“에딘스Eddins가 그런 거 만들었을걸.”

“누구?”

“에딘스. 곱슬머리 애 있잖아. 야, 에딘스 모르는 사람이 어딨어.”

“아, 곱슬머리. 맞다. 한 번도 말을 섞은 적은 없지만 많이는 봤지.”

“그래. 에딘스가 음식 가지고 장난 조금 쳤었거든. 내 기억에 많이는 안 했지만 말이야. 그 망할 토마토 다음에는 손 뗐더라.”

“바로 그게 문제야. 음식은 행위 예술과 같다고. 만들어서 주면, 먹어버려. 온전히 개인적인 경험이야. 게다가 같은 음식을 완전히 같은 방법으로 또 만들 수는 없으니까 정말로 특별해지지. 음식은 게임이나 다른 것 같이 복사할 수가 없으니까.”

얼마 없는 전문 기예가 프로그래머인 오버갱은 그 말에 얼굴을 찡그렸다.

“야, 조이, 그건…. 뭐, 그래. 맞는 말이긴 하지.”

“기분 나빴다면 미안해.”

“일리는 있으니까.”

“어쨌든. 다음 전시회에서는 음식 가지고 뭣 좀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야. 한계든 뭐든 간에 좀 확대해 보려고. 뿅 가는 디저트랑 간식 같은 걸 한 접시 들고 돌아다녀 볼까 해.”

“괜찮네. 근데 그거 금요일에 열리는 건 알지?”

“잠깐, 이번 주 금요일이었어?”

“그래.”

“오늘이 무슨 요일이지?”

“화요일.”

“썅. 잠깐, 너네는 뭐 만들어?”

“난 하프라이프 모드. 그 있잖아, 가족 중 한 명을 집어넣는 거.”

“아, 그거. 아스홀은?”

“어, 난 당장은 없어. 아직도 히로 PHiro P랑 작업 중이거든.”

“아, 그래. 있지, 너랑 히로 말이야. 뭐…. 그런 거 없어?”

“뭐?”

“조이는 히로랑 아직 떡 안쳤냐는 말을 예의 바르게 물어보는 거야.”

“뭔 개소리야? 히로 게이잖아.”

오버갱과 조이는 서로를 쳐다보고는, 아스홀을 보았다.

“진심?”

“그래. 뭐 문제라도 있냐?”

“아냐, 아냐. 그냥…. 그 생각은 못한 것 같아서.”

“그렇겠지. 사실 걔랑 걔 남자친구와 함께 다음 주에 부두 쪽에서 뭔가 하려고 하거든. 재밌을 테니까 너네도 내키면 따라와.”

“아냐, 난 패스.”

“나도 괜찮아.”

“맘대로 해.”

아스홀은 일어서더니 청바지 뒷주머니에서 마리화나 담배 세 개비를 꺼내 들었다. 그녀는 하나하나 불을 붙였다.

“우리는 안 피우는 거 알지?”

“알아.”

아스홀은 세 개비를 전부 입에 물고는 안마당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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