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략

“테이터 탓즈? 그게 우리 점심이라고? 테이터 탓즈?” 해롤드 브레이커(Harold Breaker) 박사는 접시에 놓인 갈색 너겟과 옆에 있는 엉성한 피클과 묽은 케첩의 닭고기 샌드위치, 그 옆의 고무 같은 마카로니와 치즈를 내려봤다. 하지만 푸딩만큼은 구내식당 비용 절감의 폐해에도 문제 하나 없었다. 적어도 지금은.

“언제부터 재단이 초등학교가 된 거야?”

쟁반을 들고 브레이커 박사는 식당 테이블과 배고픈 연구원들의 바닷속으로 목적도 없이 출발했다.

브레이커는 흑인이고, 50대 중반이고, 약간 희끗해진 머리와 눈에 잘 띄지 않는 콧수염을 갖고 있었다. 키와 체격이 상당히 컸지만, 대학에서 축구를 하던 건 이미 오래전이었고 아내가 강제로 시킨 체육관 멤버쉽의 미래도 뻔히 보였다.

브레이커는 식당의 사람이 적은 긴, 금속 테이블의 끝쪽에 앉았다. 그다지 많은 사람과 교류하고 싶은 기분이 아니었다. 연구원은 대충 만든 닭고기 샌드위치를 한 입 베어물었다.

“안녕하세요, 브레이커.”

브레이커는 자기와 비슷한 저급의 음식물이 담긴 쟁반을 들고, 테이블 맞은편에 서 있는 라이언 멜버른(Ryan Melbourne) 박사를 올려보았다. 멜버른은 키가 크고 말랐으며, 대략 30살 정도였고, 옅은 갈색의 머리카락이 텁수룩하고, 턱에 흉터가 있고, 최근 카리브해에 휴가를 갔다 와서 적당히 탔다. 셔츠 소매를 걷어 올리자, 오른팔에 있는 중국어를 적어둔 문신이 드러났다. 그 구절은 영어로 “뭔가 심오한 뜻이라도 기대했어?”였다.

“안녕,” 브레이커는 젊은 박사가 앉자 대충 대답했다. “최근엔 자주 못 봤군.”

“네, 부서가 일주일 내내 난리였거든요. 감독관이 밈적 재해가 발생한 거 아닌지 걱정해서, 하루에 4번씩이나 검사했거든요.”

“무슨 일이 났나? 그럼 난 왜 들어본 적이 없지?”

“연구원 셋이 모두 월별 심리검사에서 완전히 똑같은 행동을 했거든요. “Immigrant Song”를 조악한 버전으로 부르기 시작했죠. ‘defenestrate’란 단어를 여러 부분에서 엄청 흥미로운 방법으로 쓰면서요.

“그럼 그 연구원들은 누구지?” 브레이커는 이제 이야기 어떻게 진행될지 휜히 보였다.

“제임슨, 울리히, 페리어 박사요.”

브레이커는 탁자를 치며 웃었다.

“그렇겠지! 그럴줄 알았어.”

“D계급으로 강등되지 않은 게 기적이라니까요. 브리켓 감독관을 괴롭히지 않고 일주일을 지내는 법이 없어요.”

“그것도 두 가지 이상의 방법으로.”

“그렇다니까요.” 멜버른은 포크로 마카로니를 집어 삼켰다. “그럼 좀 다른 주제로 넘어가죠, 내기에 50을 걸었는데, 대답 좀 해주세요.”

브레이커는 한숨을 쉬었다. 멜버른의 도박벽은 그의 모든 지인들에게 골치였다. 결국 돈 좀 빌려달라고 할 게 뻔하기 때문이었다. 불행히도, 박사는 식당에서 탈출하는 루트를 찾을 수 없었다.

“계속해,” 그가 다음에 뭔 말을 할지 두려워하며 말했다.

“좋아요, 그럼, 가정해보죠, 008의 격리가 파기됐습니다. 광범위한 감염, 격리 가능성은 없습니다. 어떻게 하실건가요?”

브레이커는 저렇게… 진지한 주제일 줄은 몰랐다.

“시설을 봉쇄하고, 예비 발전기로 전환하지. 바깥 상황 정찰엔 드론을 쓰고. 정말로 XC나 XK급 시나리오면, 기본으로 돌아가지. 우리 시설은 방어하기 쉽지. 음식, 무기, 물, 의약품도 이미 있고. 장기간 머물러야 하면, 배급을 제한하고 필요에 따라 제공할거고. 어떤 SCP가 위험이 되거나 자원을 고갈시킨다면, 파괴할 거고. 우리가 쓸만한 나머지는 필요한 곳에 쓰고.”

멜버른이 웃었다.

