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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SCP-1963-KO / 채향 Dr 아니미즈키
작가 페이지: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Green_River_soft_drink.jpg
소유자: Joe M500
날짜: 2008/05/07
만약 이 마음까지 녹아내린다면,
사건기록: 230306-QOG-5186
날짜: 2023.05.10
혼란 등급: 플람(낮은 주목도)
연관된 요주의 단체: 셀레스트
사건 개요:
23.05.04부터 23.05.06까지 전국 각지에서 31명이 실종되는 사건이 동시다발적으로 신고되었다. 대부분 고등학생이었고, 일부는 재수생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경찰 측에서 당시의 주변 CCTV를 조사한 결과, 실종자 전원은 인천 공항에 모여 일본행 비행기 표를 끊고 한국에서 벗어난 것으로 확인되었다.
실종자들은 서로 일면식이 없고, 이전에 접촉한 적도 없었으나, 계획적으로 행동한 것으로 보인다.
추후 조사 결과, 본 사건에 변칙성이 연관되어 있음을 확인한 이후, 기동특무부대 및 확보작전인원이 파견되어 조사를 진행 중에 있다.
일련번호: SCP-1963-KO
등급: 유클리드(Euclid)

컵에 따라놓은 SCP-1963-KO
특수 격리 절차: SCP-1963-KO는 제21K기지의 표준 저위험 액체류 보관함에 격리한다. SCP-1963-KO를 과거 섭취한 적이 있던 사람을 발견했을 경우 C등급 기억 소거 처리를 한다. 기동특무부대 파이-314("N수생")은 학원가, 특히 셀레스트 산하 학원에서 SCP-1963-KO 혹은 이를 섭취한 인원이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며, 만약 폐기되지 않은 SCP-1963-KO가 발견되었다면 즉시 회수한다. SCP-1963-KO를 이용한 실험은 최소 3등급 이상의 인원 2명 이상, 특히 적어도 한 명의 분석심리학부 소속 인원의 허가 하에 진행되어야 한다.
설명: SCP-1963-KO는 녹색 빛깔의 자양강장제다. SCP-1963-KO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일반적인 자양강장제에서 발견할 수 있는 비변칙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으나, 한가지 변칙적인 원료(이하 SCP-1963-KO-1)를 포함하고 있다.
SCP-1963-KO를 섭취한 인원에게는 다음과 같은 현상이 발생한다.
- 음용자의 지능이 일시적으로1 크게 증가한다. 특히 수리나 과학 영역에서 비약적인 상승을 보였다.
- 섭취 때마다 음용자가 다른 기억을 인식한다. 이 기억은 음용자와 무관하나, 음용자는 SCP-1963-KO를 섭취하면서 얻은 기억을 자신이 과거에 겪은 일에 대한 기억으로 여긴다. 단, 음용량이 적을 경우, 그 기억과 모순되는 제3의 증거가 충분할 경우(주변 인물의 증언 등) 저항 가능하다.
SCP-1963-KO를 유통하던 상자에 쓰인 문구('요즘은 지적인 여성의 시대!' '운명의 상대에게 멋진 첫인상을!' 등) 및 섭취자의 증언을 보았을 때, 당초에 의도했던 음료의 효과는 지능의 향상 쪽인 것으로 추정된다. 임의의 기억에 관한 내용이 적힌 문구는 확인된 바 없으므로 이와 관련한 특성은 의도치 않은 부수적 효과인 것으로 추측된다.
SCP-1963-KO는 2023년, 서울특별시에 거주하고 있던 30명에 가까운 고등학생 및 재수생이 같은 날 주변 인물에게 연락하지 않고 일본으로 떠나는 현상이 일어나면서 발견되었다. 이 학생들은 대부분 이전까지 일면식이 전혀 없었으나 당시 근무 중이던 공항 관계자의 주장에 따르면 '마치 수학여행이라도 떠난 것처럼 질서가 있었다'라고 했다. 이후 확인 결과 해당 인원들은 의대 지망생이었고 셀레스트 소속 학원 중 최소 하나를 다니고 있었다는 것, 그리고 학원의 권유로 이전부터 SCP-1963-KO를 섭취하고 있었다는 것 외에 어떠한 공통점이 없었으며, 이 때문에 SCP-1963-KO가 사건의 원인으로 주목되었다.
이후 조사한 결과 SCP-1963-KO는 과거 이와나가 미용조합2에서 개발되었으며, 과거 방문 판매 형태로 판매되었으나 상기한 거짓 기억 때문에 단종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단종되면서 기존 SCP-1963-KO에 대한 기록은 대부분 파기되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어째서 단종되었던 SCP-1963-KO를 셀레스트가 확보했는지는 불명이다.
발신자: 타구치 치세 pcs.ygolohcysplacitylana|ikiehuuysias#pcs.ygolohcysplacitylana|ikiehuuysias
수신자: 천세윤 pcs.ygolohcysplacitylana|nuyes-yks#pcs.ygolohcysplacitylana|nuyes-yks
발신일: 2023.05.14 15:03
제목: SCP-1963-KO에 대해
SCP-1963-KO에 대해 조사할 것이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ノ´ヮ´)ノ
SCP-1963-KO를 섭취하면 나오는 부작용이 거짓 기억인 것과, 실종자들에 대한 증언들을 보았을 때 무의식(아키타입인지는 직접 조사해봐야 알겠지만요)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하네요!
아직 실종자들을 확보하지는 못했지만, 어느 정도 궤도가 잡혀간다는 얘기도 있고요!
그래서 말인데, 히야마 쪽에서 저희 분심부 인원을 일부 보내달라는 얘기가 왔습니다! 아무래도 부서장님이 결정할 상황인 것 같아서 메일 보내봐요!
추신: 첨부된 자료는 SCP-1963-KO를 과거 섭취했던 사람하고 면담한 기록입니다! 단종된 지 오래라 기록들 대부분이 없어졌다던데, 블로그 리뷰 글이 남아 있었다나 봐요! ╭( ・ㅂ・)و ̑̑
면담자: 히야마 죠타로 연구원(比山城太朗, Jotaro Hiyama)
피면담자: 아이바 마리코(会場麻里乎, Mariko Aiba), 인터넷 인플루언서
서론: 피면담자는 평소 블로그 등을 통해 다양한 상품에 대한 후기를 올렸으며, SCP-1963-KO에 대한 후기 또한 해당 블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피면담자로부터 SCP-1963-KO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본 자료는 실제 면담을 요약한 발췌본으로 원문을 열람하고 싶을 경우 RAISA 데이터베이스에 문의할 것.
히야마 연구원: 그러면… ████3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부탁해도 괜찮습니까. 그 물건에 대해 조사할 것이 있어서 말이에요.
아이바: 아, 그거요. 확실히 그 후기가 워낙 신랄하긴 했죠. 물론 원래 광고고 뭐고 제멋대로 쓰곤 해서, 불호 후기도 많긴 했지만요. 그런데 왜 이제서야…? 그리고 저인 이유가 있나요?
히야마 연구원: 하하, 뭐, 사정이 있어서 말이죠. 그리고 아이바 씨가 그쪽으로 유명하잖아요. 완전 정직. 뭐, 본론으로 돌아가서. 대체 어쩌다가 ████를 이용하신 건가요? 찾아보니까 시중에 판매된 적은 없던 것으로 기억했는데.
아이바: 그것 말인가요… (한숨)오래전 일이라서 가물가물한데요. 집에 웬 판매원이 찾아왔더라고요. 이름이 미요코였던데… 성은 기억나지 않네요. 일단 미요코씨라고 할게요.
히야마 연구원: 미요코씨… (혼잣말로) 뭐, 여기까지는 예상대로고.
아이바: 네. 그 미요코씨가 저에게 부탁하더라고요. 대충… 이름은 많이 들어보았다. 글 잘 읽고 있다. 이와나가 미용조합이라는 곳에서 최근 상품 하나를 만들었는데 혹시 생각 있냐. 마음에 안 들면 반품을 하든 불호 후기를 쓰든 괜찮다. 뭐, 그런 이야기였습니다.
아이바: 당연히 놀랐죠. 물론 이렇게 직접 찾아오는 사람이야 있지만, 제가 한 돌직구라서 보통은 다른 인플루언서를 선호하니까요. 게다가 이와나가 미용조합은 생판 처음 들어보는 거고. 원래라면 거절했을 겁니다. 하지만… 왠지 그 여자는 거절하기 그랬습니다. '저는 좋은 상품을 알고 있어요'라는 아우라를 뿜는 것 같이…
히야마 연구원: 그것 때문에 ████를 구매한 것이군요.
아이바: 아뇨. 처음에는 그저 얘기나 들어보자. 라는 심정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미요코씨가 그 상품에 관해 얘기를 하는데 듣다 보니 솔깃해지더라고요. 알잖아요. 제 직업이 은근 머리 쓰는 거.
아이바: 물론 말을 막 들었을 때는 영 신빙성이 없었죠. 그래서 미요코씨가 샘플을 몇 병 주더라고요. 만약 추가 주문을 원한다든가 반품하고 싶다던가 하면 이 번호로 연락하라고 하면서요. 마실 때까지만 해도 반신반의했는데, 정신 차려보니 추가 주문을 하고 있었더라고요. 효과가 좋아서 말이죠.(웃음)
히야마 연구원: 그렇습니까. 그렇게 잘 이용했는데 결국 불호 후기를 쓴 이유는 무엇인가요?
아이바: 아, 맞아요. 그렇게 한동안은 매일매일 마셨는데, 자꾸만 이상한 기억이 떠오르더라고요. 웬 연구실에서 낯선 사람들과 연구를 한다든가, 뭔가 낯선 보고서를 작성한다든가…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는데, 처음에는 기분 탓 정도로 넘길 수 있었지만, 나중에는 너무나도 생생해서 소름이 돋을 정도였어요.
아이바: 무서웠지요. 그런 낯선 이미지만으로도 두려운데 그 기억이 마치 제 것인 것마냥 자연스럽게 떠올랐으니까요. 그것도 너무 자연스러워서 저도 제 기억인 줄 알았다니까요?
아이바: 특히 예를 들어… 친가에 갔던 기억이 떠올라요. 저희 친가와 위치도 비슷해서 아무것도 이상하지 않았어요. 거기 집 옆에 ███이라는 이름의 가게가 있었는데 그 가게명이 있던 기간이 딱 제가 장기 출장을 갔을 때라서 망정이지, 그것만 아니었어도 아무것도 이상한 줄 몰랐을 거에요.
아이바: 그 길로 미요코씨에게 전화했죠. 고객센터도 없는 곳에서는 이런 거 잘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어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제대로 반품 처리가 되었더라고요. 물건을 다시 넘기고 불호 후기를 남겼습니다.
히야마 연구원: 그렇군요…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협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바: 아. 잠깐만요. 한 가지 물어볼 것이 있어요.
히야마 연구원: 무엇인가요? 편하게 질문 주세요.
아이바: 그러고 보니 환불하기 전 마지막 기억은 기억의 주인이 추락해 수조에 빠지는 것이었어요. 누군가가 작정하고 민 것 같았고요. 마지막 순간 그 사람 얼굴을 보았는데요… 글쎄…(침묵)
히야마 연구원: 아이바 씨?
아이바: (고민하다가)제 윗집 사람이었어요. 이상하지요. 그때는 이상하다는 생각이 안 들었는데, 이렇게 대화하니까 이상해지네요. 혹시 그것 부작용 중 환각이 있던 걸까요? 아니면…
<기록 종료>
위 면담의 피면담자는 C급 기억 소거를 받았으며 해당 상품 후기 또한 삭제되었다. 해당 후기를 열람한 사람 모두 무사히 기억 소거 처리가 확인되었다. 이후 추가 조사 결과 SCP-1963-KO를 섭취한 이가 상당했으나, 대부분 이질감을 느끼며 반품 처리한 것이 밝혀졌고, 이후 해당 상품 자체가 단종되었다. 또한, 피면담자가 주장한 인물에 대한 조사가 현재 진행 중이다.
발신자: 천세윤 pcs.ygolohcysplacitylana|nuyes-yks#pcs.ygolohcysplacitylana|nuyes-yks
수신자: 타구치 치세 pcs.ygolohcysplacitylana|ikiehuuysias#pcs.ygolohcysplacitylana|ikiehuuysias
발신일: 2023.05.14 17:34
제목: RE:SCP-1963-KO에 대해
오케이. 확인함.
지금 필요한 인원이 두 종류 맞지? 그 거짓 기억의 원래 주인 찾는 거랑, 실종자에게서 정보 얻는 거.
아무래도 기억 주인 찾는 건 너희에게 맡기고 싶은데. 너랑 니 형 미츠루.
