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 더 훅

오프 더 훅

뒤틀린 솔밭 / 윌슨 야생동물 이야기

이상했어, 라고 와지마 "하기" 모유미Wajima "Hagi" Moyumi는 생각했다. 자신이 어떻게 그렇게 쉽게 재단에서 떠날 수 있었는지가 이상했다.

물론, 사람들이 재단에서 떠날 수가 없었던 건 아니었다. 그럴 수는 있었지만, 고위직이 아니었다면 재단에 대한 모든 걸 잊어버리게 될 운명이었다. 정보를 붙들어 두는 게 재단의 주요 목적이고, 퇴직자들은 수많은 적대 단체들더러 자기들을 납치하고 심문해 달라고 하는 정보 뭉텅이일 뿐이다. 예컨대, 메카네 신도가 유물 같은 걸 어떤 기지에서 보관하고 있는지 알고 싶어한다던가, 혼돈의 반란 요원이 성공적인 방해나 폭파를 이끌어낼 수도 있는 뭔가를 캐내려 든다던가. 아니면, 누군가가 다른 사람들한테 별 어려움 없이 정보를 팔아넘기려 든다던가. 즉, 퇴직한 재단 직원을 유용한 정보를 약간이라도 지닌 채 무방비 상태로 내버려 두는 건 위험하고 경호와 감시에는 시간과 힘이 든다. 때문에 재단은 대부분의 퇴직자들 모두의 기억을 지워버리는 습관을 들였다. 머지않아 다른 요주의 단체들은 아무리 고문을 해도 유용한 걸 아무것도 얻어낼 수 없다는 걸 알아차리기 시작했고, 퇴직한 과학자들과 부상당한 현장 요원들의 삶은 훨씬 덜 소란스러워지고 훨씬 더 안전해졌다.

하기의 상황은 달랐다.

재단이 윌슨 야생동물구제에 대한 영향력을 낮춘다는 소식을 어떻게 전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떠올린 아이디어는 상당히 직접적인 영향력 완화의 본보기로서, 하기가 첩자였다는 걸 폭로하고 그 단체의 지위에서 끌어내는 것이었다. 실패할 염려가 거의 없었다. 재단이 보기에 보링 협약의 어떤 항목에도 첩보 활동을 금한다는 내용은 실제로 없었고, 이 아이디어는 새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걸 그들에게 그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 — 재단의 영향력 밖에서의 시대를. 모두가 한 배에 탔다.

하기만 빼고.

하기는 이 계획에 대해 전해듣자 매우 당황스러웠다. 누군가 높으신 분이 그런 낌새를 눈치챈 게 분명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넥서스 17 연구팀과의 회의에 불려가 그 문제에 대한 생각을 질문받았기 때문이었다. 하기가 반대 의사를 밝히자, 그들은 그녀의 말을 들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자, 이제보니 하기가 윌슨 야생동물구제를 떠나고 싶지 않았다.

그 시점에서 하기는 윌슨 야생동물구제와… 이십 년 정도는 함께해 왔었다. 이 일은 그녀가 살아가는 방식이 되었다. 하기는 재단 요원의 생활방식에는 유연성과 바로 당장 기꺼이 변화하려 드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스스로에게서 더 큰 성취감을 느끼지 못했었다. 하기는 그들에게 혹시 자신의 정체를 그대로 폭로하면서 그 다음에는… 자신을, 말하자면 해고하고 윌슨 야생동물구제의 정규직 직원으로 머무르게 해줄 수 있는지 물었다.

위험천만한 제안이었고 하기는 이게 성공하리라고는 예상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게 먹혔다.

하기는 대부분의 것들을 기억하고 있게 되었다. 아니면 하기의 기억이 그렇다고 했든가. 이 시점에서 기억은 신뢰하기가 어렵다는 걸 그녀는 알았다. 재단은 하기의 많고, 많은 것들을 지워버렸는데 — 우선 첫째로, 하기는 어떤 기지의 위치도 몰랐다. 자신이 연구했던 변칙존재도(윌슨에 있는 동물들은 제외하고) 거의 다 기억하지 못했고, 어떤 연구시설의 구조도 기억하지 못했고… 작별한 친구와 동료를 기억하는 건 허락되었지만, 재단은 그들의 이름을 하기의 기억에서 지워버렸다. 그럼에도, 하기가 어쨌든 재단에서 일했다는 걸 기억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매우 드문 일이었다.

대폭로가 있고 나서 처음 몇 달 동안은 소란스러웠다. 성대한 축하가 있었지만… 아주 약간의 적개심이 하기를 향했다. 사람들은 염탐을 당했다는 사실을 당연히 언짢아했다. 하는 일이 감찰하는(supervise) 게 전부인 원청the Supervisors에서 그런 것이었더라도. 결국에는 그런 적개심도 정리가 됐고, 아직도 몇 명은 자신에게 적대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걸 하기는 알았지만 그 사람들은 일터에서 모두가 더 나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그런 감정을 숨겼다. 모두가 그런 식으로 반응한 건 아니었다. 페오윈 윌슨Faeowynn Wilson은 하기에게 친절했고, 하기의 좋은 친구인 게리 하프Gary Harp도 마찬가지였다 — 한 번이었나 두 번 아주 곤란한 대화를 갖기는 했지만.

