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688-KO

특수 격리 절차: SCP-688-KO는 제04K기지 04-█ 관측소 지하의 전용 대형 격리실에 격리되어 있다. 접근은 제04K기지 시간변칙부 소속 최윤 연구원에게 문의하라.

설명: SCP-688-KO는 그 고유의 변칙성으로 인하여 관찰되지 못한 정체 불명의 객체이다. 대상은 대상의 일정 거리 안으로1 접근한 존재의 시간 흐름을 지수적으로 느리게 만들며, 대략 4초가 지나면 시간이 완전히 멈춘다. 오래전부터 많은 개인과 집단이 대상에 대한 탐구를 시도하였으며, 모두 주위에 그대로 정지한 뒤, 후의 탐구자들의 외력에 짓눌리곤 하는 일련의 과정을 반복했다. 그리하여 현재의 SCP-688-KO는 탐구자와 각종 잡동사니로 이루어진 직경 90m 정도의 울퉁불퉁 껍데기에 싸여 있는데, 이를 SCP-688-KO-A로 칭한다. SCP-688-KO의 시간 정지 범위는 SCP-688-KO-A의 최대 직경보다 10m 정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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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P-688-KO-A의 단면과 그 내부 구분의 개략적인 묘사.

SCP-688-KO-A는 그 구성에 따라 4가지 층으로 구분이 가능하다.

  • A층: 북한 내 대초상기관들의 장비 및 인원 다수. 자연물 다수. 겉표면엔 SCP 재단 한국지역사령부의 장비 및 인원 일부.
  • B층: 연합군 오컬트 구상(AOI)2의 장비 및 인원 다수, 그리고 공격 잔해.
  • C층: 19세기 후반 동유럽 지역에 소재했던 은비학 공동체들의 장비 및 인원 다수.
  • D층: 구성요소 불명. SCP-688-KO가 들어있을 것으로 보인다.

SCP-688-KO의 정확한 위치·정체가 밝혀지지 못했기 때문에, 대상을 제대로 격리하고 있는지는 물론, 대상의 명확한 변칙성조차 파악되지 못하고 있다. 안영길 연구이사관보는 이를 두고 '존재는 또 분명하여 간극조차 애매하게 만드는 항정신자적항밈적 특성'이라고 표현하였다. 따라서 SCP-688-KO-A의 내부 탐사가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부록을 참조하라.

부록:

#실험 1

방법: RC카를 SCP-688-KO로 향해 가도록 조종하고, 속도 변화를 분석한다.

결과: 대략 4초가 지나자 움직임이 완전히 정지했다. SCP-688-KO의 시간 정지 범위 내에 있으나 SCP-688-KO-A의 겉면에 도달하진 못했다. 속도 변화 분석 결과는 붙임 1을 참조할 것.


#실험 2

방법: D-16253이 장대를 들고 #실험 1에서 정지된 RC카를 건든다.

결과: 장대가 RC카에 접촉했으나 이내 장대도 정지했다. D-16253이 장대에 추가적인 외력을 가했으나 어째서인지 D-16253의 오른팔이 위팔까지 이르도록 정지되어 장대에 붙었다. D-16253의 팔을 절단했으나 후속 조치에 실패하여 과다출혈로 사망에 이르렀다.


#실험 9

방법: #실험 4, #실험 6, #실험 7, #실험 8의 경험을 토대로, 현실성 스크랜턴 닻의 사용이 허가되었다. D-28332의 빗장뼈 아래에 닻을 이식하고, SCP-688-KO를 향하여 접근하도록 한다.

결과: D-28332은 다른 물체들보다 주변에서 더 오래 버텼고, 닻의 효과인지 주변 풍경이 조금 울렁거리더니, 이내 정지되었다.


서문: SCP-688-KO 관련 논의 기록이다.


[기록 시작]

안영길 연구이사관보: …그만합시다. 예?

최윤 연구원: 안 됩니다. 연구이사관보님.

안영길 연구이사관보: 보자, 지금이… D계급 두 명을 버리고 계수기는 깨먹고. 게다가, 09K기지에서 간신히 빌린 현실성 닻은 그냥… 실적은 고사하고 잃는 게 많아도 너무 많다고 생각하지 않나? …자네가 보기에도.

최윤 연구원: 아, 제09K기지 말이죠. 방금 연락 왔습니다.

안영길 연구이사관보: 음? 무슨 일로?

최윤 연구원: 여기… 보시죠.

외부 기록: 닻은 사실 현실성 침강이 아닙니다. 많이들 오해하고 있지만, 닻은 변칙성 자체를 변형시키지 않으며 우리 기저 현실의 결함을 틀어막을 뿐입니다. 여기에서의 ‘결함’이라는 단어 때문에 오해가 비롯되는 듯 하는데, 변칙성의 본질은 비로소 난잡함입니다. 근원도, 목적도(특수한 경우를 제하곤), 경향도 없죠.

