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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Putting a ghost in the machine: 기계에 유령 집어넣기
원작: https://scp-wiki.wikidot.com/putting-a-ghost-in-the-machine
저자: ColCairn
역자: Abyshroom
바람이 도시 거리를 가로지르며 울음소리를 낼 무렵 근엄한 표정의 두 인물이 골목길에 있는 쉼터로 들어섰다. 비를 막기 위해 옷깃을 세운 덕분인지 벽에 난 지저분한 구멍 위 번쩍이는 네온사인의 빛에도 둘의 정체는 알 수 없었다. 둘은 열린 문 사이, 새어나오는 빛 방향으로 난 깊은 물웅덩이 위로 느지막히 걸음을 내딛었다. 세 번째 사람은 둘을 기다리듯 출입구에 서 있었다. 둘이 그 안으로 들어서자 그 남자는 문을 닫고선 잠금장치 두 개를 끼워넣었다. 그들이 들어온 내부는 거리와 마주하고 있는, 다 타버린 정면부와는 다르게 상대적으로 온전해 보였다.
“예, 어, 슬론Sloane 님, 저를 왜 이곳에 데려오셨는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둘 중 하나가 물었다. 다른 이는 얼굴을 가리도록 모자를 눌러 쓴 채로 입을 다물고 있었다.
“아 그럼요 그럼요, 물론이죠.” 둘을 초대한 사람이 새된 소리로 말했다. “여러분이 관심있어할 만한 것 중에서도 제일 흥미로운 걸 찾았거든요. 마샬 쪽에서도 이걸 원했는데, 옛정을 생각해서 그쪽 드리는 거예요.”
“감사합니다. 어, 슬론 님. 어떤 물건인지 보여주실 수 있겠습니까?”
슬론은 자신의 뒤로 바싹 따라오는, 말이 더 많은 손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계단 한 줄을 걸어 내려갔다. 슬로앤과 그 남자는 뒤를 돌아보지 않았는데, 그 동안에 조용히 있는 남자는 따라들어온 후에 잠금장치를 다시 풀고 문을 살짝 열었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니 그들은 무거운 철제 문이 늘어선 긴 복도 한가운데에 도착했다.
두껍게 쌓인 먼지와 때 밑에 있어 알아볼 수 없는 다양한 표지판이 천장에 달려 있었다. 그럼에도 슬론은 표지판을 확인하고 우측으로 방향을 꺾었다. 앤더슨은 키 작은 남자를 따라잡기 위해 속도를 높여야만 했는데, 앞서가는 남자는 복도의 맨 끝에 있는 조금 더 수수한 문을 향했다. 입을 다물고 있던 남자는 뒤쪽에 더 떨어진 상태로, 길을 따라 난 문 몇 개를 열어 그 내부의 빈 방을 확인하며 따라갔다.
“자. 앤더슨 씨, 당신이 지난번에 세이커 프로젝트와, 이에 관련되어 영혼을 기계에 집어넣는 문제에 대해 말하셨던 것 같은데 말이죠.” 둘이 이중문에 거의 도달했을 무렵 초대인이 그리 말했다.
“빈센트라고 부르셔도 좋습니다. 그리고 맞아요. 어, 그 자그마한 문제 때문에 프로젝트의 원 목표를 폐기했었죠. 꽤나, 어, 꽤나 말씀드리기 부끄러운 일입니다.”
셋이 마치 수술실처럼 꾸며진 거대한 공간에 들어서자 슬론이 자신의 양 팔을 넓게 펼쳤다. “짜잔!”
벽과 바닥은 꽤나 오래된 화재의 흔적을 담고 있었지만 장비는 새것이었다. 앤더슨은 바퀴 들린 들것을 향해 걸어가고 장갑 낀 손으로 부드러운 인조 가죽의 표면을 훑어 두껍게 쌓인 먼지층을 벗겨냈다. 그의 은색 가면을 통해서는 감정을 읽는 것이 불가능했으나, 축 처지는 그의 어깨는 실망감을 드러냈다. 앤더슨은 아무리 괴상하고 비밀스럽다 하더라도 이 들것보단 그러하지 않을, 오랫동안 이용되지 않은 의학 시설을 채 다 둘러볼 필요도 느끼지 못했다.
