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명 검은 밧줄에서 획득한 암흑군단 비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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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9년 12월 31일 이후로 재단 문서보관소 상에 본 파일의 사본이 존재해서는 안 된다.


RAISA 파일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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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물 번호: 1944-09-01-BR-04
출처: 작전명 검은 밧줄 당시 콘라트 바이스(PoI-018747)에게서 빼앗은 은닉 문서 더미
내용: 프라하 골렘과 솔로몬 의식에 관한 암흑군단(GoI-023)의 통신 내용 번역본

발신인 콘라트 바이스Konrad Weiss
수신인 헤르만 슈미츠Hermann Schmitz
제목 제7열쇠

슈미츠 사령관,

불행하게도, 나는 그 열쇠가 어떻게 생겼는지 말해줄 수 없소. 내게 그 정보가 없기 때문이지. 그런 물건은 참 많이도 있지만, 그것들의 역사적 내력에 관해서는 기록이 거의 남은 게 없고, 그나마 기록된 것들도 파편화되어 있을 뿐 아니라 그 파편들이 서로 모순되오. 나는 이 유물들을 연구하는 데 내 생애 반세기를 바쳤고, 그 결과 열쇠들에 관하여 소책자 하나도 못 채울 정도의 양을 알게 되었소. 신들, 인간들, 버러지들이 모두 이 지식을 숨기기 위해 천년의 시간 동안 공모했왔던 것, 역사 그 자체가 우리에게 적대적으로 작용하는 거요. 하지만 우리는 이겨낼 것이오. 우리에게 적대할 수 있는 것은 이제 남아있지 않으니.

정보의 부족에도 불구, 나는 사령관이 뵈멘 보호령에서 열쇠를 찾아낼 수 있으리라 확신하오. 열쇠에 관한 믿을 만한 가장 마지막 기록 내용에 따르면, 이 열쇠는 오스만인들의 손에 넘어가지 않게 하기 위해 콘스탄티노펠에서 도둑맞아 제4차 오컬트 대전 때 프라하로 빼돌려졌다고 하오. 그 뒤 16세기 하반기에는 프라하의 유대마술사(Judenmagier)1의 소유로 남아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다가 마하랄(Maharal)2이 프라하의 유대인들을 지키겠답시고 프라하의 독일인들을 공격하기 위해 골렘을 만들었다는 현지 전승3이 내려오고 있소. 물론 열등한 유대 마술로 만들어진 골렘은 미쳐 날뛰며 자기 창조주들을 공격하는 피치 못할 결과에 이르렀고, 마하랄 스스로 그것을 무력화시켜야 했소. 나는 마하랄이 그 골렘을 만든 것에 그것 뿐 아니라 무언가 강력한 유물을 숨기기 위한 의도도 있었음을 시사하는 마하랄의 일기 사본들을 입수했소. 마하랄은 그 유물이 무엇인지 명시해 놓지 않았지만, 그것이 바로 열쇠라고 나는 강력하게 추측하오. 다른 습득례들에서 우리가 학습한 바, 열쇠의 수호자들이 열쇠를 다른 유물이나 구조물 속에 숨기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므로.

그런 고로 사령관은 그 프라하의 골렘을 찾아내 확보해야 할 것이오. 설령 그 골렘이 우리가 찾는 열쇠를 품고 있지 않을 경우에도, 그런 도구가 우리의 소유에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을 거요. 내 생각에는 알트노이슐(Altneuschul)4에서부터 수색을 시작해 보기를 권고하오. 소문에 따르면 골렘이 거기에 파묻혔다고 하오. 그리고 거기가 아니라도, 골렘이 진짜 묻힌 장소를 가리키는 기록이라도 거기서 건질 수 있을지도 모르오. 이 임무가 완수될 때까지 일대의 모든 친위대 및 국방군 자산은 사령관의 재량에 따라 운용할 수 있소. 그 골렘과 열쇠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해도 좋소. 필요하다면 프라하를 잿더미로 만들어도 무방하오. 독일 국민의 성공을 위하여, 그 열쇠를 손에 넣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소.

