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2585 탐사기록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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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 B
1987년 ██월 ██일

1987년까지 SCP-2585가 활성화된 보고가 없다가, 87년에 등반객 세 명이 사망했다. 이로 인하여 변칙존재의 정체를 확실히 알기 위한 재탐사가 계획되었다. 최초 탐사와 마찬가지로 등반 경험이 있는 재단 인력 세 명(P, J, L)으로 이루어진 탐사팀이 꾸려졌다. 등반 장비와 산소통에 더하여 보다 정교한 녹화/녹음 장치와 베레타 81 피스톨 세 정이 탐사팀에게 지급되었다. 이번에도 아브루치 돌출부가 등반 경로로 선택되었다.

[캠프 C 이전의 등반 기록은 기록의 간결화를 위해 생략하였다.]

P: 베이스, 캠프 D로 올라가기 시작하고 있다. 아직 변칙 사항 없음.

베이스캠프: 팀 상태는 어떤가? 뭐든지 보고하라.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모두.

뭐라뭐라 대화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바람소리에 묻혀 잘 들리지 않는다.

P: J가 손가락이 곱다고 한다.

베이스캠프: 그게 다인가? 고산병, 동상, 그런 건 없나?

P: 없다. 위 아 올 그린 히어.

베이스캠프: 좋다. 그쪽에서 뭘 찾을 때까지 우린 닥치고 있겠다. 새로운 건 뭐든지 보고하라.

P: 라저. 아웃.

21분 동안 침묵.

P: 뭔가 찾았다, 베이스.

베이스캠프: 무엇인가, P?

P: 지형이 달라졌다. 예전에 K2를 올라본 적이 있는데, 이 능선은 북향이지 남향이 아니다.

베이스캠프: 루트는 올라갈 수 있겠나?

P: 그렇다. 하지만 루트를 따라가서 폴란드 라인으로 이어진다면, 이 날씨에 올라갈 방법은 없다.

베이스캠프: 라저 댓, P. 루트가 등반 불가할 경우 확실히 돌아오도록.

P: 이해했다, 베이스. 아웃.

11분 동안 침묵.

P: 베이스?

베이스캠프: 듣고 있다, P.

P: 루트가 탑상빙괴1로 막혀 있다.

베이스캠프: 잘 못들었다, P?

P: 탑상빙괴. K2가 빙괴로 악명높은 산인 건 알지만, 여기에 빙괴가 있어선 안 된다…. 사실 지금 "여기"가 어디인지도 모르겠지만, 이놈들이 여기 있으면 안 된다는 건 확실하다.

베이스캠프: 그럼 루트를 지나갈 수 없다는 건가?

P: …그렇다. 만약 저걸 타고 올라가려고 시도했다가는 분명히 눈사태 아래 깔리고 말 것-미친 씨발!

커다란 우르릉 소리와 쾅쾅 소리가 들린다.

베이스캠프: P? 응답하라!

P: 우린 괜찮다, 베이스. 빙괴의 일부분이 붕괴했다. 우리가 맞지는 않았다. 모든 것이 괜…

베이스캠프: P?

P: …여기, 저…게 우주복을 입고 있다.

베이스캠프: SCP-2585-1이 있는가? 무엇을 하고 있나?

P: 아무 것도 안 하고 있다. 그냥 우리 머리 위로 10미터쯤 위에 있는 산토가리2 근처를 둥둥 떠다니고 있다. 거의 거꾸로 뒤집혀 있는데, 그냥 암붕에 매달려 있다. 그리고 우릴 쳐다보고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얼굴은 그냥 시커멓게 되어서 들여다볼 수 없다.

베이스캠프: 탐사팀은 괜찮은가?

P: 모두 괜찮은 것 같다.

베이스캠프: 정말 괜찮은 것 맞나, P?

P: 난 아이거,3 안나푸르나4에도 올라본 적이 있고 K2는 이번으로 세 번째 올라와 본다. 저런 우주비행사 같은 건 날 겁먹게 만들 수 없다.

베이스캠프: 알겠다. SCP-2585-1을 계속 관찰하면서 뭔가 변화가 있으면 우리에게 알려라.

P: 라저, 베이스. 그냥 저기 떠 있을 뿐이다. 내가-잠깐만 있어 봐.

베이스캠프: P?

P: 우리한테 손을 내밀고 있다. 손가락을 펼친 채 손바닥을 우리 쪽으로 향하고 있다. 우리한테 닿으려고 하는 건지 다른 목적이 있는지 잘 모르겠…

베이스캠프: P, 들리는가?

P: 탑…탑상빙괴들이 움직이고 있다. 빙벽이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베이스캠프: 물러나라, P. 임무 방폐한다, 물러나라!

P: 후퇴하겠다, 베이스 - 스탠바이!

5분간 침묵.

P: 독립체와 탑상빙괴가 보이지 않는다, 베이스. 모두… 음, 아직 살아있다.

베이스캠프: 뭔가 달리 보이거나 들리는 거 없나?

P: 안개가 보이고 바람소리가 들린다. 폭풍이 더 심해지고 있다. 임무는 확실히 방폐된 것인가, 베이스?

베이스캠프: 그렇다. 자네들이 거기서 더 올라가 봤자 얻을 게 없다.

P는 대답이 없다.

베이스캠프: P?

억누른 비명소리 비슷한 소리가 들리는데 음원은 불확실하다. 그리고 신호가 소실된다.

P, J, L은 45분 뒤 하산을 마치고 발견되었다. P는 신체적으로 괜찮았고(주위 환경으로 인한 문제가 좀 있었지만 영구적인 신체훼손은 없었다), J는 동상으로 인해 발가락 세 개를 잘라내야 했다. 그리고 L은 K2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이 없었다.

P와 J의 증언에 따르면 하산 중에 SCP-2585-1과 다시 조우했으며, 베이스캠프와 수차례 교신하려 했으나 응답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신호가 소실되기 전에 들린 "억누른 비명소리"는 SCP-2585-1을 본 J가 내지른 소리였다. SCP-2585-1이 재출현한 걸 제외하면 하산 중에 발견한 더 이상의 변칙 사항은 없었다.

그러나 녹화된 영상을 분석한 결과 변칙성이 발견되었다. 탐사팀은 SCP-2585-1의 얼굴을 덮은 판이 불투명하다고 보고했지만 영상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SCP-2585-1의 얼굴판은 가시광 대역에서 여러 색조와 밝기의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 가끔 이 빛이 인간의 얼굴과 유사한 상을 형성하거나 디지털 기계의 하이라이트된 부분과 유사한 프랙탈 집합을 만들어낼 때가 있었다. 보다 면밀히 분석한 결과 인간 얼굴 상과 프랙탈 상이 동시에 보이는 때가 있었다. 이때 두 상은 얼굴판 뒤의 공간을 "공유"하거나 또는 상 자체가 "결합"된 것으로 보인다(후자는 사람 얼굴에 몹시 고통스러울 것이다). P와 J는 이런 모순점을 해명하지 못했다. 그런데 K2 위에서 일어난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한 L이 영상을 확인하자 비명을 지르고 몹시 고통스러워하여 진정제를 놓아야 했다. 그러나 사태가 진정된 뒤 L은 왜 자기가 비명을 질렀는지 설명하지 못했고, 영상을 다시 봤을 때는 멀쩡했다.

탐사 중 K2 위에서 관찰된 지형 변칙은 SCP-2585가 사라진 뒤에야 확실한 증거를 담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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