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제목: SCP-320-KO - 메뚜기를 자금원으로 이용하는 방안에 대하여
저자: romrom
사진: https://kias.nie.re.kr/home/for/for02002v.do?clsSno=40797&searchClsGbn=for 한국외래생물정보시스템, 국립생태원 외래생물팀, 공공누리 제1형, POI_Damgi 수정.
일련번호: SCP-320-KO | 보안 인가 적용됨 |
격리 등급: 케테르 (Keter) | 담당 부서: 지속가능격리개발과 |
특수 격리 절차
모든 SCP-320-KO 개체들은 제145K기지 곤충학부 제1격리동에 격리한다. SCP-320-KO의 관리는 표준 메뚜기목 관리절차를 따르며, 광엽식물을 먹이로 제공한다. 대상의 머릿수가 임계점을 넘었을 시 살처분이 허가된다.
재단 곤충학부는 대한민국 유입 SCP-320-KO에 대하여 포획 혹은 살처분 작업을 실시한다. 상술된 절차에는 대한민국 관세법의 구두고지, 수입세의 의무 구두고지가 포함된다.
I/O 헤르메스가 현재 한국 운송업계 전체의 온라인 운송 조회 시스템을 통제하고 있다. I/O 헤르메스는 SCP-320-KO가 운송 조회 시스템에서 보이지 않도록 로그를 조작하고, 데이터풀 접속을 차단한다.
제145K기지 행정부는 SCP-320-KO로 인하여 발생된 자금을 배분하고, 운용하는 것을 맡는다.
설명
SCP-320-KO는 변칙적인 빗살무늬미주메뚜기 (Melanoplus differentialis) 이다. SCP-320-KO의 외형은 다른 비변칙적 동종과 동일하나, 송장메뚜기과와 유사하게 뒷다리 부분이 진한 갈색인 것이 특징이다. 비물리적 차이점 중 하나는 개체군의 내부 흄 수치인데, SCP-320-KO의 평균 흄 수치는 대략 4 흄으로, 비변칙적 동종과 매우 비교된다.

SCP-320-KO.
SCP-320-KO의 주요한 변칙성은 개체군이 지닌 관료재해적1 특성이다. SCP-320-KO 개체군은 한국 택배표준약관에 따라 운송장번호를 부여받는다. 이는 개념적 연결고리로, 각 개체가 출생될 때 고유한 관료재해적 인자가 심어진다. 운송장번호는 SCP-320-KO를 시각적으로 인지할 시 인지재해적 과정을 통하여 심상에 각인된다. SCP-320-KO 개체들은 각자 개별적인 운송장번호를 발급받는다. 해당 운송장번호를 조회기관에 입력할 경우, 인식되어 발송상태 조회가 가능하다.2
표시된 발송상태는 SCP-320-KO의 위치와 생명 유지상태를 대변하는데, 상세한 내용은 이와 같다.
SCP-320-KO의 상태 | 표시되는 문구 |
---|---|
약충(若蟲) 상태.3 | 상품인수중 |
성충 상태이나, 아시아권에 유입되지 않음. | 상품이동중 / 간선상하차중 |
성충 상태이고, 아시아권에 위치해있을 경우. | 배달지도착 / 배달출발 |
짝짓기에 성공하였을 경우. | 상품수령 완료됨 |
사망 상태 | 운송장번호 조회가 불가능함. |
SCP-320-KO의 변칙적 성질은 약충의 어버이가 전부 SCP-320-KO 개체군일 경우 유전된다. 비변칙적 빗살무늬미주메뚜기와 짝짓기하였을 경우 어떠한 변칙적 성질도 나타나지 않았으나, 해당 현상이 보인자로 인한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자세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부록-1 : 활용 기록
제145K기지 내부회선기록
서론: 2021년 2월, 지속가능격리개발과 임찬미 부서장은 SCP-320-KO와 관련된 특기할 만한 제안을 제출하였다. 이는 구두 고지와 관세법에 관한 것으로, 연구이사관보 김경일 박사에게 음성 통화를 통하여 전송되었다. 이하는 당시 기지 내부 회선 기록이다.
[통화 시작]
김경일 이사관보: 여보세요. 기지 연구이사관보실입니다.
임찬미 박사: 연구이사관보 맞으신가요? 그, 지속가능과장인데.