HH


발신인 헤르만 슈미츠
수신인 콘라트 바이스
제목 골렘 상실

바이스 책임자,

우리가 골렘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음을 알려드릴 수 밖에 없어 매우 부끄럽고 송구스럽습니다. 놈은 우리 요원들을 따돌리고 프라하시를 탈출했으며, 그 과정에 우리의 적들의 개입이 있었습니다. 이 실패에 관한 모든 책임은 제게 있습니다. 변명은 하지 않겠습니다만, 일어난 사태에 관한 설명을 보고하고자 합니다.

책임자께서 예측하신 바와 같이, 골렘은 알트노이슐에서 발견되었습니다. 비활성 상태로 거의 완벽히 보존된 채 시나고그 다락방에 보관되어 있었습니다. 그 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는 확언하기 어려우나, 현장의 법의학 검사 결과 둔스트Dunst 소위가 골렘에게 다가가서 나이프 끝으로 골렘의 흉강을 깨뜨려 열려고 시도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자 골렘이 재활성화되었고, 소위의 팔을 뒤로 꺾어 빼앗은 나이프를 소위의 왼쪽 눈으로 쑤셔 뇌까지 찔러넣었습니다. 다락방의 나머지 요원들이 총 14발을 발포했으나 골렘이 그들도 모두 죽였습니다. 둔스트 소위를 제외한 사망자들의 사인은 모두 두부 또는 흉부에 가해진 둔탁한 충격으로 인한 외상이었습니다. 매우 충격적이었으나, 이런 지나친 흉폭성은 과연 유대마술사의 창조물답다고 할 것입니다.

시나고그에서 우리 요원들을 살해한 뒤 골렘은 건물을 빠져나가 프라하 시내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국가의 자산과 인력들을 조우하는 대로 모두 공격했습니다. 놈의 움직임에서는 어떠한 패턴도 읽어낼 수 없었습니다. 저지선을 형성하려는 시도들은 모두 실피하여 골램은 모든 저항을 뚫고 프라하 시내를 아무 거리낌 없이 휘젓고 다녔습니다. 그 상태가 17시간 동안 계속된 뒤에야 툴레회의 전쟁마술사(Kriegsmagier)5들이 도착해 놈의 무력화를 시도했습니다. 툴레회 작업반은 전투기적학에 빼어난 기량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골렘을 파괴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놈이 프라하를 계속 휘젓고 다니지 못하게 돈좌시킬 수는 있었습니다. 이후 3시간에 걸쳐 툴레회 작업반은 골렘을 정지시키기 위해 용전분투했고, 그 과정에서 상당한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그 동안 본관은 대전차포 포대를 포함해 일대의 가용한 모든 국방군 부대들을 동원하여 골렘에 대한 최후 일격을 준비했습니다.

그러나 그 일격을 가하기 전에 적성 특공대 한 부대―성전기사단으로 잠정 추정 중―가 프라하시에 강림하여 툴레회 작업반을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특공대의 도움을 받은 유대거인(Judenriese)6이 남은 툴레회 기적사들을 모두 도륙냈습니다. 생존자 증언에 따르면 이 살육이 끝난 뒤 몇 분 동안 골렘과 특공대원들 사이에 대화가 오간 끝에 길(a Way)을 통해 일당이 모두 도망갔다고 합니다. 국지 아우라 배경에 새겨진 반동을 살펴본 바, 길이 열렸음이 확실합니다. 하지만 그 길을 다시 열려는 시도들은 실패했습니다. 특공대가 추격을 방해하기 위해 길 너머에서 길을 붕괴시킨 것 같습니다.

현재로서 그 골렘과 성전사 특공대의 소재는 불상입니다. 골렘은 이제 우리의 적들의 손아귀에 있음이 명약관화합니다. 놈이 프라하에서 날뛰면서 우리 국가에 대해 취한 행동의 규모나 정도에 미루어 보아, 놈이 앞으로도 우리에게 적대할 가능성이 다대합니다. 또한 성전사들이 본 사건에 매우 신속하게 대응한 것은 우리의 통신이나 지휘계통이 적들에게 노출되었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 근거가 됩니다. 만일 그것이 사실이라면, 그것이 우리의 작전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책임자께서도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리건대, 골렘과 열쇠를 확보하는 데 실패한 것에 대해 사죄의 말씀을 올리며, 이 파괴적 사건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제게 있습니다.

