엣씨판 2015년 겨울

여는 말

안녕하세요, 엣씨판입니다. 3월부터 기획했던 것을 거쳐 올해 안으로 내겠다는 포부를 안고 노력한 결과 드디어! 엣씨판 2호가 나왔습니다! 아직은 많이 홍보가 되지 않은 마이너한 장르지만 이번에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지난 회차에서는 SCP 재단과 자캐에 대해서 다루었는데, 이번에는 그 주제를 조금 더 발전시켜서 한국 재단 내의 자캐와 영문 위키의 유명한 유저 인터뷰를 올리게 되었습니다. 이번 해 자체가 SCP 재단(전 지부에 걸쳐서)에 있어서 조용하고 무난한 해였던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새로운 소식들은 계속해서 나오고 있으니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새로운 SCP, 이야기, 경연이 끊임없이 나올 수 있는 장르이고, 번역도 계속되고 있거든요.

이번에 종강과 기말, 그리고 군대(…) 등이 겹쳐 많은 회원이 빠졌지만, 새로운 분들이 계속 활동해주신 덕분에 이 엣씨판을 완성해서 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다음 호부터는 재단 위키 외의 참여자분들이 늘어나기를 바라고, 앞으로도 계속 SCP 재단과 엣씨판을 사랑해주시길 바라며, 편집장의 말 이만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즐거운 덕질 되세요!

위키 내 소식

기자: 글래시즈(thd-glasses)

《변동 소식》

한국어 위키 가입 절차 변경

영어 위키의 시스템을 그대로 채택하였던 한국어 위키의 가입시 필수 질문 중 주소 질문이 빠지게 되었습니다. 개인정보를 기입하는 데 거부감을 갖는 사례가 다수 접수되었기 때문입니다.

본래 가입 절차의 질문들은 픽션과 현실을 구분하는 건전한 회원인지를 판단할 취지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주소 질문은 제19기지 등 픽션 속의 장소를 기입한 지원자를 걸러내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따라서 간단히 국가나 도 단위로만 응답해도 되었지만, 이를 안내하는 글이 제대로 없어 그동안 혼란스러워하거나 가입을 기피하는 일이 적지 않았습니다. 위키 회원들은 이러한 불만 사항을 수렴하여 주소 질문을 제외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논의 결과 주소 질문을 대신할 필수 질문은 “가장 좋아하는 SCP와 좋아하는 이유”로 정해졌습니다.

참여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 역시 이유가 애매한 가입 희망자들에게 장애물이 된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그러한 경우가 굉장히 적을 뿐만 아니라 간단하게 적어도 무난히 통과할 수 있는 질문이기 때문에 논의가 적극 진행되지 않아 이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Groups of interest’, ‘요주의 단체’로 번역어 변경

지금까지 ‘주시 단체’로 옮겼던 용어 ‘Groups of interest’의 번역어가 1년 만에 변경되었습니다. 새로운 번역어는 ‘요주의 단체’이며, 이는 일본어 위키의 번역어를 검토한 Salamander724가 이쪽이 더 적절하다고 판단해 변경을 제안하여 한국어 위키에서 토론 및 표결을 거쳐 가결한 것입니다.

하지만 리브레 위키와 트위터 등지에서는 여전히 ‘주시 단체’를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어 약간의 혼란이 예상됩니다. 이전에 변경된 ‘D계급’과 ‘기동특무부대’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이번 변경 역시 자연스럽게 안착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어 번역가 테스트, 논란 끝에 폐지

한국어 위키에서 번역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자체 번역가 테스트 제도를 도입했으나 결국 폐지했습니다. 한국어 위키 최고 관리자이자 번역가인 shfoakdls의 제안으로 시작되었던 이 제도는, 번역물의 품질을 올리자는 취지는 좋았으나 채점 기준이 명확하지 못하다는 문제와 회원들의 부담을 해결하지 못해 1회 테스트를 마지막으로 폐지되었습니다. 결국 테스트의 목적이었던 번역물 질 향상은 아직도 과업으로 남아 있는 상태이며 별다른 해결책이 나오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번역 비평을 활성화하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겠지만, 비평 포럼에 상주하는 번역가 인구가 적은 것이 주요한 원인이기 때문에 일찍이 해결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전망됩니다.

《위키 소식》

〈세계 오컬트 연합 사건파일〉 번역 개시

재단 세계관에서 가장 유명하고 또 가장 중요한 요주의 단체 ‘세계 오컬트 연합’(이하 GOC)을 다루는 영어 위키의 카논 〈세계 오컬트 연합 사건파일〉 번역이 드디어 시작되었습니다. 아직은 오리엔테이션 일부만 번역된 상태지만 이때 토론을 거쳐 고유 용어의 번역어가 결정되었습니다. 앞으로 본편도 훌륭하게 번역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아래의 GOC 특집 기사에서 GOC의 개요와 새로 결정된 번역어 들의 정보를 더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한국어 요주의 단체 설정 재논의 완료

‘다섯 덕의 대도서관’ 결국 폐기… 그 외에도 변경된 설정들 다수

한국어 위키에서 SCP 및 이야기 창작은 꽤 활발한 편이지만, 한국어 요주의 단체는 지금까지 적극 활용되지 못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자 한국어 위키 회원들이 머리를 맞댄 결과, ‘다섯 덕의 대도서관’ 설정은 폐기되었고 ‘엔트로피를 넘어서’(이하 B.E)와 ‘한낮의 떡갈나무 유랑극단’(이하 떡갈나무 유랑극단)은 설정과 세부 사항을 상당히 변화시키게 되었습니다. B.E는 변칙적 요소를 사용해 열역학 제2법칙을 극복하고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며 재단을 적대하는 급진 환경운동 단체가 되었으며, 떡갈나무 유랑극단은 선의를 가지고 음악 관련 작품을 만들지만 계속 부작용을 겪으며 재단에 도움을 청하는 상당히 불쌍한 컨셉의 단체로 조정되었습니다.

이 논의와는 별개로 새로운 단체가 추가될 가능성도 높아졌습니다. SCP-185-KO에서 등장한 ‘플러그소프트’가 그 주인공입니다. 아직 정식으로 요주의 단체 목록에 추가되지는 않았지만 이미 여러 SCP에서 해당 설정을 차용하였기에 머지않아 정식 목록에 추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새로운 한국어 카논 오픈

〈무진기담〉, 〈장맛비 속의 능구렁이〉… 신작 투고 현황은?

〈조선〉 카논의 뒤를 잇는 새 한국어 카논들이 속속 문을 열고 있습니다. 《무진기행》를 모티브로 삼은 카논 〈무진기담〉(이하 〈무진〉)과 SCP-625-KO를 주인공으로 하는 카논 〈장맛비 속의 능구렁이〉(이하 〈장맛비〉)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둘 다 Salamander724의 제안으로 시작되었으며 지금까지 각각 7명, 5명이 카논에 투고했습니다. 현재 한국어 카논들의 공통점은 이야기의 무대를 한반도로 제한하였다는 점인데, 영위키 카논과 차별화할 수 있는 가장 유용한 특징이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국어 위키의 오랜 문제인 활동 인원의 부족함으로 말미암아 새로 투고되는 작품은 적은 상태입니다. 관심이 있는 분은 위키에 방문하셔서 참여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프로젝트 크로스오버 KO〉 허브 개설

영어 위키의 〈프로젝트 크로스오버〉 출품작인 “추정하건대, 이카리 박사”는 번역되자마자 한국어 위키를 큰 충격에 몰아넣었습니다. 이에 감명을 받은 thd-glasses가 “쉴.드.에서 나왔습니다.”를 업로드하면서 이를 수용하기 위한 〈프로젝트 크로스오버 KO〉 허브가 개설되었습니다. 이후 각종 작품과 크로스오버된 작품들이 다수 투고되어 소소한 즐거움을 주고 있습니다.

〈재단 방송 임시 경연〉, 아쉬움도 있지만 그래도 성공적이었다

한국어 위키는 지역사령부 카페 시절에 개최하였던 생일 축하 경연 외에는 경연이 개최된 적이 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7월 개최한 〈재단 방송 임시 경연〉(이하 〈방송 경연〉)은 한국어 위키의 첫 공식 경연이기도 합니다. 이 경연은 sw19classic의 작품 “자캐일 수도 아닐 수도 있는 이야기”에 등장하는 ‘야나기 투나잇 쇼’에서 영감을 얻은 Asalain의 제안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한국어 위키의 캐릭터를 발굴하고 제대로 다루어 보는 것이 목적이며, 이번 경연은 자유 주제로 진행했지만 정식 경연은 매 회차마다 한 캐릭터를 주제로 선정하여 그 캐릭터를 대상으로 삼은 이야기를 투고받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번 〈방송 경연〉은 위키 회원이 아닌 이들도 참가할 수 있도록 장려했지만, 아쉽게도 비회원 참여는 이번엔 없었습니다.

