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전야

1. 개요

루핀 박사: 티타니아를 죽이고, 요정족을 말살했다라…… 오딘이 대체 왜 그런 짓을 벌인 거지?

그림: 그거야 물론 방해 요소를 제거하기 위해서지. 오딘은 인간 세계에 전쟁의 불씨를 당기려고 하고 있소.

루핀 박사: 어째서?

그림: 신화를 보면 알 수 있을 거요. 오딘은 죄를 범한 프레이야에게 명령했지. 인간 세계인 아스가르드에 전쟁을 일으키라고. 오딘의 시녀 발키레들은 싸움에서 전사한 자들을 모두 오딘의 궁전 발할라로 인도했소. 왜냐? 로키를 막을 군대를 양성하기 위해서였지.

루핀 박사: 로키라고?

그림: 전쟁을 일으키려고 한다는 것은 실제로 내가 네우사라에게 들은 바가 있고, 또 그 목적도 얼추 비슷한 것 같소. 그렇지만 이것은 단지 신화일 뿐.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물건은 아니오. 나는 사후세계가 전쟁터라는 얘기는 그다지 믿는 편이 아니라서.

루핀 박사: 그렇다면 전쟁으로 로키를 어떻게 막겠다는 소린가?

그림: 글쎄…… 전쟁이 벌어지면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생각해보시오. 더 효과적인 살육을 위해 더 강력한 무기가 개발되겠지. 이를테면…….

루핀 박사: 이를테면?

그림: 그래, 미사일 정도가 있겠군…… 그때쯤이면 아스가르드 밖으로 쏘아올릴 정도로 충분한 기술이 나오지 않겠소?

 

2. 기록

※관리자 등급 이상만 열람 가능합니다. 예외는 통보되었음.

작성자: O5-██

본 기록은 03/09. 2011 당시 벌어진 〈종교 개혁의 봄〉 사건 이후 그 처리 방안과 경과에 대한 문서임.

아래 기록들은 해당 사건 당일 제██지휘부에서 촬영되었음.

녹화기록 #30988-Od13

클레프 박사: 아주 탈탈 털렸군.

크로우 교수: 그래, 막지도 못했고, 쫓지도 못했어.

브라이트 박사: 꽤 암울한걸.

기어스 박사: 이번 경우는 '누가 가져갔느냐'가 아닌 '무엇을 가져갔느냐'에 대해 고심해보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들의 방식은 그들을 어떻게 쫓는지에 대한 것에 대해 과한 초점이 맞추어졌다는 기초적인 오류를 범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중요한 사안이고 또한 최종적으로 답을 구해야 할 부분이라고 저 역시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만, 그전에 다른 각도에서 사실 관계를 명료히 따져보고 찾아낸 증거에 입각하여 방향을 수정해야 하지 않는가 생각합니다.

앨버트 박사: 대체 뭐라고 하시는 겁니까? 하나도 못 알아듣겠어요.

루핀 박사: 좋아. 사실 관계를 명료히 따져보지. 아르테미스와 달의 석판을 도둑맞았고, 젊음의 샘물이 가득 담긴 깡통들도 죄다 가져갔어. 신인가 뭔가 하는 자식은 사라졌고 수백 명이 다친데다 재산 피해도 극심하지. 더 우울한 건 그 깡패 놈들을 잡을 방법을 우리가 아직 고심하고 있다는 거야.

브라이트 박사: 많이 암울하군.

클레프 박사: 어, 하나 빠진 게 있어, 루핀.

루핀 박사: 뭐, 그 드래곤이 빠져나갈 뻔한 거?

클레프 박사: 오, 그것도 있었군.

아이스버그 박사: 지랄 맞게 대단했지.

크로우 교수: 그럼 뭐가 빠졌는데?

클레프 박사: 여기 있는 까마귀(crow).

크로우 교수: 뭐, 나?

브라이트 박사: 무닌 말이야, 이 멍청아.

