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729-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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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련번호: SCP-729-KO 3 등급
등급: 안전 보안인가 필요

특수 격리 절차: SCP-729-KO를 구성하는 모든 부품은 모두 제77K기지의 변칙물품 보관소에 보관되어 있다. 실험 목적 이외에 해당 장비를 가동시키기 위해선 4등급 보안인가가, 실험 목적의 경우 3등급 보안인가가 필요하다.

또한 현 시각 부로 제77K기지의 전 인원은 SCP-729-KO-A 개체의 확보를 최우선시해야 하며, SCP-729-KO-A의 확보가 완료될 때까지 SCP-729-KO-B는 임시 격리실에 격리한다.
[상기한 격리 절차는 SCP-729-KO-A가 확보 완료됨에 따라 해제됨.]

설명: SCP-729-KO는 과거 프로메테우스 연구소에서 시제품으로 만들어진 초상 장비로, 크게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 2개의 캡슐 구획: 높이 약 2.3m의 캡슐. 내부엔 붉은 버튼 하나를 제외하면 별다른 인터페이스가 존재하지 않는다.
  • 중앙의 연산 장치: 일반적인 CPU와 고도의 사이킥 감응성 회로로 구성된 연산장치로 그 효과와 구조로 인해 JUNG 아키텍쳐와 유사성이 존재한다는 가설이 제기된 상태이다. 인터페이스는 외부에 커다란 모니터 하나만이 존재한다.

SCP-729-KO의 각 구획이 서로 연결되고 전력이 정상적으로 공급되면 장비는 가동이 완료되며, 이때 각 캡슐 구획에 인원이 하나씩 존재하면 캡슐 구획 내부의 버튼에 불이 들어온다. 두 구획의 버튼 중 하나라도 눌리면 장비가 활성화되며 그 즉시 두 캡슐에 존재하는 인원의 정신이 서로 교환된다. 정신이 교환된 두 인원은 다시 동일한 절차를 통해 자신의 신체로 되돌아올 수 있다.

또한 연산 시스템 내부에 주의사항이 적힌 txt 파일이 존재한다. 해당 파일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README!!!] 한 캡슐 내에 하나 이상의 생물이 존재하거나 인간 이외의 생물이 존재하지는 않은지 꼭 확인하시오.


사건 기록.220319.729KO

캡슐 구획이 기존 분석심리학부에서 운용하는 정신적 연산장치인 JUNG 아키텍쳐와 얼마나 유사한지 알아보기 위한 분석 절차를 진행하던 중1 이찬열 연구원이 SCP-729-KO 내부의 캡슐에서 실수로 버튼을 누르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공교롭게도, 그 당시 맞은편 캡슐에는 상대적으로 비위생적인 제77K기지의 환경으로 인해 시궁쥐 한마리가 들어온 상태였고, 이로인해 이찬열 연구원과 시궁쥐의 정신이 교체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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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내식당에서 발견된 SCP-729-KO-A로 추정되는 쥐.

그 직후, 실험 진행을 위해 파견 온 분석심리학부의 강다홍 연구원은 시궁쥐의 육신을 취한 이찬열 연구원(이하 SCP-729-KO-A)을 보고 패닉하여 구두를 들고 퇴치하려 하였으며 이에 SCP-729-KO-A는 복도를 통해 도주하였다. 이후 제77K기지의 CCTV와 내부 인원의 증언에 따르면 SCP-729-KO-A는 기지 내 구내식당 주변에 위치한 파이프 내부를 통해 도주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찬열 연구원의 육신을 취한 시궁쥐(이하 SCP-729-KO-B)는 사건 이후로 의사소통이 전혀 이루어지고 있지 않고 바닥을 기어 다니거나 인간을 인식하는 즉시 도주하는 등의 동물적 특성을 보이고 있기에 임시 격리실에 격리하였다.

SCP-729-KO-A의 실종 이후로 제77K기지의 전 인원을 상대로 SCP-729-KO-A를 확보하기 위한 광범위한 조사가 이루어지고, 이찬열 연구원이 현장에 온전히 복귀할 수 있게끔 다양한 방안이 고안되었다.