HH


발신인 요제프 볼러Josef Boller
수신인 콘라트 바이스
제목 적성 특공대 작전 분석

바이스 책임자,

프라하 사건 이래로 18개월간 적군 특공대들이 유럽 대륙 전역에서 23차례의 공작을 수행했습니다. 이 공작들은 현재 진행 중인 전쟁들 중 재래전 쪽이 아니라 오컬트 전쟁과 관련이 있음이 확정적입니다. 놈들의 타격공작이 워낙 주효하여 분석을 할 만한 자료조차 거의 남아있지 않습니다만, 가능한 정보를 모두 모아 판단한 바, 본관은 다음과 같은 결론들을 도출할 수 있었습니다.

  1. 적군은 다양한 세력들로 이루어진 혼성부대임. 특공대원들 중에서 성전사들 외에도 영국 오컬트 사무국 요원들, 에시르회의 루넨마이스터들, 고르모곤단의 반석공들, 영원성전의 열심당원들, 상서생존자형제단의 예니체리들 등이 발견되며, 이상의 목록이 끝이 아님.
    • 이것은 전지구적 오컬트 공동체에, 우리의 작전을 방해하려고 하는 광범하고 응집력 있는 동맹체가 형성되고 있음을 시사함. 그 동맹의 참여 세력들은 현재 재래전에서 우리와 적대 중인 강대국들을 넘어 더 넓은 범위를 포괄하는 것이 거의 확실.
    • 적성 세력의 다양성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이 동맹이 지난 12개월 사이(백색 상황(Fall Weiß)7 실행 시기와 엇비슷한 시기였을 가능성 있음)에 급속히 팽창했음을 시사함.
    • 이 반대세력의 기반은 전쟁 이전부터 우리의 고고학 연구를 방해하던 무리들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재래전의 발발과 전선 확대는 다만 거기에 기름을 끼얹은 것일 뿐인 것 같음.
  2. 분석된 사례들 중 19건에서, 적군 특공대원들은 강림술을 침투수단으로 사용함. 그러나 후퇴할 때는 단 한 번도 강림술을 사용하지 않음. 적군 특공대들은 매우 높은 정확도로 장거리 강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음. 현재까지 강림 실패로 적군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이 아군에게 기록된 사례은 단 1건밖에 없음.
    • 강림술이 사용되는 빈도를 살펴볼 때, 적성 동맹체는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 안에 대량의 오르곤(Orgon)8을 형성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갖춘 것으로 보임.
      • 이 결론은 우리의 자체 강림 능력과의 비교분석에 근거한 것임. 강제수용소를 통해 제공받는 피험자의 수는 풍부하긴 하지만, 수십 명 단위의 희생제의를 연속적으로 수행하는 것은 아무래도 태생적인 병참상의 여려움이 있음.
        • 우리의 적들이 떼씹질 주지육림 같은 전통적인 오르곤 생성법을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으나, 그에 수반되는 병참 문제를 놈들이 극복했으리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움. 즉, 새로운 오르곤 생성법을 고안했으리라 보는 것이 좀더 합당함.
    • 프라하 사건에서부터 강림술이 사용된 것에 미루어 볼 때, 적성 동맹체의 초기 맹원들 중 하나가 그 방법을 개발했을 가능성이 있음. 다만 확실하지는 않음.
    • 후퇴할 때는 강림술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의 적들이 야전에서는 그 방법을 사용할 수 없거나 또는 사용하고 싶어하지 않음을 시사함.
