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 SCP-055에 관함

최근 SCP-055의 정체가 드러났다는 보고서가 올라왔습니다. 보고서의 진실성이 의심스럽긴 합니다만, 일부 내용은 실제로 있었던 일로 확인되었습니다. 진위를 판단하기 전에 먼저 송신하니 그 점을 고려하면서 읽어주십시오. 해당 보고서와 더불어 관련 있는 모든 문서를 모아 첨부합니다. - ███████


보고서 XD-101GH의 원문

 

따끈따끈한 보고서입니다!

 
SCP-055에 대한 정체를 제가 드디어 밝혀낸 것 같습니다. 강조하자면, 저는 앨버트 박사입니다. 그 누구도 알아내지 못했던 그 실체를 지금 낱낱이 공개하겠습니다!

제가 새로이 보안 등급을 받은 뒤 SCP 목록을 훑어보던 중에 눈에 띄는 게 있더군요. 누구도 정체를 알지 못하는 SCP? 그리고 결심했습니다, 앨버트가 SCP-055의 정체를 밝혀내리라고! 제가 무엇을 했을 것 같습니까?

저는 곧장 SCP-261에게 달려가서 말했죠. "저기, 정말 미안하지만, 전에 줬던 '행운의 다트'라는 거, 나한테도 하나 줄 수 있을까? 굉장히 중요한 일을 해야 하는데 운이 꼭 필요한 일이거든. SCP-055의 정체를 밝혀내는 일이야. 어쩌면 우리 모두를 위협하는 요소 하나를 무력화시킬 수 있을지도 몰라!" 그리고 일만 엔을 넣었죠. 물론 좀 비싸긴 하지만, 그 정도 가치가 있는 일을 하는 거니까요! 저는 그 순간에 제 머릿속에 떠올랐던 숫자, 055를 입력했습니다. 그리고 결과는요? 물론 행운의 다트가 나왔죠. 저는 자판기를 꼭 껴안아줬답니다! 비즈니스 상의 예의일 것 같아 한 조각도 남기지 않고 모두 먹어치웠습니다. 패키지는 글쎄요, 잃어버렸네요(폐기가 아닙니다!). 그것 역시 예의라고 생각하니까요. 선물을 조사당하면 자판기가 기분 나쁘지 않겠습니까?

제가 행운의 다트를 먹고 사무실로 돌아오자마자, 새로운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고대 중동 유적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석판이 발견되었다나요? 그런데 이 석판이라는 것이 발견자들의 기억에서 떨어지지 않는다더군요. 그리고 역시 재단, 이런 것을 놓칠 리가 없지요! 요원이 직접 가서 실험해본 결과 무슨 짓을 하더라도 이 석판이 머릿속에서 떨어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심지어, A등급 기억 소거제까지 소용없었다니까요!

저는 직감적으로 이것이 SCP-055의 비밀을 푸는 열쇠라고 생각했습니다. 잊어버리게 되는 물건과 기억할 수밖에 없는 물건, 환상의 짝꿍이지 않나요? 그러나 역시 프로 정신, 저는 우선 여기에 석판에 대한 묘사를 적어놓겠습니다. 회색에 음각으로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어디 보자.. 고대 언어군요! 어디 말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상관없겠죠. 꽤 큰 흠집이 세 군데 나있고요. 칼로 벤 거 같기도 하고… 날카로운 자태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정말 균형잡힌 모습이에요. 이걸로 충분하겠죠?

저는 당장 이걸 가지고 SCP-055가 보관된 문을 두들겼습니다(아하, 비유적 표현입니다!). 그리고 그 순간… 그래요! 아직도 기억납니다. 그 놈의 광역 기억 소거제 효과는 제 구실을 하지 못한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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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SCP-055의 정체입니다!

 
 
음. 사진이 업로드가 안되는군요. 일단 암실이 안 보여서 밤까지 기다렸다가 실에 매달고 촬영했었는데요. 오류인가요? 어쩔 수 없죠. 흠.. 너무 기대하지 마세요. 저는 누구처럼 사진작가가 아니니까요. 게다가 저는 사진을 찍을 도구가 휴대폰밖에 없었습니다. 하여튼 이건 세 개의 초승달 조각입니다. 주먹만 하죠. 여러분, 안심하셔도 됩니다. 그 석판과 이 초승달들이 함께 있는 한 서로의 효과가 상쇄되어서 아무 해도 끼치지 않으니까요. 이 기회를 이용해서 석판을 발굴한 탐사대원들도 기억 소거제를 먹이고 돌려보냈죠. 휴! 없는 구실 설명해가며 구금해놓는 것도 못할 짓이더군요!

저는 이 녀석들을 '아르테미스'라고 칭하기로 했습니다. 파란색은 신시아, 붉은색은 다이애나, 노란색은 루나… 모두 달의 여신을 칭하는 이름들이죠. 이야, 작명 센스도 괜찮지 않습니까? 아직까지 이 아르테미스 조각들은 어떠한 위험도 보이질 않습니다. 어쩌면 안전 등급으로 재지정될지도 모르는 일이겠죠. 하하, 이거 어쩌면, 정말로 우리 모두를 위협하던 요소 하나를 무력화한 걸지도 모르겠네요.

