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d in Almighty

서문

일곱 나팔 가진 일곱 천사가 나팔 불기를 예비하더라

요한 계시록 8:6

1. 개요

앨버트 박사: 박사님, 한 가지 궁금한 게 있어요.

만 박사: 뭔가?

앨버트 박사: 신화에서 오딘은 한 쪽 눈이 없는 애꾸잖아요. 그런데 SCP-343은 멀쩡하단 말이죠. 혹시 우리가 잘못 짚었으면 어쩌나 해서…….

만 박사: 좋네. 그 건의 설명 대해서는 두 가지 해결책이 있지. 첫째는 자네 말대로 그 자가 오딘이 아닐 경우야. 그렇지만 돌아가는 상황을 보았을 때 이 경우는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네. 그리고 두 번째 해결책은 말이지, 흠……. 지금 이 <현재>는 오딘이 아직 한쪽 눈을 잃기 전의 상황이라는 거지…….

"아하하하하!! 일어나라, 자랑스러운 발할라의 전사들이여! 위대한 오딘의 승리를 위하여!!"

그 순간, 천둥이 몰아쳤다.

브라이트 박사의 소설 초안

※관리자 등급 이상만 열람 가능합니다. 예외는 통보되었음.

작성자: O5-██

2011/03/11

작전명 : Odd in Almighty

오딘을 쫓던 당시 사건의 경과에 대한 기록임.

아직 분류가 끝나지 않아 시간 순서에 따르지 않을 수 있음. 추후 수정 예정이니 양해 바람

 
2. 기록

영국, 게이트윅 공항

크로우 교수: 이봐, 루핀. 일어나. 도착했어.

루핀 박사: 뭐, 뭐? 여기가 어딘데?

크로우 교수: 영국. 지금 막 공항에 착륙한 참이야.

클레프 박사: 저거 봐! 환영 인파가 있는데!

앨버트 박사: 뭐라구요? 이번 일은 분명히 비밀스럽게 진행해야…… 아!

크로우 교수: 방금 저놈들이 우리 비행기에 소화기 집어던진 거 맞지?

브라이트 박사: 광신도들이야. 벌써 정보가 샜나 보군.

루핀 박사: ……나 다시 자면 안될까?

전용기 A31DD9에 수신된 문서

무닌이 향할 곳이 어디인지 목적지를 파악하여 1분 이내에 답신해주십시오. 세계 오컬트 연합이 인력을 파견해 해당 장소를 최소 반경 2km 이상 차단할 예정입니다. 이미 연락을 취해두었으니 여러분들은 신원을 밝히면 통과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재단 측에서는 영국 정부와 접촉 중에 있으며 피치 못할 상황이 발생할 시 경찰망까지 동원할 예정입니다만, 보안 유지가 시급한 사안인 만큼 지원에 대한 것은 후발 지원 부대와 세계 오컬트 연합 측에 요청하시기 바랍니다.

O5-██

영국, 게이트윅 공항

크로우 교수: 버스로 올라타! 어서!

브라이트 박사: 잠깐만! 라나 좀 잡아줘!

라이츠 박사: 그 오랑우탄 암컷이 맞긴 한 거야?

앨버트 박사: 대체 이 작전이 어떻게 세 시간만에 들통이 난 거예요?

라이츠 박사: 아직 기지에서 사이비 종교를 싹쓸이하지 못했잖아.

브라이트 박사: (낄낄거리며) 그래, 아이스버그 녀석. 골머리 좀 앓겠는데 그래.

클레프 박사: 용감하게 소화기를 던진 것치곤 수가 좀 적은데. 실망스럽군.

크로우 교수: 운전대는 누가 잡지? 좋아, 라이츠? (웅얼거림) 뭐든간에 상관 없어. 하여튼 당장 이 공항에서 빠져나가도록 해. 밟아!

(고함 소리)

라이츠 박사: 어어…… 공항이 죄다 사이비 종교인들에게 둘러싸였어. 아무리 지금이 새벽 4시라지만, 공항이 촌구석에 있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공개적으로 활동하다니…….

클레프 박사: 아까 한 말은 취소하지. 이 정도면 아주 훌륭한 환영식이야.

브라이트 박사: 경찰은 코빼기도 안 보이는데. 이상한걸. 민간인처럼 보이는 사람도 없어.

크로우 교수: 아, 미치겠군. 활주로를 가득 메웠어. 이걸 또 어떻게 뚫지?

앨버트 박사: 버스 쪽으로 오고 있어요!!

클레프 박사: 다시 한바탕 할 시간이군.

루핀 박사: 대체 24시간 전까지만 해도 제17기지 안에서 미친 듯이 뛰어다닌 걸 기억하는 사람이 있긴 하는 거야? 난 지금 끔찍하게 피곤하다고!

사건 종료 후. ██████

크로우 교수: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만 박사: 글쎄, 나도 잘 몰라. 아마 원래 놓아둔 쪽지랑 쓰레기통에 있던 휴지조각을 누가 바꾼 것 같아. 어쩌면 혼란 중에 쓰레기통이 엎어지면서 우연히 그 녀석 책상 위에 올라갔을 수도 있고. 뭐 괜찮잖아? 덕분에 말 그대로 폭발적인 피날레가 연출되었고, 일도 아주 잘 마무리되었지.

사건 당일. 제██지휘부에서 송신된 전화

어…… 후긴이 돌아왔습니다. 스트렐니코프가 난동을 부리고 있어요. 아이스버그 박사는 구경만 하다가 제19기지로 가버렸고 그나마 기어스 박사가 어떻게든 막고 있지만 역부족입니──이봐, 누가 저거 좀 잡아!! 스트렐니코프를 막을 수 없다고요! 반복합니다! 문제는 후긴이 아닙니다! 스트렐니코프가 완전히 맛이 간 것 같다니까요!! 안돼안돼안돼안돼안돼안돼 누가 제발 저 자식 좀 멈춰!! 대령님!! 그건 건드리면 절대 안 됩니다!!! 아아아아아아아─(통화 종료)

영국, 게이트윅 공항

크로우 박사: 밟아! 하여튼 밟아!! 강행 돌파하자고!

라이츠 박사: 이 많은 사람들이 죄다 오딘한테 홀렸단 말이야? 이렇게 대규모로 그것도 민간인하고 계속 싸워야 한다면 우리한텐 승산이 없어!!

(유리 깨지는 소리)

앨버트 박사: 적어도 민간인들은 아녜요. 근데 혼돈의 반란 세력이 이렇게 많았나? 그리고 경찰이 온다면 이목이 쏠려서…….

