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1800-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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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 상황 전파 체계

제01K기지에서 각 기지 및 작전 구역에 전파한다.

대한민국 지역사령부 산하 모든 기지 및 시설 직원들은 맡은 임무를 중단하고 퇴근하여야 한다.

제01K기지 관리이사관 그레이스 최


일련번호: SCP-1800-KO

등급: (공란)

특수 격리 절차: 대한민국 지역사령부 산하 모든 기지 및 시설 직원들은 맡은 임무를 중단하고 퇴근하여야 한다. 이 문서를 수신받지 못한 직원들에게도 지시가 전달될 수 있도록 한다. 각 기지 이사관들은 제01K기지로 오라. 지금 바로.

설명-1: 짐승들이 적을 조우할 때면 본능에 따라 몸집을 부풀리곤 한다. 그리고 그것은 재단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들의 실체란 그저 긴장 속에 놓인 허세일 뿐이었다. 나는 이제 여러분들이 실재하는지조차 확신할 수 없다. 그러니 제발, 어디까지가 진실이었는지 확인하고 싶은 자들은 오라.


텍스트 통신 기록


<17:16> -09K1 :: 이사관님, 계십니까?

<17:19> 04K2 :: 통화 안되나?

<17:20> -09K :: 통화는 제 스타일 아니라서요. 이사관님도 통지받으셨습니까?

<17:20> 04K :: [이미지 첨부파일 1개, 01K로부터 받은 전파사항의 스크린샷이다.]

<17:21> -09K :: 어떻게 하실 겁니까 이제? 뭐 아시는 거라도 없으십니까?

<17:21> 04K :: 어떻게 하지 않을 거야

<17:22> 04K :: 그냥 하던 대로 하면 그만이지

<17:22> -09K :: 하지만 01K에서 내려온 지시사항이지 않습니까?

<17:22> 04K :: 연씨. 우리가 언제부터 성남 캠퍼스 따까리였나?

<17:23> -09K :: 네?

<17:24> 04K :: 이 바닥에 오래 있어보면 알지. 그렇게 높은 직위에서도 어떤 계기로든 미쳐버리는 경우는 차고 넘치게 봤어. 대개는 사회에선 가져본 적도 없는 책임을 감당 못하던 자들이지.

<17:24> -09K :: 그럼…

<17:24> 04K :: 죽으라면 죽을 텐가? 우리는 01K 소속 기지가 아니라 재단 소속 기지야. 그리고 이 집단은 그런 행정으로 돌아가질 않지. 개인의 일탈은 개인의 일탈일 뿐이다.

<17:25> 04K :: 진주 직원들은 어떻게 했나?

<17:25> -09K :: 제가 뭘… 지시하기도 전에 전부 짐 싸서 나가더군요. 인사 한마디도 없이. 그쪽은요? 강원캠에선 못 나가게 했습니까?

<17:25> 04K :: 여긴 그러고 싶어도 그럴 곳이 아냐. 최전방 한가운데다

<17:26> -09K :: …알겠습니다. 그럼 뭐, 저도 텅 빈 기지나 혼자 지키고 있어야겠네요.

<17:31> 04K :: 차라도 끓이면서 기다리는 게 좋을 거다. 오늘 안엔 들리지.

<17:32> -09K :: 오시겠다고요?!


설명-2: SCP-1800-KO가 무엇이라고 지칭하기는 어렵다. 정확히는 속단하기에는 이르다. 알 수 있는 것은 없지만 우리가 지난 시간 동안 이루고 일구었던 모든 것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이것의 범위가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다. 적어도 내가 탐색한 바로는, 평소 자주 연락하던 JP 지부와도 통신이 끊겼고 IT 지부와도 완전히 끊기고 말았다. 그들이 살았는지 죽었는지, 비행기 타고 가보지 않는 한 알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런 SCP를 본 적이 있다. 비디오 파일 속에서 태어나 재단 직원인 것처럼 행동하다가 맥없이 죽는 변칙 개체들. 그 안이 비디오 파일인줄은 평생 알 수 없는 것들. 나는 우리가 겪는 이 부조리가 그런 뻔한 일만은 아니기만을 바란다.


녹화 기록

전화벨 울리는 소리가 들린다.

달각대는 소리

전화벨이 다시 연거푸 울린다.

제21K기지 이강수 이사관이 단말기를 집어든다.

21K3: 전화받았습니다, 이사관님. 서울 지사입니다.

-01K4: 음.

