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랑우탄과 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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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이 힘든 것은 죽이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음대로 총을 쏴 갈기는 일이 아니라 도련님 모시듯 조심스레 모셔야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작전의 최후에 발사하는 것이 그물, 마취 총, 테이저 건 혹은 뭐든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쫓는 건 사냥감이 아니라 귀중한 연구 자료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렇기에 우리는 죽은 동료의 복수를 이룰 수 없다. 그래서 힘들다.

다비드는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식물원 안에 안치된 전우들을 바라보았다. '우리가 하는 일은 인류를 위한 일이다. 우리의 죽음은 값진 희생이다.' 장례식 때 어떤 높으신 분이 한말이었다. 대장은 그 말에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고, 부하들은 서로를 보며 눈빛으로 욕했다. 하지만 사실 맞는 말이기도 했다. 그들 모두는 분명 사명감을 가지고 작전에 임했다. 어느 샌가부터. 대부분 돈을 위해 시작한 일이었으나, 임무를 하나하나 거치면서 자신들이 얼마나 큰일을 하고 있는지 몸소 체험했다. 그 무시무시한 괴물들…. 세상에 풀려나선 안 될 것들…. 그들은 분명 인류의 생존을 위해 일하고 있었다.

다비드는 묘비 앞에 술단지를 끌어다 놨다. 그 정도는 돼야 다 같이 나눠먹겠지 하면서. 꽃은 놓지 않았다. 생전에 숲을 다니면서 질리도록 봤을 터이고, 이곳은 식물원이니까. 그는 옷매무새를 다듬고 전우들을 향해 경례했다. 그리고 뒤돌아 걸어갔다.

열대식물의 커다란 잎들이 옷을 스치며 속삭였다. 쉭 쉭 쉭 쉭, 사그락 소리는 일주일 후 헬기소리가 되어 그의 몸을 밀쳤다.

다비드와 동료들은 그 헬기를 잔디깎이라고 불렀다. 여기저기 달려있는 제초기능을 쓰면 숲 하나를 죄다 태워버리는 놈이었다. 밀림 특화 특무부대 크시-█, 별칭 ‘오랑우탄’은 잔디깎이와 수송 헬기 ‘엄마원숭이’에 올라타 작전 수행지로 향했다.

작전명 몽구스. 목표는 확보. 확보 대상은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어마어마하게 큰 뱀’으로, 베트남 ████ 지방에서 약 5개월 전부터 갑작스레 나타났다.

“이무기네요.”

브리핑 때 오정이 한 말이었다. 모두가 궁금해 하자 오정은 이무기는 용이 되다 만 커다란 뱀이라고 설명했다. 그 후부터 대상의 별칭은 이무기가 되었다.

이무기는 처음엔 숲 깊숙이에서만 활동한 것으로 보이나, 시간이 지날수록 밖으로 기어 나왔다. 대상의 목격 장소와 시간을 참고해 그린 지도에는 이무기의 동선이 여러 개의 타원을 이루며 돌고 있었다. 동선은 최근으로 갈수록 점점 균형 잡힌 원이 되어갔다. 연구원들은 이무기의 동선 중심에 ‘중요한 무엇’이 있을 거라 확신했다.

왜 무인기나 위성으로 움직임을 포착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연구원들은 이무기의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으니까 그렇다고 답했다. 포착됐으면 대원들에게 이런 고생스런 작전을 줬겠냐고 하면서. 이무기의 움직임은 지상에서만 포착된다고 했다.

이무기는 다섯 개의 숲에서 활동했는데, 각 숲은 붙어있지만 강으로 나뉘어 있었다. 몽구스 작전에는 총 세 개 특무부대가 쓰이는데, 오랑우탄은 동선의 중심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배치되었다. 숲 두 채였다.

이무기는 활동 후 활동 기간 동안 휴면했다. 브리핑 당시 대상은 휴면 상태였고, 오랑우탄이 작전지로 향할 땐 이미 활동을 시작한 후였다.