제안이 나왔을 때 반응은 뜨거웠지만, 경연 문화가 아직 활성화되지 못한 탓에 참여자는 4명밖에 없었습니다. 이로 말미암아 정기 경연 구상이 불투명해진 것 또한 아쉬운 점입니다.

경연 결과 Kaestine의 “프로들의 프로 1화 - 연구원”이 Netalsipo의 “공영 제단 방송”과 동점 접전을 벌인 끝에 근소한 차이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입상자들은 Asalain이 준비한 간식 기프티콘을 상품으로 받았습니다.
이 경연과 일정이 겹치면서, 제대로 준비를 진행하고 있지 않았던 한국어 위키 오픈 1000일 기념 경연은 자연스럽게 취소되었습니다. 현재는 새로운 경연인 〈2016 재단 카툰 경연〉이 시작되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한국어 위키 서울 정모 개최

한국어 위키 회원들의 세 번째 오프라인 모임이 지난 7월 26일에 있었습니다. ZaWoo가 제안하여 성사된 이번 정모에는 총 11명이 모였으며, 포럼에서 미리 일정을 맞춘 회원들은 오후 2시 서울 신촌역(지하철)에 모인 뒤 인근 카페와 노래방, 치킨집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채팅방 #scp-kr 일시 마비… 사용자들 불편 겪어

한국어 위키의 채팅방 채널인 #scp-kr이 2015년 10월 30일 22시경(추정)부터 며칠 동안 마비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오징어 IRC의 메인 서버가 고장을 일으켜 대화 권한을 부여해 주던 봇이 기능을 상실한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위키 관리자 Salamander724(대화명 Sally)와 채팅방 관리자 kazahn(대화명 me)은 임시 대피소로 #scp-ko 채팅방을 개설해 대응했습니다. 서버가 정상화되어 현재는 기존 채팅방 #scp-kr로 복귀한 상태입니다.

SCP 재평가 스레드

많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잊혀진 작품들에게 다시 평가받을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한국어 위키 포럼에서 SCP 재평가 스레드가 2015년 2월 다시 운영을 시작했지만, 운영을 맡으신 최고 관리자 shfoakdls의 개인 사정과 번역가 테스트 등 다양한 위키 이슈가 뜨거운 감자로 오르며 한동안 멈춰 있는 상태입니다.

기술시험부대 ‘입실론-23’ 설정 논의 개시

GOC 카논이 번역됨으로써 GOC가 설정상 보유하고 있는 기적학 응용 기술 및 첨단 도구들이 한국어 위키에도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이를 들은 thd-glasses는 재단 역시 “올림피아 프로젝트”를 비롯한 SCP 무기화 사업을 여럿 진행하고 있는 만큼, 이 사업에서 개발되었을 만한 변칙적인 첨단 장비들을 구상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논의 과정에서 rinkaru가 제안한 기술시험부대 입실론-23(이하 Y-23)이 본 프로젝트의 기반 설정으로 채택되었습니다. Y-23은 이러한 변칙적 장비를 전문으로 도맡아 시험 운용하는 기동특무부대로 설정되었습니다.

현재 Y-23 프로젝트는 샌드박스에 있으며, jso9923 등 여러 작가가 공동작업에 참여하며 아이디어를 다듬고 있습니다.

한국어 위키 창작물 평가 문제에 진지한 논의

Asalain은 한국어 위키 내에서 비추천을 주는 일이 거의 없으며, 평가 보류가 사실상 비추천 구실을 하고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이 상황의 원인으로서는 사이트 규모가 워낙 작아 작가들이 서로를 잘 알다 보니 쉽게 비추천을 주지 못하는 것이 지목되었습니다. 이 지적에 뒤이어 작품들의 평가량을 증가시키기 위해 사이트에 가입하지 않은 위키닷 계정에 추천 기능을 개방하자는 주장이 대두되었습니다. 이 방안은 트롤링 및 테러에 매우 취약하다는 점이 인정되어 부결되었습니다. Netalsipo 등 일부 회원은 지금의 가입 절차는 어려운 것도 아니고 기본적인 읽기 능력과 트롤링 여부만을 가르는 간단한 절차이며, 이조차 통과하지 않은 이들의 평가를 받는 것이 그렇게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위키 사이트에서 직접 비회원 평가를 받는 안이 부결되자 뒤이어 sw19classic은 외부 평가를 수렴할 다른 창구로 공식 블로그에서 별도로 추천을 받아 집계하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이 방안은 적잖은 지지를 받았지만 후속 논의가 이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위키 밖 소식

기자 – 글래시즈(thd-glasses)

《미디어 소식》

북미에서 여러 SCP 작품 속속 등장

SunnyClockwork의 타로 일러스트가 실제 타로카드로 발매됩니다. 가격은 14달러 99센트이며, 메이저 아르카나로만 구성되어 있습니다.

네이버 베스트도전에 SCP 재단 만화 연재 재개

주요 설정의 변동으로 연재를 중단했던 네이버 베스트도전의 “SCP-The Administrator”가 리부트해서 복귀했습니다. 현재 프롤로그가 업로드되어 있으며 작가 블로그에서 주요 캐릭터의 설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위키 밖 소식》

나무위키의 SCP 문서, 리브레 위키로 모두 이전

2015년 8월, 다중 CCL 문제로 골치를 앓던 나무위키가 결국 보유하고 있던 모든 SCP 번역 및 해설 내용을 리브레 위키에 양도했습니다. 나무위키의 크리에이티브 커먼스 라이선스(이하 CCL)는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인데, 이것은 SCP 재단 위키와 리브레 위키, 위키백과 등이 채택하고 있는 저작자표시-동일조건변경허락과 호환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리그베다 위키 시기에는 SCP 관련 문서만 별도 CCL을 적용하는 궁여지책을 사용하고 있었으나, 나무위키에 이르러서는 SCP와 같은 방법으로 위키백과 내용을 가져오는 일이 증가하면서 결국 별도 CCL 적용을 불허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리브레 위키로 이전된 뒤 SCP 문서들의 추가 및 편집이 확연히 줄어드는 등 다소 문제도 생기고 있지만, SCP 재단을 국내에 알리는 데 지대한 공을 세운 리그베다 계열 SCP 해설 문서가 삭제되지 않고 무사히 보존된 것만으로도 의의를 둘 수 있을 것입니다. 리브레 위키가 성장하고 위키 간 교류가 강화되면서 리브레 SCP 문서도 다시 활성화되길 기대해 봅니다.

영위키 소식

기자 – 노래마인(shfoakdls)

안녕하세요, 노래마인입니다. 지난호에서는 SCP와 관련되어 개발되고 있는 게임 등 메타 리얼리티 프로젝트에 대해 간략히 맛보기로만 소개했습니다만, 확실히 영문 위키에서도, 한국어 위키에서도 이야기가 나오고 있고, 외부 개발자들도 많으니만큼 조금 더 자세히 풀어써 볼까합니다.

메타 리얼리티 프로젝트란, SCP 세계관에 있어 그 세계의 이야기를 현실에서 체험하고 또 즐길 수 있게끔 끌어오는 프로젝트라고 정의할 수 있겠군요.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D계급의 꿈도 희망도 없는 삶을 체험할 수 있는 SCP-Containment Bridge나 현재 읽고 계신 엣씨판이 있겠습니다. 엣씨판 역시 SCP 세계의 정보를 현실로 끌어오고 있으니까요.

최근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 중의 대표적 예시 중 하나는 한국어 위키에서도, 영문 위키에서도 진행하고 있는 SCP 관련 텍스트북이 있겠습니다. 한국어 위키의 경우 이 프로젝트를 엣씨판이라는 이름의 뉴스레터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고, 영문 위키의 경우에는 SCP 재단: 이북이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로, 소식지와 톰, 방랑자의 도서관까지 합하여 공유가능한 이북으로 만들어 내었습니다. 표지 아트워크는 최신 화제가 되고 있는 영문 위키의 아티스트 써니클락워크가 제공했다고 합니다.

