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고 지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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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위키에 투고된 창작물들을 읽다보면 생각이상으로 많은 오·탈자와 문법 오류가 발견됩니다. 이는 많은 작가 분께서 퇴고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는 것이 원인으로 보입니다. 회원들이 종종 수정하긴 하지만, 여러분도 이 글을 읽고 스스로 퇴고를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퇴고는 글을 완성하기 직전에, 또는 완성한 후에, 문장을 다시 다듬고 어휘를 검토하는 작업을 말합니다. 단순히 오타를 잡아내는 것뿐만 아니라 문장 구조를 고치거나 좀 더 세련된 표현으로 수정하는 과정을 수반하죠. 그러나 문학적인 부분의 수정은 작가 개인의 영역이므로 이 글에서는 기초적인 문법과 단어의 오류를 잡아내는 방법을 설명하려고 합니다.

글을 다 썼을 때나 오류가 있는 글을 발견했을 때 이 글을 읽으면서 퇴고해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1번 외에는 딱히 순서가 없으니 유의해주십시오.

1. 우선 맞춤법 검사기로 한번 검사합니다.

눈으로 일일이 오류 사항을 찾아내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요즘은 워드 프로그램에도 맞춤법 검사기가 내장되어 있고, 인터넷에는 성능이 더욱 뛰어난 검사기들도 많이 있습니다. "맞춤법 검사기"라고 검색하면 좋은 프로그램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이것들을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단순한 오·탈자는 웬만하면 다 잡아낼 수 있고, 명백한 오류는 자동으로 교정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들은 문장을 읽고 해석하여 문법을 판단해주는 것이 아니며, 잡아내지 못하는 오류도 의외로 많습니다. 그러므로 검사기를 한번 돌렸다고 안심하지 말고 다음 과정들도 충실히 실행해주십시오.

2. 기본적인 오타를 수정합니다.

검사기가 잡아낸 오류 사항들을 정정합니다. 특히 자판이 가까이 있는 철자를 틀리기 쉬우니 잘 썼다고 생각되더라도 이 과정까지는 꼭 거쳐주십시오.

3. 표현상의 문법적 오류를 수정합니다.

이러한 오류들은 단어 자체는 맞게 입력되기 때문에 검사기로 잡아낼 수 없습니다. 따라서 직접 하나하나 확인해가면서 정정을 해 주어야 합니다.

기초적이지만 자주 실수하는 "역전 앞", "남은 여생" 등의 중복된 표현을 수정해줍니다. "잘못"과 "잘 못~", "다음날"과 "다음 날", "그때"와 "그 때" 같은 표현들은 모두 표준어이나 사용례가 다르므로 신경써서 조정해줍니다.

비표준어가 있다면 어학사전을 참고해서 수정하십시오.

4. 오타와 의도적 방언, 구어체, 특유의 말버릇은 확실히 구분합니다.

자신이 작성한 글은 이를 헷갈릴 염려가 적지만, 특히 타인의 작품을 검토할 때 주의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검사기가 잡아내었다고 해서 바로 표준어로 수정하다가는 원작자가 의도했던 요소가 파괴될 우려가 있으므로 원작자에게 문의해보아야 합니다.

5. 통일되지 않은 표기를 하나로 통일합니다.

외래어 인명 표기나 고유명사는 작중의 표기를 통일하지 않으면 지칭하는 대상에 혼동이 생길 수 있으므로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Asher[ǽʃər]라는 영어 인명을 사용할 때 "아셀", "애서", "애셔" 등 다양한 음역으로 표기한다면 독자들은 이것이 한 사람을 가리키는 것인지 혼란을 느낄 것입니다. 적어도 그 작품 안에서는 표기를 하나로 통일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연작이라면 그에 속하는 작품에서 사용되는 어휘의 표기를 잘 통일해주어야 하지요.

6. 적합하지 않은 문장 부호를 교정합니다.

마침표를 찍지 않거나, 잘못하여 쉼표를 입력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정확하게 수정하여 주십시오. 대화문 등 일부 사례에서는 쉼표로 문장을 끝맺는 것도 허용될 수 있으나 일반적인 서술에서는 의도하지 않았다면 오류입니다. 타인의 글을 교정할 때는 유의해야 할 부분이기도 합니다.

7. 사전에 등록되지 않은 단어일 경우 타당성을 따져 봅니다. 타인의 글이라면 원작자의 의도를 파악합니다.

인지도가 낮은 신조어, 비속어, 방언, 구어체에 속하지 않는다면 작가의 무지의 산물이거나 단순 오류일 것입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작품이라면 의도적인 표현일 수 있으므로 원작자에게 문의하는 편이 좋습니다.

웬만한 독자가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과도한 준말은 표준어로 취급하지 않습니다. 작품 내에서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아직 일반에 정착되지 않은 어휘를 함부로 사용하는 것은 그다지 권장하지 않습니다. "병크", "몰폰", "컴싸" 같은 것 말이지요. 이 사례들은 점차 대중화되고 있는 예시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8. 잘못 사용된 조사를 수정합니다.

중간에 단어를 바꾸면서 조사를 내버려두거나, 괄호를 칠 때 부주의하여 괄호 안의 단어를 기준으로 조사를 붙여버리는 등의 이유로 조사가 잘못 사용되었다면 그것 역시 수정해주십시오.

앞의 음운으로 종성 자음이 온다면 "~은", "~이", "~을", "~이라서" 등의 조사를, 앞의 음운으로 중성 모음이 온다면 "~는", "~가", "~를", "~라서" 등의 조사를 사용해야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9. 비문, 잘못된 발췌를 수정합니다.

주어와 서술어가 조화되지 않는 부분은 없는지, 필요한 문장 성분이 빠지지는 않았는지 확인해 보십시오. 발췌문의 경우 맞지 않는 의미로 사용된 것은 아닌지 확인하십시오. 특히 속담이나 관용구를 잘못된 용례로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보입니다. 타인의 글이라면 원작자에게 문의하십시오.

10. 혼동하기 쉬운 표현을 수정합니다.

"할 일 없다"와 "하릴없다", "범상하다"와 "범상치 않다", "칠칠하다"와 "칠칠치 못하다" 등 아예 뜻을 잘못 알고 사용하는 어휘들이 있습니다. 위 3번과 유사하지만, 이는 국어사전에 등재된 낱말의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하여 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11. 반복되는 어휘, 문장을 바꾸어봅니다. 부적절한 문장 연결도 수정합니다.

퇴고는 단순히 틀린 부분만을 수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건 처음에 이야기하였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맞춤법과 더불어 작품의 전체적인 질을 올리기 위한 것입니다. 같은 의미라도 더 다양하고 풍부한 어휘를 사용하는 편이 더욱 자연스럽고 고급스러운 글을 만들 수 있습니다.


퇴고 지침은 여기까지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은 Junseo가 초안을 작성하고 thd-glasses가 정리/대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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