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하는 창공의 까마귀, 후긴

일련번호: 미정. 별칭은 <후긴>

등급: 케테르 (Keter)

설명: 상상을 초월하는 지능을 가진 까마귀로, 재단 소유의 기지를 두 번이나 침입한 뒤 다시 탈출한 전력을 가졌다. 현재 제██지휘부 내 ██-█ 보관 유닛에 격리된 또 다른 까마귀 무닌과 모종의 관계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 포획하지 못해 정확한 정보는 알 수 없으나 우선 신장 등의 외형은 무닌과 동일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을 먹는지, 어디서 자는지(심지어 잠 자체를 자는지)에 대한 것은 전혀 알 수 없다. 물리적인 위협 능력은 미미하나 지능을 이용한 정보 누설의 위험이 있으며 실제로 그에 대한 위협을 보인 사례가 존재한다. 대체로 약간 호전적인 성향을 보이는 어조를 띠고 있다. 모든 포획 시도가 실패로 돌아간 관계로 재단 측에서는 후긴을 추적하는 데에 그치고 있다.

무닌과 마찬가지로 대화가 가능하다. 현재까지 영어, 독일어, 라틴어를 할 줄 아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단어 선택이나 대화 구성 능력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웬만한 인간보다 훨씬 뛰어난 사교술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상식 역시 풍부하며, 제██지휘부를 탈출한 경위를 보았을 때 창의력의 측면도 뛰어난 것처럼 보인다. 보고서 NE-M76을 참고해보면, 까마귀 울음소리의 방식으로도 소통 가능한 것이 확인되었다.

무닌이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그 까마귀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에 비춰볼 때 후긴 역시 마찬가지라고 추측할 수 있다. 얼음 궁전 속에 갇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무닌이 현대의 사물에 대하여 알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인 반면에, 후긴에게 그런 능력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재까지 후긴의 행동 관측을 보았을 때, 뛰어난 학습·추측 능력을 가지고 있으나 장기 기억의 부분에서 다소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따라서 후긴은 무닌(학습·행동 능력이 떨어짐)의 도움을 받아야 완전한 모습이 된다고 가정할 수 있다.

부록

녹취 기록 XX309-2732(조회 가능 보안 단계 - 3)

*해당 기록은 당시 기지 사이의 연락에 큰 혼란이 있었을 때의 것임을 감안할 것. 또한 아직까지 후긴에 대해서 밝혀진 바가 전혀 없었던 때였음을 상기 바람.

██: 노르웨이라고? 우리가 그 말을 어떻게 믿지?

후긴: 전부터 뭘 자꾸 그렇게 꼬치꼬치 따지는 거야? 저번에도 보여줬잖아? 이러면 곤란한데, 여러분.

██: 뭐라고?

후긴: 딸기 아이스크림은 맛있었어?

██: (당황하는 모습)

후긴: 거기 셔츠 끝단에 좀 묻었군. 너도 그다지 깔끔한 성격은 아닌걸, 존. 혹시 나를 꾀기 위한 함정인가?

██: 내 이름은 존이 아니야.

후긴: 맞아. 이름은 아니지. 그런데 애틀랜타에서 학교 다닐 때는 존이라고 불렸던 걸로 아는데.

██: ……무슨 허풍이지?

후긴: 물론 이건 허풍이야. 뭐 대충. 그렇겠지?

██: (침묵)

후긴: 그렇지만 말이야, 난 너희들에 대해서 얼마든지 알아낼 수 있어. 마음만 먹으면 말이지. 그런 마음이 안 들도록 알아서 처신해.

후긴이 기지 관리자에 대한 신상 정보를 어떻게 알아냈는 지는 알 수 없지만, 후긴은 그를 이용해서 충분히 지능적이면서 위협적인 대화를 보였다. 후긴의 장기 기억 능력이 떨어진다는 부분에 관해서 좀 더 조사가 필요해보인다.

후긴 행동 관측 보고서 일부(조회 가능 보안 단계 - 4)

……위에서 언급한 것만 보아도, 후긴은 충분히 위협적입니다. 그러나 꼭 알아두셔야 할 점이 더 있습니다. 후긴의 이동 경로가 상당히 수상합니다. 이미 위치를 알고 있는 것처럼 곧바로 재단 소유 기지들 여기저기로 날아가고 있습니다. 벌써 제19기지, 제17기지에서도 포착됐으며, 아직 정식으로 보고된 바는 없지만 침입에도 성공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요원들이 눈치채지도 못할 만큼 굉장한 침투 능력을 학습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더 가관인 건, SCP에 대해서 기웃거리고 다닌다는 겁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 SCP-055, SCP-006, SCP-032 등입니다. 심지어 SCP-343과는 대화를 하는 모습까지 관측되었습니다. 목적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분명히 위험한 수준까지 도달했다는 것만큼은 확실합니다. 무조건적으로 포획해야 합니다. 아니 그보다는, 사살이 낫겠습니다. 언제 어떻게 탈출할지 모를 테니까 말이죠.

클레프 박사와 앨버트 박사의 보고(조회 가능 보안 단계 - 5 외 일부(링크로 대체))

*'루시퍼' 사건이 있은 이후 기지 밖에서 얘기를 나누던 상황에서 발생한 대화 내용.
기억에 의존한 만큼 사실과는 어느 정도 차이가 있을 수 있음.

앨버트 박사: 박사님, 요정의 여왕이 누구인지 알아내셨나요? 카인이라면 어쩌면…….

클레프 박사: 안 돼. 여왕에 대해서 들어보긴 했다지만,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는 모르더라고.

앨버트 박사: 젠장. 아벨한테 물어볼 수도 없고, 그럼 딱히 알 만한 사람이 없는데.

클레프 박사: 아냐. ……어쩌면. 있을지도 모르니까, 지식에 대한 SCP 목록을 하나하나 생각해보자고.

앨버트 박사: 그러죠. 근데 박사님, 그만 웃으시면 안됩니까?

클레프 박사: 이봐, 전에 말한 거 못 알아먹었어? 안면 근육이 뒤틀렸다니까.

앨버트 박사: 못 믿겠어요.

클레프 박사: 마음대로 하게.

앨버트 박사: 어, 박사님. 저거 혹시……?

클레프 박사: 오! 골칫덩어리 까마귀로군. 안녕! 이런 데서 염탐은 잘 돼 가나?

후긴: 방금의 대화를 들었다.

앨버트 박사: 뭐라고!

클레프 박사: 좀 쑥스러운걸.

후긴: 요정들의 여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던데……?

클레프 박사: 그래, 맞아! 너 혹시 알고 있어?

후긴: 정확히는 몰라. 그렇지만 누가 알고 있는지는 말해줄 수 있지.

앨버트 박사: 수상한데요. 뭔가 원하는 게 있을지도─

클레프 박사: 말해봐! 그게 누구지?

후긴: 그대들이 아는 자들 중에서, 어둠 속에서 몇 세기를 살았으면서도 인간 세계와 접촉이 잦았던 자가 하나 있을 거다.

클레프 박사: 감이 안 잡히는데. 힌트 좀 줄 수 있나?

후긴: 피.

클레프 박사: 음…… 하나 더.

후긴: 나는 '공작'을 말하는 것이다. (날갯짓 소리)

앨버트 박사: 이런. 날아가 버렸어요. 뭐 하러 그런 정보를 줬을까요?

클레프 박사: 공작…… 공작이라……이런, 제길! SCP-083!

앨버트 박사: 그 뱀파이어 말인가요? 하지만 그 녀석은 이미…….

클레프 박사: 빌어먹을 까마귀 같으니…… 빌어먹을 콘드라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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