역시 최근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논의 중 하나는 굳이 컴퓨터 게임으로 만들 것 없이, 가볍게 들고 다니면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있습니다. 아직 한국어 위키에서는 진행되고 있지 않지만, 영문 위키의 메타 리얼리티 프로젝트 란으로 가시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눈에 띄는 제시 사항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대표적으로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SCP 테이블 탑 게임은 이 포스트에서 시작되었는데, 영문 위키의TheFran이라는 유저가 몇 가지 준비물(펜, 종이)과 사람들을 모아서 SCP 재단을 배경으로 한 테이블 탑 게임을 만들자는 취지의 스레를 올린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Thefran이 제시하는 내용은 ‘크툴루의 부름’ 등과 비슷한 롤 플레잉 게임을 배경으로 했으며, 논의 자체는 5월에 시작되었지만 현재까지도 여러 명의 사람들이 제안하며 추천하고 있는 프로젝트입니다. 비록 테이블 탑 혹은 보드 게임이 일상적인 영미권이기에 가능한 것이지만, 한국의 SCP라는 장르에서도 이러한 새로운 시도가 등장해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두번째로 제안되고 있는 사항은 카드게임이 있겠군요. 카드게임은 영미권에서 보드게임과 함께 높은 인기와 인지도를 갖고 있습니다. 이에 관한 프로젝트를 다루는 포스트는 세개가 있습니다. 카드이니만큼, 국내의 TCG처럼 제대로 된 아트워크와 룰이 있다면 수집하기도 좋고 갖고 놀기도 좋은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중에 하나의 포스트에서 roaraco가 제안한 카드의 양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앞]
일련번호
시리즈 넘버
별칭
간략한 특수 격리 절차
간략한 설명
사진/팬아트

[뒷면]
SCP 재단 로고
해당 페이지로 이어지는 QR 코드나 URL 링크

만일 정말로 나오게 된다면 팬 물품으로서도, 컬렉티블로서도 재미있는 굿즈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러시아 재단 위키 영화 트레일러

러시아의 SameFrame Studio (Belarus)가 SCP 영화를 제작한 모양입니다. 해당 포스트에 따르면 현재 제작후 과정에 있으며, 아직 정보는 많이 없지만 영화가 곧 나올 예정이라고 합니다. 자막은 영어, 프랑스어, 폴란드어,중국어가 있으며 일본어 자막은 제작 중에 있다고 합니다. 트레일러는 이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현재 10월 25일부로 1화가 공개된 상태입니다. 1화는 여기에서 볼 수 있습니다.

현재 그 외에도 여러 가지 프로젝트와 경연이 진행중이니, 관심이 있으시다면 구독 부탁드리겠습니다!

퍼즐

기자: 클래식(sw19classic)

정답은 트위터에서 공개됩니다!

SCP, 퍼즐로 만나다!

1001.jpg

오픈북 퍼즐입니다! SCP 재단 위키에서 찾아보시면서 퍼즐을 채워 보세요!

SCP 시리즈 KO : http://ko.scp-wiki.net/scp-series-ko
SCP 시리즈 1 : http://ko.scp-wiki.net/scp-series-1
SCP 시리즈 2 : http://ko.scp-wiki.net/scp-series-2
SCP 시리즈 3 : http://ko.scp-wiki.net/scp-series-3

가로

1. SCP-239는 재단에서 항상 □□□□ (으)로 격리되어 있다.

2. 재단에게 “아벨”이라는 별명이 붙은 SCP 개체와 관계가 있는 기동 특무부대의 이름은 □□□-7이다.

3. 재단에서 SCP-321의 별명은 □□□□□ (이)다.

4. SCP-1048이 창조한 세 번째 개체는 전신이 녹슨 □□□□ (으)로 이루어져 있다.

5. “모든 참된 영혼들이여 지금 그대의 목자들이 적에 대해 하는 가장 고귀한 말들에 주목하라.” 우리 진실한 재단의 십자군 항목이 한국어 위키에 번역되던 날은, 한국에서는 □□□□ (이)라는 기념일이었도다. (힌트: 해당 항목을 찾으시고, “내역” 버튼을 누르시면 언제 최초로 번역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날이 매해 무엇으로 기념되고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6. SCP-XXXX(뭘까요?)에 등장하는 개체 “뷰레몽” 은 우리 세계와는 다른 세계에서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특성은□□□□ (이)라고 부를 수 있다. (힌트: 해당 SCP의 태그를 살펴보세요!)

7. 브라이트 박사는 “나는 Rule 34의 □□ 적 화신이다!” 라고 말한다고 해서 음란물을 자유롭게 만드는 것을 허가받을 수 없습니다.

8. SCP-□□□□ 은(는) 세계 오컬트 연합에서 “KTE-3410-태엽장치-녹”을 청산하면서 미처 처리하지 못한 흔적으로, 허공에 멈춰 있는 총알이다.

세로

A. SCP-009-KO 실험 기록 11/01에 따르면, 이 SCP를 활용하여 □□□ 을(를) 치료하는 것이 성공하였다.

B. SCP-XXX-KO(뭘까요?)에 등장하는 삽을 가지고 자기 무덤을 판 희생자는 그 속에 들어가 눕는데, 눕는 순간 바로 □□□□ 에 빠진다.

C. 요주의 단체 “Serpent’s Hand”는 한국어로 □□□ (으)로 번역되었다.

D. 재단 한국어 위키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작품의 별명은 □□□□ (이)다.

E. SCP-7891-KO-EX의 포자를 흡입하면, 체내에서 특정 □□□ 이(가) 형성되어 뉴런이 역발달을 일으켜 기억 소거가 이루어진다고 한다.

F. 다음 문구가 등장하는 SCP-KO의 별명 □□□□□을(를) 찾으세요. “…날개야날개야네가나를날려보내는것이냐내가네를날려보내는것이냐네어찌이제는날지못하느냐네어찌이제는나를날리지못하느냐…”

G. SCP-□□□-KO는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무릉도원으로 가는 길을 다루고 있다.

scptoon1.jpg

특집 기사

기자- 톨루엔 (Tolene), 고든(Major Gordon), 즈소(jso9923), 노래마인(shfoakdls)

톨루엔의 <GOC 알아보기>

GOC 알아보기

세계 오컬트 연합(Global Occult Coalition: 이하 GOC)은 SCP 재단 세계관에 등장하는 요주의 단체 중 하나입니다. SCP 재단의 보고서에서는 GOC가 짤막짤막하게만 등장하기 때문에, 그 규모와 상태가 들쭉날쭉한데다가 설정과 실제 묘사 사이에 차이가 상당히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SCP 기록이나 테일 등에서는 재단이 GOC를 단순히 현대 무기로 무장한 사병 집단이라 인식하는 것처럼 비칩니다. 하지만, GOC의 정체는 사실은 조금 다릅니다.
GOC는 말하자면 오컬트-마법 단체의 총 연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 세계의 비밀 결사나 오컬트 단체가 모여 생긴, 일종의 오컬트 버전의 UN이라고 볼 수 있죠. 즉, GOC는 단순히 군산복합체나 사병 집단이 아니라, 첨단 무기로 무장한 마법 결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대개 말하는 '현대 판타지'와 차이를 보이는 부분입니다. 사실 창작물로서

1) 현대 배경의 마법사 사회를 다루고

2) 그 사회에서 마법사들이 첨단 과학을 적극 받아들이며

3) 그 마법사들이 연합하여 만든 조직

을 모두 다루는 것은 매우 드문 일입니다. 1번의 예시로는 나스 키노코 작품에 등장하는 시계탑과 성당교회, 2번에는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에 등장하는 학원도시가 있겠습니다만, 이 셋 모두를 포함한 것은 손에 꼽을 정도죠.
GOC에는 의외로 그 구성원들을 보면 쉽게 연합하지 못할 듯한, 실제 역사에서나 창작물에서나 서로 으르렁댈 법한(그렇게 알려진) 단체들이 모여 있습니다. 한 예로, GOC의 108 평의회의 가맹 기관에는 일루미나티와 성전 기사단이 둘 다 존재합니다. 웬만큼 큰 일이 아니면 절대 뭉치지 않을 이 단체들이 서로 협력하여 GOC가 돌아가는 만큼, GOC의 창설 배경에는 상당한 위기가 있었습니다.

우선, GOC가 창설되기 이전의 상황을 살펴 봅시다. 수백 년 전의 이 세계는 마법사들과 주술사들이 존재하는, 현실 역사에 기반한 판타지 세계에 가까웠습니다. 그런데 과학이 발전하면서 자연스레 신비(神秘: Occult)가 차지하는 영역은 점점 줄어만 갔고, 마법사들은 수세로 몰려갔습니다.