여기 분심부로 전근 오기 전에 히야마가 니 친구였잖아. 아무래도 너 데리고 갈 때 한 번 만난 우리보다는 네가 걔랑 말이 더 잘 통할 것 같아. 그리고 이게 원래 일본 물건이니만큼 네가 뭐라도 더 할 수 있을 거 같고.
난 그동안 실종자 찾아서 정보 캐낼 테니까 연락할 거 있으면 메일 보내고.
간만에 수일이랑 일본여행도 좀 해야겠네. 맛집 추천 좀.
P.S. sac 쓰는 방법은 너도 잘 알지?
이에 대한 자세한 조사를 위해 분석심리학부의 타구치 치세 연구원, 천세윤 박사, 곽수일 박사가 일본으로 파견되었다. 이들 셋은 SCP 재단 일본지부의 허가 및 합동 작전에 따라 일본 내에 소재한 실종 인원을 찾는 작전에 투입되었다.
작전이 진행된 지 2일 후, 천세윤 박사 팀은 첫 번째 실종자를 확보하는 데에 성공했다.
면담자: 천세윤 박사, 곽수일 박사
피면담자: 이한율. 19세 남성.
개요: 본 면담은 구두로 진행되었으며, 현장의 녹음기로 녹화되는 동시에 JUNG 아키텍쳐 기반 메멘토스 저장소에 기록되었다. 이때 사일런트.sac의 신호를 포함한 정신 신호는 대괄호 처리하였다.
주석: 확보 당시 대상은 극도로 혼란스러운 상태로 정처 없이 일본 고베 시를 배회하고 있었다.
<기록 시작>
천세윤 박사: 여어, 오하이요~
이한율: …네?
천세윤 박사: 뭐야, 일본어 할 줄 몰라? 너 일본 티켓을 왜 끊은 거야?
이한율: 아니, 저 그런 기억 없다니까요?
천세윤 박사: …너 일본 애니도 안보냐?
이한율: 수능이 코앞인데 그런 건 왜 봐요…?
곽수일 박사: …천세윤, 넌 고3 때 애니 열심히 봤지?
천세윤 박사: 조용히 해. (작은 목소리로)…난 카우보이 비밥이 재미있더라.
이한율: 저 앞에 두고 쓸데없는 이야기만 할 거에요? 빨리 본론을 말해줘요.
천세윤 박사: 무슨 본론? 아, 맞아, 그래, 너 그래서 일본행 티켓은 왜 끊었냐?
이한율: 아니, 전 그런 기억 없다고 지금 다섯 번째 이야기하고 있어요!
곽수일 박사: 같이 비행기 타고 간 사람들은 다 모르는 사이라고 했지?
이한율: 네. 정신을 차리고 보니까 어느새 그냥 일본에 있고 열심히 어디론가 가는 버스를 타고 있었어요. 코베라고 했던가?
곽수일 박사: 그래서 어떻게 했니?
대상: 그게,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그냥 정처 없이 걸었어요.
천세윤 박사: 정처 없이라고 했지? 자, 근데 너의 경로를 한번 보자. (휴대폰으로 대상의 이동 경로를 표시한 지도를 보여준다.) 어때?
이한율: 어… 많이도 돌아다녔네요.
천세윤 박사: (손가락을 까딱인다.) 그게 아니지, 보통 정처 없이 왔다갔다하는 사람들은 한 자리에서 빙빙 돌곤 해. 근데 그런 거 치고는 넌 기차도 타고, 버스도 타고, 열심히 한 방향으로 쭉 간다는 말이야. 또, 너와 같이 있던 사람 중 하나를 지금 추적 중에 있거든? 자, 봐봐. (휴대폰으로 두 번째 사진을 보인다.)
이한율: (실눈을 뜨고 쳐다본다.) 어… 저 사람도 저랑 비슷한 방향으로 가고 있네요.
천세윤 박사: 이것은 아무래도, 무의식적인 반응이 너희들을 조종하고 있는 거 같아. 한국에 연락은 해 봤어?
이한율: …아! 그러네요! 제가 왜 그 생각을 못했죠?
곽수일 박사: 넌 지금 휴대폰을 가지고 있지 않아. 지금까지 확인도 안 해봤지? 기억이라는 것은 본래 개인무의식에 존재하는 것이거든. 즉, 너의 무의식 속 무언가가 네가 휴대폰을 확인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가로막고 있었던 거라고 볼 수 있어.
천세윤 박사: [사일런트, 이 친구의 정신에너지 역동성을 스캔해봐.]
사일런트.sac: [정신에너지 동요 미확인. 외부에서 입력된 텔레파시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천세윤 박사: 아무래도, 2형 텔레파시4 를 의심해 봐야겠지?
곽수일 박사: 응. 아무래도.
이한율: 텔레파시요? 그런 게 진짜 있…
천세윤 박사: (말을 가로막고)너, 연구소에서 일한 적 있어?
이한율: 네? 전 이제 고3이에요, 과학고 다니는 것도 아닌… 음…
천세윤 박사: 흰색 연구가운 입어본 적 있어? 화학실험이나, 생물실험 같은 거 기억 있어?
이한율: 이…상하네요. 일본에서 그런 연구에 참여한 적이 있던 거 같아요.
곽수일 박사: 그리고, 너 여권 보면 일본은 간 적이 없다고 나와 있어.
이한율: 그러…니까요. 왜죠? 이 기억은 뭔가요?
곽수일 박사: 다른 사람의 기억 같아. 우리가 찾는 사람의 기억이지. 혹시, 그것과 관련한 다른 기억들을 알려줄 수 있어?
이한율: (미간을 찌푸리며)으음… 구분이 조금 힘들어요. 모두 제 기억인데, 말이 안 되는 것이 하나씩 있는 느낌이거든요? 일단은 제가 미용실 같은 로고 있는 연구소에 있던 기억도 있고…
천세윤 박사: (휴대폰으로 이와나가 미용조합의 로고를 보여준다.)혹시 이거니?
이한율: 아, 네네! 저거에요. 저기에서 제가 흰 가운을 입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 기억이 있어요. 제가 동료 연구원에게 장난을 치는데, 그 연구원은 무지 싫어하는 티를 내요. 저는 아랑곳 하지 않고 계속 장난을 쳐요. 전 이렇게 눈치 없진 않은데…
곽수일 박사: 다른 기억은?
이한율: 음, 화장실에서 코피를 닦고 있어요. 계속 흘러서 손으로 코를 막고 고개를 들어서 지혈을… 잠깐, 이거 제 얼굴이 아닌데요? 아! 이거 제 기억이 아니라는 게 이 말이군요!
천세윤 박사: 오, 혹시 그 기억의 얼굴을 그려줄 수 있어?
이한율: 으음… 제가 그림 실력은 별로 없어서… 잠시만요.(대상이 종이에 연필로 열심히 사람 얼굴을 그린다.)
곽수일 박사: [사일런트, 대상이 떠올리고 있는 심상을 메멘토스 저장소에 저장해 줘.]
사일런트.sac: [수신. 저장 완료.]
천세윤 박사: [그리고 준비한 암시를 지금 심으면 될 거 같아.]
사일런트.sac: [수신.]
곽수일 박사: [잠깐, 암시라니? 설마 최면 트리거를 심는 거야?]
천세윤 박사: [그냥 안전장치. 사건 끝나면 모두 회수할 거야.]
사일런트.sac: [암시 설치 완료. 트리거가 될 단어를 대상이 들을 수 있게 말해 주세요.]
이한율: 으음, 이 정도면 되려나요?
천세윤 박사: (테이블을 탁 치며)너, 일본의 수도국장 이름이 뭔지 알아?
이한율: 네…?
천세윤 박사: 무라까와 쓰지마.
이한율: 어…
사일런트.sac: [트리거 등록 완료.]
곽수일 박사: 어어… (그림을 받아 들며)그래, 추적에 많은 도움이 될 거 같아.
천세윤 박사: 어디, 나도 보자. (곽수일의 손에서 그림을 잡아챈다.) 어… 풉! 크크 미안… 너 무슨 피카소냐? 완전 입체파 화풍으로…
곽수일 박사: (뒤통수를 가볍게 때린다.) 그리고, 한율아,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 가장 최근의 가짜 기억을 이야기해 줄 수 있니?
이한율: 어어… 그, 잠시만요… (미간을 찌푸린다.)맞나? 맞을 거에요. 제가, 아니 그 사람이? 아무튼 그 무슨 마운틴 듀 같은 색깔에… 아니 그거보다 더 진하고 어두운 초록색의 어떤 액체 통 위에 난 철로 된 다리를 건너고 있어요. 그리고 누군가 밀어서 몸이 휘청거리고, 결국 그 통으로 빠져버려요.
천세윤 박사: …누가 밀었는지 봤어?
이한율: …네.
곽수일 박사: 아는 사람이야?
이한율: (고개를 갸우뚱한다)…네… 네? 어… 아는 사람이긴 해요.
천세윤 박사: (몸을 숙이며, 낮은 목소리로)누구야?
이한율: (눈을 가늘게 뜨고, 낮은 목소리로)박가은.
천세윤 박사: …박가은? 걔가 누군데?
이한율: 제 옆자리 애에요. 제가 반 2등인데, 걔가 반 1등이에요. 공부는 잘하는데, 좀 싸가지가 없어서, 학교에서 걔 좋아하는 사람 별로 없어요.
곽수일 박사: 뭐? 그냥 니 친구라고?
이한율: 친구 아니에요!
천세윤 박사: 이쁘냐?
이한율: 아니, 진짜! 이상하게 엮으려고 하지 좀 마요! 걘 그냥 방금 막 진화를 끝마친 저그 건물 하이브 같이 생겼으니까요.
천세윤 박사: 요즘 애들도 스타 하나 보네. 너 잘하냐?
이한율: 아니, 사람 붙잡아 놓고 자꾸 무슨 얘기를 하시는 거에요. 지금 상황도 심각해 보이는데.
곽수일 박사: 야, 천세윤 너보다 이 고3 짜리 애가 재단 업무를 더 잘 수행하는 거 같다. 반성 좀 해라.
<기록 종료>
상기한 면담을 바탕으로 SCP-1963-KO에 대한 단서를 모으는 작업이 진행되었다.
본 면담 및 작업의 결과물은 타구치 연구원에게 전송되어 요주의 인물의 생가를 찾는 작업에 지원되었다.
참여자:
- 제21K기지 분석심리학부 연구원 타구치 치세 연구원(이하 타구치 연구원)
- 제21K기지 분석심리학부 소속 칸다타.sac(타구치 미츠루 연구원이나 본 기록에서는 sac 명으로 표기)
- 제81██기지 특수인원부 연구원 히야마 죠타로 연구원(이하 히야마 연구원)
비고: 해당 기록은 JUNG 아키텍쳐 기반 메멘토스 저장소에 자동으로 기록되었다. 이하 내용은 당시의 물리적인 대화 기록에 더해, 사념 중 주요한 부분만을 선별하고 문맥에 따른 언어로 치환하여 대화 형식으로 나타낸 것이다. 전체 정신신호 기록에 접근하고자 한다면 분석심리학부의 JUNG 아키텍쳐 담당 곽수일 박사에게 신청서를 제출하라.
<기록 시작>
타구치 연구원: 여어, 오랜만이야, 죠오타로! 귀향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묘해지네.
히야마 연구원: 오랜만입니다, 타구치 씨. 괜찮아 보여서 다행이군요.
타구치 연구원: 그래 보여? 하하, 아무래도 그동안 유쾌한 사람들과 같이 있다 보니까 더 그런 것 같네.
히야마 연구원: 그렇군요. 그건 그렇고 여기 온 건 당신 혼자인 겁니까. 다른 분들은 실종자 조사하신다고…
타구치 연구원: 어, 그건 아니고… 그… 형이랑 같이 왔어. 잠깐만.
칸다타.sac: 아, 친구라고 했지. 오랜만이네.
히야마 연구원: …이건 당신들이 말했던?5
칸다타.sac: 뭐, 그렇지. 성이 같으니까 그냥 sac 명으로 불러줘. 칸다타.sac이니까 편하게 칸다타.
히야마 연구원: 칸다타…(한숨) 뭐, 지금 중요한 이야기는 아니니까요. 일단 1963-KO에 대한 얘기로 넘어가죠.
타구치 연구원: 좋아. 일단 SCP-1963-KO의 영향을 받은 인원과의 면담을 분석하기로 했지. 아이바 씨와 니가 한 면담이랑 실종자와 박사님들이 하신 면담.
히야마 연구원: 꽤 자세했지요. (미리 제공된 문서를 보여주며)이 손글씨 주석은 당신이 다신 겁니까?
