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2666-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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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 2020년 8월 12일 현재 제1차 아라바 계획은 진행 중입니다.




일련번호: SCP-2666-JP

등급: 케테르(Keter)

특수 격리 절차: 제298기지 좌표를 중심으로 반경 10km를 레드존 2666-JP로 지정한다. 레드존 내부에 임시 기지를 건설하고, SCP-2666-JP 담당 직원과 기동특무부대 엡실론-4 ("빈 상자[空の箱]") 를 배치한다. 그 밖의 인원은 배치를 일절 금지한다. 해당 개체의 흄 수치를 항상 담당 직원이 감시하며, 수치가 크게 변동했다면 지체없이 특수대응반 ("슈피리어[スペリオル]") 및 엡실론-4가 레드존의 지정 좌표에 SRA 패널을 설치하여 확장을 저지한다.

재단 직원이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SCP-2666-JP 관련 정보는 담당 직원, 특무부대, 특수대응반, 기타 특례 보안 인가를 취득한 직원만이 열람할 수 있다. RAISA 데이터베이스와 SCiP 네트워크에서 제298기지 관련 데이터는 모두 정상 기능 중인 것처럼 변조한다.

설명: SCP-2666-JP는 제298기지 좌표를 중심으로 발생하는 변칙공간 및 그 안의 호수[湖沼]를 통틀어 이른다.

현재 제298기지 인원 전체, 그리고 격리하던 개체들의 소재는 모두 불명이다. 제298기지는 주로 현실조작 및 흄 수치 변동에 관련된 개체를 20개 보유하던 격리시설이었다. 이 중에는 현실조정자로 지정된 개체도 하나 있었다. 2020년 6월 10일 제298기지 상의 흄 수치가 대폭 변동하는 현상이 주변의 관측 지점 10곳 및 다른 기지 7곳에서 포착되었는데, 이것이 해당 개체가 기원한 시점으로 추정된다. 이후 2020년 6월 15일 제298기지는 제어 불능 상태로 판정되었으며, 관측 데이터를 변조하고 관찰 관계자의 기억을 모두 소거 처리했다.

SCP-2666-JP의 영향 범위는 현재 제298기지 좌표를 중심으로 반경 7.4km의 구역이다. 해당 범위는 제298기지 좌표 근처에서 흄 수치가 비정기적으로 변동할 때 더 넓어진다고 확인되었다. 이 범위로 지적 생명체 (이하 "대상자") 가 진입한다면, 대상자는 SCP-2666-JP 속 다른 좌표의 육지로 이동한다. 이동 시 대상자가 직접 지니고 있었던 장비는 같이 이동하지만, 타고 있던 탈것 등 그 밖의 물체는 대상자를 따라가지 않고 그곳에 그대로 남는다. 해당 공간의 풍경은 항상 똑같이 안개에 싸인 유백색 호수가 펼쳐진 모습이다. 대상자가 호수 속으로 들어갔을 때 SCP-2666-JP가 활성화한다.

호수가 활성화되면 고농도의 기억인자1가 수면으로 떠오른다. 해당 인자가 함유하는 기억 표상(表象)들은 대개 지적 생명체에게서 나온 것으로, 이 때문에 호수 속으로 들어간 대상자는 그 모든 기억들을 체험하게 된다. 그 결과 대상자 대부분은 감정 반응이 연이어 붕괴하며 조현병과 비슷한 증상을 나타낸다. 이때 호수 안에서 다리를 계속 움직이지 않는다면 흙바닥 속으로 가라앉아 버리지만, 이 증상 때문에 결국 대상자는 호수 밑으로 파묻힌다. 부구(浮具)나 현장에서 건조한 뗏목으로 대상자를 수색하는 작업은, 기억 체험으로 사고 능력이 저하되어 직원이 실신해 질식하거나 호수의 폭이 급격히 변동하면서 좌초되는 사례가 있었던 관계로 불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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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P-2666-JP


이하는 SCP-2666-JP 탐사 기록, 아라바 계획 입안서, 그리고 계획 승인 이후 추가 탐사 기록이다. 현재 아라바 계획의 진행 여부는 윤리위원회 승인 대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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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사 영상 기록 서문

    날짜: 2020/06/13

    탐사자: D-442K

    탐사 대상: SCP-2666-JP

    목적: SCP-2666-JP 최초 정찰.