그런데, 이 과학이 발전하면서, 마법을 과학적으로 해석할 실마리가 되는 이론이 등장하게 됩니다. 바로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의 원리이죠. 물론 마법사들이 받아들인 양자역학이 과학자들의 양자역학과는 완전히 같진 않았겠지만, 마법을 과학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법사들이 새롭게 활기를 얻기에는 충분했습니다. 비유하자면 마법의 르네상스가 일어난 거죠.

이렇게 과학자가 된 마법사들은 과학을 물리치는 게 아니라 받아들이게 되었고, 이윽고 마법에서까지 신비를 없애며 마법(魔法)이라는 미신스러운 이름 대신 기적학(Thaumatology)이라는 새로운 과학 분야를 만들어 내고, 과학기술을 마법에 접목하며 기존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다양한 일들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중흥하던 마법은 큰 위기를 맞게 됩니다. 바로 제2차 세계대전과 같은 시기에 일어난 제7차 오컬트 전쟁이죠. 이 전쟁은 1882년 독일에서 벌어진 LTE-0913-엑스-마키나, 셈족의 태양신이 파괴되는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여기서 "셈족의 태양신"이라는 제목에서 짐작하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셈족은 성경의 창세기에 나오는 노아의 장남 셈에게서 이름을 따온 민족으로, 현대 유대인과 아랍인들은 셈족의 일원입니다. 즉, 셈족의 태양신은 곧 유대교와 이슬람교의 공통 신이자 셈 민족의 신이었던 야훼를 뜻합니다.

뭘 어떻게 했길래 야훼가 파괴당했는지 짐작할 수는 없지만, 나치 독일은 이 파괴를 이용하여 우리 세계에서도 존재했던 독일고대유산협회-아넨엘베(Ahnenerbe)와 툴레 협회(Thule Gesellschaft)를 터서 '어떤 일'을 벌이려 했고, 이 때문에 제7차 오컬트 전쟁이 발발하게 됩니다.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그 내용이 Q등급 기밀(GOC에서 [데이터 말소] 격에 해당합니다)으로 처리되어 정확하게 파악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흩어져 있는 사실들을 재구성해 알아보면, 나치 독일을 막기 위해 여러 오컬트 단체가, 그 중에서도 특히 성전 기사단이 맞섰고, 또 제7차 오컬트 전쟁을 거치며 '보호' — 혹은 '가호' — 가 사라졌으며, 세계가 멸망할 뻔했고, 마법 세계에 거의 핵폭탄급 충격을 주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사태를 지켜본 마법 사회는 이러다간 모두 멸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고, 사라진 '보호'를 대체할 수단으로 GOC를 결성하게 됩니다. 이후 GOC는 UFO 스캔들이나 콘월 사건 등 다양한 사건을 겪으며 지금까지 이어져 오게 됩니다.

이처럼 GOC는 단순히 초자연적인 것을 배척하는 깡패들이 아니라(엄밀히 말하면 마법도 자연과학의 일부라고 받아들이고 있지만요), 상당히 오랜 역사와 강한 권력을 가진, 여러 다른 창작물에서도 보기 드문 유형의 단체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GOC는 SCP 재단에서 떼어놓더라도 그 자체로서 매우 매력적인 단체임을, GOC를 다룰 때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고든의 <조선 카논>

"조선 카논? 그게 뭐야?"

안녕하세요, 고3을 앞두고도 정신 못 차리고 있는 Major Gordon입니다. 이번에는(이번이 처음이지만) 조선 카논을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카논이 무엇인지는 다들 아실 거라 믿고…….

조선 카논은 "조선시대에 SCP 같은 것들을 어떻게 관리했을까?"라는 질문의 가능성 있는 한 대답입니다. 생각해 보면 궁금해집니다. 만약에 조선과 같은 전근대 사회에, 민초들에게 해를 끼치고 다니는 SCP가 나타난다면, 누가 어떤 방법으로 이 요물을 확보하고 격리하고 조선을 보호할 수 있었을까요? 조선 카논은 그 "방법들"에 대한 설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아래의 설정이 조선 카논의 기초입니다.

"이것은 재단에 격리되기 수백 년 전의 SCP-953의 이야기를 한 줄기로, 그리고 어느 전근대 근세 국가에 존재했던 재단과 유사한 기관을 한 줄기로 하여 숱한 작은 가지들이 뻗쳐 나가는 이야기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500년 전. 이미 우리는 그들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 한국어 카논 허브 소개글

조선 카논은 thd-glasses가 "조선왕조실록 격리지"라는 작품의 비평을 요청하면서 출발했습니다. 마침 유사한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있던 sw19classic이 아이디어를 빌려달라는 thd-glasses의 부탁에 "문서 KE-00122"를 작성했고, 이는 그대로 카논 최초의 작품이 되어 버렸죠. 이후 Salamander724가 본격적으로 설정 논의를 개시하면서 조선 시대의 관아와 민간에서의 변칙 개체 대응 양상에 대한 의견이 오가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은 하나의 흐름이 되었고, 카논으로 키워보자는 kimnockcha의 제안이 동의를 얻음으로써 단지 한 작가의 작품 "조선왕조실록 격리지"가 업로드되는 대신에 한국어 위키 최초의 카논 "조선"이 열리게 된 것이죠.

카논의 큰 설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SCP 재단 자체에 해당하며 변칙개체를 보관 및 연구하는 "보전원(保傳院)"이 있고, 기동특무부대에 해당하며 1736명이 활동하는 "이금위(異禁衛)"가 있습니다. 이 두 부서는 대략 조선 초기에, 경국대전(經國大典)이 편찬되기 이전에 설립되었습니다. 여기서 관리하던 변칙개체들은 후에 외국의 침략으로 소실되고 일부만 재단에 회수되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조선 카논에 투고한 작가들은 총 7명입니다. 투고작들을 간단히 설명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 危世之說(위세지설) : 조선 카논을 제안한 인물, sw19classic의 작품입니다. 위세지설은 사실상 조선 카논 설정의 기초라고 할 수 있으며, 카논을 통틀어 분량이 제일 많은 시리즈이기도 합니다. 프롤로그 격인 "문서 KE-00122"부터 "혼세편 제5장"까지, 총 10개의 작품이 올라와 있습니다.
  • 전우치전을 찾아서 : Salamander724의 작품입니다. SCP-953의 과거사를 현재와 연결시키고자 하고 있습니다. 총 8개 작품, "서낭당", "믈노롯", "아니리 - 니야기꾼", "참견", "아니리 - 풍랑", "감투거리", "망량잡이", "허망하다"가 과거 투고된 작품입니다. 흠, 왜 현재가 아니라 과거일까요? 이 작품의 설정을 953의 원작자(즉, 그 유명한 DrClef)가 공식 설정으로 채택할 의사를 밝히면서, 글을 조율 및 정리하기 위해 올 6월에 다 삭제하고 현재 상태로 리뉴얼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Salamander724가 프롤로그 "권두언"만을 작성한 상태입니다.
  • 할머니 : Cubic72(M1n3cra4t)의 작품입니다. 할머니가 손자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입니다. 프롤로그만 작성한 상태에서 투고가 중단된 상태입니다.
  • 사생아 : LHSein의 작품입니다. 현재 총 2개 작품, "아해"와 "요물"이 투고되었습니다. 구미호의 사생아 이야기를 그리고자 하고 있습니다. 역시 투고가 중단된 상태입니다.
  • 이금록 패란 담천전 : 조선 카논의 계기를 제공한 인물, thd-glasses의 작품입니다. 기동특무부대 격인 "이금위"에 막 입대한 신병 "담천"이 뺑이치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현재 총 2개 작품, "서장"과 "일장"이 투고되었습니다. "서장"에는 thd-glasses가 직접 그린 컬러(!) 그림이 있습니다.
  • 야사 토막 : Kaestine의 작품입니다. 현재 유일한 투고작 "야사 - 남한산성(南漢山城)"은, 병자호란 시기 청나라에게 포위된 상태에서 케테르급 변칙 개체를 사용해야 하는지 인조와 신하이 논의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 朝鮮: 大明天地(됴션: 대명텬디) : Major Gordon의 작품입니다. 그 동안 잘 다루지 않았던 소재인 조선 왕실, 그리고 정치적 사건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현재 "태종실록" 부터 "단종실록"까지 6개의 작품이 투고되었으며, 후에 "고종실록"까지 투고할 예정입니다.

그 외에 신규 독자들이 잘 모를 수 있는 용어들을 정리해놓은 용어집이 있습니다. 참고해 보세요.

즈소의 <자캐와 글래시즈 인터뷰>

안녕하세요, 한국어 위키 자캐 소개를 맡은 jso9923입니다.

