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121-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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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P-121-KO

일련번호: SCP-121-KO

등급: 안전(Safe)

특수 격리 절차: SCP-121-KO는 표준 소형 SCP 보관함에 격리한다. 잠금을 풀고 SCP-121-KO를 보관함에서 꺼내기 위해서는 보안 인가 3등급 이상 연구원의 승인이 필요하다. 대상의 변칙성은 인간의 구강에 닿았을 때에만 발현되며, 그 외의 신체는 보호 장비 없이 대상과 접촉해도 안전하다. 변칙성을 일으키는 구강 접촉에는 물기, 빨기, 불기 등이 포함된다.

SCP-121-KO를 임의로 사용한 자는 즉시 격리실에 감금하고 가급적 외부와의 소통을 단절시킨다. 격리 대상의 순응도가 매우 상승한 상태일 것이므로 격리를 위해 특별한 무력의 동원은 불필요하다. 순종적인 상태의 대상을 다른 실험에 투입시킬 수 있지만, SCP-121-KO와의 재접촉, 그리고 그것의 변칙성을 설명하거나 연상시킬 수 있는 자료의 노출은 피한다.

설명: SCP-121-KO는 지름 1cm, 길이 20cm의 속이 빈 원통형 물건이다. SCP-121-KO의 강도와 재질은 일반적인 플라스틱의 그것과 같아 구부리거나 접는 등의 조작이 가능하다. 측면에는 '너에게 달콤한 생각을 줄게' 라고 해석되는 금빛의 문장이 포르투갈어로 적혀 있다.

SCP-121-KO를 인간이 입에 물면 SCP-121-KO의 관 가운데에 일종의 웜홀과도 비슷한, 가상의 공간 통로가 생성되며 통로의 출구는 SCP-121-KO를 문 사람의 전두엽 한가운데에 생성된다. 음료에 꽂든, 허공에 놓든간에, SCP-121-KO를 빨아들인 사람이 마시게 되는 것은 무조건 뇌수와 섞인 자신의 뇌 조직이며, 그것의 맛을 보통 타피오카나 젤리 조각이 섞인 다양한 맛의 달콤한 음료수에 비유한다. SCP-121-KO의 사용자는 일반적으로 마신 것이 본인의 뇌 조각임을 인지하지 못하며, 통증과 부작용을 느끼지 않는다. 외과적 조치가 필요한 뇌에 SCP-121-KO를 활용해 보자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의료적 목적으로 SCP-121-KO를 사용하는 것은 금지한다. SCP-121-KO를 변칙적인 개채로 인지하는 것은 이후 사용자의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실험 기록 121-KO-B를 참조.

SCP-121-KO의 반대편 끝이 음료수에 잠겨 있을 경우, 음료는 사용자의 입이 아닌 SCP-121-KO의 통로를 통해 뇌 속으로 곧장 빨아올려지며 부검을 통해 뇌 속에 유입된 음료수를 확인할 수 있다. 보통 뇌에서 검출된 음료는 통로를 통과하기 전의 음료와 비교하였을 때 당도가 크게 증가한 상태이다. 처음부터 설탕을 포함하지 않은 음료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뇌로 빨려 올라가며 설탕이 첨가된다. 사용자는 전두엽의 일부분에 농도 진한 설탕물이 들어찬 상태에서도 일상생활이 가능하며, 그전보다 더욱 유순해지고, 분노와 스트레스 수치가 급락하며 순종적이고 조용한 성향을 지니게 된다. 분노 조절 장애가 있던 D계급 인원이 SCP-121-KO를 사용한 후 실시한 심리 테스트에서 정상 판정을 받은 기록이 있다.

  • 실험 기록 121-KO-A

실험 기록 121-KO-A-1

대상: D-7530, 실험 직전 IQ테스트와 정서 테스트를 실시함
음료: 음료에 담그지 않음.

플라스틱 뚜껑으로 봉하여 내부를 볼 수 없는 종이컵에 SCP-121-KO를 꽂았다. 실험 대상인 D-7530에게 원하는 만큼 마실 것을 지시하였고, D-7530은 그에 응했다. MRI 촬영 결과 본인의 전두엽 150ml가량을 삼킨 것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대상은 아픔이나 이상을 전혀 느끼지 못했으며, 다음 날 재실시한 IQ테스트나 정서 테스트에서도 실험 전과 동일한 점수를 받았다. 대상은 마신 것이 "부스러진 젤리가 떠다니는 사과 주스" 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실험 기록 121-KO-A-2

대상: D-5625
음료: 파인애플 주스

내부를 볼 수 없는 종이컵에 파인애플 주스를 따르고 SCP-121-KO를 꽂은 후 D-5625에게 같은 지시를 내렸다. 대상은 SCP-121-KO를 빨아들인 후 역겨움을 표하며 '망고 젤리 맛'이 난다고 진술하였다. 대상은 그 외의 통증이나 불쾌감을 호소하지는 않았으며, 단지 자신이 '망고 맛을 싫어한다고' 말했다. 2회에 걸친 정서 테스트 결과, D-5625의 순종성과 정서 안정도가 약 6시간에 걸쳐 30% 상승한 것이 확인되었다. MRI 촬영으로는 사라진 전두엽 50ml를 대체한 동량의 액체를 관측할 수 있었다. 해부하여 확인한 액체의 정체는 파인애플 주스였다. 파인애플 주스의 설탕 농도는 초기보다 40% 오른 상태였다.