타구치 연구원: 뭐, 그렇지. 워낙 전문 용어가 많다 보니까. 둘이서 알아듣기 쉽게 설명하느라 고생했다구.
히야마 연구원: (웃음)덕분에 진행이 어렵지는 않겠습니다. 일단 그 기억 속 인물에 대한 정보입니다만.
타구치 연구원: 아, 豈, 海, 月. 아니쿠라게라고 했던가.
히야마 연구원: 아니미즈키입니다.6 해당 이름 자체가 워낙 특이한데다가 '이와나가 미용조합'과 연관되었다는 증거를 보았을 때 한 명밖에 없었습니다. 여기, 데이터베이스를 보십시오.
요주의 인물 데이터베이스: PoI-1963-KO "아니미즈키 호우산"
본명: 쿠루와 호우산/곽봉삼(郭鳳三, Housan Kuruwa/Bongsam Kwak)7
가명: 아니미즈키 호우산(豈海月鳳三, Housan Animizuki)8
현황: PoI-1963-KO는 현재 실종 상태로, 만약 PoI-1963-KO의 행방이 밝혀질 때까지 감시는 불필요하다. 만약 PoI-1963-KO가 생존했다는 증거가 발견된다면 즉시 감시, 혹은 격리를 시도한다. 현재는 PoI-1963-KO의 행방을 조사하고 PoI-1963-KO가 제작한 것으로 보이는 변칙 개체를 확보하는 것을 중시한다.
관련 요주의 단체: 실종 이전까지 이와나가 미용조합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했으며, 주로 SCP-924-JP를 포함해 남성용품 혹은 미용용품이 아닌 제품들을 개발했다. 또한 코이가레자키 신문사에서도 초상과학 쪽 칼럼 등을 여럿 투고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와나가 미용조합 소속 연구원으로서 참여한 것인지 개인적으로 참여한 것인지는 불명이다.
<후략>
히야마 연구원: 첨부하신 그림은 워낙 퀄리티가 떨어져서 비교 자료로 삼기에는 어려웠습니다만 대신 지도 기록은 해당 인물이 주로 다녔던 위치와 거의 겹칩니다.
타구치 연구원: 코이자레자키나 토오노에 살았으면 일이 몇 배나 어려웠을 텐데, 잘 됐네.
히야마 연구원: 그렇지요. 그리고 여기 아이바씨의 면담을 바탕으로 조사해본 결과 ███이라는 가게는 일본에 10개 남짓 있었습니다. 다만 '지금은 망했다'라는 것을 생각하면 그 중 후보 지역은 3개 남짓 되네요.
타구치 연구원: 그 중 '자신의 친가와 비슷했다'라는 것을 생각하면, (지도 내 특정 지점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여기가 되겠네. 예상 거주 지역과 멀리 떨어져 있긴 한데 그거야 뭐 친가고 하면 이상할 것도 없고.
히야마 연구원: 네. 그래서 조만간 해당 지역으로 가, PoI-1963-KO에 대한 정보를 더 얻을 예정입니다.
칸다타.sac: 오, 꽤 괜찮은 상황이네. 그런데 한 가지 얘기할 것이 있어.
히야마 연구원: 무엇입니까?
칸다타.sac: 여기 보면 양쪽 인원이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기억이 있잖아. 누가 떠밀었다는 기록. 그런데 이 기억 속 인물이 피해자가 아는 인물로 대체되었잖아. 윗집 사람이나 라이벌 같이.
칸다타.sac: 보통 이러면 기억이 다른 무의식과 섞여서 희미해진 케이스거든. 그런데 핵심적인 기억이 저 상태인데 다른 부속적인 기억이 멀쩡할까? 특히 아이바 씨도 '자신의 친가도 그 근처'라고 했잖아. 갔더니 아무 정보도 못 얻으면 어떡해?
타구치 연구원: 앗…
히야마 연구원: 이해합니다. 그럼에도 제로보다는 나을 것입니다.
칸다타.sac: 뭐, 어디까지나 극단적인 상황이야. 지금까지 봤을 때 이건 참 특이 케이스라고 생각했거든. 일단 이대로 박사들에게 얘기한다?
타구치 연구원: …응. 부탁할게.
<기록 종료>
발신자: 천세윤 pcs.ygolohcysplacitylana|nuyes-yks#pcs.ygolohcysplacitylana|nuyes-yks
수신자: 타구치 치세 pcs.ygolohcysplacitylana|ikiehuuysias#pcs.ygolohcysplacitylana|ikiehuuysias
발신일: 2023.05.14 17:34
제목: 이터널 선샤인 프로젝트 진행상황 보고.
이터널 선샤인 봤지? 명작 영화니까 꼭 보고. 우선, 내 쪽 정보부터 풀어줄게.
현재 우리는 31명 중 12명 정도 확보에 성공했고, 면담하면서 그 기억들을 하드디스크 조각 모음 하듯이 재구성하는 중이야. 기억의 주인인 아니미즈키 호우산, 그러니까 우리 봉삼씨의 기억을 조합하던 중에 재미난 걸 하나 찾을 수 있었지. 마지막 기억은 확보된 인원들에게 공통적으로 존재했는데, 딱 한 가지만 차이가 있었어. 바로, 밀어버린 사람. 누군가에겐 학교 라이벌, 누군가에겐 부모님, 누군가에겐 또 자기를 괴롭힌 사람, 혹은 괴롭히고 있는 사람으로 나타나더라고. 이게 무엇을 의미할까, 한가지 짚이는 게 있는데, 좀 더 실종자를 확보한 뒤에 확인을 해보고 싶어.
현재까지 재구성하여 정리한 요주의 인물 정보는 아래 첨부한다.
그리고, 수일이 쪽 정보를 풀어줄게.
수일이는 현재 SCP-1963-KO의 유통망을 역추적 중이야. 이와나가 쪽에선 한참 전에 단종된 거 같은데, 계속 소량씩 어디론가 유통이 되고 있단 말이지. 아무래도 일본 지역 내 어딘가에 대용량의 SCP-1963-KO 원액을 보관 중인 곳이 있을 거라 예상 중에 있어. 현재는 확보된 인원들의 증언을 모아서 한국 쪽에서부터 이쪽으로까지 역추적 중. 한국 쪽은 이나연씨가 도움 주고 있고, 일본 쪽은 일본지부 사람들이 도움 주고 있네. 후보가 몇 군데 있긴 한데, 아직은 확답을 내릴 만한 유력한 곳이 짚이지는 않아.
업데이트 되는 대로 다시 메일 보낼게. 수고.
첨부 파일: 아니뭐시기-봉삼쿤-정보(완전판).txt
발신자: 타구치 치세 saisyuuheiki@@analytical-psychology.scp
수신자: 천세윤 skyseyun@@analytical-psychology.scp
발신일: 2023.05.16 15:34
제목: RE:이터널 선샤인 프로젝트 진행상황 보고.
확인했습니다! 벌써 12명이라니, 놀랐네요! Σ(°ロ°)
받은 정보는 확인했어요. 으음… 역시 이례적인 상황이긴 하네요. 형과 함께 분석 중입니다.
그리고 이쪽에서 얻은 것. 첨부한 문서에도 나와 있지만, 해당 지역에는 원래 아니미즈키의 부모님이 거주하셨다고 합니다.
지금은 두 사람 다 돌아가셨고 그 집에는 누나가 하나 살고 있다고 하네요.
이름은 쿠루와 루이(郭龍一)라고 하는데, 내일 면담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٩( 'ω' )و
첨부한 문서에 나온 것 위주로 질문하려고 하는데 혹시 정보 수집에 더 필요한 것 있으면 얘기 부탁합니다! (^ω^ʃƪ)
P.S. 어, 구태여 프로젝트 이름이 이터널 선샤인일 이유가 있나요? 그건 기억 지우는 거 아닌가…? ( •᷄ὤ•᷅)?
P.P.S. 그리고, 코드 크레인을 쓸 일이 있을 거라고 보시나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면 준비를 해야 할 거 같아서요…
첨부 파일: 아니미즈키-정보(추가판).txt
발신자: 천세윤 sky-seyun@@analytical-psychology.scp
수신자: 타구치 치세 saisyuuheiki@@analytical-psychology.scp
발신일: 2023.05.16 18:31
제목: RE:RE:이터널 선샤인 프로젝트 진행상황 보고.
그래. 확인했어. 정보 수집 대부분 수일이가 한 거지만 ㅋㅋ
확실히 특이 케이스긴 해. 보통 이런 건 집단 무의식을 너무 떠돌아서 핵심 자아가 일부 소실된 케이스가 많은데, 그렇다기에는 또 다른 정보들은 멀쩡하고.
물론 이런 자아가 비대한 경우는 또 구조가 흩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긴 한데… 내일 그것도 한 번 찾아보게.
뭐, 그 외에는 딱히 없고, 이 정도면 충분할 것 같아. 잘하고.
그리고 프로젝트명은 지금 상황이 기억 조각 찾는 거라서 붙인 거
원작은 전 애인과 함께했던 기억 지우는 멜로라서 괜찮은 거 아니냐고 묻던데 알게 뭐람
P.S. 한자 이름 곽용일 맞냐…? 얘 누나 맞지? 이 가족 작명 센스가 좀 신묘한데.
P.P.S. 코드 크레인인지 뭔지, 그거는 걱정 마. 암호 잘 걸어뒀으니까.
천세윤 박사 팀은 타구치 연구원의 자료를 기반으로 SCP-1963-KO의 유통 경로를 역추적하는 작업에 진전을 가질 수 있었다.
그와 별개로 타구치 연구원은 히야마 연구원과 접촉하여 요주의 인물의 생가 위치를 특정하여 파견되었다.
면담자: 히야마 죠타로 연구원(比山城太朗, Jotaro Hiyama), 타구치 치세 연구원(田口ちせ, Chise Taguchi)
피면담자: 쿠루와 루이(郭龍一, Rui Kuruwa) PoI-1963-KO의 친누나.
서론: PoI-1963-KO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면담이 진행되었다. 또한, 면담과는 별개로 연구원들 사이 개별 대화는 칸다타.sac의 중개를 통해 사념 형식으로 진행되었으며 이는 본문에서는 [대괄호] 처리되었다. 전체 정신신호 기록에 접근하고자 한다면 분석심리학부의 JUNG 아키텍쳐 담당 곽수일 박사에게 신청서를 제출하라.
<기록 시작>
쿠루와: 어… 안녕하세요. 제 동생 건 때문에 왔다고 했지요.
히야마 연구원: 네. 쿠루와 호우산 씨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혹시 사망자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 불편하다면 사과 드립니다.
쿠루와: (한숨)아뇨. 괜찮아요. 그 아이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할 말이 많으니까요.
쿠루와: (잠깐 머뭇거리다가)아, 잠깐만요. 내 정신 좀 봐. 가서 녹차라도 좀 가지고 올게요.
타구치 연구원: [저기, 제단에 사진이 있네요. 아마 제대로 찾아온 것 같아요.]
(바디캠에 제단이 비친다. 노인 부부와 한 젊은 남성의 영정 사진이 있다.)
히야마 연구원: [역시. 저 젊은 남자가 아니미즈키… 이렇게 보니까 그 그림과 또 얼추 닮았습니다.]
쿠루와: 직접 재배한 찻잎에요. 이야기하면서 목 마실 때 드세요.
타구치 연구원: 아, 감사합니다.
히야마 연구원: (음료수를 홀짝인 뒤)맛있네요. 떫은맛도 덜하고요
쿠루와: 네. 큐우지가 농사지은 거에요. 떫은맛이 적은 특제죠. 그리고 가족들이 다 단맛을 좋아해서 거기에 시럽을 탔고요.
쿠루와: 아, 큐우지는 제 동생이고… 호우산의 형이죠.
타구치 연구원: 아, 셋째이군요. 호우산은. 가업이 그쪽이었나 봐요.
쿠루와: 그쵸. 한국에서 살 때부터 다들 흙 파먹고 자랐죠. 저나 큐우지는 좋아했지만 호우산은 불만이 많았어요. 누구 닮았는지 자존심이 세서, 성공하고 싶다는 야망이 매우 강했어요.
쿠루와: 물론 나머지 가족 다 합친 것보다는 똑똑했으니까 충분히 성공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건지.(눈물을 닦는다)
히야마 연구원: 아…
쿠루와: 졸업하고 나서는 당신들도 알다시피 이와나가인지 하는 화장품 회사에 취직했어요. 이름 있는 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했으면 충분히 더 좋은 직장을 구할 수도 있었는데 왜 그랬는지는 저희도 알지 못했죠.