재단 세계관에는 수많은 자캐(개인이 직접 창작한 캐릭터)들이 존재합니다. 기어스, 브라이트, 클레프, 콘드라키, 라이츠, 크로우, 글라스… 이러한 자캐들은 수많은 테일에 등장하며, 캐릭터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는 동시에 작품의 재미를 더해주는 역할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작가의 자캐'라는 이름표를 넘어서서, 자기만의 개성을 확립한 재단 세계관의 인물로서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재단의 캐릭터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안타깝게도, 'SCP 재단'이라는 장르를 알고 있는 사람들 대다수는 위에서 언급한 6명(기어스, 브라이트 등등등) 이외에는 재단의 캐릭터들을 잘 알지 못합니다. 재단이 국내에 알려지기 시작했을 때, 사람들이 주로 재단을 만나게 되었던 경로는 엔하위키에 올라왔었던 번역물이었습니다. 그런데 SCP '보고서'는 위키에 업로드되었지만, 캐릭터들이 주로 등장하는 '테일'은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떨어지던 위키 게시판에 업로드되었기에, 독자들이 캐릭터를 알 수 있는 계기는 꽤나 적었습니다. 위키에 인사 파일이 번역되었다거나, 재단 초기부터 활동해서 이런저런 보고서 등에 많이 언급된 캐릭터들만이 널리 알려졌을 뿐이죠. 하지만 재단의 캐릭터는 달랑 6명만 있는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알려지지 않았지만 각자 자신만의 개성을 가진 캐릭터들이 많습니다.

물론, 한국어 위키에도 이런 캐릭터들이 많습니다. 이 지면에서 저는 알려지지 않은 채로 남아 있기엔 너무 아까운 한국어 위키의 캐릭터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처음으로 제가 소개할 캐릭터는 페테르 브릴러 박사입니다.

페테르 린제 브릴러(Peter Linse Brille) 박사는 한국어 위키의 thd-glasses의 자캐입니다. 게르만계 프로이센인으로, 밝은 갈색 곱슬머리에 흑안이고 턱에는 덥수룩하게 수염을 기르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지역사령부 중앙기지 과학부 3팀 소속이고, 주요 업무는 안전 및 유클리드 등급의 SCP 연구와 다중우주 이론에 관한 자문입니다. 2등급 보안 인가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브릴러 박사는 미쳐 날뛰는 설정이 가득한 재단 인물 중에서도 그 출신이 상당히 독특합니다. 바로 제001-O우주, 그러니까 '다른 우주'입니다(다중우주 이론에 자문을 맡은 것도 이 때문이죠). 제001-O우주는 우리 우주와 아주 유사하며 SCP 재단 역시 존재하는 곳이고, 브릴러 박사는 그 우주가 멸망할 때 우리 우주로 건너온 유일한 생존자입니다. 제001-O우주에서 그는 프로이센인으로서 전쟁을 피해 한국으로 망명하였고, 그 세계의 국가인 라인 제국이 SCP를 사용해 전 세계를 정복하는 것은 물론 다른 우주까지 침공하려던 계획을 저지하고자 하였습니다. 하지만 실패한 이후 우주의 마지막 순간이 찾아오려는 찰나, SCP를 이용하여 기적적으로 이 세계로 건너올 수 있었습니다. 이후 우리 우주의 재단에 발견되었고, 절차를 거쳐 정식 인원으로 채용되었습니다. 브릴러 박사가 우리 우주로 오기까지의 이야기는 the-glasses의 테일, '우주의 끝'에 자세히 그려져 있습니다.

우리 우주와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른 평행우주에서 넘어왔기 때문에, 우리 우주의 역사, SCP 일련번호, 사회 규범 등을 잘 알지 못합니다. 자신이 속한 우주가 멸망하고 자신만 살아남았기 때문에, 그 죄책감으로 PTSD를 지니고 있습니다. SCP-978, '욕망 사진기'로 촬영했을 때 제001-O우주의 사람들과 일상을 보내는 모습이 찍힌 것으로 보아, 자신이 살던 우주의 사람들을 그리워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쪽 우주의 사람은 브릴러 박사가 알던 사람과 비슷할지언정, 절대 같은 사람은 아니니까요.

개인적인 면을 볼까요? 브릴러 박사는 안경을 자주 잃어버려 곤란에 처한 적이 자주 있는 듯합니다. 또, 흥미롭게도 그림을 그리는 취미가 있습니다. 주로 그리는 대상은 주변 재단 직원들의 데포르메화, 그리고 초상화입니다. Asalain의 이름없는 테일에서는 미술 치료와 그림 그리기를 통해 PTSD를 극복해 내는 모습도 보입니다. 실제로 thd-glasses는 아트워크 페이지를 개설해서 한국어 위키를 포함한 재단 캐릭터들의 데포르메화를 그리며 '재단 대표 캐릭터 디자이너'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비록 자신을 제외한 모든 것을 잃었지만, 다른 우주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사라진 모두의 삶을 대신 짊어지고 다시 재단을 위해 연구를 시작하는 사람이 바로 페테르 브릴러 박사입니다.

페테르 브릴러 박사가 등장한 보고서/테일은 다음과 같습니다.

  • 위에서도 언급된 thd-glasses의 '우주의 끝'은 페테르 브릴러 박사가 이 우주에 오게 된 과정을 그린 테일입니다. SCP-447-KO에서 배출된 문서의 형태를 띄고 있죠. 브릴러 박사 외에도 다른 자캐들이 다수 등장하며, 각자 다른 우주의 재단이라는 배경에 맞게 행동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 Asalain의 '제목없는 테일'(농담이 아니라 진짜로 제목이 없습니다)에서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인류의 예술이 거의 소멸되었는데도 여전히 예술 활동을 계속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덕분에 예술을 복원하기 위한 재단의 계획에 합류하게 됩니다. 하지만…
  • Kaestine의 'TF급 세계멸망 시나리오'에서는 주역으로 활약합니다. 고든 소령과 함께 키예프로 가서 전 세계를 향한 핵 공격 테러를 저지하기 위해 무모한 시도를 하죠.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도, 우주의 소멸로 모든 것을 잃었기에 오히려 더 용감하게 적진으로 침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 SCP-978 '욕망 카메라'의 한국어 추가 실험 기록에서 등장합니다. 위에서도 말씀드렸죠?
  • SCP-459-KO '게임팩 폴라로이드'의 실험 기록에서 등장합니다. 여기서 브릴러 고유의 두 가지 특성, 안경을 잘 잃어버리는 것, 그리고 다른 우주 출신이라 이쪽 우주의 상식(유명한 게임 "스트리트 파이터")을 잘 알지 못한다는 특성이 나타납니다.
  • thd-glasses의 '글래시즈 아트 워크스'에서는 페테르 브릴러 박사를 포함한, 글래시즈가 그린 재단의 다른 캐릭터의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 thd-glasses는 '우주의 끝'과 다른 두 개의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테일, 그리고 이 셋을 하나로 묶은 'GLASSES 팀' 테일을 계획중이라고 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작가인 thd-glasses와의 인터뷰 내용을 수록합니다.

Q. 간단한 자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반갑습니다, 한국어 위키의 조정자를 맡고 있는 글래시즈입니다. 정통 SF와 군사 방면에 관심이 많고, 소설로써 완성도 높은 이야기를 쓰고 싶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Q. 페테르 브릴러 박사를 구상하계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드는 게 어려운 일이라는 건 위키에서든, 트위터에서든 자기 캐릭터를 만들어보신 분이라면 누구나 공감하실 겁니다. 브릴러 박사의 기본 틀은 재단 작가로 등단할 때부터 머리 속에 어느 정도 잡혀 있었지만, 도저히 빼고 싶지 않은 요소들이 서로 충돌해서 캐릭터성 형성을 방해했기 때문에 제대로 된 캐릭터로 형성하는 건 상당히 오래 걸렸죠. 특히 요원과 연구원 중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 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요원 캐릭터와 연구원 캐릭터를 모두 만들어서 팀으로 묶어버린다'는 발상을 떠올렸을 때 비로소 GLASSES 팀과 브릴러의 윤곽이 제대로 잡힌 겁니다.
다른 우주의 연구원이라는 구상은 SCP-447-KO를 읽고 번뜩 떠오른 생각이었습니다. 이미 고든님부터가 테일화를 전제로 SCP를 작성하셨기 때문에 포맷은 완벽했고, 남은 건 평소 생각하던 브릴러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구체화해서 이야기를 짜는 것 뿐이었습니다.