21K: 괜찮으신 겁니까?

-01K: 아뇨. 솔직히 말하자면… 곧 괜찮아질 테니까. 지금 어디인가요?

21K: 성남입니다. 막 톨게이트 지난 참입니다.

-01K: 강수 씨. 잠깐은 괜찮으니 차 좀 대보시겠어요? 갓길 쪽에.

21K: 네. 그러죠.

잠시 정적, 차량 소리만 들린다. 시동음 멈춤.

휴대 단말기 진동음.

21K: 어떤 일이십니까?

-01K: 방금 보내준 영상 확인해봐요.

21K: 예? 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요.

이강수 이사관이 녹음을 종료하고 녹화 상태로 변경한다.

단말기로 전송받은 것은 저수지가 보이는 영상이다. 01K-수질감시초소에 연결된 실시간 영상으로 보인다.

21K: 대왕 저수지군요. 몇 년 전에 본 기억이 있죠. 지금 아래 계십니까?

-01K: 그걸 확인해줄 사람이 필요해요.

화면에서 저수지의 표면이 약하게 흔들리기 시작한다.

21K: 잠깐-

-01K: 왜요? 뭐라도 보입니까?

21K: 이사관님, 지금 뭘 하고 계신 겁니까? 거기 지금…

저수지의 모든 면적이 눈에 띄게 첨벙댄다.

21K: 이사관님!

시동 및 엔진음. 액셀을 급하게 밟는 소리가 들린다.

-01K: 어느 기지에나 있는 매립 버튼. 국내엔 핵은 없지만요. 우리 기지의 자랑은 이거지.

21K: 하, 그게 이사관 마음대로 작동하는 건진 몰랐는데요?

-01K: 정말 그런지보다는 그렇게 보이는 게 중요하니까요.

잠시 정적. 저수지와 영상을 송출하는 카메라가 심하게 흔들린다.

21K: 이런 썅…

수 분 후, 이강수 이사관이 저수지 앞에 차를 댄다.

녹화장치의 초점이 나갔다가 되돌아온다. 녹화장치는 고요한 저수지를 비춘다.

이강수 이사관이 단말기의 실시간 영상을 확인한다. 실시간 영상에서는 저수지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21K: 이게 뭔…

-01K: 도착하셨나요?

21K: 이사관님.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이강수 이사관이 수질감시초소 입구 쪽으로 달린다.

-01K: 방금까진 기지. 이제 바람 맞으러 나오고 있지요.

이강수 이사관이 제01K기지 입구에 도착한다. 문을 열자 그레이스 이사관이 나타난다.

21K: 하- 이게, 이… 지금…

그레이스 이사관이 손짓하자 이강수 이사관이 문 바깥쪽으로 비켜준다.

21K: 이 초소. 기억하던 것보다 훨씬 작은 것 같은데.

-01K: 이쪽으로 와봐요.

21K: 이사관님, 지금 묻고 싶은 게 한둘이 아닙니다. 제발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설명 좀 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그레이스 이사관이 주변에서 긴 나뭇가지를 들고 와 초소 주위를 반 바퀴 돈다. 그러다 초소 상단 부분을 본다.

21K: 저 CCTV네요. 저수지 찍던 그거.

-01K: 그렇지요.

그레이스 이사관이 나뭇가지로 CCTV 카메라를 찌르려 시도하나 키가 닿지 않아 실패한다. 이강수 이사관이 건네받아 대신 시도한다.

이강수 이사관은 나뭇가지로 CCTV를 툭툭 건들면서 개인 단말기를 확인한다. 단말기에 담긴 실시간 영상에서는 나뭇가지의 움직임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

돌멩이가 날아와 렌즈 표면을 퍽 깨뜨린다. 이강수 이사관이 놀라 뒤돌아보자 작은 돌 몇 개를 쥔 그레이스 이사관이 보인다.

-01K: 봐봐요, 그거.

실시간 영상이 검은 화면으로 바뀌었다. 그러고도 그레이스 이사관은 돌 던지기를 멈추지 않는다.

21K: 이게 뭘 의미하는-

-01K: 아, 이런.

신원불명: 이봐요! 거기!

관리소 직원으로 보이는 민간인이 멀지 않은 거리에서 소리치며 뛰어온다.

이강수 이사관이 허리춤의 권총을 뽑으려 하나 만져지지 않는다. 그대로 두 손을 보이며 민간인 쪽으로 걷는다. 민간인도 뜀을 멈추고 걷는다.