쿠루와: 물론 거기서 승승장구했으니까 상관없긴 했지만… 최연소 연구팀장 자리를 꿰찼고 자신도 만족한다고 했으니 저희도 그러려니 했죠.
히야마 연구원: 확실히 저희가 아는 아니미즈키 박사 역시 천재성 때문에 입사 연도 대비 많은 성과를 보여줬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히트한 제품들도 많고요.
히야마 연구원: 그런데… 힘든 적은 없었다고 했습니까? 아무래도 회사에 대한 불만은 동료보다는 가족에게 풀기 쉬우니까요.
쿠루와: 아, 이거 얘기해도 되나요? (고민하다)일 때문에 힘들다고 한 적은 없었어요. 워낙 자존심이 세서 아무리 빠듯하고 어려운 것이라도 이 프로젝트는 무조건 성공시킬 거야! 라는 생각 때문에 다 이겨냈다고 했죠. 적어도 저희가 아는 선에서는 그래요.
쿠루와: 하지만 아무래도 동료들하고는 어울리지 못했지요. 실력도 부족한데 말도 안 듣는다고 툭하면 툴툴댔어요. 아무래도 호우산 본인 문제도 있었을 것 같지만요.
히야마 연구원: (타구치 연구원의 차를 저은 뒤 마시면서)감사합니다. 그러면 하나 더 질문하고 싶은데… 혹시 그 마지막 작품은 어디 있나요?
쿠루와: 아, 그거…(잠깐 자리를 비운 뒤 SCP-1963-KO 2병을 들고 온다.) 이거에요. 아껴가면서 마셨는데 이제 이것밖에 없네요.
이하 생략
<기록 종료>
결론: PoI-1963-KO이 원래부터 자아가 높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자택을 조사했을 때 이와나가 미용조합에서 생성한 것으로 보이는 제품 몇 개를 발견했는데 쿠루와 루이의 주장에 따르면 이는 PoI-1963-KO의 선물이었다고 했다. 현재 당시 제공한 녹차 및 제품들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쿠루와 루이에게는 A등급 기억 소거 처리를 했다.
발신자: 천세윤 sky-seyun@@analytical-psychology.scp
수신자: 타구치 치세 saisyuuheiki@@analytical-psychology.scp
발신일: 2023.05.21
제목: 찾았다 요놈!
우효~~~~ wwww 드디어 실종자들 다 모았다 wwwww 물론 대부분은 수일이가 한 거지만ㅇㅇ
그 과정에서 이놈들 목적지도 확인함
봉삼쿤이 근무하고 있었던 그 공장 있지? 거기임
첨엔 단순히 그리움 때문에 가는 거라 생각했는데 얘기 들어보니까 아닌 거 같음. 거기 진짜 뭐가 있나 봄. 본체가 있든 텔레파시 근원지가 있든 아무튼.
그래서 우린 곧 그쪽으로 갈 거야. 누가 이 2형 텔레파시를 주도하고 있는 건지, 그 목적은 무엇인지 우리 팀이든, 너희 팀이든, 곧 밝혀지지 않을까 싶네.
발신자: 타구치 치세 saisyuuheiki@@analytical-psychology.scp
수신자: 천세윤 sky_seyun@@analytical-psychology.scp
발신일: 2023.05.21
제목: RE: 찾았다 요놈!
좋아요! 저희도 곧 이와나가 미용조합 공장 쪽으로 가려고 합니다! 아무래도 마지막 단서가 이쪽에 있을 것으로 짚이거든요.
저희는 코이가레자키 기자로 위장해서 들어갈 예정입니다. 그래서 죠타로가 다른 특수 인원부와 함께 마지막 작업을 하고 있어요. 저희들은 쉬면서 계획을 점검하고 있고요.
슬슬 작전에 끝이 보이니 마음이 조급해지네요. 이럴 때일수록 실수하지 않게 긴장을 놓지 마세요…!
화이팅! (๑•̀ㅂ•́)و
P.S. 혹시 SCP-1963-KO를 농축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있을까요? 아무래도 궁금한 것이 있는데… 저희가 가지고 있는 양이 너무 적네요.
발신자: 천세윤 sky-seyun@@analytical-psychology.scp
수신자: 타구치 치세 saisyuuheiki@@analytical-psychology.scp
발신일: 2023.05.22
제목: RE:RE:찾았다 요놈!
SCP-1963-KO를 농축한다?
일단 먹으면 죽을 거 같음. 겁나 쎄니까.
음, 잘 모르겠네. 아무래도 이것이 가진 특성이 매우 증폭되지 않을까 싶네. 자세한 건 그만한 양을 확보해서 직접 해 보는 수밖에.
물론 이쪽도 그럴 만한 양은 없지만.
사건 기록 1963/KO/2: SCP-1963-KO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분식심리학부 소속 연구원들이 이와나가 미용조합 제품을 만드는 공장에 진입했다. 진행 자체는 원활하게 되는 것처럼 보였으나, PoI-1963-KO로 추정되는 개체의 방해로 사건이 발생했다. 이하 당시 진행되었던 면담 기록이다.
면담자: 히야마 죠타로 연구원(比山城太朗, Jotaro Hiyama), 타구치 치세 연구원(田口ちせ, Chise Taguchi)
피면담자: 산요우 유카코(三洋愉華子, Yukako Sanyou) 이와나가 미용조합 소속 연구원.
서론: SCP-1963-KO의 단서를 얻기 위해 면담이 진행되었다. 당시 연구원들은 코이가레자키 소속 기자들로 위장해 잠입했다. 또한, 면담과는 별개로 연구원들 사이 개별 대화는 칸다타.sac의 중개를 통해 사념 형식으로 진행되었으며 이는 본문에서는 [대괄호] 처리되었다. 전체 정신신호 기록에 접근하고자 한다면 분석심리학부의 JUNG 아키텍쳐 담당 곽수일 박사에게 신청서를 제출하라.
<기록 시작>
히야마 연구원: 아, 안녕하세요. 일전에 인터뷰 요청했습니다.
산요우 연구원: 안녕하세요. 코이가레자키에서 오셨다고 했지요?
히야마 연구원: 아. 네. 이 공장에서 이번에 신제품 나왔다고 하길래, 몇 가지 물어볼 것이 있습니다.
산요우 연구원: 아하하… 항상 신세 지네요. 그러면 따라오세요. 아무래도 직접 보는 것이 나을 것 같아서요.
산요우 연구원: 물론 조금만 잘못 건드려도 위험하니 조심하세요?
히야마 연구원: 네. 알겠습니다.
타구치 연구원: 한 가지 신경 쓰이는 것이 있는데, 왜 비상구 계단만 있고 중앙 계단은 없나요? 공장 규모도 그리 작지 않은데… 중앙 구역에 계단이 있으면 편리하지 않을까 싶어서요.
산요우 연구원: (씁쓸한 웃음)예전에는 있었는데요, 뭔가 떨어트리는 사고가 있어서 치웠어요.
어색한 침묵
산요우 연구원: 그… 아무래도 용액 같은 민감한 것을 다루는데 이물질이 있으면 곤란하잖아요.
히야마 연구원: (타구치 연구원을 째려보며)[타구치씨, 불필요한 질문은 삼가주십쇼.]
타구치 연구원: [앗, 미안미안.]
이후 한동안 신제품에 대한 소개가 진행된다. 이는 SCP-1963-KO와는 무관하기 때문에 본 보고서에서는 생략되었으며, 자세한 내용은 SCP-████-KO 보고서를 참고할 것.
산요우 연구원: 그러면 이번 제품 얘기는 여기까지로 하고, 다음은 아까 이야기했던 대로 저희 공장의 에이스에 대한 얘기를 해 보죠.
타구치 연구원: [에이스 얘기는 없지 않았어?]
히야마 연구원: [제가 추가로 요청했습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박사로 이어갈 예정이라서요.]
타구치 연구원: [뭐, 그건 그쪽 전문이니까. 말은 되네.]
한 사람이 히야마 연구원과 부딪힌다. 외형은 미처 촬영되지 못했다.
타구치 연구원: 괜찮아? 어후, 칠칠치 못해서리.
히야마 연구원: 괜찮습니다. 그냥 툭 하고 부딪힌 것입니다.
산요우 연구원: 조심하세요. 다들 자기 일에 집중하느라 바빠서 이런 실수도 종종 일어나거든요. 그러면 다시금 얘기를…
갑자기 사이렌 소리가 울린다
타구치 연구원: 이건 뭔 소리인가요? 문제가 생긴 것 같은데요.
산요우 연구원: 아… 이런. 당장 저를 따라오세요. 몸을 피해야 합니다.
타구치 연구원: 몸이라고요? 누구로부터요?
히야마 연구원: [재단이죠. 재단 사람이 우리 공장을 노리고 온 것이죠. 일단 일반적인 공장인 척하고 있지만, 제품 개발 상태라도 확인하면 어쩌겠나요.]
타구치 연구원: 아, 감사합니다. 저희도 위험할 테니 빨리 도망칩시다.
산요우 연구원: 저기… 저 아무 말도 안 했는데요.
타구치 연구원: …어?
(갑자기, 히야마 연구원이 산요우 연구원에게 달려가 손수건으로 입을 막는다.)9
타구치 연구원: [뭐하는 거야? 미쳤어?]
(산요우 연구원이 당황했는지 바둥거리다가, 이내 쓰러진다. 연구원들 한두 명이 상황을 보고 조금씩 모여든다.)
히야마 연구원: 뭐? 이물질? 웃기고 앉았네.
타구치 연구원: 죠타로…? 아니… 넌 지금 히야마 죠타로가 아냐. 대체 누구야?
히야마 연구원: 너도 잘 알 텐데. 재단 나으리 양반. 생각을 해봐.
타구치 연구원: (당혹한 목소리로)아니미즈키… 이런 미친…! 이봐요! 여기 좀 도와…
(주변에 모여있던 연구원들이 그 사이 달려들어 타구치 연구원을 붙잡는다.)
타구치 연구원: 뭐, 뭐야? 언제 이렇게 많이…
이와나가 미용조합 연구원 1PoI-1963-KO: 우리가 어떻게 이걸 재판매하자고 설득할 수 있었을까?
이와나가 미용조합 연구원 2PoI-1963-KO: 애초에 여기서 품질 테스트도 안 하고 뭘 출시했을 것 같아?
이와나가 미용조합 연구원 3PoI-1963-KO: 여기는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 손바닥 안이었어.
히야마 연구원PoI-1963-KO: 놀랐어?
타구치 연구원: 이런…
히야마 연구원은 타구치 연구원을 두고 어디론가 걸어간다. 일부 연구원들이 뒤를 따른다.
타구치 연구원은 자신을 붙잡은 인원이 일부 줄어든 것을 보자 몸을 비틀어 뿌리친다.
이와나가 미용조합 연구원 4PoI-1963-KO: 여기 있는 우리 모두는 다 나야. 나는 이 연구소 안에서만 수백 개의 눈을 가졌고, 네 동료 한국인 박사에게도 수십 개의 눈을 가지고 있지. 넌 절대 나로부터 도망칠 수 없어.
연구원들이 가만히 서서 타구치 연구원을 노려본다.
타구치 연구원은 자신을 바라보는 수십 명의 연구원을 번갈아가며 노려보며 산요우 연구원을 데리고 도망친다
히야마 연구원PoI-1963-KO: 뭐, 이젠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기록 종료>
참여자:
- 제21K기지 분석심리학부장 천세윤 박사
- 제21K기지 분석심리학부 연구원 타구치 치세 연구원(이하 타구치 연구원)
- 제21K기지 분석심리학부 소속 칸다타.sac(타구치 미츠루 연구원이나 본 기록에서는 sac명으로 표기)
비고: 해당 기록은 기본적으로 개인 휴대폰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추가로 JUNG 아키텍쳐 메멘토스 저장소에 기록된 칸다타.sac의 정신 신호를 적절한 시점에 추가로 기록한 것이다.
<기록 시작>
타구치 연구원: (헉헉대며)저기. 혹시 지금 천 박사한테 연락이라도 해 볼까?
칸다타.sac: 천 박사에게 연락을? 그쪽도 상황은 좋지 않을 것 같은데.
타구치 연구원: 우리 상황을 전달해야지. 물론, 그쪽도 걱정되기도 하고.
칸다타.sac: 일단 빠르게 차단을 해서 죠타로인지 뭔지에게 도청될 일이야 없겠지만, 최악의 경우 저 여자도 아니미즈키의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잖아.
타구치 연구원: 그래도, 어쩌겠어. 확인은 해 봐야지.
칸다타.sac: 알았어. 잠깐만.
휴대폰을 켜고 전화를 건다.
천세윤 박사: 야!!! 왜 연락이 없어!!! 미치겠다 진짜!
