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자상


평가: +7+x

WoI 연구과 사무실, 제21K기지




심시영 연구원은 마시던 커피를 내려놓고, Ctrl 키와 F5 키를 동시에 눌렀다. 타닥거리는 소리가 사무실 주변에 울려 퍼졌다. 그러나 그 소리는 순식간에 주변에서 돌아가는 선풍기의 소리에 묻혀 사라졌다. 그와 동시에, 서버 쿨러와 컴퓨터 수백 대의 쿨러 소리가 화음을 내기 시작했다.

"야."

심시영은 입에 묻은 커피를 닦고, 초점 없는 눈으로 옆자리를 보며 말했다.

옆자리에는 그녀의 절친이자 동료인 정하나 요원이 앉아있었다. WoI-1523 ("골목길") 모니터링 담당이자 MTF 델타-18 소속 변칙 개체 회수 담당 요원. 심시영 다음으로 가장 고생을 많이 하는 직무를 가진 직원이었다. 그걸 증명이라도 하듯, 똑같이 Ctrl + F5 키를 치고 있는 그녀의 손에는 흉터나 잔상처가 가득했다.

"솔직히 지금 이러고 있는거 엄청 자괴감 들지 않냐?"

얼굴 쓸어내리는 소리.

"왜?"

단호한 대답이었다.

"생각해봐, 나는 저기 정보보안쪽 나와서 기업에서 성공하다가 여기로 왔고, 너도 어디 특수부대에서 불려와서 여기서 일하는데, 하는 일이 고작 골목길 뻘글 보기라니, 이게 뭐 하자는 거냐고."

심시영이 정하나를 보며 말했다. 물론 그 와중에도, 심시영의 손은 Ctrl+F5를 계속해서 치고 있었다. 사무실에는 전과 똑같은 타닥 소리가 계속해서 울려퍼졌다.

"그래도 우리는 다른 부서 부대원들처럼 암견 독립체 데리고 굿하거나 어디서 팔다리 잘려서 오는 건 아니잖아?"

띠링!

얘기를 나눈 이후의 잠시간의 정적은 심시영의 핸드폰에서 울린 알림 소리에 의해 깨졌다.

동맹골에서 위험성이 보이는 글 발견됨. 인식재해로 추정. 스크램블 프로그램 가동하고 인식재해 위협을 제거한 뒤 검토 후 보고 바람.

심시영은 한숨을 쉬고 난 뒤 자신이 마시던 커피를 다시 들이켰다. 그녀의 손에 들린 머그잔에는 커피 때가 그대로 남아있었다.

"그래, 또 검토해야지. 그치."

자신의 신세 한탄을 하며, 심시영은 마우스 휠을 굴렸다.


[뒷골목/동맹골]
욕하지마

작성자: 내가에르케샨의후손이다(11393) 날짜: 21,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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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욕하지마. 내가 사이트 보는데 욕하는 애들이 너무 많더라. 특히 정치인들이나 유명한 사람들 욕하는거 말이야. 심지어 진짜로 해하려는 사람도 있더만? 계속 하면 내가 유명한 사람들을 해하거나 욕을 못하게 만들수밖에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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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5):

연합싫다(11234)
이새끼 말투 왜이러냐 초딩임?
21.05.04

그냥변칙임(28191)
미친놈아 우리 사이트 모이는 놈들 상태만 봐도 모르겠냐
21.05.04

나는안양의이준영이다(11287)
뭘 어떻게 만들건데
21.05.04

내가에르케샨의후손이다 (11393)
내가 개념공학을 조금 알거든? 그걸로 뭐 할거야. 아무튼 욕하지마 진짜
21.05.04

나는안양의이준영이다(11287)
ㅇㅉ ㅗ
21.05.04




[뒷골목/동맹골]
욕하지마

작성자: 내가에르케샨의후손이다(11393) 날짜: 21,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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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수 없네. 내가 조금은 봐주려고 했는데, 너네 하는거 보니까 안되겠다. 이제 내가 도움도 줬으니까, 욕좀 그만해. 그리고 나쁜짓도 고치게 도와줬으니까, 감사히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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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4):

엔비(22337)
아니 뀂 내가 욕하려고 할때마다 뀂밖에 못치고 입에서 칼날나오잖아 이 뀂아 뀂 개념공학 효과는 알았으니까 그냥 뀂 돌려놔
21.05.06

