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련번호: SCP-198-FR
위협 등급: 적색(Rouge) ●
등급: 케테르(Keter)
특수 격리 절차: SCP-198-FR은 항상 제198-FRb기지에서만 보관한다. 대상은 2 × 2 × 2 m3 방 안에 두고 강철 장갑문으로 봉인한다. 문에는 지문 인식 장치와 숫자 입력 장치, 그리고 별도의 자물쇠 2개를 설치한다. 자물쇠를 여는 열쇠는 4등급 인원 2인이 각각 하나씩 보유하며, 입력할 비밀번호는 기지 이사관만이 보유하고 지문 인식 장치에는 이사관의 지문만을 등록한다. 문은 항상 닫은 채로 두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대상에게는 접근하지 못한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제198-FRb기지 인원은 해당 기지를 떠나지 못하며, 이 규칙을 위반한다면 처분된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제198-FRb기지 이외의 인원은 해당 기지에 방문하지 못하며, 이 규칙을 위반한다면 해당 기지로 강제 전근된다. 제198-FRb기지 직원들은 심리적 지원을 원격으로 가능한 선에서 얼마든지 받을 수 있다.
제198-FRb기지의 인원이 사망한다면, 재단의 다른 인원 중에서 역량이 비슷한 자로 즉시 대체한다.
프로토콜 198-FR-01은 철저하게 적용하며 또한 특별히 엄격하게 집행한다. 제198-FRb기지 격리팀에게 알림: 프로토콜 설명은 본 보고서 아래에 있음 (격리팀에게는 자동으로 4-198-FR 등급 인가를 부여함).
설명: SCP-198-FR은 에드워드 기번(Edward Gibbon)의 저작 《로마제국 쇠망사》(Decline and Fall of the Roman Empire)의 7권짜리 세트이다. 각 권은 크기 19 × 11 × 2 cm3이며 검정색 가죽 표지를 지닌다. 각 권의 앞표지에는 책 제목과 권 번호 (로마 숫자), 작가 이름이 적혀 있다. 책등에는 책 제목과 권 번호 (로마 숫자), 로마 양식 기둥의 그림이 있는데, 이 기둥은 권수가 뒤로 갈수록 더 파괴된다. 각 권의 3페이지에는 이하와 같은 머리말이 달려 있다.
머리말
작일의 실책을 금일 다시 범한다면 "더 나은 인간"은 절대로 태어나지 못한다. 이 책이 우리 사회와 그 쇠퇴의 복잡한 기작을 파악하는 데 길잡이가 됨으로써 우리는 마침내 쇠락을 면하리라.
Lux Lucet In Tenebris
- 어떤 신사
이상의 서문은 해당 개체에서만 등장하며 다른 판본에서는 나타난 적 없다. 또한 책에 실린 내용은 기번의 작품이 아니며, 대신 원래 작품과 비슷한 양식으로 영어로 쓰인 수필이 SCP-198-FR의 영향을 입은 어떤 사회가 쇠락하는 과정을 원래 작품과 비슷한 논법으로 그리고 있다. 책의 내용은 SCP-198-FR이 어떤 체계에 새로 영향을 끼칠 때마다 달라지며, 내용은 자신에 관한 것과 불명의 방식으로 해당 체계가 쇠퇴하는 역사를 담게 된다.
SCP-198-FR은 인류 사회의 체계 및 구조를 무엇이든지 해체시킬 수 있다. 체계의 성격 (가족, 정부, 종교 공동체 등) 에 따라 해체되는 과정은 각자 차이가 있으나, 항상 해당 체계 상에서 사회적 결속력이 소멸하는 결과를 낳는 점은 똑같다. 대상 체계가 쇠퇴하며 붕괴할 때까지 이르는 시간은 체계의 규모에 비례한다. 더불어 해당 체계가 규모가 클수록 쇠락을 초래하는 이유는 다양해지고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SCP-198-FR의 영향을 입은 단체가 사회적으로 와해되는 과정을 저지할 수 있었던 방법은 없다. 사례의 대다수에서는 해당 체계의 구성원들은 스스로가 쇠퇴 과정의 당사자이면서도 체계가 쇠락한다는 인상을 느끼지 못했다.