    • 적의 강림의 높은 정확성은 이 특공작전들이 유럽 대륙 내부의 근거지에서 개시되었음을 시사함. 실공간에서 기점과 종점 사이의 거리를 줄이는 것은 강림에 수반하는 불확정성을 줄일 수 있기 때문.
      • 일단은 그저 추측일 뿐이지만, ICSUT9가 적성 동맹체의 맹원이고, 취리히의 그들 분교가 특공대의 활동 무대로 사용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음. 작전명 전나무(Tannenbaum)10가 발동될 경우, 무장친위대 1개 대대를 동원하여 툴레회 기적사 부대와 함께 이 분교를 접수할 것이 강력히 권고됨.
  3. 분석된 사례들 중 14건에서 특공대 병력 중에 돌 또는 점토 거인이 존재했다는 보고가 있었음. 생존자들의 묘사 내용은 프라하의 골렘과 그 외모가 일치함. 골렘은 일정 수준의 오컬트 능력, 대표적으로 공격적 강령술 능력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음. 또 골렘이 스스로를 투명하게 만들거나 또는 인간의 눈에 인지되지 않게 만드는 능력이 있다는 보고도 있으나 이것은 아직 검증은 되지 않음.
    • 이 골렘이 프라하의 그 골렘일 공산이 거의 확정적임.
    • 골렘으로서 매우 이례적인 오컬트 능력에 대한 보고에 관해서는 유대거인 속에 잠들어 있을 무언가 강력한 유물이 바로 그 능력의 원인일 것이라 추측됨. 가장 그럴듯한 후보는 당연히 제7열쇠일 것.
    • 고위험 특공임무 현장작전에 유대거인이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보아, 우리의 적들은 골렘 속의 열쇠의 존재, 그 열쇠의 기능이나 전략적 가치, 의식(the Rite)에 관한 우리의 의도 같은 것들을 알지 못하는 것 같음.
      •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달리 골렘 속에 열쇠가 애초에 없을 가능성도 있지만 그 가능성은 낮음.
      • 우리의 적들이 우리 계획을 모르는 것 같은 바, 고(故)11 슈미츠 사령관이 추측한 것과 달리 우리의 통신이나 지휘계통이 적들에게 노출되지는 않았거나, 설사 노출되었다 해도 정도가 그렇게 심각하지는 않으리라 예상할 수 있음.
        • 그렇다면 프라하 사건 당시 때맞춘 듯이 나타난 성전사들은 그저 우연의 일치였다고 생각함이 타당할 것. 프라하의 골렘은 문화적 중요성과 무기로서의 유용성을 갖추고 있으므로, 뵈멘 보호령의 수립 이후 적들 역시 이 골렘을 확보하려 시도했다 해도 놀라울 일이 아님. 그리고 놈들의 그 시도가 성공한 것은 슈미츠 사령관의 실패 때문이라 할 것임.
  4. 분석된 모든 사례에서, 적군 특공대의 표적은 하나 이상의 오컬트 유물이었음. 10건은 암흑군단의 저장고에 대한 타격, 8건은 수송 중인 유물 탈취 시도, 4건은 유물을 확보 중인 우리 요원을 습격해 탈취 시도, 1건은 우리 요원들보다 먼저 유물을 확보하는 데 성공하여 후퇴하던 도중 우리 요원들과 조우.
    • 그 외에도 우리의 감지를 피하는 데 성공한 적들의 회수 작전들이 더 있었을 가능성이 있음. 그런 작전들이 얼마나 많이 수행되었는지는 가늠하기 어려움.
    • 놈들이 암흑군단 저장고와 수송대의 위치를 특정하는 능력으로 보아, 우리의 적들이 대륙 전체에 걸쳐 광범위한 정보망을 구축, 유지하고 있음이 명백함. 그 정보원들은 주로 지역별 빨치산 따위 범죄자들로 차출되는 듯. 암흑군단 자산을 위장 또는 은폐하는 데 좀더 수고가 필요.
    • 적들이 유물을 확보하는 양태는 놈들이 현재의 오컬트 전쟁을 전전의 고고학 경쟁의 연장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종래의 가정을 확증하며, 그 확증은 더 나아가 놈들이 의식에 관한 우리의 계획을 알지 못한다는 이론까지 소급됨.

