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시작]
하워드 박사: 좋은 저녁입니다, SCP-2287.
SCP-2287: 안녕하세요, 하워드 박사님. 무슨 일이신가요, 청각 실험이라도 더 하는 건가요?
하워드 박사: 그건 아니고, 오늘 밤에는 면담을 더 진행해 볼까 합니다. 예를 들자면, 원더테인먼트 박사에 대해 좀 더 말씀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SCP-2287: 오, 아하, 그렇군요,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말씀드리겠지만, 저는 실제로 그녀를 본 적은 없단 말이죠. 그야 저는 앞을 전혀 볼 수가 없으니까요.
하워드 박사: 그렇지만 그녀와 교류한 적은 있지 않습니까?
SCP-2287: … 누구랑요? 아, 원더테인먼트 박사요? 네, 대부분의 경우에는 굉장히 좋은 사람이었죠, 제 생각이지만. 그는 정말 미친 아이디어들을 많이 가지고 있었어요. 그러니까, 그가 저를 염두에 두고 있었던 점이, 뭐랄까 —
하워드 박사: 잠시만, 잠시만요. 처음에는 '그녀'라고 했고, 그 다음에는 '그'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SCP-2287: … 네?
하워드 박사: 처음에는 원더테인먼트 박사를 여성으로, 그 다음에는 남성으로 지칭하지 않았습니까.
SCP-2287: 어…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는데요? 그러니까… 원더테인먼트 박사가 실제 인물? 그게 무슨 소리죠? 저를 혼란스럽게 만드시네요.
하워드 박사: 그렇지만 방금 실제로 그렇게 말씀하셨 — 아뇨, 죄송합니다. 아마 제가 잘못 들었겠죠. 제 실수입니다.
SCP-2287: 뭐, 좋아요. 아까는 완전 하나도 말이 안되는 얘길 하고 계셨다고요. 그런데도 늘 머리가 없다는 소리나 듣는 건 저라구요, 하!
하워드 박사: <목 푸는 소리> 글쎄요, 음, 아마 재단에서 충분히 오래 일하시고 나면, 완전히 말도 안되는 일들을 많이 보시게 될 겁니다. 그렇지만, 원더테인먼트가 뭔가 특별히 당신에게 의도했던 게 있었다고 분명 말씀하셨었죠?
SCP-2287: 오, 그쵸. 그렇네요. 그러고 보니, 기본적으로 기념일에는 특별한 테마 상품이 나온다는 걸 아시나요?
하워드 박사: 네…
SCP-2287: 그래서, 바로 제가 그 할로윈 특별 상품이랍니다. 이해하셨나요?
하워드 박사: 그게 다인가요?
SCP-2287: 네. 제가 듣기로는 원래 달콤 양을 할로윈 특별 상품으로 낼 예정이었다던데, 근데, 모르겠네요, 몇몇 회사의 쓰레기들, 임원들이 서로 싸우느라… 대충 무슨 느낌인지 아시겠죠? 저는 일종의 예비였던 거예요. 현관 앞에 저를 앉혀 놓으면, 제가 죽은 척을 하고 있다가 애들이 다가오면, 우워어어어, 하면서 저는 앉은 채로 걔들한테 팔을 흔들어 제끼는 거죠. 목 부분도 보여주면서요. 봐봐, 모두가 머리 없는 괴물이다, 그롸악, 그롸악… 거리면서 비틀거리고 다니는 거예요. 완벽하지 않나요. 원더테인먼트 박사의 머리없음 씨,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으스스한 할로윈 놀이!
하워드 박사: 알겠습니다. 그래서,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놀이" 역할은 잘 하셨나요?
SCP-2287: 글쎄요… 아마 그랬을걸요. 대부분은. 제 말은 그러니까, 네, 사람들이 절 잘 가지고 놀았다는 거죠. 끝내줬어요, 오해는 하지 마시고요! 하지만 정작 저 자신은 딱히 즐기진 못했죠. 저는 거기 앉아 있다가, 일어서서, 서있다가, 팔을 마구 흔들면서, 그게 다였어요. 그래도… 사람들은 무서워하고, 재밌어하기도 하고, 그리고… 그거면 충분하죠 뭐. 아니, 충분했죠. 여러분들이 절 잡아 가두기 전까지는. 이렇게 갇히지 않았으면 아마 더 나빠질 수도 있었을 것 같네요.
하워드 박사: 당신 자신은 놀이를 즐겼습니까? 그런 놀이가 그립나요?
SCP-2287: 네, 당연하죠. 제 말은, 서 있고, 앉아 있으면서, 사람들을 기다리는 건 좀 지루했지만, 할로윈에 모두의 반응을 듣는 건 정말 끝내줬죠. 사람들이 1년에 단 하루 동안만 무서운 걸 보면 재밌다고 하는 게 되게 웃기지 않나요? 아무리 여러 해를 살아보더라도, 오직 할로윈에만 사람들은 그렇게 무서운 걸 재밌다고 생각하죠.
