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295-KO

특수 격리 절차: SCP-295-KO는 제44구역의 노천 주기장에 보관한다. 일반적인 강우 정도를 벗어난 악천후 상황이 예보되었을 경우 기지 이사관 재량에 따라 방수포를 덮거나 빈 대형엄체호에 수용할 수 있다.

SCP-295-KO의 격리 공간에는 재단 표준 원자로 취급 기준에 따른 안전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 방출 방사선량과 핵물질 누출 여부를 계속 감시하고, 개체에 접근하는 인원은 방사능 차폐 보호복을 갖춰야 한다. 격리팀에는 반드시 사육사 및 수의학자가 참여해야 하며, SCP-295-KO가 공격성을 발휘하거나 격리 영역을 이탈하지 않도록 전문적인 관리를 제공해야 한다.

SCP-295-KO의 과거 격리 절차 및 관련 기록은 보존되어야 한다. 만약 SCP-295-KO가 격리를 벗어나 장기 체공에 들어갈 경우, 과거 절차를 복구하여 SCP-295-KO의 항로를 지속 감시하고 주변의 위협 요소를 배제하며 대응해야 한다. 어떠한 경우에도 민간 피해가 예상되는 구역 및 공역에서 SCP-295-KO가 파괴되어선 안된다.

기능 유지를 위한 연료 및 수리부속 재보급은 거의 영구적으로 불필요하다.
현시점에서 예상되는 다음 수리 주기는 기원후 1,306,600년이다.


설명: SCP-295-KO는 냉전기 소비에트 연방이 개발한 핵추진 전략폭격기이다. 적성 세력의 감시 자산과 방공망을 회피하며 핵무기를 투발하기 위해 SCP-295-KO에는 다수의 변칙 장비가 적용되었다. 이를 위해 소련군 총참모부 정보총국 정신전자공학부서(이하 P 부서)가 개발 과정에 관여한 것이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되었다.

SCP-295-KO는 딱 1기만 시험 목적으로 제작되었으며, 프로젝트의 실패로 인해 자매기나 후속기는 제작되지 않았다. 해당 단일 기체는 현재 재단이 확보하여 기동항공대 관리 하에 있으며, 호주 제44구역에서 격리하고 있다. 관련 자료는 상당수가 소비에트 연방에 의해 말소 처분되었으며, 이하 정보는 투폴레프 설계국 출신의 전향 기술자로부터 수집된 진술을 토대로 다양한 정황과 부가적 자료들을 통해 재구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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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폴레프 Tu-95 폭격기의 공개된 설계 자료를 기반으로 제1항공정비창에서 작성한 SCP-295-KO의 역설계 도면.

1961년, 투폴레프 설계국은 자사의 주력 전략폭격기 기종인 Tu-95를 개조하여 핵추진 실험기 Tu-119를 개발했다. Tu-119가 단순히 원자로를 항공기에 탑재 운용해보는 단계에 그쳤는지, 추진체계로 실제 열핵제트 엔진을 적용해보는 수준에 이르렀는지는 불명이지만, 1969년 마지막 시험비행에 이르기까지 투폴레프 설계국에선 다음과 같은 문제사항을 도출해냈다.

  • 내부 공간이 잠수함보다도 협소하여 운용 인력의 활동이 제한되고, 그에 따라 비행 가능 시간을 작전 시간으로 온전히 활용할 수 없다.
  • 운용 인력의 안전을 위해 방사능 차폐 설비를 투자하면서 기체의 공허 중량이 늘어났고, 반대급부로 무장 탑재량이 줄어들었다.
  • 원본 Tu-95와 마찬가지로 소음이 강하여 피탐되기 쉽고 생존성이 낮다.

이러한 사유에 더하여 본래 핵추진 전략폭격기의 개발 목적이었던 적성국 본토에 대한 핵공격 능력이 이미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통해 확보되었으므로, 다소의 개발 성과를 거둔 것과 무관하게 Tu-119의 개발 계획은 취소되었다. 실험기와 관련 자료는 폐기되어야 했으나 정보총국 P 부서는 투폴레프 설계국에 접촉하여 해당 프로젝트의 재개를 남몰래 타진했다. P 부서가 제안하여 실제 적용까지 이루어진 개선 방안은 다음과 같았다.

  • 해석기관 기반의 초보적 아날로그 인공지능을 도입하여 기체 운용 전반을 무인화한다. 동력은 원자로에서 얻으며, 자동비행 기능과 공격 목표 설정 기능을 구현하고 외부로부터 투발 명령을 수신하도록 한다. SCP-1984와 연동하는 방안이 검토되었으나 시험 단계에서는 구현되지 않았다. 무인화를 통해 인원 피로에 의한 작전 시간 단축을 영구적으로 해결하였고, 방사능 차폐 요구도도 감소할 뿐더러 생활공간을 감축하는 만큼 더 큰 공간을 원자로 안전과 무장 탑재에 투자할 수 있었다.
  • Ж형 인식재해 형상 유동화 기적장치를 장착하여 SCP-295-KO의 외형을 적절한 동물로 위장시켜 적성 감시망을 회피한다. 마찬가지로 원자로에서 필요 전력을 얻으며, 에버하트 공명기를 통해 아라드로 전환하여 Ж형 장치를 구동시킨다. SCP-295-KO는 이륙 이후 소련 영공을 이탈할 때부터 알바트로스(Diomedea exulans) 등의 대형 조류로 위장하여 미국과 유럽 등지를 비밀리에 비행하는 방식으로 운용할 예정이었으며, 실제 시험비행에서 수차례 성공을 거두었다고 알려져 있다. 해당 기능은 인식되는 외형만을 변경시키므로 크기에 구애받지 않고 기능에도 지장을 주지 않으리라 예상되었다.

