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860-KO

일련번호: SCP-860-KO

등급: 안전(Safe)

특수 격리 절차: SCP-860-KO는 셀레스트 소속이었던 중앙자퇴예방센터가 만들고 판매한 상품들을 통칭한다. 총 다섯 항목은 각기 다른 절차를 따른다. 새 860-KO가 발견되면 특수 격리 절차 역시 갱신된다.

  • SCP-860-KO-11: 제04K기지 표준 안전형 물품보관함에 위치. 이 개체의 변칙성은 매우 얇은 부품에서 기인하므로 조작 및 분해에 유의해야 한다. 크기에 비해 매우 복잡한 기작이 일어나는 만큼 SCP-845-KO를 통해 확대 후 관찰과 연구를 진행하자는 제안이 나왔고 안영길 연구이사관보가 승인하였다.
  • 중앙자퇴예방센터가 광흥전자와 접촉, 연락한 시기와 장소를 토대로 PoI 추적팀에게 정보가 주어졌다. 광흥전자를 추적할 강력한 단서가 생긴 셈이다.
  • SCP-860-KO-22: 제01K기지 종합연구소의 요청으로 인수인계되었음. 성분 조사 및 재조합이 연구 목표이다. 인체 실험 시 직접 복용보다 주사하는 것이 더 큰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 SCP-860-KO-33: 제04K기지에 구류된 학생들은 기억소거 처방 후 민간에 복귀될 예정이다. 영향받은 직원들은 효과가 자연 소멸할 때까지 방치한다. 860-KO-3은 우선 3등급 보안 인가를 인증받고 열람할 수 있다.
  • SCP-860-KO-44: 제04K기지 표준 안전형 물품 보관함에 위치. 해당 개체의 변칙적 기작에 대한 연구는 막바지에 달했다. 연구부는 대상을 사회공학적 해킹용으로 활용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연구 및 실험이 진행 중이다.
  • SCP-860-KO-55: 항밈을 연구하는 부서 █곳에 인계되었음. 개발 과정을 추궁 중이다.

설명: 중앙자퇴예방센터는 전국구 중고등학생들에게 직접 물품을 판매하는 것을 업으로 삼으며 이는 셀레스트가 학부모들에게 접근하는 방식과는 차이가 보이는 부분이다. 그 이름에 걸맞게 성적 향상보다는 학생들의 스트레스 해소 또는 편의 제공이 주를 이룬다.

설명 860K-1: 금속 도시락 용기. 회수된 개수 18개. 셀레스트는 이것이 외부 단체와 무단으로 접촉해 개발된 것임을 문제 삼아 센터장을 징계한 바 있다.

▶ 면담 기록 中

PoI-86006: 도시락 통입니다. 사실 좀 밋밋하다보니 플라스틱 커버 같은 걸 씌우고 다니기도 합니다.

자, 아무래도 우리 학생들 어떻습니까. 급식 참 잘 거르거든요? 그런데 그거 거르고 싶어서 거르는 게 아니에요. 학교 밥이 형편없으니까! 또는 못 먹는 반찬이 나올 때도 있을 거고요. 그러면 학생들은 매점 달려가서 영양가 없는 걸 주워 먹어요. 그걸 보다 못해 만들게 된 상품입니다.

요 제품은 각각 하나씩 다른 통과 쌍을 맺고 있습니다. 셀레스트 구내식당에 있는 제품들하고요. 밥때가 되면 저쪽에서 도시락을 담고, 통을 통째로 바꿔치기 합니다. 공간 도약. 그러면 어떻게 되겠어요? 취사장에선 다 먹은 밥통 받아서 설거지하고, 학생들은 갓 지은 밥을 먹고. 굉장히 편합니다. 문제라면 요새는 학생들 중에 도시락 싸 먹는 친구들이 적단 거죠. 그래서 출장 나가 있는 선생님들이나 직원들, 아니면 공시생 위주로 인기 있지 않았나 싶네요. 저희가 장담, 보증하건대 거기 시설 밥맛이 좋긴 했거든요.