타구치 연구원: 죄송합니다. 갑자기 상황이 급박해졌어요. 그건 그렇고 연락이라니요…?
천세윤 박사: 읽씹이 아니라 아예 모른 거야? 맙소사. 메일 간 거 없어?
타구치 연구원: 어… (메일함을 뒤져 본다.)받은 거 따로 없는데요?
곽수일 박사: 아까 보낸다 하고 전송버튼 안누른거 아니야? 천세윤?
천세윤 박사: (타이어 마찰음)어… 그러네. 암튼 지금 다시 보낸다.
발신자: 천세윤 sky-seyun@@analytical-psychology.scp
수신자: 타구치 치세 saisyuuheiki@@analytical-psychology.scp
발신일: 2023.00.00
제목: 죠오오오댓다!!!!!!
시바아아아아아 ㄹㅇ 겁나 쌉ㅈ됌!!!!!!!
미치것다 진짜 ㅠㅠㅠㅠㅠㅠㅠ
으아아아아아
우리가 격리하던 학생들 다 튐.
존내 일사 분란하게 움직여서 존내 조직적으로 존내 치밀하게 존내 다 튀어버림.
시바 기껏 다 모았는데!!!!
그샛기들 지금 너희 있는 데로 가고 있는 중이다.
학교 째고 일본 온 미친 수험생들이 너희 잡으러 가고 있다고!!!!!!!!!
타구치 연구원: 아니 이런 급한 거는 전송상태 제대로 확인하세요!
천세윤 박사: 지금이라도 확인했으니 된 거 아닐까?
타구치 연구원: 그럼 유통망 추적은 어떻게 된 건가요? 지금 올스톱?
곽수일 박사: 다행히도, 유통망 추적은 완전히 완료되었고, 곧… 아마, 3분 뒤면 도착할 거야.
천세윤 박사: 간만에 내가 운전…. (덜컹이는 소리)운전 중이야! 원래 운전은 항상 이나연한테 맡기는데.
곽수일 박사: 그보다도, 그쪽 상황이 급박해졌다는 건 무슨 말이야?
타구치 연구원: 이미 이쪽은 요주의 인물이 장악한 상태에요. 이곳엔 전체 300명 정도가 있는데, 이 중 최소 10명 정도의 연구원이 요주의 인물에 의해 조종당하는 상태입니다.
타구치 연구원: 확실한 것만 그거고, 하는 말이나 지금 상황이나 최소 50명은 되지 않을까요. 아마 이들이 이전부터 이곳에서 1963-KO의 원료를 써먹고 있던 모양이에요.
천세윤 박사: 아하, 이미 내부에 도움을 주는 이들이 있었군.
타구치 연구원: 도움을 주는 다른 사람이라고 보기보다는, 저들이 이미 아니미즈키의 일부로서 움직이고 있어요. 그러니까 모두 한 사람의 일부로서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던 거죠. 그리고 더 나쁜 소식은, 동료 연구원인 히야마 죠타로도 어느샌가 당해 있었어요.
곽수일 박사: 죠타로가?
타구치 연구원: 네.
칸다타.sac: 죠타로가 그들과 합류한 것을 생각하면 확실히 그도 의식을 강탈당한 것 같긴 한데…
천세윤 박사: 잠깐, 죠타로 그 녹색 음료수 먹은 적 있어?
타구치 연구원: 아니요?
천세윤 박사: 녹색 비슷한 거는? 애초에 그거 원료가 녹색이잖아?
타구치 연구원: 녹차를 먹긴 했는데, 그건 검사한 결과 아무 이상 없었… 아, 잠깐만.
타구치 연구원: 그러고 보니 맛을 살리기 위해 시럽을 탔다고… 이런.
칸다타.sac: 어쩌면 그의 가족들도 이미…
천세윤 박사: 그러고 보니 너 면담하고 있던 사람은 영향 안 받았어? 너는?
타구치 연구원: 저는 무사합니다. 애초에 그 녹차, 제 몫까지 죠타로가 먹었거든요. 그것 때문에 당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요.
타구치 연구원: 그리고 산요우, 그 사람도 아마 백10일 거에요. 그 사람까지 영향을 받았다면 저도 거기서 당했을 거에요. 거기서 굳이 그렇게까지 할 이유도 모르겠고요.
곽수일 박사: …알았어. 일단은 지금 상황에 집중하자. 수험생들이 그쪽으로 이동하고 있어. 왜일까?
천세윤 박사: 그것도 학교 째고 일본 온 미친 수험생들이!
타구치 연구원: 일단은 이곳은 아무래도 초상기업이다 보니 분명히 다양한 방식으로 은폐를 하고 있거든요? 저희는 코이카레자키 기자로 위장했기에 들어올 수 있었던 거고, 일반인들이 대거로 온다고 한 들 이곳에 정상적으로 들어올 수는 없을 겁니다.
곽수일 박사: 억지로 들어오려고 한다면?
타구치 연구원: 여기도 나름 큰 곳이라서 보안요원도 있어요. 무장하지 않은 서른 명 정도의 사람들은 보안요원 선에서 정리 가능하겠죠.
천세윤 박사: 그… 미안한데, 걔네들 무장하고 있어.
타구치 연구원: 네?
천세윤 박사: 우리 쪽 수색팀이 가지고 있는 빠따랑…
곽수일 박사: 톤파.
천세윤 박사: 톤파랑, 진압봉 여럿, 그리고 권총 세자루 들고 튀었어.
타구치 연구원: 권… 권총이요??
곽수일 박사: 그중 하나는 천세윤꺼다.
천세윤 박사: 조… 조용히 해! 아무튼, 저들이 저글링 러쉬를 간다면 마린들은 모두 앞마당 나와서 꽤나 고전해야 할거야.
곽수일 박사: 잠깐, 그럼 본진은 비네?
천세윤 박사: 어? 그게 왜?
곽수일 박사: 지금 커맨드 센터엔 마린만 있는 게 아니라, 임페스티드 테란도 있잖아?
타구치 연구원: 네? 무슨 소리인지 하나도 못 알아듣겠어요…
천세윤 박사: 아, 미안, 우리나라의 전통 민속놀이라서.
곽수일 박사: 애초에 저 학생들은 미끼라는 거야. 저 학생들이 한꺼번에 쳐들어와서 앞에서 위협만 하면 보안요원들 대부분은 저들을 진압하러 움직이겠지, 그럼 오히려 그 회사의 내부에 이미 존재하는 스파이들은 더욱 편하게 이곳저곳을 돌아다닐 수 있게 될 거야.
타구치 연구원: 아하, 그런 전략인 거군요.
천세윤 박사: 그런데 그래서 뭘 하려는 거지?
타구치 연구원: 저는 잘… 모르겠네요.
곽수일 박사: 그럼, 일단 너희들은 최대한 빠르게 임무를 완수하는 것에 집중해. 직원들을 어떻게든 설득해서 증거를 얻어줘. 원래 이런 건 히야마 군 담당이긴 한데, 어쩔 수 없으니까.
타구치 연구원: 알겠습니다…
부스럭거리는 소리
곽수일 박사: 타구치, 무슨 소리야?
타구치 연구원: 앗! 아까 이야기 한 산요우 씨, 그러니까 이와나가 쪽 사람이 이제 막 정신을 차리고 있는 모양이에요..!
천세윤 박사: 뭐? 이와나가 쪽 사람을 납치한 거야?
타구치 연구원: 구해준 거에요!
산요우 요원: 으으으…
천세윤 박사: (덜컹이는 소리)우리는 거의 다 와간다. 통화는 이 정도만 하고, 너 일 보러 가봐. 그쪽 사람한테까지 우리 존재를 들키고 싶지는 않으니까.
산요우 요원: 지금 통화 중인 분, 당신 동료 분인 건가요? 아까부터 듣고 있었는데…
천세윤 박사: …앗!
신호 끊김
타구치 연구원: …아이고.
<기록 종료>
참여자:
- 제21K기지 분석심리학부 소속 타구치 치세 연구원
- 이와나가 미용조합 소속 산요우 유카코(三洋愉華子, Yukako Sanyou) 연구원
- 제21K기지 분석심리학부 소속 칸다타.sac(오하나 연구원과 대화 참여는 하지 않음)
비고: 본 대화 기록은 사건 1963/KO/2을 한참 해결하고 있던 중에 진행되었으며, 원본에서는 일부 불필요한 대화 및 잡음이 많다. 첨부된 기록은 이들을 처리한 당시 대화 기록의 요약본으로 원문을 열람하고 싶을 경우 RAISA 데이터베이스에 문의할 것. 또한 타구치 요원의 경우, 칸다타.sac 및 다른 분석심리학부 소속 연구원과 사념을 통해서도 대화를 진행했는데 이는 본문에서는 [대괄호] 처리되었다. 전체 정신신호 기록에 접근하고자 한다면 분석심리학부의 JUNG 아키텍쳐 담당 곽수일 박사에게 신청서를 제출하라.
<기록 시작>
타구치 연구원: 산요우씨, 괜찮으신가요?
산요우 요원: 네, 뭐…
칸다타.sac: [정신 에너지 변화는 없는 것 같은데. 니 말대로 1963-KO는 없고 그냥 수면제 먹고 뻗었던 것 같아.]
타구치 연구원: [딱 그걸 원했는데. 다행이네. 상황이 편해지겠어.]
타구치 연구원: 어휴, 이제 정신이 들어요? 빨리 깨어나서 망정이지.
산요우 연구원: 음,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죠? 갑자기 재단 사람들이 공장에 들어오고, 죽었던 아니미즈키 박사가 여러 사람들에게 빙의해서 공장을 뒤엎고…
산요우 연구원: 게다가 지금 상황 보니까 박사와 한패인 줄 알았던 재단은 저희 탈출하는 거 돕고 있잖아요. 기절한 사이 뭔 일 있었어요?
타구치 연구원: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한 가지 얘기할 것이 있다면 저희는 당신들을 노리고 여기 온 것이 아니란 겁니다.
타구치 연구원: 그저 ████에… 아니미즈키 박사에 대한 단서를 쫓다가 이렇게 되었을 뿐.
산요우 연구원: 아니미즈키 박사님…(한숨)
타구치 연구원: 네. 지금 이 사건도 그 박사 양반이 저지른 것 같습니다. 원래라면 저희는 그 정보만 얻고 얌전히 돌아갈 생각이었어요.
산요우 연구원: 설마요. 그 좋은 기회를 그냥 넘어간다고요?
타구치 연구원: 괜히 더 조사했다가 더 큰 문제가 일어날 수도 있었으니까요. 과유불급이지요. 지금이야 어쩔 수 없지만…
사이렌 소리가 울린다.
타구치 연구원: 뭐? 벌써?
산요우 연구원: 무, 무슨 일인가요?
타구치 연구원: 아마도…
안내 방송: 본관 동쪽 게이트에 신원 불명의 침입자 대거 발생! 약 30명 내외로 추정된다. 전 보안요원은 해당 구역으로 이동하라!
타구치 연구원: 시간이 없어요. 아니미즈키 박사가 민간인을 이용해서 눈길을 끈 사이에 뭔가를 꾸미려고 해요! 어서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해야 해요! 어쩌면 지금 상황을 수습할 마지막 단서가, 아무래도 역시 그쪽에 있을 테니까요.
산요우 연구원: (놀란 목소리로) 지금 상황을 수습할 단서라니요?
타구치 연구원: 아니미즈키 박사의 추락사고가 담긴 CCTV 영상이 필요해요. 아무래도 저들이 원하는 것은 이거일 겁니다.
산요우 연구원: 그걸… 원하는 걸 주자고요?
타구치 연구원: 그걸로 유인해야죠. 원본 데이터베이스에선 빼내고, USB에 담아 아니미즈키 박사를 이 부지 외부로 빼낼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 서버실로 가는 길을 알려주세요.
산요우 연구원: 저보고 재단에 협조하라는 건가요? 큰일 날 일 있어요?
타구치 연구원: (어깨를 으쓱하며)어차피 큰일은 났잖아요. 따지고 보면 지금 민간인이 난리치고 있는데, 윗선에서 가만히 두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타구치 연구원: 그리고… 저희와 협력한다면 재단에서도 좋게 대우해 줄 수도 있을 거에요. 아무래도 언제나 인력난이고, 양질의 연구원은 항상 환영하니까요. 단순 격리 대상이 아니라… 정식 이직이라던가.
칸다타.sac: [야, 그거 멋대로 제안해도 되는 거야?]
타구치 연구원: [도박이지, 뭐. 지금은 이 방법 밖에 없는 걸.]
산요우 연구원: 그거, 확실해요?