21K: 누구십니까?

신원불명: 그건 내가 물을 말이고. 그 거기서 뭐 하시는 겁니까?

21K: 먼저 차량 쪽으로 가 계시죠. 이사관님.

신원불명: 아니지, 아니. 이쪽 분이 돌 던진 거잖아.

민간인이 다가와 그레이스 이사관의 팔을 잡아채려 한다. 이강수 이사관이 말리러 다가가지만, 그레이스 이사관의 옷깃이 쥐어지자마자 민간인을 가격한다. 민간인이 목을 부여잡고 쓰러짐과 동시에 그레이스 이사관도 넘어진다.

-01K: 윽. 난 괜찮아요.

21K: 이거 일 났네. 일단 벗어납시다.

둘 모두 현장에서 도주한다.


설명-3: SCP-1800-KO를 알게 된 건 사실은 꽤 지난 일이다. 각국의 지역사령부 대표들과 회의에 함께할 때 느끼곤 했던 그 위화감. 그런 위화감을 느끼려 할 때마다 무언가가 조금씩 달라졌다. 분명 존재했던 어느 국가의 재해가 말끔히 사라진다거나. 그러다 지역사령부 하나가 사라진다거나. 그런 일이 벌어져도 아무렇지도 않게 대하는 자들. 나 역시도 애써 무시하려 했다. 아마도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무시하기 위해 노력했을지도 모른다.

나는 스페인 지역사령부 최고이사관과 개인적인 자리에서 만나 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그게 그냥 기분 탓일 거라며 다독였지만 내 마음 한편엔 불편함이 남아있었다. 그리고 그는 사라졌다. 나는 존재론적 공포를 느꼈고 더는 도망칠 수 없게 되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누가 되었건 아무나에게.


반갑습니다. 제13K기지 이사관 설세명5입니다.

저는 지금 휴가 중인지라 퇴근 명령이 날아온 것을 늦게서야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직원 중 누구도 연락을 받고 있지 않습니다. 단말기들도 죄다 놓고 가신 것 같아 지금도 민간 이메일로 보내는 겁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죠? 이게 지금 무슨 밈적이거나 인식재해 같은 공격은 아닌가요? 그런 점 때문에 그레이스 이사관님께도 연락하려다 말았습니다.

지금 기지에 들린 지도 좀 되었는데 본관은 전깃불도 안 켜지고 있습니다. 직원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격리 개체들은 어쩌자고 다 방치해놓고 가신 겁니까?

사무실에서 인식재해나 반밈 전문가 연락처를 찾아 연락을 돌려보는 중입니다. 지금까지는 죄다 연락을 안 받고 있지만… 더 시급한 문제는 격리동입니다. 지금 지하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는 것 같습니다만 총기함도 잠가놓고 간 덕에 혼자 내려가 볼 수가 없는 상황이네요. 우리 기지 특수 격리 절차 문서들은 누가 다 날리고 간 겁니까?

본관 문들은 전부 걸어 잠가두었습니다. 혹시나 그 아래에 계신다면 꼭 회신해주십시오. 저는 다른 시설에도 들러봐야겠습니다.

서부 시설은… 민간인들이 점거하고 있었습니다.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이사관인 내가 사실상 쫓겨나듯이 하고 나왔습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저는 이제 한라 시설로 향합니다. 거기에 있다면 꼭 연락 주십시오.

한라단지는 사라졌습니다.

본관도 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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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K에서 선배님께 보냅니다.


익대입니다, 선배님.

밤늦게 죄송합니다만 몇 가지 여쭙고 싶은 게 있어 연락드리게 되었습니다!

제가 오래 근무하기는 했습니다만 아직 대한민국에 기지가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각 기지 연락처를 좀 알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우리 직원들… 일단은 집으로 다 보내긴 했는데, 이제 뭐 어쩌라는 말입니까? 더 소식 들은 건 없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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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RE: 12K에서 선배님께 보냅니다.


나 지금 집이요
.
애들 연락처는 기지 가야지 알 수 있는데. 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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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K에서 선배님께 보냅니다.


선배님 지금 집이십니까? 휴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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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RE: 12K에서 선배님께 보냅니다.


보아하니 혼자 가긴 무서우니까 연락 돌릴 생각이구만 .. 계정 알려줄 테니까 알아서 잘 쓰시든가 해 . 나는 안 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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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K에서 선배님께 보냅니다.


하지만 상급기지에서 모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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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RE: 12K에서 선배님께 보냅니다.


