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1.

1.

며칠 전이었다.

“이렇게까지 일하는 이유가 뭘까요, 가넷.”

늦은 밤, 사무실의 어질러진 상자를 캐비넷 위로 하나하나 쌓고 있던 가넷이 고개를 돌렸다. 세절기에 비밀 서류를 넣던 스트링은 멍 하니 허공을 쳐다보고 있었다.

“글쎄요. 뭘 물어보고 싶은지 모르겠는데요.”

“바로 그거에요, 가넷. 난 분명히 물어볼 뭔가가 있는데, 입에서 말로 나오질 않아요.”

가넷은 한숨을 내쉬며 이번엔 몸을 돌렸다. 스트링의 눈 밑엔 새까만 그림자가 진하게 물들어 있었다. 거울을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잠시 주저하다 입을 열었다.

“박사님, 앉아만 있을 때가 아니잖아요. 며칠 있으면 우리 임시 휴가 끝나고 바로 업무 복귀에요. 빨리 털어내고 정리해서 움직이지 않으면 진짜 힘들어 진다고요.”

스트링은 아무 말 없이 손에 들린 서류만 내려다보았다. 몇 마디 더 얹으려던 가넷은 그의 서류가 천천히 구겨지는 것을 보곤 입을 다물었다.

“맞아. 계속해서 일을 해야 뭐라도 되겠죠. 내일 아침에 눈을 뜨면, 원래 하던 대로 서류 작업에, 환자 진료에, 부상 연구에, 방어 연구에. 평범하게 하던 대로 하다보면, 이딴 꼬인 일들도 다 기억 안날지도 몰라요. 하지만 가넷.”

헝클어진 머리를 부여잡으며, 스트링은 나지막이 말했다.

“난 아직도, 로드가 죽었다는 걸 믿을 수가 없어요.”


한참 동안 이어진 창밖의 건물들은 하늘의 먹구름을 닮은 양 우중충한 회색 빛깔이었다. 도로 곳곳엔 낡아빠진 신문지가 아무렇게나 구겨진 채 널브러져 있고, 가끔씩 날카로운 캔이 굴러와 조용한 차내를 들썩이게 했다. 드문드문 보이는 초췌한 모습의 사람들은 너무나 힘없이 걸어 다니고 있었다. 그들의 생기 없는 눈길은 바닥에 질질 끌리듯 가라 앉아 보였다.

“거의 다 왔습니다, 연구원님. 앞으로 5분 내에 도착합니다.”

창문에서 고개를 뗀 스트링은 맞은편에 앉은 요원을 바라보았다. 특수 방호용 마스크에 달린 다기능 고글 너머로 눈동자가 보이는 듯 했다. 흔들림 없는 좋은 눈 같아 보였다. 스트링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렌즈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흰 가운에 헐렁한 청바지를 입은 평소 연구원의 모습 대신, 주변의 기동특무부대 요원들과 차림새가 비슷했다. 전투 방호복, 기능성 부츠, 안경 위에 걸친 고글과 통신용 이어피스. 오른쪽 가슴팍에 새겨진 하얀 재단 마크까지.

‘차이가 있다면, 눈빛만큼은 똑같진 않겠지.’

스트링은 속으로 스스로를 비웃으며 밖으로 다시 눈을 돌렸다. 아까의 낡은 거리 대신 앙상한 나무들이 드문드문 보이더니, 이윽고 나무가 빼곡히 선 울창한 숲이 나타났다. 그 너머로 언뜻 보이는 것은 반쯤 짓다 만 듯한 아파트와 주변을 빼곡히 매운 검은색 차량들이었다. 길도 군데군데 파인 포장도로 대신 투박한 흙길로 바뀌었다.

스트링의 차량이 가까이가자 멀리선 보이지 않던 철조망이 모습을 드러냈다. 운전석에 탄 요원이 차량을 천천히 세우며 창문을 내렸다. 요원은 임시 검문소에 설치된 단말기에 카드를 댄 뒤 소총을 든 검문소 요원에게 말했다.