    비고: 탐사 과정은 웨이블러 박사가 감독하였다. D-442K는 재단 지정 표준형 탐사 장비를 갖추고 탐사에 돌입했다.


    [기록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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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442K 촬영.

    웨이블러: 여기는 웨이블러, D-442K 응답하라.

    D-442K: 박사님. 지금 설명 들었던 그곳으로 들어왔습니다. 안개가 자욱해서 주위가 안 보입니다. 일단은 호수라든가 나무가 보이네요.

    웨이블러: 그렇군요. 그럼 호수 주변을 탐색해 주시겠나요?

    D-442K: 알겠습니다.

    D-442K가 호수 주변을 탐색한다. 주변 환경은 호수가 출현하면서 지형이 일부 바뀌게 된 부분은 있으나 제298기지 주변 기록과 97% 일치한다. 제298기지 좌표의 반대 방향으로 진행하였으나, D-442K는 해당 공간을 탈출하지 못한다.

    D-442K: 호수로 돌아왔네요. 저기 박사님, 저 이곳에서 거기로 못 돌아가는 겁니까?

    웨이블러: 지금으로서는 알 수가 없습니다. 당신이 노력해서 돌아올 수 있을지도 모르죠.

    D-442K: 이번 일만 끝나면 이런 병신같은 짓거리는 해방시켜 준대서요. 꼭 부탁드립니다.

    웨이블러: 저희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호수의 모습은 어떤가요?

    D-442K: 딱히 처음 볼 때랑 달라진 건 없네요.

    웨이블러: 그렇습니까. 그러면 물 샘플을 채취해 주시겠나요?

    D-442K: 아아, 알겠습니다.

    D-442K가 호수 물의 샘플을 채취한다. 이후 현지 조사 결과 호수 속으로 진입하지만 않는다면 물이 띠는 변칙성은 없다고 확인되었다.

    웨이블러: 고맙습니다. 확인차 질문드립니다만, 주변에 출구로 보이는 데라든가 건물 같은 걸 발견하실 수는 없었나요?

    D-442K: 아아. 아까 걸으면서도 말씀드렸지만 쭈욱 안개 속으로 수풀만 계속 이어졌어요. 돌아올 때는 숲속을 걸었던 거리보다 훨씬 짧기는 했는데.

    웨이블러: 그러면 거기 있는 호수에는 들어갈 수 있겠나요?

    D-442K: 잠시만 기다리세요. [5초 말 없다가] 아아, 물밑으로 발이 닿네요. 그러면…

    D-442K가 땅에 앉아 10초 동안 호수에 다리를 담근다. D-442K의 바이탈 사인에 이상이 발생하는 동시에, D-442K가 호수에서 다리를 빼낸다.

    웨이블러: D-442K?

    D-442K: [22초 말 없다가] [거친 숨소리] 정말 여기를 꼭 들어가고 그러라고요?

    웨이블러: 주변 환경에 변동점이 없으니 남은 길이라고는 그 호수밖에 없습니다. 호수로 들어갔을 때 바이탈 신호에 이상이 생겼던데, 무슨 일이었는지 설명해 주시겠나요?

    D-442K: [30초 말 없다가] 딸이었어요.

    웨이블러: 딸?

    D-442K: 목을 졸랐어요. 체온, 체취, 촉감, 의심의 여지가 없이 딸이었어요. 깨닫자마자 바로 저항해 봤지만 몸이 안 움직였는데, 다리는 움직여서, 그래서 다리를 뺐어요.

    웨이블러: 최대한 자세히 말씀해 주세요.

    D-442K: 호수에다 다리를 집어넣은 그 순간에 주위가 우리 집으로 바뀌었어요. 환각 같은 게 아니에요. 진짜로 우리 집이라니까. 우리 가족 집. 그러고 나서 앉아 있는 저한테 딸이 달려왔어요. 옛날 하던 것처럼 두 팔 벌려 안아주려고 그랬어요. 그런데 다리밖에 안 움직였어요. 그래서 그대로 딸한테 밀려 넘어졌어요. 분명히 딸이었다고. 그대로 애니2는 제 목을 자기 손으로 졸랐어요. 어린이 힘으로 그렇게 목이 졸릴 리가 없는데, 제 목이 그렇게 자그마한 손으로, 나올 수가 없는 힘으로 졸렸어요. 저항해보려고 그랬는데 다리밖에 안 움직이더라고요. 그때 겨우 호수에다 다리를 담갔던 게 생각났어요. 그래서 다리를 빼냈어요. 끝이에요, 그게.

