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턴 박사의 신임 연구원 오리엔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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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번 신임 연구원 오리엔테이션을 맡은 노턴 박사입니다!"

직장을 옮길 때마다 들은 틀에 박힌 흔한 인사에. "앞으로 여러분이랑 같이 일할 거니까 뒤에서 몰래 욕하지 마세요. 그래요! 거기 당신!"

20번은 들은 틀에 박힌 농담. 이번이 마지막이길 빌면서 생각해봤었다. '이번에 새로 붙은 내 직장. 여기는 죽을 때까지 보장해준다니까 열심히 다녀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그런데 저 사람은 좀 멍청해 보이는데.'

20번은 들은 '앞으로 같이 일할 것'이라던 노턴 박사의 쓸모없는 오리엔테이션이 끝날 때쯤 노턴 박사가 말했었다. "그럼, 다들 지루해 보이므로 보고서 예시로써 여러분께 일부 안전 등급의 SCP문서를 배부하겠습니다!"

이런 문서를 신임 연구원들한테 대충 보여줘도 되는 건가 싶으면서도 마찬가지로 20번은 본 패턴에. "아, 물론 높으신 분들 입맛대로 수정먹인 거니까 빼돌릴 생각은 하지마세요. 어차피 중요한건 없으니까."

또 20번은 들은 가장 흔해빠진 농담. "하하하."

나는 억지로 웃는 척을 하면서 문서를 살펴봤었다.

일련번호:SCP-███

등급:안전(safe)

특수 격리 절차:제34기지 거주 동 제 3 복도에 전원을 연결한 상태로 모두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설명: SCP-███(이후 기기로 언급)은 ███사의 아케이드 게임기와 유사하게 생긴 물체로 재질은 현재 발견되지 않은 고강도의 금속으로 확인되었다.

실제 상황을 기기의 화면을 통해 게임처럼 나타내서 연결된 컨트롤러를 통해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

재단 측은 기기를 이용해서 몇몇 케테르급 SCP의 탈출을 방지했으며 이후에도 사용을 시도했다.
재단은 해당 기기의 사용을 모두에게 허락함으로 모두가 기기를 통해 행복해질 수 있게 만들었다.

부록

이 편지를 발견했을 운 나쁜 신임 연구원에게
이 편지를 발견하셨다면 잘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기기의 전원이 꺼진 동안 일어난 일은 알지 못하면 수정을 못하는 거 같습니다.

이 문서는 전부 조작되었습니다. 진짜예요. 사실 이 문서의 내용은 우리를 속이려는 작전에 불과합니다.

기기가 상황을 통제하는 것까지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더 안 좋은 방향으로 끌고 갈뿐이에요.
전원 차단을 시도해봤습니다만 그 빌어먹을 게임기가 벌써 기지 인원 전체에 손을 써놔서 처리할 수 없었지만 말입니다.

당신이라면 아마 절 도와줄 수 있을 겁니다.
녀석에게 걸리는 걸 막기 위해 신입연구원 오리엔테이션용 파일 중 하나에 숨겨놨습니다만 당신이 조작당하는 중인지 아닐지는 모르겠습니다.

기기를 정지시킬 방법을 단 하나입니다. 당신이 이 편지를 발견했을 때에는 아마 저도 조종당하고 있을 겁니다.

작전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우선 취사실에 들어가 음식 전체에 수면제를 섞고 모두가 잠들 때 기기를 종료시켜야 합니다.

수면제는 약제실에 있는 ███를 챙겨 가시면 됩니다. 환풍구는 중앙환풍기를 제외하면 팬이 없으니 통과하기 쉬울 겁니다. 좀 덥겠지만요.

기기를 종료시키고 나면 같이 동봉해놓은 USB의 문서를 그대로 작성하고 기기를 제 방의 상자 속에 집어넣어놓으시면 나머지는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부디 작전이 성공하기를.
-노턴 베이커-

'아, 젠장. 이딴 데 휘말렸다니.'

노턴 박사의 지루한 오리엔테이션이 끝나고 각자 숙소로 돌아갔었다. '아… 여기는 진짜 저런 거만 다룬다던데 저거 막아야 되는 건가? 어떡하지?'