브라이트 박사: 에, 걱정하지 마, 아직 경찰은 감감무소식이니까. 뭐 하는 거지? 이 정도면 대규모 사건 아냐?

클레프 박사: 민중의 지팡이들께서 아주 잘하는 짓이로군.

(고함 소리)

앨버트 박사: 재단에서 영국 정부에 연락을 취했다고 했잖아요, 혹시 정부 차원에서 국민의 출입을 막은 건 아녜요?

(비명)

브라이트 박사: 나라면 그런 생각은 꿈에도 안 할 거야. 자국민들이 뭐라고 생각하겠어?

(금속 마찰음)

클레프 박사: 그렇지만 세계 오컬트 연합도 있지. 재단하고 둘만 하더라도 공항 하나 잠깐 폐쇄하게 하기엔 충분해. 수리 아니면 사고가 어쩌고…… 뭐 그런 거 있잖아. 다 방법이 있겠지. 그래서 평범한 사람들은 그런가 보다 하면서 구시렁거리며 공항에 발도 안 들이는데 사이비 종교 쪽에서는─

(유리 깨지는 소리)

크로우 박사: 그만 쫑알거리고 놈들 좀 막아봐! 벌써 앞 유리창이 절반은 날아갔다고!

루핀 박사: 이건 악몽이야…… 난 아직 잠을 자고 있는 거라고…… 아직…….

?

짐승 앞에서 받은 바 이적을 행함으로 땅에 거하는 자들을 미혹하며 땅에 거하는 자들에게 이르기를 칼에 상하였다가 살아난 짐승을 위하여 우상을 만들라 하더라

요한 계시록 13:14

기어스 박사의 기록

후긴이 기지 영역 밖으로 비행하여 그대로 사라졌습니다. 저로서는 아주 난감한 일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전화선을 모두 끊어놓았고, 안테나도 최선을 다해 망가뜨린 것으로 생각됩니다. 연락망을 끊어놓았다는 것 외에 후긴의 목적이 무엇인지 그리고 무슨 행동을 취하고 떠난 것인지 그것에 대해서는 예측할 방법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어디로 향한 것인지는 짐작이 가능합니다만, 그것이 제19기지라는 사실에 대해 그 대처 방안이 심각하게 염려됩니다.

대서양 상공, 전용기 A31DD9

앨버트 박사: 박사님, 왜 이런 일에 SCP를 하나도 가져가지 않으시는 건가요? 우리에게 우호적인 인간형 SCP나 적들에게 충분히 위협적인 유클리드들을 가져가면 큰 도움이 될 텐데요.

브라이트 박사: 오, 안될 말이지. 절대로 안 돼. 이유는 충분해. 첫째, 잠재적이든 표면적이든 간에 위험한 것들을 혼돈의 반란 녀석들에게 뺏기기라도 하는 날엔 그냥 엿 되는 거야. 둘째, 그렇다고 뺏겨봤자 위협이 안 되는 녀석들은 우리한테도 도움이 안 되고, 셋째로, 오컬트 연합 놈들은 둘 다 안 가리고 죄다 부숴버릴 거란 말이지.

브라이트 박사의 소설 초안

창문에서 수많은 손들이 우리를 향해 뻗어오고 있었다. 모두를 파멸에 이르게 할 그 손들……. 단지 하나의 존재에게 잠식당한 그들은 이미 자신을 자각하지 못했고 불쌍하게도 몸을 내던지며 버스 안으로 들어오려 기를 쓰고 있었다. 우리가 생존을 위해 투쟁하던 순간 그들이 지르던 비명은 우리 모두를 소름 끼치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 공포는.. 이 장면 영화에서 본 것 같은데. 이런 제길..

제19기지, ██████

(사이렌 소리)

아이스버그 박사: 아아아아아아! 또, 또, 또! 짜증 나 죽겠구먼! 이봐, 너!

XX XXX XXX: 예, 예? 예!

아이스버그 박사: 내 개인 사물함에 있는 거 죄다 뽑아서 차에 싣고, 준비되는 대로 날 따라 보내.

XX XXX XXX: 어, 어디 가십니까?

아이스버그 박사: 먼저 영국으로 간다. 이 엿 같은 기지에 1초도 붙어있기 싫거든.

XX XXX XXX: 그렇지만 후긴이…… (아이스버그, 상대방을 노려본다) 알겠습니다. 다녀오시죠.

아이스버그 박사: 알아서 막으라고. 어차피 그 █ 같은 새대가리는 좀 있다가 다시 영국으로 날아갈 테니까.

영국, 게이트윅 공항

앨버트 박사: 저기! 알파팀이 탄 비행기가 착륙했어요!

크로우 교수: 버스를 저쪽으로 붙여! 알파팀 일부를 우리 버스에 같이 태우고, 나머지가 탈 버스는 어디 있지?

?: 위대한 뜻의 앞을 가로막지 말라!

클레프 박사: 근질근질하군. 쏴버리고 싶어.

브라이트 박사: 알파팀 비행기에 걔네들 전용 버스 없어?

크로우 교수: 우리 전용기엔 그런 거 없었는데. 역시 기동부대는 뭐가 다르긴 다르군. 하여튼 알파팀 몇 명은 우리 버스에 태워야겠어.

(엔진 소리)

(아우성 계속)

라이츠 박사: 좋아, 대충 알파 비행기까진 온 것 같네.

클레프 박사: 친구들! 몇 명 걸러서 우리 버스에 보내라고!

루핀 박사: 그래, 불면 지옥에 오신 걸 환영한다니까!

라이츠 박사: 루핀, 정신 나간 거 아냐?

루핀 박사: 그래, 살짝…… 아, 모르겠어. 좀 자면 그 녀석이 돌아올 것 같기도 한데.

크로우 교수: (창문으로 올라오는 남성을 밀쳐내며) 징징거리지 좀 말지그래.

브라이트 박사: 이봐 앨버트, 무닌은 어디로 갔지?

앨버트 박사: (노트북을 확인한다) 북위 51.17도, 서경 1.82도 부근이에요. 이제 거의 이동이 없습니다.

루핀 박사: 그러니까 거기가 어딘데?

브라이트 박사: 수학 얘기하는 건 재미없는데.

크로우 교수: 스톤헨지야, 이 바보들아. 라이츠, 당장 출발하지. 부대원들은 창문을 하나씩 맡아.

라이츠 박사: 어디? 정말? 오, 정말 마음에 들어. 기대되는데.

앨버트 박사: 스톤헨지라…… 재단에 연락할게요. 어, 이런…… 메시지가 두 시간 전에 와있었잖아…….