"준비됐어? 첫 이동은 언제나 아주 특별한 일이지." 하기는 하수구 가장자리에 섰다 — 길a Way이라기에는 불쾌한 장소였지만, 어쩌겠는가? 불평할 여유는 별로 없다.

"어, 그런 것 같아." 게리가 살짝 주춤거렸다. "아프지는 않지?"

"전혀. 자, 내가 어떻게 되는지 보여줄게."

예전에 하기는 최소한 두 번은 재단과 스리포틀랜즈에 갔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기억해낼 수가 없었다. 이제, 하기는 윌슨과 스리포틀랜즈에 가고 있었다. 뭔가… 초현실적인 느낌이 들었다. 이미 느껴본, 꽤나 묘했던 스리포틀랜즈보다도 더 초현실적이었다. 스리포츠는 항상 어마어마하게 변칙적인 기밀사항이었는데, 다른 누구도 아니고 윌슨 야생동물구제가 그곳에 대해 알게 된다니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 확실히 첫 발걸음이었다. 곧 공개될 그곳에 지을 지부와 함께, 윌슨 야생동물구제는 그 어느 때보다도 변칙세계와 더욱 연결될 것이었다.

"그럴 필요는 없어. 예전에 설명을 들었거든. 할 수 있어."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야."

게리는 하수구를 열고, 코를 틀어막았다.

"코 막는 건 절차에 없는데."

"띠끄러."

하기가 키득거렸고, 둘은 하수구를 따라 내려갔다.

"그냥 걱정돼서 그래." 게리가 말을 시작했다. "평행우주에다가 와이파이를 설치하는 게."




특이사건반 요원인 토시 레디Tosh Reddy는 아주 중요한 일을 하고 있었다. 그 자체로 가장 재미있는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중요한 일이었다. 한쪽 손에는 파란색 마스킹 테이프 롤을, 다른 쪽 손에는 전단지 더미를 든 채 토시는 상점 정면에 있는 창문 안쪽 면에 광고를 착 붙이고 나서 상점 주인인, 친절한 노부인을 향해 돌아섰다. "전단지를 붙이게 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인!"

노부인이 손사래를 쳤다. "아, 염려 말아요. 지역 사업을 지원하는 건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이니까요!"

토시는 미소를 짓지 않을 수 없었다. "저희를 지원해 주신다니 기쁘군요. 이제는, 어, 급히 가봐야겠어요. 이런 전단지가 많이 있거든요."

"물론이죠."

그러고 나서, 토시는 밖으로 나가 뒤집힌 지평선을 응시하고 등대 그림자 몇 개를 흘끗 보며, 스리포틀랜즈의 분주한 사람들 틈에 섞여들어갔다. 얼굴에는 여전히 똑같이 소리 없는 미소를 띤 채로. 토시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사람들과 일하는 게 때로는 재미있었다 — 뭔가 좋은 일을 하면 마음속에 느껴지는 따스하고, 성취감이 드는 감정을 토시는 잊고 있었다.

보통 특이사건반에서 잘 하고 있다는 건 누군가를 감옥에 처넣거나, 또다른 변칙 마약 조직을 급습한다는 의미일 뿐이었다. 물론, 그런 일이 본질적으로는 세상을 더 좋게 만들지만… 자신이 한 행동의 결과를 곧바로 본다는 건, 어떻게 그 행동이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지 본다는 건 뭔가 달랐다. 근사했다.

"어이, 토시!"

요원은 고개를 들어 파트너인 타흐레이 애덤스 요원Agent Tahirih Adams을 보았다. 토시에 비해 눈에 띄게 적은 양의 전단지 더미를 들고 있었다. 타흐레이의 표정을 보아하니, 정확히 바로 그 점을 토시에게 말해줄 모양인 듯 했다. "꾸물대거나 딴짓하고 있던 거야? 서둘러, 우리 이 일 빨리 해야 된다니까! 여기 좀 봐!" 타흐레이는 손에 든 전단지 한 장을 가리켰다.

"윌슨 애완동물 보호소 개업식에 오세요!"라는 문구와 행복한 변칙적인 동물들의 이미지, 그리고 이상하고 "특이한" 괴물딱지(그런 동물들을 묘사할 때 그 사람들이 가장 쓰기 좋아하는 단어 같았다)들을 오리건 보링에서 스리포틀랜즈로 보내는 걸 지지해줘야 하는 이유를 적은 긴 목록 아래쪽 어딘가, 타흐레이의 손가락이 지루한 글귀 한 줄을 짚었다.

"2028년 6월 4일, 에코Echo로 14542번지에서 열리는 개업식에서 만나요!"

토시는 무관심해 보였다. "그래서? 그게 뭐?"

