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484-KO
평가: +14+x

일련번호: SCP-484-KO

등급: 안전(Safe)

특수 격리 절차: 현재까지 확보된 SCP-484-KO 6개는 표준형 사물(일련번호 J-2) 격리금고에 보관되어 있다. 어떤 인원도 SCP-484-KO를 사용할 수 없으며, 탈취 시도에 대비하여 무장 경비를 배치한다. SCP-484-KO의 유통이나 판매는 차단되어 있으며 이를 유지하기 위해 각국 정부와 협력한다. 추가적 유통이나 판매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설명: 대상은 길이 7cm 가량의 형광펜이다. 대상은 일반적인 형광펜과 완전히 동등한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겉에는 어떠한 상표도 쓰여 있지 않다. 현재까지 재단은 총 6개의 SCP-484-KO를 확보하였다.

SCP-484-KO의 변칙적 특성은 뚜껑을 열고 펜을 사용할 때부터 발휘된다. SCP-484-KO를 인간이 손에 쥐고 있을 때, 피부색, 모발 색 같은 그 사람의 신체적 색소가 점차 소실되기 시작한다. 이 소실된 색소는 알 수 없는 메커니즘을 통해 SCP-484-KO로 이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 소실된 색소와 동일한 색깔을 SCP-484-KO의 색깔로 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험 결과, 소실되는 색소는 피부색-모발 색-망막 색소-혈색소의 순서로 나타났다. 피부색의 손실로 SCP-484-KO를 사용하는 사람은 일반적인 알비노보다도 전신의 피부가 더 하얗게 변하고 완전한 백발이 된 뒤, 이어 망막 색소의 소실로 시력을 완전히 상실한다. 이후 혈색소의 소실로 혈액이 무색으로 변하며, 이로 인한 산소 운반 기능의 상실로 곧 사망에 이르렀다. 색소의 소실이 이에 이르기 위해 필요한 총 사용시간은 3시간에 불과하다.

소실된 색소를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은 발견되지 않았다.

재단은 1984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에 거주하던 재단 위장 정보 요원의 정보를 통해 SCP-484-KO를 확보하게 되었다. SCP-484-KO는 그 지방에 애용되고 있었으며, 요원은 특히 학생들을 중심으로 그 지역에 비정상적으로 피부색이 하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추후 수색에서는 부모 양쪽이 아프리카계임에도 아들의 피부색은 코카서스계에 가까운 사례가 발견되기도 하였다.

SCP-484-KO 2██개를 확보한 재단이 이를 운반하려 할 때, 중화기로 무장한 남자 6명이 재단 요원을 공격하였다. 지원팀은 이들 6명 중 5명을 사살하고 1명을 체포하는 데 성공하였으나, 이 과정에서 SCP-484-KO의 대부분이 파괴되었다. 체포된 1명은 구금되어 심문을 받았으며, 신원 조회 결과 밀수 등으로 인터폴에 수배된 범죄자로 밝혀졌다. (심문 기록은 부록 484-KO-1를 참고할 것.) 심문을 통해 알아낸 정보를 토대로 조사가 이루어졌으며, 특수 격리 절차에 반영되었다. 조사 기록 중 일부를 부록 484-KO-2, 484-KO-3에서 열람할 수 있다.

부록 484-KO-1: 아래는 SCP-484-KO에 관한 교전 중 생포된 1명에 대한 심문 기록이다. 편의상 심문자는 P 박사, 피심문자는 ‘대상’으로 지칭하였다.

P 박사: 우리 요원들을 공격한 이유가 뭐지?

대상: 뭐, 그거야 당신네가 우리들 ‘비즈니스’를 망치고 있으니까. 당신은 누가 돈줄을 자르려 드는데 화를 안 내겠소이까?

P 박사: 그 색깔을 빨아먹는 펜? SCP-484-KO를 당신들이 팔기라도 하는 건가?

대상: SCP.. 뭐라고 씨부리는 건지 모르겠군. 어쨌든 뭐, 맞지. 그 펜은 우리가 판매하고 있으니까.

P 박사: 형광펜을 팔아서 그리 많은 이윤이 들어올 것 같지는 않은데.

대상: (낄낄거리며) 순진한 양반이시군, 이거. 그 펜을 쓰면 피부가 희멀건하게 변하잖소. 머리를 잘 굴려보라고. 그게 뭐에 도움이 될까.

P 박사: …전혀 모르겠군.

대상: 하기야, 당신 같은 고상하신 분은 모를 수도 있겠군. 자, 설명해 드리지. 세상에는 뭔가 이상한 걸 믿는 사람들이 많지. 세상이 97년에 멸망한다고 믿는 것들부터, 에, 뭐, 기타 등등이 있지만, 숫자가 가장 많은 건 뭐니뭐니해도 마법과 주술을 믿는 족속들이지. 왜 있잖소. 인형에 머리카락을 넣고 못을 박으면 머리카락 주인이 죽는다는 뭐 그런 거 말이오.