세계 오컬트 연합 측에 전송한 문서 일부

오딘의 위치가 스톤헨지 부근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따라서 격리 반경을 해당 장소 20km 이내로 줄일 것을 요청합니다. 우리 측 기동부대가 대동할 예정이며 추후 지원 부대 역시 곧 도착할 예정이므로 파견된 요원들에게 통보해주시기 바랍니다.

제██지휘부에서 송신된 전화

휴, 제기랄. 스놀리손 박사님이 오셔서 결국 스트렐니코프를 진정시켰습니다. 아니, 그보다는…… 그분 비서가 했다고 해야 옳겠지요. 사귀기라도 하나요? 세상에, 그 곰 같은 자식을 그렇게 다룰 수가 있다니. 앞으로 스트렐니코프를 파견할 때는 브레이크 요원도 같이 보내주셨으면 좋겠군요.

영국, 솔즈베리 평원 입구

브라이트 박사: 벌써 연합 측에서 검문을 하고 있군! 줄이 꽤 많이 밀렸는데.

크로우 교수: 시간 없어. 길에서 차 빼. 비포장으로 달리자고.

라이츠 박사: 훌륭한 제안이야.

버스가 빠른 속도로 검문소에 진입. 알파팀이 탑승한 버스가 뒤를 따른다.

?: 멈춰주십시오, 여러분. 현재 이곳 부근에서 사고가 발생해 신종 바이러스가 퍼지게 되었습니다. 생명에 대한 위험은 없으나 과학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성질의 것이라, 해당 장소를 격리한 뒤 다시 채취를 하고 추후 살균 처리를 할 예정이니──

클레프 박사: 이봐, '세균 재채취'라니, 그건 무슨 말도 안되는 변명이야. 차라리 스톤헨지에서 '디아블로'가 소환됐다고 하지.

브라이트 박사: (신분증을 꺼내며) 재단 소속이오.

?: 그렇군요. 확인했습니다. 수고하십니다.

루핀 박사: 수고를 할 예정이지.

?: 지금 저희 인력들로는 이곳을 격리하기 바빠서 따로 지원할 인원을 내지 못할 것 같습니다. 재단 측 사람들끼리 어떻게 하셔야 할 듯합니다.

크로우 교수: 좋아. 뭐든 괜찮으니 어서 지나가게 해달라고.

?: (뒤쪽에 신호를 보내며) '애물단지'가 도착했다!

브라이트 박사: 망할 연합 놈들.

버스가 검문소를 지나친다

█████에 수신된 전문

델타-5 팀, 현재 크시-13 팀과 합류했습니다. 오미크론-9 팀과의 합류를 위해 잠시 대기 중입니다. 오미크론 팀이 도착하는 대로 스톤헨지를 향해 출발할 테니 목적지 유사 사태시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영국, 솔즈베리 평원 스톤헨지 전방 20km 앞

라이츠 박사: 연합 녀석들은 대체 격리 반경을 얼마나 잡은 거야? 이렇게 넓게 잡으니까 인력이 모자라지!

앨버트 박사: 인력이 되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 넓게 잡은 게 아닐까요…….

크로우 교수: 그게 문제가 아냐. 오딘을 둘러싼 많은 거석을 둘러싼 저 수많은 사이비 아니면 혼돈의 반란 놈들을 보라고.

브라이트 박사: 버스 앞에 칼날 같은 거 달면 안 돼?

루핀 박사: 이거, 샤먼 전차도 아니고.

클레프 박사: 민간인을 죽이는건 최대한 자제하자고.

라이츠 박사: 총 들고 그런 얘기 해봤자 별로 신빙성 없어.

클레프 박사: 그럼, 내려놓고 다시 할까. 민간인을 죽이는 건─

크로우 교수: 알파팀 버스를 앞세우고 돌파해야겠어.

루핀 박사: 우리 그냥 지원 부대 기다리면 안 될까?

라이츠 박사: 음, 솔직히 나도 거기 찬성이야.

클레프 박사: 레이디, 왜 이러시나. 우리의 사명은 돌진이라고.

브라이트 박사: 피오나도 나가고 싶어 안달이야.

앨버트 박사: 박사님, 그 오랑우탄 이름은 대체 무슨 기준으로 정하는 거예요?

델타-5 팀이 수신한 전문

선두 일행이 무모한 돌파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오미크론-9 팀이 아직 합류를 하지 못했다면 기다리지 말고 곧바로 출발하세요. 사이비 종교 집단 세력의 숫자가 최소 수백이니 함부로 발포하지 않도록 주의하셔야 합니다. 사상자가 발생하면 처리가 곤란합니다. 최대한 무기 사용을 자제하고, 육탄전으로 상대하시기 바랍니다.

제19기지에서 송신된 전문

후긴이 영국 방향으로 날아갔습니다. 그렇지만 이 녀석이 전화선을 죄다 끊어놨어요. 왠지 모르겠지만 위성 통신도 안됩니다. 지금 당장 외부와 연락할 방법이 장거리 무전기와 모스 부호밖에 없습니다만, 현재 영국에 파견된 부대들에게 이것들을 수신할 장비가 있습니까?

영국, 솔즈베리 평원 스톤헨지 전방 15km 앞

루핀 박사: 새까맣군. 몰려오는 놈들도, 내 미래도.

클레프 박사: 너무 그러지 마, 루핀. 브라이트(bright)가 옆에서 자네를 밝게 비춰주고 있지 않나.

크로우 교수: 내 앞에서 이름 개그 치지 말라고 했을 텐데.

클레프 박사: 미안.

라이츠 박사: (키득거리며) 클레프, 지난번에 크로우한테 된통 물렸나 봐.

클레프 박사: 그 얘기는 접어두지.

브라이트 박사: 앞에 알파팀 버스가 몇 대 씩이나 있고 좀 있으면 이만한 버스 세 배가 뒤에서 지원을 올 텐데 뭐가 걱정이야.

루핀 박사: 좀 안심되긴 하는군.

클레프 박사: 것 봐! 역시 반짝반짝이야.

루핀 박사: 그렇지만 우리 같은 비전투부대가 이렇게 앞장을 서도 되는 거야?

클레프 박사: 자각하라고, 친구. 재단에서 박사라는 직책은 이미 인간형 유클리드급 개체로 인정받았다는 표식이야.

라이츠 박사: 클레프, 다른 사람도 아니고 네가 그렇게 말하니까 정말 어감이 색다르다.

앨버트 박사: 준비하세요, 녀석들이 다가옵니다!

