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3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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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P-3171의 줄기들.

일련번호: SCP-3171

등급: 안전(Safe)

특수 격리 절차: 확인된 SCP-3171 전체가 서식하는 초원은 재단의 소유지로 계속 유지한다. 구역 내에 카메라들을 설치하고 이를 경비원이 24시간 감시한다. 또한 구역 도처에 원격통제 가능한 전방향 스피커들을 설치한다.

연구진은 SCP-3171을 일주일마다 찾아가 기부(基部)의 열매혹 속 액낭에 모인 액체들을 채집한다. 이 과정 중에 SCP-3171에게 지나치게 접촉할 시 대상이 무례해지거나 흥분할 수 있으므로, 신체 접촉은 최소한으로 유지하도록 각별히 주의한다.

설명: SCP-3171은 Hydnora 속의 미엽록소achlorophyllous 식물이다. SCP-3171 개체는 줄기가 4 ~ 5m 높이가 되며, 줄기를 둘러싸고 열매처럼 생긴 혹이 4개 나 있다. 수명은 2.5 ~ 3.5년 정도이다. 각 SCP-3171 개체는 지능을 가지며, 얼추 보통 인간 정도의 수준에 이른다. SCP-3171은 수학 계산을 재빠르게 처리하는 능력이 있다. 연구진은 대상이 90자리 수들을 1 ~ 2초 안에 계산해내는 모습을 관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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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P-3171 기부 열매혹의 근접사진.

SCP-3171은 기부 열매혹에 달린 부속 다리를 열었다 휭하니 닫았다 하는 소리를 이용해 의사소통한다. 이때 다리들에서는 딱 하는 소리가 난다. 이 딱 소리들 사이의 시간차에 따라 말하고자 하는 정보가 달라진다.

SCP-3171은 공기 중에 포자를 퍼뜨려 번식한다. 이 포자가 뿌리내릴 수 있었던 지역은 지금까지는 잠베지(Zambezi) 자연보호구역 동북부 ~9,000m2 초원지대뿐이다. 재단은 이외 지역에서 SCP-3171을 재배하려 하였으나 모두 실패했다.

현재 확인된 SCP-3171의 개체 수는 457개이다. 각 개체는 일련번호 SCP-3171 뒤에 1부터 457까지 고유번호를 붙여 구별한다.

발견: SCP-3171이 발견된 것은 오클랜드대 라클런 화이트(Lachlan White) 교수가 최근 잠베지 자연보호구역에서 여행하던 중에 채집한 20시간짜리 주위 풍경 소리 .mp3 파일을 개인 웹페이지에 업로드했을 때이다. 화이트 교수의 지도 학생 한 명이 해당 파일을 통계분석한 결과 파일 내에서 들리는 딱딱 소리의 패턴이 유사우연성분을 이루는 것을 확인했다. 해당 학생은 이 결과를 공개 리스트서브 상에 공유했으며, 이를 계기로 재단 인원이 이 사실을 탐지하였다. 파일의 유사우연성분은 유기적으로 생성된 디피-헬먼Diffie-Hellman 키 교환 메시지의 일부로 확인되었으며1, 이후 관련 인물 모두에게 기억소거제를 투여하였다.

재단은 연구팀을 조직하여 잠베지로 파견해 SCP-3171을 그 자생지에서 조사하였다. 이후 9개월 동안 SCP-3171의 의사소통 내용의 자동 번역 프로그램2 및 영어 텍스트를 SCP-3171이 알아들을 수 있는 딱 소리들 묶음으로 변환하는 소프트웨어가 개발되었다. SCP-3171이 서식하는 초원에는 최초 접촉 시를 대비하여 스피커를 설치하였다.

상호작용 기록: 최초 접촉은 1997년 9월 8일 저녁, 최근에 아이슬란드 시에 관련된 논문을 발표했던 재단 직원 오든 그린(Auden Green) 박사가 상부의 지시를 무시하고 직접 SCP-3171과 통신하며 이루어졌다.

