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 기록정보보안행정처(RAISA) 공지
이하 파일은 개정 중으로, 미갱신된 내용 및 형이상학적이고 개념적인 변칙성에 대한 맥락을 포함합니다.
— RAISA 이사관 마리아 존스
일련번호: SCP-1618-KO
등급: 케테르 (Keter)
특수 격리 절차: [ 특수 격리 절차 갱신 중 ]
설명: SCP-1618-KO는 현재 6,260마리의 신종 나방 무리를 이르는 말이다. SCP-1618-KO가 형이하 상태를 취할 때 일부 나방 종과 그 형태가 몹시 흡사하기는 하지만 유전자 검사를 통한 분석은 이 개체들이 현재까지 발견된 나방 종들과 완벽히 일치하지 않음을 나타냈다. 추정컨대 이러한 성질 또한 SCP-1618-KO의 변칙성 일부일 가능성이 있다.
SCP-1618-KO은 근처 인원들이 발화한 농담성 발언과 상호작용하여 존재운동역학적, 개념적으로 다른 물체와 달라붙는다. 예컨대 가장 흔한 농담인 언어유희의 경우 SCP-1618-KO는 그 언어유희에 사용된 기지 내의 사물이나 개념과 달라붙어 오염시킨다. 대표적인 예시로 SCP-1618-KO 관리 담당자가 "땅이 넘어지면 땅콩"1이라는 농담을 발화했을 때 즉각 기지 내의 식용, 연구용, 변칙개체 땅콩(Arachis hypogae)의 모든 개체 및 조직이 같은 질량의 SCP-1618-KO로 대체된 바 있다. 이에 대한 상세한 기록은 부록을 참조하라.
SCP-1618-KO가 상호작용하는 농담은 언어유희2, 자학을 포함한 특정 계층에 대한 비하적 유머, 성적이거나 배설에 관한 유머, 기타 상징적 유머를 포함하나 이하 부류로 제한되지는 않는다. 또한 비슷한 상징물이나 상징 기호가 사용된 농담이라 해도 항상 같은 결과를 불러오지는 않는다.
격리 초기 SCP-1618-KO가 발생하는 농담 발화자의 범위는 격리실로부터 3m³ 정도 내였다. 그러나 2024/09/30 당시 다른 인식개변적 사태에 격리실이 노출되면서 SCP-1618-KO는 대략 3일간 제145K기지 전체에서 발생하는 농담에 영향을 끼쳤다. 이로 인해 기지 내에서 192건의 크고 작은 이상 징후가 발생하는 결과를 야기했다.
부록: 2024/09/30 발생한 이상 징후 일부의 녹취록.
사건 1618ko-0019
기지 휴게실에 두 사람이 함께 들어온다. 각각 기동특무부대 람다-7 ("청소부")의 이효인 요원과 최진아 현장요원으로 식별된다. 이효인 요원이 의자에 앉으며 최진아 요원은 반면 앉기 직전 상대에게 말을 꺼낸다.
최진아 요원: 있잖아.
이효인 요원: 응?
최진아 요원: 딸기가 얼마나 맛있는지 알아?
이효인 요원: 모르겠는데, 농담이지?
최진아 요원: 알려 줄까?
이효인 요원: 음….. 어.
최진아 요원: 베리 베리.3
이효인 요원: 그런 거 하지 마.
이 시점에서 기지 내에서 딸기 또는 이와 유사한 과실을 섭취하려던 모든 인원들이 동시에 그 과실을 떨어뜨린다. 과실은 즉시 같은 질량의 SCP-1618-KO로 변해 기지 곳곳으로 이동한다. 몇몇 인원들은 SCP-1618-KO를 섭취했으며 그 맛에 대한 상당한 찬사를 표현했다.
사건 1618ko-0089
곤충학부 연구실에 함필규 연구원이 앉아 있다. 연구원은 통화 중이며 상대는 친동생 겸 현장 요원인 함필원 요원이다. 이 전화에 안부 전화 이외의 특별한 목적은 없었다.
<중략>
함필규 연구원: 그래. 잘 지내고….. 아 맞다.
함필규 연구원: 재밌는 얘기 하나 생각났어.