기어스 박사: 무닌에 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그들은 목적한 바를 대부분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얻어내는데 성공했지만 무닌을 탈취하려는 시도는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아마 수 일 내로 무닌을 다시 수거하려는 시도가 있을 것이며 따라서 우리는 그 대안과 추격 방법에 대한 논의를 우선적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앨버트 박사: 머리가 아파요.

클레프 박사: 내가 하고 싶은 말이 그거야.

앨버트 박사: 머리가 아프다는 거요?

클레프 박사: 아니, 그거 말고.

앨버트 박사: 아…….

루핀 박사: 그럼 어쩌자는 거지? 또 폭동을 일으키면 아마 감당할 수 없을 거야. 멀쩡한 인력들은 죄다 설비 수리로 빠졌다고.

아이스버그 박사: 그 빌어먹을 자식들 정신 교육을 내가 담당하고 있지. 사이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놈들이 너무 많아. 아주 미쳐돌겠더군.

크로우 교수: 스트렐니코프 요원이 붙잡아두는 것에도 아마 이미 대응책을 마련했을 텐데. 이를테면 <체첸>에 대한 것도 벌써 알아냈을지 몰라. 그 까마귀(crow)는 워낙…….

브라이트 박사: 뭐, 너?

크로우 교수: 하지 마.

브라이트 박사: 왜, 헷갈리잖아. 너는 크로우고, 그 까마귀(crow)도 크로우고, 네 이름은 또 까마귀(crow)고, 또 그 까마귀(crow)는 또 네 이름 크로우고…….

아이스버그 박사: 그따위 개그 한 번만 더 했다간 봐.

브라이트 박사: 오, 그래. 적어도 넌 듣지 못할 거야. 그 귓구멍이 얼마나 오래 버티나 보자고.

아이스버그 박사: 이, 개자식이!

크로우 교수: 그 녀석들은 애초에 그냥 까마귀가 아니라 큰까마귀(raven)라고. 하여튼 그 녀석은 너무 영리해. 잡기만 하면 쏴 죽여도 모자를…….

브라이트 박사: 어쩌시게, 얼음 공주님? 지금 보니 꽤 반반하시군. 키스해줄 왕자를 찾으시나?

아이스버그 박사: (욕지거리를 퍼부으며 브라이트에게 달려듦)

클레프 박사: 카메라 잠깐 꺼두고 밥이나 먹으러 가지.

(촬영 종료)

녹화기록 #31001-Od14

클레프 박사: 우리 귀여운 까마귀 무닌이 문제라는 거지?

라이츠 박사: 웩, 웃기지 마.

크로우 교수: 그래, 방금 건 솔직히 나도 좀 소름 돋았어.

클레프 박사: 네 이름이 까마귀라서 그럴 거야.

크로우 교수: 그만 좀 해.

클레프 박사: 사실 생긴 건 리트리버지만…….

크로우 교수: 한 번만 더 내 앞에서 동물 가지고 개그 치면 머리통을 물어뜯어버리겠어.

루핀 박사: 무시무시하군.

앨버트 박사: 기어스 박사님은 어디 가셨죠?

라이츠 박사: 아이스버그랑 브라이트가 싸우는 걸 구경하러 갔나 본데.

클레프 박사: 둘을 어떻게 뜯어말리는지 참 신기하단 말이야.

크로우 교수: 샛길로 빠지지 마. 놈들이 언제 무닌을 잡아가려 들지 모르는 일이라고.

클레프 박사: 잡아가려 든다라? 그 까마귀가 자네 아이라도 되나? 악의가 있는 건 아니고, 꼭 유괴를 걱정하는 부모가 하는 말 같아서 말이야.

크로우 교수: (으르렁거림)

앨버트 박사: 그거 말인데요…… 그냥 가져가게 두면 어떨까요?

루핀 박사: 뭐?

앨버트 박사: 아니, 그러니까…… 놈들을 방심하게 해두고 가져가는 걸 우리가 뒤쫓는 거죠. 어차피 우리 목적은 무닌을 지키는 게 아니고 오딘을 막는 거잖아요.