“의료부 연구원 한 분 이동지원으로 들어오셨습니다.”

“네, 들어와요. 출입증은 나중에 받아가세요, 연구원 님.”

스트링이 고개를 끄덕이자 찰칵하는 소리와 함께 철조망이 천천히 옆으로 열렸다. 차량은 다른 차들로 빼곡한 공터 옆에 주차됐다. 문은 자동으로 열렸고 스트링은 아무 말 없이 차에서 내렸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멀리서도 보였던 짓다 만 건물이었다. 대략 7층 높이에 골격은 완성되고 회칠까지 끝난 모습이었지만, 곳곳에 철근이 튀어나오고 창문 하나 없이 휑하게 뚫려 기괴해보였다. 건물 안에 검게 드리워진 그림자 너머로 마치 누군가 있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육중한 분위기의 건물이 내려다보는 숲 한가운데 공터엔 스트링과 비슷한 차림새의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주변에 놓인 검은색 밴 위로 통신망 기기를 설치하고 있는 직원들도 보였다. 연구원들은 저마다 반투명한 태블릿 컴퓨터를 들고 여기저기서 소리 지르며 뛰어다녔다.

“어라, 스트링 박사님 아니에요? 반갑습니다, 박사님. 이렇게 빨리 도착하실 줄 몰랐네요.”

소리가 난 쪽을 보자 고글을 벗은 차림새의 남자가 밝게 웃으며 다가왔다. 스트링은 살짝 인상을 쓰며 물었다.

“미안합니다. 제가 언제 뵈었는지 잘 기억이 나질 않는데, 성함이?”

“아아, 모르는 게 당연해요. 어제 메일로만 인사드렸으니까. 북미 6기지에서 온 윤리 위원 클레버 딕슨입니다.”

딕슨은 새된 목소리로 웃으며 악수를 청했다. 스트링은 굳은 얼굴로 손을 맞잡았다. 왜소하고 마른 이 남자의 손은 기분 나쁘게 차갑고 축축했다.

“열 다섯 시간 넘게 날아왔네요. 제트기를 탔는데도 어찌나 오래 걸리던지.”

“그렇군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딕슨 씨. 통제 본부 어디 있습니까?”

“에이, 보니까 이제 막 도착한 거 같으신데, 뭐 벌써부터 일입니까? 잠 잘 곳부터 찾아야죠. 이 동네가 보기엔 우중충해도 대로 쪽으로 나가보니까 구색은 잘 갖췄더라고요. 호텔 아직 안 잡았죠? 내가 봐둔 곳이 있는데 거기서 짐부터 풀고……”

천천히 표정이 일그러지던 스트링이 눈을 꾹 감았다 뜨며 말했다.

“딕슨 씨, 난 잘 곳 상관없으니까 일단 통제 본부부터 말해요. 그런 거 신경 쓸 시간 없습니다, 알아 들어요?”

“워, 진정해요. 난 그냥 친해지자고 하는 말인데.”

“친해지고 나발이고 통제 본부 어딨냐고!”

꿈뻑, 하고 눈을 감았다 뜬 딕슨은 손가락으로 대각선 방향의 2층 컨테이너를 가리켰다.

“저 건물이 통제본부에요.”

“고맙네요.”

스트링은 내뱉듯이 말하며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딕슨은 이번엔 따라오지 않았다.


“뭐야, 젠장. 기껏 챙겨주려니까 병신 취급을 하네.”

딕슨은 이를 갈며 짧은 다리로 성큼성큼 걸었다. 발 밑에서 딱딱하게 언 흙바닥이 채이며 메마른 소리를 냈다. 딕슨이 향하는 방향에 선 남자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말했잖아. 건드려서 좋을 거 없다니까.”

“어이가 없잖아. 지금 본부에서 여기까지 직접 확인하러 파견 나와 주셨는데. 같잖은 연구원 주제에.”