이 분석 결과가 책임자께 유용하길 바랍니다.

HH


발신인 리하르트 베게Richard Wege
수신인 콘라트 바이스
제목 파리 지하납골당 탐사

바이스 책임자,

제 작업반이 이번에 책임자께서 명하신 파리 지하의 납골당 측량을 완료했습니다. 납골당의 구조는 광대했지만, 대부분 별 볼 것이 없었습니다. 미로를 가득 채우고 있는 끝이 없는 뼈의 산더미를 연구하고 있는 법인류학반이 무슨 쓸만한 것을 찾아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희 작업반이 지하납골당 구조에 관해 밝혀낸 특기할 만한 점이라고는 납골당 안에 이례적으로 높은 오르곤을 방출하는 휴면 상태의 길들이 상당히 많았다는 것 뿐입니다. 최근 무솔리니 때문에 벌어진 그리스 전선에서 자원을 좀 빼올 수 있다면, 이 길들에 대한 추가적 탐사와 연구를 진행하기를 제안하는 바입니다. 만약 이 길들이 넥서스로 연결된다면 그 전략적 가치가 무궁할 것입니다.

하지만 납골당 하층 바로 밑에 숨겨져 있던 방을 찾아낸 것이야말로 저희 작업반의 가장 중요한 발견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방의 구조는 위의 납골당의 구조와는 상당히 다르며, 그 건축 시기는 제 추산으로 납골당보다 몇 세기 앞서는 것으로 보입니다. 방의 벽들은 새겨진 낯선 룬 문자들로 덮여 있습니다. 그 명문들의 사본을 본 보고서에 첨부하겠습니다.12 어쩌면 책임자님 밑의 필경사들이 이 문자를 더 잘 해독할 수 있을지도 모르고 말입니다?

잠재적으로 흥미진진하긴 하지만, 방 안에서 발견된 다른 것들에 비하면 이 명문도 사소하기 그지없는 것입니다. 방의 중앙 근처에 연단이 하나 솟아 있는데, 그 연단 위에 쌓여 있는 돌무더기 속에 황동과 청동으로 만들어진 인간형 자동장치가 반쯤 묻혀 있었습니다. 방의 일부가 무너지면서 경미한 파손을 입었고, 수 세기 동안 휴면 상태였음이 분명해 보이나, 이 진보된 태엽기계장치는 지금도 완벽히 가동될 수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벽상의 룬 명문, 방의 겉보기 연대, 자동장치 내부 기계뭉치의 복잡성, 이 모든 것은 이것들이 게르만족의 발명품임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아마 클로트비히Chlodwig가 프랑크인의 왕이었던 시절에, 지금은 없어진 드베르그 종족의 도움을 받아 만들어진 것이라 사료됩니다.

현재 제 작업반은 이 자동인형을 꺼내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독일로 수송하여 추가적인 연구와 수리를 시도하기 위함입니다. 운반이 가능해질 만큼 진전이 있을 때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HH


발신인 콘라트 바이스
수신인 베르너 슈만Werner Schuhmann
제목 새로운 실험 자산

헤어 슈만,

나 역시 유대거인이 튀르핑에 도달하는 도관이 되리라는 그대의 이론에 완전히 동의하오만, 이 놈이 계속 우리의 포획 시도를 따돌리고 있소이다. 그러나 근자 내가 얻은 새로운 자산을 이용하면, 그와 무관하게 검에 대한 실험을 계속할 수 있으리라 생각되오.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측량반들 중 하나가 파리 지하납골당 밑에 파묻혀 있던 고대 게르만 문명의 유적을 발굴했소. 그 방 안에는 아리아-드베르그의 발명품인 태엽장치 자동인형이 들어 있었고, 다소 파손되었지만 여전히 작동이 가능하오. 내 그것을 파내서 독일로 가져오게 하였고, 지금 우리 국가의 최고의 공학자들이 달라붙어 그것을 수리하고 있다오. 이제 그것은 수백 년 만에 다시 움직이게 되었고, 완전히 내 명령에 복종하고 있소. 내 내일 배편에 그것을 제12시설로 배송할 거요.

