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1321

일련번호: SCP-1321

등급: 안전(Safe) 무효(Neutralized)

특수 격리 절차: SCP-1321은 매우 오래되고 손상되기 쉽기 때문에, 제19기지 귀중품 격리동의 무산성(無酸性) 습도 통제 유리 상자 안에 넣어 보관한다. SCP-1321과 신체적으로 접촉한 인원은 최소 1주일 동안의 유예를 거쳐야 다시 접촉할 수 있다. SCP-1321의 잔해는 이전과 동일한 격리실의 진공포장된 봉투 안에 넣어 보관한다. 그 이상의 격리 수단은 필요하지 않다.

설명: SCP-1321은 순수파(Cathar) 최후의 페르펙투스(Perfectus)인 기욤 벨리바스테Guillaume Bélibaste의 일기장이다. 벨리바스테는 기원후 1321년 이단 혐의로 기둥화형에 처해졌다(교회 기록에 따르면). SCP-1321의 연대 측정 결과 벨리바스테의 사망 시점 이전으로 나타났다. SCP-1321의 변칙적 성질은 어떤 사람이 이 물체를 건드리거나 또는 물리적 복사본의 전체 내용을 읽었을 때 발현된다. 상기 두 조건 중 하나가 만족되면, SCP-1321 끝에 사람 이름의 목록이 나타나고 그 내용이 개정된다. 동시에 피험자는 일반적으로 미묘한 상들로 이루어진 어렴풋한 환영을 동반한 희열과 평화의 감각을 경험한다. 드물게 피험자가 보다 상세한 환영의 내용을 묘사하는 경우가 있으며, 이때 묘사 내용은 항상 어떤 인간 형체가 무슨 장소로 들어가려고 하지만 거부당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 형체와 위치의 정확한 특징은 피험자들마다 달라지며, 어떤 방식으로든 그(녀)에게 친숙한 모습으로 보이는 것이 보통이다. 이 유형의 환상을 체험한 피험자는 상실과 갈망의 감정을 느낌을 보고하였다.

환상의 유형과는 관계없이 SCP-1321을 건드린 피험자들은 언제나 그 경험에 대해 호의적으로 반응하며, SCP-1321에 다시 접근하려고 한다. 이때 무슨 수를 써서든 접근하려 하지만 폭력은 사용하지 않는다. 폭력적 소인이 잠재되어 있는 사람의 경우에도 그러하다. SCP-1321에 접근하고자 하는 욕망은 며칠의 시간을 걸쳐 서서히 사라지게 된다.

역사적 배경지식: 순수파는 알비파(Albigensian)라고도 알려져 있으며, 12세기에서 13세기 사이에 프랑스 남부 랑그도크 지역에서 발생한 이원론적 신앙이다. 이들은 천주교회의 박해의 대상이 되어 알비 십자군 원정 이후 결국 몰락하였다. 순수파는 검소한 삶을 주장하고 천주교의 성체성사들이 헛된 것이라며 거부했다. 대신 그들은 단 한가지 성찬식만을 행했는데, 이것이 바로 콘솔라멘툼Consolamentum의 의식이다. 이 의식은 사람이 죽은 직후 수행되었는데, 죽은 이의 넋을 육신과 물질의 신(순수파 교도들에게 악신으로 여겨진)에게서 해방시켜 영혼의 신의 왕국으로 보내는 것을 의미했다. 그들은 이 의식이 수행되지 않으면 망자의 넋이 물질계로 돌아가 새로운 몸을 받고 태어나 다시 삶이라는 고통을 받는 저주를 받게 된다고 믿었다.

SCP-1321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나는 끝났다. 금일, 아르노아모리Arnaud-Amaury와 그의 패당들의 임무가 완수되었다. 아니, 그들은 그렇게 생각한다. 저들은 내가 최후의 페르펙투스일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저들의 교만이 저들 자신마저 앞질러 버린 것이다. 어리석은 것들. 이단심문관에게 한 나의 마지막 요구는 나의 이단성을 회개하기 위해 최후의 고백록을 쓰게 해 달라는 것이었다. 허나 나는 회개 따위는 하지 않을 것이다. 이 글을 씀이 나의 최후 반항의 몸짓이 될지라.