루핀 박사의 회고

그때는 이 재단 박사들이 죄다 미친 줄 알았다. 앨버트를 빼고는 상황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없었으니까. 표현만 그랬는지는 모를 일이지만, 물론 기동부대원들을 제외하고, 내 생각에는 이 사람들은 재단 생활을 하면서 정말로 어떤 현실 감각이 닳아버린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곳에서 계속 지낼 나 역시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하면 소름이 돋는다.

기어스 박사의 기록

전투 방법은 완벽하게 단순무식한 강행돌파로 의견의 일치를 보았습니다. 수많은 인파들 사이에서 버스가 맹렬하게 돌진하며 창문 밖으로 주먹질을 해대는 상황을 어렵게 상상을 해보자면, 그래도, 당시 상황에 대해서 그나마 적절하다고 볼 수 있을 판단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다만 희생자가 없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영국, 솔즈베리 평원 스톤헨지 전방 10km 앞

(고함 소리)

클레프 박사: (창문을 향해 팔을 내저으며) 내 총에서 이놈 좀 떼어줘, 어깨가 잡혔거든!

루핀 박사: (클레프 박사 뒤편으로 발을 날리며) 배가 고픈걸! 늦잠 때문에 아침을 못 먹은 게 타격이 커.

(유리 깨지는 소리)

라이츠 박사: 루핀, 벌써 적응한 거 같네.

루핀 박사: 그래, 정신이 완벽하게 갈 곳을 잃었거든!

브라이트 박사: 안돼! 헬렌! (주먹질을 한다) 내 또 다른 자의식을 건드리지 마!

앨버트 박사: 아무래도 미친 것 같아요!

루핀 박사: 발할라의 전사들이여, 엿이나 먹으라! 21세기의 황제는 야훼이시니까 말이다, 이 떨거지들아!

브라이트 박사의 소설 초안

그렇게 빙그르르 돌아서 세상이 멸망할 뻔한 피날레를 향해 아름다운 새 세상이 열리는 유토피아적 환상을 찾아서 계시록의 스산한 공포가 떠오르는 결국 아무것도 달라질 바 없을 수평선 쪽으로 우리는 그렇게 달리고 있었다.

그렇다, 그때 우린 모두 정신이 나간 상태였으니까.

█████에 수신된 전문

델타-5 팀, 크시-13 팀과 오미크론-9 팀과 함께 솔즈베리 평원에 도착했습니다. 세계 오컬트 연합의 검문소를 통과하여 현재 약 5km 나아간 상황입니다. 전방에 선두 일행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총성은 들리지 않습니다. 번복합니다, 총성이 울렸습니다! 무기 사용 허가를 요청합니다!

영국, 솔즈베리 평원 스톤헨지 전방 7km 앞

앨버트 박사: 뒤쪽! 버스가 보여요! 지원 부대가 도착했습니다!

크로우 교수: 저 녀석들도 우리 뒤에 있는 놈들을 뚫고 여기까지 오려면 시간이 좀 걸릴 거야.

브라이트 박사: 저기, 권총을 꺼냈다! 저놈, 저놈도 쏴버려!

(클레프 박사의 총소리)

루핀 박사: 생각한 것보단 수가 좀 적은데.

(비명)

라이츠 박사: (앞창으로 들어오는 광신도를 막아내며) 뭐라고? 대체 얼마나 올 거라고 생각한 거야?

루핀 박사: (부서진 버스 좌석 한 조각을 집어던지며) 수평선을 가득 메울 정도로.

앨버트 박사: 반지 전쟁을 보는 것 같군요. 헬름 협곡 전투 말이에요.

클레프 박사: (총을 장전하며) 로히림!

?

지혜가 여기 있으니 총명 있는 자는 그 짐승의 수를 세어 보라 그 수는 사람의 수니 육백육십육이니라

요한 계시록 13:18

델타-5 팀이 수신한 전문

무기 사용을 허가합니다. 그렇지만 다시 강조하건대 쓸 데 없는 발포를 최대한 삼가시기 바랍니다.

영국, 솔즈베리 평원 스톤헨지 전방 5Km 앞

브라이트 박사: 오딘!! 오딘이 보여?!

클레프 박사: 스톤헨지 한가운데 있을 가능성이 커. 라이츠, 찾아봐! 네가 앞 유리창을 맡고 있잖아.

라이츠 박사: 어, 잠깐만…… 그래! 보여! 그 징글맞게 생긴 자식! 어깨 위에 무닌도 보이는 것 같은데?

루핀 박사: (창문에 등을 대고 몸으로 막으며) 놈이 뭘 하고 있는데?!

라이츠 박사: 기다려, (주먹을 날린다) 웬 석판에 손을 대고 있는데! 아냐, 이상한 막대기를 석판에 쑤셔 넣고 있어.

앨버트 박사: (필사적으로 노트북을 품에 안으며) 뭐라고요?!

라이츠 박사: 그래! 비석 한가운데 구멍이 뻥 뚫려있고! (바닥에서 돌멩이를 주워 밖으로 집어던짐) 거기 막대기를 집어넣고 있군! 그 상태로 우리를 계속 지켜보고 있어!

브라이트 박사: 달의 석판!!

크로우 교수: 롱기누스의 창!!!

루핀 박사: (몸을 다시 돌려 창문 밖에서 버스 안으로 다리를 집어넣으려 애쓰며) 구멍이 무슨 색이야?!

라이츠 박사: 노란색, 노란색!!

앨버트 박사: 놈이 롱기누스의 창을 충전하고 있어요!!!

기어스 박사의 기록

롱기누스의 창의 재질이 나무로 되어있다는 것은 밝혀졌지만, 이상한 유약 같은 것이 그 위에 발라져 있어 비상식적으로 내구성이 향상되었고 부식이 되지 않는 상태로 변화한 것에 흥미를 느낀 저는 엘리엇 박사에게 조사를 부탁했습니다. 엘리엇 박사가 만져보아야 알겠다고 우겨 손을 대게 하기는 했습니다만 어쨌든 그 창에 첨가된 액체는 붉은색이라는 정보를 습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창에 새겨진 글귀를 보면 아무래도 피인 것 같은데, 무슨 작용을 하는지 밝혀내기 전에 도난을 당한 관계로 거기까지 알아내지는 못하였습니다. 그리고 창 내부의 그 축전지의 형태에 대해서는…… 앞서 피의 영향을 생각해볼 때 굉장한 용량을 축전할 수 있을 거라고 추측합니다.