크로우 교수: 그래! 그렇군. 이제야 좀 말이 통하네.

클레프 박사: 크로우, 자네 성대는 어떻게 된 거야? 강아지인 자네가 사람하고 말이 통하는 게 정말 신기하다고. 구강 구조상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왜 진작 그 연구를 할 생각을 못했지? 조만간 한번 내가 자네 입을 볼 기회를─

(개 짖는 소리)

(책상이 엎어지는 소리)

(금속 마찰음)

(비명)

클레프 박사: 카메라! 당장 카메라 꺼!! 끄고 당장 나한테서 크로우 좀 떼어 내!!

앨버트 박사: (크로우 교수를 붙들며) 그 와중에 카메라를 끄라고 하다니, 저게 프로 정신일까요?

루핀 박사: 그보다는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는 저 자세가 프로에 더 가까워 보이는걸.

(촬영 종료)

녹화기록 #31002-Od15

라이츠 박사: 결국 클레프도 이 방에서 빠져나갔군. 크로우, 입원해야 할 정도는 아니겠지?

크로우 교수: 확신하진 못 하겠는데.

루핀 박사: 이럴 시간 없어! 오늘 안에 이 지긋지긋한 회의를 끝내자구!

크로우 교수: 좋아, 당장 해결책을 말해봐. 그럼 집에 돌려보내 주지. 못하면, 일주일 동안 밤샘이야.

루핀 박사: 젠장…….

앨버트 박사: 그러니까 교수님, 제가 하려는 말은 무닌을 녀석들이 데려가게 놔두고 그 뒤를 쫓아가자는 소리에요.

크로우 교수: 어떻게?

앨버트 박사: 음…… 그게…… 무닌에게 위치 추적기를 달면 어떨까요?

크로우 교수: 후긴을 너무 만만하게 보는 것 같군. 놈이 그런 것까지 생각을 못할 리가 없어.

루핀 박사: 야근이라고? 맙소사. 여기는 1분도 더 있기 싫어.

크로우 교수: 닥치고 주제로 돌아와.

라이츠 박사: 단단히 열받은 것 같네.

앨버트 박사: 그러면 무닌을 순순히 내보내는 것부터 생각을 해봐야겠는걸요. 너무 일이 쉽게 풀리면 후긴이 또 의심할 거예요.

루핀 박사: 아이고 골이야.

크로우 교수: 그럼 스트렐니코프를 데려와. 일단 그가 무닌을 붙들게 하다가 후긴이 그를 화나게 하면, 스트렐니코프가 그놈을 잡으려고 손을 휘젓다가 무닌을 놓치는 식으로 연기를 펼쳐보지. 후긴이 체첸이라는 말 한 마디만 꺼내면 굳이 연기할 필요도 없을 테지만.

라이츠 박사: 좋아, 내가 갔다 올게. 그 녀석 아직 그 섬에 있는 건 아니겠지?

(라이츠 박사가 방을 나감)

앨버트 박사: 음…… 어느새 세 명 밖에 안 남았네요.

루핀 박사: 그래. 그리고 우리는 야근을 가지고 협박하는 개 앞에서 아이디어를 짜내는 중이지.

크로우 교수: 쓸데없는 소리 할 시간에 집에 갈 일념으로 그 머리통을 좀 더 쥐어짜보시지.

앨버트 박사: 위치 추적기를─

크로우 교수: 위치 추적기 얘기는 그만해! 후긴이 무닌을 제대로 보지도 않고 데려갈 것 같아? 그놈은 우리가 까마귀를 바꿔치기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을 거라고. 무닌을 데려가기 전에 샅샅이 살펴볼 게 틀림없어. 위치 추적기를 달아놓으면 당연히 그 새 발견될 거야.

루핀 박사: 이봐, 생각해보니 보안 등급은 내가 더 높잖아. 자네는 나한테 야근을 가지고 뭐라고 할 처지가 못 돼!