“저기요, 슬론 님. 이런 걸 보여주고 싶으셨던 겁니까? 제가 느끼는 감정은, 어… 감동과는 거리가 먼 것 같은데요.” 앤더슨이 한 번 더 내부를 훑으며 말했다. “제 시간을 낭비시키는 게 아니길 바랍니다.”
“물론 그럴 리가 없죠!” 손님의 분위기가 싸해지는 걸 눈치챈 키 작은 슬로앤이 답했다. 슬로앤은 천장에 부착된 거대한 장비를 향해 종종걸음으로 이동했다. 먼지를 막기 위한 두터운 커버가 이를 감싸고 있었으며, 그 커버의 하단으로 케이블선이 나와 벽과 천장을 따라, 문 근처의 공간에 고정된 거대한 콘솔으로 이어졌다. “이 시설의 하이라이트를 아직 보여드리지 않았는걸요!”
과장이 섞인 채로 슬로앤이 먼지 커버를 제거하여 그 속의 거대한 기계 팔을 드러냈다. 이는 병원 장비라기보단 앤더슨의 회의실에 있는 것과 더욱 유사했다. 그 기계 팔의 끝에는 위협적인 발톱이 달려 있었고, 고무 호스가 중앙에서부터 팔을 따라 이어져 콘솔에 연결되어 있었는데, 콘솔은 이상한 장치같은 것에 들어가 있었다.
앤더슨은 그 기계의 용처를 알 수 없었음에도 꽤나 잘 조형된 기계에 선망의 시선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일단 그것이 보관된 곳과 동일한 화재의 흔적을 안고 있었다.
“빈센트, 이건요, 제가 장담하건데 당신이 본 적도 없는 류의 장치일 거예요. 약간의 연구랑 실험이 필요하긴 했지만, 결국 그 쓰임새를 알아냈지요.” 슬로앤의 미소가 방 안을 가득 채우는 듯 했다.
“아 예, 그 쓰임새란?” 앤더슨이 물었다. 그의 인내심이 바닥나기 시작했다. “환자를 들 때 이용하는 화려한 팔 정도로 보이는데 말입니다.”
슬로앤이 조금 더 과장되게 웃었다. “이 장치는 인간으로부터 의식을 제거할 수 있어요. 바로 영혼 말이죠. 그렇게 떼어낸 영혼을 병에 저장하는 거예요. 그리고선, 그 영혼을 다시 몸체에 집어넣을 수 있는데, 원래의 몸이든 아니든 상관 없죠. 감히 추측하여 말하자면, 이게 당신이 할 수 없었던 걸 해줄 수 있고 세이커 프로젝트를 완성시켜줄 수 있는 거라구요.”
앤더슨이 기계를 향해 걸어가서 마치 연인 사이에서만 볼 수 있을 법한 애틋함으로 부드러운 기계를 따라 손길을 이어갔다. 천천히, 하지만 꼼꼼히, 앤더슨은 기계의 피스톤과 볼크 하나하나를 검사하여 결점이 하나라도 있나 확인했지만 아무런 결함도 없었다. 기계의 걸작이었다.
“슬로앤 님, 대체 어떻게… 음, 이 기계의 용처를 알아내신 겁니까. 직접 실험하시진 않으셨길 바라는데요.”
“물론 그럴 리가요. 매뉴얼을 읽었죠!”
앤더슨의 주의가 다시 키 작은 남자에게로 돌아갔다. “그렇다면 기계 매뉴얼을 가지고 계십니까?”
“그럼요 그럼요. 안전한 장소에 보관하고 있죠. 우리가 이 거래를 마친다면 가져다 드릴게요. 으음, 아마… 700,000 파운드는 받아야 하겠는데요.”
“이걸 제게 보여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슬로앤 님. 잠시만 제 동료가 수표를 작성할 때까지만 기다려주신다면, 어, 음… 좋겠습니다.”