P 박사: 그게 뭐 어쨌다는 거지? SCP-484-KO가 무슨 주술의 일부라는 건가?

대상: (낄낄거림) Nice Try. 슬프게도 살짝 다르다네. 그런 주술 중에서 가장 인기있는 것들은 최소한 이 지방에서는 주술사 애들이지, 왜, 그 이상한 놈들 말이요. 불 피워놓고 마약으로 사람을 홀리는 것들 말이지. 내가 알기로 좀비를 처음으로 만든 것도 그 쪽 계열이라 하던데.

P 박사: 그래서 그걸 믿기라도 한다는 건가? 내 경험상, 그런 건 다 말도 안 되는 소리에 불과해. 뜬구름 잡는 소리 집어치우고 똑바로 말하는 게 좋을 텐데.

대상: 성깔 한 번 급하시구만. 그럼 이제 변죽은 그만 올리고 설명해 드릴까. 그 흑인 애들이 가장 좋아하는 재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재료가 뭔지 아나? 바로 눈처럼 하얀 사람들이라네. 그 뼈가 뭐, 상처를 치유하고 죽은 사람을 되살리고 어쩌구저쩌구, 재밌잖소?

P 박사: 잠깐, 설마 당신들이 말하고 있는 게…알비노인가? 하지만 알비노는 유전병이지, 그냥 피부색이 하얀 게 아니야.

대상: 오, 자연산은 그렇지. 근데 뭐 그 주술 하는 애들이 과학을 아나. 그냥 피부가 하얗기만 하면 신경도 안 쓰고 다 받아주는데 뭘. 한 20년쯤 전에는 자연산들 찾아서 사냥을 다녔지만 지금은 너무 씨가 말라서. 거기다가 무슨 인권이니 법이니 하는 게 너무 많아져서. 차라리 인공적으로 만들어보는 게 어떨까 싶었지. 우리가 지금 쓰는 방법 꽤나 독창적이지 않소?

P 박사: …미친 놈들.

대상: 꽤나 성공적이었지. 내 고객들은 늘어났고. 돈이 들어오고. 점점 더 많은 양이 필요해지고. 다리뼈 하나에 얼마나 나가는지 혹시 알고 있소?

P 박사: 그럼 피부색 말고 다른 색소도 소실되는 건 뭐지? 그건 어떻게 설명할 텐가?

대상: 뭐, 색깔이 없을수록 더 효과도 좋겠지, 안 그런가? 자연산보다는 효과가 덜할지 모르니까 추가 조치를 취해야지.

P 박사: …완전히 미쳤군, 당신. 젠장, 어쨌든 당신 동료들은 다 뒈졌어. 다 죽었다고.

대상: 제발, 여전히 순진하시구만. 이런 돈 되는 사업이 달랑 여섯 명으로 유지가 되겠소? 우리 조직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는 나도 짐작도 안 가는데. (낄낄거림)

부록 484-KO-2: 이하는 SCP-484-KO와 관련된 ‘조직’을 조사하던 중 확보된 문서이다.

사랑하는 동생에게

드디어 이 언니에게도 기쁜 일이 생겼단다! 믿지 못하겠지만, 일자리를 구했거든! 이제 더 이상 너한테 통사정할 필요도 없어졌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그 빌어먹을 집주인 아줌마가 돈 없으면 몸이라도 팔라고 하는 것도 안 들어도 되고.

내가 잡은 직장은 어디 항구 하나에서 세관 업무를 처리하는 사무직이란다. 그 배에 무슨 화물이 실려 있다고 서류를 내면 그걸 심사를 하는 거지. 내가 도장을 찍으면 그냥 무사통과인 거고, 도장을 안 찍으면 화물을 열고 서류랑 대조를 해야 한다는 구나. 뭐 그걸 ‘화물 무작위 검사방식’이라 한다나 뭐라나. 사실 나도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어. 너는 그러면 또 나한테 바보 같다고 그럴지 모르겠지만, 어쩌겠니. 너한테만 말하자면, 이 직업은 내 힘으로 얻었다기 보다는 킹 씨 덕분인 것 같거든.

킹 씨가 누구냐고? 아주 친절하시고, 아주아주 뚱뚱한 신사이신데, 나랑 좀 아는 사이였단다. 내가 여기저기 일자리를 구하고 있을 때 만난 분인데, 그 분이 내가 아직도 일자리를 못 구했다는 말을 듣고 그러시더구나. “이런, 아가씨 같은 사람이 아직도 일을 못 구했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외다.” 그러시면서 나한테 부적이라고 무슨 가루 같은 걸 주시더구나. “이건 우리 가문에 내려오는 가보 중 하나인데, 옛날 인디언들이 쓰던 주술 중 하나라는군요.” 알아, 너 같이 조심성 많은 아이는 그런 거 안 믿겠지. 하지만 난 네가 아니잖니? 그래서 그 바다 비린내 나는 가루를 킹 씨 말대로 태워서 물에 타 마시며 일 좀 찾게 해 달라고 빌었는데, 글쎄 며칠 만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단다!