정확히는 궁금한 자만 오라 그랬지. 뭐가 그렇게 궁금해 ? 대충 눈치 봐서 그런가보다 하고 말아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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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K에서 선배님께 보냅니다.


그게 무슨… 저는 저 빼고 세상 모두가 미쳤다고 생각하는 중인데요. 혹시 뭐라도 좀 알고 계시는게 있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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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RE: 12K에서 선배님께 보냅니다.


상급사령부에서 허무맹랑한 짓거리 시키는 게 한 두 번 일이야 ?
.
다 큰 뜻이 있는 거라구 . 심지어 퇴근하라는 명령도 특수 격리 절차에 쓰여 있었잖아? 지금 무슨 일이 돌아가는지는 몰라도 이게 다 특수 격리 절차의 일환이라고 생각해봐. 그거 곱게 잘 따라주는 게 우리 역할이거든
.
확보, 격리, 보호. 이게 즐거운 퇴근으로 이루어진다는 걸 감사할 줄 알아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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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K에서 선배님께 보냅니다.


그러기엔 받아들이기가 어려운 문제인 걸요. 다른 이사관들도 이렇게 생각하고 계십니까? 전 선배님 37K 기지 말고 아는 곳도 없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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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RE: 12K에서 선배님께 보냅니다.


너무 조급해할 것 없다. 우린 그냥 시키는 대로 한 거고, 일 커지면 어련히 본사에서 찾아오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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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K에서 선배님께 보냅니다.


01K가 본사 아니었어요?


설명-4: 또한 SCP-1800-KO는 한 가지 특이한 점을 보인다. 모든 지역사령부를 빼놓지 않고 일어나는 일이 직할 소속에서만큼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통화 녹음

연결음

-04K: 그레이스 양, 복어라도 드셨나?

01K: 뭐야 이거, 소하 번호 아니에요?

-04K: 강원이다, 성남.

-09K: 전 여깄어요. 이사관님!

21K: 말씀 좀 높여주시죠, 강윤상 이사관님.

-04K: 아, 카풀 중이야? 성남으로 오라더니만 어딜 가고 계시나?

21K: 도대체가-

01K: 됐어요, 제가 받을게요.

그레이스 이사관이 스피커폰 모드를 해제한다.

01K: 그야 오겠다고 연락하는 사람이 없어서 말이죠. 강씨. 사람들 직접 찾으러 가고 있습니다.

-04K: 왜 연락을 안 하겠나? 그야 다들 미친 줄 알아서겠지. 직원들이 밈뽕 맞은 것 마냥 기어나가는 모습을 봤는데 정상적인 명령이라고 생각하겠나? 당연히 자가 진단은 해보신 거겠지?

-09K: 자, 자. 잠깐. 제가 할게요. 존경하는 그레이스 최 관리이사관님-

-04K: 여기가 재판장이야?

-09K: -저희도 지금 많이 혼란스러운 상황이라서요. 궁금한 것도 정말 많지만 물론 시키신 대로 직원들은 전부 퇴근시켰습니다. 다른 이사관들도 만나려고 연락도 돌리고 차 타고 방문도 하는 중이고요.

01K: 그럼 소하 씨가 고성에 들른 거에요?

-09K: 아뇨. 강윤상 이사관님께서…

01K: 그래요? 제가 알기에는 고성부터 진주까지 들리는 데에 그리 빨리 걸리진 않을 건데?

-04K: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모르겠군. 전용 헬기 타고 방문했소. 뭐가 불만인 거요?

01K: 헬리콥터는 직접 몰고 오신 거고?

잠깐 정적

-09K: 그… 제가 아까 말씀을 잘못 드렸네요. 직원들 전부 퇴근시켰단 말은 저희 09K 기지 말이었구요. 04K에서는 쉽게 통행이 어려워서 직원들-

-04K: 내, 말하기가 뭣 같아서 숨긴 거다 만은.

정적

-04K: 04K 직원들도 다 나갔다. 내 콩알만 한 몸뚱이로 막아 재껴도 수십 명이 밀어닥치는걸 어떻게 막을 수 있겠나? 못하지. 막을 수가 없었다.

01K: 그런…

-04K: 그래서, 어떻게 됐느냐는 거 아니요?

강윤상 이사관이 자세를 고쳐 앉는다.

-04K: …거긴 북한하고 맞닿고 있는 최전방이다. 국군들 입장에서, 신원미상자들이 산속으로 우르르 뛰쳐나가는 꼴을 보고 어떻게 했겠나?