세 번째 남자가 자신의 코트 속에서부터 두꺼운 수표책을 꺼내 끄적이기 시작했다. 그가 끄적일수록 슬로앤의 미소가 점차 사라지기 시작했다. 원래는 대금을 현금으로 받고 싶었으나, 슬로앤은 이미 앤더슨의 예상 가격보다 훨씬 높은 금액을 요청했으니 굳이 더 밀어붙이지는 않았다. 따지자면 슬로앤은 저 장치로 기업가의 흥미를 알아내는 것, 그리고 그게 저 자에게 얼마나 가치있는 것인지 알아내는 것에 정확히 성공했으니까.
조용한 남자가 수표책에서 수표를 뜯어내어 앤더슨에게 넘겼다. 앤더슨은 과장된 동작으로 자신의 이름을 서명하고, 다시 슬로앤에게 넘겼다. 키 작은 슬로앤은 수표를 넘겨받을 때 속으로는 기쁨으로 날뛰고 있었지만 표정은 계속 관리하고 있었다. “아, 이거 현금으로 바꿀 때 아무런 문제도 없는 거겠죠?”
앤더슨이 큭큭 웃었다. “문제가 있을 리가요, 슬로앤 님. 저는 어, 은행으로부터 합의를 받은 겁니다. 이런 일이 있을 것이라고 그쪽도 알고 있을 테죠.”
“정말 감사드려요, 빈센트. 당신이 눈치채기도 전에 빛의 속도로 매뉴얼 챙겨 올게요!” 그리고 슬로앤은 자신의 말대로 거의 달리다시피 복도로 돌아갔다. 그가 앤더슨의 동료 옆을 스쳐지나갈 때 코트 끝부분에 작은 은색 구체가 붙은 것을 눈치채지 못한 채.
“6-2?” 초대자가 더 들리지 않게 되었다 싶을 무렵 앤더슨이 그를 불렀다. 입을 다물고 있던 남자가 그 주인을 올려다봤다. “7-6에게 베니와 슬로앤 님을 따라가서 매뉴얼을 가져오라 해. 그리고, 어, 명심해. 이번 거래의 비밀유지가 가장 중요하단 것을. 카파-하이픈-1-3-7-6을 승인한다. 그리고 뒷처리도 부탁하지.”
프로젝트의 결과물이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도시 지상의 거리에 있는 세 번째 인원에게 명령을 전달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앤더슨은 몸을 돌려 자신의 손으로 기계 팔을 따라 쓰다듬었다. "그리고, 어, 피니아스Phineas한테 기대하라고 말해. 세이커 프로젝트가 개화하기 위해 필요한 걸 손에 넣었다고."
특수 요원 릭하트Rikhart는 엘리베이터가 앤더슨의 시설 깊은 곳으로 내려가기 시작하자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냈다. 그는 여기에 몇 번밖에 오지 않았고, 그 때마다 늘 초대받은 자였다. 릭하트 옆의 남자는 공허한 시선으로 벽을 바라봤다. 아니면 앤더슨의 로봇 중 하나인 걸까? 그 정체가 무엇인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영원과도 같은 시간이 흐른 뒤, 엘리베이터가 정지하고 문이 삐걱이며 열렸다. 지루해 보이는 접수원이 있으며 금속 화분에 담긴 다 시들어버린 몇 관목들이 장식되어 있는, 아무런 무늬가 없는 로비가 문 너머로 보였다. 릭하트는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뒤를 돌았다. 엘리베이터에 함께 탄 남자도 내릴 것이란 생각 때문이었다. 그 남자가 내리지 않자, 릭하트는 어깨를 으쓱이고 접수원의 데스크로 걸음을 옮겼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마른 여자가 자신의 컴퓨터 화면에서 거의 시선을 떼지 않으며 물어왔다. 그녀의 손이 움직이는 패턴으로 보건데, 릭하트는 그녀가 모든 심심한 사무원들의 트레이드마크인 온라인 솔리테어1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 사람은 인간이다. 적어도 이 사람은.
“긴급한 문제로 빈센트와 대화하고 싶습니다. 여기 있나요, 아니면 나중에 다시 찾아와야 하나요?”