오네이로이서부주민(22456)
ㅅㅂ 이거 그 충동재해 비슷한거인듯. 사람마다 인지저항수치라고 있거든? 나 그거 높아서 괜찮은거 같음. 아니 그런데 욕하는게 싫다면서 다른것까지 막는건 뭐냐
21.05.06

나는안양의이준영이다(11287)
개념공학이나 밈공학 전문가 나와주세요
21.05.06

가정용컴퓨터(22131)

21.05.06

정하나의 입에서는 반사적인 한숨이 나왔다. 단 한 번의 한숨이지만, 마치 물속에 잠수하던 스쿠버 다이버가 나와서 처음으로 내뱉은 숨과도 같은 깊이였다. 이는 분명 동맹골의 형편없는 글들을 계속해서 봐야 했던 그녀의 시신경의 작은 반란이리라.

"너 말이 맞긴 한 것 같다. 상부가 진짜-"

순간, 욕설, 혹은 작은 한탄을 하려던 그 순간, 정하나의 머릿속에는 매우 짧고 굵은 단어가 하나 스쳐 지나갔다. . 그 단어가 무엇이냐고 물어봤다면 그녀도 대답하지 못했을 것이다. 다만 확실한 것은, 이 단어가 그녀의 머릿속에 한 일은 그저 자신에 대해 의문감을 가지게 하는 일뿐만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지체할 수 없는 충동이 그녀의 머릿속을 휩쓸었다. "뀂" 이라는 짧은 생각에 입이 미친 듯이 근질거렸다.

" -진짜 같긴 하네."

"그러니까 내 말이, 아니 잠시만 ?"

"그래 . 어?"

정하나는 당황한 표정으로 자신의 입을 막았다. 그러나 그녀의 손도 입천장에서 나타난 이물감에는 저항하지 못했다. 순식간에, 정하나의 자세는 바닥에 엎드려 입을 아래쪽으로 향하고 있는 자세로 변했다. 그녀는 의식과 기절 사이에 경계가 허물어짐을 느끼다, 다시 나타난 구토감에 정신을 차렸다.

"웁!"

가시.

이상함을 느낀다. 무언가 따끔거린다. 혀에 박혀있는 무언가는 흔들 때마다 안쪽 근육을 잡아당긴다.

면도날.

입천장 주위가 찢긴다. 막아보려고 하지만 입은 느껴지는 이물감과 통증에 더욱더 신경을 쓴다.

"우욱! 우.."

"야…! 야!"

조각도.

비릿한 철 맛과 은은한 나무 향이 입 안쪽에서 느껴진다. 흐르는 침이 조각도 손잡이에 흡수된다. 조각도의 꼭지가 혀를 살짝 가르고 지나간다.

"우… 우웨액… 우욱… 웁! 우윽"

"야! 왜 그래!"

필러.

숨이 가빠진다. 질식의 위험을 느낀 목이 맥동하며 반응한다. 볼살이 도려지는게 느껴진다. 입이 찢긴다. 혀가 핧는 곳마다 쓰라린 고통이 몰려온다.

"아히 히하 허해허 하히 하호하호!!!"

"뭐? 다시 한번만 말ㅎ-"

"허해서 하히!!! 하히 하호하호!!!!"

"아니 - 뭐? 혀에서 뭐가 왜-"

"하히 흐허흐 하하혀 하해지!!!"

마지막.

목에 담겨있던 날붙이가 떨어진다. 이물감이 사라진다. 철 맛과 나무 향기는 가실 줄을 모른다.

"혀에서!!! 칼이!!! 칼이 나온다고!!!"

“뭔 소리야! ? 아니 뭔, ,”

그리고 이 과정은, 심시영에게도 반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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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부 환자 진찰실, 제21K기지

"…이렇게 해서 입 안쪽에 상처가 생기고, 서버실이 면도날이랑 각도로 가득 찬 거라고요?"

"헤 하하혀."

"그런데 또 개념적 재해여서 스크램블 프로그램은 먹히지를 않은거고요?"

"헤."

"우선 저쪽 약학과에서 처방 받으시고요, 이번에 나온 격리 지침 따라서 생활동으로 가시면 됩니다. 입 봉합이 적당히 진행될 때 까지 입으로 말하는 행동은 최대한 자제하셔야 해요. 아시겠죠?"

"헤 함하하히하."

"호히 하흐해 하 하흐히하혀."

"아 괜찮습니다. 밥은 안 사주셔도 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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