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 재단

LordBeauremont:¹ 안녕! 매시의 크나큰 기회 접속 환영해. 처음 왔다고?

26Thulu62: 맞아, 무료 프로모션 걸려서. 이런 게임 처음 들어보네. 이 게임 텍스트밖에 없어?

LordBeauremont: 거의 그래. 풀 그래픽 버전 개발하곤 있다. 개발진이 카메라 넣고 있는데 자꾸 터진다고 그러더라. 아니, 그렇다는 말 맞던가 모르겠네. 여기 개발진이 문법은 등신이라서.

26Thulu62: 그렇긴 해.

LordBeauremont: 그래도 최소한 인간은 아니니까! 인간이었으면 진짜 개슬펐지. 너도 인간 따위는 아니지?

26Thulu62: 그럼! 전혀 아냐.

LordBeauremont: 다행이네. 그 피부 덮은 액체 자루놈들은 아무 산업이나 다 찌르고 들어와서 알박기한다니까. 그 축축한 내장 원래 있던 데 잘 두기나 하지, 안 그렇냐고?

26Thulu62: 축축한 내장? 와 진짜 공감이다. 난 인간이 아주 싫다는 아닌데 자꾸 내 앞에서 피 흘리고 뭐 발싸하고 계속 그 지랄이거든. 개역겨워.

LordBeauremont: …

LordBeauremont: 너무 끔찍한데. 유감이다.

26Thulu62: 괜찮아. 그래도 그런 일 막아주고 나 지켜주는 인간도 많이 있어서.

LordBeauremont: 우와, 인간 vs 인간? 진짜 딱 인간스럽다. 쩐다.

26Thulu62: 흠흠 뭐 그렇지. 아무튼 그래, 이거 정확히 무슨 게임이야?

LordBeauremont: 아, 이 게임 되게 재밌어. 이 돌 조각상이 되어서 아무데다 돌아다니는 거야. 신이 되거나 아님 되려고 하면서.

26Thulu62: 그거… 좀 재미없는데. 우리 아빠가 게임에 들어왔나.

LordBeauremont: 응?

26Thulu62: 신경쓰지 마.

LordBeauremont: 아 그래, 아무튼 그런 걱정 하지 마. 게임이 아직 베타긴 해, 그래서 가능한 행동이 돌아다니는 거랑 부수는 거밖에 없고. 그런데 이 게임 월드에 인간들만 사는데, 개발진 말로는 임신 기능을 제대로 적용 못 시켰대. 그래서 이 월드 설정이 모든 인간들이 임신 못하는 백신을 맞아버리고 말았다야. 인간들이 지들 멸종되는 거 인식하고 엄청 빡쳐서,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바쳐서 그 백신 뱉어낸 쪼끄만 구멍에다가 온갖 더러운 거 밀어넣는 중이야.² 개웃긴다니까.

26Thulu62: 뭐야, 그럼 다산의 신이라든가 그런 거 찾아다니는 것도 없겠네?

LordBeauremont: 그러니깐! 내가 보니까 여기 인간들은 조각상들이 오만 데 다 돌아다니는 것도 못 알아챘을걸.

26Thulu62: …갑자기 게임이 굉장히 마음에 들어지려 한다. 한번 왕창 뿌숴보자고.

LordBeauremont: 오케! 왔구나. 자, 이 스킨 받아.

알림: LordBeauremont의 "스킨 DLC"를 수락합니까? > Y

26Thulu62: …우와, 지금 스킨팩 나한테 선물하는 거야?!

LordBeauremont: 맞아. 나 다른 라이선스 있어서, 좋아할 거 같아서.

26Thulu62: 멋지다! 우와, 그래픽도 있어! 스킨만 해도 몇 개야? 와, 이 커스텀 좀 봐!

LordBeauremont: 진짜 멋지지. 자, 이것 좀 봐. 나 이제부터 마주치는 인간 싸그리 다 골려주기로 했어. 어차피 여기 인간은 아이를 못 가지니까, 커다란 아기 모습이 되게 먹어줄 거잖아? 노가다 좀 했지. 초록 눈에 까만 코에, 아무튼 인간 아기랑 완전 똑같이 맞췄어. 심지어 샤방한 꽃까지 포기해 가면서 똥 싸는 능력까지 맞췄다구.

