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wai-zintarou 2022/9/23 (금) 10:23:10 #20124421
동급생 중에 공무점에서 영업일을 하는 아베라는 놈이 있는데, 그넘이 이야기해 준 게 굉장히 기묘한 이야기가 있거든. 나름대로 재구성해서 알기 쉽게 풀어볼게.
10년 정도 전. 그 때 아베는 주택메이커의 영업직으로 일하고 있었다. 젊은 것도 있고, 영업직의 직업 이미지대로 빠릿빠릿했던 것 같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베는 한 부부의 담당을 맡게 되었다.
이 부부, 가명으로 A씨 부부라고 하자. 나이는 20대 중반의 신혼부부. 상담 내용은 마이홈 마련을 위한 토지 물색부터 해달라는 요청이었다고. 자주 있는 내용이라고 아베는 말했었다. 이런 고객은 희망하는 토지를 찾으면 자동적으로 건물 계약까지 이어진다. 그 뒤의 주택 관련 옵션들도 제안하는 대로 통과되기 쉽다.
역으로 말하면, 토지가 나쁘면 주택 영업으로 이어질 수 없다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아베가 여기저리 돌아다니다가 마침내 적당한 땅을 찾아냈다. 희망하는 대로의 에리어에, 금액은 다소 예산을 초과하지만, 깔끔한 사각형으로 딱 좋은 크기. 남쪽에 다른 건물도 없어서 햇볕도 잘 들고. 전망이 조금 나쁘긴 하지만, 학교나 역과 가까웠으니, 거의 안성맞춤인 땅을 찾은 셈이었다.
「다른 영업사원들도 다른 분들께 여길 소개하는 것 같아서…. 그야말로 선착순입니다」
「이렇게나 좋은 조건입니다. 앞으로 가격도 오를 것입니다」
거기에, 아베의 영업토크가 들어가니 그야말로 최후의 일격. A씨 부부는 이 땅을 굉장히 원하는 상태로 마무리가 되었다. 이 건은 결정났군……. 이라고 아베는 확신했다. 하지만 며칠 뒤, 아베는 남편 쪽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는다.
「그 땅, 사람이 죽었지요?」
kawai-zintarou 2022/9/23 (금) 10:32:55 #20124421
요는, 그 토지를 캔슬하고 싶다는 전화였다. 이유를 묻자, 남편은 목소리를 높이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 땅, 몇 번 보러 갔거든요. 부모님하고 같이 가기도 하고. 그러니까 글쎄, 옆집에 사는 노부부가 나와서 가르쳐주셨어요. 이 땅에서 전에 사람이 죽었다고. 이 부근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고. 부동산 사람이 가르쳐 주지 않았냐고. 도대체 어떻게 된 거죠!?」
심리적 하자물건이라는 말이 있다. 심리적・정신적 문제로 인해 그 곳에 사는 것이 고통스러울 가능성이 있는 물건을 말한다. 사건사고로 사람이 죽었거나, 자연사라 할지라도 벌레가 발생해 썩은 물이 배어들 때까지 방치된 경우 등이 해당한다. 그리고, 그것은 반드시 상대에게 고지할 의무가 있다.
그 뒤로 다른 사람이 한 번이라도 살았다면 고지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선을 긋기가 어렵다. 나중에 소송당하거나 하는 리스크를 생각하면, 그렇게 비상식적으로 일을 처리할 수는 없다.
아베는 중개해 준 부동산에 즉시 사실확인을 위해 연락했다.
「……아뇨, 그 땅에서 누가 죽었다는 기록은 남아 있지 않은데요. ……기분 탓이겠지요. 틀림없이요」
옆 동네에 산다는 부동산 사장은 그렇게 말했다고 한다. 게다가, 지금까지 그 비슷한 말을 몇 번이나 들은 적이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예전에도 여러 번 조사한 적이 있었다는데, 사람이 죽었다는 기록은 발견되지 않았다. 애초에 거기는 오랫동안 빈터였다는 것 같다.
그렇다면 의문인 것은, 인근 주민들의 태도다. 모두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얘기가 되니까.
「아니……. 확실히 누가 어떻게 죽었는지 구체적으로는 모르겠지만, 사람이 죽었었거든요. 틀림없이」
아베가 은근히 캐물어 보자, 인근 주민들은 모두 그런 식으로 말했다고 한다. 근거는 없어, 하지만 틀림없이 죽었어. 누구에게 물어도 입을 모아 「그렇게 느껴지니까」라고 말했다. 자신이라면 그 땅에 사는 것은 정신적으로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몇 번이고 말하지만 아무런 근거가 없었다. 그저 왠지 싫은 느낌이 들어서. 따위 말뿐이었다.
kawai-zintarou 2022/9/23 (금) 10:39:07 #20124421
아베는 확인 결과 알게 된 사실을 곧바로 A씨 부부에게 전했다고 한다. 모든 정보를 숨김없이 가감없이 그대로 정확하게 고지했다. 당연히 영엄사원으로서는 좋게좋게 전하면 높은 확률로 결정되겠지……라는 생각도 솔직히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일생에 한 번 뿐인 집장만이니까, 모든 것을 납득할 수 있으면 결정해 주었으면 했다. 무엇이든 진심으로 뜨거운 아베다운 생각이었다.