해당 사건 이전에 SCP-3171 개체들이 거의 모든 시간을 모종의 시를 짓는 데 투자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었다. 이 사실을 발견하면서 연구팀에서는 문학적 배경을 갖춘 바 있는 인원을 보충했는데, 그린 박사도 이에 해당하는 인원이었다. SCP-3171 개체가 짓는 시는 대개 소수 단어들을 별다른 의미가 없어 보이는 순서로 연거푸 되풀이하는 식으로 이루어졌다. 식중독 사고로 말미암아 관찰초소 내에 자신만이 혼자 남은 상황이 되자 그린 박사는, 이 시간을 이용하여 SCP-3171의 대화에 끼어들어 자신이 지은 시를 대상에게 방송했다3.

그린 박사가 무단으로 통신한 사실이 밝혀진 뒤, 잠베지 상주팀 언어학 부문장 왕(Wang) 박사가 조금 더 정중하게 종간(種間) 소통을 시도했다.

왕 박사가 대화를 시도하고 약 2년 동안 재단은 SCP-3171과 대화를 계속 시도했으나, 대상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SCP-3171이 열매혹의 액낭에서 이따금 분비하는 액체로 기억소거제를 생산 가능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재단에서는 SCP-3171에게 관심이 급증했다. 해당 액체를 분비하는 해부학적 목적은 불명이다. SCP-3171에게 상호수혜적 교환 조건을 담은 메시지를 수차례 송출했으나 역시 아무 응답이 없었다.

재단 식물학계에서도 SCP-3171에게 액체를 강제로 분비하도록 유도할 수 있는지 확신하지 못하는 관계로, 강압적 접근 방식은 당분간 배제되었다. 대신 전세계의 유명한 시인들을 고용하여 SCP-3171의 발화를 번역한 내용에 맞춰 작품을 지어내도록 요청했다. 당시 재단은 SCP-3171이 인간과 소통할 만한 가치를 느끼지 못하며 대상이 유의미하다고 느낄 만한 시를 지어낸다면 이 상황을 바꿀 수 있다고 추정했다. 그러나 시인들이 만들어낸 시 중에서 응답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한 작품은 없었다. 머신러닝 프로토콜로 시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별개의 시도 역시 딱히 더 나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

재단이 처음으로 시도에 성공한 것은 1999년 11월 12일 오전 3:30, 식물학 팀 하급연구원 컬렌 윌리엄스(Cullen Williams)가 술에 취한 상태로 SCP-3171과 통신을 단행했을 때이다5.

다음날 아침 이상의 대화를 인지한 기지 최고운영진 (구체적으로, 식물학 부서장 왕 박사 및 잭슨[Jackson] 팀장) 은 간밤에 SCP-3171 개체들이 얼추 100회를 넘도록 개인적 대화를 시도했던 점을 보고 놀랐다. 잭슨 팀장이 추후 조사를 진행한 결과, 다음 사실이 밝혀졌다.

  1. SCP-3171 개체들은 원래 뿌리가 서로 얽혀 이루어진 일종의 연결망을 거쳐 액체를 서로 공유하지만, 드물게 자신의 포자가 자기 가까이에 뿌리를 내렸을 경우 원래의 SCP-3171은 그 개체와 액체를 공유하기를 거부한다.
  2. 상기 경우의 예외상황은 뿌리 연결망의 최대 주요 부분에서 뚝 떨어진 초원 끄트머리에 자리잡은 개체들 사이에서만 정말 가뭄에 콩 나듯 발생한다.

한 추측에 따르면 가족에 해당하는 개체끼리 자양분을 공유하는 행위는 SCP-3171에게 성적 금기에 해당할 수 있다. 각 SCP-3171 개체들은 모두 공개적 대화상에서는 해당 개념을 혐오하는 태도를 보였으나 (윌리엄스가 아이스크림 그릇을 어머니와 나눠먹었다고 말할 때처럼), 상당수 개체들이 개인적으로 재단 인원이 그렇게 "근친"을 한 다음 어떻게 되었는지 자세히 설명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상의 발견에 근거하여 잭슨 팀장은 SCP-3171 개체 각자와 상호작용하는 프로토콜을 새로 개발하였다.

2015년 1월 1일 부로 재단은 잭슨 팀장의 프로토콜에 따라 SCP-3171과 상호작용할 인원 87명을 고용하여 대상이 분비하는 액체를 연간 400kg씩 채취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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