다음은 SCP-729-KO-A을 확보하기 위해 시행된 절차 목록이다.
절차 SCP-729-KO로 향하는 길목과 이찬열 연구원의 사무실 자리에 비살상용 덪을 설치하고 그 내부에 치즈를 올려둠.
결과 실패. 절차가 실행되고 5일 뒤에 파견온 동물학 박사의 자문으로 쥐는 실제로 치즈를 선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뒤늦게 인지함.
절차 현재 제77K기지에 SCP-729-KO-B를 보유하고 있으며 SCP-729-KO를 통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정보를 담은 텍스트를 쥐의 크기로 인쇄한 뒤 기지 곳곳의 바닥에 배치함.
결과 실패. 앞선 절차와 동시에 시행되었으나 동일한 동물학 박사의 자문으로 쥐의 시력은 인간에 비해 매우 떨어진다는 사실을 뒤늦게 인지함.
절차 SCP-729-KO로 향하는 길목과 이찬열 연구원의 사무실 자리에 쥐가 선호하는 간식과 평소 이찬열 연구원이 선호하는 간식을 같이 배치함
결과 1차 시도는 해당 확보 절차를 온전히 인지하지 못한 연구원이 쥐를 보고 비명을 질러 목표가 곧바로 도주함. 2차, 4차 시도에서 성공적으로 포획하여 2마리의 쥐를 잡았지만 기존 이찬열 연구원과 동일한 쥐가 아님을 확인하고 도로 풀어줌. 3차 시도의 경우 포획 과정 중 실수로 인해 도주함. 1차, 혹은 3차 시도에 도주한 쥐가 SCP-729-KO-A인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절차 시궁쥐의 주요 서식지로 추정되는 하수구 내부에 스피커를 설치하여 구두로 이찬열 연구원의 복귀를 희망한다는 방송을 지속적으로 내보냄
결과 실패. 하수구 내부의 습기로 인해 장비는 쉽게 고장 났으며, 일부 스피커 장비는 쥐가 선을 갉아먹어 기능을 상실함.

상술한 절차는 모두 별다른 소득이 없었고, 야생동물이나 이전에 설치해 두었던 쥐덪에 의해 SCP-729-KO-A가 일찌감치 사망했다는 판단하에 절차 실행 30일 뒤 수색 절차는 임시적으로 중단되었다.

그러나 사건 발생 106일 차가 되던 일자에 폐기를 위해 모아둔 이찬열 연구원의 물품 중 사원증을 물고 달아나려는 쥐 한 마리를 발견한 한 연구원에 의해 SCP-729-KO-A는 성공적으로 확보되었다.

이후 곧바로 SCP-729-KO-A는 격리 중인 SCP-729-KO-B와 함께 SCP-729-KO를 통해 정신을 뒤바꾸어 정상화시키는 데에 성공하였다.


면담 기록.220702.729KO

면담자: 박예은 연구원

대상: 이찬열 연구원 (전 SCP-729-KO-A)

개요: 이찬열 연구원이 106일 만에 확보되어 제77K기지로 복귀하였고 그 이후 진행된 면담 절차이다.


<기록 시작>

면담자: 안녕하세요, 찬열씨.

대상: 빨리… 빨리 내보내 주세요!

면담자: 혼란스러우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100일 넘게 시궁쥐의 몸으로 살아왔을 테니까요. 몸은 어떠신가요?

대상: 그… 잠깐만요… 너무 오랜만 같아요… 시야가 너무 밝고 선명해요…

면담자: 조금 있다 보면 다시 익숙해지실 겁니다. 우선 심신의 안정을 취해 주세요.

대상: [천천히 심호흡 함]… 네, 알겠습니다.

면담자: 협조 감사드립니다.

대상: 그럼 전 언제 나갈 수 있는 건가요.

면담자: 이 면담이 끝나면 바로 보내드릴게요. 몇 가지 질문부터 드리고요.

대상: 아, 네…

면담자: 그럼… 힘든 기억이겠지만, 100일 동안 어떻게 살아오신 겁니까?

대상: 그냥 다른 쥐처럼 곤충을 잡아먹거나 구내식당의 짬통을 뒤지곤 했죠. 처음엔 역겹고 거부감이 들었는데, 그래도 살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먹었어야 했어요. 적응하는데 일주일은 걸린것 같네요.

면담자: 저희가 찬열씨를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사용한 것을 알고 계십니까?

대상: 아 네. 처음엔 몰랐지만 한 2주일인가 한달인가 그 정도 지난 뒤부턴 잘 알겠더라고요.

면담자: 그럼 왜 그때 복귀하지 않았나요?

대상: 일단 첫 번째로, 여기 사람들이 저와 그냥 다른 쥐를 구분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 음식이 진짜 저를 찾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이전에 깔아두던 쥐약이 담긴 것인지 저는 구분할 수 없었습니다. 처음엔 그런 점 때문에 많이 고민했네요. 과연 먹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면담자: 혹시 다른 이유가 더 있나요? 하수구 내부의 스피커의 회로를 절단한게 바로 당신이라는 분석 결과가 있어서요.

대상: 네. 음… 그리고 어느정도는… 어차피 돌아가 봤자 이전의 무료하고 의미 없는 삶이 다시 시작될거라고 생각하니… 뭐, 그런 부분도 있는것 같네요.

면담자: … 그렇다면 이전의 쥐의 삶에 대해 보람을 느끼시는건가요?

대상: 네? 아, 그러니까 짬통 뒤지고 벌레 먹던 시절이 좋았나고요?