정적

01K: 직원들… 어떻게 됐죠?

-04K: 네 명령이, 내 직원들을 죽였다.

긴 침묵

-09K: …이사관님. 다 왔습니다.

정차하는 소리

차창에 노크하는 소리

-12K6: 반갑습니다! 12K 안익대입니다. 연락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어후, 날씨 참 춥죠?

-04K: 연씨, 히터 틀어 드려라.

01K: 강 이사관, 이번 일은…

-04K: 헬기 물었죠? 이사관님. 모릅니다. 타고는 왔는데 누가 몰고 왔는진 모릅니다. 적어도 난 헬기 몰 줄 모르는 건 아니까 말입니다. 내리고 나서 그 헬기가 어떻게 됐는지도 모릅니다. 심지어는 내가 그 상황에 어떻게 빠져나왔는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지금 이 상황, 이 꼴이 바로 SCP-1800-KO인지요? 그걸 말하고 싶은 겁니까?

-12K: (작은 목소리로) 지금 누구랑 통화하고 계신 거래요? O5?

-09K: (작은 목소리로) O5가 뭔데요?

-04K: 알 거 없다! 목줄 잡고 으스대기 좋아하는 족속들이지.

01K: 강 이사관, 하려던 말이 그거에요. 위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어쩌면 그 자리에서 아무도 안 죽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라고요. 애초에 그 자리에 아무도 없었을 수도 있다는 말이에요.

침묵. 강윤상 이사관이 깊게 한숨 쉰다.

-04K: 이번 일이 뭘 시사하는지 알 수가 없군. 불합리한 세상은 우릴 그리도 괴롭혀놓고 또 괴롭힐 껀덕지를 찾는다는 말인가.

01K: 그러니 만나서 대화합시다. 우린 145K로 가고 있어요.

-04K: 연씨, 정읍 캠퍼스 가봤나?

-09K: 아니요. 이번이 처음입니다.

-04K: 친애하는 관리이사관님, 통화 소리 좀 켜주시지요.

그레이스 이사관이 스피커폰 모드를 켠다.

-04K: 옆자리 강수 씨에게 145K 좌표 좀 찍어 보내달라 전해줘요.

-12K: 아, 아니에요. 제가 좀 알아놨거든요. 제가 안내해 드릴 수 있어요.

21K: 하. 그렇다네요.

통화가 끊긴다.

21K: 쯔, 비겁한 새끼. 저런 놈 말은 너무 귀담아들을 필요 없습니다. 헛소리만 즐비할 테니까요.

01K: 숨기는 건 많은 사람이지만 그래도 도움은 되는 인간이에요. 이제 얼마나 남았죠?


설명-5: 제13K기지 설세명 이사관입니다. 이 문서는 또 이제 발견했습니다. SCP-1800-KO가 뭡니까? 지금 제가 겪고 있는 이 현상인가요? 우리 기지에서 담당하던 변칙 개체들은 전부 사라진 것 같습니다. 기지와 함께요. 이게 평화를 위한 대가인가요?

마음 쓸 필요 없습니다. 그냥 퇴근하시면 돼요.
— 제37K기지 이태진 이사관7

태진 씨? 태진 씨, 지금 살아있는 건 맞아요?

죽은 것 같지는 않네요.
세명씨도 01K 방문하려 그러십니까?


그건 말도 안 되죠.
지금 제 상황 파악도 안 되는데.

곧 다 정상화될 겁니다.
뭐, 휴가 연장받았다고 생각하시던지요.


그럼 변칙 개체들은요?

휴가 나와서까지 그런 걸 걱정합니까?
것보다도, 제주 사람이 휴가 나와서까지 제주에 계십니까?
심심하면 인천에나 놀러 오시던지요.



방문 기록

21K: 여기에요, 여기!

12K: 반갑습니다! 이강수 이사관님이시죠? 12K 안익대 이사관입니다.

21K: 네네, 이야기 많이 들었습니다. 그쪽은?

09K: 연소하요. 09K.

04K: 서울, 최 이사관은 어디로 갔나?

21K: 잠깐 챙겨야 할 것이 있다고…

12K: 저기 보이네요!

멀지 않은 거리에서 그레이스 이사관이 다가온다. 한 손에는 거의 다리 길이 만한 볼트 커터를 쥐고 오는 게 보인다. 안익대 이사관이 달려가 대신 들어준다.