SCP-198-FR은 사회에 영향을 끼칠 때 강력한 밈 효과를 작용한다. 대상은 자신에게 노출된 대상자의 무의식 상에 노쇠(老衰)의 관념을 주입하여, 대상자가 속한 체계가 쇠락하는 과정을 주도하도록 만든다. 영향을 입는 체계는 대상자가 속한 체계 중에서 무작위로 결정되나, SCP-198-FR과 대상자가 접촉할 당시에 속한 곳이라야 한다. SCP-198-FR의 효과가 다른 대상자에게 전파되더라도 대상 체제가 입었던 효과는 그대로 남는다. 물론 밈 효과는 여러 사람을 거치며 그대로 퍼지므로, 사회의 붕괴를 (자신도 모르게) 조장하는 인원들이 불어나면서 붕괴 과정이 가속화된다. SCP-198-FR의 효과는 "밈 바이러스"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전파 방법에는 세 가지가 있는데, 대상이 책을 직접 눈으로 보는 것, 대상이 책을 찍은 사진을 보는 것, 정상 인원과 감염 인원이 눈을 마주치는 것이다. 각 권이 모두 각자 밈 인자를 함유하므로 사회에 영향을 끼치는 데 전 7권이 모두 모여 있을 필요는 없다. 기억소거제로 대상이 입은 밈 효과를 일소할 수 있었던 사례는 없다.
어떤 경우에는 체제가 붕괴하거나 체제 특유의 사회적 관계가 소멸하면서, 살인 등 극단적 행동이 이전에 그런 행동 경향을 보여준 적 없는 사람에게서 나타나기도 한다. 해당 행동은 SCP-198-FR으로 말미암은 쇠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곤 한다.
SCP-198-FR이 영향을 끼치기 이전에 기존부터 체제에 있었던 긴장 관계는 대상의 효과로 체제가 쇠퇴화면서 심화될 수 있다. 즉, 원래 체제 속 구성원을 향했던 차별 및 증오 등의 감정이 체제의 붕괴 과정에 크게 작용하며 진행 속도를 돋우게 된다. 그리므로 사회의 "결속력"이 더 강할수록 쇠락하는 속도는 더욱 느려진다.
SCP-198-FR의 격리 실패 사태는 SK급 사건 (사회적 붕괴) 에 준하여 취급한다.
SCP-198-FR의 발견자는 2007년 7월 사하라 사막으로 고고학 탐사를 떠났던 민간 탐사대였다. 몇몇 대원들이 대상에게 노출되면서 해당 탐사대는 서로 반목하게 되었다. 고고학자가 남긴 보고서에서 묘사하고 시설의 모습이 1930년대 재단에서 이용하던 시설과 이상하리만치 닮았다는 점을 발견하자, 재단은 현장요원들을 해당 장소로 파견하고 보고서를 사실과 다르게 위조했다.
이하는 원래의 탐사대장 프랭크 에스버Frank Esber의 일지로, SCP-198-FR의 효과를 명확히 표현하는 부분을 선별 발췌하였다.
2007년 6월 2일
비행은 무사히 마쳤다. 알제리 현지인이 모두들 우리를 환대해 줬는데, 너무 오래 머물지는 않았다. 지누다Zenouda 박사를 만나는 대로 우리는 4WD에 올랐다. 아인살라(Ain Salah)로 가는 길이다. 여기 날씨는 정말 온통 더할 나위 없는 지옥불이다. 모래밭은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모두들 신이 나 있다. 지누다는 여름캠프 가는 어린이들인 줄 알았댄다. 딱 맞는 말이다.