김경일 이사관보 : 찬미? 찬미 씨 맞으세요?
임찬미 박사: 네!
김경일 이사관보: 아니 찬미 씨, 지금 11시예요. 야밤중에 무슨 기지 내부 회선을 걸고…
임찬미 박사: 아…
종이 부스럭거리는 소리
임찬미 박사: 음,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게 정말 중요한, 그 거시기라. 네.
김경일 이사관보: 말이라도 해보십쇼. 어디 들어나 봅시다.
임찬미 박사: 320-KO 기억하세요?
김경일 이사관보: 지지난달에 격리된 그 개체? 잘 알죠. 관료재해라는게 워낙 흔한 변칙성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그걸로 뭘-
책상 치는 소리.
임찬미 박사: 관세를 매길 겁니다!
김경일 이사관보: (기침) 네? 내가 미쳤지 이걸 왜 듣겠다고.
임찬미 박사: 메뚜기로 돈을 벌 수 있는 거죠.
김경일 이사관보: 아니아니, 잠시만요. 관세를 뭐요?
임찬미 박사: 메뚜기가 법과 연결되어 있다면 당연히 관세법도 알겠죠. 저놈들은 지금 관세탈루 혐의로 잡아가도 모자르다고요! 탈세요 탈세!
김경일 이사관보: 정리해봅시다. 찬미 씨는 지금 320-KO에게 관세를 내라고 할 생각이고, 그걸로 재단 자금원이 불어날 것이다. 이런 주장이죠?
임찬미 박사: 네!
김경일 이사관보: 직접 관세법을 말하기라도 하시게요? 고지는 어떻게 할 건데요?
임찬미 박사: 말로… 해야겠죠? 관세법 보면 인편고지가 가능하다고 하니까요.
김경일 이사관보: (긴 한숨)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임찬미 박사: 곤충학부 허가는 이미 받아놨습니다. 이제 이사관보님 허가만 받으면 되는 상황이에요. 어차피 말로 관세 고지하는 거, 얼마 안 들잖아요. 네?
김경일 이사관보: 안됩니다. 불허예요 불허 이건.
임찬미 박사: 아니 왜 그러시는 건데요?!
김경일 이사관보: 미쳤다고 그걸 물어봅니까? 메뚜기 잡아서 관세 고지하고 다닌다는 게 무슨 소리인가요 지금. 네?
임찬미 박사: 연구이사관보님. 저 지금 진심입니다. 관료재해라는 성질은… 조금만 비틀면 우리에게 막대한 이득이 될 수 있어요.
김경일 이사관보: 하지만 위험하잖습니까.
임찬미 박사: 그리고 지금 위험하다고 하시는 작업이 뭡니까. 메뚜기한테 말 거는 거잖아요.
김경일 이사관보: 그래서요?
임찬미 박사: 별 리스크가 없다는 얘기죠.
김경일 이사관보: (긴 한숨)
김경일 이사관보: 찬미 씨. 이건 기억하고 계세요. 책임은 전부-
임찬미 박사: 제가 져야죠. 알고 있습니다.
김경일 이사관보: (긴 한숨)
펜 딸깍거리는 소리
김경일 이사관보: … 허가합니다.
종이가 격렬하게 부스럭거림
임찬미 박사: 그럼…
김경일 이사관보: 다만, 기지 자금이나 인원 여가시간을 너무 소모하지 않는 선에서 말입니다. 메뚜기한테 말 거는데 시간을 쓸 이유는 없으니까요.
임찬미 박사: 감사합니다 이사관보님! 지금 당장 제안서 보낼게요! 그리고 나중에 제가 밥이라도 사-
내부회선 종료음.
[통화 종료. 시각 11시 32분.]
결론: 연구이사관보 및 곤충학부 허가 하에 임찬미 부서장이 제안한 실험이 예정되었다. 임찬미 부서장은 통화 시간에 관하여 문책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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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ko/1 |
2021년 2월 20일, 곤충학부 연구실에서 예정된 실험이 실시되었다. 관료재해적 요소가 존재하였기에 재단 법무부 소속 황승헌 법률조무사가 참관하였고, 임찬미 부서장 주도 하에 진행되었다.