Q. 첫 구상 당시 원안이 지금의 캐릭터와 달라진 점이 있었나요?
A. 기억하는 분이 계실 지 모르겠네요. 처음에 제가 만들었던 캐릭터는 '페테르 글라스'였습니다. 금발의 독일계 한국인이고, 안경을 잘 잃어버리는 바람에 '글래시즈'라는 별명을 얻은 연구원이었죠. 외형은 이 때 구상한 것을 그대로 승계했지만, 배경 설정과 이름은 바뀌었네요. 처음 구상보다 입체적인 캐릭터가 되어서 개인적으로는 만족하고 있습니다.
GLASSES 팀 구상을 떠올리기 전에는 "손인섭 요원의 화려한 휴가"의 주인공인 손인섭을 자캐로 삼을까 생각했던 적도 있습니다. 브릴러를 성공적으로 데뷔시킨 지금은 손인섭의 위치가 애매해졌지만, 제 테일의 주요 등장인물 중 하나로 꾸준히 등장할 계획입니다.

Q. 브릴러 박사와 자신은 얼마나 닮았나요? 자신의 특징을 따온 부분도 있나요?
A.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안경이겠죠. (웃음) 일단 브릴러의 신체적 특징은 저와 닮은 구석이 거의 없습니다. 외모 면으로는 하리우치 쪽이 오히려 닮았죠. 하지만 일단 하날 잡으면 앞뒤 가리지 않고 달라붙는 점이나, 그림을 좋아한다는 점은 닮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Q. 작가로서 자신에게 브릴러 박사란?
A. 굉장히 애착이 가는 캐릭터입니다. 창조하는 데에도 많은 고생을 했고, 그러면서 저도 작가로서 많은 걸 배웠거든요. 앞으로 브릴러의 이야기를 만들어나갈 것에 대한 기대로 가득 차 있습니다.
아무리 픽션 속의 캐릭터라지만 미안한 마음도 있어요. 사실 제 캐릭터들이 (둘은 아직 미공개 상태지만) 데뷔부터 각자 큰 상처를 안고 시작하는 PTSD형 캐릭터들인데, 그중에서도 특히 브릴러가 가장 큰 상처를 받았으니… 앞으로의 이야기는 이들이 서로 만나서 팀을 이루고, 서로가 서로를 보듬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가 될 겁니다.

Q. GLASSES 팀 구상은 어느정도 진행되고 있나요?
A. 에이전트 유리의 기반 설정과 플롯을 상당히 뜯어고쳤기 때문에, 완성하려면 꽤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구상 자체는 세 명의 만남과 팀 결성, 그 후 첫 사건까지는 완성이 되었고요. 아마 내년 중에 에이전트 유리를 올릴 수 있을 것 같으니 기대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Q. 테일에서 브릴러 박사를 출연시킬 생각이 있는 작가들에게 조언을 하자면?
A. 상당한 트라우마를 안고 있는 캐릭터이다보니 약간 어려움을 느끼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재단 테일은 자유로움이 핵심이니, 가벼운 이야기에선 가볍게 등장시키셔도 아무 문제 없습니다.
하지만 브릴러의 배경 설정과 슬픔에 기반한 캐릭터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진지한 이야기를 쓰고 싶으시다면, 자신이 아는 모든 사람을 구하지 못했다는 절망감을 한 번쯤 상상해보시기 바랍니다. 전 인류를 한 번 잃었고 그 와중에 (본의는 아니었지만) 혼자 도망치듯 살아난 사람의 마음 속 고통을 상상해보는 겁니다. 그 무거움이 지금 브릴러의 생각과 행동을 옥죄고 있기 때문에 브릴러는 우리 우주에서 노력함으로써 속죄를 다하고자 하면서도, 자신의 행동이 어떤 후폭풍을 불러올 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동시에 갖고 있습니다. 물론 그 자신의 노력하는 성정과 속죄 의식이 더 크기 때문에 주저하지는 않지만 자신감이 아직 모자란 상태가 현 시점의 브릴러의 마음 상태입니다.
언젠가 유리와 하리우치를 만나고 상처를 치유하다보면 트라우마를 딛고 자신에게 온 두 번째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더욱 열심을 다하는 브릴러로 거듭날 테지만, 그건 조금 미래의 이야기겠죠.

Q. 재단 세계관에 녹아든 캐릭터를 만들어낸 작가로서, 자캐를 만들려는 신입 작가들에게 조언을 하자면?
A. 특이한 것을 만드는 걸 망설이지 마세요. 재단 세계관은 이미 특이하기 짝이 없기 때문에, 어떤 특이한 캐릭터가 들어와도 전혀 문제 없습니다. 오히려 몰개성한 캐릭터들의 범람이 세계관의 매력을 조금씩 갉아먹는 게 더 안 좋아요. 다른 작가가 보고 그 캐릭터에 매력을 느끼고, 자신의 테일에 그를 등장시키고 싶어질 정도로 개성있는 캐릭터를 목표로 삼아서 아이디어를 다듬어보세요.

Q. 마지막으로 별도로 하고 싶은 말은?
A. 포럼에서는 본의아니게 딱딱하고 깐깐하게 구는 일이 많습니다. 운영진으로서 행동할 때나 비평을 할 때 특히 그러는데, 한 명 쯤 쓴소리 하는 사람도 필요하다 생각하시고 너그럽게 봐주시면 좋겠어요. 아직 미숙한 점이 많은 아마추어 작가이니 여러분과 계속 의견 나누면서 좋은 작품을 쓰고 싶네요. 재단이라는 장르를 즐기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앞으로도 즐거운 재단 활동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이만 줄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40자평

죽은사람들보다 살아남은사람이 훨씬더 불쌍해보일때가 있지요 (Major Gordon)

어깨와 머리에 우주 하나를 짊어지고 있는 딱한 연구원. (izenkel)

우주의 끝에서 창백한 푸른 점을 바라보며 (ZaWoo)

죽은 자는 말이 없지만 산 자는 말을 못하는 경우가 있다. (zhsao)

노래마인의 <TDM(브라이트) 인터뷰>

안녕하세요, 노래마인입니다. 모두가 바라고 있는 그 인기좋은 사람! 인 브라이트의 원작자이자 영위키의 탑 관리자 중 한 분이신 TDM과의 인터뷰를 실시하게 되었습니다. 질문은 트위터와 한위키 내에서 모집했답니다.

덕맨에게 하는 질문

1. 현재 위키에서 TheDuckMan의 이미지와 역할이 어떻다고 생각하시나요?
D: 음, 대체로는 덕맨이라는 건 내 닉네임일 뿐인데? 관리자에다, 클레프 다음으로 오래 관리자 자리에 있던 사람이었고, 주로 주의 깊게 살펴보고 어디서든 선을 넘지 않거나 필요 없는 정책을 시행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정도지. 재단 창작물 내에서라면, 음,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보려면 '자캐'라는 글을 읽으면 돼.

2. 현재 개인적으로 생각하시기에 이 장르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D: 솔직하게 말하자면, 난 올드비일 뿐이야. 그냥 이대로도 괜찮다고 생각해. 알다시피, 그냥 아마추어 창작 사이트잖아? 이 모든 게 그저 재미를 위해서라고.

3. 가장 좋아하는 SCP/이야기는 무엇입니까? 왜 그걸 좋아하시나요?
D: 가장 좋아하는 엣씨피는 연설 도중 다친 로널드 레이건(SCP-1981)이야. 끝에 가서 소름 돋게 하는 유일한 녀석이지. 이야기의 경우 "끝나지 않은 일(Unfinished Business)"을 들겠어. 트로이가 내가 쓴 글이랑 내가 만든 설정들을 굉장히 깊게 파고들었기 때문이지.

4. 스스로가 생각하기에, SCP 작가라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이야기를 쓰는데 조금 더 치중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D: 최근 들어서는 확실히 이야기 쪽이지. 최근 사람들이 SCP에 뭘 원하는지 훨씬 더 까다로워졌기도 하고, 무엇보다 내가 그렇게까지 더 이상 노력을 기울이고 싶은 게 아니란 말이지. 엣씨피는 옛날에 요렇게 조그맣고 끝내주는 물체들이었는데 요즘 들어서는 이러저러한 비장한 뒷이야기나 뭐 그런 게 필요해진 것 같아.

5. 현재까지 쓴 것들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을 꼽자면?
D: 나중에 이름지을 이야기. 거의 존나 완벽에 가까운데 내 마음 한 켠이 아직도 요원들이 들어오는 마지막 부분을 더하고 싶어해.