26Thulu62: …그리고 대물도?

LordBeauremont: 그거 탯줄이야. 인간 아기는 이걸로 엄마한테 기생해.

26Thulu62: 그게 그런 식으로 하는 거 아닌 거 같은데. 인간 아기는 무슨 커다란 땀샘에 기생하지 않던가?

LordBeauremont: 맞아, 거기 기생할 때 탯줄을 쓰는 거지.

26Thulu62: …어우 씨. 좋아, 이 옥으로 된 내골격 세팅해야겠다. 간지 나는데.

LordBeauremont: 좋았어. 아, 그리고 있잖아, 인간들이 플레이어를 눈치채려는 모양이야. 조심해. 반항까지 시작했어.

26Thulu62: 아까 세탁기에 낑겼다던 그놈도 그런 인간이야?

LordBeauremont: 너도 봤구나? 아냐, 그 친구 몇 시간 그렇게 낑겨 있었어. 야한 뉴비야. 근데 이건 진심인데, 스텔스 모드라도 켜둬. 스텔스 모드에서는 인간들이 볼 때는 못 움직이지만, 인간들은 그냥 평범한 조각상으로 생각하니까 그동안에 이동 커맨드 입력해두면 돼.

26Thulu62: 왜 갑자기 인간들이 어그로를 끄는 거지?

LordBeauremont: 오마하 시를 부숴먹은 뒤끝이 아직 남았나 봐.

26Thulu62: 뭐야, 도시를 부숴먹는다 해도 나중에 리스폰되는 거 아냐?

LordBeauremont: 아니야. 개발진 (그 등신들 표현으론 "게발찐") 말로는 우리가 진짜 신이 되려면 행동의 결과가 영원히 남아야 한다. 어차피 죽어가는 세상이기도 하고. 베타가 끝나면 싹 다 긁어보아서 안 죽어가는 완전 새 세상으로 넘긴다나 봐.

26Thulu62: …그럼 이 세상은 그냥 부숴도 돼? 맘에 든다 이자식들! 어, 이 내골격 텔포킬 능력 해금됐는데. 이걸로 우리 둘이 다른 지역에 아무도 스폰 안된 곳으로 이동하면 어때?

LordBeauremont: 진짜로? 시간 많이 벌리겠네. 어디로 갈래?

26Thulu62: 지금까지 내 표적들이 어디로 가던지 봐야… 오, 다윈이란 도시가 있네.

LordBeauremont: 인간 진화할 때 그 다윈? 이름 웃기네. 액체 주머니들 막 방금 똥멍청이로 바뀐 기분 나고. 그럼 가자.

26Thulu62: 다윈 개발살 작전… 시작!

26Thulu62: 아, 그리고 DLC 사줘서 고마워.

LordBeauremont: 별말씀을. 너 내가 좋아하는 친구야. 개발진이 뭐 새로 내놓는데로 제깍제깍 가져다줄게.

26Thulu62: 어후, 진짜 미치는 줄 알았네! 고마워!

LordBeauremont: 별말씀을. 인간 아작내고 시체에다 똥 싸는 건 언제나 재밌으니깐. 그래도 이 게임은 신 되는 게임이잖아? 진짜로 신까지 달성한 건 네가 사실상 처음일걸. 다들 엄청 질투할 거야.

26Thulu62: 난 아직 준비 안됐거든? 나는… 준비가 안됐어. 지금 당장은. 당장… 아냐, 신경쓰지 마. 다른 거 아작내러 가자.

LordBeauremont: …뭐야, 너 지금 괜찮아?