"6월 4일은 다다음주 일요일이야, 이 멍청아! 그때까지 전단지를 다 붙일 방법이 없다고."

"어… 윌슨 씨가 우리한테 정해준 날짜네."

타흐레이가 눈을 깜빡였다. "페이."

"으으으음, 알아. 윌슨 씨."

타흐레이가 실눈을 뜨고 다시 눈을 깜빡였다. 토시는 타흐레이가 그러는 걸 싫어했다 — 두드러지게 눈을 깜빡이는 것. 너무 지나치게 수동적으로 공격적이었다. 또 한편으로는, 아무래도 토시가 그 행동에 너무 깊게 파고드는 건지도 모른다. "그 사람이 우리한테 페이라고 부르는 편이 낫다고 말했었잖아."

토시가 이의를 제기하려고 입을 열었지만, 뭔가가 토시의 마음을 돌렸다. "알았어, 알았어. 요원 물 좀 더 뺄게. 요원 일할 때는 누구든 다 어쩌구 씨나 저쩌구 부인이라고 늘 불러서 그러니까, 좀 봐주라. 뭐, 아무튼, 나는 페이가 본인이 뭐에 대해 말하고 있는지 안다고 봐."

"난 그리 확신 못하겠어. 그러니까, 그건 많은 일이잖아."

마스킹 테이프 롤을 손목에 걸어 두고, 토시는 파트너의 어깨를 가볍게 쳤다. "내가 보기에는 너도 '요원 물 좀 빼야'겠는데, 응? 내 말은 — 이 사람들은 너무나도 낙천적이잖아. 네가 배울 점이 있을지도 몰라."

"흐음. 그럴지도."




하기와 게리가 얇은 흰색 복장을 갖춰 입었다. 하기는 머리카락을 동그랗게 말아올리고, 그 위에 싸구려 흰색 모자를 썼다. 게리는 신발 바닥에 흰색 커버를 씌우고, 원지1 앞에 달린 스티커형 지퍼를 — 약간 힘겹게 — 채웠다. 고작 페인트칠을 하는 데 정말로 이런 게 다 필요한 건지 의문을 품으면서.

"옷이 상하게 하고 싶지는 않잖아, 게리."

게리가 투덜거렸다. "오늘 입고 온 건 그런 걱정할 만한 옷도 아니라고." 그는 항변했다.

그러나 하기는 눈을 굴리고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다. 게리는 막노동 같은 걸 해본 적이 없었다. 그의 일터는 책상, 화면, 전화기 뒤에 있었다. 그렇지만… 게리는 새 지부에 정말로 도움을 주고 싶었고, 그러러면 손에 때를 묻히게 된다는 걸 알았다. 새로운 곳으로 전임하는 건 팀 윌슨 시절부터 있어왔던 직원들에게 마련된 선택사항이었다 — 아직 절대로 저물지 않을 것처럼 버티고 있던 바로 그 시절 말이다. 이제는 4년 정도 전에 지나가버렸지만. 어쨌거나, 게리는 그런 직원들에 속했다. 그러나 그건 선택사항만이 아니었다. 작업에 투입되는 것도 필요로 했다. 게리는 정말로 하고 싶지 않았지만…

하기가 그곳으로 전임되었고, 게리는 하기 없이는 저쪽 본부의 사무실에 있는 게 지루해지리라는 걸 알았다.

그래서 한숨을 쉬며, 게리는 페인트 롤러를 집어들어 윌슨을 상징하는 색인 민트빛 도는 녹색 페인트에 담근 뒤, 제일 가까운 벽으로 나아갔다. 그들은 페인트가 원목으로 된 바닥으로 흘러내리지 않도록 하려고 이미 벽 아래쪽마다 종이상자를 깔아 두었는데, 지금은 바닥을 깨끗하게 두고 싶었기 때문이었다(최소한 수많은 개, 고양이, 새와 그 외 다른 동물들이 바닥에 온통 발톱자국을 내놓기 전까지는). 게리는 수년간 컴퓨터 설치와 납땜을 하면서 습득한 안정적인 손길로 벽에 깔끔하게 녹색 페인트칠을 하기 시작했다. 그는 하기를 쳐다보았고 다시는 불평하지 않겠다는 걸 보여주려고 미소를 지었다. 하기도 미소를 지어 주고, 똑같이 롤러를 민트색 용액에 담갔다.

하기는 게리의 옆 벽으로 합류했고, 거의 모든 면에서 게리의 페인트칠 솜씨를 능가했다 — 칠한 게 더 똑바르고, 더 길었으며 칠하는 속도가 더 빨랐다. 게리는 자신이 한 작업에 좋은 기분을 느끼려면 다른 곳을 봐야 했다. 게리는 자신의 오른쪽에 있는, 동물 우리와 사육장으로 이어질 건설 중인 복도를 슬쩍 눈으로 따라가 보았다. 어느 정도는 그에게 익숙했다. 꼭 본부 중심에 있는 복도를 그대로 떼어온 것 같았다. 끝까지 따라가면 인공 태양이 초(超)토양과 엄청난 규모의 외부차원 도시를 따스하게 데워주는 광경이 보이게 된다는 걸 빼면. 이곳의 규모는… 아니, 더 크지는 않았다. 모든 게 더 이상하기만 했다. 그리고 이곳 사람들은 "정상"으로부터 피신해 초상적인 도시에 자리잡기 위해 세계 곳곳에서 왔다.

