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083-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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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련번호: SCP-083-JP

등급: 유클리드(Euclid)

특수 격리 절차: SCP-083-JP는 현재 포착되지 않았다. SCP-083-JP 보유자에 관한 정보는 웹 조사 봇과 재단 데이터베이스에서 감지, 관리, 통합된다. 정보에 의해 명확한 위치가 판명된 경우, 보유자의 확보·수용을 위해 근처 요원을 즉시 파견한다. 확보한 보유자는 혼수상태에 빠뜨린 후 '갑작스러운 병사'라는 역정보를 유포해 존재를 은닉한다. 통합되기 전 각 개체에 대한 특수 격리 절차는 보고서 아카이브를 참조하라.

설명: SCP-083-JP는 본래 개별적으로 지정되어 있던 두 개체(SCP-083-JP-A, SCP-083-JP-B)의 총칭이자 잠정적인 통합 일련번호이다. 개체가 통합된 경위는 후술한다.

SCP-083-JP-A 개요

SCP-083-JP-A는 약 100 페이지의 단편소설집이다. SCP-083-JP-A는 원고용지에 기재되어 있으며 미발표, 미제본 상태이다. SCP-083-JP-A의 내용은 전부 앵무조개과(Nautilidae)에 속하는 것으로 추측되는 생물의 독백으로 이루어진 사소설의 형태를 하고 있으며, 글 중에서 다음의 세 문장이 복수 발견된다.

"미끄러지는양손 능숙한손에서도 물은흘러나가나 구하지못해."

"가라앉는물밑에 뻗어나가는건팔 손은닿지않는다 앵무조개여."

"누구도돕지못해 손뻗지못하는나 껍데기에처박혀 그저숨는다."

SCP-083-JP-A 안의 단편소설을 하나라도 끝까지 읽으면 변칙성이 발현한다. 읽은 인물(이하 보유자-A)은 잠재의식에 해저에 부유하는 앵무조개의 이미지(SCP-083-JP-A-1)를 품게 된다. 이 이미지는 보유자-A의 행동·사상과 관계없이 일정하게 존재하며 기억 소거의 효과는 확인되지 않았다.

보유자-A가 된 인물은 타인의 위험·위기에 극도로 무관심하며 타인과의 접촉을 피하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이러한 경향은 보유자-A가 노출 이전에 타인과 적극적으로 관계를 맺던 인물이었을 경우에도 나타난다. 이로 인해 보유자-A는 대부분 사회적으로 고립하는 경향을 보인다.

실험기록 083-JP-A

목적: SCP-083-JP-A의 영향을 받은 보유자-A가 타인의 위기에 어떤 행동을 보이는지 확인한다.

실험 책임자: 기타바타케(北畠研究員) 연구원

대상: D-88098(보유자-A), D-88099(일정 시간 가사 상태에 빠지도록 조치하였다.)

실험방법: D-88098과 D-88099를 입실시킨 상태에서 D-88099를 가사 상태에 빠뜨리고 D-88098의 행동을 관찰한다. 실내에는 가사 상태를 회복시킬 수 있는 구호 장비를 일정 수 준비해 재단에서 사용법을 지시한다.

결과: D-88099가 기절해 가사 상태에 빠졌으나 D-88098은 혼란스러워할 뿐 지시를 내려도 전혀 조치하려 하지 않았다.

부록: 실험 후, D-88098과의 면담에서 조치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어차피 내가 나서도 무리라고 생각했다.", "나는 할 수 없는 게 뻔하다."라는 감상을 돌려주었다. 특기할 사항으로서 재단의 지시를 따르려 했을 때 전술한 이미지가 강하게 발생했음이 확인되었다.

SCP-083-JP-A는 19██년 자택에서 자살한 ██ ██가 집필했음이 확인되었다. ██ ██는 봉사활동·자선사업에 강하게 몰두했으며, 다수의 분쟁 지역·빈곤 지역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하였음을 확인하였다. 가족·친구의 증언에 따르면 그러한 봉사활동에 따른 무력감 등으로 말년에는 중증 신경증에 빠져있었다고 생각되며, 자택에서 SCP-083-JP-A를 집필한 후 자살했다고 추측된다.

SCP-083-JP-B 개요

SCP-083-JP-B는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끝까지 읽은 인물(보유자-B)에게 출현하는, 정보 지성체라고 추정되는 존재이다. 출현·발생은 비정기적이며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끝까지 읽은 인물에게 약 0.000█ % 이하의 확률로 발생한다고 추정된다.

보유자-B가 문장·언어를 이용한 창작행위를 하는 경우, SCP-083-JP-B는 보유자-B의 잠재의식에 출현해 창작물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주장한다. 창작물 속 대화를 통해 SCP-083-JP-B는 자신을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 등장하는 고양이에 이미지가 고정된 자율적 아이디어라고 주장하며, 많은 경우 보유자-B와 대화한다. 대화는 창작물 속에서만 이루어지며 제삼자의 관여는 보유자-B의 창작물 속 기술로만 가능하다.