“첫 수색지에서 개체를 발견할 확률은 얼마나 되나요?”

작전지로 가는 중 신참이 물었다. 그는 작전 일주일 전에 갑자기 굴러들어온 신입이었다. 대원들은 신참이 싫지는 않았다. 하지만 강한 유대로 굴러가는 소수정예 팀에서 훈련 한 번 같이 받아본 적 없는 신입이 끼어든다는 건 불안한 일이었다. 대원들이 대장에게 몰려가 항의하기도 했었다. 대장은 이렇게 답했다.

“어쩌다 문서에 오류가 났는지 이렇게 저렇게 하다 우리 쪽으로 떨어졌다. 훈련은 상위권으로 마쳤지만 전투 경험은 별로 없는 놈이야. 그래서 나도 거부하려고 했는데 이력이 좀 마음에 들더라.”
“이력이 어쨌는데요?”
“10살까지 원숭이들한테 길러졌다고 하네. 야생에서. 어쨌든 나도 옛날부터 한명쯤 더 들어왔으면 하는 생각도 있었고. 이렇게 초짜는 바라지 않았지만. 그래도 재밌잖아. 원숭이 소년이라니. 아 어쨌거나, 어쩔 수 없으니 지금부터라도 관계 쌓으려고 노력해 봐. 고참으로서.”

대원들은 납득했다. 그리고 뒤늦은 신고식을 준비했다.

그리고 헬기 안에서, 신참의 질문에 답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신참이나 대원들이나 예상 못한 어색한 침묵이 내려앉았다. 그러다가 웃음소리가 나왔는데, 신참 옆에 앉은 킹 부대장이었다. 그는 신참의 어깨에 팔을 올리고 답했다.

“찾을 확률은 50 대 50이지. 찾거나, 못 찾거나.”
“그럼 첫 발견 후 확보에 성공할 확률은요?”
“너 바보냐?”
“아…. 50 대 50이군요.”
“땡이다 병신아. 왜 이딴 멍청한 놈이 우리 부대에 들어왔어?”

킹이 말하자 동료들이 낄낄댔다. 그는 신참을 노려보며 말했다.

“백퍼센트다.”

곧바로 야유가 터져 나왔다. 신참은 모두의 예상대로 감동을 받은 모양이었다. 킹은 고개를 끄덕이며 팔을 벌려 욕들을 한껏 받아냈고, 두 손에 중지를 들어 화답했다. 나머지는 다 같이 엄지를 손가락 사이에 넣고 흔들었다. 신참은 벌게진 얼굴로 웃어댔다.

첫 수색지에 도착했을 땐 밤이었다. 오랑우탄들은 밀림 앞까지 걸어가 텐트를 쳤다. 대장은 날이 밝는 대로 수색을 실시하겠다고 했다. 신참은 어둠속에서 농담이 나오길 기다렸으나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웃음기는 오래전에 사라지고 긴장감만이 나돌았다. 다비드는 신참에게 일러줬다.

“스콜이라고 부른단다. 얘야.”
“네? 잘못 들었습니다.”
“우리가 신입이었을 땐 그렇게 불렀어. 갑자기 내리는 긴장감이지.”
“예에.”
“너도 이제 진지하게 가는 게 좋을 거야. 작전이니까.”

신참은 대답도 잊고 고개만 끄덕였다. 그리고 눈을 질끈 감았다. 다비드는 그 모습을 보진 못했지만 웃음 지었다. 하여튼 신입 중에서도 진짜 신입들이 문제라니까. 이게 어떤 일인데, 보내줘도 준 베테랑 정도는 보내줘야지 원. 그는 그리 생각하다 잠들었다.

다음날 대원들은 숲으로 들어갔고, 잔디깎이는 혹시 모르니 공중에서 움직임을 탐색하기로 했다. 이틀 후 그들은 개체의 흔적을 발견했다. 누가 봐도 괴물이 만들고 간 흔적이었다. 흔적은 넓게 파여서는 곡선을 이루며 어딘가로 이어졌다. 흔적 양옆으론 나무가 쓰러지고 바위가 무너져 있었다. 물길을 이룬 곳도 있었다.