이상하고도 이상한 느낌이 게리를 스쳐지나갔다.

"게리?"

"으응? 어, 미안."

"왜 그렇게 멈춰 있던 거야?"

"아무것도 아냐."

"확실해?"

"응, 100퍼센트."

"그으으으래."

게리는 한번 더 페인트칠을 했지만, 말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정말 시대가 오고 가는구나, 그치?"

"으응?"

"내 말은," 게리가 롤러를 페인트 통 안에 있는 페인트에 도로 담그고, 통의 테두리에 문질러서 남은 페인트를 털어냈다. "뭐, 4년 정도 됐나? 팀이 저세상으로 간 지가?"

"부디 영면하기를."

"그래. 그리고 알다시피, 그 전에는. 모든 게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기분이었어. 아마도 약간 더 안 좋아지는 쪽으로. 우리는 닥쳐오는 걸 모두 처리할 수가 없었고, 상당히 여러 번 돈을 잘못 썼고, 구제를 받아야 했고, 엉망이었지. 해내지 못할 것 같은 기분이었어. 정말로. 스트레스가 실린 배 같았지."

"그래." 하기가 한숨을 쉬고, 게리를 걱정스럽게 쳐다보았다. "그래, 네 기분 알아."

"그렇지만, 그 얘기는 다음번에 하자. 내가 하려는 말은, 페이가 윗자리에 오른 이후로 우리가 일 분에 일 마일씩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처음에 우리한테는 상사가 새로 생겼고, 그러고 나서는 보링 협약이 여덟 번인가 갈가리 조각났다가 꿰매붙여졌고, 해안가에 새로운 기지를 얻어서 바다와 물에 사는 괴물딱지들을 찾아볼 수 있게 되었고… 변칙적인 기관에서 기부를 받기 시작했지. 거기서 보링 협약의 또다른 중대한 실패가 나왔었는데 네가 첩자였던 게 밝혀진 — 어어, 미안. 하지만, 내 말은… 재단이 우리가 믿을 만 하다고 여겨서 영향력을 낮춰줬고, 우리가 이제는 연방정부와 협력 중이고, 스리포틀랜즈로 진출하고 있다고? 그리고 입양센터를 만들고 있고? 보호소 같은 건데, 변칙적인 동물들을 위한 곳이라니? 이건… 제정신이 아냐. 4년이 지났어. 상상이 돼? 4년이라고. 난 그냥, 그냥 좀 어찌할 바를 모르겠어."

게리는 하기가 대답할 틈을 주려고 말을 잠시 멈추며, 페인트를 살짝 더 오래 칠했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모르겠어. 그냥," 게리는 말을 계속할 필요를 느꼈다. "…세상이 뭔가 일어날까 불안해하는 것 같아, 응."

하기는 계속 페인트칠을 했지만,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녀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나도 알아."




예전에는 윌슨 야생동물구제에 진짜 입양센터가 있었던 적이 딱히 없었다. 보통은 별로 해가 안 되는 동물을 찾아서, 공고를 좀 붙이고, 형편에 따라서는 몇 차례 방문을 계획하고, 그러고 나서 누군가가 사랑에 빠지기를 바랬다. 그러나 그런 노력은 보링 주민 몇 명과 자원봉사자들, 윌슨 야생동물구제의 직원들에게만 닿았다. 외부활동은 소규모였고, 특별한 경우에만 있었다. 문제는 스리포틀랜즈가 변칙적인 활동과 인물들이 들끓는 곳인데 윌슨에서는 그에 대처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고, 뭔가가 잘못된다면 특이사건반 요원들이 뒤처리를 해야 한다는 거였다. 이런 유형의 실험에는 약간의 감독이 필요하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특이사건반이 입양에 적합한 첫 '실험군'을 그쪽 요원 두 명, 토시와 타흐레이가 고르도록 요구한 거였다. 그래서 운치있고 숲이 약간 있는 동남 월리로를 달려 편의를 위해 그늘에 주차한 후, 요원들은 시설 구내를 통해 그들을 데려다 줄, 윌슨의 오랜 직원인 페더 파누치Feather Fanucchi를 만났다.

"그래서, 우리가 애완동물 보호소로 데려가고 싶은 게 다섯… 정도?" 토시가 파트너를 쳐다보았고, 타흐레이는 맞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다섯 마리. 붙임성 있고, 돌보기 쉽고, 뭐, 그런 동물들이어야 해."

"개랑 고양이도 시작해보기에 좋아." 타흐레이가 덧붙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거북이나, 뭐 그런 동물보다는 전형적인 애완동물을 더 입양하려고 하거든."