(…)

서론부터 가르치려 들어서 죄송합니다. 결론을 말하자면, 변칙성의 수 만큼 변칙성을 방지하는 방법이 생긴다는 겁니다. 04K기지 시간변칙부는 어디서나 유일무이한 시간변칙 담당 부서고, 방법을 찾기란 어려울 겁니다. 그리하여 협력하겠습니다. 대여한 닻을 잃어버린 것을 용서하겠습니다. 공간변칙은 나름 역사가 허벅지 정도는 잠길 깊이잖아요? 기록을 보니 주변이 조금 동요했네요. 희망이 있습니다.

조만간 다시 연락하겠습니다.

— 제09K기지 공간변칙부 김태성 교수

안영길 연구이사관보: 이게 뭐. 뭘 말하고 싶은 건가?

최윤 연구원: 제09K기지 공간변칙부… 타 사령부에서 사람도 많이 오고, 모두가 알아주는 그런 곳 아닙니까. 기술부도 있죠. 여기에서 협력했으니, 조만간 본격적인 탐사가 가능해질 겁니다.

안영길 연구이사관보: 협력 그거야… 그냥 여기 나온 그대로 유일무이 시간변칙부의 특수성 때문에 어찌저찌 얻어낸 거 아닌가?

최윤 연구원: 어차피 요즘 예산 책정을 보니까… 그낭 보고하기 좋은 변칙개체들만 밀어주더만요. 이제 보고랑 실적이랑 상관 없어졌잖아요? 그 특수성을 인정하셨으니 더더욱 밀어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안영길 연구이사관보: 스스로 반론하는 거인가? 상관 없어진 것은 상관이 없어진 거고, 물품 깨지는건 그냥 깨지는 거 맞지 않나? 그리고, 09K가 끝내주는 기술 개발한다 쳐도, 누가 들어갈 거인가? 참고로 이번 분기 D계급 없다네. 다 죽어서. 아, 요원 쓰는 것은… 쯧, 마음대로 해보게. 잘 설득해서…

최윤 연구원: 약속 하나 하죠.

안영길 연구이사관보: 무슨.

최윤 연구원: 제가 직접 들어갈게요. 됐죠?

안영길 연구이사관보: 하, 이거…

최윤 연구원: 어차피 뾰족한 수도 없고, 그냥 돌려 돌려 포기하라고 하는 거 다 알아요. 근데…

안영길 연구이사관보: 근데?

최윤 연구원: SCP 재단의 강령은 확보, 격리, 보호잖아요. 확보부터 해야죠.

안영길 연구이사관보: (기침) 아주 부장 없다고…

후략.

[기록 종료]


후문: 최윤 연구원의 SCP-688-KO-A 내부 단독 탐사가 결정되었다.


외부 기록: 완성됐습니다. 아마 작동할 겁니다. 제12K기지에서 몇 가지 시간변칙 개체들을 상대로 시험을 좀 했습니다. 지금 보낼 수도 있지만, 아마 더 걸릴 것 같은데, 변칙지대 탐사 수트용 AIC 몇 개를 접목해보고 있거든요. 그러면 왜 이 글을 쓰냐, 그 땐 제가 직접 가겠습니다. 이 말을 할려고요. 아마 2달 정도 뒤일 겁니다. 그렇게 급한 일은 아니죠?

— 제09K기지 공간변칙부 김태성 교수


서문: SCP-688-KO-A 내부 탐사 기록이다. 탐사엔 제09K기지에서 개발되어 산체즈-바르수코프 현실 특수구조가 적용된, 또한 cCalk.aic의 수정본이 탑재된 탐사 수트 타입-T가 동원되었다. 최윤 연구원이 이를 착용하였고 또한 단독으로 탐사를 진행하였다.


[기록 시작]

김태성 교수: 역시 통하는군요. 다만 되도록이면 구조가 신체를 따라갈 수 있도록 천천히 움직여 주시고, 위험해보이는 것, 격렬해보이는 것엔 접촉하지 말아주세요. 그게 구조 안에 들어가서 다시 시간이 흐르게 되면, 터지거나 뚫거나… 뭐. 그럴 거 아니에요?

최윤 연구원: 예.

김태성 교수: 그리고, 거기 AIC. 보조는 물론이고 SCiPNET에 연결해둬서 재단에 식별된 것이라면 설명을 해 줄 거에요.

최윤 연구원: 알겠습니다. 진행해도 됩니까?

안영길 연구이사관보: 진행하도록.

cCalk.aic: cCalk.aic, 연결되었습니다. 자연물이 식별됩니다.

최윤 연구원: …이것까지 다 읽습니까?

cCalk.aic: cCalk.aic, 비주요 존재자 식별 기능을 끕니다.