제19기지에서 송신한 전문

후속 지원을 방금 파견했습니다. 상부의 명령에 따라 책임자를 정하긴 했습니다만, 정말 괜찮을까요?

영국, 솔즈베리 평원 스톤헨지 전방 2km 앞

크로우 교수: 후속 부대가 앞서나가게 해!

라이츠 박사: 어떻게?! 이만한 인파 속에서는 전진하는 것도 힘들다고!!

클레프 박사: (사냥총을 장전하며) 총알, 총알이…… 어, 젠장. 세 발 남았나.

브라이트 박사: 저, 저거! 바주카 아냐?

(총소리)

클레프 박사: 이제 두 발 남았군.

루핀 박사: (밖에서 날아왔던 쇠막대기를 잡아 되던짐) 누가 저걸 또 주워서 쏘려고 하면 네 총알은 금세 바닥날 텐데.

클레프 박사: 뭐!

앨버트 박사: 괜찮아요, 바닥에 떨어져서 사람들이 죄다 밟아놓고 있어요. 아무래도 쓸 줄도 모르는 것 같은데요.

(크로우 교수가 버스에 들어온 남성의 팔을 물어뜯음)

(비명)

클레프 박사: (총을 휘두르며) 젠장, 난 저게 너무 무서워.

크로우 교수: 좋아! 델타 팀 버스를 따라가! 스톤헨지로 달려가자고!

라이츠 박사: 저 돌덩어리에 최대한 안 부딪히게 노력해볼게. 와, 정말 웅장하군.

루핀 박사의 회고

오딘인지 뭔지, 그놈보다 사람들이 더 무서웠다. 그때 그 상황에 서있던 나로서는 대체 무기를 어디서 그렇게 구한 건지 그 집념이 웬만한 정신 오염 관련 SCP들의 수준을 뛰어넘은 것처럼 보였다. 그날 이후로 나는 교회에서 찾아오는 전도사들을 문전박대하게 되었다.

제██지휘부가 ████에 송신한 전문

아직까지도 지휘 체계에 혼선을 빚고 있습니다. 심지어 후긴 때문에 전화선과 안테나가 망가져서 모스 부호 밖에 사용하지 못하는 있는 상황입니다. 장비가 노후화돼서 이쪽에선 송신도 제대로 안된다고요. 이젠 쪽지로 명령 하달하는 것도 신물이 납니다.

영국, 솔즈베리 평원 스톤헨지

클레프 박사: 재빠르게 내려야 해. 당장 오딘 손에서 저 빌어먹을 나무 작대기를 치워버리는 게 첫 번째 목표야.

브라이트 박사: 내가 맡지. 마르가르테, 할 수 있겠지?

라이츠 박사: 우리의 구원자가 저 오랑우탄이라니.

크로우 교수: 브라이트, 준비해. 문을 열자마자 스톤헨지 정중앙으로 달려나가는 거야.

(브라이트 박사가 오랑우탄에게 살짝 머리를 흔들고, 목걸이가 오랑우탄의 목에 걸린다)

루핀 박사: 뉴턴은 대단해. 관성 법칙이라니, 그딴 걸 어떻게 생각해낸 건지 원.

앨버트 박사: 그 사람도 지능계 SCP 같은 거였으면 웃기겠는걸요.

클레프 박사: 글쎄, 모르는 일이지. 진짜일지도.

크로우 교수: 대기하고, 셋, 둘, 달려!

브라이트 박사의 소설 초안

아! 마르가르테! 그대의 가녀린 손이 남자의 손을 쳐내던 그 순결한 순간을! 그때 하늘로 치솟아 오르던 그 광휘가 당신의 신성함을 표현하고 있었소. 그레트헨, 당신의…… 아, 젠장. 이름이 너무 헷갈리는군.

영국, 솔즈베리 평원 스톤헨지

브라이트 박사(오랑우탄)가 SCP-343에게 달려가서 롱기누스의 창을 들고 있던 손을 위로 쳐내자, 달의 석판의 워프 속에서 충전되던 창이 하늘로 치솟아 날아갔다. 그 충격으로 브라이트 박사(오랑우탄)은 뒤로 날아가 지면에 머리를 부딪히고 기절.

SCP-343: 멍청한 것들! 조금만 더 있었으면─

라이츠 박사: 나이스 타이밍! 뭔진 모르겠지만 하여튼 제지하는 덴 성공했군. 브라이트는 좀 아프겠는걸…….

SCP-343: 틀렸다, 어리석은 자들아. 내 창 궁니르는 목표물을 절대 빗맞히지 않아. 북유럽 신화도 안 읽어보았나?

앨버트 박사: 어…… 그렇지만 방금 '조금만 더'라고……

루핀 박사: 상관없어. 충전이 다 안됐잖아? 그게 목표물을 맞춘다고 해도 힘이 부족해서 목적을 달성하진 못할 거야.

SCP-343: 그래, 즉각적인 결과는 내지 못하겠지…… 그렇지만 그 충격의 여파가 결국 너희들의 세상이 무너지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웃음을 터뜨림) 나는 방금 두 번째 나팔을 분 것이다…….

크로우 교수: 당장 본부에 연락해봐! 저 창이 어디로 날아가는지 알아야겠어!

라이츠 박사: 어떻게?

클레프 박사: 델타 팀 버스 안에 모스 전신기가 있어.

루핀 박사: 글쎄…… 여기까지 오면서 그게 멀쩡하게 남아있을진 잘 모르겠는데…….

앨버트 박사: 하여튼 제가 가볼게요. (앨버트 박사가 델타 팀이 광신도들을 막고 있는 전선으로 달려감)

SCP-343: 자, 여러분. 그러고 있을 때가 아닐 텐데?

제71기지에서 송신된 전문

일본 근해를 향해 날아오는 미사일로 추정되는 물체가 포착되었습니다. 방금 2시 46분경을 지난 시점에 근처 바다로 떨어진 것 같습니다. SCP와 관련은 없는 것 같습니다만 어디서 날아온 것인지 추적을 요ㅊ\?[ ]□□[?:。¶ [연락 두절]

기어스 박사의 기록

그날이 바로 재단이 관여한 사고 사상 가장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날이었습니다. 재단이 범한 처리상의 오류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막지 못했을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사고였습니다. 만 단위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결과를 낳았지만, 물론 지구 반대편의 일입니다. 한 가지 안타까운 사실은 태평양 위의 제71기지에 막대한 손상이 가해졌다는 것입니다.

영국, 솔즈베리 평원 스톤헨지

크로우 교수: 하! 그놈의 축복받을 창이 바다에 떨어졌다는군!