제145K기지 연구동 녹화기록
서론: 20마리의 SCP-320-KO를 담은 투명 컨테이너가 제작되어, 개별적인 실험실에 배치되었다. 투명 컨테이너는 외부 소음이 통과되는 재질로, 내부에 배치된 SCP-320-KO는 실험자의 대화를 들을 수 있다. 실험실은 폐쇄되었고, 실험 진행자가 드나들 수 있는 통로로 연결되어있다. 통로는 차폐막을 전개, 제거할 수 있으며, 해당 차폐막은 고무 차음제로 구성되어, 실험자의 대화를 차단할 수 있다.
실험 장소: 곤충학부 제1실험동 8호 실험실
실험 진행자: 임찬미 부서장, 함필규 연구원
실험 참관자: 황승헌 법률조무사
[녹화 시작]
임찬미 부서장, 함필규 연구원, 황승헌 법률조무사가 8호 실험실에 진입한다. 진입로가 폐쇄된다.
황승헌 법률조무사: 죄송하지만, 제가 왜 왔는지 다시 한 번만 말해주실 수 있습니까?
임찬미 박사: 갑자기 왜 물어보는 거죠?
SCP-320-KO가 컨테이너를 탈출하려 뛰어오르나, 실패하고 다시 떨어진다.
황승헌 법률조무사: 메뚜기한테 관세 고지하려고 실험실까지 오는 사람은 많이 없으니까요.
임찬미 박사: 그렇다면 우선 설명부터 하겠습니다.
임찬미 박사: 우선, 저기 저 메뚜기들은 아시다시피 운송법을 따릅니다. 저희 분과는 저 메뚜기가 미국 외래종이라는 점에서 착안해서 수입세를 먹이려고 하고 있는 거고요. 기지 자금원이 되는 거죠.
황승헌 법률조무사: 하지만… 수입세는 정부에 지불되는 것 아닌가요? 이게 기지에 지불될 리가 없는데. 한-미 FTA 포털에 따르면 애초에 곤충은 수입세가 없어요. 부과가 안된다는 얘기입니다.
임찬미 박사: 음, 그건 맞긴 합니다만. 사실 여기에는 허점이 하나 있습니다. 첫 번째, 저 메뚜기가 대부분 미국에서 나오긴 하지만, 호주나 캐나다같은 북미, 중미 지대에서는 어디서나 나온다는 점. 두 번째, 저 메뚜기들은 국세청이 어딘지도 모른다는 점.
황승헌 법률조무사: 그래서요..?
임찬미 박사: 한국으로 오는 대부분의 SCP-320-KO 동종들은 미국이 아닌 호주에서 오는 놈들이에요.
임찬미 박사: 그리고 호주 출신 곤충은 천 달러 이상의 가격이면 수입세가 붙죠.
임찬미 박사: 만약 이놈들을 법으로 잘 구슬린다면, 저희 기지 쪽으로 관세를 납부하게 할 수 있을 겁니다. 안 그래요?
황승헌 법률조무사: 뭐-
푸드덕거리는 소리.
함필규 연구원: 그래서 저희 실험은 언제 합니까?
황승헌 법률조무사: (기침)
임찬미 박사: 아, 미안. 빨리 해야 하는데.
임찬미 박사: 우선, 한 개 들어있는 놈부터 시작하자. 조무사님이 말씀하시는 동안 제가 기록하겠습니다. 관세법 고지부터 하시죠.
황승헌 법률조무사: (한숨) 해보죠, 뭐.
황승헌이 다리를 굽혀 케이지를 바라본다. SCP-320-KO 개체군이 기어다니다, 황 법률조무사를 바라보고 잠시 멈춘다.
함필규 연구원: 특이하네요, 천적 비스무리한 것임을 알아보고 잠시 멈춘 걸까요?
황승헌 법률조무사: 천적이요?
함필규 연구원: 세금 미납부자에게 법률조무사란 천적에 가깝죠. 우선 진행해봅시다. 저도 두근거리네요.
황승헌 법률조무사: 넵.
황승헌 법률조무사: 어, 법률 제19186호에 따라- 당신은 호주산 수입물품인 빗살무늬미주메뚜기에 대한 관세를 납부해야 합니다. 현재 제10조에 따라 재단 격리를 전재지변으로 인정하여 납부 기한이 2개월 연장되었고, 2월달이 된 지금 납부가 필요함을 고지합니다.