“이무기랬지? 말 그대로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뱀새끼라 그 말이구만. 정직한 놈이네.”

킹은 침을 뱉었다.

날이질 무렵 그들은 부글부글 끓는 웅덩이를 발견했다. 버락이 주변 흔적을 살펴보고 측정기로 액체를 검사하더니 말했다.

“독성이 너무 높고 확실치는 않지만, 생물체였을 거야. 잘은 모르지만. 뱀이니까 아마 독에 맞고 녹은 거겠지.”
“버락 말이 맞을 거다.”

대장이 말했다.

“브리핑 때는 빠졌었는데, 내가 따로 자료 받을 때 사진 자료에 이것과 똑같은 게 하나 있었어. 현지인이 찍었던 사진이었지. 연구원들은 이무기가 그랬는지 헷갈려하고 있었지만.”
“허 참, 헷갈릴 게 뭐가 있다고?”

킹이 말했다.

웅덩이에서 거품이 불어나다가 터지면서 고름을 흩뿌렸다. 대원들은 소스라치며 물러섰고, 역겹단 표정으로 웅덩이에서 시선을 뗐다. 신참은 속을 게워냈다. 그러다가 짧은 비명은 지르곤 주저앉았다. 신참이 가리킨 곳엔 약간 녹은 사람의 귀가 토사물에 섞인 채 떨어져 있었다.

“인간이 녹은 거였군.”

대장은 상황을 기록하고 부하들을 재촉해 수색을 이어갔다.

그들은 8일 동안 흔적을 따라 걸었다. 하지만 흔적은 작은 강에서 끝나 더는 보이지 않았다. 보름 후 그들은 숲에서 빠져나왔고, 잔디깎이에게 지시해 강을 따라 흔적을 찾아봤다. 숲이 울창해서 발견된 흔적조차 잘 보이지 않았고, 이어지는 흔적은 큰 강이 나올 때까지 찾지 못했다. 이무기를 찾지 못한 건 다른 특무부대도 마찬가지였다. 대원들은 두 번째 수색지로 날아갔다.

정황으로 봤을 때 이무기는 휴면 상태에 접어든 듯 했다. 상부에서 휴식하라는 명령이 떨어졌고, 대원들은 두 번째 수색지 근처에서 머물며 휴식하기로 했다. 하지만 오랑우탄에겐 확보 작전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대장과 오정, 후아레즈는 연구원들이 따로 요청한 고고학적 자료를 찾기 위해 잔디깎이를 타고 숲속 유적으로 떠났다. 사무엘 OK는 이 지역에 큰뱀 전설 같은 게 있는지 알아보러 주변 마을로 갔다.

나머지는 자리에 남아 휴식했다. 킹과 대원들은 2:2로 족구를 했고, 엄마원숭이 조종사인 래리와 라주는 데이트를 나갔다. 신참은 그늘아래서 선임들을 바라봤다. 다비드는 책을 읽다가 그를 보곤 다가갔다.

“뭐하냐. 신참.”
“아, 그냥 쉬고 있었습니다.”
“심심하면 나랑 너랑 같이 껴달라고 해서 3:3으로 할래?”
“아닙니다. 다들 집중하고 계시니까….”

다비드는 그의 옆에 앉았다. 그늘아래서도 열기가 후끈했다.

“맞아. 너 원숭이한테 길러졌다매?”
“네 그렇습니다.”
“어떻게 구조된 거야?”
“그냥 열 살 때 재단 연구원들한테 발견됐어요.”
“그렇구나.”

구름이 햇빛을 가렸다. 쨍쨍했던 세상에 회색이 섞였다가 다시 풀어졌다. 원숭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너…”
“예?”
“혹시 원숭이 울음도 알아듣냐?”

다비드는 그렇게 말하곤 웃음을 터뜨렸다. 신참도 웃었다.

“조금은 알아듣습니다.”
“그래? 좀 전에 저게 뭐라고 했는데?”
“교미! 교미!”