“한국에서 한국인한테 한국 호텔을 챙겨주려니까 그런 일이 생기지.”

“닥쳐, 톰슨.”

톰슨은 작게 한숨을 내쉬곤 목을 슬슬 긁으며 말했다.

“너무 그러지 마라. 이번에 저 사람 팀에서 완전 난리 났잖냐.”

“난리 한 두 번 나면 재단 망하게 생겼네. 우린 뭐 사람 한 둘 갈리는 줄 알아?”

“그 정도가 아니잖아. 팀장은 업무 중에 사망했지, 같은 팀원이라는 사람은 무단으로 개체에 접근했다 실종됐지. 보니까 나머지 팀원들도 괜찮은 상태가 아니라더라.”

“뭐야 그건. 처음 듣는데? 여기에 그냥 혼자 들어간 거 아니었어?”

딕슨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물었다. 톰슨은 어깨를 으쓱했다.

“나야 데이터베이스 접근 요청을 했으니까 좀 알아봤지. 팀장은 며칠 전에 이 근처에서 생긴 댐 붕괴 사고 실종자 중 한명이라고 했어. 붕괴 직전에 댐 안쪽 건물에 들어가 있던 게 확인되었으니까, 실종이 아니라 사망으로 확정하는 분위기라더라고.”

“뉴스에도 나왔던 그 일인가?”

“맞아. 뉴스엔 노후로 인한 붕괴 사고로 알고 있는데, 여기 윗사람들은 일단 재단이랑은 관련 없다고 생각하나봐. 왜 그 자리에 있었는진 알지 못하지만.”

“그래서 쟤가 팀장이 아니라 팀장 대리로 온 거구만. 그리고?”

“잠깐만.”

톰슨은 조끼 파우치에서 태블릿을 꺼내 화면을 몇 번 넘겼다.

“그래, 죽은 팀장 이름은 올리버 로드. 통신원인 미키 맥켄지는 재단 상위 보안에 함부로 접근한 혐의로 체포되었고, 기술 책임자인 데일 포드는 달 기지 건설 프로젝트 참여 건으로 여기 못 오고 있고. 또 한 사람이 있는데, 무슨 특수 업무를 보는지 내 조회 창에 이름도 안 뜨고 있어. 그리고,”

톰슨은 화면을 돌려 딕슨에게 보여주었다. 화면엔 흰 가운 차림에 머리를 뒤로 질끈 맨 여성이 정면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이 사람. 케이시 가넷.”

“저기에 뛰어든 그 사람이지? 정신 나간 그 사람.”

톰슨은 맞은편에 선 회색 건물을 바라보았다. 보기만 해도 기분 나쁘게 우울한 느낌의 회색이다. 마치 지금의 하늘처럼, 언제든지 비가 흘러내릴 것 같은 색깔.

“맞아. 우리가 여기까지 오게 한 이유이자 장본인이지.”


“스트링, 자리에 앉게. 먼 길 급하게 오느라 고생이 많았어.”

문을 열자마자 쏟아지는 시선에 스트링이 멈칫하자 누군가 말했다. 기지의 상관인 화이트 교수였다. 화이트는 온화하게 웃으며 손짓했다.

“저 쪽에 자리 있네.”

컨테이너로 들어선 스트링은 고개를 까딱하며 주위를 슥 둘러보았다. 딱딱하게 굳은 얼굴들 대부분은 그가 잘 알거나 만나본 적이 있는 사람이지만, 그 중 몇 사람은 예외였다. 스트링은 넓직한 컨테이너 박스 안에 놓인 탁자 끝자리에 앉으며 머리를 굴렸다.

‘저 인간들은 뭐지?’

“우선 지금 막 도착한 저희 직원을 소개하겠습니다. 이번 실종 사태의 피의자인 케이시 가넷 연구원의 같은 팀 내 동료인……”

“잠깐만요, 과장님. 납득이 안 되는데요.”