클레프 박사: 바다라? 자네가 인간 세상을 무너뜨리려고 선택한 피격 대상이 깊이를 알 수 없는 저 아래 푸른 바닷물이란 소리지? (평소보다 더욱더 크게 미소 지음) 이거 안타깝게 되었군.

SCP-343: 마음껏 웃어보아라. 그것이 무슨 결과를 불러일으킬는지…… 한 번으로는 끝나지 않을 것이다.

크로우 교수: 뭐가 어쩌고 어─

앨버트 박사: 교수님! 교수님!! 이 내용 좀 보세요!

크로우 교수: 뭔데 그래? 오…… 젠장…… 세상에…….

루핀 박사: 이런 제길. 6, 7, 8도 아니고…….

SCP-343: 크하하하하! 아직도 모르겠느냐? 너희들은 이 날 이후 벌어질 일들을 더 걱정해야 할 것이다!

?

둘째 천사가 나팔을 부니 불붙는 큰 산과 같은 것이 바다에 던지매 바다의 삼분의 일이 피가 되고 바다 가운데 생명 가진 피조물들의 삼분의 일이 죽고 배들의 삼분의 일이 깨어지더라

요한 계시록 8:8-9

영국, 솔즈베리 평원 스톤헨지

SCP-343: 내 창을 걸고 맹세하건대, 너희들은 종말을 막지 못한다. 절망하라, 필멸자들이여.

클레프 박사: 적어도 네놈은 막을 수 있겠지, 빌어먹을 거렁뱅이 자식아.

SCP-343: 훌륭한 용기로군! 자네 혹시 내 궁전에서 종말과의 싸움을 준비하지 않겠나?

라이츠 박사: 자기가 종말을 불러일으킨다고 해놓고 무슨 헛소리야?

SCP-343: 역시, 어리숙하군. 나의 깊은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불행한 어린 양들이여.

루핀 박사: 진짜 헷갈리는데, 저거 오딘이야, 아니면 예수야?

앨버트 박사: 아무래도 한 쪽이 다른 쪽을 사칭하는 거 같아요.

크로우 교수: 오딘, 너는 이제 도망칠 곳이 없다. 바깥의 사이코 무리들도 우리 부대들이 거의 제압한 상태다. 도움을 기대할 곳은 아무 데도 없지.

SCP-343: 끝까지 멍청하군. 뒤를 보거라…….

루핀 박사: ……후긴이야!

영국, 솔즈베리 평원 입구

?: 야 이 개자식들아!! 재단 소속이 맞다니까!! 급하니까 빨랑 빨랑 처리하지 못해?! 검문? 확인 소속?! 지랄하고 자빠졌네. 등신 같은 자식들, 내 코트 주머니에 훌륭한 증명서가 있지. 45구경이라고 들어봤나? 알았으면 당장 꺼지고 길을 비키…… 죄송합니다, 그쪽에도 무기가 있다는 걸 잠시 잊었군요. 제가 너무 급해서 정신이 나갔나 봅니다. 잠시만요, 신분증이 여기…….

영국, 솔즈베리 평원 스톤헨지

라이츠 박사: 저 까마귀 도대체 뭐가 문제야?!

크로우 교수: 무닌도 만만찮게 짜증 나. 공격을 다 막아내고 있어.

루핀 박사: 클레프, 아까 쏜 거, 한 번 쏜 거지?

클레프 박사: 그래, 젠장맞을 후긴한테 쏘지 말고 무닌이나 쏠 걸 그랬어.

루핀 박사: 이미 한 발 밖에 안 남았다고! 총으로 쏠 생각은 그만둬!

라이츠 박사: 브라이트는 아직도 엎어져있군. 우리가 다 덤비면 어떻게 될 거 같기도 한데.

앨버트 박사: 애초에 까마귀 둘이서 성인 다섯 명을 어떻게 막고 있는 거죠?!

루핀 박사: 설명해줘? 후긴이 클레프 뒤통수를 쪼고, 네 목덜미로 돌진한 다음, 라이츠를 넘어뜨리고, 크로우 안경을 집어던진 뒤에 내 앞으로 날아와서 날개로 따귀를 치고 있다고!

크로우 교수: 젠장, 렌즈 낄 걸 그랬나…….

라이츠 박사: 그냥 무시하고 오딘을 족치면 안 될까?

클레프 박사: 무시하기엔 까마귀(crow) 부리가 정말 아픈데. 크로우가 무는 것보다 더 심해.

앨버트 박사: 누굴 말하는 거예요?

클레프 박사: 알아서 생각해. 난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어.

루핀 박사: 오딘 주변은 무닌이 버티고 있잖아. 저 빌어먹을 기억 덩어리 자식이 물건이라도 던졌다치면 족족 낚아채고 있다고.

크로우 교수: 후긴에게 공격받는 상태에선 도망치는 오딘을 잡지 못해!

앨버트 박사: 쫓는 것도 힘들어요, 헉, 헉.

클레프 박사: 여기 우리 기동 부대원들이 감싸고 있는 지역 아니야?

라이츠 박사: 걔네들 지금 사이비들 막느라 바빠서 아무것도 못한다고! 그 와중에 오딘이 집단 최면이라도 했다 치면…….

루핀 박사: 뭐?! 아까 바깥에 사이코 무리가 거의 제압되었다고 하지 않았어?!

크로우 교수: 미안, 뻥이었어.

앨버트 박사: 으아아아! 후긴이 눈을 뽑으려고 하고 있어요!!

라이츠 박사: 뒤쪽! 저지선이 돌파당한 거 같아! 광신도 놈들이 달려온다!!

루핀 박사: 클레프, 그만 웃어, 제기랄.

클레프 박사: 그래, 솔직히 지금부터는 그래야 할 것 같긴 해.

브라이트 박사의 소설 초안

음, 여기서부턴 어떻게 써야 할지 기억이 안 나는군. 내 사랑스러운 소설 원고야, 누구한테 물어보는 게 좋을까? 제길, 재단에 믿을만한 증인이 한 명도 없다니. 픽션으로 가야겠어.

영국, 솔즈베리 평원 스톤헨지

라이츠 박사: 브라이트를 지켜! 목걸이를 빼앗기면 그는 끝장이야!

클레프 박사: 그걸 목에 거는 녀석이 끝장이지 않을까.

라이츠 박사: 저놈들은 혼돈의 반란이라고, 이 멍청이야! 지난번 월급날 사건이 재현되는 걸 기대하는 건 아니지?

앨버트 박사: 혼돈의 반란 녀석들이 목걸이에 대해서도 알아요?