둘은 웃음이 터져서 한참을 굴러다녔다. 진정이 되어서 자리에 앉자 대원들이 몰려왔다. 킹과 솔로몬 팀이 이긴 듯, 둘은 의기양양했다. 버락과 마이클은 땀범벅에 얼굴도 오만상이었다.

“뭐가 그렇게 재밌어?”

킹이 물었다.

“신참 원숭이 시절 묻고 있었습니다.”
“아 그래? 얼마나 얘기했어?”
“아직 시작도 안 했습니다.”
“잘 됐네. 나도 궁금했는데 풀어 봐.”

모두 신참 주변에 모여 앉았고, 신참은 머뭇거리다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제 가장 오래된 기억은 나무에서 떨어지는 거예요. 가지들을 잡아도 손바닥만 할퀴고 미끄러지죠. 그러다가 엄마가 와서 절 낚아채요. 그러니까, 절 길러줬던 원숭이 말이에요…. 그늘이 대원들을 품었고, 그들은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그 무렵 유적 조사팀은 유적으로 하강하는 중이었다. 헬기가 착륙할 곳이 없어서, 조종사 비니는 그들을 내려놓고 캠프로 돌아갔다. 유적은 작전 수색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었는데, 건축물이라곤 조그만 공터에 작은 사원 달랑 하나였다. 대장과 대원들은 사원 안으로 들어갔다.

사원 내벽에는 누가 봐도 이무기를 표현한 게 분명한 벽화가 새겨져있었다. 그 아래에는 알 수 없는 언어가 잔뜩 쓰여 있었다. 대장은 벽화를 사진기에 담고 안으로 향했다.

복도는 짧았지만 온갖 함정이 도사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발동된 후라서 제 역할을 하는 건 하나도 없었다. 그래도 오정이 앞장서서 함정을 살피며 걸었다. 조금 걷자 좁은 내실이 나왔다.

내실 중앙에는 석제 보관대가 있었다. 석판은 둥그렇게 파여 있었는데, 그곳에 유물이 있었던 모양이었다. 빈 보관대와 발동됐던 함정들로 보아 이미 누군가 다녀가 유물을 훔쳐간 듯 했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갑자기 이무기가 튀어나온 것이리라.

대원들은 마지막으로 유적을 샅샅이 살피고 촬영한 다음 비니를 호출했다. 오랜 기다림 후 잔디깎이가 날아왔다. 대원들은 헬기를 타고 캠프로 돌아갔다.

늦은 밤 대원들은 천막아래 모였다. 대장은 연구원들과의 회의 내용과 사무엘이 수집한 정보를 이어 맞춰 대원들에게 설명했다.

민담에 따르면 이 이무기라는 생물체는 먼 동쪽에서부터 흘러왔다. 이무기는 온 사방을 헤집고 다니며 마을을 부수고 절벽을 무너뜨리고 구덩이를 파댔다. 사람들이 공격을 해도 비늘이 하도 딱딱해 소용이 없었다. 하지만 이무기는 날이 갈수록 몸이 줄어들었고, 나중엔 평범한 뱀이 되었다. 그리고 빛나는 구체를 토해냈는데, 뱀은 구체를 매우 아껴서 누군가 구체에 손을 대면 다시 이무기가 되어 난동을 부렸다.

연구원들이 해석한 자료도 민담과 비슷한 얘기였다. 대신 옛날 사람들이 정리해놓은 일종의 격리절차가 있었다. 그 아무도 빛나는 구체를 만져서 이무기를 노하게 하면 안 되며, 이무기가 노했을 시 그가 잠드는 곳으로 찾아가 깨어나기 전까지 의식을 행하며 바위를 내리쳐 충격을 줘야 한다. 그러면 이무기는 의식을 받고 더 빨리 줄어든다고 했다.