튀르핑에 관한 그대의 실험에서 이 자동인형이 어떤 쓸모가 있기를 바라겠소. 나는 이 기계가 저 미꾸라지 같은 유대거인보다 훨씬 쓸만하 것이라 믿소. 게다가 자동인형과 검 모두 게르만족의 창조물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바, 둘 사이에 통하는 무언가가 있을 거요.

그대의 연구 결과를 간절히 기다리겠소.

HH


발신인 콘라트 바이스
수신인 하인리히 히믈러Heinrich Himmler
제목 골렘 포획의 대안

국가지도자(Reichsführer)13님,

최근 또 다시 골렘 포획에 실패했음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세세한 설명은 불필요하고, 다만 이스탄불에 있던 유대거인을 습격하기 위해 파견된 회수반 전원이 도륙났다는 것만 말씀드리면 충분하리라 생각합니다. 이미 군장의 예를 다하여 순직자들을 매장하라 지시했습니다. 물론 관뚜껑은 닫은 채 장례를 치렀습니다.

현 시점에서, 저는 이 짓을 계속하는 것이 소득을 거둘 수 있으리라 생각되지 않습니다. 유대거인과 교전할 때마다 놈의 순전한 파괴적 힘만이 고통스러울 정도로 명백할 뿐입니다. 놈은 버러지가 강대한 이들을 적대하기 위해 만들어낸 어설프고 조잡한 무기이나, 그 역할 하나는 야만스러우리만큼 철저하게 해내고 있습니다. 놈을 멈추려면 최고의 전쟁마술사들의 지원을 받는 완전무장한 1개 대대가 달려들어야 할 것입니다. 그 정도 병력을 동원하기 위해서는 적성 동맹체의 작전 근거지를 먼저 특정하여 제압해야 할 터인데, 지난달 러시아에 새로운 전선이 개전되면서, 작전명 바다사자(Seelöwe)14나 작전명 전나무가 근시일 내에 실행되기는 어려워진 것 같습니다. 우리의 적들이 온종일 모스크바에서만 활동하지 않는 이상, 근시일 내에 우리가 골렘을 되찾기는 글른 것 같습니다.

그 대신, 잃어버린 열쇠를 대신할 것을 개발하는 쪽으로 노력을 전용할 것을 제안하는 바입니다. 애초에 솔로몬 같은 유대마술사 따위가 열쇠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우리의 우월한 과학력이면 그것을 복제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것을 능가하는 것이 가능함은 자명하지 않겠습니까. 게다가 미신에 사로잡힌 버러지들의 열등한 마술을 취하지 아니하고, 그것을 아리아인의 과학으로 세탁하는 것보다 게르만족의 우월성을 증명하기에 적절한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저희 손에 앞서 들어온 열쇠들에 대한 연구, 그리고 유대거인이 나타내 보인 능력들에 관한 모든 보고들을 조합하여, 저는 마지막 열쇠의 성질에 관한 이론을 하나 세우게 되었습니다. 골렘이 소환술, 사역술에 광범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바, 저는 골렘 안에 들어 있을 열쇠가 강력한 강령전도관의 역할을 하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른 열쇠들 역시 악령, 천사, 진 등 신비존재들을 소환하고 사역하는 다양한 탈리즈만의 형태를 하고 있는 바, 이 이론은 다른 열쇠들의 성질과도 일치합니다. 이것들을 조합해서 의식에 사용한다면, 그 결과 신마저 소환하여 사역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하여 제가 잃어버린 제7열쇠를 대체하기 위한 새로운 열쇠를 만들고자 하니, 허가해주십사 합니다. 우리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오컬트 보고를 수집했고, 분명히 그 보고 중의 무언가 하나라도 대용 열쇠의 재료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HH


발신인 하인리히 히믈러
수신인 콘라트 바이스
제목 의식의 진행은?