    웨이블러: 그렇군요. 호수에 다리를 담그자마자 환각인가 뭔가가 생겨났다는 말이죠?

    D-442K: 아니 제가 박사님만큼 이 바닥 잘 알지도 못하는데 저도 잘은 몰라요. 해본 거래 봤자 괴물 먹이 줘봤지 이런 짓은 손도 못 대봤어요. 저, 저 여기 꼭 들어가야지 되는 겁니까?

    웨이블러: 그럼, 다른 탈출구를 찾아보시려고요?

    D-442K: 저, 는. [32초 말 없다가] [거친 숨소리] 앞으로, 밖에, 갈 수 없죠?

    웨이블러: 강제는 못 합니다. 육지에 계속 남아서 무슨 일이 생길지 알아보는 것도, 탈출구를 찾아서 방황하시는 것도 모두 좋은 방법이에요.

    D-442K: 갈게요. 앞으로 간다고요. 박사란 놈이 비겁하네.

    웨이블러: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보고할 게 또 생기시면 최대한 자세하게.

    D-442K: 로봇 같은 자식.

    D-442K가 호수에다 다리를 담그고 들어가고, 그대로 약간 빠르게 걸어들어간다. 12보를 걸었을 때 바이탈 신호에 다시 이상이 확인되고, D-442K가 그 자리에 멈췌선다. D-442K가 가라앉기 시작한다.

    웨이블러: D-442K?

    D-442K: 어이, 안 들려, 안 들린다고. 누구야 이건? 진짜로?

    웨이블러: 무슨 일입니까, D-442K? 보고하세요.

    D-442K: 바, 박사님. 기, 기억 소거 처리가 뭡니까?

    웨이블러: 말 그대로, 재단 직원이 혹시 악영향을 끼치는 기억이 생겨나면 제거하는 작업입니다. 왜 물으시는 건가요?

    이미 D-442K의 다리가 무릎까지 호수로 가라앉았다.

    D-442K: 그럼 왜 그걸 나도 받고 있어요?

    웨이블러: 방금도 한 적 없는 체험을 하셨죠? 그것도 한 적 없는 체험 중에 하나입니다. 환상이에요. 계속 앞으로 가거나 안되면 돌아오세요.

    D-442K: 아냐, 이게 그건. 그럼 왜, [거친 숨소리] 나한테 애니라는 딸은 있었나요?

    웨이블러: D-442K, 갈 수 있으면 앞으로 가시거나 아님 돌아와요.

    D-442K: 나, 몰라, 애니, 애니가 누구지, 박사, 박사 박사님! 나 몰라요. 그치만,

    웨이블러: D-442K. 앞이나 뒤로.

    D-442K: 내 딸은 내가 죽였는걸.

    D-442K가 완전히 물속으로 잠긴다. 이후 반응 없다.

    [기록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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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CP Foundation

      Official Documentation

      Project Arabah


      서론: SCP-2666-JP의 내부를 조사하고자 재단 직원들이 협력하여 조사 계획을 수립하였다. 이에 일부 연구물자 소형화, 장비형 이동수단 개발 등의 연구를 동시에 수행하였다.

      비고: 본 계획에서는 SCP-2666-JP 내부를 여러 차례 참사한 기록을 바탕으로 진입 인원 및 물자를 설정하였다. 자세한 내용은 "별지: 아라바 계획 인원 및 물품 평가" 참조.

      계획 내용: 현재까지 작성된 탐사기록 상에서 SCP-2666-JP의 내부 및 호수는 이하와 같은 변칙성을 띤다고 추정된다.

      1. SCP-2666-JP 안에서는 어떤 장비를 반입하면 촬영 및 통신 기능을 그대로 유지하는 채로 탐색 작업에 사용할 수 있으며, GPS 기능 또한 일부 정상 확인된다. 다만 이 "장비"의 범위는 불명이며, 또한 탈것은 변칙공간으로 옮겨지지 않는다.
      2. SCP-2666-JP에는 탈출구라 할 만한 지점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영향 범위에서 벗어나려 하면 GPS 위치가 몇 미터씩 진행했다가 후퇴했다가 하는 현상이 확인되었으며, 이 때문에 해당 장소는 일종의 환상 공간으로 추정된다.
      3.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인 공간 속 호수는 진입하자마자 정신조작, 실제 체험에 기반한 환각 증상, 기억 혼탁 등의 증세를 유발한다. 또한 호수 바닥은 토질이 다소 무르므로 계속 멈춰서 있다면 몸이 파묻히게 된다. 더 나아간다면 GPS 위치가 제298기지 좌표에 접근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4. 위 환각 증상 중에는 일부 기밀 정보 및 기억소거 처리로 제거했을 정보도 들어 있다.

