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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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활성 상태의 SCP-804

일련번호: SCP-804

등급: 케테르(Keter)

특수 격리 절차: SCP-804가 아무런 밈적 효과도 없다는 사실이 증명될 때까지, 대상은 원래 위치인 알래스카 주의 전 █████ █████ 부지에 그대로 두어, 대상의 재활성을 방지시키는 환경에 노출시킨다. SCP-804 위로 30m x 30m 크기의 위장 방수천을 설치하고, 무장 경비원들 및 실험 전용 시설들은 대상의 위치로부터 130 미터 떨어진 지점에 설치한다. 침입자들에겐 A등급 기억소거제를 처방하여 가장 가까운 마을인 [데이터 말소]로 돌려보내거나 현장 보안 인원 재량에 따라 제거한다. 적대적 무장 세력이 SCP-804에 접근하거나 대상을 확보할 경우, 긴급조치 804-X가 시행된다.

설명: SCP-804는 현시점에서 무력화된 예술가 집단인 우넬마트 파레마스타 마일마스타Unelmat Paremmasta Maailmasta1가 20██년 ██월 ██일에 공개한 "인간이 없는 세상World Without Man"이라는 제목의 설치미술품의 잔해다. 수습 절차 간에 해당 예술가 집단의 웹사이트에서 회수 및 삭제된 기록에 따르면, SCP-804는 본래 거대하면서 투명한 지구본으로, 내부에 더 작은 지구체와 영상 장비가 들어있었다. 웹사이트 홍보 자료에는 구체에서 인류가 손대지 않은 목가적 야생의 화상들이 버려진 인간의 산업과 쇠퇴한 명승지의 장면과 대조되어 비춰진다고 명시되어 있었다.

█████ █████ 공동체 근방에서 저명한 환경운동가와 예술가들이 소규모로 참관한 자리에서 SCP-804를 활성화시키자, 대상은 그 파괴적인 특성을 보여주기 시작하였다. 대상의 제작에 관련된 자들이 사고로 사망하거나 잠적하였기 때문에, 장치의 결과물이 의도적인 것인지 아닌지는 추측만 할 뿐이다.

SCP-804 내 구체들이 회전하면, 대략 100 미터 내에 위치한 모든 인공물들은 급격히 약화되기 시작하여 완전히 파괴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효과는 기계류에서부터, 건물, 의류, 플라스틱, 합성 화합물에다가 나무로 만든 뾰족한 꼬챙이 보다 구조가 복잡한 모든 도구에 이르는 범위의 모든 물체에 적용된다. 효과의 영역은 장치가 활성화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넓어지는데, 효과의 중심에는 효과의 강도가 증대된다. 인간의 조직 또한 느린 속도로 부패가 진행되는 식으로 영향받는데, 희생자들은 뼈 골절을 야기시키는 수준의 몸무게 감소로 야위어가며, 그 직후 체내 구성요소의 기능이 즉각 정지되어 사망한다. 인간이 아닌 생명체는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 효과 영역으로부터 벗어난 자들은 장기적 기아 증상을 경험하지만 적절한 치료만 받으면 완전한 회복이 가능하다.

대상이 자기 자신의 효과에 완전한 내성을 갖추고 있었다면, SCP-804는 몇 주 내로 지구상 모든 인류의 흔적을 없애버릴 수도 있었다. 최초로 활성화된 이후로 관측된 파괴력으로 판단컨대, SCP-804의 위력은 현재 실험 중인 대상의 위력에 비해 자기 자신에게 입은 손상으로 약화되었다. 그러나 지속적 사용에 대해선, 혹여 장치가 어떤 방식으로든 재정비되거나 고쳐질 수도 있는 중대한 위협이 아직 존재한다.

SCP-804가 확보되었던 당시의 상황 탓에 해당 장치가 대상을 본 자에게 어떠한 형태의 정신적 충동을 주는 특성 또한 지니고 있다고 여겨졌지만, 그 특성이 SCP-804의 쇠퇴로 인해 제 기능을 못하는 것인지를 알아내고 대상을 격리할 방법을 찾는 실험은 아직 진행 중에 있다. 추가 정보를 보려면 회수 기록을 참조할 것.

회수 기록 SCP-804: 활성화되고나서 대략 5분 정도가 경과한 뒤, SCP-804의 효과가 근처의 █████ █████ 공동체에 미쳤다. 예술 공연에 참석하지 않았던 민간인들은 처음엔 혼란스런 반응을 보이고 열 차례의 신고 전화를 걸었다. 마을의 위치가 외따로 떨어져있는 탓에, 30분이 지나고서야 소형 단엽기를 통한 최초의 응답이 이루어졌다. 비행기는 효과 영역을 통과하자마자 실종되었지만, 조종사가 마을의 건물들이 삽시간에 깡그리 파괴되었다고 설명한 무선 메세지를 송신하였다. 이 시점에서, 재단이 상황을 알게되어 조사를 위해 요원팀을 보내었다.