2007년 6월 4일
휴식 시간을 빼고도 장장 16시간 이동한 끝에 아인살라에 도착했다. 딱히 막 특별한 도시는 아니다. 모래의 바다 한복판에 덩그러니 놓인 섬이랄까. 하지만 지누다는 고향처럼 익숙해지라고 충고했다. 앞으로 한 달은 도시라고는 여기밖에 못 볼 거랜다. 내일은 탐사 장소로 떠난다. 사막 한복판, 도시에서 남동쪽으로 150km쯤 떨어진 곳이다. 지누다 팀은 벌써 거기 있댄다. 격렬한 길이 될지도 모르겠다. 거기로 통하는 유일한 길은 오솔길인데다 군데군데 모래 속에 파묻혔다고 하니까.
2007년 6월 5일
탐사 현장은 천국의 변두리 정도는 된다. 시간을 길에서 주욱 뿌린 보람이 있다. 성터는 멋진 오아시스 한복판에 있었다. 물도 잔뜩 있는데다 대추야자도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있다. 지누다 팀이 벌써 머무를 준비를 다 갖춰 놓았다. 지하 발굴 작업은 모레부터 들어간다.
2007년 6월 7일
고대 시대에도 콘크리트를 썼나? 예상대로 지하 1층은 지상의 성채보다 훨씬 오래된 곳이었다. 이 지방에서는 꽤 대단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석재층 밑에 콘크리트층이 있다니, 어리둥절하기 짝이 없다. 굴착해보기로 했다.
2008년 6월 8일
완연한 현대 지하시설이 지표면 아래에 묻혀 있었다. 오래된 양수장, 발전기, 합숙실, 사무실… 20여 명 정도는 반[半]자립해서 살아갈 만한 곳이었다. 벽 도처에는 이상한 기호가 있었다. 화살표 3개가 중앙의 원을 가리키는 모양이었다. 지누다의 말로는 군대가 여기에 진주했던 적은 전혀 없었다는데, 그래서 다들 불가사의에 빠졌다. 1930년대 분위기가 매우 확연했다. 문서실로 보이는 곳 앞에는 방폭문이 달렸는데 뚫고 들어갈 수가 없었다. 하지만 가장 이상한 점은 어떤 금고였는데, 문에 달린 에어로크의 두께가 적어도 30cm는 되었다. 아인살라에서 문을 뚫을 장비를 가져올 때까지 기다릴밖에 없다. 후원자가 원하는 대상도 결과도 아니었지만 궁금한 것들만 너무 커져버렸다.
2007년 6월 10일
각고의 노력 끝에 금고 문을 열어낼 수 있었다. 금고 안에는 다른 건 아무것도 없고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쇠망사》 일곱 권만이 받침대 위에 놓여 있었다. 몇몇 사람들은 이런 데 책이 있는 건 무슨 이유가 있으니까 그렇지 않을까 말들을 하는데, 별 쓸데없는 걱정들 하고 있다. 한편 책 속에는 작품의 원래 있어야 할 내용은 없고 어떤 정체 모를 가족이 허물어지는 이야기뿐이다. 다른 방도 새로 살펴봤는데… 시체들이 옷을 다 차려입은 채로 있었다. 뼈대만 남고 그 위에 옷이, 정장이며 작업복이 있었다. 장소만큼이나 오래된 사람들인 듯하다.
2007년 6월 12일
지누다 쪽 사람들이 나와 지누다의 지휘를 의심하는 듯하다. 이유를 모르겠다. 뭔가 숨기는 게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해골을 보고 깜짝 놀라는 사람들도 있다. 아직 기꺼이 보고 할 시기가 아니긴 하지.
2007년 6월 13일
우리 쪽 고고학자 한 명이 오늘 노동자 하나랑 싸움이 붙었다. 지누다 쪽 사람들을 우리 쪽하고 떼어놓기로 했다. 지누다는 긴장만 고조시킨다고 걱정을 주려는 것 같은데, 그런 거 따질 때가 아니다.