04K: 절단기는 어디에 쓰려고 가져오셨소?

01K: 한참 전에 문 앞까지 다녀왔는데, 입구가 잠겨져 있어서 말이에요. 그래서 요 앞에 편의점에서 빌려 왔죠.

09K: 잠겨져 있다면요, 이미 다른 곳으로 간 건 아닐까요? 직원들이랑 퇴근해버린 이사관도 있다고 들었어요.

21K: 그건… 다녀왔을 때 안쪽 불이 켜져 있는 걸로 봐서는 확인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레이스 이사관이 흰 비닐봉지를 부스럭거린다. 빵, 초콜릿, 음료 등이 들어있다.

01K: 좀 들어요. 괜히 날밤 새우게 되었는데.

09K: 아, 감사합니다.

연소하 이사관이 봉투를 받아 각각 나누어준다.

12K: 감사합니다.

강윤상 이사관이 음료를 건네받는다. 연소하를 흘긋 보다 이강수 이사관에게 들려준다. 이강수 이사관은 멋쩍은 표정으로 건네받는다.

그레이스 이사관이 앞장서자 나머지 이사관들 모두 숲길로 걸어 들어간다. 안익대 이사관이 손전등을 켜 앞을 밝힌다.

제145K기지 입구인 위장시설 창고가 보인다. 내부 불은 꺼져있다.

09K: 우리 이제 드디어 1800-KO 이야기를 좀 하는 건가요?

21K: 기왕 듣게 되는 거… 덜 충격적인 결말이 나왔으면 좋겠군요.

그레이스 이사관이 창고 입구에 걸린 자물쇠를 볼트 커터로 끊어낸다. 문이 열리자 이강수 이사관이 앞장서 들어간다. 뒤따라 들어간 그레이스 이사관이 기침한다.

21K: 어우, 무슨… 사람 사는 곳 맞나 싶습니다, 여기?

04K: 이 먼지 하며… 이런 곳이 재단 기지라고? 불 좀 어떻게 못 켜나?

12K: 제가 한 번 찾아보죠.

01K: 이상하네요. 분명 좀 전까지는 켜져 있었는데.

안익대 이사관이 손전등으로 벽면에 위치한 전등 스위치를 찾고 불을 켠다.

창고 내부가 밝아진다. 바닥은 지푸라기와 모래, 흙탕물 따위로 더럽혀져 있다.

지저분한 내부와는 어울리지 않는 고급 목제 의자와 책상이, 그 위에 얹어진 은색 명패가 눈에 띈다. '윤 도 하'

강윤상 이사관이 입구 맞은 편의 문을 발견하고 열자 건너편 방의 조명이 켜진다. 카메라 초점이 나갔다가 다시 들어온다. 제145K기지 이사관 윤도하8는 천장에 매달려 있다. 벨트를 목에 묶은 채로 매달려있다. 윤도하 이사관은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

강윤상 이사관이 헛웃음 친다. 그레이스 이사관은 고개를 돌린다.

04K: 우리… 강원 캠퍼스엔 약 서른 이상 SCP를 수용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것은 다섯.

강윤상 이사관이 시선으로 이강수 이사관을 가리킨다.

04K: 서울, 몇 개요?

21K: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것은 열 손가락으론 부족하죠. 총합은 세자릿수 이상입니다.

04K: 다 놓고 왔소. 다.

강윤상 이사관이 고개를 까딱이곤 그레이스 이사관 앞으로 천천히 걷는다. 이강수 이사관이 그레이스 이사관 앞으로 나서 걷는다. 연소하 이사관은 강윤상 이사관 뒤편에 따라붙으며 걷는다.

12K: 전국 팔도에서 일을 놨는데도 재앙은 일어나지 않았어요. 이게 뭘 의미하는 거죠? 그냥… 다 가짜라는 거 아니에요? 우리 기지도, 이사관도, SCP도. 그리고 재단도?

그레이스 이사관이 고개를 젓는다.

04K: 최씨, 뭘 알려 드리려고 이런 일을 만들어 주셨습니까?

21K: 관리이사관님께 이 사단의 책임이 있다는 것처럼 대하지 말아주시죠.

09K: 우리는 뭔데요? 다 가짜면… 우리도 없다는 말이에요?

그레이스 이사관이 이강수 이사관을 제치고 앞서 나가 강윤상 이사관 앞에 선다.