"아니면 미니 익룡이라던가요? 뭐, 그냥 예를 들어 본 거예요. 아무튼, 네. 돌보기 쉬워야겠죠." 왼쪽으로 방향을 바꾸면서, 페더가 요원들을 안내했다. "특별히 개들만을 위한 구역이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좋은 후보가 몇 놈 있는 것 같아요."

두 요원을 이끌고 페더가 문을 열자 개들이 짖고 울어대는 소리가 빗발치듯 쏟아졌다. 온갖 품종과 크기의 개들이 있었고 — 복슬복슬한 동물 떼가 즉시 일행에게 몰려들었다.

그러나, 페더의 "조용히"라는 말 한 마디에 동물들은 모두 잠잠해졌다. "옳지. 음… 리암Liam!" 나머지 무리가 도로 평소 하던 걸 하러 물러나자, 흰색 털에 황갈색 무늬가 있는 조그마한 비글이 무리 밖으로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그래, 너."

토시가 씩 웃고 있는 페더를 쳐다볼 때 개가 재채기를 했다. 페더의 입꼬리가 씰룩대며 올라갔다.

그 동안, 타흐레이는 풀밭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이리 온, 리암!" 예고도 없이, 비글이 갑자기 돌진하더니 요원에게 달려들어 축축하고 질척한 입맞춤을 퍼부었다. 타흐레이는 리암을 끌어안으며, 그저 살짝 키득거렸다.

"뭐, 잘 소개를 받으신 것 같군요. 이놈은 리암이고, 두 살 먹은 담황색 비글입니다. 아주 활기가 넘치죠. 보시다시피. 녀석의 중요한 점은 돌보는 데 정말 손이 많이 안 간다는 겁니다. 먹이나 물이 거의 필요 없고, 그러니 볼일도 한 달에 한 번씩만 보죠."

비글이 더 가까이 가려고 애쓸 때, 타흐레이가 헉 하는 소리를 내며 토시에게 돌아섰다. "도시로 출퇴근하는 스리포틀랜즈 거주자들에게 딱 맞겠네요!"

"그럼 얘로 할게요!" 토시가 개의 머리를 긁어주며, 무릎을 꿇고 앉았다. "살 곳으로 가는 거야, 멍멍아."




뭔가를 가질 수가 없을 때마다, 어째서 그게 언제나 세상에서 훨씬 더 눈에 띄어 보이는 걸까?

치열 교정기를 꼈을 때, 갑자기 캐러멜이 정말로 맛있어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아니면 상으로 받은 연필이나 펜을 잃어버렸을 때 — 그리고 갑자기 모두가 그걸 쓰고 있는 것 같아 보일 때.

아니면 내가 혼자 있더라도, 다른 사람들은 다 각자 친구들과 같이 있다는 걸 알아차렸을 때.

이상하지 않은가? 가질 수 없는 것으로, 잃어버린 것으로 관심을 돌리게 만드는 마음속의 그 무언가 말이다.

그리고 붐비는 스리포틀랜즈시를 거닐면서 셔먼 베가Sherman Vega는 개들을 수도 없이 보았고, 행복하게 짖는 소리가 그의 귓속을 파고들어왔다. 셔먼은 이어버드를 끼고 그 소리가 들리지 않게 하려고 했다.

그 소리는 셔먼의 배를 아프게 만들었다. 그는 벤치에 앉아, 눈을 감았다.

스리포틀랜즈에는 애완동물 가게가 하나도 없었다. 그도 잘 알다시피. 그리고 셔먼은 절대 현실세계로 나갈 수가 없었다 — 그의 능력 이상의 힘 없이는 분명히 들켜서 지구 저 끝자락에 있는 어느 감방에 갇히게 될 것이다.

셔먼은 남겨두고 온 친구들을 궁금해했다. 아직도 그를 기억하고 있을까? 친구들에게 계획을 말해줬었지만, 그들은 아직도 셔먼을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았다. 실제로 그에게 있는 유일한 친구는 그의 개, 유리엘Uriel이었다. 그렇지만… 유리엘은 나이 많은 개였다.

셔먼은 벤치 가장자리에 올린 손을 꽉 쥐었고, 눈을 비비며 일어섰다. 갑자기 녹색 전단지가 그의 시선에 들어왔다. 마법 돌(그가 살던 곳에 있던 "뉴에이지" 가게와는 달리, 그 돌들은 진품 같았다)을 파는 점포 유리창 건너편에, 즐겁게 뛰노는 고양이와 개 그림이 있었다 — 한 녀석은 불을 내뿜고 있었고…? 그렇지만, 강아지긴 강아지였다.

더 가까이 가보자, 그건 애완동물 보호소를 광고하는 전단지였다 — "윌슨 애완동물 보호소". 애완동물 가게? 스리포틀랜즈에!? 그의 뱃속이 움찔했다. 언제 그리고 어디에?

6월 4일. 뭐야? 오늘이잖아!