2007년 6월 14일
발굴이 지지부진하다. 오후 내내 지누다와 싸웠다. 그 사람은 내 지휘가 아무짝에도 쓸모없다고 생각한다. 하는 말이 나답지 않다는 소리도 했다. 하지만 그래도 싸다. 지가 무능한 게 나랑 무슨 상관이라고.
2007년 6월 16일
알제리 노동자 4명이 밤중에 4WD를 타고 가버렸다. 우리 쪽 사람들한테 말했지만 역시 못 믿을 놈들이었다. 편집증이 격해진다. 몇몇 고고학자들이 이제 카스바에서 죽치고 나오질 앉는다. 혹시 몰라서 라디오를 꺼뒀다.
2007년 6월 17일
알제리 노동자 하나가 오늘 죽었다. 사이먼스Simons 박사가 실수로 콘크리트 낙석을 일으켰는데 불행하게 거기 맞아버렸다. 지누다는 살인이라며 길길이 날뛴다. 밤에 4WD 앞에 보초 두 명을 세워놓기로 했다. 난 이제 모른다.
2007년 6월 18일
보초로 섰던 추베Chuvet가 다른 보초 포레Faure에게 살해됐다. 포레 말로는 추베가 알제리 놈들이랑 붙어먹어서 4WD를 몰래 몰고 가려 했댄다. 아무 생각도 하기 싫어졌다. 포레는 "격리"시켜 놓았다.
2007년 6월 19일
지누다가 죽었다. 밤중에 노동자한테 목이 따였다. 죽인 놈은 지금까지 탐사대한테 생긴 일이 모두 지누다 탓이랜다. 4WD가 도둑맞았다. 누구 짓인지 몰라도 우리는 여기 갇혀버렸다. 남은 건 우리가 6명, 노동자가 10명이다.
일지 끝.
고고학 탐사대가 모두 실종된 사실을 접수하고 출동한 재단 요원들은 제198-FR구역을 재발견했으며, 해당 장소는 SCP-198-FR을 수용하고자 1929년 건축했던 격리 시설로 밝혀졌다. 해당 시설은 사막 한복판에 지어져 대상을 모든 인류 사회에게서 분리해 놓으려 하고 있었다. 제198-FR구역 인원들은 SCP-198-FR의 영향을 입었던 것으로 보인다. 해당 구역이 망각되고 재단 내에서 모든 기록이 일소된 이유는 불명이다. 가장 유력한 가설은 SCP-198-FR이 끼치는 위협을 차단하고자 당시 재단에서 고의로 잊혀지도록 조치했다는 의견이다.
부록-01: SCP-198-FR은 여러 체제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때 글 내용에서는 첫째로 영향을 입은 체제의 쇠퇴 과정만을 기술한다. 그러나 각 체제가 사회적으로 붕괴하는 속도는 영향을 입은 체제들의 개수와 반비례한다. 즉 SCP-198-FR이 영향을 끼친 체제가 많을수록 각기 체제는 느리게 쇠락한다.
부록-02: 2007년 말 요하네스 박사가 SCP-198-FR과 관련된 1993년 빅커스Vickers 요원의 보고서를 찾아냈다. 빅커스 요원은 당시 마셜, 카터 & 다크의 런던 경매장에 잠입했다가 이하의 거래 보고서를 발견했는데, MC&D와 [데이터 말소]이 SCP-198-FR을 거래하는 내용이었다.
보고서의 거래 대상은 《"로마제국 쇠락사" 특별판》[sic] 이며, 거래자는 캐슬레이Castlereagh 경으로 영국 왕실 대표자 자격으로 등장했다. 거래 동기는 카슬레이가 조지 3세에게 보내고 MC&D가 입수해 보관하다가 빅커스 요원이 발견한 편지에서 밝혀졌다.