하워드 박사: 혹시 당신이 유일한… 음, 유일한 기념일 테마의, 어…
SCP-2287: 저기, 그냥 "리틀 미스터"라고 하셔도 돼요, 저는 신경 안 쓰니까요. 그야 전 실제로 리틀 미스터인걸요?
하워드 박사: 알겠습니다. 그렇지만… 글쎄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약간 유치한 이름 아닌가 싶었습니다.
SCP-2287: 원더테인먼트 박사가 저희 이름을 그렇게 붙였는걸요, 그러니 그게 저희 이름이죠. 그렇지만 그러게요, 제가 유일한 기념일 테마 리틀 미스터예요. 처음에는 원더테인먼트 박사가 기념일 테마를 더 만들 생각이었는데, 제 기억으로는 그녀가 라마단Ramadan 씨, 마슬레니차Maslenitsa 양, 디왈리Diwali 씨, 속죄일Yom Kippur 양, 호그머네이Hogmanay 씨 같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어요. 그치만 결국 그녀는 이 중에서 아무것도 안 만들었어요. 오직 저만 만들어졌죠.
하워드 박사: 그 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SCP-2287: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그거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네요. 제가 상상해 보자면 아마 그는 저 하나만 있으면 더 재밌지 않을까 했던 거 아닐까요? 아니면 그냥 그가 기념일 상품에 대해 생각이 바뀌었던 걸지도 모르죠. 그는 생각을 꽤 자주 바꾸거든요. 허구한 날 서로 반대하기만 하는 임원이라는 멍청이들이 가득하니 그렇게 될 수밖에 없죠. 그래서 제가 할로윈 씨가 아니라,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으스스한 할로윈 놀이, 머리없음 씨! 가 된 거예요.
하워드 박사: 자기 자신이 무섭다고 생각하십니까?
SCP-2287: 저는 제 자신이 사람을 놀라게 하면서도 즐겁게 해준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무서워하면 제가 잘하고 있다는 뜻인 거죠. 하지만 요즘은 가면 갈수록 그게 힘들어지고 있어요. 박사는 1인 사업 중이니까요, 그녀는 요즘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안경을 쓰는지 모르는 것 같아요, 아니면 몰랐었든가요? 그리고 이런 식의 1년은 살 때마다 카메라 같은 것들이 제 효과를 완전 망쳐 놓는다구요. 그러니까, 저는 아직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으스스한 할로윈 놀이, 무시무시한 머리없음 씨! 기는 한데, 사람들이 자기 머리가 없어지는 느낌이 없으면 그닥 재밌어하는 것 같지는 않거든요.
하워드 박사: 저희가 당신을 발견했던 위스콘신에서 뭘 하고 계셨었는지 알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SCP-2287: 당신들이 저를 발견했던 곳이요? 음, 거기서 그 가족하고 몇 년 정도 지냈었죠. 아마 연속된 몇 해였다고 기억하는데, 확신할 수는 없네요…. 그리고 그중에서 몇 년은 확실히 겪어보지 못한 해였어요. 뭐랄까, 한 해를 처음 살아볼 때가 되면 뭔가 이상한 기분을 느끼잖아요, 그쵸? 그 몇 년간은 대부분 그런 식으로 낯설게 느껴졌어요. 아무튼, 같이 살았던 그 가족은 저를 거의 다락방에 놔뒀었죠. 다락방은… 뭐, 조용했죠. 그 사람들이 시끄러워질 때면 가끔은 아래층에서 소리가 들리기도 했는데, 대개는 조용했던 거로 기억해요. 거기 있으면서 냄새에는 꽤나 익숙해졌어요. 곰팡이라든지, 먼지라든지, 낡은 종이라든지. 철 파이프가 뜨거워지면 뭔 냄새가 나는지 혹시 아시나요? 대충 그런 느낌이었죠. 그 사람들은 할로윈만 되면 저를 아래층으로 데려갔다가, 할로윈이 지나면 다시 다락방에 처박아뒀어요. 그러다가 언젠가, 할로윈이 됐는데도 저를 내려주러 오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그해에는 못 내려갔어요. 그 해는 정말 완전히 처음 살아보는 해였어요. 내년, 내후년이 되어서도 그들은 저를 데리러 오지 않았어요. 그때부터는 슬슬 그 사람들이 걱정이 되기 시작했죠. 그래서 저는 아래로 내려갔는데, 아무도 없더라고요.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녀봤는데, 가구며 물건이며 그런 것들도 싹 다 없어져 있었고요. 아마 이사를 가버리고 저 같은 건 새까맣게 잊어버렸던 걸지도요.
하워드 박사: 그리고 그것 때문에 길거리를 돌아다니게 된 겁니까?
SCP-2287: 네. 몇 주 정도 기다려봤는데, 그러고 있다 보니 사람 몇 명이 현관 앞에 있는 문, 그러니까 보통 사탕 그릇 놔두는 곳을 열고 들어오더라고요. 모르는 목소리긴 했는데, 아무튼 그 사람들도 제 관객이긴 하잖아요? 그래서 다락방에 있다가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갔는데, 그 사람들이 말이죠, 음, 완전 겁먹은 거 같더라고요? 그러니까, 사람이 비명 지르는 건 원래 익숙한데, 그런 종류의 비명이 아니었어요. 그 사람들 중 한 명이… 뭐라 그러지, 쇠로 되어 있고, 손에 들고 다니면서 탕탕 하는 소리가 나면서, 뭔가 화학물질 냄새도 나고, 그러면 사람들이 다치는 그런 거?