셔먼의 가슴이 천진난만하고 즐거운 희망으로 가볍게 뛰었다. 그는 재빨리 주소를 기억해 두고, 전보다 더 똑바른 자세로 일어섰다.

아무래도 가서 확인해 봐야겠다.




"…다섯이요?"

"우리가 필요한 건 다섯 마리가 전부에요."

"확실한… 거예요?"

"뭘 기대한 건데요, 손님이 황소 떼처럼 막 몰려들어오는 거?" 타흐레이는 당황스러워 보였다. "그냥 와서 애완동물을 데려가게만 할 수는 없어요. 절차가 다 있고, 첫날이잖아요. 다섯을 다 입양보냈다면 운이 좋다고 해야겠죠. 가서 미리 영업 중 표시나 걸어두세요."

하기는 그들이 고른 실험군을 약간 불만족스러워하며, 가방을 카운터 뒤에 두고 가서 "영업 끝" 표시를 "영업 중"으로 바꿨다. 하기는 의문을 품었다. 그녀가 손님이 몰려들어오는 걸 기대했을까? 아니, 물론 아니다. 하기는 오늘이 느긋하고 비교적 별 탈 없는 날이 되리라고만 각오해 두었다. 그러나 내보일 동물은 다섯 마리보다는 확실히 더 많이 바라고 있었다. 이 정도로는 아주 맥이 빠지는 것 같았다.

뭐, 별 수 있나. 지금 하기가 할 수 있는 건 여기서 타흐레이와 기다리는 게 전부였다. 게리와 토시는 뒤에서 개들을 돌보고 있었다. 건물이 훌륭하다는 말은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위쪽 채광창 덕에 멀리서도 건물을 쉽게 알아볼 수 있었고, 윌슨의 색이 대도시에 작은 마을의 매력을 약간 가져다 주었으며, 동물들을 위한 작은 마당이 아름답게 마무리를 지었다. 물론 아직 작업이 필요한 방이 좀 있었지만 — 실은, 대부분은 사무실이었다 — 로비, 프론트 데스크… 손님이 볼 모든 것이 오점 없이 완벽했다. 바라건대, 아주 인상적일 것이다. 그들이 제일 좋아하는 윌슨 야생동물구제의 동물들 사진이 모든 벽면 평방인치마다 걸려 있었는데, 누구나 문으로 걸어들어오는 그 즉시 이곳이 동물보호소라는 인상을 받도록 하기 위한 거였다. 그게 바로 요점이니까.

그런데 아무나 나타나기 전까지는 데스크 뒤에 몇 시간 내내 앉아있기만 하리라고 예상했던 아침에, 벌써 손님이 생겨났다.

갑자기 가게 앞문이 확 열리더니, 땀투성이에 숨을 헐떡이는 젊은이가 노란색 아우라에 휩싸인 채 들어왔다. 그를 둘러싼 아우라는 거칠게 숨을 쉴 때마다 뒤틀리고 휘어졌다.

"아, 어서오세요!" 하기의 표정이 반가운 놀라움으로 환해졌다. "무-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아직 하기는 사람들을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지를 잘 몰랐다.

"아-안녕하세요, 저는, 어, 셔먼이라고 하고요, 만나서 반가워요. 음…" 셔먼이 하기의 명찰을 찾으려 했다.

"하기에요."

셔먼이 미소를 지었고, 그의 아우라에 분홍빛이 퍼져나갔다. "안녕하세요, 하기." 그가 악수를 하려고 손을 내밀었다. 꽤나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하기는 그와 악수를 했는데 — 이전에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정도로 손이 흔들렸다. "저는 셔먼이고요 — 그, 저는, 개를 보러 왔어요."

"알겠습니다. 애완동물을 키웠던 이력이 있나요?" 타흐레이가 본인 일 — 손님의 뒷배경을 확인하는 것 — 을 하러 뒤에서 슬쩍 나와 데스크 쪽으로 왔다.

"네. 으음, 어릴적에 개를 키웠는데 — '내' 개였지만 가족들 개였죠. 네. 그렇지만, 나 혼자서만 키운 개도 있었어요. 커다란 바이마라너인데, 이름은 유리엘이에요. 내 개였고 지난 십 년 내내 주인은 나뿐이었어요. 착한 놈이었죠. 그-그 녀석을 아주 좋아했어요."

"그럼 출생지는 어디인가요?" 하기는 타흐레이가 하는 말을 다 이해했다. 그런 내용을 기록하고 앞으로의 손님들 모두에게 반복하는 것이 그녀가 해야 할 일이었다.

"뭐-뭐라고요? 내가 태어난 곳이요?"

하기는 타흐레이가 다른 식으로 이유를 대는 방법도 정확히 기록해 두었다. "네. 전과 기록을 확인하려면 고객님의 배경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하거든요. 저희가 변칙적인 동물들을 판매하다 보니까요, 이해해주세요. 동물들이 범죄자의 수중에 들어가게 하고 싶지는 않거든요 — 학대받은 애완동물들은 주인과 다른 사람들에게 위험이 될 수도 있어요. 고객님은 선량하고 예의바른 분 같아 보이니 염려하지 않으셔도 될 거예요."