연구원들은 의식에 관해 더 알아보겠다고 했지만, 대장은 이미 답을 찾은 것 같았다. 이무기는 매일 난동을 부렸고, 크기가 줄어들었다. 사람들은 의식과 함께 바위로 이무기를 때렸다. 즉, 이무기의 몸에 충격을 가할수록 이무기의 크기가 줄어든다. 연구원들은 그 말을 듣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사무엘에겐 한 가지 더 중요한 정보가 있었다. 마을 사람들이 ‘부글거리는 웅덩이’를 발견했다는 것이다. 발견 날짜는 이무기가 나타났을 때와 비슷했다. 내일 찾아가기로 하고 작전 회의는 끝났다.

아침이 되어 킹, 솔로몬, 사무엘, 다비드, 신참은 마을로 갔다. 사무엘은 마을 사람들에게 어제의 내용을 다시 물었으나 사람들은 말하기를 거부했다. 그는 끈질기게 사람들에게 질문했다. 하지만 더는 답이 나오지 않았다.

“하룻밤 새에 뭐 구린 게 생긴 거 같은데요. 통 입을 안 여네요.”

사무엘이 말했다.

킹은 인상을 찌푸리고 턱을 긁적이다가 멈칫했다.

“야. 저거 보이냐?”
“뭐 말씀이십니까?”

킹이 가리킨 곳은 숲이었다. 숲 그림자 아래로 가무잡잡한 남자의 얼굴이 드러났다. 그는 곧 뒤를 돌았고, 등에 걸린 총대가 번쩍였다. 대원들은 총 멘 사내에게 갔다. 그는 대원들을 보더니 숲으로 들어갔다.

숲에 들어서니 현지인 두 명이 소총으로 대원들을 겨눴다. 사무엘이 나서서 그들과 대화했다.

“괴물 뱀을 잡으러 왔다네요. 농사를 죄다 망치고 사람들을 많이 죽였다고. 지금 저주받은 웅덩이를 메꾸러 사람들이 들어갔다는데.”
“어딘지 알아내.”
“돕겠다고 물어봤는데 대답을 안 해요. 뉘앙스가 이번 사건이 외지인한테도 잘못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요. 잠깐만요. 백인들이 유적에서 뭘 훔쳤다는데. 그 후에 이무기가 나왔고.”
“그렇구만.”

킹은 둘 앞에 섰다.

“마지막으로 물어봐라 사무엘.”

사무엘이 그들에게 다시 물었다.

“더 물어보면 쫓아내겠다고 합니다.”

킹은 왼쪽 사내의 정강이를 찼다. 얼굴에 주먹을 날리고 오른편 남자의 팔을 꺾어 총을 떨궜다. 배를 찬 후 밀쳐서 부하들에게 보낸 다음 왼편 남자에게 달려들었다. 그는 주먹질 두 번으로 남자를 제압했다. 킹은 둘을 일으켜 세운 후 총알을 뺀 총을 쥐어줬다. 그리고 뒤에서 총을 겨눈 채 웅덩이까지 안내하게 했다.

웅덩이는 이미 메워져 있었고, 사람들은 없었다. 삽으로 땅을 파니 부글거리는 웅덩이가 드러났다. 다비드는 주위를 둘러보다가 완만하게 파여진 땅이 길게 이어지고 있는 걸 발견했다. 이무기의 흔적이었다. 하지만 수풀이 우거져서 흔적을 알아보기가 어려웠다.

포로들을 협박하니, 다른 사람들은 흔적을 쫓아 이무기를 잡으러 갔을 거라고 털어놨다. 대원들은 포로에게 몰래 통신기를 부착하고 풀어줬다. 킹은 대장에게 상황을 보고했고 귀환 명령을 받았다.

“그 사람들이 이무기를 찾을 확률은 낮지만 만에 하나 우리랑 만나게 되면 골치 아파질 거야. 어떻게든 우리가 먼저 찾아서 확보해야 해. 놈들한테 부착한 통신기 관리는 후아레즈하고 사무엘이 맡게 해. 여기 말을 할 줄 아니까.”

대장이 말했다.
 
  
 
계속해서: 오랑우탄과 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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