SCP-083-JP-B는 보유자-B의 창작을 적극적으로 도우며 현재 모든 사례에서 보유자-B의 창작활동은 완결되었다. 완결과 동시에 SCP-083-JP-B는 창작물 속에서 물속으로 떨어져 익사한다. 보유자-B는 이로 인해 SCP-083-JP-B의 영향에서 벗어난다.

다음은 SCP-083-JP-B에 노출된 D-8008을 이용해 문장상에서 이루어진 SCP-083-JP-B와의 면담기록이다. 담당자는 데라다(寺田) 박사이다.

문장기록 083-JP-B - 일자 19██/██/██

"호, 나와 이야기하고 싶다는 것이냐. 좋겠지."

고양이는 그렇게 말하고는 졸린 듯 눈을 비비며 나와 마주보았다.

"나와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가 따위 나는 보살도 지장도 아니니 모르겠다만, 학자 언저리가 생각하는 것이니 내가 무어냐 하는 문제일 테지."

그 가늘게 뜬 눈에는 어딘가 가학적인 빛이 도사리고 있다.

"나로 말하면 고양이다. 아니, 정확하게는 고양이의 관념아이디어이다. 혹은 이념이데아이다."

고양이의 말에는 나로서는 잘 모르는 루비가 붙어있다. 한편 내 뒤에 선 인물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며 다음 질문을 입에 담았다.

"즉, 당신은 우리가 '고양이'라는 존재를 상기한 아이디어라는 것이군요."

"이해가 빨라서 다행이구나, 학자야. 그중에서도 나로 말하면 하나의 관념아이디어에 의존한 존재이다. 형상이미지동물애니멀이다. 옛날 내가 아직 내가 아니었을 때, 내게 개체의 식별은 없었고, 있다고 해도 애매모호, 그야말로 구름이나 안개 속의 괴물과 같은 것이었다. 그때 나는 하나의 명작에 근거를 두기로 했다."

그게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라는 것인가? 기계적인 그 질문에 고양이는 의젓하게 끄덕이고 대답한다.

"그렇다, 학자야. 너는 말 같은 얼굴을 해서는 꽤 머리가 좋아 보이는구나. 훌륭하다. 내 주인에게 손톱의 때를 달여 먹이고 싶구나. 아, 주인이란 거기의 여자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명랑한 여자아이와 비교하면 너무나도 험상궂어."

"그러면 당신이 이야기의 완결을 바라는 것은…"

"기다려라. 서두르지 마라. 말을 계속하자면 나는 그 관념아이디어에 의존했기 때문에 그 이야기를 모방해야 한다. 귀찮아도 그것이 섭리라는 것이다. 나는 그런 것에 얽매이는 존재는 아니지만, 나로 말하면 고양이인 것을 어찌하랴."

"즉, 당신은 이야기를 따를 수밖에 없다고요."

연달아 섣부른 질문, 고양이는 도리질 치듯 고개를 흔들더니 불쑥 창가에 올라탔다.

"기다리십시오."

고양이는 창밖의 강에 몸을 미끄러뜨린다.

"말 같은 얼굴의 학자야, 나라도 기분이 상하는 일은 있다, 나는 빠져서 죽는다. 나는 죽는다. 죽어서 태평을 얻는다. 죽지 않고선 태평을 얻을 수 없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고마운지고, 고마운지고."

풍덩, 하고 물소리가 났다.

이 대화를 통해 이야기가 종료되어 SCP-083-JP-B가 D-8008의 잠재의식에서 소실하는 격리 파기가 발생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 사건으로부터 SCP-083-JP-B는 자신의 의지로 익사해 강제적으로 이야기를 끝내는 것이 가능하다고 판명되었다.

사건기록 083-JP-01 - 일자 20██/██/██

20██년 ██월 ██일, SCP-083-JP-A의 영향을 받은 모든 보유자-A의 잠재의식에서 SCP-083-JP-A-1이 소멸하였으며 이에 동반하는 타인에 대한 무관심이 치유됨을 확인하였다. 보유자-A의 "사라지는 순간 물에 빠지는 고양이의 모습을 보았다."라는 당시의 증언으로부터 SCP-083-JP-B가 관여한 것으로 추측되어 웹 조사 및 후속 조사가 이루어졌으며, 그 결과 재단이 확보하지 않은 보유자-A인 ███ ██가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읽어 보유자-B가 되었음이 밝혀졌다.

또한, SCP-083-JP-A-1이 소멸한 시각 ███ ██가 창작을 완료해 SCP-083-JP-B의 익사 사건이 발생한 것을 확인하였다. 다음은 ███ ██의 창작물 속에서 기술된 SCP-083-JP-B의 익사 사건이다.