A씨 부부는 아베의 말을 듣고 크게 망설였을 것이다. 주민들의 이야기는 영문을 알 수 없다. 하지만 전원이 입을 모아 똑같이 대답했다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 캔슬하기에 이미 충분히 기분나쁜 이유다.
하지만 며칠 뒤, A씨 부부로부터 그 땅을 매입하기로 결정했다는 연락이 왔다. 다소의 불안감은 있었지만, 아무래도 그 땅의 조건이 너무 좋아서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 후, 순조롭게 주택 설계도가 완성되어 아무 일 없이 훌륭한 집이 지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아베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따. 이야기는 몇 년 후로 날아간다. 변함없이 주택메이커에서 일하던 아베는, 다시 그 남편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는다.
「이 땅, 사람이 죽었지요?」
kawai-zintarou 2022/9/23 (금) 10:46:46 #20124421
아베는 순간적으로 클레임인가, 생각했지만, 목소리의 느낌이 전혀 그런 느낌도 아니었다고 한다. 아베는 「유령이라도 나왔나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남편은 묘한 말을 했다.
「그런 거는 또 아니지만…. 얘기를 해야겠더라고요. 여기서 틀림없이 사람이 죽었다는 걸. 본격적으로 살기 시작하고 나서… 며칠 뒤에 깨달았어요. 아, 사람이 죽었다는 게 이런 거구나. 확실히 죽긴 죽었구나 싶은」
「어디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기분이 들어요. 예컨대요, 집에서 가족이 죽은 걸 발견했을 때, 건드리지 않는 게 좋겠다 라고 그러잖아요. 그런 느낌으로」
「불가사의한 느낌이에요. 아, 죽었다는 걸 안다는 게요. 아베씨에게 빨리 이야기해야……한다고 생각은 계속 했는데요, 땅을 물색할 때부터 여러가지로 소란이 있었기 때문에 말을 꺼내기 어려워서. 하지만 언제고 말해두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이야기했습니다」
남편은 이런 식의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몇 년 뒤, 사건은 일어났다. 그 주택에 불이 난 거야.
kawai-zintarou 2022/9/23 (금) 10:46:46 #20124421
하지만 사람이 죽지는 않았다.
단순 사고였다고 한다. 갓 소학생이 된 A씨 부부의 딸이 불장난을 하다가 그대로 화재로 번졌다던가. 바로 피난했기 때문에 A씨 부부도, 딸도 생채기 하나 없이 무사했다. 그런데, 딸에게 왜 불장난을 했냐고 물었더니, 그 대답이 기묘했다고.
「자꾸 죽은 채로 있으니까, 불쌍하지만 짜증났어. 그래서 태워버리면 시끄러운 게 없어질 것 같아서……」
그 후, 더 살 수 없어진 것인지, 그 가족은 땅도 팔아 버리고, 멀리 이사해 버렸다. 그 후 소식은 불명.
해서, 여기까지가 아베의 이야기. 그런데 아무래도 조금 결말이 약한 게 흠이지. 그래서 나도 나름대로 조사를 좀 해 봤거든.
kawai-zintarou 2022/9/23 (금) 10:50:01 #20124421
아베가 장소를 가르쳐 주지는 않았지만, 화재가 있었다는 사실, 그리고 아베가 전에 일했던 회사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약간의 조사만으로 장소를 특정할 수 있었다. 일에 열심인 아베가 비밀유지의무를 무시하면서까지 나한테 이런 장소를 가르쳐 줄 리가 없었지만, 알아냈으니 뭐 대충 넘어가자.
문제의 토지는 지금은 어느 회사의 소유가 된 것 같은데, 아직도 공터였다. 가서 둘러보니 확실히 주변 환경이 너무 좋아서, 공터로 남아 있는 게 부자연스러운 느낌이었다. 유명한 사고물건 공시 사이트인 「오오시마테루(大島てる)」에서도 조사해 보았는데, 별다른 기재사항이 없었다.
정기적으로 사람들이 드나드는지, 「출입금지」 간판이 비교적 새 걸로 세워져 있었지만, 슬쩍 안에 들어가 보았다. 하지만,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솔직히, 기대에 어긋났다고 느낄 것임은 알고 있다. 나도 파라워치에 올릴 만한 어떤 발견을 하고 싶었어.
다만, 유일한 수확은, 틀림없이 사람이 죽었다는 것 뿐이려나. 거기에. 그러니까 뭐 파라워치에 올리기에는 좀 애매할 거 같은데, 이거는 알리지 않으면 안 된다 싶어서.
이렇게 글을 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