이렇게 변칙 기술을 이용해 개량된 Tu-119 2호기는 1969년부터 5년간 시험비행을 거쳐 안전성과 성능을 테스트했으며, 1973년에 이르러선 온전히 열핵제트엔진으로만 추진하여 지구를 일주하고 복귀하는 시험을 성공하는 등 큰 성과를 거두었다. 1973년 12월 말부터 투폴레프 설계국은 실전 능력을 최종 검증하기 위해 실제 핵탄두를 탑재한 채로 2호기의 시험 비행을 준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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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보 당시 무사히 착륙한 후 촬영된 SCP-295-KO.

1974년 1월, 소비에트 연방군은 Tu-119 계획을 후속 프로젝트까지 전면 백지화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프로젝트에 드는 비용이 막심한데 비해,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위시한 정상 핵전력에 비해 실질 효과도 핵위협 능력도 떨어진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용도 폐기된 Tu-119 2호기는 원자로와 핵탄두 및 변칙 장비들을 제거하기 위해 분해하기로 되어 있었다.

동년 1월 21일, Tu-119 2호기를 해체하기 위해 우크라인카 공군기지 주기장에 방문한 개발진과 감사진은 실험기가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잠시 후 활주로에서 불곰(Ursus arctos) 한 마리가 목격되었고, 불곰은 곧 이륙하여 남쪽으로 향했다.

몽골인민공화국, 중화인민공화국 영공을 거쳐 태평양으로 진출한 불곰은 곧 기동특무비행단 델타-61에 포착되었다. 이 불곰은 즉각 SCP-295-KO로 지정되었다. 이후 26년여에 걸친 기간 동안 태평양과 인도양 등지를 비행하며 장막과 지역 안전에 중대한 위험으로 작용했다.

당시 기동항공대는 SCP-295-KO의 위치와 진로를 24시간 감시해야 했으며, 대상이 민간에 목격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요할 경우 전술기를 투입하여 요격 기동1으로 진로를 공해 방향으로 돌리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동시에 SCP-295-KO의 정체를 추정하기 위한 연구도 수행되어야 했는데, 최초 포착 이전의 항적 기록을 확보하는데 끝내 실패하면서 무위로 돌아갔다. SCP-295-KO는 기타 비행체의 접근을 극도로 꺼려했으므로 접근하여 단서를 포착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1991년 소비에트 연방이 붕괴했다. 투폴레프 설계국에서 P 부서와의 협업을 담당했던 기술자 안드레이 ███ █████는 이 시기에 여러 과정을 거쳐 재단에 합류하게 되었는데, 기동항공대는 그의 진술을 통해 SCP-295-KO가 1974년 러시아에서 이륙한 Tu-119 2호기임을 파악할 수 있었다. SCP-295-KO가 항공기임을 알게 된 기동항공대는 — 비록 대상이 탑승자가 없는 무인기이지만 — 주기적으로 대상에게 교신을 시도하여 투항 및 착륙을 종용하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2000년 5월 3일, 호주 북부를 비행하던 SCP-295-KO는 돌연 고도를 낮춰 제44구역에 접근했다. SCP-295-KO는 평소와 달리 재단기들의 요격 기동을 대부분 무시하면서 R5 그레이트샌디 비행장 공역에 진입했으며, 몇 차례 시도 끝에 안전하게 착륙했다. 착륙 직후 SCP-295-KO는 활주로를 벗어나 인근의 초지에서 배회했다. 곧 격리팀이 대응하여 대상을 노천 주기장으로 이동시키는데 성공했다.


SCP-295-KO에 사용된 Ж형 인식재해 형상 유동화 기적장치는 P 부서에서 원래 차량이나 요인의 위장을 위해 개발되었으며, 요구 전력량의 문제로 소형화에 실패했기에 SCP-295-KO에 유용하고자 시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초기 개발 당시 입력한 육상동물의 데이터를 제거했을 때 자꾸 작동에 실패하자 해당 데이터들을 포함한 초기 버전에 일부 조류 정보를 추가하는 식의 임시 변통만 취한 채 SCP-295-KO에 장착되었다. 이 때문에 대상이 불곰의 외형을 취할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Ж형 장비는 연 단위 이상의 장시간 작동시 안전성에 대한 시험이 이루어지지 않은 장비였는데, 26년에 걸쳐 불곰의 형상을 취하고 있던 SCP-295-KO는 기적학의 기초 원리2가 잘못 작용하여 인지되는 겉모습 뿐만 아니라 그 실체까지 불곰이 되는 효과를 얻게 되었다. 이로 인해 SCP-295-KO는 신체 구조부터 점유 부피까지 완벽한 한마리의 성체 불곰과 같은 상태가 되었다. 연구 결과 SCP-295-KO는 세포 분열을 비롯한 신체 대사 활동까지 불곰과 일치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SCP-295-KO는 핵추진 전략폭격기로서의 기능을 모두 온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비행과 무장 투발 능력은 물론이고 원자로도 정상 작동하고 있으며, 불곰으로서의 생명 활동도 모두 원자로에서 발생하는 열량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SCP-295-KO의 3메가와트급 소형 원자로에 장입된 연료봉에는 각각 약 400kg의 농축 우라늄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대략적으로 계산3해봐도 SCP-295-KO가 생물로서는 거의 영구하다 표현할 수 있는 시간을 생존할 수 있을 것으로 추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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