풍덩 하고 내 몸이 따뜻한 수면에 빠졌다고 깨닫는다. 걱정할 필요 없다. 이것은 네가 쓰는 것을 마쳤다는 뜻이다. 나로 말하면 이야기가 끝날 때 빠져 죽어야만 한다. 나라도 이렇게나 몇 번이고 반복하면 익숙해진다. 아득바득 긁어댈 것 없다. 괴롭기는 하나 발버둥 쳐도 소용없다. 나는 흠뻑 젖은 털 뭉치가 된 후 다시 어떻게든 누군가의 머리뼈 속에서 태어날 뿐이다. 자, 슬슬 폐부 속에서 공기가 사라진다. 나는 죽는다. 죽어서 태평을 얻는다. 죽지 않고선 태평을 얻을 수 없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고마운지고, 고마운지고.

"미끄러지는양손 능속한손에서도 물은흘러나가나 구하지못해."

목소리가 들린다. 쩌렁쩌렁 울려 퍼진다. 소리가 진행하는 속도는 수중에서는 몇 배가 된다고 주인은 아이들에게 말했다. 기다려, 누가 나에게 말을 걸고 있다. 이미 반쯤 축생총에 묻힌 내게 누가 말을 건다는 말이냐. 죽을 때의 헛소리인가. 내가 생각건대 두루마리 따위에 있는 임종의 그림은 그런 부류의 것이 아닌가 싶다.

"가라앉는물밑에 뻗어나가는건팔 손은닿지않는다 앵무조개여."

아니, 헛소리도 환청도 아니다. 쩌렁쩌렁하고 종을 친 듯한 소리가 들린다. 물밑으로부터 들려온다. 보려 해도 수중에서는 빛이 흐릿하게 퍼져 비치지 않는다. 아니, 그것은 내 눈앞에 떠 있다. 거대한 껍데기다. 달팽이 괴물인가. 달팽이는 아니다, 양을 닮은 눈이 나를 보고 있다. 오징어 같은 팔이 뻗어온다. 달팽이 껍데기에 양의 눈과 오징어의 팔. 이런 기묘한 생물은 역시 나의 뇌가 죽음 직전에 보여주는 환각이 아니겠는가. 그러고 보니 주인의 서재에서 이를 닮은 그림을 보았다. 곰곰이 떠올려보면 괴물 스스로 이름을 대지 않았나.

"누구도돕지못해 손뻗지못하는나 껍데기에처박혀 그저숨는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건지, 내가 빠져 죽을 지경인데 느긋한 녀석이다. 끝도 없이 도도이쓰를 갈겨쓸 시간이 있다면 나 한 마리쯤 끌어올려 보면 어떠냐, 앵무조개야. 눈앞의 고양이 한 마리를 구하지 못해 탄식할 바에야 그 팔로 건져내면 된다.

"───"

어째서 입을 다무는가. 생각하기 전에 움직이면 된다, 행동은 사색에 끌리는 법이다. 쓸데없는 생각을 하니까 그 팔이 뒤얽히는 거다, 그 껍데기는 커지는 거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면 얼굴을 보이는 것 자체가 기묘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건가. 얼굴을 보이고 신음하려면 하다못해 팔이라도 뻗어 보아라. ──아니, 조개 따위에 그야말로 쓸데없는 말을 지껄이고 말았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조개 따위 입이 무거운 게 당연하다. 슬슬 사고가 희미해진다. 이미 고통도 즐거움도 없다. 극락정토는 과연 어떤 곳이런가.

"───물밑에빠진 고양이를구하라 노틸러스여."

갑작스레 첨벙 하고 얼굴이 수면 위로 올라와 몸이 멋대로 물을 토해낸다. 잠시간 헐떡이며 부젓가락을 쑤셔 박은 듯 뜨거운 폐부에 공기를 들여보낸다. 그야말로 대장간 같다. 보자니 극락정토는 아니다. 적어도 보라색 구름 위나 연꽃 위는 아니다. 축생은 가지 못한다고 한다면 그뿐이나, 어찌 된 일인지 발밑을 보면 앵무조개 녀석이 내 몸을 들어 올리고 있다. 이 녀석, 아무래도 나를 건져 올리려는 셈인 듯하다. 그러나 이래서는 이야기가 끝나지 않는다. 내 죽음으로서 끝을 맞이할 터인데 어찌하랴. ──아니? ──무엇이냐, 이것은, 낡은 배처럼 보인다. ──과연, 내가 빠졌던 것은 문어 항아리였나. 그렇다면 이것은 다름 아닌 내 이야기의 끝, 그리고 새로운 출항이라는 건가. 앵무조개여, 아무래도 당분간은 함께하게 될 듯하구나. 뭘, 선원에게는 고양이가 따라붙는다고들 한다. 하늘, 별이 아름답다.

해당 사건 이후로 재단은 SCP-083-JP-A, B의 보유자 확보에 성공하지 못했다. 보유자가 된 인물에 대한 탐문·조사를 통해 '앵무조개에 탄 고양이의 이미지'가 확인됨에 따라 SCP-083-JP-A-1, B는 현재 동시에 출현했다고 추정되며 잠정적으로 동일 개체로 통합해 번호를 부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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