01K: SCP는 실재해요. 그게 우릴 여기로 모이게 한 거고요. SCP 재단도 있습니다. 이사관과 기지도 있어요. 재단 직원들도 있고요. 단지 그건…

그레이스 최가 입술을 문다.

01K: 우리가 아닐 뿐이다. 이게 제 생각이에요.

04K: 재단은 있는데, 우리가 아니다?

21K: 그게… 우리는 그럼 무엇이라는 말입니까?

01K: 우리가 무엇이건 절대 무의미한 것만은 아닐 거에요. 정말로.

21K: 후우… 참.

안익대가 고개 젓는다. 이강수는 문밖으로 나간다.

강윤상이 주위를 둘러보다 책상 위에서 작은 날붙이를 찾는다. 그러고서는 건너편 방 안으로 들어간다. 강윤상은 매달린 윤도하를 잠깐 살피다 넘어진 의자를 세워 딛고 올라간다. 날붙이로 목에 묶인 가죽 벨트를 사각사각 긁어낸다.

연소하가 따라 들어가 의자를 붙잡아 고정한다. 강윤상이 한 손으로 손짓하자 연소하는 살짝 멀어진다. 묶여있던 윤도하의 시신이 떨어지자 연소하가 받아내려 한다. 그러나 그 힘에 눌려 넘어지고 만다.

04K: 무게 중심을 잘 잡았어야지.

강윤상이 쓰러진 시신을 발로 밀어 연소하가 일어날 수 있도록 한다. 안익대가 시신을 들쳐멘다.

04K: 내 기지, 내 직원들, 그리고 격리 개체들. 다 가짜여도 우리는 진짜요. 윤도하도 실제로 죽은 거고.

01K: 그래야만 하겠죠.

12K: 시신… 시신은 어떻게 해야 하죠?

01K: 우선 남은 기지부터…

문밖에서 소음이 난다. 경찰 사이렌 소리가 웅성거리는 소리와 섞여 들린다.

09K: 뭐지?

01K: 이런. 그 민간인.

연소하가 문쪽으로 급히 향한다. 하지만 문을 열고 밖으로 몸을 내밀자마자 양손을 든다.

강윤상이 허리춤의 권총을 뽑으려 하나 만져지지 않는다.

<기록 종료>


설명-6: SCP-1800-KO는 그들 스스로를, 또는 그들이 겪는 변칙성을 부르는 호칭으로 보인다. SCP-1800-KO란, 자신들이 구축한 일종의 변칙적인 세계관이 조금씩 무너지며 사라지는 현상으로 이해하고 있다. 여기에서 오는 혼란은 정체감 상실 또는 우울증 등 부정적으로 작용하지만, 여기에는 기억소거제 처방이 유효하므로 필요에 따라 투여할 수 있다.

이들은 SCP 재단, 재단 행정체계, 여러 변칙적인 성질, 다양한 표준 대응 절차에 대한 상당 수준의 지식을 보유하고 있다. 일부는 다르면서도 핵심적인 내용은 같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들이 공식적으로 존재한다고 믿는 약 800여 개의 변칙 개체 또는 현상은 모두 저마다의 적절한 특수 격리 절차를 지니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 참신하면서도 효율적인 절차를 가지고 있어 재단의 여러 특수 격리 절차 개선에 큰 도움이 되리라 예상된다.

상급감시사령부의 결정에 따라 이들을 SCP로 분류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는 대한민국에서 두 번째로 발견된 변칙 개체이며 조만간 SCiPNET에도 공식 등재될 예정이다. 이들이 어떻게 발생하였는지, 이들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는 연구 중이며 이와 비슷한 성질을 갖는 자들이 대한민국에 몇몇 더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들을 안전히 확보할 방법을 물색 중이다.


면담 기록

위치: 순천시 임시 거점-173
면담자: 한반도 변칙 부서 팀장 - 선우아난9
피면담자: 강윤상


<기록 시작-4>

강윤상 씨가 인상을 쓰고 면담자를 쳐다본다.

면담자: 미안합니다. 좀 늦었죠? 새벽 중엔 직원 수가 적거든요.

강윤상 씨는 대꾸하지 않는다.

면담자: 음. 그때는 아슬아슬했죠. 하하. 그래도 늦지 않게 도착해서 다행입니다. 그 경찰 녀석들은 느긋해서 망정이었죠.

강윤상: 네가 누군지 안다. 넌 뭐지?

면담자: 아니요. 그런 것보다. 저를 어떻게 알고 계시는지가 더 궁금한걸요.