코르트Kord,

의식 수행에 있어 자네의 작업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는 말할 필요도 없겠지. 하지만 현재 재래전의 전개와 포틀랜즈 공격15의 실패는, 내가 그 작업의 완성의 시급성을 구태여 강조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군. 우리가 데미우르크(Demiurg)를 만들 준비가 되었음은 이해가 되네만, 그래서 열쇠들에 관해서는 얼마나 진전이 있었는가? 실패를 대비한 안전장치는? 무기의 설계를 해독하는 건 어찌 되어가나?

지도자께서는 우리에게 그 의식이 필요하다고 생각지 않으시네. 내게 말씀하시길, 아리아 인종의 자연적 우월성이 우리의 적들을 무찌를 것이라고 그러시더군. 하지만 내가 받아본 전략 보고서는 그렇게 돌아가지 못하고 있지. 만일 대서양 방벽이 무너진다면, 이 전쟁은 우리에게 유리하게 끝나지 않을 걸세. 독일 국민의 미래를 확보하기 위해서, 우리는 반드시 그 의식을 치루어야 하네.

HH


발신인 콘라트 바이스
수신인 하인리히 히믈러
제목 의식의 정확한 이행

국가지도자님,

동부전선에서 패전이 계속되고 있는 근자에, 제가 드릴 말씀은 그야말로 순수한 낭보 그 자체이니 이 소식을 듣고 기뻐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리아 인종의 유물들로 솔로몬의 열쇠들을 대체하려 한 시도가 마침내 결실을 맺었습니다.

처음에 저희는 잃어버린 제7열쇠를 대체할 대용 열쇠를 만들어내는 데만 온 힘을 쏟았습니다. 하지만 다른 열쇠들이 저희의 대용 열쇠를 인식하게 만들지 못했고, 이 열쇠들이 어떤 연쇄법칙에 따라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개별 열쇠 하나를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해집니다. 이것이 솔로몬에 의해 도입된 의도적인 보안 장치일 수도 있지만, 제 생각에는 그보다는 단순한 우연의 소치일 가능성이 더 커 보입니다. 아무튼 그런 전차로 저희는 새로운 접근법을 취하지 아니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원본 열쇠들의 기능성에서 단서를 얻은 저는 의식을 수행하기 위한 완전히 새로운 열쇠 한 벌을 설계하기로 했습니다. 열쇠는 총 아홉 개이며, 각 열쇠들은 서로 다른 신비존재들의 통제장치의 역할을 합니다. 의식에 조합, 사용되기 위해서 새로운 열쇠들은 솔로몬의 원본 열쇠들과 동일한 기능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새로운 데미우르크를 우리의 뜻대로 사역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이 아홉 개의 아리안 열쇠들 중 첫 번째는 이미 완성되었습니다. 솔로몬의 제7열쇠를 대체하기 위한 의도로 만들었던 대용 열쇠가 바로 그것이며, 원본과 완전히 동일하게 작동합니다. 그 열쇠를 사용하면 망령을 소환해 명령을 내릴 수 있습니다. 그 영은 인간의 영일 수도 있고 그 외의 동물의 영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이미 제2열쇠를 만드는 작업을 개시하라고 연구진에 지시했습니다. 제2열쇠는 아수라를 비롯한 악령들을 부리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이 모든 열쇠들을 다 만드는 데는 다소의 시간이 소요될 것입니다. 하오나 제 예측에 따르면 내년이 오기 전까지 아리안 열쇠들의 구축이 완료될 것으로 사료됩니다. 일단 열쇠들이 완성되면, 거기에 맞춰 의식을 조정하는 아주 쉬운 일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정말로 저 열등인종들에 대한 신격화를 달성하게 될 것이고, 이 모든 분쟁에 종지부를 찍게 될 것입니다. 참으로 영광스러운 미래가 아니겠습니까.

무기에 관해서는… 제 학자들이 드디어 무신자(the Godless)16들이 사용한 암호를 해독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 작업은 불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만, 그 설계를 특수전령 편에 국가지도자님 공관으로 보냈습니다. 만일 필요하다면 이것이 안전장치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HH



|| 흑태양 일출 || 보존문서 ― HSA-008-애드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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