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 재단

특수 격리 절차

SCP-971-KO-1, 2는 현존하지 않으며, 과거 존재했음이 증명될 가능성도 극히 낮으므로, 천문학계에 관련 의혹이 제기되는지 여부를 감시하는 것 이외의 특별한 격리 절차는 필요하지 않다.

SCP-971-KO-A, B는 현재 CN ██기지에 안치되어 있다. 이들은 완전히 무효화된 것으로 간주되며, 시신의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적정 규격의 관 내부에 넣은 채 저온 보존되어야 한다.

이 넷 이외에 SCP-971-KO의 특징을 갖는 대상이 발견될 경우 무효 등급은 재검토될 수 있다.

설명

SCP-971-KO-1, 2는 태양계의 두 번째 항성과 지구의 두 번째 위성을 가설적으로 일컫는 명칭이다.

천문학적으로 태양이 다른 항성과 함께 쌍성계를 이루었을 것이라는 추측은 일명 '네메시스 가설'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 근거였던 지구 생태계의 대량 멸절에 주기가 있다는 주장이 후속 연구에서 반박당했고, 현재 태양계 천체들의 운행에는 두번째 항성이 현재 존재하거나 가까운 과거에 존재했다면 발견되어야 할 중력 상호작용의 영향을 찾아볼 수 없다. 비록 만여 년 이내의 부족한 기록이지만, 인류에 의해 기록된 천문 관측 사료들에서도 그러한 징후는 발견된 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진이 SCP-971-KO-1, 2의 존재를 가정하는 이유는 SCP-971-KO-A, B의 존재 때문이다. SCP-971-KO-A, B는 미라화가 진행된 두 구의 인간형 사체이다. 이들은 각각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SCP-971-KO-A

• 신장 약 3.2m의 20~40대 추정 인간 여성의 외형. 인종적 특징은 특정하기 어렵다.
• 신체 전반을 덮거나 구성하고 있는, 탄소질의 거친 검은색 표면.
• 같은 물질로 이루어진 15m 가량의 두발. 발견 당시 사체를 둘러감은 상태였다.
• 신체 정중선을 따라 존재하는 금속 문양의 흔적.
  • 이마부터 회음부까지 陽, 水, 金, 火, 木, 土의 문자가 금으로 쓰여있다.
  • 심장 부근에는 네 번째 문자가 위치해있던 흔적이 남아있으나 손상되어 식별할 수 없다.

SCP-971-KO-B

• 신장 약 3.5m의 20~40대 추정 인간 남성의 외형. 역시 인종적 특징은 특정하기 어렵다.
• 신체 전반을 덮거나 구성하고 있는, 규소질의 매끈한 하얀색 표면.
• 같은 물질로 이루어진 35m 가량의 두발. 발견 당시 사체를 둘러감은 상태였다.
• 신체 정중선을 따라 존재하는 금속 문양의 흔적.
  • 이마부터 회음부까지 달의 위상을 각각 형상화한 기호가 은으로 쓰여있다.

SCP-971-KO-A, B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한 연구 결과 이들이 SCP-179¹와 동일한 성질의 독립체였을 것이라는 가설이 제시되었다. 특히 SCP-971-KO-A는 두발의 길이와 문양의 형상을 제외한 거의 모든 요소가 SCP-179와 동일한데, 문양 또한 사용한 문자 체계만 다를 뿐 상징하는 내용은 일치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SCP-179를 근접 관측하여 문양을 비롯한 상세 사항을 인지한 인간 집단은 재단 이외에 없으므로 SCP-971-KO-A의 특징이 고의적으로 조작되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한편 SCP-971-KO-B는 -A나 SCP-179와 정반대되는 특징들을 갖고 있는 점과 문양의 의미를 고려할 때 지구의 위성과 관련된 상징성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도 SCP-179와 같이 짝을 이루는 천체가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또 이들의 사체가 지구에서 발견되었으므로 해당 천체들은 지구로부터 아주 멀리 떨어지진 않았을 것이다. 즉 특정하기 어려운 과거 시점에 지구에서 관측 가능한 천구상의 상징적 천체가 더 존재했을 것이라는 가설이 도출된다. 연구진은 SCP-971-KO-A, B가 각각 SCP-971-KO-1, 2, 현재 존재하지 않는 두 번째 태양과 두 번째 달에 대응하는 독립체였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러한 복수일월 가설은 천체물리학적으로 타당성을 검토하기 어려우나, 많은 문화권에서 공통 신화소로 나타나는 '일월조정신화'와 연계하여 이해할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많은 신화적 시열대에선 신적 존재나 인간에 의해 해와 달이 현재의 형상과 운행을 갖추게 되는 사건이 나타나는데, 특히 동아시아 등지에선 태양과 달이 여럿 발생한 것을 영웅이 쏘아 떨어트렸다는 공통 서사를 보인다.

회수 기록 971KO

2███년 ██월 ██일, POI-0814²의 행적을 추적하던 기동특무부대 █-██는 남만주 일대를 수색하다가 해당 인물이 독자적으로 발굴하고 있던 사적지를 발견했다. 사학부의 고고학 전문가들이 조사를 벌인 결과 해당 구조물은 석회로 만들어졌으며, 최소 █████년 전에 조성되었을 것으로 분석되었다. 내부에는 세 개의 석관이 나란히 놓여있었고 그중 가운데 관은 빈 상태였다. 나머지 두 관에서는 SCP-971-KO-A, B가 발견되었다.

연구팀은 해당 사적 전체를 격리하고자 했지만, 민간 구역에서 지나치게 가깝고 이미 위치가 노출되었다는 점을 고려해 우선 SCP-971-KO 개체들을 인근 재단 시설로 옮긴 후 구조물을 더 탐구하기로 결정되었다. 그러나 이송 직후 사적지 내부에 몰래 설치되어 있던 폭발물로 인해 구조물은 모두 파괴되고 말았다.

SCP-971-KO가 모두 재단 시설에 반입되어 연구가 시작된 이후, SCP-179를 감시하던 재단 복합형 궤도 조기 경계 시스템에서 이상 징후를 포착했다. SCP-179가 지구를 가리킨 것은 이 때가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