황승헌 법률조무사: 이 정도면 괜찮으려나요?
SCP-320-KO 일부가 퍼덕거린다.
임찬미 박사: 세율까지는 말해줘야죠.
황승헌 법률조무사: 메뚜기가 뭘 알아먹는다고…
SCP-320-KO 개체 전부가 컨테이너 벽면에 돌진하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다. 황 법률조무사는 갑작스러운 사건에 놀라 뒤로 도약한다.
황승헌 법률조무사: 아니 미친 뭐야!
함필규 연구원: 곤충들이 바보같이 보여도 다 알아듣습니다. 이게 곤충의… 아름다운 점이죠. (헛기침). 아무튼, 빨리 설명이나 계속하시죠?
황승헌 법률조무사: 관세는 내국통화인 원으로 환산되며, 이전 주의 기준환율을 따릅니다. 관세율은 호주 곤충 수입세인 7.8%를 따릅니다. 그리고 관세의 지불은…
임찬미 부서장이 황 법률조무사를 바라본다.
황승헌 법률조무사: 세무공무원인 제145K기지 임찬미 박사를 통하여 지불됩니다. 세무공무원을 통한 지불은 국세기본법을 따릅니다. 기간 내에 지불이 이루어지지 못 할 경우 이는 불법으로 간주되며, 국세법에 의거해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아시겠습니까?!
침묵.
함필규 연구원: 조용하네요. 도대체 뭘까요.
임찬미 박사: 나도 모르지.
황승헌 법률조무사: 제 생각입니다만, 이건 사실 절대로 되는 일이 아닌-
SCP-320-KO 개체군이 비행을 시작하며, 컨테이너 내부를 격렬하게 날아다닌다. 대다수의 개체가 벽면에 충돌하지만, 비행은 끝나지 않는다.
함필규 연구원: 대답이라도 하는 걸까.
임찬미 박사: 실험 종료. 성과는 없었네요. 황승헌 씨도 수고하셨습니다. 필규 너도.
임찬미 박사가 실험실 출입구를 개폐한다. 나가려는 순간, 임찬미 박사의 어깨에 손성경 연구원이 충돌한다.
임찬미 박사: 아악! 아, 뭐야. 성경 씨 아니예요?
손성경 연구원: 아, 박사님. 빠르게 알려드려야 할 것 같아서…
함필규 연구원: 무슨 일입니까? 격리 파기라도 일어났어요? 곤충 샘플은 연구실에 다 두고 왔는데. 하… 씨.
손성경 연구원: 아뇨, 그런 일은 아니고요. 저희 부서 자금계좌에-
임찬미 박사: 계좌에?
손성경 연구원: 좀 괴상한 입금이 와서 그랬습니다.
[녹화 종료]
결론: 지속가능격리개발과 계좌를 확인한 결과, 불명의 소재를 통하여 2백만원 상당의 자금이 입금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SCP-320-KO가 일종의 "자기가치" 에 세율을 곱하여 납부한 것이라는 가설이 세워지고 있다. 임찬미 박사와 함필규 연구원, 황승헌 법률조무사가 동일한 절차를 기지 내부에 존재하는 모든 SCP-320-KO에게 실행한 결과, 종합 3백만원 이상의 자금을 획득할 수 있었다. 동일한 절차는 순종 2세에게는 통하지 아니하였는데, 이는 국내에서 출생한 사실이 "해외입국" 이 아니며, 수입세를 부과할 수 없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해외에서 유입된 SCP-320-KO 개체군에게는 지속 가능한 절차임을 고려하여, 격리 절차에 채택되었다.
임찬미 박사는 실험 이후 상술한 결과를 제145K기지 행정부와 연구위원회에 보고하였고, 즉각적으로 절차 도입 인가를 받았다. 임찬미 박사는 부서 예산 증감과, 연차 사용을 요청하였고, 승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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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ko/2 |
사실, 우리는 세금공무원이 아니다. SCP-320-KO가 이것을 알고 있는 지조차 모르겠다. 어쩌면, 정말 어쩌면, 우리는 고소당할 수도 있다. 지금 자금원이 되었더라도, 이것은 항상 기억해야 할 것이다. - 황승헌 법률조무사
개체에 대한 추가적인 조사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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