스트링은 탁자 반대 끝 쪽에 앉은 정장 차림새의 남자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대체 언제부터 우리가 브리핑 때 정부 관계자들을 모셔 놓고 진행을 했습니까? 아무리 청와대 비서관이라고 해도 저는 보안 등급 없는 사람한테 제 코드 네임 알리고 싶지 않습니다.”

탁자 쪽에 앉은 두 사람은 표정 변화가 없었다. 뒤에 앉은 떡대들은 갑자기 서로 귓속말로 소곤거리며 스트링 쪽을 노려보았다. 화이트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스트링, 지금 자네한테 말하라고 한 적 없어. 자리에 앉아만 있고……”

“괜찮습니다, 과장. 충분히 이해합니다. 이 조직의 특수성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니까.”

화이트에게 손을 들어 보인 남자는 고개를 돌려 스트링을 쳐다보았다.

“같은 팀 동료라고 했습니까? 나는 이번 일에 감독 및 감찰 역할을 맡아 오게 된 홍정철이라고 합니다. 당신 말대로 청와대 수석비서관을 맡고 있습니다.”

비서관은 깍지를 끼며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같은 팀원이라고 하니까 묻겠습니다. 이번에 저기로 들어간 사람은 어떤 사람이었습니까?”

“무슨 소리죠?”

“말 그대롭니다. 저 안에 들어간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습니다. 일은 잘했는지, 성실했는지, 평소 어때보였는지……”

잠깐 뜸을 들이던 비서관은 스트링을 똑바로 쳐다보며 느릿하게 말했다.

“평소 재단에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지금 장난해!”

스트링이 벌떡 일어나자 의자가 뒤로 밀려나 벽에 세게 부딪혔다. 비서관 뒤에 있던 남자들이 움찔거리며 일어나려 했다. 스트링은 뒤에 손짓하는 비서관에게 삿대질하며 소리 질렀다.

“이봐요! 당신이 이 근처에 들어온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당신이 비서관이건 대통령이건 여긴 당신들 관할 구역이 아니라고! 지금 여기서 이딴 개소릴 들으려고 왔으면 더 알짱거리지 말고 꺼져!”

“스트링 박사!”

화이트의 고함에 스트링은 움찔했다. 스트링에게 저벅저벅 걸어온 화이트는 스트링의 옷깃을 잡아 끌며 밖으로 나섰다.

“잠깐 얘기 좀 하겠습니다.”

“과, 과장님……”

컨테이너가 흔들릴 정도로 세게 문을 닫은 화이트는 밴 몇 대를 지나 철조망 근처까지 스트링을 끌고 갔다. 철조망 앞에 선 화이트는 허리에 손을 짚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화이트가 손을 놓자 스트링은 화이트의 바로 앞에 달려들 듯이 멈춰 섰다. 그로선 이해가 가지 않은 일 투성이였다.

“과장님! 아니, 교수님! 지금 이게 뭐에요. 저 사람들 여기 왜 와 있는 겁니까! 아니 애초에 교수님이 저 사람들한테 왜 브리핑을 하고 있냐고요!”

“잘 들어, 지금 상황이 매우 안 좋게 흘러가고 있어.”

이마를 매만지며 화이트가 답했다.

“지지난 주부터 이상하게 일이 많았네. 사령부 기지에서만 개체 탈주가 다섯 번 일어났어. 여기 부산에 있는 시설에서 두 번 일어났고, 무진 쪽 구역에선 아예 시설 자체가 언론에 노출될 뻔 했어. 게다가 천안에선 D 계급 인원 몇 명이 이송 중에 탈출해버리고 여태 못 찾았지. 그렇지? 그리고 지난주에.”

화이트는 잠시 말이 없었다. 스트링은 화이트가 그 때의 보고를 듣던 모습이 떠올랐다.

“지난주 댐 붕괴 사고는…… 저도 같이 들었어요.”

“그래, 그렇다고. 최근 들어서 재단 관련해서 일들이 많았어. 너무 많았어. 물론 그렇다고 정부 쪽에서 우리한테 이래라저래라 할 입장은 아니야. 지금보다 더 심했던 적도 있었으니까.”