26Thulu62: 뭐랄까… 뭐랄까 어디 한 곳에 마음 붙이려고 하면 아빠가 내 앞에다 광신도 집단을 보내버려. 아빠는 내가 자기처럼 성적 숭배의 우상이 될 운명이래. 가업이라고. 우리 아빠는 성의 신이야. 아빠의 아빠 겸 엄마 겸 부모님은 피의 군주고, 그분의 조상은 어머니 골수고… 집에서 크면서 아빠가 맨날 자기 작품을 가져오면 무슨 기분인지 알아? 고마워요 아빠, 또 저녁에 까만 닭 가져오셔서. 고마워요 아빠, 또 생일에 죽은 아기 가져오셔서. 아빠, 영혼의 기도랑 통곡 좀 조용히 해주시면 안돼요? 나 자잖아요. 뭐 세상에 그런 개짓거리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도 있잖아? 그걸 아빠는 나 아기 때부터 목구멍에 막 쑤셔넣었어. 왜 몰라주는 거야? 왜 꼭 그런 존재가 되어야 해?

LordBeauremont: 아 어떡하냐, 너무 끔찍한 일인데.

26Thulu62: 그런 꼴이 싫어서 집에서 나왔어. 더는 참고 넘어가질 못하겠어서. 폭풍우 몰아치는 날씨였는데, 그때 내 시신경교차로 들여다본 아빠는… 너는, 너는 나 이상하다고 생각 안할 수 있어? 이런 말 해도 그냥 넘어갈 수 있어?

LordBeauremont: 당연하지 툴루. 너만 필요하면 뭐든지. 괜찮아, 나 누구 재단 안해.

26Thulu62: …아빠한테 이렇게 말했어. 아빠 저 무신론자예요. 뭐라고, 내가 다른 이들의 정신에 행사하는 힘을 믿지 않는다는 말이더냐? 네, 뭐랄까… 신이라는 게 저한테는 안맞아요. 저 그냥 프리랜서 할래요.

LordBeauremont: 아빠가 납득을 못해주셨던가 보네. 안타까운 일이다.

26Thulu62: 너… 너는 나 무신론자여도 괜찮아?

LordBeauremont: 그럼. 나도 원래 신도 아니고 나중에 신 될 놈도 아니야. 신이라는 것도 따라오는 책임도 엄청 많고, 이 세상이 원래 생긴 것만큼 재밌는 데는 아니잖아. 신 되기 싫으면 굳이 신 안해도 돼.

26Thulu62: 저… 정말? 진짜 그렇게 생각해? 다들 나보고 신이 되면 얼마나 멋지냐고, 우중들의 심장을 얼른 다스리고 싶다고, 삶과 죽음을 결정하고 싶다고 그러는데… 진짜로 권속들을 그냥 내버려둬도 돼? TV 본방사수나 하면서?

LordBeauremont: 그렇다니깐. 아니 솔직히 능력이 있으면 그냥 혼자 있는 데 사용 못할 건 또 뭐야?

26Thulu62: 아, 알라가다의 꿀로 절인 혀시여. 정말 내가 나사 빠진 이상한 놈 아니라고 말해주는 거야?

LordBeauremont: 그럼, 내가 단언해.

26Thulu62: 이런 말 들려주는 놈은 살면서 처음이야. 고마워.

LordBeauremont: 뭘, 언제든지. 내가 너랑 함께할게, 무슨 일이 있어도. 필멸자 세상에서 궁금한 게 있으면 마음 놓고 나한테 물어. 뭐든지 다 알려줄게. 속박하려는 놈들은 이제 그만 떨쳐버려. 괜찮아. 내가 있잖아. 나랑 같이 있으면 위험하지 않아.

26Thulu62: 고마워. 가끔은 세상 모든 게 너무 무섭고 혼란스럽고 그런 거 있지?

LordBeauremont: 알지. 그래도 우리는 서로가 있잖아. 내가 안전하게 지켜줄게. 우리 사이에 비밀은 없는 거지?

26Thulu62: 물론이지.

LordBeauremont: 그리고 나는 누구보다도 너한테 가까운 거지?

26Thulu62: 그 무엇보다도. 항상 있어 줘, 믿을 놈 찾기가 너무 힘들어.

LordBeauremont: 얼마든지 믿어 줘. 늘 지켜 줄게. 우리 사이라면. 그럼 인간들 조지러 가 볼까?

26Thulu62: 좋지.

26Thulu62: 쟤네들 그냥 캠핑 아니기만 해봐. 구태여 여기 정글에서 우리 모이자고 한 건데.

LordBeauremont: 뭐 어때. 벌써 저놈들 안 볼 때 목 다 꺾어놓도록 프로그램 다 짜놨어.