접수원은 화면 옆에 붙여 놓은 종이 쪼가리들으로 시선을 옮겼다. “앤더슨 님은 현재 미팅 중이십니다. 하지만 기다리시겠다면 금방 돌아오실 거예요. 저쪽에 앉아계셔도 좋습니다.” 제안보단 명령에 가까운 느낌으로 턱짓한 방향엔 줄지어 늘어선 의자가 있었다. 릭하트는 문과 계단에 가까운 의자에 앉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릭하트는 자신의 등허리에 달린 홀스터가 비어있는 어색함에 더욱더 신경쓰이기 시작했다. 지상의 입구에 서 있던 경비들은 굉장히 철저히 검사하여 숨겨둔 무기들까지 전부 잡아냈다. 심지어 자신의 소매에 넣어둔 엄지 나이프2 조차. 여기에 왔던 지난 몇 번은 그런 검사로 시간을 들이진 않았지만, 초대받은 손님과 방문자 사이엔 간극이 존재할 수밖에 없으니까.
릭하트 요원이 기다리는 동안 몇몇 사람들이 로비에 들어서고 지나쳐서 나갔다. 일부는 누가 봐도 손님이었다. 그들의 조심스러운 태도나 접수원이 그들에게 던진 시선으로 확인이 가능했다. 다른 이들은 자신감 넘치는 걸음걸이로 접수 데스크를 지나쳐, 접수원의 뒤에 있는 수많은 문으로 들어갔다. 기다림의 시간이 대략 한시간이 될 무렵, 세 명의 남자가 바로 그 앤더슨과 함께 나왔다. 앤더슨은 그들과 함께 엘리베이터로 향해 걸어와, 릭하트가 그들의 대화를 엿들을 수 있는 거리가 되었다.
“마샬 님. 제가 답을 빨리 내야 한다는 건, 어, 이해합니다. 하지만 새로운 개발이, 어, 이루어지고 있으니, 당신의 제안을 다시 고려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앤더슨이 셋 중 가장 키가 큰 사람에게 말했다. 릭하트 요원은 그 이름을 듣자마자 정신이 퍼뜩 들어, 그 이름을 언제 들었는지 기억을 뒤지기 시작했다.
“상관이야 없습니다, 앤더슨 씨. 하지만 만일 고민에 너무나도 많은 시간이 걸린다면 우린 시선을 돌리게 될 수도 있겠죠. 그리고 이 일에 대해서는 당신에게 거절권이 없습니다.” 그 말과 함께 키가 큰 남자는 두 동료를 양 옆에 태워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문이 닫히고 앤더슨이 혼자 섰다. 앤더슨은 몸을 돌려 안내 데스크를 훑어봤는데, 그의 마스크가 형광등의 거슬리는 불빛에 깜빡였다. 잠시 뒤, 앤더슨의 시선이 릭하트를 향했다.
“오, 릭하트 요원. 만나서, 어, 반갑습니다.” 앤더슨이 그가 있는 의자를 향해 이동하자 릭하트가 상념에서 깨어났다. 앤더슨은 장갑 낀 손을 내밀었고, 릭하트는 이를 어색하게 잡아 흔들었다. 늘 저 마스크를 볼 때마다 불안해지는데, 심지어 형광등의 빛이 이 느낌을 더욱 심화시켰다.
“빈센트, 저도 만나서 반갑습니다. 당신의 사소한 업무에 관련되어 지난 며칠동안 제 책상까지 왔던 그것에 대해 대화를 나눌 수 있을까요.”
“당연하죠. 제, 어, 사무실로 돌아갑시다.”
앤더슨이 불안을 느끼는 릭하트를 이끌고 방금 자신이 나왔던 문으로 돌아갔다. 그리고는 긴 복도를 따라 내려가 아무런 특징이 없는 문으로 향했다. 그 내부는 문처럼 아무런 특징이 없는 사무실이었다. 그 검소하고 강박적인 장식 상태는 이처럼 평범하지 않은 회사의 창립자가 생활한다는 곳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앤더슨은 탁자 뒤로 돌아가 서 있고, 릭하트는 천천히 의자 쪽으로 걸어가기로 했다. 둘은 잠시 동안 서로를 바라보다가, 릭하트 쪽에서 자신이 먼저 이야기를 꺼내야 할 것 같다고 깨달았다.