그레이트브리튼 북아일랜드 연합왕국 조지 3세 국왕 폐하 배상
제가 말씀드리는 것을 보아주신다면 인자하신 폐하께서 기뻐하시리라 믿습니다. 고 넬슨 경이 트라팔가에서 영예로운 승리를 이끌어냈음에도 저 자칭 프랑스 제국은 영국에 여전히 막대한 위협을 끼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게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얼마 전에 어떤 친절한 신사들이 저를 만나고자 하였는데, 모두들 값비싼 옷차림을 하고 있었습니다. 유쾌한 대화를 나누고 나서 이들은 자기네의 관심사는 사교보다는 비즈니스에 있다고 했습니다. 자기네가 갖은 술책을 동원할 필요 없이 보나파르트의 종말을 선물해주겠다더군요. 자기네가 지닌 무기 하나만 있으면 나무가 벼락을 맞아 쓰러지듯 제국이 녹아내릴 수 있다고 했습니다. 게다가 이 신사들은 그 무기의 운용법은 더할 나위 없이 간단하다고도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 무기를 보여달라고 하자, 신사들은 기꺼이 보여줬습니다. 조심해야 할 점을 한 수천 가지는 덧붙였습니다만.
폐하, 이 무기는 실로 제 기능을 다합니다. 이 무기가 사람들의 마음속에 불화의 씨앗을 뿌리고 정다운 가족을 서로가 반목하는 소굴로 변모시키는 모습을 저는 보았습니다. 그때 저는 이 무기가 상상도 못한 광경을 실현시켜 주리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파리가 무릎을 꿇고 가짜 황제가 꽁무니를 내빼는 모습을 눈앞에서 보았습니다.
제 말씀을 믿기 힘드실 줄 압니다. 본 그대로를 묘사하는 것만으로 멀쩡한 사람은 제가 마술에 빠졌다고 비난할 겁니다. 그러나 저 친절한 신사들이 소개한 이 무기는 저 폭군의 미친 계획을 막아세우고자 한다면 의심할 여지 없이 존엄한 수단입니다.
두말할 나위 없습니다만 이 신사들은 보상 또한 언급했습니다. 원하는 대가는 몹시 높아 심지어 왕실마저도 흠칫한 정도입니다만, 상품의 가치를 따진다면 헐값이라 일컬어야 마땅합니다. 폐하, 보나파르트의 광기를 저지하는 것은 폐하의 손에 달렸습니다.
그러나 MC&D는 대상의 변칙현상을 재현해내지 못했으며, 오직 판매하는 데만 전념했다. 이를 감안할 때 MC&D는 단지 영국 정부와 SCP-198-FR의 제작자 사이의 중개자 역할에 머물렀을 가능성이 크다. SCP-198-FR의 제작자는 불명이나, 대상의 서문을 쓴 "신사"라고 추정된다. 서문의 내용만을 따른다면 대상이 생겨난 경위에는 무기로 사용할 목적은 없었을 공산이 크다.
1807년 [데이터 말소]이 SCP-198-FR을 사용하게 되었을 때와 재단이 1920년대 후반 대상을 격리했을 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밝혀진 바 없다.
재단 요원들은 현장에 도착할 당시에 재빠르게 이 책들이 변칙개체임을 알아챘다. 그러나 SCP-198-FR의 효과는 전혀 모르는 상태였으므로, 책을 그대로 가장 가까운 재단 시설이었던 구 제██기지로 넘겼다. 대상 관련 연구는 별 성과 없이 끝났으며, 변칙현상 또한 나타나지 않았다. 변칙성이 발견된 것은 요하네스 박사가 MC&D-영국정부 간의 거래 보고서와 대상의 연관점을 깨달았을 때였다. 제██기지는 즉시 격리 조치되어 제198-FRb기지로 지정되었다. 그러나 그 사이에 재단 인원이 SCP-198-FR에게 노출되어 구 제██기지 바깥으로 나감으로써 바이러스성 밈이 전파되었을 위험은 상존하므로, 프로토콜 198-FR-01을 수립하였다.