최윤 연구원: 오, 좋군. 일단 여기는… 음, 멈춘 D계급이 보이고… 쓰러진 나무랑, 북한 주민들이랑…

안영길 연구이사관보: 그건 바깥에서도 보이는 거 아닌가.

최윤 연구원: 알겠습니다.

최윤 연구원이 더 안쪽으로 진입한다.

최윤 연구원: 아, 밝군요.

cCalk.aic: 연합군 오컬트 구상의 핍진회피탄두 아우라급의 폭발입니다.

김태성 교수: 탄두가 폭발하자마자 정지해서 응축된 플라즈마 상태일 껍니다. 피해가세요.

최윤 연구원: 예, 예. 누가봐도 죽을 것 같은걸요.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사람들이랑… 물건들이, 엉켜서… 산을 이뤘네요.

김태성 교수: 수트에 드릴도 있습니다. 그걸로 뚫으세요. 안전해 보이는… 길로.

최윤 연구원: 아니에요. 그렇게 여유 없는 편은 아니라서.

cCalk.aic: C층이 도달했습니다. 다음엔 데이터가 없는 D층입니다.

최윤 연구원: 와, 여긴 정말… 넓네요.

김태성 교수: …은비학 공동체? 거긴 뭐가 있죠?

최윤 연구원: 마법진이랑… 무슨 망토 쓴 사람들이요. 자주색에, 밝은 청록색에. 여기에 시간변칙 주술이 있었을까요? 공간이 이렇게 넓고, 한참 전투하다가 멈춘 것을 보면…

cCalk.aic: 모든 자료에서, 시간변칙 기술은 1940년대 이후에 등장했습니다.

김태성 교수: 지금은 오디오밖에 못 받으니까, 카메라에 전부 담고, 나와서 연구하게 인계하죠.

최윤 연구원: 아무튼 넓어서 걷고 기어가기 편해요. 마법 불꽃들이 조금 신경쓰이지만, 저 나름 유연해요. …여기가 D층인가요?

안영길 연구이사관보: 뭐가 있지?

정적.

안영길 연구이사관보: (헛기침)

김태성 교수: 연결이… 음? 정상인데. 연결은.

안영길 연구이사관보: 그럼 어떻게 된 건가?

김태성 교수: 아마… 연락을 저쪽에서 끊은 것 같네요. AIC도 답이 없는 걸 보면.

안영길 연구이사관보: 하필 거기에서…

최윤 연구원: 갔다 왔어요.

안영길 연구이사관보: 이게 무슨 행동인가 묻고 싶네만.

최윤 연구원: SCP-688-KO…

안영길 연구이사관보: 아무것도 없었나?

최윤 연구원: 아니요.

안영길 연구이사관보: 그럼 뭔가?

최윤 연구원: 클립이요.

안영길 연구이사관보: …클립? 확실하게 이야기해보게나. AIC, AIC는 어디 간 건가?

최윤 연구원: 윽.

안영길 연구이사관보: 실체가 없나? 모든 기록은 자네에게 의지하고 있네. …어쩌면, 그 모든 게 가짜라면 —

최윤 연구원: 역시 의심하시네요.

안영길 연구이사관보: 그럼 똑바로 말하게.

최윤 연구원: 잠시 — 잠시만요. 턱이 정지됐어요. 그래서 지금…

안영길 연구이사관보: 이런.

김태성 교수: 문제가 생겼네요.

최윤 연구원: 으윽, 아아아.

잡음.

cCalk.aic: 사용자의 하악이 손실되었습니다. 이제 cCalk.aic가 발언권의 전부를 갖습니다.

안영길 연구이사관보: 말해 보게, D층엔 무엇이 있었지?

cCalk.aic: D층에서는 아무것도 식별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

안영길 연구이사관보: 다만?

잡음.

김태성 교수: 아, 부쉈네요.

안영길 연구이사관보: 수트를?

김태성 교수: 네. 근데 이러면 연결도 끊기고… 또 닻 균형이…

안영길 연구이사관보: 나오지 못한다고?

김태성 교수: …예.

[기록 종료]


후문: SCP-688-KO의 정체를 알아내는 것은 실패했다. 최윤 연구원과, 탐사 수트 타입-T는 손실된 것으로 판단된다.


징계 기록: 안영길 연구이사관보

  • SCP의 확보에 혈안되어 심리가 불안정하다고 판단되는 일개 연구원에게 과도한 정도의 SCP에 대한 권한을 부여함.:면책

시간변칙부의 특성상, 업무 불균형은 불가피하다고 판단된다.

  • SCP에 대한 탐사를 선행 연구가 불충분한 상태해서 무리하게 진행함.:면책

이미 충분한 양의 실험이 해당 SCP에게 진행되었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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