함필규 연구원: 참새가 강한 이유 아냐?
함필규 연구원: 참…. 세.4
분명히 상대가 부정적 반응을 보임에도, 함필규 연구원은 대략 15초 간 크게 웃는다.
이 시점에서 기지 인근의 참새(Passer montanus) 무리가 유례없는 신체 능력을 발휘해 기지 초소의 창문을 깨고 침입해, 다수의 SCP-1618-KO 무리를 토해낸다. 이때 토해내는 충격으로 초소 벽면과 바닥이 상당히 파손되지만 SCP-1618-KO 개체들과 참새들에게는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추측된다.
사건 1618ko-0109
당일 몇몇 요주의 단체 수색 작전이 시행된 이후, 기동특무부대 람다-7 류혜숙 대원과 기동특무부대 을호-2 ("잊힐 의무") 소속 윤설아 요원이 업무 종료 보고 후 기지에 복귀한다.
류혜숙 대원: 애썼다.
윤설아 요원: 대원님도 수고하셨어요.
류혜숙 대원: 거의 잡을 뻔 했는데. 조요의 인도자5인지 걔들.
윤설아 요원: 그러게 말이에요. 이렇게까지 가까이 다가온 적은 또 처음인데……
류혜숙 대원: 조요의 인도자인지 뭔지, 하는 짓이 참으로 조[데이터 말소].
류혜숙 대원이 과장된 어투와 단어로 발화했기에 이 또한 발음상의 언어유희로 보이지만, 윤설아 요원은 이를 즉각적으로 알아채지는 못한다. 이 때문인지 이전 사례와는 달리 SCP-1618-KO 변칙 효과가 즉각적으로 발발하지 않는다.
윤설아 요원: 그거 농담이였어요?
류혜숙 요원: 응.
윤설아 요원: 아, 네……
이 시점에서 기지 내의 GoI-3999 관련 변칙 개체 총 9개체가 개념적으로 [데이터 말소]와 구분할 수 없어진다. 이 때문에 격리 담당 인원과 기지 내 비뇨기과 의무부 인원들의 배정에 심각한 혼선이 생기며 몇몇 경우 그 독립체 중 일부가 SCP-1618-KO 개체 상당량을 토해낸다. 기지 전체에 이를 계기로 코드 블루 대응 공지가 내려진다.
사건 1618ko-0111
안주안 연구원과 고은비 연구원이 기지 기적학적 독립체 격리동 앞에서 휴식을 가지기 위해 멈춰선다.
안주안 연구원: 저.
고은비 연구원: 응?
안주안 연구원: 너 이름이 고은비잖아.
고은비 연구원: 그렇지?
안주안 연구원: 그럼 영어로는 High Occult야?6
고은비 연구원: 그럼 넌 거꾸로 해도 안주안이겠네.
기적학적 독립체 격리동에서 격리 파기가 발생하여, 공중으로부터 생성된 다량의 SCP-1618-KO들과 몇 개체의 다른 독립체가 격리실에서 풀려난다. 고은비 연구원이 기침을 통해 몇 마리의 SCP-1618-KO를 뱉어낸다. 고은비 연구원이 일종의 명명재해로 인해 높은 은비학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위협적인 독립체 다수가 고위 기적술의 반응을 인식하고 고은비 연구원의 앞에 무릎을 꿇음으로서 굴복을 표한다.
안주안 연구원: 아.
안주안 연구원이 수백 마리의 SCP-1618-KO를 토한 후 실의 형태로 재구성되어 뫼비우스의 띠 형태로 변화한다. 안주안 연구원의 위상적 성질이 내외와 전후 기준으로 구별이 불가능해진다.
이후 기동특무부대가 파견되어 기지 내 격리 파기를 진압하고 SCP-1618-KO를 소각하기 위해 작전을 개시했으나 이미 농담 기호 및 물체와 SCP-1618-KO가 융합되었기 때문에 완전히 없앨 수 없었고, 와중에도 농담 행위는 인원들 사이에서 지속되어 도리어 나방 개체수가 늘어나는 결과를 낳았다. 기지 긴급대응반은 코드 블루 사태를 다른 시설에 공지함과 동시에 시설 전체에 다음과 같은 지시를 내렸다.