타구치 연구원: 그건 아니지만… 적어도 최대한 당신들에게 유리하게 얘기해보겠습니다.
산요우 연구원: (한참 고민하다가)알았어요. 알았다고요. 대신, 아니미즈키 박사님에 대한 정보와 앞으로의 기술 협력. 그 뿐입니다. 이와나가에서 진행하는 비밀 연구 같은 것에 대한 건 침묵할 거고요.
타구치 연구원: 좋습니다.
산요우 연구원: 따라와요. 상황이 급하니까…
산요우 연구원이 앞장서 타구치 연구원을 이끌고 시설 안쪽으로 들어간다.
타구치 연구원: 사건 당시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요?
산요우 연구원: (한숨)일단 아니미즈키 박사님은 상당한 천재였어요. 그래서 이 연구팀을 이끌었고요. 하지만 너무 자기 멋대로인 인간이라서 진짜 따르는 사람은 없었지요.
산요우 연구원: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 사람이 지시하는 것을 제대로 못 따라가는 거지만, 설명도 제대로 안 했으면서 실수라도 하면 화를 내곤 했죠. 세상 사람들이 다 자신 같은 줄 알았죠.
산요우 연구원: 그러면서도 또 자기가 기분 좋을 때는 사람 붙잡아 두고 농담도 치고 그랬고요. 물론 그 농담이 때로는 중요한 힌트가 되고는 했지만, 직접 말하지도 않고 그래서 놓칠 때도 있었죠.
타구치 연구원: 아하하, 무슨 의미인지는 알 것 같아요. 화는 몰라도…(웃으면서)
산요우 연구원: 마지막 임무 때도 그랬어요. 사람 지능을 올리는 방법이었는데, 아니미즈키 박사가 제시한 방법은 너무 공정이 복잡했어요. 본인이 만드는 거면 몰라도 양산은 어려웠죠.
산요우 연구원: 저희들이 개발한 것은 그것보다는 만들기는 편했지만, 성능이 떨어졌고요. 그것 때문에 크게 싸웠어요. 그 박사와 저희들이.
타구치 연구원: 그렇군요. 그 싸움 끝에 박사를 용액에 밀어서 그걸 만든 건가요?
산요우 연구원: 밀었다라… 거짓말까지는 아닐지도 몰라요. 저희들끼리 연구하면서 지능 좋은 사람을 갈아넣으면 성능이 좋아지지 않을까, 그런 얘기도 했거든요. 아, 영상 자료실은 이쪽입니다.
둘은 모퉁이를 돌아 두꺼운 철문으로 잠긴 문이 있는 복도 앞에 섰다.
산요우 연구원: 그래서 진짜로 박사를 거기에 담그면 어떨까 하는 농담도 있었고요.
산요우 연구원이 주머니에서 키카드를 꺼내 리더기에 댄다. 전자음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린다.
산요우 연구원: 잠시만요. 단말기를 통해 영상을 찾아볼게요.
칸다타.sac: [잠깐, 천 박사님쪽의 .sac인 사일런트의 정신 연결 요청이야.]
타구치 연구원: [어? 지금? ]
칸다타.sac: [중요한 걸 찾았나 봐.]
타구치 연구원: [으음… 좋아. 천 박사님께 연결해줘.]
칸다타.sac: [일 키운다고 혼나도 난 모른다.]
천세윤 박사: (강한 정신 연결신호로)[유레카! 우리가 뭘 찾았는지 알아?]
타구치 연구원: (육성으로)으아아!
산요우 연구원: 엇, 무슨 일 있나요?
타구치 연구원: 아, 아닙니다. 신경 쓰지 마세요. [천 박사님! 지금 정신 연결 상태에요! 크게 소리치지 말아줘요!]
천세윤 박사: [난 또 너무 반가워서 그냥 평소처럼 소리 내서 말했네. 우리가 찾은 게 뭐냐면…]
곽수일 박사: [거기 상황은 어때?]
타구치 연구원: 이와나가 미용조합 내부 서버실에 접근했어요. 산요우 연구원이 지금 영상을 찾는 중이에요. 거기 상황은 어떤가요?]
천세윤 박사: [그래서! 우리가 찾은 게 뭐냐면… 두구두구두구…]
곽수일 박사: [잭팟이야. 우리가 아니미즈키 박사를 찾았어.]
타구치 연구원: [네?]
천세윤 박사: [사일런트 통해서 감각 정보를 보내줄게. B1 감각형 텔레파시 맞아본 적 있지? 그거 비슷하게 쐬어 줌.]
정신신호 입력(감각 정보-시각) — [낡은 폐건물 내부에 들어찬 수십 개의 드럼통, 건물 복층 구조 가운데에 높이 약 3m의 거대한 원기둥 형 용기가 존재한다. 옆면에 설치된 반투명한 유리창을 통해 내부의 짙은 녹색의 물질이 존재하는 것이 보인다.]
천세윤 박사: [자, 소개할게. 이쪽은 아니미즈키 박사(였던 것)이야.]
곽수일 박사: [SCP-1963-KO의 원료이고, 용액에 용해된 상태의 아니미즈키 박사의 정신이지.]
천세윤 박사: [이미 그 자체로서 강력한 텔레파시 근원지이기도 해. 지금은 사일런트랑 칸다타가 방화벽을 세워두고 있어서 너희한테는 저 신호가 안 갈 거야.]
산요우 연구원: 아! 여기 찾았습니다! 바로 영상을 켤게요.
타구치 연구원: 네, 알겠습니다. 고마워요. [산요우 연구원이 요주의 영상을 찾았습니다. 형? 이 영상을 보는 내 시각 정보를 천 박사님 쪽으로 전송해줘.]
칸다타.sac: [알겠어.]
산요우 연구원: 이게 왜 그렇게 중요한 영상인지, 그리고 아니미즈키 박사가 왜 이거에 그렇게 집착하는지 모르겠네요.
산요우 연구원: 물론 저희에게는 충격적인 일이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별거 아닐 텐데 말이죠.
타구치 연구원: 별거 아니다뇨? 어… 이런. 그렇게 된 거였군요. 아하…
천세윤 박사: [오호라… 그래. 우리 예상이 맞았군.]
<기록 종료>
이하 자료는 SCP-1963-KO의 유통망을 역추적한 천세윤 박사팀이 SCP-1963-KO-1(해당 음료의 원료)가 담긴 대형 저장고를 발견한 시점의 기록이다.
서문: 본 기록은 곽수일 박사의 캠코더 기록과 JUNG 아키텍쳐 기반 소형 메멘토스 저장소에 저장된 사념신호 기록, 이 두 기록을 시점과 맥락에 맞게 재배치하고 합성하여 나타내었다.
<기록 시작>
천세윤 박사: (타이어 마찰음)크아악!
곽수일 박사: 넌 앞으로 운전대 잡지 마라.
천세윤 박사: 녹화 시작했지?
곽수일 박사: 어. (화면이 흔들리며 폐건물을 비춘다.) 그 수험생들에게 우리가 원산지를 역추적했다는 이야기는 한 적 없지?
천세윤 박사: 물론이지. 왜. 못 믿어?
곽수일 박사: 어. 못 미더워서 그래.
천세윤 박사: 칫, 빨리 움직이자. …자, 잠깐!
곽수일 박사: 왜?
천세윤 박사: 그거…. 그 뭐냐, 윤겔라 계수기 줘봐 봐.
곽수일 박사: …뭐?
천세윤 박사: 그거 있잖아! 텔레파시 나오는지 안 나오는지 알려주는 기계.
곽수일 박사: JUNG 아키텍쳐 기반 사이킥 감식기. 내가 혼자만 알아듣는 드립 치지 말랬지. 재미없다고.
천세윤 박사: 진짜 생각 안나서 그런 거야.
곽수일이 차 트렁크 문을 열고 몇 가지 장비를 땅에 설치한다.
곽수일 박사: 좋아. 21K기지의 JUNG 아키텍쳐와 연결 성공했고, 감식기 단말기 여기있어.
천세윤 박사: (감식기를 받아들고)으음, 어어, 역시.
곽수일 박사: 뭔가 있어? 저 건물 안쪽에?
천세윤 박사: 텔레파시가 배경복사 양보다 훨씬 많이 검출되네. 여기가 인구 밀집 지역도 아닌 걸 고려하면 이 수치는 무의식적으로 방출되는 자연 텔레파시 수치를 웃도는 양이야.
곽수일 박사: 뭐? 그렇다는 건… 저 안에…
천세윤 박사: 아무래도, 텔레파시의 근원지가 있지 않을까? 그리고 여러 정황상…
곽수일 박사: 이 사건을 주도한 텔레파스의 것일 테고.
천세윤 박사: 매그니토 헬멧 챙겼어?
곽수일 박사: 어, 텔레킬 헬멧 두 개.
천세윤 박사: 이번엔 드립 알아듣네?
곽수일 박사: 다행히도 난 엑스맨을 봤거든. 그나저나 천세윤 간만에 도움 좀 되네?
천세윤 박사: (윙크한다.)좀 치냐?
곽수일 박사: (헬멧을 건네며)평소에 일이나 그렇게 잘 처리 해 봐라… 그래, 너 좀 친다.
천세윤 박사: 여어어, 무슨 일이래? 곽 박사가 내 칭찬도 하고?
곽수일 박사: 이만 조용히 하고, 타이머나 맞춰. 헬멧도 일종의 텔레킬 챔버니까, 임계시간 넘기면 안 되지.
둘은 타이머를 30분에 맞추고 동시에 헬멧을 쓴다.
천세윤 박사: 이꾸요~
곽수일 박사: 그래. 출발이다.
<중략>
천세윤 박사: 어떻게 된 게 건물에 창문이 별로 없냐…
곽수일 박사: 건물 외부에선 내부 확인이 힘들어. 정문으로 진입하자.
천세윤 박사: 이상하군, 우리가 꽤 오래 건물 밖에서 서성였는데 아직까지도 인기척이 없어. 하지만 감식기는 계속 꾸준히 텔레파시 세기가 건물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고 하고 있고.
곽수일 박사: 이동성이 없는 텔레파스일 수도 있어.
천세윤 박사: 아, 자비에 독립체?
곽수일 박사: 재미없으니까 그만. 한번 받아줬다고 신났네.
천세윤 박사: 자, 그럼 정문을 연다? 하나둘…
곽수일 박사: 셋!
곽수일 박사가 문을 발로 차 연다.
내부는 드럼통으로 빽빽하게 가득 차 있다. 어둡고 습한 폐건물 특유의 퀴퀴한 냄새가 난다. 주변에는 SCP-1963-KO의 포장지와 용기가 널브러져 있다.
천세윤 박사: 아하, 이놈들 여기서 이렇게 만들고 있었군.
곽수일 박사: 여기 이 통은 탄산수야. 저 통에는 액상과당도 있고. 이걸 그냥 사람이 다 한 거였네. 난 그래도 최소한의 기계 설비는 있을 줄 알았는데.
천세윤 박사: 셀레스트는 큰일 났다. 위생상태가 이래서야 학부모들의 항의전화랑 위생 부실로 신고 먹겠다.
곽수일 박사: 그럼, 원료는 어디 있지?
천세윤 박사: 아무래도 저거인 거 같은데?
천세윤이 가운데에 있는 커다란 원기둥 형태의 저장고를 가리킨다.
옆면에 난 투명한 창을 통해 내부의 짙은 녹색의 액체가 보인다.
천세윤 박사: 여기서 강력한 텔레파시가 방출되고 있어.
곽수일 박사: 아니미즈키 박사가 빠진 그 용액과 심상이 일치하는군. 그렇다면…
천세윤 박사: 이게 아니미즈키 박사겠군. 텔레파시가 방출된다는 것은 이 용액에 녹아내린 아니미즈키 박사의 일종의 잔류사념 일 거고.
곽수일 박사: 그리고, 우리는 지금까지 텔레킬 헬멧을 쓰고 있었으니…
천세윤 박사: 감각기관이 없는 아니미즈키는 주변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텔레파시를 통해서만 알 수 있으므로, 얘는 지금 우리가 여기까지 들어왔다는 것을 모르는 상태란 거지.
곽수일 박사: 하지만 우리가 직접 확인해 보기 전까진 모르지.
천세윤 박사: 그래? 그럼 내가 헬멧을 벗고 정신 연결을 시도해 보도록 하지. 여차저차 타구치에게도 연락할 수 있으면 해보고.
곽수일 박사: 네가 노출된 사이, 나는 새장11을 준비할게. 그리고 사일런트.sac가 보호해 줄 수 있도록 즉시 호출 심상을 준비해 둬.