6. 오리 남자로 닉네임을 바꾸신 이유는 뭔가요? 오리를 좋아하시나요?
D: 나 오리 싫어하는데.
그러니까, 이야기는 이래. 미시간 르네상스 축제의 체인 메일 상점에서 일하면서 사람들이 내 상점에 들어오게끔 종용하려고 했던 적이 있어. 월마트에서 이 거대한 고무오리를 찾아낸 후로 관심 좀 받으려고 거기에 바퀴를 달아 끌고 다니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지. 안타깝게도 바퀴는 못 구해서 오리만 들여놓았는데 사람들이 아주 좋아했어… 그렇지만 계속 훔쳐가려고 들었지. 그래서 도난방지를 위해 바닥에 구멍을 뚫어서 머리에 쓰고 다녔어. 다시금 사람들은 아주 좋아했지.
그래서 페어나 코믹 페스티벌 등지에 쓰고 다니면서 '오리남자'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했어. 요새 들어서는 다른 모자에다가 더 작은 오리를 쓰고 다니지만, 사람들이 나를 덕맨으로써 알아볼 수 있게끔 페어나 컨벤션 등지에서는 항상 쓰고 다니려고 노력해… 그리고 그냥 그걸 이 사이트까지 확대하기로 했지, 알겠어? 모두를 지배할 한 이름.

7. 글을 쓰실 때에 영감은 주로 어디에서 얻으시나요?
D: 여기저기서 많이 얻지. 보통은 그냥 이것저것 건드리고 다니다가 발견하기도 하고, 생각하거나, 아니면 내 정신이 비논리적으로 뛰어다니다가 빰, 이야기가 튀어나오는거지.

8. 초창기 멤버로서 현재의 재단을 볼 때 어떤 생각이 드나요?
D: 존나 충격적이야. 아니, 그러니까 이건 그냥 내가 취미로 하는 거였고, 내가 어울리기 좋아하는 사람들이었을 뿐인데… 이제는 그냥, 거대해졌어. 6만 어쩌고 하는 회원들, 비디오 게임, 스핀오프, 다른 언어로 번역되기까지… 그냥 '씨발, 돈 받았어야 했는데' 라니까.

9. SCP 작가로서 각 SCP와 테일 등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세지는 어떤 것이 있나요?
D: 어. 이 질문은 조금 헷갈리지만… 보통 독자들에게의 메시지는 '나누고 즐겨라'야.

10. 실제 국가나 현재진행형인 사건을 다룬 작품들 (예:SCP-800, SCP-1472) 에 대해서 여쭤보고 싶습니다. 만일 지금도 세계정세에 영향을 끼치는 인물이나 국가에 변화가 생긴다면 재단의 세계에도 그러한 사실들이 반영되나요? 반영된다면 어떻게, 그리고 어디까지 반영될 수 있을까요? 창작자로써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D: 기본 규칙으로 SCP 문서들은 시간의 한 부분을 찍어놓은 사진 같은 거고 이야기에서나 현실에서나 뭔가 바뀌었을때 반영되지 않아. 그리고 현실의 것을 반영하는 것은 어어어어어어엄처어어어엉나게 어색하기 때문에 피하려고 하고 있거든. 사람들이 9/11에 대한 엣씨피를 쓰려고 든 적이 있었는데 우리 반응은 딱 "에에에에에에, 아냐." 였어.

11. 재단 위키가 생기기 이전에도 크리피파스타, 도시전설, 판타지 등의 장르를 창작하는 것에 관심이 있으셨나요? SCP 창작이 그런 것들과 결정적으로 다른 매력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D: 확실하게 판타지지. 항상 현대 판타지나 다른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는 했는데다 내가 코흘리개 시절부터 펜이랑 종이로 하는 RPG 같은 것에 심취해 있었기도 하고, 또 최소한 시작했을 때에 재단은 내가 있던 다른 많은 장르들처럼 또다른 인터넷 RPG였어. 브라이트 박사는 사실 내가 참여했던 다른 두 게임에서도 나타나지.
결정적으로 다른 매력이라면 항상 글의 양식의 차이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설정은 없다" 하는 규칙이지. 그래서 다른 사람이 뭘 쓰든지 간에 걱정없이 자기 글을 쓰면 되는 거니까.

12. SCP-963-2의 사진은 어떻게 찍은 건가요?
D: 다른 사람이 만들고 찍은 거야. 내가 하나 받기로 했는데… 도착하질 않았지. 슬프긴 해, 브라이트 박사 코스프레의 완벽한 추가물이 될 수 있었을 텐데… 내가 963 문신을 새기기 전까지는 말이야.

13. 개인적으로 가장 무서워하는 SCP는 무엇인가요?
D: 아무것도? 전부 픽션이잖아.

14. Q: SCP 재단 영문 위키의 관리자 중 한명으로서 스스로 지키고 있는 신념? 신조? 같은게 있다면?
D: 나는 사람들은 더할 나위 없는 멍청이들이고, 뭘 어떻게 얼마나 노력하든지 간에, 사람들은 똥같은 글을 올리기 위해 언제나 어떻게든 규칙과 규정들을 읽지 않을 방법을 찾으리라는 것을 매우 믿고 있어.

15. 다른 언어판의 위키 스태프들에게 전해줄만한 조언이 있다면?
D: 무언가를 통일하는 것에 너무 신경 쓰지 마. 어떤 일을 할 때 두 가지 방식 사이에서 논쟁하는 것을 발견한다면, 이걸 기억해. 언제든지 사람들이 둘 다 해 볼 길을 열어둘 수 있다고. 사람들을 제한하는 게 아니라 창의적일 수 있게끔 해 주도록 해.

브라이트 박사 관련 질문

1. 자캐 브라이트의 성격과 실제 당신의 성격은 얼마나 일치하나요?
D: 원래는 매우 비슷했지. 최근 들어서는 별로. 브라이트 박사의 프로필이 내가 캐릭터를 발전시키면서 나와는 달라졌거든.

2. 자캐의 컨셉을 트롤링 캐릭터로 잡은 이유는?
D: 그런 적 없는데? 농담 따먹는 걸 말하는 거라면, 음, 그건 그냥 농담이라 치질 않지. 대부분 브라이트 박사는 심각한 캐릭터야.

3. 브라이트 박사가 죽고 다른 육체로 갈아타기 전에, 의식은 어떻게 되나요? 정신차리면 다른 육체인가요? 아니면 그 사이에 무언가를 경험하나요?
다시 말해, 브라이트는 사후 세계의 진실(2718, 뒤에 일어나는 일)을 알고 있나요?
D: 육체에 씌어 있지 않을 때의 브라이트는 목걸이 안에 있어. 거기서 그는 여태까지 겪었던 모든 죽음을 새로 육체에 들어갈 때까지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다시 체험하지. 가끔 빙의한 사람들의 삶의 단편들을 체험하긴 하는데 그건 아주 드문 현상이야.

4. 브라이트에게 왜 963을 쥐여준 건가요?
D: 그냥 그때 그래야 할 것 같았으니까?

5. 브라이트 박사의 캐릭터가 해외에서 인기가 많다는 것을 알고 계시나요?
D: 유명하다고 하진 않겠지만 잘 알려졌지, 알고 있어.

6. 브라이트 캐릭터가 가진 매력은 어디에서 나온다고 생각하시나요?
D: 재미있고 다가가기 쉬우며 심각한 상황 도중 농담을 던지기를 두려워하지 않지. 특수 능력이 있기도 하지만 단점도 있고, 굴리기 재미있으니까.

더 많은 질문을 하고 싶다면 브라이트 박사의 텀블러로:

SCP 해설

기자: 누에(cocoonist)

SCP-2002 해설

세계 오컬트 연합(GOC). SCP 재단 세계관 안에서 가장 널리 쓰이고, 그만큼 가장 사랑받는 요주의 단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세계 오컬트 연합을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소개드리자면, 한마디로 '위험한 SCP들을 모조리 부숴버리자!'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입니다. 그래서 'SCP를 인간에게서 떨어트려 가둬놓자'라고 말하는 재단과는 그닥 사이가 좋진 않지요. 오늘 여러분께 소개드리고자 하는 SCP-2002는 바로 이 단체 때문에 무효화되어버린 SCP를 다루고 있는 보고서랍니다.

영문 SCP 위키의 Crayne이 쓴 작품인 SCP-2002는 독자들에게 마치 소설 한 편을 읽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제가 이 보고서를 오랫동안 번역했기 때문에 그렇게 느낀 것일까요? 아니면 길이가 길어서 소설처럼 될 수밖에 없었던 까닭일까요? 역자로서 저는, 뒤로 갈수록 밝혀지는 진실과 실마리가 그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작품을 번역하면서도 '아아, 이런 뜻이었구나' 싶은 부분이 많았으니까요.