"음…" 셔먼은 상당히 혼란스러워 보였고, 청회색 빛이 지금은 더 삐죽삐죽해진 그의 아지랑이를 훑고 내려갔다. "알겠어요, 알겠어. 셔먼 베가, 미주리 캔자스시티 출생." 하기가 그 내용을 고객 명부에 적었는데 한 장씩 뜯어 쓰는 메모장이 꽉 찼다.

이름과 출생지면 충분한 건지 보려고 하기가 타흐레이를 쳐다보았다. 애덤스 요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 특이사건반은 사람들을 추적하는 데 그리 많은 게 필요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좋아요! 뒤쪽으로 가서 동물들을 보시겠어요?"

셔먼의 아우라가 붉게 물들었고, 그는 미친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기는 작은 통로를 열고, 셔먼에게 들어오라고 손을 흔들었다. 하기가 앞장서고, 셔먼이 뒤따라갔으며 타흐레이는 데스크에 남아 있었다. 둘은 작은 동물 우리를 몇 개 지나쳐 갔는데, 그 당시에는 동물들을 마당으로 다 놓아둔 상태였다. 복도의 끝에는 토시가 서 있었는데, 어떻게 해서 첫 손님을 이렇게나 빨리 얻었는지 (상당히) 놀란 듯 했다. 그가 정중하게 마당으로 이어지는 왼쪽 문(토시에게는 오른쪽)을 열었고, 그곳에서 하기와 셔먼은 개 세 마리 그리고 고양이 두 마리와 놀아주고 있는 게리를 마주하게 되었다. 마당에는 울타리를 완전히 둘러쳐 놓았는데 — 하늘을 향한 쪽에도 마찬가지였다. 땅에 있는 흰색 울타리와 건물 꼭대기로 이어지는 보호용 철책이 모든 것을 둘러싸고 있었다. 작은 인공 태양이 바로 위에서 이곳에 항상 여름날의 따스함을 주고 있었다.

게리는 완전히 허점을 찔렸는데, 특히 그의 시선이 변칙적인 사람들에게는 아직 익숙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동물들과 사람들은 완전히 다른 문제였다. 게리는 최대한 평상시 근무할 때의 태도를 취했고, 그러고 나서 완전히 윌슨 분위기로 가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처럼 보이는 게 최선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런 진리에서 그리 멀지도 않게… 마당에 앉아서 동물들과 노는 게 지금 당장은 게리가 생각해낼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이었다. 음, 컴퓨터 앞에 앉아서 코드와 숫자 속에서 집에 온 것처럼 편안히 있는 것만 빼고. 그렇지만 즐겁긴 하더라도 그건 일이었다. 이건 순전히 놀이였고.

대번에 게리는 토시가 그에게 준 계획을 기억해냈다. 그는 담황색 점박이 비글, 리암을 내보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 녀석들이 현재 우리의 입양 후보입니다." 하기가 말했다. 그 수가 너무 적어서 살짝 부끄러운 것보다 더한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셔먼은 신경쓰지 않는 것 같았고, 그의 구름은 약간 흐릿해지면서 분홍색과 주황색이 되었다.

"어… 어떻게 다가가야 하죠? 동물들이 저를 해칠까요?"

"해친다뇨? 동물들이 사람을 해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저희가 입양을 보내려고도 안 했겠죠!"

셔먼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났고, 그는 무릎을 꿇고 동물들 중 하나가 게리의 장난감 흔들기와 공던지기에서 관심을 끊고 자신에게 오기를 어색하게 기다렸다. 그 모습을 눈치챈 게리가 장난감을 작은 동물 무리에 던진 뒤 셔먼을 향해 다가왔다. 게리가 하나도 붙임성 없는 말투로 물었다. "제안해드려요?"

하기가 그를 향해 눈썹을 치켜올렸다.

"어, 음… 좋아요, 내가 찾는 게 뭔지 확실히는 모르겠거든요."

"고양이로, 아니면 개로 하실래요?"

"개요."

게리가 의기양양하게 미소지었다. 다 계획대로였다. "리암! 리암, 이리로 온."

흰색과 담갈색의 조그마한 단모종 개가 뛰어와서 곧장 게리의 품으로 들어왔다. 게리는 그 작은 녀석을 안아들어서, 셔먼에게 보여주었다.

"이놈의 이름은 리암입니다. 완벽한 애완동물이죠. 왜냐고요? 손이 별로 안 가거든요. 이게 이 녀석의 유일한 장점이죠. 대다수의 개보다 먹이와 물이 상당히 덜 필요하고요 — 밥은 이틀에 한 번씩 주는 걸 권장드립니다. 그리고… 보통 개를 키울 때는 물그릇이 말랐을 때 채워줘야 하지만, 이 녀석한테는 그리 자주는 안 해줘도 될 겁니다."