크로우 교수: (몸을 부르르 떤다)

앨버트 박사: 제 말은 무닌이 위치 추적기를 삼키게 하자는 거에요.

크로우 교수: 뭐라고?

앨버트 박사: 무닌은 신문을 먹잖아요. 초소형이면 그걸 먹는 도중에 삼키게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크로우 교수: 이식을 하면 될 테니 굳이 삼킬 필요는 없겠지만…… 후긴이 상처를 살펴볼지도 모르니까. 좋아! 훌륭해! 당장 실행에 옮기지!

루핀 박사: 놈이 뒤로 배설하면 어쩌려고?

앨버트 박사: 박사님, 무닌은 그렇게 많은 신문지를 먹었는데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어요.

루핀 박사: 그럼 신문지가 뇌로 올라가는 소화 기관을 가지고 있을 테지. 위치 추적기도 그렇게 되면 그 불쌍한 까마귀는 미쳐버리고 말 거야.

크로우 교수: 이런, 세상에, 제발.

(촬영 종료)

해당 지휘부에 보관되고 있었던 무닌은 세 박사가 지켜보는 상태에서 위치추적기가 부착된 신문지를 먹었고 그에 대해 평소와 같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후 스트렐니코프 요원이 도착했고, 이들은 그들의 계획에 대한 설명을 관련자들에게 밝힌 뒤 무닌을 탈취하려는 시도가 있을 때까지 해당 지휘부에 대기하기로 하였다. 또한 항시 출동할 준비가 되어있는 기동 부대의 지원을 요청했고 그들의 요구는 받아들여져 당일 오후 9시경 해당 지휘부에 기동 특수 부대 알파-16 팀이 파견되었으며 만일을 위하여 델타-5 팀과 크시-13 팀, 오미크론-9 팀에게 출동 대기 명령이 내려졌다.

그리고 그날 오후 11시경, 후긴이 외부 카메라에 포착되었다.

녹화기록 #31028-Od19

앨버트 박사: 교수님! 후긴이 나타났습니다!

크로우 교수: 뭐라고, 벌써? 허를 찌를 뻔했군.

클레프 박사: 그래, 이번엔 우리 기동부대 쪽이 좀 더 빨랐네. 근데 이번엔 그 녀석들을 쓸 일이 없잖아, 망할 자식들.

브라이트 박사: 후긴 하나만 달랑 오는 건가? 기분 나쁘잖아, 이거. 까마귀 하나로 우리 기지를 충분히 상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지, 원!

라이츠 박사: 스트렐니코프한테 가볼게.

(라이츠 박사가 달려나감)

루핀 박사: (침울하게) 이거, 결국 야근을 하게 생겼군.

후긴은 이동을 저지하려는 일련의 시도를 쉽게 돌파하고 무닌이 있는 보관 유닛까지 당도했다. 물론 실제로 후긴을 잡아내려는 의도는 없었지만, 있었어도 잡지 못했으리라는 사실은 자명했다.

녹화기록 #31030-Od21

강화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무닌이 보관된 유닛을 촬영하고 있다. 스트렐니코프 요원이 무닌을 두 손으로 붙잡고 있으나 무닌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후긴이 보관 유닛에 침입한 뒤 약 12초 뒤의 내용.

스트렐니코프: 그래, 이 새대가리야! 오늘도 왔느냐? 한번 뺏어보시지. 결국 실패할 테지만!

후긴: 한 달 전.

스트렐니코프: 뭐라고?

후긴: 도모데도보.

스트렐니코프: 뭐……!

후긴: 한…… 40명?

스트렐니코프: 이 자식……!

(강화유리 바깥)앨버트 박사: 후긴이 지금 뭐라고 떠드는 거예요?

(강화유리 바깥)루핀 박사: 한 달하고 보름쯤 전에 러시아 도모데도보 공항에서 폭탄 테러가 있었지. 아마 체첸 소행이었을 거야.