SCP-2002의 격리 절차는, 우주를 관측하는 단체 및 사람들에게 조작한 정보를 보급하는 데 힘쓰고, SCP-2002의 사진이 음모론자가 조작한 짓이라고 사람들이 믿도록 만들라고 요구합니다. 심지어 2002의 정보가 새어나가는 걸 막기 위해서라면 중무장 인력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하는군요. 여기서 우리의 궁금증은 커집니다. '도대체 저 보잘것없는 석유통이 뭐길래 정보를 조작하고 병력까지 투입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죠.

SCP-2002는 지구와 부딪히려던 우주선이었습니다. 그런데 우주 장비로 분석해 보니 2002가 재단이 개발하던 무언가와 유사하다는 결과가 나와서, 어떤 사건이 되풀이되어 나타나는 상황, 즉 시간 연속성 이상으로 취급하게 되었다고 하는군요. 사실 저도 '시간 연속성 이상', '현실의 반복' 같은 용어 때문에 이 부분을 한국어로 옮겨도 무슨 뜻인지 잘은 감이 오진 않았지만, 한 마디로 '이 녀석은 시간축이 꼬여버린 녀석이다'라고 할 수 있겠어요. 현실에선 찾아보기 힘들지만, 재단에선 이런 녀석들이 많지요! 미래에서 과거로 와 버렸다든지, 다른 우주로 가 버렸다든지 하는 개체들 말이죠.

SCP-2002는 지름 450 m 정도 되는 큰 공에 지름 1.7 m 정도 되는 작은 공들이 3000개쯤 붙어 있는 모습이었고, 추진 기관이나 발전소, 조종석, 생활 공간, 저장 창고 등은 없는 것으로 보였다고 합니다. 무슨 모양인지 상상할 수 있으신가요? SCP-2002는 재단의 통신 요청에 자동 방송으로 답했고, 다른 단체와는 통신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재단을 편애하는 SCP군요! SCP-2002는 지구에 연착할 계획이 있는 것 같기는 하지만, 연착하지 않고 그대로 돌진할 경우 일어날 어마어마한 재앙, 즉 K단계 시나리오를 대비해 재단은 대책을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오는 도중에 소행성과 충돌했는지 어쨌는지, 뜻밖의 사건으로 방향이 바뀐 흔적이 발견되었다는 사실로 설명 단락이 끝납니다.

재단이 나름대로 잘 대처하고 있던 이 사건에 갑자기 세계 오컬트 연합이 끼어듭니다. 그것도 레이저 포로 2002를 작살내버리는 방식으로 말이죠. 레이저에 맞은 둥근 본체는 부서졌고, 작은 공들은 흩어져 버렸습니다. 일부는 역시 부서졌고, 일부는 우주 저편으로 날아가 버렸고, 나머지 일부는 지구로 떨어집니다.

재단은 이 사건을 조사하던 중에, 102기지의 한 컴퓨터가 발송한 암호화된 이메일을 찾았습니다. 정확한 정보가 아니라, 기본적인 정보에 재단이 뿌린 역정보까지 섞여 있는 정보였지요. 조사팀은 102기지에 근무하던 4등급 연구원 한 명을 이메일을 보낸 범인으로 잡아냅니다. 연구원은 어떤 장치를 통해 정보를 빼내간 모양이군요. 20세기 초에는 분명 매우 기초적인 정보만을 갖고 있었을 오컬트 연합이 사실적이고 자세한 정보를 얻게 된 것으로 보아, 재단은 정보가 유출되었음을 직감합니다.

아무리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지만, 이런 일이 일어났는데 재단이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겠죠. 재단은 통신 관련 규정을 전면 재검토하고, 직원의 충성도 테스트를 개발하고, 개발될 동안 아마도(어떤 내용인지 정확한 설명은 없습니다) 정보 유출 방지와 관련이 있을 '카본 작전'을 실행합니다.

아까 찾아낸 이메일에서 발견한 오컬트 연합의 보고서가 부록으로 딸려 나옵니다. 연합은 SCP-2002 대신 KTE-0481이란 일련번호를 붙여 관리하는군요. 재단이 보유한 정보보다는 연합의 정보가 적었지만, 둥근 공들이 지구와 충돌하면 지구가 한순간에 망해버릴 수도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이상 연합은 KTE-0481이 지구에 접근하면 궤도위성 토르-AXII를 보내 파괴하자고 결정하게 됩니다.

반전은 여기서부터 일어납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사막에 떨어진 2002의 잔해와 사람들의 시신을 수습해 유전자를 분석하자, 놀랍게도 재단의 일부 인원과, 또 O5 중 몇 명과 DNA가 일치했습니다. 그러면 도대체 2002는 어디서 온 것일까요? 어떻게 멀쩡히 살아 있는 O5와 재단 사람들이 먼 우주에서 우주선을 탄 채로 올 수 있었을까요?

마지막 부록의 교신 내용이 사건의 모든 전말을 알려줍니다. 22세기, 즉 미래에 재단은 SCP-█████를 격리하려다 실패해 지구를 버리고 우주 정거장, 달 기지 등을 전전하게 됩니다. 하지만 낙진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려면 수백 년이 걸린다는 사실에 인류는 절망하고, 결국 일부 사람, '씨앗'이 될 사람들만을 뽑아서 우주로 날려 보냅니다. 그 사람들이 탄 우주선이 바로 SCP-2002였지요. 아마 이들을 과거로 보내, 지구의 사람들에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미리 알려줌으로써 자신들의 현재를 바꾸려는 생각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하지만 지구에 도착하기 직전에 오컬트 연합이 이들을 공격하는 바람에, '씨앗들'은 죽어버리고 이들의 희망은 좌절된 것이죠.

SCP-2002는 제 첫 번역이었습니다. 보통 재단에 들어와 처음 번역을 시도할 때는, 재단 보고서의 분위기나 고유의 단어들을 가볍게 익혀보라는 뜻으로 일련번호 세 자리짜리 짧은 보고서들을 번역하라고 선배 번역가분들이 충고해 주시고는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충고를 무시하고 무모하게 네 자리 수, 그것도 2000 콘테스트에 출품된 긴 작품을 덥석 잡아버렸죠. 결국 옮겨내긴 했지만, 먼저 준비운동을 하고 번역에 나섰으면 좀 더 쉽게 해내지 않았을까 싶어요.

마지막 통신 기록을 보고서야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미리 깔린 복선들이 무엇인지 깨달으신 분이 많으시리라고 생각합니다. 번역을 시작할 때는 그저 복잡한 SCP로 느껴졌지만, 지금 읽어보면 '도대체 무슨 내용인가' 싶던 사실들이 서로 연결되며 글을 읽을수록 SCP의 실체가 밝혀지는 소설 같은 묘사가 2002를 명작으로 만들어주는 이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길이도 길고 우주/천문 용어도 많아 번역하는 데 힘은 많이 들었지만, 그만큼 번역한 보람이 있었습니다. 흥미로우면서도 동시에 슬픈 면을 가진 SCP라고 말씀드리면서 저는 이만 펜을 내려놓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신 여러분 모두 감사합니다!

40자평

★★★☆(7) : '공상 과학'이라는 경연 주제에 부합하는 평작 (MGPedersen)
★★★★(8) : 여러분은 지금 한때 여러분이었던 우주 쓰레기를 보고 계십니다 (XCninety)
★★★★(8) : GOC를 주깁시다 GOC는 우리의 원쑤. (jso9923)
★★★★(8) : 미래는 없어졌습니다. 하지만 그 없어진 미래는 과거에게 비참한 자신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렇다면 과거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Yitrium)
★★★☆(7) : SCP-1609와 더불어, 재단이 파괴 파괴 파괴를 추구해선 안되는 이유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작품. 하지만 반전이 좀 식상하긴 하다. (thd-glasses)
★★★(6) : 이게 미래라면, 재단에 의미가 있을까요? 물론이죠, 이런 미래를 알아낸 이상 그걸 막아낼 테니까요. (izenkel)
★★★☆(7) : 반전도 이미 많이 나온 것이고 소재도 많이 쓰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딘가 여전히 슬픈 이야기. (ZaWoo)
★★★(6) : 한때 우리였던 사람들이 미래에서 시체로 왔고, 비관적이었던 자기들의 옛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이 옛이야기는 곧 우리의 미래로 다가올수도 있겠지만, 현재의 '나'와 미래의 '나'가 만나면 이 세상의 흐름은 조금은 비틀어지지 않게 될까싶다. 다만 그 방향이 더 좋아질지 더 나빠질지는 아무도 모르겠지. (zhsao)

만화

작가: 마티니(Mat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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