스트링은 화이트가 말하고자 한 것이 짐작이 갔다. 2년 전, 대구 시내에서 있었던 대규모 정전 사건이다. 명백한 재단의 실수로 인해 발생되었고, 3일간 지속된 블랙아웃으로 여러 인명 피해가 일어났음에도 정부에선 사태에 대한 모든 권한을 재단에 위임했다. 아예 손을 놨냐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문제는, 지난번에 교체돼서 들어온 비서관이 저 사람인데, 요새 하는 일이 심상치가 않단 말이네. 경찰청에 있던 UIU 비슷한 조직을 승격해서 대통령 직속 기구로 만들었다고 들었어. 특수사건처인지 뭔지, 지난주부터 그 기구를 통해 계속해서 사령부 쪽으로 항의가 들어왔다네.”

“어이가 없네요. 일 잘 안하냐고요?”

“아니, 더 심하게 말했지. 그러면서 거기에 대한 권한을 계속해서 요구했다더군. 개체 확보하는데 함께 참여하게 해달라던지, 조사 보고서 좀 보게 해달라던지. 거의 SCP 공조를 요청했다고 봐도 될 거야.”

스트링은 철조망을 걷어찼다. 빳빳한 그물망이 물결치듯 출렁였다. 스트링이 씩씩거리며 화이트를 노려봤다.

“지금 교수님은 그딴 개소리를 들어줬다는 건가요!”

“위에서 협조를 해달라는데 나더러 어쩌란 말이냐. 우리가 정부들과 ‘협력’을 하는 거지 ‘지배’를 하는 건 아니잖나. 유엔 선언문에도 우리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말한다지만 협력의 모양새로 저렇게 나오면 우리도 막을 명분이 없어. 막을 여유도 없고.”

“……”

조금은 단호해진 화이트의 목소리에 스트링은 입을 다물었다. 머리를 긁으며 화이트가 덧붙였다.

“그리고 이틀 전엔 저 사건도 있었고.”

“대체 저건 뭡니까? 오면서 검색했는데 아무 결과도 나오질 않아요. 제 등급으로 열람이 안 되는 게 아니라 등록 자체가 안 되어 있어요.”

“발견된 지 얼마 안 된 개체야. 한 달 쯤 전부터 동네 사람들이 하나 둘 씩 저 건물 주위에서 실종되었다는 보고가 있었네. 지지난주부터 조사에 착수하려고 했는데, 말했다시피 바빠졌다보니 계속 미뤄지고 있었고, 이틀 전에 사고가 터졌지.”

“가넷이…… 저기에 뛰어 들었다고요?”

스트링은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외부 출입대장엔 휴가라고만 써놓고 나갔다 들었네. 목적지도 국내 휴양지라고만 써놓고, 인사과에서도 당연히 여행 목적으로 나간 줄 알고 있었다더라. 그런데 오늘 아침에 주민들이 폭발 소리가 난다고 신고한 시각 직전에, 여기로 올라가는 모습이 CCTV에 찍혔네.”

“아무에도 안 알리고…… 나한테도 아무 말 안하고?”

스트링이 땅을 보면서 중얼거리자, 화이트가 스트링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잘 듣게. 저기 온 정부 인사들에겐 최대한 협조를 해서 밖으로 내보내는 방향으로 말을 할 거야. 자네는 최대한 가넷 양과 자네 팀에 해가 될 만한 말은 절대 해선 안 돼. 저들이 여기 온 명분도 ‘자기 인원도 관리 못하면서, 도대체 어떻게 국민들을 지키겠냐’는 말들이니까.”

“아니 그런……!”

“자네가 계속 시비를 걸어서 회의가 지연되면 가넷 양 구출하는 데에도 시간이 지연 돼. 알아 들었나?”

“…… 알겠습니다.”

화이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옷깃을 고쳤다.

“됐군. 어서 들어가서 한바탕 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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