후긴: 누가 저지른 짓인지 너도 알고 있을 텐데?

스트렐니코프: (몸을 부르르 떨며) 이 새대가리 자식이! 감히 내 앞에서 그 개자식들 얘기를 꺼내?!

후긴: 설마! 체첸 놈들이 저질렀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스트렐니코프: (한 발 다가가며) 아니라는 소리냐?

후긴: 물론 터뜨린 건 그놈들이지……. 하지만 그 폭탄이 어디서 났을 거라고 생각해?

스트렐니코프: 그 쳐죽일 새끼가 누구야?!

후긴: (목을 갸우뚱하며) 쳐죽일 새끼? 면전에 대고 말이 좀 심한걸……. 네 앞에 있는 그 새대가리가 손수 폭탄을 배달해줬지. 아주 쉬운 일이었어. 예전에 함께 진행한 테러들에 비하면 그 정돈 일도 아니었다니까.

(강화유리 바깥)앨버트 박사: 뻥치고 있네.

스트렐니코프: 목을 비틀어버리겠다!!!

(강화유리 바깥)루핀 박사: 저 곰 같은 친구한테는 제대로 먹혀드는 것 같은데?

(강화유리 바깥)크로우 교수: (한숨) 놀리는 방법도 제멋대로군.

스트렐니코프 요원은 무닌을 잡고 있던 손을 놓고 후긴에게 달려들었으나, 후긴은 날아올라 그를 손쉽게 피하고 빠져나갔다. 무닌이 그 뒤를 따라 날아갔으며 복도에서 대기하고 있던 인원들의 모든 포획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아주 미묘한 문제였다. 후긴은 전력을 다해도 잡지 못했겠지만, 무닌은 경우가 달랐다. 자칫하면 진짜로 포획해버리는 수가 있었기 때문에, 애를 쓰는 척하면서 가까스로 놓치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했다. 클레프 박사는 자기 발에 걸려 넘어지면서 훌륭하게 그 일을 해냈다.

녹화기록 #31047-Od33

루핀 박사: 위치 추적기는? 멀쩡한가?

앨버트 박사: 200% 멀쩡해요, 박사님. 아무래도 후긴이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아요.

크로우 교수: 어디로 날아가고 있지?

앨버트 박사: 서쪽…… 아니 동쪽이에요! 이 경로를 따라 계속 직진한다면…… 제 생각엔 영국 방향으로 날아가고 있는 것 같은데요.

브라이트 박사: 훌륭해. 이제 비행기를 탈 준비를 해야겠지?

클레프 박사: 사냥총을 가져오지. 오늘 밤은 내 무대가 될 거야.

브라이트 박사: <사냥꾼의 밤>이라? 클레프, 네 손가락에 "사랑과 증오" 문신이 있는 거 아냐?

클레프 박사: 절대 사양이야. 그 영화에선 사냥꾼이 총에 맞아 죽는다고.

관련자들 모두가 전용기를 이용해 후긴과 무닌을 쫓아가기로 결정했다. 크로우 교수, 앨버트 박사, 루핀 박사, 클레프 박사, 라이츠 박사, 아이스버그 박사, 스트렐니코프 요원, 브라이트 박사 등의 인물에게 각자 호신용의 무기(권총 한 정과 수류탄 두 정씩)가 주어졌고, 알파-16 팀과 더불어서 출동 대기 중이었던 모든 기동 부대가 영국으로 방향을 잡고 미리 출발했다. 그 외 다른 기동 부대 중에 지원을 나갈 수 있는 여건이 되는 곳을 파악하라는 명령이 O5에게서 하달되었고, 오미크론-11 신속 대응 기동 부대가 출동 대기 상태에 돌입했다. 그리고…… 약간의 사고로 아이스버그 박사와 스트렐니코프 요원은 기어스 박사와 함께 지휘부에서 대기하기로 했다.

