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제상정동양백경 그 하나, 솔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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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시

(가을바람 불어오자 꿈이 명당에 일어나고)

(목소리 울림에 큰 파도 대양에 나부끼다) 

(하룻밤 사이에 다섯 대륙 위를 웅비하니) 

(태평한 요지경 그림자 모형정원에 드리우다)

(오고가며 새로 돋는 풀 떨기를 의심하라)

(뿌리뽑혀 나뒹구는 쑥은 쇠숲이 에워싸고)

(비록 지나간 여름을 생각해 노래할지라도)

(오래된 시풍에 드나들 일은 없으리)   

인형

(어느 집 노래기생이 가장자리에 선다)

(철석같은 심장의 헛된 웃음 끊어지고)

(오가며 뒤섞인 손님들 기이하지 않다)

(몸이 모두 의체거늘 구별할수 있으랴)

교룡

(외륜이 육도를 구르니)        

(일각마다 백송이 꽃이 남는다)    

(안개를 녹이고 용을 찢어 죽인 뒤)  

(여의주는 면류관의 가닥으로 드리웠다)

(티끌과 독기가 어려 하늘을 닫아걸고) 

(석출된 탁한 비가 네온연기 씻어낸다) 

(이인은 으슥한 오솔길을 걷다가)    

   (홀연히 그 모습 사라졌다)     

  (얼마 되지 않아 우레가 일어나고)    

(빛의 창이 하늘을 쪼개는 모습 맑디 맑다)

穿   (그럼에도 꿰뚫기 어렵도다)     

   (창공의 어둠이여)          

  (오색찬란해 눈이 멀 듯한) 

  (잡념의 유리구슬에)    

  (다른 색채 홀연히 생겨나고)

  (좇아 찾아 이것을 보았다) 

(변경에 있는 쥐새끼 구멍) 

(혹은 아득한 곁눈질을 낚는다)

西 (쥐는 서쪽으로 오는가)  

 (쥐는 동쪽으로 오는가)  

 (쥐는 여기서 도망치는가)  

  (어서 떠나라 어서 떠나라)  

 (이 땅은 사람 살 곳이 아니다)

메기

    (오래된 못에)         

  (메기가 들어간다 다툴 필요도 없이)  

(돌 던져 물소리 어지러운 것 뉘 집인고)

 (풀섶에 엎드린 뱀 화들짝 놀라 달아난다)

배암

    (분하고 분하고 분하다)      

    (한스럽고 한스럽고 한스럽다)   

  (비참한 밤이 그윽한 비늘에 떠오른다)

  (그윽한 비늘은 조각조각 찢어지고)  

(고금의 탁한 피 사슬로 굳어 가라앉다)

(사슬에 얽힌 이 목숨 지친 것과 같이)

  (다만 바라보는 것은 안개에 잠긴 나루)

  (그림자는 거짓 색에 묻혀 몸을 숨긴다)

    (한스럽고 한스럽고 한스럽다)    

    (분하고 분하고 분하다)      

  (높은 등불이 어둡고 이지러진 곳 채우고)

  (주정뱅이의 춤이 구중궁궐을 차지하다)  

 (이슬 떨어져 사라짐은 먼 옛날 그대로인데)

 (물결 부서지는 푸른 하늘은 보이지 않는다)

(잠시간 만물의 온갖소리 일시에 고요해지고)

(갖가지 빛깔은 모두 물거품 속에 머무르니)

 (밤은 길어 끝이 없고 맥은 꿈을 먹는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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