이제 재단에서는 못 보여드리긴 하는데, 이거 어찌 보면 전략적으로 사용해봄 직하거든요? 지금 저희가 갖고 있는 것 중에 취사장이랑 연결된 제품이 있긴 해요. 그런데 지금 밥이 안 날아오는 걸 보면 저쪽에서 설정을 꺼뒀단 말이 됩니다. 안에 GPS 장치 넣고 보내면 어떨까 생각을 했거든요. 물론 저쪽에서도 보내면 또 큰일이지만요.

그 제품이 제가 광흥전자랑 커넥션이 있어서 만들 수 있었던 건데 한 번 거기에 장치 조작 의뢰해보는 건 어떨지요? 거기로 연락하면 이쪽에서 장치를 제어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설명 860K-2: 캡슐형 알약. 회수된 개수 174정. 중앙자퇴예방센터가 투자를 받아 연구 개발에 착수했지만 그 금액에 비해 효과는 미미했다.

▶ 면담 기록 中

PoI-8600: 이건 신중함을 가져오는… 그러길 바랐던 약입니다. 여기서는 사실 별로 드릴 말씀이 없네요. 학습 효과를 증진시키는 약이라는 컨셉은 사실 정말 많이 나왔습니다. 그럼에도 썩 만족할 만한 건 찾은 적이 없었죠. 그러다 각인이나 암기 같은 키워드에서 벗어나서 고안해보면 어떨까, 그렇게 나온 프로젝트가 있었습니다.

저는 신중함과 침착함에 집중했습니다. 시험 당일에만 먹을 수 있어 부작용 걱정도 덜한 상품이었죠. 결과는 폭망했고요.

이게 아무리 투여량을 올려봐도 뭐가 나아지질 않더라고요. 몇몇 학생들은 덕분에 덜 떨렸다고. 효과를 봤다곤 말했는데 그건 눈가림 배정으로 임약 받아먹은 친구들도 그랬습니다. 흐, 돈 깨먹었다고 된통 깨졌던 기억이 나네요.

한 가지 재밌는 점은 학생들이 OMR 카드에 마킹 실수를 안 했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아주 정확히, 가득 칠하더라고요. 아시죠? 괜히 빗나갈까 봐 안쪽에 조금씩 칠하는 거. 얘넨 그런 거 없이 과감하게 쭉쭉 그려 넣더라고요.

결국 성적 개선엔 기여도 못하고. 만들어둔 샘플들 버리지도 못하고. 입시 미술하던 녀석 하나가 곡선이 잘 그려진다길래 걔한테나 떨이 장사를 했습죠.


설명 860K-3: 모순되는 수학 공식들이 원형으로 그려진 엽서. 회수된 개수 1장

▶ 면담 기록 中

PoI-8600: 우선 이건 뇌 속의 각도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고안 자체는 다른 분이 하셨는데 제가 양해를 구하고 상품화에 성공했지요.

눈대중만으로도 도형 풀이를 넘길 수 있는 획기적인 아이디어. 사용법은 간단합니다. 엽서만 유심히, 시선을 원형으로 굴리면 끝입니다. 편하죠. 명상 각인법으로 효과를 오래가게 할 수도 있긴 한데, 사실 그럴 생각이었으면 기간제로 팔 걸 그랬나 봐요. 아무쪼록 이 '눈으로 보는 각도기'는 각도 뿐 아니라 사인, 코사인도 계산이 된단 말입니다? 일부 학생은 페이저 계산에도 성공했는데, 포물선도 가능한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에너지 소모가 심할 겁니다.

하여간 이 기막힌 기술은 반년도 못 가 사장됐습니다. 꼭 일부 학생들이 이걸 하라는 공부는 뒷전하고 당구 칠 때나 써먹더라고요. FPS나 롤 같은 게임에서도 효과를 봤다나. 졸업반 중에 어떤 친구는 오토바이 면허 딸 때 써먹데요? 그래서 폐기했습니다. 슬픈 일이죠.


설명 860K-4: 스프링 노트. 회수된 개수 71권. 재단이 중앙자퇴예방센터의 존재를 확인하게 되는 결정적인 단서로 손꼽힌다.