프로토콜 198-FR-01:
프로토콜의 첫째 절차로, 격리 조치하기 이전에 SCP-198-FR과 접촉했으면서 구 제██기지를 떠난 자를 적극 수색 및 제거 (또는 제198-FRb기지로 강제 이송) 한다. SCP-198-FR은 효과의 전파 조건을 감안할 때 규모가 아주 크다 할 수 있으므로, 수색 범위는 직접 접촉자와 접촉한 사람들에게까지 확장한다.
프로토콜의 둘째 절차는 제198-FRb기지를 취급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SCP-198-FR이 반입되기 이전에 해당 기지에 격리된 SCP는 격리 조치로 말미암아 옮길 수 없으며, 기지 내 인원 또한 결원이 없어야 한다. 그러나 대상의 효과 때문에 해당 기지는 항상 쇠락하는 상태일 수밖에 없다. 이 쇠락 과정 중에는 기지의 타 인원 살해 또한 있으며, 이때는 결원을 보충해 주어야 한다. 제198-FRb기지는 항상 쇠락하는 상태이므로 생산성은 낮으나, 존속하는 데 무리는 없는 정도로 유지되고 있다.
프로토콜의 셋째 절차는 구성원 7인 이상의 민간인 가족을 사용하여 제198-FRb기지의 쇠퇴 과정을 (부록-01에서 기술하는 효과에 의거하여) 둔화시키는 것이다. 선발된 가족은 SCP-198-FR에 노출시킨 다음 프로토콜 전용 목적으로 확장시킨 재단 시설에 격리 조치한다. 해당 가족이 완전히 해체되고 나면 다른 민간인 가족을 수급해 바로 대체 투입한다. 이 조치의 목적은 기지의 쇠퇴 과정을 일절 멈춰세우는 게 아니라 상당하리만치 늦추는 데 있다. 또한 이 조치로 말미암아 제198-FRb기지의 귀중한 인원들을 자주 교체함으로써 재단에게 초래되는 비용 낭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 윤리위원회는 한 번에 단 한 가족만을 이용하며 해당 가족을 윤리위에서 선발하는 조건으로 해당 조치를 승인했다.
극단적인 병에는 극단적인 약이 필요하기 마련이라죠. 무한한 사회를 붕괴시킬 순 없으니. 제198-FRb기지가 앞서 무너져간 사회들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저희는 최선의 조치를 강구했습니다. 민간인 가족을 이용함으로써 인원 교체 대책은 훨씬 더 현실적으로 바뀌었으며, 현상태에서 인원을 제대로 교체하는 한 기지는 붕괴하지 않을 겁니다. 놀랍게도 SCP-198-FR 효과의 강도는 시간이 갈수록 약해지는 모습까지 보입니다. 어쩌면 효과가 희미해져 사라질 수 있을지도 모르죠.
- 호치키스Hotchkiss 박사
상당수 4-198-FR등급 연구원이 대상의 위험이 어느어느 정도까지라고 놀라우리만치 과신하고 있나 봅니다. 저는 아닙니다. 현재 우리는 임의의 재단 인원이 SCP-198-FR의 영향을 입은 줄 어떻게 판정하는지 모릅니다. 딱 한 사람만 있으면 재단 전체에 이 밈 바이러스를 전파시킬 수 있어요. 그리고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우리가 무슨 짓을 하는지도 미처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재단이 무너져버린다고요. 이미 시작했을지도 모릅니다. 재단이 규모가 있으니 과정이 천천히 걸릴 뿐이죠. 그때에 우리가 뭘 어떻게 하겠습니까? 감염자 일체를 싸그리 도려나고 건강한 인원으로 일일이 대체하겠나요? SCP-198-FR이 인류 사회 자체를 대상으로 삼아서 역사상 최대 규모의 쇠망사가 시작되었을지, 그건 우리가 또 어떻게 증명하겠습니까?
- 마르Marr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