면담자: 음… 네. 직접적으로 말하자면요.

대상: 물론 이전보다 불결하고 생존도 버겁고, 흉측한 모습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뭐 그랬죠. 하지만 100일동안 쥐로 살아 보면서 쥐의 삶을 체험하고 그 생각을 가지고, 또 쥐 무리에 소속되어 함께 음식을 먹다보니 이것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는 삶이라고 느껴졌네요.

면담자: 그렇군요, 그럼 다음으로…

대상: 그나저나 이거 언제까지 해야 하나요?

면담자: 아직 질문거리가 조금 더 남아있습니다.

대상: 지금 제 아내와 자식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어요.

면담자: 그렇군요. 빠르게 진행하겠습니다.

대상: 네. 빨리요. 걱정되어서 미칠 것 같네요.

면담자: 그럼… 잠깐, 잠시만요. 결혼하셨어요? 인적사항에선 아내와 자식이 없다고 쓰여 있는데요?

대상: 네. 하지만 지금은 예쁜 아내와 20일 된 제 아이들이 여덟이나 있어요. 특히 첫째가 식탐이 많아서 골치네요. 제가 없는 사이에 뱀이나 족제비가 오면 안 되는데, 빨리 면담을 끝내고 돌아가야 해요.

면담자: 잠깐만요… 그럼…

대상: 네? 아, 네, 맞아요. 제 쥐 아내와 쥐 아이들이요.

면담자: 아니, 잠깐만요. 지금 다시 쥐로 돌아가려고 하시는 건가요?

대상: 네? … 당연하죠! 어차피 한달 만에 저 찾는거 포기했잖아요? 어차피 제가 그리 요직도 아니니까 저 사라진 지 며칠 만에 제 자리는 다른 사람으로 교체되었을 테고요.

면담자: 아니… 그래도 당신은 인간이잖아요!

대상: '인간'이었죠. 하지만 식당 아래의 하수구에서 혼란스러워하던 저를 그들이 받아주고 공동체의 일원으로 인정해 주었을 때 저는 쥐가 되었어요.

면담자: 그럼 이제 인간이기를 포기한 건가요?

대상: 아마도요? 사실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지금도요. 물에 비친 제 모습과 저를 되찾으려는 여러분의 노고를 보고 많이 흔들렸습니다. 하지만 공동체를 이끌고 지키는 한 일원으로써의 경험, 거기서 뱀과 목숨을 걸고 싸워 지켜낸 이들과 함께 사경을 함께한 친구와 함께하면서 어느 정도 마음을 굳혔네요.

침묵

대상: 그거 알아요? 한 친구는 쥐덪이 진짜인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스스로 몸을 던졌어요. 다른 친구는 족제비와 싸우다 그놈의 목을 물고 끝없는 심연의 수직 배관 아래로 떨어졌고요. 걔는 자식과 아내도 있었는데… 세상에 믿어져요? 제 친구들이 우리와 자기 자식을 지키려고 몸을 던졌다고요!

면담자: 지금 너무 감정적으로 변하신거 같아요.

대상: 제가 그 친구처럼 아내를 얻게 되었을 때 저는 다짐했어요. 저에게도 지켜야 하는 가족이 생겼고, 더 이상은 이들을 두고 못 돌아간다고요. 제가 인간으로 돌아가길 포기한 순간이 있다면 아마 그때일 겁니다. 하지만 여전히 전 그 시절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었나 봐요. 쓰레기장으로 들어가는 제 물건들을 볼 때, 지난 27년의 세월이 생각나더라고요. 그래서 딱 하나만… 딱 그 사원증 하나만은 간직하고 싶었어요. 아이들이 자라면 제가 한때는 저 덪을 놓던 거대한 두발 달린 자들이었다고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어요.

면담자:

대상: 다른 질문할 게 있나요?

면담자: 아니요. 수고하셨습니다.

대상: 전 다시 쥐로 돌아가나요?

면담자: 네.

대상: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전에 제 몸을 가지던 그 쥐는 아직 잘 지내죠? 친구들이 여전히 기다리고 있어요. 조금 힘든 부탁이지만, 그 친구도 어떻게든 다시 돌아오게 할 방법이 있을까요?

면담자: 저희도 최대한 방법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대상: 정말 감사드립니다.

면담자: 일단 여기 남아 계세요. 마지막으로 확인할 게 있어서요.

대상: 알겠습니다.

면담자는 면담실을 벗어난다.

<기록 종료>


결론: 면담 직후 이찬열 연구원에게 기억소거제가 투여됨. 임시 격리 중이던 시궁쥐 한마리(전 SCP-729-KO-B)는 폐사시킴. 정기 위생평가가 얼마 남지 않은 고로 이찬열 연구원의 증언에 따라 구내식당 지하 하수구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소독 절차가 시행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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