크로우 교수: 그래, 사실, 브라이트는 그놈들이 떨어져 나가기 전에도 유명했으니까.

라이츠 박사: 아, 젠장, 엿 같은 까마귀, 제발! 얘 좀 어떻게 해 봐!

클레프 박사: 별 수 없어, 저 녀석은 아이큐가 우리 전부를 합친 거보다 높을 거야. 이 생각을 하면서 저 계획을 짜는 게 다 가능하다고. 그런 두뇌를 저 쪼매난 새대가리 속에 감추고 있다니까.

크로우 교수: 뭘 보는 거야, 클레프.

클레프 박사: 아, 아니. 그냥 네 머리 구조가…… 아냐. 아무것도.

루핀 박사: 아! 그래! 그렇다면!

앨버트 박사: 뭡니까? 뭐죠?

루핀 박사: 저 까마귀 듀오를 잠재울 방법이 생각났어. 스톤헨지 안으로 달려! 달의 석판을 되찾아야 해!

기어스 박사의 기록

솔직히 생각해보았을 때, SCP-343의 능력은 굉장히 의심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가 정말로 오딘이었다면 '천둥의 신'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벼락을 조종하는 수준의 공격 행위를 보여야 마땅했습니다. 그다지 신빙성 있는 내용은 아니지만 요한 계시록에도 비슷한 내용이 있습니다. "짐승이 이적을 행함으로써 땅에 거하는 자들을 미혹한다"라는, 13장 14절의 내용인데, 바로 그 앞 절에 "큰 이적을 행하되 심지어 사람들 앞에서 불이 하늘로부터 땅에 내려오게 하고"라는 대목이 존재합니다. 신화의 진실성을 어느 정도 믿을 수밖에 없는 이번 사건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이 예언서의 내용은 그런 방식으로 실현되는 것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이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오딘에게도 나름의 전투 능력이 있었다고 취급해야 타당하리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는 실제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까마귀들이 그들을 막는 동안 그는 대체 무엇을 한 것일까요?

어찌 됐건 우리는 운이 좋았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당시의 모든 위험을 고려 대상에 포함했을 때 결과를 놓고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감회를 비유적으로 돌려 표현하자면, 그때는 '신의 가호가 있었다'라고 할 수 있겠죠.

영국, 솔즈베리 평원 스톤헨지

클레프 박사: 그러니까, 계획이 뭐지?

루핀 박사: 일단 웜홀부터 닫아. 아르테미스 세 개를 죄다 뽑아버려.

앨버트 박사: 뽑았어요.

루핀 박사: 클레프, 라이츠, 우리들끼리 이 석판을 들 수 있을까?

라이츠 박사: 글쎄, 브라이트가 깨어나서 오랑우탄 형태로 들어준다면 못할 것도 없겠지만…… 솔직히 잘 모르겠는걸.

루핀 박사: 젠장, 좋아. 그럼 석판 방향을 돌리는 걸로 하지. 석판이 후긴을 향하게 해. 아, 그보다는, 그냥 석판이 오딘을 등지게 해. 정반대를 바라보게 하라고. 오딘이 우릴 보고 있나?

클레프 박사: 아주 멍청하게 보고 있는데. 우리가 뭘 하는지 감도 못 잡고 있을걸.

크로우 교수: 사실 우리도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말이야.

루핀 박사: 후긴이 정반대 편에 위치할 때까지 기다려. 그러니까 우리를 사이로 오딘과 마주 보는 각도가 되도록 말이야.

앨버트 박사: 뭐라구요?

클레프 박사: 그러니까 오딘-우리-후긴의 형태로 일렬이 될 때까지 기다리라는 거야. 맞지? 근데 왜?

루핀 박사: 그냥 그게 안정적일 거 같아서. 하여튼 그렇게 해.

라이츠 박사: 점점 더 모르겠는데. 후긴이 어디 있지?

앨버트 박사: 저쪽! 저쪽에서 날아오고 있어요. 조금만 더 왼쪽으로…….

루핀 박사: 앨버트, 아르테미스를 준비해. 신호하면, 무닌을 향해 던져버려. 무닌이 오딘 옆에 있는 거 맞지?

앨버트 박사: 세 개 다요?

루핀 박사: 그래, 세 개 다.

크로우 교수: 음…….

라이츠 박사: 이 정도면 됐어? 석판이 완벽하게 오딘을 등지고 있어. 후긴도 네가 말한 딱 그 위치로 방향을 잡고 있는데.

루핀 박사: 훌륭해, 이제부터 절대로 석판을 쳐다보지 마─ 지금! 지금이야! 던져, 앨버트!!

████████

뭐라고?! 책임자가 누구?! 말도 안돼! 다시 돌려보내! 어서! 이미 늦긴 뭐가 늦어! 연락해! 안테나가 아직 수리 중이야? 이 엿같이 멍청한 놈들아! 융통성 없는 놈들, 누가 쓴지도 모르는 쪽지에 쓰인 곧이곧대로 진짜 해버리면 어쩌자는 거야? 누가 얼마나 탔어? 탄 사람은 없다고? 뭐!! 폭발물이 들어있어!!?! 이 또라이 같은 자식들이 진짜!!!

영국, 솔즈베리 평원 스톤헨지

후긴이 비틀거리며 날다가 땅에 그대로 내다 꽂히고, 무닌은 SCP-343과 일행들의 사이에서 비행하다가 순간적으로 모든 동작을 멈추고 그대로 땅에 앉은 뒤 아무 행동도 취하지 않는다.

루핀 박사: 걸려들었어!

앨버트 박사: 뭐, 뭐가 어떻게 된 거죠?

크로우 교수: 달의 석판과 아르테미스가 떨어지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

앨버트 박사: 아……! 아르테미스는 잊어버리게 만드는 효과를 가지고 있었죠! 그래서 무닌이 저렇게 갑자기 당황한 거예요! 그런데 후긴은……? 달의 석판은 기억하게 만드는 것이었을 텐데…….

라이츠 박사: 네가 시험공부를 한다고 생각해봐. 근데 머릿속에서 게임 생각이 떠나질 않아. 공부가 제대로 되겠어?

앨버트 박사: 정말 대단해요!

SCP-343: 이 가소로운 자식들아! 너희들은 날 막지 못한다!! 내 두 눈이 이렇게 똑똑히 남아있지 않느냐!!

클레프 박사: 좋은 변명이었어, 친구. (총을 든다) 어디 다시 한번 말해보시지.