      이상의 변칙성을 감안할 때, 실험에 D계급을 사용한다면 전문적 연구 자재를 취급하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현재 보안 인가 3등급 이상의 인원을 선발해 현장을 조사하도록 한다. 최종 목표는 제298기지 도달 및 상태 확인, 여건에 따라서는 변칙물품을 이용한 탈출구 확보 등으로 한다. 한편 인원 및 장비를 회수하기 어려우므로 선발 과정에는 1개월가량이 필요하다.


      반입 자재 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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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윈스턴 휘발식 증류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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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크랜턴식 조작방지 간이 전개시설


      선발 결과: 2020년 7월 19일 직원 산발 과정을 마쳤다. 이하는 해당 직원의 간단한 인사 평가 및 소감이다.

      • 웨이블러 박사

      보안 인가 4등급. 현 SCP-266-JP 담당자. 여러 분야 및 제298기지 등 여러 기지에서 근무한 바 있으며, 이번에 투입하는 장비에도 사용 경험을 일정 이상 축적하였다. 정서반응 면에서는 자제력도 높으며 인지저항 계수도 15를 기록했다.

      [해당 인물의 인사 평가 및 소감의 나머지 부분은 검열함]

      한편, 실제로는 웨이블러 박사 한 명만이 운반하기 어려운 장비를 나를 수 있도록 D계급 1명을 먼저 SCP-2666-JP로 배치하였다.

      계획 실행일은 2020년 7월 26일로 예정되었다. 또한 결과에 따라 제2차, 제3차 계획을 실시할지 검토 중이다. 제2차, 제3차 계획은 현재 윤리위원회가 개입하여 평가 대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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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차 보고 2020/07/29

        보고드립니다.

        윈스턴 휘발식 증류장치로 호수 물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미약한 불명의 기억인자를 다량 감지해 냈습니다. 해당 인자들이 앞서 알려진 체험을 동반하는 환각 증세 및 기억 혼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한 기억인자 내에 재단의 기밀 사항이 함유된 것으로 보아 이 호수는 가라앉은 생명체의 기억을 참조하여 기억인자를 산출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가설이 사실이라 한다면 제298기지에는 더 이상 재단 직원이 남지 않았을 공산이 큽니다.
        또한 이 호수가 현실 조작을 거쳐 출현했다고 가정한다면, "제298기지 좌표로 다가가지 마"라는 인위적·작위적 목적으로 현실 조작을 감행했을지도 모릅니다.

        결론적으로 298기지에서 격리하던 현실 조정자의 손으로 이 공간이 생성되었다고 저는 지금 생각하고 있습니다.

        간접 조사는 계속 실시하겠습니다.

        제2차 보고 2020/07/31
        첨부파일: [데이터 손상]

        보고 올리겠습니다.

        이번에는 보고가 주목적은 아니고, 지원 물자를 추가 요청하고자 합니다.
        현재 윈스턴 휘발식 증류장치를 중심으로 다양한 조사 기기를 활용해 SCP-2666-JP의 호소를 연구해 보았습니다. 그러나 연구 결과 유효한 작용을 거두었던 장치는 윈스턴 휘발식 증류장치뿐이었습니다.

        이런 관계로 기억인자를 더욱 자세히 조사할 수 있도록 엑켈캄프식 조사기구를 소형화해 추가 지원해 주시기를 요청합니다. 더불어 식품이나 음료수 들도 더 보내 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첨부파일에 최종 조사 결과와 제 소견을 기술해 놓았으니 참조 바랍니다.
        더 괜찮은 답장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불명 2020/08/02
        첨부파일: 1개

        이게 뭡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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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Y909, 엘리미터 873, 아드라스 124, 플루엔 295, 거버너스 676 등등 목록에 없었던 물건이 제 장비에 섞여 있죠?
        더구나 거버너스 67은 전문의약품이라 반출하려면 약품부에서 허가해야 할 텐데.