26Thulu62: 아아 정지상태의 신이시여. 나 평화롭고 조용한 시간이 필요해서 그래. 혼자 좀 있게.

LordBeauremont: 나 잠시 어디 가 있을까?

26Thulu62: 아냐! 미안해. 그냥 있어.

LordBeauremont: 알겠어. 있을게.

26Thulu62: 그냥… 지금은 숭배자 놈들 만나서 부대낄 기분이 아니라서 그래. 지금은… 너만 있으면 돼.

LordBeauremont: 나만 있으면 된다고?

26Thulu62: 뭐, 너는 내 친구잖아? 날 아는 녀석이니까. 저 인간들, 기도랑 희생제물 바친다고 날뛰는데 아이들 좀 점지해달라고 비는 것밖에 없다고.

LordBeauremont: 그놈들은 진짜 너를 몰라. 너한텐 그놈들이 필요한 게 아냐.

26Thulu62: 그렇지, 맞아.

LordBeauremont: 어차피 넌 숭배자들한테 관심도 없어. 너한테 필요한 건 널 진정으로, 너라는 인격체를 걱정해주는 녀석이야. 엘드리치한 힘과 세속의 혈통을 넘어 진짜 툴을 알아주는. 네가 좋아하는 것과 필요한 걸 아는. 네가 있는 세계 너머까지 너를 이끌어주는. 너만의 기쁨은 모두 채워주는 녀석.

26Thulu62: 맞아. 더할 나위 없어.

LordBeauremont: 내가 모든 걸 보여줄게.

26Thulu62: 부탁이야. 인간들이 저렇게 딴마음으로 애원하는 모습 때문에 질렸어. 모든 걸 보여줘. 그게 필요해.

LordBeauremont: 천천히 갈게. 모두 다 받아들일 수 있게. 딱 너한테 필요한 거야.

26Thulu62: 어서 보여줘.

26Thulu62: 앗 씨발! 이거 네 배설강이야? 왜? 왜??

LordBeauremont: 후후, 내 생식완도 지금은 촉촉하다구?

26Thulu62: 안돼. 그딴 거 보기 싫어.

LordBeauremont: 뭐야 왜 그래, 얼른 너한테 결여된 걸 채워.

26Thulu62: 너 이새끼 이거 분명히 불법이야. 그만해!

LordBeauremont: 인간의 법으로는 불법일지도. 그게 중요하진 않잖아.

26Thulu62: 중요해, 그만하라고! 나 저딴 거 관심 없어?

LordBeauremont: 대체 왜 그래? 다들 관심 있는걸. 너도 조만간 깨달을 거야. 연습이라 치고 감상해보라구.

26Thulu62: 미친새끼 저 달팽이 너한테 지금 뭐해?!!!

LordBeauremont: 내가 달팽이한테 지금 뭐해, 라고 묻는 거겠지? 절정에 가득 차서 저렇게 치설을 풀어놓더니 죽어버렸어.

26Thulu62: 복상사를 시켜? 왜? 왜?? 아빠가 맨날 저렇게 복상사를 시켰는데. 나 준비 안됐어. 준비 안됐다고!!!

LordBeauremont: 에이 괜찮아. 내가 너같이 멋진 신격체하고 가까이 있던 적 없어서 그런가봐. 온라인에서 만난 아무하고나 이러는 거 절대 아니야. 너의 뒤틀림을 우러러보고 있어. 내가 뭐가 문제일까? 내가 어떻게 처신할지 가르쳐줘.

26Thulu62: …처신?

LordBeauremont: 너 명령하는 대로, 친구.

26Thulu62: 메카네시여 얄다바오트시여 성 알라가다시여, 너 설마 그거야? 너 씨발 나 지금 숭배해? 내가 그렇게 다 말했는데? 다 너한테 말했는데??????

LordBeauremont: 내가 무슨 말을 할까? 너랑 있으면 나… 세속에 찌든 기분이야.

26Thulu62: 씨발 꺼져. 다 꺼져. 개뿔이 지랄은 너 혼자서 다 해, 아빠 같은 새끼. 난 재단이랑 놀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