(파열음)

루핀 박사의 회고

클레프 박사는 굉장히 진지해 보였다. 아 물론, 입은 멍청하게 계속 벌리고 있었지만. 총을 조준하던 그때만큼은 어떤 종류의 노련함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그때 내가 받은 감정은 감격이라기엔 약간 부족하고 마지못한 인정이라기보단 더한…… 그러니까 '놀람' 정도라고 할까.

영국, 솔즈베리 평원 스톤헨지 전방 1Km 앞

일행들이 천천히 SCP-343 쪽으로 다가간다.

SCP-343: (한 쪽 눈을 감싸 쥐며) 크아아아악!! 필멸자 놈들, 예언이 이렇게 실행되는구나!

클레프 박사: 이상하군. 이게 머리를 쐈는데 관통이 안 될만한 총이었나?

라이츠 박사: 신이라서 그런가 보지 뭐. (키득거림) 결국 오딘은 인간에게 덤비지 말자는 귀중한 지혜를 얻고 한 쪽 눈을 잃게 되는군.

SCP-343: 그러나 이대로 끝나지 않는다! 이것도 다 예정된 일, 너희들의 세상이 파멸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크로우 교수: 고집이 센데.

루핀 박사: 어이, 뒤에 좀 봐.

앨버트 박사: 뭐, 또 광신도인가요?!

루핀 박사: 아냐, 내 생각엔 소형차인 것 같은데.

아이스버그 박사: 피날레를 장식하러 왔지! 빌어쳐먹을 연합 자식들 때문에 검문소에서 약간 지체했어. 흠, 멍청한 브라이트 놈은 엎어져있군그래. 저기 저 불쌍하게 피만 흘리고 있는 녀석이 오딘인가?

크로우 교수: 피라……. 그러고 보니, 그 궁니르인가 뭔가 하는 창, "당신의 아들이 흐르게 한 피"라고 새겨져 있었지, 아마.

클레프 박사: 그럼 내가 저 녀석 아들이란 소리야?

루핀 박사: (낄낄거림) 클레프가 신족이라니. 경배하라!

아이스버그 박사: 오딘, 이제 곧 내가 손수 제작한 폭탄들을 가득 담은 버스가 도착할 거다. 참고로 알려두자면, 그 버스는 빨간색에 손잡이가 열 개 달려있고 앞 유리를 포함해서 일곱 개의 창문을 가지고 있지!

SCP-343: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는지 모르겠지만, 어떤 수를 쓴다고 한들 너희들은 나를 잡을 수 없을 것이다.

아이스버그 박사: 어…….

크로우 교수: 저 녀석, 계시록 공부는 나팔에 대한 것밖에 안 한 모양인데.

아이스버그 박사: 아무래도 상관없어! 네가 바빌론이라고 불렀던 그 여자가 그 버스를 타고 네게 달려올 거다! 네 종말의 예언이 실행되는 꼬락서니를 비참하게 지켜보라지그래, 등신 같은 자식!

라이츠 박사: 뭐? 나 여기 있어.

아이스버그 박사: 뭐─

클레프 박사: 아이스버그, 대체 뭘 하고 온 거야?

아이스버그 박사: 이런 쓰레기 새끼들! 분명히 책임자가 라이츠 박사라는 보고를 받았는데!

루핀 박사: 진정해, 아이스버그. 보고가 올라왔다는 건 하여튼 출발은 시켰다는 소리잖아.

앨버트 박사: 대체 누가요?

아이스버그 박사: 기다려봐, 버스를 끌고 나타나면 그놈을 그냥…….

크로우 교수: 운전자는 아무 잘못 없잖아. 화는 저기 불쌍하게 피만 흘리고 있는 녀석한테 하라고. 아니면, 저 까마귀가…… 그래, 그쪽에 화풀이하는 게 낫겠군그래.

앨버트 박사: (천천히 걸어가서 꼼짝 않는 무닌을 품에 안으며) 이 녀석은 아무 짓도 안 했어요.

SCP-343: 장난은 이제 끝이다! 너희들의 파멸만큼은 좀 더 앞당겨서 지금 당장 보여주……. (말을 멈추고 일행 뒤쪽을 응시한다)

루핀 박사: 뭐, 무슨 일이야? (뒤를 바라본다) 오…… 세상에…….

일행들, 모두 뒤돌아선다. 앞 쪽에서 거대한 흙먼지가 피어오르고 있다.

크로우 교수: 저게…… 뭐지?

라이츠 박사: 말도 안돼…… 저게 오딘의 힘인가?

클레프 박사: 하! 자기도 적잖이 당황한 거 같은데 오딘의 힘은 무슨.

앨버트 박사: 그럼 저게 대체…… 어…… 저거 혹시…… 빨간 버스 아녜요……?

라이츠 박사: 설마…… 저거………… 저거 제럴드가 운전하고 있는 거야……?

루핀 박사의 회고

나는 그때 클레프 박사의 입에서 미소가 사라지는 것을 처음 보았다.

?

하늘에 또 다른 이적이 보이니 보라 한 큰 붉은 용이 있어 머리가 일곱이요 뿔이 열이라 그 여러 머리에 일곱 면류관이 있는데

요한 계시록 12:3

영국, 솔즈베리 평원 스톤헨지

크로우 교수: 모두! 도망쳐!! 기동부대들! 당장 후퇴한다!! 이 지역에서 당장 벗어나!!!

라이츠 박사: 이건 말도 안돼, 말도 안된다구, 말도 안돼, 나가, 나가, 빨리 비키란 말이야!!

아이스버그 박사: 이거 진짜 미치고 팔짝 뛰겠군! 저 씨발 개 같은 버스는 또 왜 이렇게 빨리 달려오는 거야!?!!

루핀 박사: 광신도들까지 죄다 도망치고 있어, 붉은 용이 나타났다면서 혼비백산이란 말이야!!

앨버트 박사: 그냥 달려요, 달려, 계속!! 핵폭탄급 시한폭탄이 우리한테 전속력으로 달려오는 거란 말이에요!!

클레프 박사: 브라이트는?!! 목걸이, 목걸이 가져와!!

라이츠 박사: 버스가 온다!!!

아이스버그 박사: 개새끼 같으니!! 끝까지 골치 썩이는군!!!

크로우 교수: 저 미친 새끼들, 뭐 하는 거야?! 버스를 공격하고 있잖아!!!

앨버트 박사: 혼돈의 반란?!! 어떻게 좀 해봐요!!!

아이스버그 박사: 누구 이 목걸이 대신 들어줄 사람 없어?!!

루핀 박사: 저거─ 버스가 뒤집어졌어!! 당장 뛰어!!!!!

(폭발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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