▶ 면담 기록 中

PoI-8600: 아아. 그날 기억나요.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 다 돋네. 이때 재단 여러분들께 다 털릴 뻔했잖습니까. 아무튼.

학교에서 학생들한테 시키는 벌칙 중에 아세요? 깜지요. 깜지. 우리 학생들 취약 과목 공부할 시간도 부족한데 어디 존심 센 선생 잘못 만나기만 해봐요. 깜지 쓰느라 시간 다 버린단 말입니다. 그렇다고 밉보일 수는 없으니 어쩌겠어요. 간혹 숙제로도 시키니 수행평가 점수로도 들어가는데. 그래서 학생 숙제용 노트를 우리 센터 쪽 망에 연결시켜서 클릭, 복사, 붙여넣기를 제어할 수 있게 했습니다.

보안 문제도 사실상 완벽에 가까웠습니다. 학생이 필요한 숙제를 우리 쪽에 연락하면 복붙을 해주는 식. 노트만 가지고는 뭘 못 합니다. 글 내용도 공책이 닫혀있을 때만 갱신되거든요. 도무지 들킬 방법이 없던 건데…

기술팀이 그러더랍니다. 크롬 기반으로 코딩을 했다나 어쨌다나. 일명 '복사 버그'가 터진 거죠. 책을 덮고 펼 때마다 이전 수행과정이 반복되는 식이었습니다. 학생 중 하나가 그 온통 잉크 범벅된 공책을 닦아내려다 사고가 생겼었네요. 듣기로는 그 종이가 찢기자마자… 어우! 상상도 싫어라.7


설명 860K-5: 항밈 패턴이 그려진 얇은 종이로 감싼 담배. 회수된 개수 67갑. 셀레스트는 중앙자퇴예방센터를 제명한 가장 명백한 이유를 이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 면담 기록 中

PoI-8600: 이건… 어떻게 설명드려야 하나. 일단 눈으로 봅시다. 여기 이쪽에 포장을 찢어둔 애들은 잘 보이죠? 그에 비해 이쪽 친구들은, 짠! 맨눈에 도저히 보이지 않습니다. 이게 클로킹과는 결이 좀 다른 기술인데, 우리 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을, 그 허점을 이용한 겁니다. 착시의 확장 버전이랄지. 설명이 어렵네요.8

아무튼 이렇게 한쪽 면에 보이는 얇은 선 말고는 들킬 수 없는 담배를 공급했습니다. 흡연하다 들킨 학생들에게. 2학기까지 들어간 고3 수험생들에게만요. 어차피 곧 수능 치르는데 괜히 스트레스 줄 일 있습니까?

그런데 셀레스트는 그걸 못 받아들였던 겁니다. 정작 온갖 불법이나 좋아하던 것들이.

장민호 박사: 그렇군요. 학생에게도 학부모에게도 좋은 방법일 텐데요.

PoI-8600: 제말이요! 물론 담배가 몸엔 좀 해롭더라도 어차피 성인 되면—

장민호 박사: 엄, 잠시만요. 해롭다니요?

PoI-8600: 예? 아, 뭐 연초도 적당히 피우면 약이 된다. 그런 건가요?

장민호 박사: 아니요. 그 담배요. 그거 성분 검사해보니까 완전 무해하던데? 공정 때부터 아주 신경 써서…

PoI-8600: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뭔 말입니까, 그게? 이거 연초에 종이만 감싼 걸 텐데?

장민호 박사: (고개 저으며) 기분 돋구는 향은 좀 넣어두셨네요.

PoI-8600가 생각에 잠긴다.

장민호 박사: 어이쿠. 일 났네.

PoI-8600: 우리가 뭘 잘못 건드렸었나? 이걸 왜 몰랐지? 하기야 어디 담배인 줄도 모르는 거 보면 사고가 난 게 맞겠구나! 그럼 우리 괜히 쫓겨난 거 아닙니까?

장민호 박사: 그거랑은 결이 좀 다른 것 같은데요. 그냥 손절—

PoI-8600: 아이! 이렇게 억울할 수가. 나만큼 학생들 사랑하는 사람이, 인재가 어딨다고!

장민호 박사: (한숨 쉬며) 예, 기록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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