하워드 박사: … 총 말입니까?
SCP-2287: 그렇죠. 그 사람들 중 한 명이 총을 들고 있었단 말이죠. 저는 그걸 그 여자한테 걸어가서 얼굴을 만져보려 할 때까진 몰랐어요. 이건 그닥 좋은 생각은 아니었던 것 같긴 한데, 아무튼, 저는 솔직히 그때 좀 외로웠거든요. 그리고 저는 그녀가 저랑 살던 가족 중 한 명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어요. 그러니까, 네, 그걸 먼저 물어봤어야 했는데, 저는 그때 외로웠고, 누군가 있다는 거 때문에 흥분해 있기도 했고, 그리고 그 누군가가 제가 아는 사람일 거라고 지레짐작해 버렸던 거죠. 그치만 그게 아니었어요, 사방에서 비명, 그것도 나쁜 비명을 질러대면서 총성이 울려퍼졌죠. 즉, 전혀 재미있는 일이 아니었다는 거죠. 그러다 보니 그 사람들 중 한 명이 바닥에 쓰러져 있었고, 이상한 냄새가 나더라고요. 그 말은 그 사람은 죽었단 거겠죠. 그렇죠? 아무튼 사람 한 명이 죽었고, 다른 사람들은 달아났어요. 그런데 그 사람들이 도망을 가면서 현관을 열어놓은 채로 가서, 저는 밖으로 나갈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저는 길을 걷고 있었는데, 제 주변에는 차들이 다니다가 서로 막 빵 빵 경적을 울려대면서, 차들끼리 와장창 소리도 내고, 유리도 깨지고, 그러고 있더라고요.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비명을, 그러니까 이것도 나쁜 비명이었죠, 비명을 질러대고 있었죠. 근데 저는 이때 집 근처에 공원이 보통 있다는 게 기억났어요. 아마 공원에 가면 제가 숨어 있을 덤불이든 물건이든 있을 거고, 거기 숨어 있으면 문제 없이 지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공원에 숨어 있었죠. 숨어 있으면서 생각이 났는데, 혹시 원더테인먼트 박사한테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녀는 물건을 고칠 수도 있고, 집에 있던 그 사람이 안 죽도록 도와줄 수도 있고, 뭐가 잘못됐던 건지, 그리고 저랑 살던 가족은 어디로 가버린 건지 알아내는 것도 가능할 테니까요. 아니면 절 데려갈 다른 누군가를 찾아줄 수도 있고요? 그리고, 엄, 당신들이 저를 찾은 게 그때였죠? 당신들은 그녀가 보낸 게 아니죠?
하워드 박사: 아, 예, 경찰 보고를 좀 가로챘습니다.
SCP-2287: 오.
하워드 박사: 왜 집으로, 다락방 안으로 돌아가시지 않은 겁니까?
SCP-2287: 음. 이건 좀 당황스러운데요. 저는… 제가 길거리에 나갔을 때 말이죠, 그 차들이 제 주변이 다닐 때 말이에요. 조금 길을 헤매기는 했어요. 완전히 방향을 잃었죠. 집이나 정원보다 큰 곳은 익숙하지 않았단 말이죠! 만약에 그렇게 사람들이 많이 비명을 지르고 차끼리 부딪히고 그러지 않았으면, 아마 집을 다시 찾을 수 있지 않았을까요. 그치만 그때는 저도 완전 패닉 상태가 돼서 말이죠, 그래서 건물이 아예 없는 것 같이 들리는 곳으로 간 거죠.
하워드 박사: 아, 이해했습니다. 그리고 왜 다락방에서 더 빨리 나오시지 않은 겁니까?
SCP-2287: 그야, 그 전에는 현관이 열리지 않았었으니까요.
하워드 박사: 아뇨, 그게 아니라, 왜 그렇게 다락방에서 한참을 기다리고 나서야 밑층으로 내려가신 겁니까? 오랫동안 다락방에 혼자 남겨지고, 뭔가 잘못됐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나서야 다락방에서 나오셨잖습니까?
SCP-2287: 아하. 글쎄요, 그때는 그걸 별로 신경쓰지 않았던 것 같네요. 저는 그저… 생각하고 있었어요. 다락방은 엄청 조용했고, 냄새는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어요. 생각에 잠기기 좋은 곳이었죠. 기다리는 동안에 저는 자주 생각에 빠져 있고는 하거든요. 달리 할 게 별로 없으니 말이죠.
하워드 박사: 무슨 생각을 하고 계셨습니까?
SCP-2287: 그냥… 여러 가지요. 보통 하는 생각이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나라는 존재는 무엇인지. 구체적인 생각은 아니네요, 제가 보기에도.
하워드 박사: 그렇지만… 3년 동안이나요?
SCP-2287: 그랬죠? 뭔가 문제라도 있나요?
[기록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