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우주지부 오리엔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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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램1에 신입 직원 32명의 승차를 확인 / 사전의 예상대로 각 인원이 저중력에 익숙지 않아 동작이 불안정함을 확인>
<로봇 어텐던트가 인원들에게 커피 팩과 튜브 베이글을 배포 / 트램 제어 인공지능 개체에 의한 알림>

“해당 트램은 제0006기지 내, 우주항에서 고도 훈련 구획으로 가는 직행 편입니다. 안전띠를 확인하세요. 중력 가속도에 주의하여 주세요.”

<트램 제어 인공지능 개체에 의한 알림: 종료 / 전원의 안전띠 착용 여부를 확인 후 트램 출발 / 중력 가속도로 창밖을 보고 있던 6명의 자세가 약간 무너지나 정상 범주 이내>
<오리엔테이션 음성: 재생 시작>

“외우주지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나는 재단 외우주지부의 이레네 하케 박사입니다. 본래 소속은 달, 셀레우코스 크레이터에서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치올콥스키 크레이터의 제0001기지입니다. 그러나 현재는 목성권의 제0038기지, 통칭 포트 가니메데에 파견 와 있죠. 외우주심리학을 전공하였고, 퍼스트 콘택트 시의 지구 외 지적 생명체의 심리에 대하여 연구하고 있답니다.”

“지적 생명체의 사고라 하는 것은 문화 및 사회 배경에 크게 좌우되는 법입니다. 언어로 예를 들까요.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이라면, ‘Outerspace branch’라는 이름을 듣고는 지구 외 우주 공간을 관할한다고 인식할 것입니다. 그러나 일본인이 이를 직역한 ‘외우주지부’라는 이름을 보면, 관할 영역이 ‘이 우주의 바깥’이라고 착각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더군요. 물론, 전자가 옳습니다. 이러한 문화 및 사회 배경과 심리와의 관계를 알아보는 것은 지구 외 지적 생명체와의 의사소통에 유용하게 쓰일 것입니다.”

“여러분이 여기 제0006기지 항만 구획과 고도 훈련 구획을 잇는 트램에 있는 동안 제가 오리엔테이션을 담당할 겁니다. 괜찮아요. 지구에서 나눠 드린 자료 이상은 기본적으로 얘기할 일이 없을 테니, 확인차 들어 주세요. 앞에 커피 팩과 튜브 베이글이 있을 겁니다. 드셔도 좋습니다.”

<각원, 커피 팩과 튜브 베이글을 먹는다>
<저중력에 익숙지 않아 발생하는 동작 불안정에 대한 대응으로 오리엔테이션 음성 패턴 1B: 재생>

“일단 여러분이 가장 먼저 당황하셨을 상황은 이 우주의 무중력 또는 저중력 환경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몸을 제대로 지탱할 수 없어 부유해 있거나 뛰어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은 불안하다고, 여러분은 달 왕복선 안에서 느끼셨을 겁니다. 괜찮아요. 지구와 다른 중력 환경은 신입 인원이 항상 마주치는 문제입니다.”