천세윤 박사: 차가움, 하늘거리는 천, 비가 오기 전 흙냄새, 슬픔, 까끌거림… 차하비슬까, 차하비슬까…
곽수일 박사: 사일런트는 나와 관련한 감각이 아니미즈키에게 전달되지 못하도록 그 정보를 잘 차단해 줘야 해.
천세윤 박사: 그래. 내가 말할게. 차하비슬까…
천세윤 박사는 심호흡을 하고 손을 털고 제자리 뛰기를 하며 몸의 긴장을 푼다.
천세윤 박사: 자, 하나 둘…
천세윤 박사가 헬멧을 벗는다.
천세윤 박사: 차하비슬…까아아아아아악..!!
PoI-1963-KO: 기다리고 있었어. 재단 나으리.
천세윤 박사: 기다린 거 치고는 여기 사람 하나 없던데?
PoI-1963-KO: 단둘이 이야기하고 싶었거든. 부하라고 믿었던 놈들 없이.
천세윤 박사: 흠, 글쎄다? [차하비슬까, 차하비슬까…]
PoI-1963-KO: 얼음? 흰 원피스? 비냄새? 왜 이런 걸 생각하는 거지?
천세윤 박사: 너 알 바는 아니고, 단둘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흐흐… (코피가 흐른다.) 넌 똑똑한 척은 다 하지만 생각보다 단순한 사람이야. [사일런트?]
사일런트.sac: [호출 수신. 비정상적 정신신호 포착 완료.]
천세윤 박사: [어우, 좀 살 거 같다. 얘의 정신 신호는 조금 수치를 낮춰 줘. 서로 대화는 할 수 있게 말이야. 곽수일에 대한 감각자료가 쟤한테 넘어가는 걸 막아줘.]
사일런트.sac: [수신. 명령을 이행하겠습니다.]
PoI-1963-KO: (어이없다는 듯이)단순하다고? 내가? 하! 생전 처음 듣는 거라서 화도 안 나네.
PoI-1963-KO: (정색한 투로)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이러쿵저러쿵하지 마.
천세윤 박사: 아니, 사실 원래 사람은 좀 단순해. 아무리 똑똑한 사람도, 그 차가운 이성도 사실은 자신의 감정을 이기기는 쉽지 않지.
곽수일 박사: 이 녀석의 목적을 알아내는 게 중요해. 너무 자극하지는 말고.
천세윤 박사: /?(고개를 대충 끄덕인다.)// 너는 우리가 여기 올 거라고는 몰랐을 거야. 그러니까 평소 여기서 몰래 1963-KO를 만들던 이와나가 쪽 사람도 다 철수시키고 너의 그 거대한 계획에 참전시킨 거지. 안 그래? 그런데 말이야. 너의 계획은 실패할 거야.
PoI-1963-KO: 호오. 왜 그렇게 생각하지?
천세윤 박사: 너는 모르는 히든카드가 있거든.
PoI-1963-KO: 히든카드? 치센지 뭔지 말하는 거 아니야?
천세윤 박사: …아뿔싸! 뭐야, 다 알고 있잖아?
PoI-1963-KO: 모를 리가 없지. 딱 내가 의도한 대로 하고 있던데? 내 계획은 이미 성공했어.
천세윤 박사: 타… 타구치에게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
PoI-1963-KO: 음… 뭐…?
천세윤 박사: 타구치는 가만히 내버려 둬!
PoI-1963-KO: 아니, 그냥 CCTV 영상 찾으라고 보낸 건데? 이 모든 사건의 원인을 알 수 있게.
천세윤 박사: (곽수일 박사에게 윙크한다.)
곽수일 박사: (헬멧을 벗으며)텔레킬 새장 설치 완료. 한 10분 정도는 효과가 먹힐 거야.
PoI-1963-KO: 한, 한 사람이 더? 자, 잠ㄲ…[신호 유실]
천세윤 박사: 후아, 존내 힘드네.
곽수일 박사: 자, 저놈이 10분 정도 텔레킬 새장 안에 갇혀 있는 동안 타구치에게 상황을 전달하도록 하지.
사일런트.sac: [칸다타.sac가 정신연결 요청에 승인했습니다. 타구치 연구원과 정신연결을 시행합니다.]
천세윤 박사: 유레카! 우리가 뭘 찾았는지 알아?
타구치 연구원: [천 박사님! 지금 정신 연결 상태에요! 크게 소리치지 말아줘요!]
천세윤 박사: [난 또 너무 반가워서 그냥 평소처럼 소리 내서 말했네. 우리가 찾은 게 뭐냐면…]
<기록 종료>
<기록 시작>
타구치 연구원: 별거 아니다뇨? 어… 이런. 그렇게 된 거였군요. 아하…
천세윤 박사: [오호라…그래. 우리 예상이 맞았군.]
산요우 연구원: 그럼 이제 이걸 가지고 가시는 건가요?
타구치 연구원: [천 박사님,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요?]
천세윤 박사: [그래. 그거 가지고 이쪽으로 와. 그게 아니미즈키를 무력화할 강력한 키가 되어 줄 거야. 지금 아니미즈키는 잠시 격리된 상태니까, 네 친구랑 같이 편히 나올 수 있을 거야.]
타구치 연구원: 네, 그 파일을 제게 주시면 돼요. 상황은 종료되었습니다.
산요우 연구원: 역시, 재단은 뭔가 다르…
누군가 문을 쾅쾅 두드린다.
타구치 연구원: 엇? [천 박사님?]
천세윤 박사: [뭐가?]
PoI-1963-KO-n: (문밖에서)내놔! 그 파일!
산요우 연구원: 상황… 종료 맞나요…?
타구치 연구원: [사태가 해결된 거 맞지요?]
천세윤 박사: [어~ 누나야~ …어…? 뭐야, 무슨 문제 있어?]
쾅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위태롭게 흔들린다.
타구치 연구원: [그 문제가 바로 제 눈앞에 있는데요? 목소리를 듣자 하니 죠타로인데요? 아직 하나도 해결 안된 거 같은데요?]
천세윤 박사: [어어…? 분명 이쪽에서 텔레파시 근원지를 격리했는데? 뭐지?]
타구치 연구원: [그 녹색 액체가 PoI-1963-KO 본인이 용해된 용액이라 했죠?]
천세윤 박사: [그래. 아무래도, 음료수에 첨가된 자신의 조각이 이쪽에서 보내는 텔레파시를 수신하는 일종의 sac의 역할을 해 줄 거기 때문에 이쪽에서 신호를 막았으니까 저쪽은 신호를 못 받아야 정상인데?]
타구치 연구원: [그게 아니라면요? 그냥 자신을 희석시킨 걸 음료수로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먹인 거라면요? 먹은 사람들의 개인무의식에 PoI-1963-KO의 의식이 스며든 거라면요?]
천세윤 박사: [그런 또라이가 세상에 어디 있어? 자신이 세상 온 곳에 퍼져있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다고?]
타구치 연구원: [저놈은 보통 사람이 아니에요! 그냥 겁나 또라이라니깐요? 그것도…]
천세윤 박사: [자의식이 엄청나게 거대한 천재 또라이지…]
수많은 발걸음 소리가 들리고, 곧이어 동시에 수명의 사람들이 문에 부딪힌다.
산요우 연구원: 으아아악! 이거 더는 못 버티겠는데요? 타구치씨?
타구치 연구원: [어… 어떡할까요?]
산요우 연구원: 생각만 하지 말고 뭐라도 해 봐요!
천세윤 박사: […안 되겠다. 원래 이쪽에서 하려던 걸 거기서 하는 수밖에. 어차피 저놈들은 하이브마인드 상태니까. 아무 졸병한테 영상을 보여줘도 효과는 똑같이 갈 거야]
타구치 연구원: [네? 그럼…]
천세윤 박사: [그 단말기를 통해 저놈들에게 그 영상을 보여줘. 진실을 알려 줘야지.]
곽수일 박사: [잠깐, 아직 격리 조치가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요주의 인물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그리고 그게 어떤 피해를 부를지 아직 확실치 않아.]
천세윤 박사: [그럼, 타구치, 너에게 선택을 맡길게.]
곽수일 박사: [이 자식 책임 회피하는 기술이 수준급인데.]
문이 수차례 더 굉음을 내며 크게 흔들린다.
타구치 연구원: [자… 잠깐…!]
산요우 연구원: 피… 피해요!
산요우 연구원이 타구치를 잡아끈다. 문이 쓰러지며 죠타로를 포함한 수 명의 사람들이 쏟아져 나온다.
타구치 연구원이 히야마 연구원과 눈이 마주친다.
타구치 연구원: (단말기로 몸을 날려 스페이스바를 누른다.)
영상이 재생된다.
PoI-1963-KO-n: 뭐지?
타구치 연구원: 그쪽이 원하던 바로 그 영상.
<기록 시작>
[00:00]: 정지 화상. SCP-1963-KO-1로 보이는 용액이 담긴 통 위로 난 철교를 비춘다.
[00:07]: 멀리서부터 PoI-1963-KO가 동료 연구원과 대화를 하며 걸어온다.
[00:14]: 서로 말싸움을 하는 듯 대화가 격렬해진다.
[00:22]: PoI-1963-KO가 자신이 들고 있던 서류철을 상대에게 던진다.
[00:24]: PoI-1963-KO는 뒤를 돌아 화면에 가까운 쪽으로 온다.
[00:28]: 뒤의 인원들은 무어라 말하며 멀어지는 PoI-1963-KO를 슬쩍 쳐다보고는 뒤를 돌아 화면에서 사라진다.
[00:30]: PoI-1963-KO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다리를 걷는다.
[00:33]: 갑자기 PoI-1963-KO가 바닥을 보더니 급하게 달려간다. 시선 방향에는 인원 일부가 잡담하는 것이 작게 보인다.
[00:37]: PoI-1963-KO가 다리를 헛디딘다.
[00:40]: PoI-1963-KO가 난간을 넘어 용액에 빠진다.
[00:41]: 인원들이 다급하게 용액 방향으로 달려간다. 충격에 빠진 표정이다.
[00:43]: 정지 화상.
<기록 종료>
PoI-1963-KO-n: 이게… 이게 뭐야?
천세윤 박사: [진실. 내 목소리 들리지? 텔레킬 새장을 조금 열어뒀으니까 잘 들릴 거야.]
PoI-1963-KO: 이게 진실이라고?
타구치 연구원: 네. 당신은 이와나가에서 적을 많이 만들었을지언정, 누군가 당신을 밀어서 죽인 것이 아니에요.
타구치 연구원: 더군다나, 당신을 진짜로 죽이고 싶었을 사람은 없었던 것 같고요. 농담 따먹기라면 모를까.
타구치 연구원: 이러니 저러니 해도 그 사람들은 당신에게 의지하고 있었을 테니까요.
PoI-1963-KO: 웃기지…
천세윤 박사: [사실, 너도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았겠지. 그렇게 믿고 싶었던 것일 뿐이야.]
곽수일 박사: [당신의 기억에선 용액에 빠진 기억은 있지만, 정작 '누가' 당신을 밀었는지에 대한 정보는 빠져 있었죠.]
타구치 연구원: 하지만 그 감정만큼은 깊숙한 곳에 남아있었죠. 자신의 조그만 실수로 이렇게 되어버렸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다른 누군가가 밀어버렸을 거라는 소망적 믿음이요.
천세윤 박사: [그 강렬한 믿음의 대상은 아무래도, 평소에 자신이 싫어하는 누군가로 달라붙겠지. 여기서 재미난 현상이 생겨나.]
곽수일 박사: [당신은 자신이 싫어하는 누군가가 자신을 밀었으리라 생각했습니다만, 그게 정작 누구인지에 대한 자료는 빠져 있었죠.]
천세윤 박사: [그래서 너의 텔레파시의 경유지의… 아니지, 너의 일부가 잠재된 다른 이의 기억의 요소가 여기에 달라붙게 되는 거야. 즉, '누가' 밀었는지에 대해 저들에게 물어보면, 다 저마다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의 얼굴을 덧씌운 가짜 기억을 만들어 낸다는 거지.]
타구치 연구원: 오기억(false memory)이라고 하죠. 보통 사람들은 원래 자신이 믿고 싶은 것을 믿으려 하는 경향이 있고, 그걸 위해선 때론 거짓 기억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PoI-1963-KO: 난… 난 보통 사람이 아니야.
천세윤 박사: [아니, 넌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이랑 결국 똑같은 사람이야. 똑같이 세로토닌이 줄면 무기력해지고, 노르에피네프린이 오르면 흥분하고, 컴플렉스에 민감히 반응하고, 또, 어둠을 무서워하지.]
PoI-1963-KO: 아니… 아니야… 아니야…!!!
곽수일 박사: [잠깐, 조심해! 칸다타! 사일런트!]
