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의 왕자
평가: +5+x

그것은,

더 이상 말할 것이 남지 않은 작가의 펜 끝.

더 이상 단 한줌의 이상도 잡히지 않는 화가의 손가락.

더 이상 조각이라 할 수 없는 파편과 돌덩이를 보고 서있는 조각가의 시선.

더 이상 이야기가 아닌 마른 침과 짦은 숨소리 밖에 나오지 않는 시인의 혀.

더 이상 땅 위로 내딛을 용기가 나지 않는 무용가의 발.

더 이상 사랑과 슬픔을 묘사할 수 없는 자들의 눈물과 의심과 혐오로 점철된 인생.

생각해보라, 느낄 수 있다.

떨리는 손을,
갈 곳 잃은 시선을,
맞닿아 열리지 않는 입술을,
끝없는 자기의심과 자기혐오를,

그들을 비웃는, 구원의 시늉 끝에 그들을 광기의 구렁텅이에 처넣는 자를.

그는 이야기의 왕자다.
그리고 그는 절망의 초상이다.

따로 명시하지 않는 한에서 이 사이트의 모든 콘텐츠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동일조건변경허락 3.0 라이선스를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