- 농담 금지.
- 대화 최대한 자제.
- 인원 간 및 인격체 간 상호작용 자제.
- 항상 진중하고 전문가다운 자세로 근무할 것.
기지 행정부 및 기지관리부 주 인원들이 소집되어 SCP-1618-KO에 대한 격리 절차 수립을 의논하기 위한 회의가 이행되었으나, 회의 중간 SCP-1618-KO 변칙성이 발현되면서 일시 중단되었다.
사건 1618ko-0111
<중략>
퓰리쳐 이사관보: 그러니까, SCP-1618-KO는… 솔직히 격리할 수 없다는 의견입니다. 저는.
안영애 이사관보: 왜죠?
퓰리쳐 이사관보: 이유는 모르지만 이 나방 종들이 기지 전체 농담에 반응합니다. 게다가 기존 개체들은 존재적으로 다른 곳에 붙을 수 있어 잡기도 힘들고, 한 번 농담을 하면 새로운 개체가 생깁니다.
김경일 이사관보: 그럼 제145K기지에서 농담을 금지시키면 되겠군요.
안영애 이사관보: 살벌한 말씀을 하시는군요. 아무래도 새로운 규정의 적용인지라 기지 전체, 그리고 출입하는 인원들에게 모두 적용하기가 어렵습니다.
김경일 이사관보: 물론 불가능하진 않겠지만.
안영애 이사관보: 그렇기는… 하죠. 행정관님의 의견은 어떠십니까?
김은섭 행정관: 핵심행정부에서는 아예 기지를 폐쇄할 것도 고려사항에 있다고 전해왔습니다.
안영애 이사관보: 이런.
김경일 이사관보: 그것도 반대한다고 해 주십시오. 아직 SCP-1618-KO가 시설 중심인지 불명확합니다.
김은섭 행정관: 예, 알겠습니다.
안영애 이사관보: 추가적 방안은?
김은섭 행정관: 개념공학자나 변칙예술가에 협력을 구합니다. 아니면 징집하거나.
김경일 이사관보: 괜찮지만 위험부담은 크고 확실성은 적군.
김은섭 행정관: 아니지, 그 방법은 못 쓰겠군요. 개념공학 변칙성이—
김경일 이사관보: 잠깐.
김은섭 행정관: 예?
김경일 이사관보: 행정관. 자네까지 왜 이러나?
김은섭 행정관: 무엇 말씀이십니까?
김경일 이사관보: 자네 농담한 거 아니야? 못쓰니 뭐니.
안영애 이사관보: 무슨 논리야.
김경일 이사관보: 나방이 영어로 모쓰(Moth)잖나.
풀리쳐 이사관보: 이 양반 며칠간 몰두하더니 신경과민이 왔군.
김경일 이사관보가 마른세수를 하더니, 이내 구역질을 몇 차례 한 후 SCP-1618-KO 몇 마리를 토해낸다.
안영애 이사관보: 뭣.
김은섭 행정관: 의무관!
이 시점에서 유례없이, 기지 내에 은신해 있던 SCP-1618-KO 개체들 다수가 회의실 내로 이동해 온다. 인원들이 제각기 물러서며, 이 시점에서 고보안 긴급사태가 발생한다. 그러나 SCP-1618-KO 개체들은 회의실 내로 도착한 후 모두 폐사하여 움직이지 않는다.
안영애 이사관보: 세상에.
김경일 이사관보: SCP-1618-KO가 맞군요. 폐사했습니다… 왜?
김은섭 행정관: 제 생각이 맞다면, 아마 나방에 연관된 농담인지라 SCP-1618-KO가 득달같이 반응한 것 같습니다. 나방이니까요.
안영애 이사관보: 그럼 못 쓴다 어쩌구 그것 때문에 개체들이 "못 쓰게" 된 거고?
김은섭 행정관: 아마도요.
김경일 이사관보가 기침을 여러 차례 하며 일어난다. 이마와 뺨에서 다량의 식은땀이 맺힌 것이 보인다.
김경일 이사관보: 내가 왜 토한 거지? 내가 농담한 것도 아닌데.