요원들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까지, SCP-804는 8시간 가까이 간헐적으로 활성화되어 반경 [데이터 말소] 모든 것이 그 어떤 인간 문명의 흔적도 없이 깡그리 사라져 버렸다. 도착하자마자 비행기 한 대가 즉시 영향을 받았으나, 다행히 비행기의 물리적 구조물이 요원들 주위로 추락하기 전에 승무원이 비상 착륙을 시킬 수 있었다. 불행히도, 요원들의 장비와 옷 또한 빠르게 분해되어, 알래스카 북부의 맹렬한 추위에 요원들이 노출되었다. 그 결과, 요원 6명이 저체온증에 걸렸으나, 모두가 영구적 피해없이 업무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불시착한 비행기의 승무원들을 구출한 뒤, 요원들은 방어선을 구축하여 SCP-804 효과의 진원지를 관찰할 수 있었다. 살아남은 █████ █████의 주민들이 장치의 잔해 주변에 모여들었다. 잔해를 목격한 모든 주민들은 심히 야위어갔고 심각한 저체온증을 겪었다. 그러한 노출은 SCP-804의 효과를 악화시키기만 할 뿐이었고 많은 주민들이 손가락을 잃거나 심지어 팔다리까지 잃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생존자들은 2명 또는 3명으로 집단을 이루어 장치로 다가가 효과를 유지시키기 위해 SCP-804의 하우징 내에 단 하나 남아있던 구체를 눌렀다. 그 주민들이 끝내 사망하거나 분해되자, 구경하고 있던 다른 이들은 발을 질질 끌며 제 위치를 찾아 이동하였다. 생존자들은 얼어붙은 구체를 눌러 작동을 완료시킬 때까지 장치를 유지시키는 자들을 응원하고 격려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그러한 수동식 작동은 자기 자신에게 손상을 입히기 전까지 장치가 발생시켰던 효과의 범위를 유지시키는 데에 충분치 못했다.

요원들은 O5-█의 승인을 받아 군중에게 발포하였다. 다른 인공물들처럼 총알도 동일한 부식 과정을 겪었지만 총알의 속도는 분해되기 전에 치명상을 입히기에 충분하였다. 하나 남은 SCP-804 구체가 회전을 멈추자, 효과가 사라져 요원들이 행동을 개시, 장치를 확보할 수 있었다. 생존자들은 저항하려했으나, 재단 요원들을 저지해내기엔 역부족이었고 SCP-804를 빼앗기자 혼란스러운 반응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그들 모두에게 거주지로 제공할 정도로 충분한 시설이 남아있지 않은 상황에서, 많은 생존자들이 눈바닥에 드러누워 죽기를 택하는 한편, 다른 이들은 요원들로 하여금 자신들에게 치명상을 입히게끔 유도하려 하였다. 구류된 생존자들은 그 어떤 질문에도 답하기를 거부하였으며 자신의 신체적 부패를 회복시켜주기에 충분한 치료를 받는 것도 거부하였다.

알래스카 북부의 극악한 환경에 노출시키는 방법이 SCP-804의 기계 잔해를 그 자리에 얼려두는 식으로 대상을 격리하는 데에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기에, 현장에 장치를 남겨두어, 혹여 적대 세력이 장치를 손에 넣으려 할 경우에 [데이터 말소]와 함께 감시하기로 결정되었다.

부록 누군가가 구체를 활성화시키거나 회전시키도록 강제당하는 상황을 우리가 막을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SCP-804는 그 어떤 재단 시설에도 격리되어선 안된다. SCP-804 효과가 단 몇 분만 지속되어도 격리를 파기시켜 근방의 모든 격리 절차에 심각한 누출을 초래할 수 있다.

긴급조치 804-X [데이터 말소]

밈학 연구 기록, 2011년 7월 요하네스 소츠Johannes Sorts 박사가 개정

이것은 SCP-804의 "초자연적" 밈적 현상에 대한 3년차 연간 보고서이며, 아직까지도 이렇다할 결과물은 나오지 않은 실정입니다. 이젠 SCP-804의 밈적 특성에 대한 논란을 영원히 종식시킬 시간이 되었습니다.

네, SCP-804는 밈적 특성을 지니고 있고, 그 특성이 생존자들로 하여금 장치를 유지시키는 데에 스스로를 희생시켜 대상을 활성화시키게끔 유도시켰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SCP-804의 밈적 특성에는 특별히 치명적이거나 위험한 면면 따윈 전혀 존재하지 않습니다. 첨부된 기록에 서술된, 오직 소수의 특정 성격 타입만이 장치를 재가동시키려는 열망을 표출해내죠. 가장 주목받는 집단인 D계급 소시오패스들에게 "모든 것을 죽이는" 큼직한 빨간 단추를 줄 때에도 그와 유사한 흥미를 보입니다.

우리가 이제껏 잘못 짚고있던 점이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스로를 파멸시키게끔 유도하는 마법같은 충동 같은 건 없습니다. 그렇게 생각할 필요까진 없다는 말입니다. 회수 작업 동안 우리가 관찰한 모든 상황은 평균 집단의 정신역학과 인간의 습성으로도 충분히 설명이 가능합니다.

그 장치는 은둔 예술가 및 운동가 집단의 목숨과 업적의 모든 흔적을 깡그리 쓸어버렸습니다. 건물들은 너무 빠르게 먼지로 바스러진 까닭에 사람들은 붕괴 사고에서 부상조차도 입지 않았죠. 그리고 그 중심에서는 인간이 없는 세상이 부실한 기반 위에서 돌고 돌아, 그들에게 있어 이상으로만 존재하던 죽은 세상을 선사하고 있었죠. 인류라는 이름의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법으로서 말이죠.

그렇다면 왜 일개 운동가 집단이 자기 자신과 그 이웃사촌들을 갈아넣으면서까지 대지大地에서 모든 인간들을 쓸어버릴 죽음의 기계를 작동시키려 했을까요?

그들은 그저 그렇게 되길 원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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