"빈센트, 잘 알려진 당신의 동료인 다니엘 슬론에 대한 신고를 받았습니다. 지난 며칠 사이에 실종되었다는 내용이었죠. 우리는 수사를 진행하여 그의 소재를 파악하고 데려올 팀을 준비시켰습니다. 지금은 수사 전체가 정체되어있고 말이죠."
"UIU가 하는 일이 다 그렇죠 뭐. 실패한 수사 말이에요, 릭하트 요원. 그쪽 사람들이 뭔가를 이뤄내고 있는 것처럼 말씀하시는 것 같긴 한데 말입니다. 축하드리죠."
릭하트는 비꼬아서 말하는 칭찬에 당황할 뻔 한 것을 겨우 참아냈다. 앤더슨은 그리 기분이 좋은 상태가 아닐 터. 혹은 방금 한 말이 얼마나 무신경했는지조차 알아채지 못한 것이겠지. "그쪽에 그리 전달해도 되는 걸로 알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걱정하는 바는 다름아니라 당신이 중요한 장비에 손을 댔다는 신고입니다. 빈센트, 봐요, 당신이 사업을 확장하고 싶어한다는 건 알고 있지만 이러면 당신의 앞길을 막을 수밖에 없어요. 새로운 지휘부가 들어섰는데 그쪽은 이미 여러 일들을 추진하고 있단 말입니다."
"무슨 의미죠?"
"뭐, 그런 거 있잖습니까. 그 분은 성적이 좋지 않은 작전들을 정리하고 계시고, 당신이 진행하고 있는 것처럼 손 놓고 지켜만 보는 작전에는 만족을 못 하시는 분이라. 너무 고집을 부리시면 저도 그 분 눈 밖에 나는 걸 막아드릴 수 없어요."
"지금, 어, 합의를 끝까지 지키실 수 없다는 소리이신가요?" 앤더슨에게서 어떠한 감정을 읽는 것은 불가능했으나, 릭하트는 순간적으로 방 안의 온도가 몇 도 떨어졌다고 맹세할 수 있었다. 릭하트는 앉은 자리에서 살짝 몸을 떨었다.
"꼭 그렇다는 건 아닙니다. 제… 제가 당신과 당신 사업에 대한 조사 팀의 책임자이기 때문에, 그리고 아직 이 일에 붙어 있는 유일한 사람이기 때문에 다른 곳을 경험해보진 않았으니까요. 그래서 제 테이블엔 칩이 많이 없어요. 당신이 뭔가 크게 사건을 일으키지만 않는다면 지켜드릴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만일…" 릭하트는 안더슨이 케이블 주위를 돌아 움직여 자신의 옆으로 오자 목소리가 점점 줄어들었다.
"제가 당신을 곤란하게 하고 있다면 사과드리겠습니다. 릭하트 요원. 하지만 당신은, 음, 명심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네요. 저는 소규모 회사의 소유자로서 굴러들어온 기회를 져버릴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새로운 제품을 홍보하고 있고, 저는 이미, 어, 미래의 확장을 눈여겨보기 시작했답니다." 앤더슨은 장갑을 낀 차가운 손을 릭하트의 어깨에 얹었는데, 릭하트는 본능적으로 움찔거릴 수밖에 없었다. 앤더슨이 이를 알아챘더라도 티를 내지 않고 있을지 모른다. "그래서 찰스 오그덴 기어스Charles Ogden Geirs가 문제인 거죠?"
"어떻게 그걸-" 릭하트는 목에서 느껴진 날카로운 고통에 의해 문장을 끝맺지 못했다. 릭하트가 의자가 있는 뒤로 넘어가자 거미처럼 생긴 작은 로봇이 릭하트의 어깨에서 총총거리며 나와 그의 무릎 위로 올라왔다. 그것은 높은 음의 소음을 빠르게 연속으로 냈고, 앤더슨은 이에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이야, 베니. 이제, 어. 내 사람을 조종할 시간이야. 어… 맞아, UIU에 넣을 사람. 우리 전 친구님을 여기에 불러 오도록 해서 세이커 프로젝트의 일원으로 걸맞는 이를 한 명 만들어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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