김은섭 행정관: 언어유희의 의미를 제공한 인원이 대상이 되나 봅니다. 아, 이건 이미 보고를 받았군요.
김경일 이사관보: 이런 씨……
김은섭 행정관: 그럼 다른 절차가 하나 더 마련되었다 봐도 되겠군요. 나방에 대한 농담.
해당 우발적인 사건 이후, SCP-1618-KO가 나방과 연관된 언어유희에 직접적으로 반응하여 이에 따라 상태가 변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되었으며 심지어는 다분히 억지스러운 맥락에서도 그러했다. 그러나 교차검증 도중 한 번 사용한 농담의 경우에는 반응하지 않음 또한 확인되었다. 상기 사건 당시 기록된 6,260마리 중 1,780마리 가량의 SCP-1618-KO가 폐사하였으며 대략 5번의 농담으로 개체 전체를 전멸시킬 수 있을 가능성이 점쳐졌다.
이를 기반으로 하여 아래와 같은 격리 작전이 진행되었다.
<중략>
D-1203: 저, 요원님. 이게 뭡니까?
남지혜 요원: 단순한 농담일 겁니다. 저는 그 정보를 모르니 간단히 그 종이에 적힌 농담 주고받기를 하면 되겠습니다.
D-1203: 아, 예. 알겠습니다. 먼저… "저는 지금 이 격리실에서 기지 전체로 모스 부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나방들에게 모두 이 격리실에 갇히라는 명령이 담긴 모스 부호입니다."
남지혜 요원: 왜 모스 부호죠?
D-1203: 모스(Moth) 부호이기 때문… 어, 무슨 소리—
기지 전체에서 SCP-1618-KO 개체 전체가 날아와 격리실에 내려앉는다. d-1203이 매우 당황하며 물러선다. SCP-1618-KO 개체들은 격리실 내의 d-1203의 몸짓에 위험을 느끼고 날아오르나 격리실을 벗어나지는 않는다.
남지혜 요원: 예상외로 대단한데요.
D-1203: 요원님, 뭡니까? 저것들은?
남지혜 요원: 아무튼 계속 농담을 읽어주시면 되겠습니다.
D-1203: 어, 어, 네. 그럼…… "이 격리실에는 이끼가 가득 피었습니다. 나방들은 이 이끼를 매우 좋아하여 격리실 외로 나갈 생각도 못 하지요."
남지혜 요원: 왜 이끼를 좋아합니까?
D-1203: 이끼(Moss)와 나방(Moth)은 모두 "모스"이기 때문… 허.
D-1203이 움직이나, SCP-1618-KO 개체들은 움직이지 않고 대신 격리실의 이곳저곳에서 교미와 흡사한 동작을 취한다.
D-1203: 계속합니까?
남지혜 요원: 예.
D-1203: "나방들은 이 방을 떠날 수 없습니다."
남지혜 요원: 왜죠?
D-1203: 나, 방이기 때문이죠.
SCP-1618-KO 개체들의 상태에 변화는 없다. 격리 상태가 강화된 것으로 간주된다.
D-1203: 마지막입니다. "만약 나방이 방을 탈출하면 나방아, 하고 부르면 알아듣고 격리실에 재격리됩니다."
남지혜 요원: 왜죠?
D-1203: 나방의 한자가 아(蛾)이므로 "나방아" 하면 자기 이름을 두 번 부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남지혜 요원: 그렇군요. 격리 파기 시 대응까지 절차 완료되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D-1203: 이거 맞아요?
해당 일련의 농담 수행 이후, SCP-1618-KO 개체들은 모두 재격리되었다. 또한 어떠한 외부 농담에도 반응하지 않았으므로 기지 코드 블루는 해제되었다. 개념적으로 오염된 모든 대상도 정상화되었다. 특수 격리 절차가 수행 중이며, 혹시 모를 격리 파기에 관하여 기지의 나방 관련 농담 숙지자를 필수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기지 내에서 예외적으로 나방에 연관된 언어유희는 여전히 금지되었으며 특히 다음과 같은 농담의 경우 기지 내에서 인식 및 발화가 불가하도록 지정하는 밈적 절차가 고안 중이다.
나방이 풀어달라고 말할 때 내는 소리는?
놔 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