내가 신문 광고를 보고 면접을 보러 택시를 탔는데, 그 망할 택시가 글쎄 중간에 펑크가 나버렸단다. 어찌어찌 타이어를 갈고 가기는 했지만, 벌써 늦어도 한참은 늦어버렸지 뭐. 그래서 부둣가 술집에 가서 펑펑 울면서 싸구려 진이나 들이키고 나오는데, 글쎄 그 옆 항구에 사무직을 뽑는다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더라고. 그래서 냉큼 가서 면접을 봤는데, 면접을 보는 분이 내 고등학교 때 문학 선생님인 거 있지! 그래서 그 모든 우연이 킹 씨의 가루 덕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단다. 킹 씨도 그렇게 말하고. “축하합니다, 아가씨. 나도 아가씨를 위해 여러모로 많이 신경을 썼지요.” 아, 정말 그 부드러운 목소리란.

어쨌든, 지금은 그래서 내 월세나 생활비 정도는 벌고 있고, 거기다가 킹 씨가 매달 얼마씩 챙겨주고 계시단다. 이상한 건 절대 아니야, 킹 씨 친구분이 물고기 수입을 하시는데, 너도 물고기가 얼마나 싱싱해야 하는지 알잖니. 그 화물 검사 한 번 하면 반나절은 걸려서 물고기가 다 상해버릴 테니까 나한테 부탁을 한 거란다. 그리고 그 부탁에 대한 성의 표시를 하는 거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말하마. 그 가루 있잖니, 사실 그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조금 궁금해서, 킹 씨한테 혹시 더 줄 수 있냐고 물으니까, “뭐. 이왕 이렇게 된 거 그 가루에 대한 진실을 들려드리지요. 하지만 누구한테도 말하지 마십시오. 안 그러면 좋지 않은 일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더라고.
아, 정말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단다! 그 가루가 효험이 있던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지! 처음에는 좀 꺼림칙했지만, 복권도 당첨되고, 승진도 하고, 집주인 아줌마도 본때를 보여주면서 생각이 바뀌었단다. 자기 소원을 이루려고 하는 게 뭐 그리 나쁘니?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말이야. 아무 상관도 없어. 이 험난한 세상 앞에 양심이나 도덕은 한 번쯤 무시해도 된단다.

하지만 그 가루를 좀 같이 보내마. 너도 써보렴. 이 언니 말 이번 한 번만 믿어봐. 그냥 네가 원하는 소원과 관련된 거랑, 그 가루를 같이 불에 태워서 물에 타 마시면 된다는구나. 얼마나 간단하니?

추신. 난 내일쯤에 내 천생연분을 찾아볼 생각이란다. 결혼식쯤에 다시 편지 쓰마!

사랑을 듬뿍 담아, 네 언니가

각주: 편지의 작성자는 편지가 입수된 지 하루 후 실종되었고, 그로부터 열흘 후에 피부가 완전히 하얗게 변한 채로 신체의 일부만이 발견되었다. 보아하니 이 ‘조직’이 SCP-484-KO를 이용해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 ‘킹 씨’는 이 조직과 관련된 대규모 밀수업자로 현재 도주해 추적 중이다. 편지에 동봉된 가루 샘플로 실험을 해 보자는 건의가 있었으나, 기각되었다.

부록 484-KO-3: 아래 기록은 '대상'의 가택에서 발견된 주문 기록들을 요약한 것이다.

주술, 마법, 타로, 점, 집시 등과 관련된 가게 - 9곳, 총량 22kg (온전한 형태)

잡화점(으로 추정) - 3곳, 총량 11kg (온전한 형태)

제약회사 - 2곳, 총량 6kg (가루 형태)

대학 병원 - 2곳, 총량 12kg (가루 형태)

약국 - 10곳, 총량 10kg (캡슐 형태)

초등학교 보건실 - 1곳, 총량 1kg (물약 형태)

주석: 이는 상당히 우려되는 것이다. 이 지방에는 주술이나 민간 신앙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 예상했던 것처럼 소수는 아닌 듯 하며, 매우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이 지역의 사태는 생각보다 심각하다. 만약 이 지역 사람들이 SCP-484-KO로 인한 실종자는 대부분 그 지역 학생들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것이라면……

이상의 정보들을 토대로, 재단은 이후 이 ‘조직’에 대한 추적 및 SCP-484-KO의 유통 중단에 주력하였다. 이 과정에서 그 지역 주민들의 반발과 방해 공작이 잇따랐으며, 1987년 재단의 존재 및 대략적인 정보가 유출되었다. 재단은 이 지역에 대해 대대적인 기억 소거를 실시하였고, 이후 이 ‘조직’의 활동은 목격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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