아 참! 생각해보니 꽤나 신기한 게 있습니다. 석판의 흠집 세 개를 기억하시나요? 아무래도 아르테미스의 조각들과 딱 들어맞을 것 같습니다만.. 아직 끼워 넣어보지는 않았습니다. 석판이 워낙 오래돼서 조금만 건드려도 부서질 것 같거든요. 지금 보강 작업을 지시해 놓았으니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우리는 아르테미스의 완전체를 보게 될 수 있을 겁니다! 따라서 저는 비석을 '달의 석판'이라고 명명했습니다.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게 마음에 드는데요.

자, 어떻습니까? 이제 슬슬 보고서를 마무리 지을 때가 온 것 같군요. 꽤 괜찮은 성과 아닙니까? 그토록 궁금스러웠던 애물단지 하나를 처치해냈으니까요. 단 달의 석판과 아르테미스를 20m 정도 떨어뜨려놓으면 다시 그놈의 효과가 작동하는 것 같으니 주의하세요! 언제 한번 보러 오시죠. 보고 있자니 굉장히 예뻐서 혼자 보기 아까울 수준이네요.

부록

보고서 XD-101GH에 대한 회신

똑바로 써서 다시 올리세요.

보고서를 읽은 직후 크로우 교수와 클레프 박사의 대화

크로우 교수: 대체 어떤 미친놈이 이따위 보고서를 작성한 거야?

클레프 박사: 얼마 전에 루핀 박사와 함께 5등급 보안 승인을 받은 애송이야. 보고서에 나와있듯이, 자신을 앨버트라고 아주 자랑스럽게 소개하고 있군.

크로우 교수: 이런 녀석이 5등급 보안 승인을 받았다고? 이건 재앙에 가까워. 우리도 아직 4등급이잖아?

클레프 박사: 확실히. 루핀 박사와 함께 올라왔던 E계급 녀석들은 죄다 다시 떨어졌지. 그런데 유독 이 녀석만큼은 운이 좋은 것 같더군.

크로우 교수: 이 승진 체계는 뭔가 마음에 안 들어. 뭘 발견했길래 그렇게 대단한 낙하산을 타게 된 거지?

클레프 박사: 그 점은 나도 궁금하군. 그리고 이 체계가 정말 비효율적이라는 점도 꽤나 동의해. 그렇지만 이 앨버트라는 녀석이 꽤나 놀라운 유용성을 지녔다는 건 인정해야지.

크로우 교수: 예를 하나만 들어주면 그 말을 믿어줄 수 있을 것도 같은데.

클레프 박사: 자판기에서 행운의 다트를 다시 뽑아냈잖아.

SCP-261의 재실험
앨버트 박사가 보고서에 쓴 것과 완벽하게 일치하는 행동을 한 뒤 055를 입력했으나 행운의 다트는 나오지 않음.
대신 '식상한 레퍼토리는 그만! 오늘은 전어 통조림과 함께 신선한 휴식을 취하세요!'라는 내용이 쓰인 비린내 나는 캔이 하나 나왔다.

'달의 석판'이 과거의 천문도였을 거라는 주장에 관함

XXX XX XXXX: 아무래도 이 석판의 내용은 문자가 아니라 그림인 것 같습니다. 여기, 이 동그라미들이 북두칠성처럼 보이는데요. 이건 개 자리랑 비슷하고요.

루핀 박사: 그런가? 어디, 이 기지 내에 망원경 하나가 있었던 것 같은데. 직접 비교해볼 수 있을까?

XXX XX XXXX: 그러죠. (전화 통화) 뭐라고? 누구한테? 응…… 알았어. (전화를 끊고) 음, 박사님, 그게 말입니다만…… 망원경이 지금 대여 중이라고 합니다.

루핀 박사: 이 기지에 별을 보는 사람도 있었나? 뭐 그럼 어쩔 수 없지. 창고에서 별자리 지도라도 들고 오게.

XXX XX XXXX: 그런 게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가보죠.

(지나가던)브라이트 박사: 이봐, 방금 뭐라고 했지? 망원경이 어쨌다고?

XXX XX XXXX: 대여 중이라고 했습니다, 박사님.

브라이트 박사: 대체 누구한테? 이 기지에서 밤하늘을 쳐다볼 만큼 한가한 사람은 없을 텐데.

XXX XX XXXX: 음…… SCP-343에게 빌려주었다고 합니다. 게 성운을 관찰하고 싶다던데요.

브라이트 박사: 뭐라고? 그거 훌륭한 녀석들이군. 연구원도 아니고 SCP한테…… 잠깐만. SCP-343? 이거 혹시…… 그래, 이걸 잘만 이용하면 그놈이 전지전능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겠어……

루핀 박사: (손으로 입을 가리고 조용히)이 사람 원래 이런 사람이오?

기어스 박사의 보고

앨버트 박사가 석판과 함께 SCP-055를 손에 쥐고 기지로 들어오는 그 순간을 촬영한 영상 기록이 있습니다. 영상 자체에는 별것이 없습니다만, 이상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정체불명의 노이즈가 들려 음성 파일을 분석했더니 그 결과가 심각하게 의심스러워 우선 파일을 송신합니다.

(노이즈)

(새가 푸드덕거리는 듯한 소리)

"그래, 드디어 찾아냈단 말이지……? 잘했다, 귀여운 것……"

(노이즈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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