        혹시 처음부터 그럴 작정이었습니까?

        거버너스 67을 무단 반출했다는 핑계만 있으면 처리해 버리긴 식은 죽 먹기겠죠. 그렇다고 제가 절망해서 여기서 순순히 개죽음당할 거라고는 당신들도 생각하지 않았을 겁니다. 게다가 저한테는 298로 가야만 할 책임이 있다는 사실도 분명히 당신들은 모두 아셨겠죠.

        혹시 연락이 오지 않는 건 이유가 뭡니까? 보고를 올려도 답장 한 번 없는 건 저한테 이 길밖에 없다고 똑똑히 보여주려는 겁니까?

        당신들은 역시 그때나 지금이나 바뀐 게 없군.

        제3차 보고 2020/08/06
        첨부파일: 1개

        "연락을 보내지 못하는 상황"일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한번 지원 물자 요청 및 호수 연구로 밝혀진 내용 등을 보고합니다.
        첨부파일을 참조해 주십시오.

        제4차 보고 2020/08/08

        저희로서는 더 이상은 당신들의 결정, 당신들의 의사만 기다리기는 물자 면에서도 정신적으로도 어려워졌습니다.

        이제 이렇게 된 이상 저는 원래 세계에서 아침 해를 맞이할 순 없겠군요.
        하늘에 뜬 달과 별을 보며 경탄을 내뱉기조차 허락되지 않겠죠.

        그래도 저는 계속 나아가겠습니다. 이것이 저한테 주어져야 했던 일이라면.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군요.

        2020년 7월 30일 ~ 8월 10일 기간에 이상의 보고를 수신해야 할 기지는 제298기지의 변화를 감지한 혼돈의 반란 및 뱀의 손에게 연이어 공격받느라 답장을 보내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더불어 아라바 계획 자체가 유의미한지 의문이 제기되어 윤리위원회가 회의를 열어 해당 계획을 검토하였고, 이 회의에서 계획을 더 이상 진행하는 의미가 없다는 판단을 도출하였다.
         
        또한 이윽고 뱀의 손 일부 일원을 구속 조사한 결과, 아라바 계획 관련 기밀문서의 사본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밝혀졌다. 상기한 습격은 이것이 원인이 되어 이루어졌다고 추정된다. 자세한 정보는 이하의 특례 인가를 보유해야 열람할 수 있다. 한편 문서의 유출 경로는 보유하던 일원들이 구속 중 사망하였으므로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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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생 시작]

          웨이블러: 통신장비 전원에는 한계가 있으니까 짧게.

          웨이블러: 나는… [18초 말 없음] 아아, 미안합니다, D-442K. 제 탓이었어요. 마음대로 놀리셔도 상관은 없습니다. 아무튼, 저는 그만 갈게요.

          웨이블러: 벌써 10시간은 넘게 걸었습니다. 가끔 호수 한복판에서 나오는 땅에서 몸을 쉬어가기는 하지만, 체력보다는 정신력이 더 크게 소모됩니다.

          웨이블러: 그쪽에서 연락이 오지 않고 벌써 일주일쯤 지났으려나? 내가 받은 장비 중에 그런 약들이 섞여 있었을 때부터 [10초 말 없음] 알고 있었어요. 이것이 내 임무고 이것밖에 나한테는 없다는 걸.

          웨이블러: 앗, 메리8 아냐. 그때는 미안했어. 그 개체가 날뛰는 기지에다 두고 가버렸으니. 나도 괴로웠어.

          웨이블러: 또 두고 가는 거냐고? 그래. 이것도 일하는 거라서. 나아갈 수밖에 없어.

          웨이블러: 그래도 그 약 덕분에 아직은 여유가 있으니 고마운 일이군요.

          웨이블러: 오랜만이네요, 아논 쌤9. 저를 보호해 주시다 쌤이 돌아가시고 마셨죠.

          웨이블러: 그러니까, 쌤하고는 달라져 달라고요? 하하, 농담은요. 그때 이것이 재단 직원이다, 다시 하는 것이란 없다, 그렇게 가르쳐 주셨잖아요.

          웨이블러: 아직 제298기지는 안 보입니다. 하지만 뭐랄까, 주변 풍경은 안개와 숲만 자욱하던 모습하고는 달라지려고 하군요. 영상 데이터를 첨부해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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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이다.

