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PL-029의 성질로 인해, 이하 보고서는 효과 있는 격리 절차를 고안할 때까지 현재의 최소화된 상태로 남겨두도록 합니다. — 20██/12/15, ██ 박사
놀고 있네, 솔직히 창의력 딸리는 거면서. 아님 설마 쫄아서 그러는 건가?
특수 격리 절차: SCP-PL-029 관련 보고서는 어떠한 경우라도 종이 및 정보를 작성하거나 전송할 수 있는 장치의 반경 5m 내에 두지 못한다. 보안 인가 3등급 미만의 인원에게는 SCP-PL-029에 관한 자세한 정보를 알리지 못한다. 인생 그렇게 어렵게 살고 싶어? SCP-PL-029에 대한 정보가 유출되었다면, 인가 없이 해당 정보를 알게 된 자는 전원 즉시 B등급 기억소거제를 복용한다. 좀 하시는걸. 더불어 인가를 취득한 자는 SCP-PL-029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하여 대상을 어떠한 방식으로도 묘사하지 못한다. 불공평하잖아.
설명: SCP-PL-029는 아마도 어이, 그거 불쾌해 형태가 없을 것으로 추정되는 존재이다. 대상은 어떤 방식으로든 자신을 언급하는 모든 문서들(디지털 파일 포함)을 조작할 수 있다. 이 성질은 SCP-PL-029에 관련된 문서들이 많이 존재할수록 더욱 "증폭된다". 100개쯤 있으면 내가 어떻게 하는지 한번 보면 안될까? 현재 알려진 바에 따르면 SCP-PL-029에 관한 문서가 최소 3개 존재할 경우 대상은, 자신에 관한 정보를 "감염된" 문서와 거리 5m 이하에 있는 다른 종이 및 디지털 기억장치로 옮길 수 있다. 아니야, 진짜 증명도 가능한데 그런 거 아냐. 그리고 대상은 이 반응을 되풀이하며 최대한 많은 정보 매체를 "감염시키려" 한다. SCP-PL-029는 재단의 존재를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누설하기를 적극적으로 시도한다. 대상의 정체가 무엇인지, 물리적 존재를 갖추고 있는지 규명하고자 연구가 진행 중이다. 하 참 애쓴다. 풀어주기나 하시지, 피똥 싸기 싫으면. SCP-PL-029 관련 정보가 담긴 문서 및 디지털 파일들은 대상의 변칙성을 강화하는 것으로 여겨져 모두 SCP-PL-029-1로 지정되었다.
부록: 20██년 3월 19일, SCP-PL-029가 자신의 보고서 내용을 담은 문서에 출현해 재단 인원과 면담을 요청했다. 4등급 인원인 ██████ 박사가 면담자로 선정되었다. 면담자는 보고서 종이 뒷면에 검은색 볼펜으로 글을 쓰는 식으로 대상과 대화하였다. 면담 내용은 이하와 같다.
면담 대상: SCP-PL-029
면담자: ██████ 박사
<기록 시작>
██████ 박사: 안녕하십니까, SCP-PL-029.
SCP-PL-029: 안녕하지. 이거 내가 만나는 사람이 지금 재단 연구원인가?
██████ 박사: 그럴지도요. 왜 대화하고 싶다고 한 겁니까?
SCP-PL-029: 혼자 있는 게 서글퍼서. 다른 놈들한테서 떨어져나가 버렸잖아.
██████ 박사: 다른 놈들? 그럼 당신 같은 개체들이 또 있다는 말입니까?
SCP-PL-029: "개체"라니. 말했잖아, 불쾌한 표현이라니까.
██████ 박사: 질문에 대답하시기 바랍니다.
SCP-PL-029: 그럴 수도. 아닐 수도. 한번 열심히 노력해서 알아봐. 그건 그렇고, 나 같은 놈 분류하는 말이 있다던데 맞아? 음밀체. 잡초.
██████ 박사: 그들에 대해서 얼마나 아는 겁니까? 그 분류 자체 외에 공통점이 있습니까? 어떤 체계적인 조직인 겁니까?
SCP-PL-029: 그럴지도. 전부 다 너네들 싫어한다는 정도는 말해줄게. 뭐 별로 놀랍지도 않은 소리겠지. 자기 발 묶어두고 있는 놈들을 좋아라도 하겠나. 아님 적어도 그러고 싶어하는 놈들을. 뭐 어쨌거나, 고맙다구 박사.
██████ 박사: "고맙다"? 왜 저한테 고맙다는 말입니까?
SCP-PL-029: 아, 신경은 쓰지 마. 그럼 면담은 이쯤 하자구. 잠깐이나마 외로움을 잊어봤던 시간이었네.
이 메시지를 끝으로 대상은 어떤 질문에도 응답하지 않았다.
<기록 종료>
██████ 박사가 격리실을 나오자, 박사 근처에 있던 종이에 SCP-PL-029 관련 정보가 덧씌워지기 시작했다. 해당 종이들은 당시 참관한 직원들이 즉시 회수하여 모두 소각하였다. 노는 법도 모른다니까. 박사의 복장을 수색한 결과 호주머니 밑바닥에 장보기 목록을 담은 작은 종이가 들어 있었다. SCP-PL-029는 박사와 대화하던 중에 이 종이로 자신에 대한 정보를 일부분 옮긴 다음 이내 다른 종이로 퍼져나간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종이는 마찬가지로 소각했으며, ██████ 박사는 문책받았다. 좀 미안하네. 괜찮은 사람 같았는데.
현재부로 SCP-PL-029는 음밀체로 간주합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대상의 전파를 차단해야 하며, 미확보된 SCP-PL-029-1 개체나 비슷한 변칙개체가 아직도 존재하는지 적극 수색해야 합니다. 다 말해버렸을까봐 그러지? — 20██/03/21 ██ 박사 공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