강윤상 씨가 손을 들어 보이며 수갑을 짤랑인다.

강윤상: 재단 보급 탁자하며, 수갑하며, 면담 시트지하며 다 진짜잖아. 넌 뭐야?

면담자: 나는 SCP 재단을 대표로 하여 한국에 방문한 선우아난 현장팀장입니다.

강윤상: 아니, 너는 64K 이사관-

면담자: 무슨 어쩌구 K 기지는 없어요. 재단은 한국에 기지 지을 생각도 없고요.

강윤상 씨가 웃으며 말한다.

강윤상: 무진을 눈으로 보고도 생각이 없어? 그럼 소속은. 소속은 어디지?

면담자: 무진요? 방금도 말했지만, 저는 SCP 재단 소속입니다. 지역사령부 개념을 물으신 거라면 그런 건 재단에 없어요.

강윤상: 그레이스 말대로 당신네가 의도한 건가? 무슨 이익이 있어서건 우릴 이용하려고?

면담자: 우린… 아닙니다. 우리는 여러분을 발견하고서는 감탄했을 뿐입니다. 아시련지는 모르겠다만 저는 이번에 한국에서 최초로 발견한 변칙 개체, 정확히는 변칙적인 장소를 격리하기 위해 방문했습니다. 작은 조각공원인데-

강윤상: 왜 당신만 다르지? 외국인이라서?

면담자: 조각품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곳이죠. 우리가-

강윤상: 그럼 그레이스는? 그 친구가-

면담자: 자, 알았어요. 여러분이 그레이스 이사관이라 부르는 자는 토종 한국인입니다. 저희 쪽 면담 담당관이 영어로 대화하려는데 입도 뻥끗 못 하던데요. 하하.

강윤상: 뭐라고?

면담자: 힘들어하고 있어요. 정체성이 완전히 무너졌을 때 느끼는 고통을 겪고 있죠.

면담자가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보인다. 자동차운전면허증이다. 이름란, 최우아. 사진, 동양인의 얼굴을 하고 있다. 주민등록번호, 외국인이 아니다.

강윤상 씨가 주위를 둘러본다. 옆에 서 있는 경비대원 둘은 외국인이다. 면담실 문에 달린 명패도 영문으로 쓰여있다. 면담실 앞을 지나치는 사람들도 모두 외국인이다. 면담지 시트는 영문으로 쓰여있다. 쥐고 있는 펜도 외제품이다.

강윤상: 하하하… 이거, 이건…

면담자: 여러분은 우리가 한국에서 찾은 두 번째 변칙개체입니다. 물론 평범한 SCP처럼 대하지는 않을 테구요. 여러분이 가진 지식은 저희 예상보다 해박합니다. 특정 부분에서는 정말 도움이 될 거고요. 다른 이사관… 연소하씨가 걱정하던 것처럼 여러분의 존재는 무의미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성과는 절대 무시할 수 없죠. 덕분에 이 지역 특징도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가상의 개체들을 토대로 괜찮은 격리절차도 수립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어요. 일종의 고문 역할을 수행하게 되리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잘 협조만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강윤상 씨가 웃음을 터뜨린다.

강윤상: 하면, 우리한테 SCP-002-KO란 이름이라도 붙일 셈인가?

면담자가 갸웃한다.

면담자: 음, 사실. 굳이 일련번호 뒤에 K, O를 붙일 필요가 있을까요? 아마도 빈 번호를 찾는다면 1만 3천번대쯤에 위치할 것 같은데요.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요.

강윤상 씨의 표정이 굳는다.

면담자가 물건을 챙기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면담자: 너무 길게 끌었군요. 앞으로도 자주 뵙게 될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협조 부탁드리며, 필요한 게 있다면 언제든지 말씀해주세요. 그리고 이건 여러분들 모두에게 드리는 감사 인사입니다. 우리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아주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면담자가 인사하며 자리를 떠난다.

강윤상: 여기는… 그래, 재단은… 재단이란 정말 멋진 곳이었군.

<기록 종료>


사건 기록

안익대 씨의 정보 제공 덕에 유사한 상황을 겪는 이들을 더 많이 특정할 수 있었다. 인천 한 자택에서 자신을 제13K기지 이사관이라 주장하는 설세명 씨와 제37K기지 이사관이라 주장하는 이태진 씨를 안전하게 확보하는 데에 성공하였다.

이들에게도 약 7일에 걸친 면담 절차를 시행한 후 기억 소거를 처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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