          웨이블러: 오랜만이야, 코니10. 딸은… [16초 말 없음] 건강, 하지.

          웨이블러: 그런가, 이제 우린 남남이었지. 그만 해, 뭘 식칼 같은 걸 꺼내고 그래. 내가 무슨 강도로 보여?

          웨이블러: 그렇게 보인다고? 그럼 그대로 날 찔러 줘. 그래, 내가 나빴어. 당신까지 끌어들여 버렸으니까. 여기 발을 너무 깊숙이 들인 건 나였는데, 아이를 가지자는 말을 하지 말 걸 그랬어.

          웨이블러: [17초 말 없음] 아드라스, 투여합니다.

          웨이블러: [거칠어진 숨소리] 역시, 사랑하는 사람에게 타인 취급받으면 가슴이 아파.

          웨이블러: 하지만 아직, 다리는 움직이니.

          웨이블러: 넌… [20초 말 없음] 그, 렇구나. 쌤의 아들이라.

          웨이블러: 너도 재단에서 일했어? 무려 제298기지에서 근무한다니 굉장한걸. 거기는 일종의 엘리트만 받아주는 곳인가 봐.

          웨이블러: 나한테 복수하고 싶어서 노력했다고? 동기는 불순해도 너, 쌤 닮아서 노력의 천재였구나.

          웨이블러: 제298기지에 도착하더라도 나는 아무것도 얻지 못할까? 그럴지도 모르겠네. 하지만 이것도 일이라서 말이지. 나는 일이라면 자부심은 충만하니까. 충만해야지, 꺼트릴 수는 없지.

          웨이블러: 미안, 나 그만 갈게.

          웨이블러: 그렇네, 아마. 내 기억을 가지고도 이 호수는 인자를 만들어내나 보네요. 이것만은 틀림없습니다.

          웨이블러: 게다가 그것만도 아니에요. 나한테 특히 효과가 세게 오는, 그런 것만 이 녀석은 보여주고… [29초 말 없음] 지금은 또 이름 모를 D계급한테 거짓말쟁이라고 왕창 깨지고 있네요. 아마 이 사람은… 그래, 내가 오기 전에 여기다 장비를 가져다줬던 걸까.

          웨이블러: 기억이 혼탁해질 때가 점점 더 자주 찾아옵니다. 하지만 내가 아직 나인 줄은 인식하고 있어요.

          웨이블러: 그래서 별 문제는 없습니다. 만…

          웨이블러: 더 이상은 진전을 기대할 수 없으니, 이번엔 이만 연락을 마쳐야겠네요.

          웨이블러: 피곤하지만 아직, 걸을 수 있습니다.

          [재생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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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98기지에 겨우 도착했습니다.

          제298기지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모습도 그대로네요.

          하지만 여기는 저희가 상정하던 그 모습하고는 이제 전혀 다릅니다.

          제298기지에는 이제, 격리가 사라졌습니다.

          모든 개체들이 직원들과 어우러져 삽니다. 옛날의 그 살벌한 풍경은 없어졌어요.

          아직 아내가 폭주하던 게 이제 이해가 되네요.

          한때 저는 여기서 일했습니다.

          한때는 잃어버렸던 것을 되찾아오겠다는 꿈을 꾸었죠.

          하지만 개체는 개체로 취급할 뿐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20년, 마음을 억눌러 왔습니다.

          그때, 20년 전에 아버지였던 내가 저기서 웃고 있습니다.

          지금 제가 잃었던 것과 손을 맞잡고 웃습니다.

          호수 속에서 필사적으로 방황하던 중에, 심신이 헛되이 쓰러지는 꿈을 꿨습니다.

          내가 버려두고 있었던 수많은 것들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마지막의 이 광경만은 너무했어요. 짖궂네요.

          내가 버려뒀던 모든 것이 지금 제298기지에 있습니다.

          내가 지키고 싶었던 모든 것이 지금 제298기지에 있습니다.

          엘리자의 손을 빌어서 또 다시 내가 이것들을 버려야 한다고 말할 수 있나요?

          그런 건 참지 못하겠네요.

          이렇게나 행복한 생각은 잊고 싶었습니다.

          이미 다리가 움직이지 않네요.

          그렇다면, 여기가, 내가 죽을 곳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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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오셨어요,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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