"또-똥 안 싸요?"

게리가 셔먼에게 비글을 넘겨주었고, 개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신이 나 한 번 짖었다.

"아뇨, 똥은 여전히 싸요."

하기가 게리에게 눈치를 줬다.

"그러니까, 물론이죠! 똥을 안 싸요! 그게 이 녀석의 장점이죠. 어떤 도시 통근자에게나 완벽하답니다. 고객님처럼요."

셔먼이 개를 얼굴 가까이로 가져와 자기 볼을 개의 머리 위에 두었다 — 음, 이런 상태로 있을 수 있었던 동안에는 그랬다. 녀석이 그를 핥을 수 있을 만큼 끌려오기 전까지는. 셔먼은 눈을 감고 개가 그의 볼과 이마를 멍멍이 입맞춤으로 뒤덮도록 두었다. 게리가 쳐다보자 하기는 어깨를 으쓱했고, 셔먼이 자신만의 시간을 갖도록 기꺼이 내버려 두었다.

셔먼은 여전히 개에게 사랑을 받으며, 눈을 감은 채 앉아 개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기 시작했다. 그의 아우라가 차분하고 연한 푸른색으로 바뀌었다.

게리는 약간 조바심이 났다.

"그럼…"

"이 개를 언제 데려갈 수 있나요?"

하기가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15달러만 내면 리암을 예약할 수 있어요. 저희가 고객님이 개 주인으로 — 죄송, 특이한 개 주인으로요. 적합한지 확인해 보는 동안에요. 입양에 걸리는 시간은…" 그녀는 주변을 둘러보았고, 고맙게도 토시가 하기의 말이 끊긴 것을 들었다.

"일주일 이내."

하기가 토시에게 미소를 지으며, 그의 첨언에 조용히 고마움을 표했다. "일주일 이내입니다. 고객님에게 연락을 드릴 방법만 있으면 되는데 —"

셔먼이 주머니에서 펜을, 후드티 주머니 속에서 메모장을 꺼냈다. 그는 재빠르게 이메일을 적어서 하기에게 건넸다.

"이… 이걸로 다 된 건가요? 이메일을 받고 들르면 되는 거예요?"

"오실 때, 개 사료 영수증과 개가 잠잘 곳을 찍은 사진을 보여주셔야 해요. 그냥 고객님이 개를 입양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걸 알아보려는 거예요." 하기는 이런 말이 얼마나 인정머리 없는지를 깨달았고, 급히 이런 말을 덧붙였다. "동물들에게 저희가 줄 수 있는 최선의 삶을 주고 싶은 것 뿐이랍니다."

셔먼이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ㄴ- 물론이죠, 이해해요. 그-그럼, 어… 가볼게요." 하기가 로비로 돌아가는 길을 안내해 주었다. "정말 고맙습니다. 아무도 찾아오지를 않고 그냥, 친구가 필요했어요. 내 마지막 동물 친구도 더는 세상에 없고, 드디어 이곳에도 애완동물 가게가 생겨서 얼마나 기쁜지 말로 다 할 수가 없네요. 그냥 너무, 너무… 기뻐요. 고맙습니다." 셔먼이 본관 로비에서 걸어나갔다. "고맙습니다." 그가 장갑 낀 손으로 15달러를 하기에게 내밀면서 말했다. 그리고 문 밖으로 나갔다. "고맙습니다!"

셔먼이 스리포틀랜즈의 길거리로 되돌아가서 천천히 걸어가 시선에서 벗어나는 동안 문에 달린 종이 딸랑거렸다.

하기는 이메일과 함께 15달러를 챙겨 데스크 뒤에 있는 "리암"이라는 이름표가 붙은 조그만 보관함에 넣었다. 이런 보관함을 서른 개 마련했는데, 이곳에서 한번에 수용할 수 있는 동물의 수가 서른이기 때문이었다. 돈을 넣은 후 하기는 얼굴에 의기양양한 미소를 한가득 띠고 보관함을 잠갔다.

"몰려든 첫 번째 황소로군요, 내가 세어 보기로는."

"아, 조용히 해요." 타흐레이가 말했다. 미소를 꾹 참으려고 하기에게서 몸을 반쯤 돌린 채로… 그러나 하기는 그 미소를 알 수 있었다. 둘은 1초 아니면 2초 정도 의미있는 시선을 교환했다. 그러고 나서 타흐레이는 뒤쪽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이 일을 토시한테 말해줘야겠어요."

하기는 좋은 소식을 나누게 되리라는 생각에 확신을 가졌다. 애완동물 보호소는 순조롭게 돌아가고 있고 문을 연 지 한 시간도 채 안 됐다. 불안함이라는 짐이 하기의 어깨에서 바닥으로 털썩 떨어져 내렸다. 그들이 해냈다.

인간에게 있어서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윌슨 전체에게 있어서는 거대한 첫 진전이다.

또다른 젊은이가 앞쪽 유리문으로 다가왔을 때, 하기는 마음속으로 다 괜찮을 거라는 걸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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