녹화기록 #301062-Od49

스트렐니코프: 그 개자식을 잡고 말겠어! 내 손으로 그 목을 비틀어 버릴 거야!

크로우 교수: 진정하게, 스트렐니코프. 후긴이 한 말은 다 거짓말이라고.

스트렐니코프: 그 개새끼가 하지 않았더라도 상관없어. 모가지를 부러뜨릴 거야. 그 새대가리가 무슨 말을 했는지 똑똑히 들었다고.

아이스버그 박사: 이런, 세상에. 거 성질머리 좀 죽일 수 없나?

스트렐니코프: 뭐라고?!

아이스버그 박사: 그 빌어먹을 성질머리 좀 죽일 수 없느냐고 정중하게 부탁했네.

스트렐니코프: 이 새끼가 죽고 싶나!

(스트렐니코프 요원이 아이스버그 박사에게 달려감)

(고함 소리)

크로우 교수: 세상에. 하필 저 두 명이서 싸움이 붙다니.

클레프 박사: 좋은 구경거리군. 놓쳐서 아쉽겠지만, 그냥 우리 먼저 출발하는 게 좋겠어.

기어스 박사: (눈을 가늘게 뜨며) 저도 남도록 하지요……. (싸우고 있는 두 명에게 걸어감)

크로우 교수: 기어스에게 인생의 무게가 느껴지는 것 같아.

클레프 박사: 자네도 그렇게 느꼈어? 저 인간에게 감정이라는 게 남아있다는 또 다른 증거를 발견한 것 같네.

라이츠 박사: (전용기 입구에서) 이봐요, 빨리 타라고요! 알파팀이 탄 비행기는 벌써 이륙했어요!

브라이트 박사: 잠깐만! 지금 간다!

루핀 박사: 브라이트? 그 오랑우탄도 데려가려고?

브라이트 박사: 루시는 평범한 오랑우탄이 아니야.

앨버트 박사: 루시?!

클레프 박사: 그 새 이름이 또 바뀌었군.

크로우 교수: 맙소사…… 맙소사…….

이후의 기록은 전용기 A31DD9에서 촬영되었다. 일행이 탑승한 비행기가 곧 이륙하여 두 까마귀를 쫓게 되었다. 그런데 본 계획과는 달리 그들의 비행기가 알파팀이 탑승한 비행기를 앞서나가며 후긴과의 거리를 점차 좁히기 시작했다.

바보 같게도, 일행이 탑승한 비행기가 그들에게 거의 바짝 붙었을 무렵에야 그들은 미행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크로우 교수: 조종사가 누구야?! 후긴한테 들켜선 안된다고, 이 망할 놈들아!

루핀 박사: 뭐야. 아무도 조종사한테 속도를 유지하라는 소리를 안 한 거야?

클레프 박사: 젠장. 원래 그런 세부적인 일은 기어스가 맡았는데.

앨버트 박사: 후긴이 뒤로 돌아오고 있어요!

브라이트 박사: 녀석, 깨나 당황했군. 비행기 뒤로 돌아가는데?

클레프 박사: 무시해. 무닌은 계속 가고 있으니 놈을 쫓으라고.

루핀 박사: 후긴이 가버렸어. 대체 뭘 하려는 거야?

크로우 교수: 글쎄…… 자기를 쫓고 있다고 생각해서 방향을 틀게 하려고 시도하는 건가?

라이츠 박사: 그럼 저 까마귀는 생각했던 것보다 좀 더 멍청한 거네.

앨버트 박사: 그럴 리가 없는데. 찝찝한걸요…….

브라이트 박사: 무슨 상관이야. 놈이 기지에서 무슨 깽판을 치든 우리는 오딘만 막으면 돼.

크로우 교수: 이런 제길. 놈이 기지에서 깽판을 치면 지원이 또 늦을 텐데.

클레프 박사: 인샬라, 친구들. 신의 뜻대로 하게 두자고. 우리가 그놈을 곧 잡을 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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