“규정대로라, 그래도 그것도 좀비 대책으로 셀게요. 걔네는 당신이 하나도 없을 거라고 했거든요. 이제 50은 제 주머니에 들어왔네요.”

“좀비 대책? 왜 그렇게 부르지?”

“아님 008 비상 대책이라고 부르세요.”

“사실 별로 상관은 없네.” 브레이커는 다시 샌드위치로 돌아갔다.

“어, 저기, 저한테도 물어봐요.”

“좋아.” 그는 다른 연구원을 째려봤다. “너의 좀비 대책은 뭐지?”

“그게 아니죠! 좀 다른 걸 물어보세요.”

브레이커는 턱을 쓰다듬었다.

“그럼…네가 173과 같이 한 방에 갇혔어.”

“저는 눈을 깜빡이지 않는 게 최우선이라고 생각해요. 가능한 한 한쪽 눈을 계속 뜨고, 뒤로 달려서 비상구로 나가는 걸 최대한 빠르게 하면 되겠죠.”

“괜찮네. 그게 유일한 방법인거 같아.”

“제 차례에요. 705가 휴게실을 탈취했어요.”

“장난해? 그것들은 내 5살짜리 조카한테도 상대가 안되는데.”

“걜 들여보내요. 재미있을 것 같은데. 그럼 그 다음에 387을 소개해주면 되겠네요.”

“행정부한테 그런 말한거 들키지나 말라고. 239가 깨어나서 우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결정했어.”

“캐나다로 튑니다.”

브레이커는 멜버른에게 “이걸 진지하게 받아드리지 않는구먼, 나인가?”며 보았다.

“네? 심각한 건 제가 아닌걸요. 055가 격리를 파기했어요.”

“뭐?”

“말그대로요”

“어쨌건. 우린 공오오 같은 건 갖고 있지도 않아, 거참. 217의 대량 발생”

멜버른은 팔짱을 끼고, 짜증 난 듯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 제가 '라이츠가 다른 아이를 가질 때까지 기다린다,'같은 멍청한 대답할 거라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뭐, 틀렸어요, 그 아이디어도 멍청하고요. 이미 다루지 않은 걸 고르자고요.”

“좋아. 그럼 이건 어떤가? 597의 비디오가 인터넷에 올라갔네.”

“세상에.” 멜버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뭘 제시한건지 알고 있는 건가요?”

“이제 아마 나한테 말해야겠지.”

“알다마다요! 봐요, 대부분의 호르몬에 지배당하는 남자들은 “더 많은 가슴”이란 철학 밖에 모르죠, “너무 많은 가슴”같은 게 있다는 게 폭로되면 '폭파 이후 휘몰아치는 무정부 상태에 빠진 인터넷'이 될걸요.”

“그건… 그거 아나, 난 아무말도 안 할걸세”

“그게 최선이죠.”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804가 제어에서 벗어나 회전하기 시작했네,” 브레이커가 말했다.

“보이스카우트 훈련을 떠올린다? 아니면 돌 하나 주워서 부숴버리던가, 잘 모르겠네요. 이거 가지고 재미 좀 있어야 하는데 확실히 재미가 있어 보이진 않네요. 봐요, 이렇게 해보죠. 231-7이 출산을 하고, 동시에 682가 격리를 파기하고, 076-2가 재단을 등지고, 354에서 뭔가 겁나 끔찍한 게 나오고. 이 모든 게 조합돼서 우리의 거의 모든 케테르급 개체의 격리 파기를 유발하는 거죠.”

멜버른이 비장의 카드를 보이자, 브레이커는 침묵했다. 거의 30분이 지났지만, 연구원은 얼굴을 찡그리는 것 이상은 움직이질 않았다. 그리고 그의 얼굴에 의기양양한 미소가 지어졌다.

“또 그렇게 웃으시네요, 브레이커.” 멜버른은 포크로 그를 가르켰다. “그렇게 웃을 땐 좋은 일이 없던데.”

“이게 지금으로선 가장 쉬운 방법이야.”

“뭐죠? 자살은 규칙 위반이에요.”

“그래도 마찬가지야. 우선 D계급 막사에 긴급 처분 규약을 발동시키고, 거기로 달려가서 447을 거기 있는 모든 시체에 바르는 거야.”

멜버른의 표정은 값을 매길 수 없이 웃겼다.

“아니 씨발 왜 그렇게 하죠?”

“음, 상황은 더 이상 악화될 수 없을 테니, 일반적으론 재앙인 447을 시체 근처에 두는 게 다른 것들을 취소할 거야.” 브레이커가 빈 쟁반을 들고 일어섰다. “아니면 그냥 우주가 파괴되겠지. 둘 다 상황은 개선되겠고, 게임은 끝난 거 같구먼,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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