아이러니하다. 나는 교만의 이단심문을 비난했지만, 기실 교만이라는 죄를 범한 데 있어 나보다 죄스러운 자는 없다. 나는 내 삶의 대부분 동안 실수를 했으며, 의(義)의 길에서 벗어나 있었다. 나의 죄악은 저들의 죄악보다도 크다. 나는 내가 저들보다 낫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나의 부락은 저들의 황금탑보다도 음란하다. 나의 유일한 재산은 나의 신앙이어야 했기 때문이다. 내가 도살한 염소의 고기는 저들의 박제된 공작새보다도 사악하다. 나는 다른 존재의 살점을 취하거나 어떠한 종류의 생명도 거두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내 아내에 대한 나의 사랑은 그 중에서도 가장 악취가 진동하는 것으로서, 그 사랑의 결과 나는 어둠에 봉사하게 될 살덩어리들을 만들어 냈을 뿐이기에, 나의 과업은 그 살점의 세계를 멸하는 것이어야 했다.

내가 지금 다른 이들에게 말씀을 가르쳤음으로 인해 죽는 것은 정당하다. 그들은 콘솔라멘툼의 의식을 수행하고 형제와 자매들을 이 필멸의 굴레에서, 섭식과 공포와 사통의 끝없는 고통에서 해방시킬 것이다. 나는 단순한 인간인지라, 내 말을 뭐라 윤색할 수 없다. 이렇게 중요하기 그지없는 이야기를 논할때 역시 그러하다. 성스러운 말씀은 악 그 자체인 더러운 물질의 피막을 뒤집어쓸 수 없기에, 글로 쓰여질 수 없다. 대신 그 말씀은 자유를 갈구하고 신앙을 유지하는 이들을 위한 도관이 될 것이다. 말씀이 살아있는 이상, 인류는 언젠가 해방될 것이다. 지금 내게는 의식을 수행해 줄 이가 없기에, 나는 윤회의 저주를 받게 될 것이다. 어쩌면 새로운 시대의 빛 아래서, 나 역시 자유의 몸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것을 찾아라, 말씀을 찾아라. 그것이 잊혀지게 하지 말라. 나를 용서하라.

이 글의 뒤에 사람 이름의 목록이 뒤따르는데, 아마 벨리바스테가 말한 그 "말씀"에 관해 아는 사람들의 이름으로 추측된다. 이 목록은 정기적으로 내용이 바뀌지만, 이름들의 개수는 수십 개 이상으로 늘어난 적이 한 번도 없다.

SCP-1321은 교황청 문서보관소에 침투한 재단 요원인 ████████ 신부에 의해 입수되었다. 그는 정기 재고조사 중에 이 물건의 이상 특징을 알게 되었다. 1902년 입수되었을 당시 목록의 이름은 57개였다. 1938년 64개로 늘어났고, 이것이 지금까지 최대 기록이다. 그러다 1945년에는 10명으로 뚝 떨어졌는데, 아마 게슈타포의 활동으로 인한 것으로 생각된다. 상기 목록에 나타난 인간들을 추적하려는 재단의 시도는 현재까지는 모두 실패했다.

부록 SCP-1321-A:

부록 SCP-1321-B: 2███년, 목록의 이름이 단 한 개만 나타났다. 익명의 제보에 의해 재단은 프랑스 ██████읍에 거주하는 내과의사 ████████ ██████의 위치를 특정할 수 있었다. 면담을 위해 요원들이 ████████ ██████를 잡아오기 위해 파견되었다. ████████ ██████의 거주지에 도착하자 요원들의 차량 스티어링 계통이 오작동을 일으켜 요원들은 차량에 대한 제어를 상실했다. 차량은 바쁘게 정원을 가꾸고 있던 ████████ ██████에게 돌진했다. ████████ ██████는 즉사했다. ████████ ██████가 사망하자 SCP-1321은 급속한 노화의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으며, 두 시간 뒤 완전히 삭아 없어져 버렸다. SCP-1321의 잔해는 아무런 변칙적 특성도 나타내지 않는다. 개체가 무효로 재분류되었다.

과거 SCP-1321과 접촉한 바 있던 하위 연구원 █████이 개체의 최후 순간 직전에 개체를 다시 사용하려고 했다. 그는 이전에 보였던 어린이가 또 보인다고 보고했다. 그런데 아이는 잠긴 교실 문에 매달려 문을 쾅쾅 두들기고 있었으며, 교실 안에서는 아무런 응답도, 거부하는 응답도 없었다. 자신이 본 것에 대해 의견을 묻자 █████는 그 아이가 자신의 품행으로 인해 퇴학당했으며, 다시는 학교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는 SCP-1321과의 최후 접촉 이후 극도의 감정적 스트레스 징후를 표출했으며, 이후 몇 주일에 걸쳐 허무주의와 심각한 우울증 증세를 나타냈다. 이하 녹취록은 SCP-1321이 무효화되고 3주 뒤 이루어진 생리학적 검사 당시 녹취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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