그렇게 몇 분간 고민하다 결론을 냈었다. '일단 편지에 적힌 대로 약제실에 들어가 수면제를 빼돌려야겠어. 가는 길에 경비원과 마주치면 둘러대기 힘들겠지. 환풍구를 통해서 가보자.'

우선 내 방의 환풍구를 뜯어내고 지도를 보고 약제실까지 기어갔었다.
환풍구 안은 더럽게 더웠지만, 약제실까지 가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아, 경비원이 졸고 있잖아?'

환풍구를 뜯고 내려가서 경비원이 깨지 않게 수면제를 한 통 챙겼다.
경비병이 깨어나려 해서 뒷목을 강하게 쳤다. "아, 씨 뭐야?"

'아, 영화에선 먹혔는데.'

"너 누구야? 혼돈의 반란이냐?"

방금 뜯어낸 환풍구 뚜껑으로 머리를 세게 쳤다. '죽지는 않았겠지 뭐. 아, 노턴 박사? 여기서 뭐 하는 거지?'

신경 쓰지 말고 다시 환풍구로 올라가서 취사실까지 기어갔다.
환풍구를 뜯고 내려가자 이번에도 경비원 한 명이 졸고 있었다. '여기 경비원은 조는 게 일인가?'

아침 재료에 수면제를 섞어놓고 내 방으로 돌아가려 하자 이번에도 경비원이 깨어나려 했다. '아, 뚜껑.'

또 환풍구 뚜껑으로 내려쳤다. "어… 미안해요… 근데 이번 분도 박사님 중 한분이네…"

다시 환풍구로 내 방까지 기어간 후 대충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은 뒤 뜯어낸 환풍구를 다시 끼워놓고 혼잣말을 했다. "██맨이나 메█ ██ 솔리드도 아니고… 내가 지금 뭘 하는 거냐고…"

대충 침대에 눕고 눈 한번 깜빡인 거 같은데 순식간에 아침이었다. "야, 밥 먹으러 가자."

동료 한 명이 말을 걸었다. "아, 됐어, 배 안 고파."

"그래? 그럼 나 혼자 먹는다."

대충 방에서 편의점 음식을 먹고서 잠깐 기다렸다가 식당에 가보았다.
다들 쓰러져서 속 편히 자고 있었다. "다들 자는 거 맞아?"

계속 조용하다. 다들 자는 게 확실하니 그 기계로 가봤다 "██겐! ██붐!"

기계가 시끄러웠다. '아무리 봐도 평범한 스트리트 ███인데…'

전원선을 뽑아버리고 바로 노턴 박사의 방까지 끌고 갔다. 팔이 아프고 어깨가 빠질 거 같았다.
그러던 중 경비원과 마주쳤다. "아, 무슨 일이십니까?"

"아, 게임기가 고장 나서 노턴 박사님이 수리할 테니 방으로 옮겨달라더군요."

"아, 도와드릴까요?"

"아뇨, 괜찮습니다."

'아오 걸릴 뻔했네.'

경비원 두세 명 정도를 더 마주치고 가다보니 노턴 박사의 방 앞에 도착했다. '아, 저 앞이 노턴 박사의 방… 조금만…'

노턴 박사의 방문을 열자마자 그가 방 안에서 자기 동료랑 웃고 있었다.

"하하하! 내가 말했지 데이비드? 분명히 낚인다니까?"

"하하하, 정말이네. 여기 5달러."

"어? 야! 10달러라며!"

"내가 언제? 아, 그리고 여기까지 하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이번 달은 보너스 넣어드릴게요."

"…네?"

"보너스 넣어드린다니까요?"

"그럼 이거는 뭐죠?"

"평범한 스트리트 ███요."

"…네?

"아 진짜 눈치 없으시네. 지금까지 제대로 낚인 거라고요!"

"아니…난 이거 하나 끌고 오느라 그 고생을…아니…그러니까…그…"

"보너스 많이 드릴 테니까 화 푸세요. 하하하."

내 첫날은 노턴 박사의 내기 희생양이 되면서 시작했다.
그 덕분인지 노턴 박사와 데이비드 박사는 날 딱히 갈구거나 하지는 않았고 지금은 셋이서 비슷한 짓을 하면서 신나는 기지 생활을 하고 있다.

"안녕하세요, 이번 신임 연구원 오리엔테이션을 맡은 에이든 연구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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