<오리엔테이션 본편 음성: 재생 시작>

“지구와 우주의 환경 차에 따른 문제는 기본적으로 그것에 익숙해짐으로서 해소가 됩니다. 그러나, 이는 근본적으로 익숙해져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자그마한 실수로, 당신은 어떤 작은 부품을 수백만 달러 하는 기계 안에 들어가게 해 고장낼 수도 있고, 저중력에 의해 움직여진 관성 질량 수 톤 짜리 물체에게 느릿하게 찌부러질 수도 있어요. 그런 사고를 피하기 위해, 항상 환경에는 경계심을 갖고 임해 주시길 바랍니다. 더 말하자면, 우주선이나 트램, 그리고 기지에 있는, 별빛 반짝이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강화 유리 창문 밖은, 그야말로 판때기 하나 끼워 둔 진공의 지옥임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뭐 이렇게 말은 했습니다마는, 달은 꽤 안전한 장소에 속합니다. 이 제0006기지도 외우주지부 초기에 만들어져 개량에 개량을 거듭한 대규모 기지이기 때문에, 안전 설비도 복리 후생도 충실합니다. 여러분이 마시고 있는 커피 팩을 떨어뜨렸을 때도, 자동 청소기가 바로 센서로 감지해서 흡수해 주죠. 제0006기지에서는, 저중력을 제외한다면 거의 지구 기지와 같은 환경에서 작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달보다 먼, 예를 들어 제가 근무하고 있는 외행성 기지에서는, 더욱 신중한 작업이 요구됩니다. 거기엔 모든 것이 필요충분량‘밖에’ 존재하지 않아요. 최신 외행성 왕복선으로도 길면 1개월이 걸려 인원을 보내야 하는 곳에서는, 설사 폰 노이만 머신2의 힘을 빌린다 하더라도, 거의 자급자족으로, 존재하는 모든 낭비를 줄이고, 자원을 재생하여, 최고 효율로 환류하여야 합니다. 안 그러면 생존을 할 수 없거든요.”

“예를 들어, 여러분이 드시는 튜브 베이글은 달의 수경 재배 농장에서 얻은 밀을 가공한 것이며, 기지 내에서는 고형 베이글을 드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평소에 먹는 것은 배양 클로렐라로 만든 대용품입니다. 외행성 왕복선에서는 튜브 베이글조차 수송 질량 문제 때문에 별로 추천되지 않겠죠. 지구에서 떨어지면 떨어질 수록 여러분의 생활 및 활동 환경은 어려워집니다. 외우주에 몸을 둔 선배로서 말하죠. ‘달은 엄격한 교사이나, 외행성은 배움을 실천하는 별들의 황야이다’.”

<각원 반응이 정상 범위 내: 오리엔테이션 음성 패턴 2A 재생

“여러분이 외우주지부의 환경에 대한 개요를 이해해 주셔서 기쁠 따름입니다. 자, 그럼 그렇게까지 어려운 환경에서 재단은 대체 무엇을 목적으로 하는가, 여기에 대해서 재차 확인하죠. 외우주지부의 경우, 재단의 기초 이념인 확보, 격리, 보호에, 탐사, 발견, 관찰이 더해집니다. 관찰은 연구라고 말해도 좋겠죠.”

“우주에는 다양한 경이가 있으며, 이는 동시에 위협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목성과 가니메데 사이를 지나는 플럭스 튜브는 태양계 최대 규모의 번개이며, 목성 대기에 발생시키는 오로라와 더불어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고 놓아주지 않는 장대함을 지닙니다. 그러나 동시에 해당 축 위에 있는 모든 것을 파괴할 정도의 에너지를 지니고 있으며, 접근 관측은 매우 위험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미 아는 우주 현상은 변칙 현상에 비하면 경이도 위협도 아닙니다. 이들은 이미 해명된 법칙 위에 성립되고 있는 것이니까요.”

“외우주에 존재하는 변칙 중 다수는, 안타깝게도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 체계로도 이해할 수 없으며, 우리의 지식 체계에 코페르니쿠스 혁명을 불러일으킬 만한 것도 있을뿐만 아니라, 때로 위험하고, 때로 환경이나 규모가 원인이 되어 격리가 매우 어렵죠. 그러므로 우리는 적지 않은 경우 어쩔 수 없이 관찰로 밤을 지새우게 되는 겁니다. 예를 들면, SCP-2399는 목성 대기 내에 가라앉는 우주 전함, SCP-508-JP는 태양계에서 멀리 떨어진 우주에 있는 신장 수십 광년의 거인입니다. 모두 확보, 격리, 보호는 현실적이지 않죠.”