칸다타.sac: [높은 세기의 텔레파시 신호가 발생하고 있어! 방화벽을 세울게!]
사일런트.sac: [방화벽 구축 지원 가능.]
PoI-1963-KO-n 개체들이 서로 공격하기 시작한다.
칸다타.sac: [부탁할게, 타구치, 잠시 천 박사님과의 연결을 끊고, 너의 개인무의식으로 호스트를 바꿀게.]
타구치 연구원: [좋아. 그 전에 박사님들에게 코드 크레인 해금을 요청한다고 해줘. 위험하지만 이것 외에는 방법이 없어.]
[Error! 불연속적 정신신호 감지]
<기록 종료>
비고: 해당 기록은 JUNG 아키텍쳐 기반 메멘토스 저장소에 자동으로 기록되었다. 이하 내용은 당시의 물리적인 대화 기록에 더해, 사념 중 주요한 부분만을 선별하고 문맥에 따른 언어로 치환하여 대화 형식으로 나타낸 것이다. 또한, 원본 기록에서는 PoI-1963-KO가 방출하는 강한 텔레파시 신호로 잡음이 많은데 이것은 본 기록에서는 생략되었다. 전체 정신신호 기록에 접근하고자 한다면 분석심리학부의 JUNG 아키텍쳐 담당 곽수일 박사에게 신청서를 제출하라.
<기록 시작>
곽수일 박사: [뭐? 코드 크레인 해금을 부탁한다고?]
PoI-1963-KO-n 개체들이 울부짖는다.
타구치 연구원: [네. 이대로 가면 저 사람들 의식이 다 같이 붕괴해 버릴 거에요! 그 전에 어떻게든 끄집어내야 해요!]
천세윤 박사: [아냐. 이거 생각해보면 꽤 괜찮은 방법일 수 있어. 쟤들 마치 한몸인 것처럼 움직였잖아.]
곽수일 박사: [하긴. 단순히 개인 무의식에 분할하는 수준이었다면 그냥 저 박사들이 증식하는 수준에서 그쳤겠지.]
천세윤 박사: [그리고 이대로 가면 우리가 뭘 해보기도 전에 인페스티드 테란이 다 같이 자폭 쇼할 거고. 그러니까 사이언스 베슬을 띄워서 그걸 막자는 거고.]
곽수일 박사: [알았어. 박사 두 명 허가.]
사일런트.sac: [타구치 연구원에게. 코드 크레인 사용 해금 됨.]
산요우 연구원: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에요? 왜 다 같이 공격을 멈추고 괴로워하는 거죠?
타구치 연구원: 산요우 씨? 자세한 설명은 나중에 할게요. 부탁할 것이 있어요.
타구치 연구원: 지금부터 제가 아무 반응도 안 보이고 그래도 놀라지 마시고, 누가 들이닥치거나 하는 것만 막아주세요.
산요우 연구원: …네? 대체 왜…
타구치 연구원: 상황을 계산하느라 바쁜 것이니까요. 그 이상은 죄송하지만, 지금은 못 말하고요.
산요우 연구원: …알았어요. 그러니 빨리 이 일을 해결해주세요.
타구치 연구원: 네. 고마워요. (한숨) [그러면 뒤는 맡길게.]
칸다타.sac: [그래… 빨리 끝내줘. 일단 방화벽을 설치하긴 했는데 저대로 난리 치면 박살 나기 십상이니. 나도 도와줄게.]
곽수일 박사: [일단 이쪽은 해결되었어. 그쪽은?]
칸다타.sac: [뭐가요? 딱히 변화는 없는 것 같은데. 저쪽은 워낙 상대가 비대해서 택도 없고, 이대로면 역으로 치세가 먹히게 생겼다고요!]
천세윤 박사: [어어. 바로 그거. 지금부터 전세 역전을 하려고. 쟤들 무기가 인해전술이지?]
사일런트.sac: [미리 심어둔 기억 소거 암시를 발동할까요?]
천세윤 박사: [좋아. 타구치…는 바쁘겠고. 칸다타!]
칸다타.sac: [방법을 찾았군요. 뭡니까?]
천세윤 박사: [산요우 있지? 걔 몸을 뺏든 뭘 하든 어떻게든 해봐!]
칸다타.sac: [네! …네?]
천세윤 박사: [아무튼, 해봐! 저 녀석들한테 심어놓은 암시를 발동시키려면 구두로 트리거를 말해야 해!]
칸다타.sac: [으… 으아아! 산요우씨 미안해요!]
산요우 연구원: 음… 엇. 어어? 잠깐, 이거 뭐에요? 타구치씨, 갑자기 머리가 막 울리는데… 아아악!
산요우의 코에서 코피가 흘러나온다. 이후 눈을 감고 고개를 잠깐 숙이고는 숨을 헐떡이며 눈을 뜬다.
산요우 연구원 칸다타.sac: 천 박사님? 제어권 획득했습니다!
천세윤 박사: [좋아. 칸다타! 잘 듣고 내 말 따라서 크게 외쳐!!]
칸다타.sac: 네!!
천세윤 박사: [일본의 수도국장은?]
칸다타.sac: …네?
천세윤 박사: [무라까와 쓰지마.]
칸다타.sac: ……네???
천세윤 박사: [크게 따라 하라니까!! 테이블 같은 거 크게 탁 치면서!]
칸다타.sac: …될 대로 되라지. (파일철을 바닥에 내리치며) 일본의 수도국장은???!!
PoI-1963-KO-n 개체들이 멈춰 서서 산요우 연구원을 노려본다.
칸다타.sac: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무라까와 쓰지마!!!!!!!
천세윤 박사: [좋아! 아주 활기차군!]
정적.
칸다타.sac: [어… 그런데 무라카와 스지마가 누구인가요?]
곽수일 박사: […한국어가 포함된 말장난이야. '무라카와'는 한국어로 '물 아까워'와 발음이…]
PoI-1963-KO-n 개체들이 비명을 지르며 머리를 부여잡는다.
칸다타.sac: [텔레파시 규모 감소함. 코드 크레인이 받는 부하가 급격히 감소… 뭐야, 어떻게 된 거죠?]
곽수일 박사: [학생들에게 사일런트가 심어둔 기억 소거 트리거를 발동했어. 군체의식에서 분리시킨 거지.]
곽수일 박사: [물론 Y-909는 아니라서 개인 무의식에 남아는 있겠지만, 적어도 지금 당장은 그쪽에서도 손을 쓰긴 힘들 거야.]
칸다타.sac: [그런 건 좀 빨리 쓰라고요! 진작에 썼으면 걔가…]
천세윤 박사: [그거 거리 제한이 있거든. 원래는 니들 인터뷰하는 사이 쓰려고 했는데 쟤들이 단체로 도망가서… 이와나가 보안요원이 학생들을 끌고 이탈하지 않아서 망정이지.]
칸다타.sac: [아하. 확실히 반 가까이 빠져나오니까 빈틈이 있네요. 그러면 저는 이제 이만 접속을 끊습니다. 제어권을 다시 산요우 연구원에게 돌려주겠습니다.]
천세윤 박사: [오케, 거기 상황은 어때?]
산요우 연구원: 으으… 속이 메스꺼워요… 어라…?
괴로워하던 연구원들이 쓰러진다.
사일런트.sac: [연구원들에게서 정신 에너지 변화 감지됨. PoI-1963-KO에서 분리된 영향으로 보임.]
칸다타.sac: [상황은 정리되었습니다. 타구치는 쓰러졌고, 산요우 연구원은 의식을 회복했습니다. 1963-KO-n 개체들은 이동성을 보이지 않습니다.]
천세윤 박사: [조았으. 체포 완료.]
곽수일 박사: [용액에서 나오던 신호도 끊겼어. 확실히 이제 끝난 것 같네.]
천세윤 박사: [아니지. 타구치 깨우고, 사람들 완전히 기억 소거 처리하고 그래야지.]
곽수일 박사: [수고했어. 우리가 곧 그쪽으로 갈게.]
천세윤 박사: [… 하, 이거 다 할 거 생각하니까 또 귀찮아지네.]
<기록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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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본 개정안에서 변경된 부분은 파란색으로 강조하였다.
특수 격리 절차: SCP-1963-KO는 제21K기지의 표준 저위험 액체류 보관함에 격리한다. SCP-1963-KO를 과거 섭취한 적이 있던 사람을 발견했을 경우 C등급 기억 소거 처리를 한다. 기동특무부대 파이-314("N수생")은 학원가, 특히 셀레스트 산하 학원에서 SCP-1963-KO 혹은 이를 섭취한 인원이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며, 만약 폐기되지 않은 SCP-1963-KO가 발견되었다면 즉시 회수한다. SCP-1963-KO를 이용한 실험은 최소 3등급 이상의 인원 2명 이상, 특히 적어도 한 명의 분석심리학부 소속 인원의 허가 하에 진행되어야 한다.
SCP-1963-KO-1은 제21K기지의 표준 중위험 액체류 보관함에 격리한다. 주기적으로 SCP-1963-KO-1의 상태를 확인하며 변화가 생겼을 시 즉시 분석 심리학부에 연락할 것. SCP-1963-KO-1에서는 주기적으로 텔레파시 신호가 발산되므로 정신간섭 검사 결과가 70점 이하인 사람은 분석심리학부 소속 인원 최소 한 명의 허가 없이 접근을 불허한다. SCP-1963-KO-1은 분석 심리학부 측의 주도하에 주기적으로 정신 상태 확인 및 정보 확보를 위해 면담이 진행된다.
PoI-1964-KO12를 포함해 사건 1963/KO/2 당시 확보한 구 이와나가 미용조합 소속 연구원은 제각기 표준 인간형 격리실에 격리한다. 해당 인원들이 사건 1963/KO/2를 수습하는데 크게 기여한 것, 변칙 약물에 대한 지식이 해박하다는 것을 보았을 때 0등급 연구원으로 고용하자는 의견이 검토 중이다. 또한 PoI-1964-KO들로부터 기존 이와나가의 연구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는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설명: SCP-1963-KO는 녹색 빛깔의 자양강장제다. SCP-1963-KO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일반적인 자양강장제에서 발견할 수 있는 비변칙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으나, 한가지 변칙적인 원료(이하 SCP-1963-KO-1)를 포함하고 있다.
SCP-1963-KO를 섭취한 인원에게는 다음과 같은 현상이 발생한다.
- 음용자의 지능이 일시적으로13 크게 증가한다. 특히 수리나 과학 영역에서 비약적인 상승을 보였다.
- 섭취 때마다 음용자가 다른 기억을 인식한다. 이 기억은 확인 결과 SCP-1963-KO-1의 것으로 밝혀졌다. 음용자는 SCP-1963-KO를 섭취하면서 얻은 기억을 자신이 과거에 겪은 일에 대한 기억으로 여긴다. 단, 음용량이 적을 경우, 그 기억과 모순되는 제3의 증거가 충분할 경우(주변 인물의 증언 등) 저항 가능하다.
SCP-1963-KO를 유통하던 상자에 쓰인 문구('요즘은 지적인 여성의 시대!' '운명의 상대에게 멋진 첫인상을!' 등) 및 섭취자의 증언을 보았을 때, 당초에 의도했던 음료의 효과는 지능의 향상 쪽인 것으로 추정된다. 기억 삽입은 이와나가 측에서 의도한 것이 아니며, SCP-1963-KO-1이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SCP-1963-KO-1은 기존 PoI-1963-KO였던 개체가 변이한 존재다. SCP-1963-KO-1은 그 특성상 사고를 하기 적합한 장기 등이 전무함에도 불구하고 평범한 인간에 가까운 지성이 있으며 PoI-1963-KO였던 시절에 있던 독자적인 인격을 보유하고 있다. SCP-1963-KO-1은 C형 텔레파스14로, 대상은 이를 이용해 감각 및 발화 기관이 없음에도 자유로이 의사소통이 가능하며, 대화 상대의 시/청각을 경유하여 주변을 인식할 수 있고, 해당 인물에게 특정한 사고를 기입해 생각을 표현할 수 있다.
SCP-1963-KO-1은 현재 격리 상태에 저항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사건 1963/KO/2를 보았을 때 이는 자신의 상태를 인식하고 그 행동에 정신적으로 우울감을 보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별한 후속조치는 불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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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위주의 작품은 오랜만입니다! 본격적으로 분석심리 쪽을 다루는 것도 처음이네요!
한가위 경연 참가작입니다. '지방' 부문으로 참여합니다!
별칭의 유래는 KONAMI에서 출시하려다가 취소한 게임, '채향 DJ 아니쿠라게'입니다. 그래서 중간에 타구치 연구원이 잘못 읽은 것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