이 빨대는 사용자의 입맛까지 고려해주진 않는 모양이다.-████박사

실험 기록 121-KO-A-3

대상: D-1078
음료: 녹차(무설탕)

D-1078은 컵을 미심쩍게 바라보다가 곧 지시에 응했다. D-1078은 총 250ml가량을 마셨으며, '요거트 코코팜' 맛이라고 보고한 후 빠르게 무기력해졌다. 일주일간 카메라가 설치된 방에 격리해 관찰한 결과, 스트레스 상황에서의 공격성이 하위 0.1% 수준으로 급격하게 하락한 반면 순종성은 50%이상 상승하였다. 대상은 관찰 기간 동안 단 한 번도 불쾌함을 표하지 않았으나 웃지도 않았다. 관찰 기간의 말미에서 대상은 "자살하라"는 명령에 순응하여 스스로의 숨을 참아 자살했다. 부검 결과 대상의 뇌에 당도 60%의 녹차가 250ml 채워져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

SCP-121-KO에 사용자를 유순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는 건 거의 확실해졌다. 이 힘은 음료의 유무와, 마신 양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박사

  • 실험 기록 121-KO-B

실험 기록 121-KO-B-1

대상: D-2044
음료: 황산

주어진 음료의 위험성을 고려하여, D-2044는 실험실 안에 홀로 앉아 있었으며, ████박사는 전면의 유리창으로 실험실 내부를 관찰하며 마이크로 지시를 내렸다.

<비디오 기록>
████박사: 이제 내가 건네준 음료를 마시게.

D-2044: 이대로 진행하나요? 저 혼자?

████박사: 그래.

D-2044: (어깨를 으쓱이곤 SCP-121-KO를 이용해 두어 모금 마신다.) 이거 맛있네요. 버블티인가요?

████박사: 계속 마시게. 자네 이름이 뭐지?

D-2044: 저요? 로잔인데요. 상담이라도 하는 겁니까? (다시 SCP-121-KO에 입을 갖다댄다.)

████박사: 좋아. 66+48을 계산해 보게나.

D-2044: 육십 육… 잠시만요. (조급해하며) 그런 건 왜 묻는 거에요. 저는 시험 보는 것 같은 기분이 세상에서 제일 싫은데. 그러니까… … 십사… 114요. (곧바로 SCP-121-KO를 물어 빠르게 삼킨다.)

████박사: 다음으로 37x3은?

D-2044: 삼십치… … (움찔하며 사레 들린 듯 기침을 한차례 한다. 백색의 뇌 조직이 진액처럼 보이는 액과 함께 대상의 손바닥 위에 떨어진다. 대상은 비명을 지르며 들고 있던 컵을 떨어뜨리고선, 헛구역질을 한다.) 악! 이게 뭐야! 씨발 이거-

████박사: 진정해, D-2044. 진정해. 컵 제대로 세워!

D-2044: 씨발 나한테 뭘 먹인 거에요?!?! (대상은 극도의 혐오스러움을 표출하며 손가락을 목으로 집어넣어 구토를 시도한다. 5초 뒤, 대상은 고꾸라져선 머리를 감싸쥐며 자지러지는 비명을 지른다. 이어 무섭게 몸을 떨기 시작한다. 경련은 대략 30초간 지속된다.)

████박사: D-2044?

D-2044: (경련을 일으키다 멈춤)

████박사: 로잔?

D-2044: (응답 없음)

<기록 종료>

D-2044는 1시간 뒤에 사망하였으며 부검이 실시되었다. 대상의 두개골을 열자 황산의 강한 흡습 작용으로 [데이터 말소]. 두개골 내부의 온도는 ███℃에 달했다. 비디오 기록으로 보아, 대상은 황산이 머릿속에 유입된 직후엔 정상적으로 사고하고 움직일 수 있었지만 자신이 먹은 것이 뭔가 '비정상적' 이란 것을 인지한 순간부터 피해를 입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박사는 이 실험 이후 SCP-121에 대한 추가 실험의 지휘를 맡길 거부하였다.

실험 기록 121-KO-B-2

대상: D-3987
음료: 사이다
D-3987은 음료의 맛이 '복숭아향 곤약' 같다고 말했다. 100ml를 마신 시점에서, M████박사는 D-3987에게 입에 문 것을 손바닥에 '뱉어볼 것' 을 요구하였고, 손바닥에 올라온 덩어리를 본 D-3987은 크게 혼란스러워했다. 대상은 그 이후 3시간 동안 극심한 두통을 호소하다가, 10시간 가량 의식 불명 상태에 빠졌고, 24시간 뒤 사망했다. 피험자가 삼킨 전두엽만큼의 부피가 과포화된 설탕 용액으로 대체된 것으로 추정된다. 두개골을 깰 때의 충격으로 수용액은 모두 결정화되었다. 연구팀은 설탕 결정 속에서 D-3987의 뇌 잔해를 찾을 수 있었으나, 조직은 모두 [데이터 말소] 된 상태였다.

부록:

M████박사의 노트

우리들은 SCP-121-KO를 단순히 보이는 대로 취급해왔다. 이건 단순히 빨대가 아니다. 20세기의 뇌의학자들, 새로운 발견에 대한 욕심과 갈망으로 가득하였던 그들이 어째서 눈꺼풀 사이로 꼬챙이를 쑤시는 원시적인 방법에서 만족할 것이라고 생각했나. 그들의 집념은 우리의 추측 이상에 도달해 있었다. 끝내 칼 하나 대지 않고도 정신병을 온순하게 잠재우는 기술을 개발해내고야 말았을 터이다. 옛 자료에 기술된 시술의 치명적인 부작용은, 제 정체를 눈치챈 사용자를 죽여버리는 SCP-121의 변칙적 특징 중 하나에 그치지 않는다. 그들은 성공했다. 로보토미는 과학의 수치도, 비인륜적인 행위도 아니다. 어쩌면 현대에 충분히 재적용할 가치가 있는 치료법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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