“게다가, 그 변칙들은 우주 전체에 널리 퍼져 있다고 추정됩니다. 이에 우리는 빠뜨리지 않고 탐사, 발견하기 위하여 우주 공간을 향하여 수많은 탐색 장비들을 보내고 있는 거죠. 예를 들면…… 그게 있네요, 요전에는 카이퍼 벨트3의 아무것도 없는 부분에서 우주인의 메신저가 발견되었습니다. 이러한 경우가 존재하므로 탐사와 발견에는 다액의 예산과 자재가 투입됩니다.”

<각원에게 약간의 긴장이 보여짐: 오리엔테이션 음성 패턴 3B를 재생>

“다양한 변칙성과 그 규모, 이것들에 이제 도전한다는 생각에 긴장되시나 보군요. 우리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하지만 ‘관리자’가 말했듯이, ‘인류는 두려움을 피해 숨던 그 시절로 되돌아가서는 안 됩니다’. 이를 위해 탐사, 발견, 관찰을 하는 것이고, 이것이 아직 인류에게 너무 빠르거나, 또는 혼란을 가져올 우려가 있을 때, 다양한 수단으로 베일 프로토콜에 따라 은폐하는 것이 바로 우리 ‘외우주지부’의 사명입니다. 여러분은 우주를 관측하여 지동설을 연구하는 갈릴레오이며, 이와 동시에 그를 재판한 교회이기도 한 것입니다.”

<지정 위치에 도착 시까지 오리엔테이션 음성: 재생 중지>
<지정 위치에 도착 / 오리엔테이션 음성: 재생 시작>

“자, 왼쪽을 바라봐 주세요. 방금까진 크레이터에 가려 보이지 않았지만, 여기에서는 지구가 보이죠. 지금까지 살아 온 대지를 그 바깥쪽에서 바라보는 것을 신기하게 여기는 분도 계시겠지만, 그 이상으로 저 아름다움에 마음을 뺏긴 분이 많으시리라 생각합니다. 어느 쪽이든 간에, 이 빛깔과 반짝임을 잊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분명 저것이 여러분이 담당하는 임무에 하나의 자극이 될 테니까요.”

<오리엔테이션 음성: 재생 종료>
<예정대로 FoundationDSN4에서 제0038기지가 보내는 실시간 음성 통신을 받음: 재생 시작>

“자, 이제 제가 가니메데에서 40분 전에 보낸 음성이 여러분에게 도착할 때가 됐을 겁니다. 이건 교재로 사전에 녹음해 둔 음성이 아니라, 내가 지금 월면에 도착한 여러분에게 보내는 실시간 메시지입니다.”

“여러분은 이미 우주 환경을 몸으로 느끼셨을 겁니다. 그러나 아직 외우주지부 인원으로서의 임무는 시작되지도 않았습니다. 재차 베르너 폰 브라운의 말을 인용하죠. ‘새로운 인원이 직면하는 두 큰 문제는 중력과 업무이다. 달의 중력에는 금방 익숙해지겠지만, 업무는 때로 너무 압도적이다.”’

“곧 트램이 종점에 도착합니다. 중력가속도에 대비하여 안전띠를 확인해 주세요. 그리고 멈추면, 정거장으로 한 걸음 내딛어 주시기 바랍니다. 인류에게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여러분에게는 위대한 도약입니다.”

<실시간 음성 통신: 재생 종료>
<알림: 시작>

—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겠습니다.

일방적인 음성 통신으로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된 점 거듭 사과 말씀 드립니다. 이는 하케 박사가 저번 주 갑작스럽게 제0038기지에 파견됨에 따른 것으로, 목성권의 제0038기지와 월면 간에서는, 쌍방향 통신을 이용할 시에 무시할 수 없는 규모의 시간차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그럼, 좋은 여행 되시길 바랍니다. 여기는 외우주지부 소속, 월면 기지군 관제 지원용 인공지능 개체, Artemis-IIIbis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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