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짙어진 안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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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째 아침. 여전히 뿌연 햇빛 속에 떽떽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쯔산은 눈을 부스스 뜨며 무거운 몸을 이끌며 또 그분인가 하고 기지 밖으로 나간다.

“아놔. 아침부터 무슨 소란이야?”
“지, 지휘관님. 그게 박사님이”
“아 인제야 왔네. 저기요, 절 보낼 수 없는 이유가 뭐에요?”

킬리 박사가 못마땅하단 듯이 그에게 따졌다.

“아, 그게 어제 그런 일도 있고 하니까 당분간은 개체주변에 가까이 가지마라고 했죠.”
“후쉰 박사가 괜찮다고 했는데요?”
“네? 아니 도대체 왜죠?”
“상관없대요. 저도 오늘은 괜찮을 것 같은데요.”
“참 내 어이가 없어서…. 지금 어디 계신대요?”
“잠깐 어디 가신다는데요.”

벙쪄진 그는 바로 전화기로 그의 폰으로 걸어댔다. 수화기에는 '무슨 일이시죠.'라고 차가우면서도 귀찮다는 듯한 목소리가 전해진다.

“도대체 지금 보내는 이유가 뭡니까?”
“상부에서 샘플을 갑자기 지금 보내라는데요. 전 지금 밖이라 조수한테 부탁한 거구요.”
“지금 위험하니까 나중에 보내라 하면 안 됩니까?”
“안된데요. 꼭 오늘까지 보내라고 합니다. 게다가 어제 방출했으면 오늘은 안 나오겠죠.”
“아니 그래도 어제 그런 일이 일어났는데-”
“괜찮을 겁니다. 만일 사고 나면 제가 책임지죠. 그럼 문제없는 걸로 알고 이만 끊습니다.”

뚝, 통화는 마치 그의 말투처럼 싹둑 하고 끊어졌다. 요원은 상부 쪽으로 다시 전화해봤으나 결과는 똑같았다. 그는 미칠 듯 머릴 감싸 쥐었다. 킬리는 살짝 무안한 듯 그한테 조심히 말을 건다.

“저, 가도 되죠?”
“후…. 잠시 만요. 촙스, 너 이분 좀 따라가라. 무장 단단히 하고.”
“네 알겠슴다.”

철책이 열리고, 그녀는 나갔다. 그는 다시 개인실로 들어가 의자에 앉아서 창문 밖을 바라봤다. 세상은 여전히 하얀색이고, 하얀색은 걷힐 일이 없어 보였다. 그는 어제 두 요원과 얘기를 끝내고 잠시 두프 요원을 보러 갔었는데 그의 모습 아니 몰골이란 완전히 말이 아니었다. 식은땀은 줄을 이루었고 입은 바싹 말랐고 눈은 퀭해서 완전히 쑥 들어간 것처럼 보였다. 그렇게 될 수도 있는 곳을 그대로 보내버렸다는 것에 그는 골머리가 아파진다.

“…안되겠다. 나도 좀 가봐야겠어. 누비, 거기 있나?”
“부르셨습니까, 지휘관님?”
“그래, 나도 저 박사님 따라 갈 거니까. 네가 여기 애들하고 같이 지키고 있어. 그리고 이거.”
“이건 무엇입니까?”
“일단 갖고 있어. 그리고 나중에 내가 무전으로 누르라고 하면 눌러. 오케이?”
“네. 알겠습니다.”

간단한 무장을 하고 그는 철책으로 뛰어간다. 말할 틈도 없이 바로 열라는 손짓을 하면서. 요원들은 의아한 표정을 띄우면서 철책을 연다.
‘그냥 옆에만 붙는 거라면 뭐라 안 하겠지. 에이 뭐 보디가드 하나 더 붙는 거 상관없’
“치―익! 비―비상! 여긴 드플리 요원! 개체한테서 연기 대량으로 발생했음!”

요원 모두의 무전에서 울려 퍼진 목소리였다. 그들은 무전을 듣는 순간 바로 경직했다.

“머지않아 마을 쪽으로도 퍼질 것으로 보임! 속히 기지로 대피할―켁―컥거걱거거걱―빨리—”

무전을 통해 나온 목소리가 곧바로 어려졌다. 기지 안의 안개가 더욱 짙어져 보였다.

“제길슨! 뭐 타이밍이 이따구야! 아-놔- 야! 니들 저기 있는 애들 바로 들어오라고 무전 때려!”
“네―넵 알겠습니다!”

그는 열다 만 철책을 손으로 치며 바로 뛰어간다.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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