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저와 테르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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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고 브리지는 잠에서 깨어났다.

브리지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책상에 엎드린 채 자고 있었다. 컴퓨터 화면 보호기의 빛과 바깥쪽의 노란 불빛이 사무실 안을 따뜻한 빛과 차가운 빛의 혼합물을 만들어 비추고 있었다.

브리지는 일어서서 목을 스트레칭하고 모니터를 바라봤다. 붉은 창. 좋지 않다.

경고 메세지 창 ◄ ► ▬ X

인가받지 않은 로그인 시도!

장소: NODE-66-A

시스템 관리인에게 연락하시오!

브리지가 시스템 관리인이었다. 또 그는 기지의 유일한 4등급이었다. 브리지는 아래층에 있는 서버실로 달려가기 위해 몸을 돌려 책상을 빠져나왔다. 어떤 놈이 새벽 3시에 서버에 침투하려는 거야? 인가 등급 3 이상의 인원만이 서버실에 들어올 수 있었다.

아래층에 내려와 복도에서 달리는 동안, 브리지는 벨트에 달린 무전기를 꺼내 연락을 취했다. 제66기지는 원래 화력 발전소였다. SCP-1479가 외곽 건물 중 하나에 발견되기 전까지 10년 가까이 버려진 곳이었다. 대부분의 구조물은 개조 및 보수되었고, 다른 SCP 개체들도 구내 여기저기에 배치되었다.

브리지의 사무실은 A동에 있었다. A동은 가장 크고 널리 보강이 된 곳이고, 현대식 사무실과 뛰어난 보안 시스템, 지하 2층에는 정보 보관 서버 구역이 완비된 곳이었다. 대부분의 복도는 낡고 두꺼운 금속 또는 콘크리트 통로에 밝은 형광등이 달려 아래층에선 산업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브리지는 지하 2층에 도착하자마자 여기가 엄청 조용하다는 걸 깨달았다. 경비원이 보이지 않는다… 뭔가 잘못됐다.

“경비실, 여기는 브리지. 새 보관 서버에 인가받지 않은 진입 시도를 포착했다. 내 쪽에서 확인해 보겠—” 브리지는 열려있는 서버 패널을 보기 위해 고개를 모서리에서 흘끗 빼보았다.

브리지는 모퉁이를 돌아 본 적이 없는 남자를 보았다. 남자는 하얀 옥스포드 셔츠와 검은 넥타이, 그리고 멜빵을 하고 있었으며, 여러 엉켜있는 전선과 장치를 굽어보고 있었다.

“어이 거기, 잠시만, 당장 하는 짓거리를 멈추고, 손 들어.” 브리지는 재빨리 테이저 건을 남자에게 조준했다. 쉬는 시간에 항상 연습했던 자세였다.

남자는 놀라면서 고개를 들었다. “우왓 깜짝아… 전 그저—”

“자세 똑바로 하고, 손 들어!”

“뭐라 말 하셔도 상관없긴 한데. 내 말도 들어주시죠… 지는 당신과 같은 걸 보고 왔단 말입니더. 아마도.”

“좋아. 그럼 넌 누구고, 그리고 도대체 내 서버실에 어떤 망할 짓을 하고 있는 거지?” 브리지의 팔에 긴장이 잠깐 풀렸다. 멜빵에. 창백하고. 이어폰? IT쪽 직원인가?

“자, 여기 직원 카드요.” 남자는 셔츠 주머니로 손을 뻗어 재단 배지와 접힌 발령서를 건냈다. 브리지는 내려다보더니 쓱 훑어봤다.

“칼라일 악투스 박사의 명령으로 제66기지 정보 요원으로 선발, 기동특무부대 람다-2 전임자 디트리히 러크 요원… 러크?” 브리지는 디트리히에게 미심쩍은 눈빛을 보였다.

“아버지 쪽이 스코틀랜드 출신이거든예.” 디트리히가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브리지는 계속해서 디트리히의 발령서를 읽었다. 그는 직원 카드의 사진과 러크의 얼굴을 번갈아가면서 빠르게 살펴봤다. 이 얼굴을 어딘가에서 본 적이 있었다. 아마 러멘트의 이메일을 찾기 위해 인원 목록을 뒤져서 그런 걸지도 몰랐다. 그는 고개를 가로젓고 러크에게 다가가 그의 직원 카드를 셔츠 주머니에 꽂아줬다.

“우리의 신참이 왔다면 제가 알고 있어야 했는데 말이죠. 세이델만 박사에게 확인 맡았습니까? 새벽 3시에 여기서 뭐하는 거고요?”

디트리히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12시간 전에 도착했고, 아직 시차 적응 중이거든요. 하지만 이 난장판은… 정말 제가 한 게 아입니다.” 그는 열린 서버 패널에서 쏟아져 나온 손상된 전선과 악어 집게, 그 사이에 놓인 은색 용기를 가리키며 말했다.

12시간 전이라…’ 브리지는 의아해하면서 신참 주변을 더 자세히 보기 위해 몸을 앞으로 굽혔다. 그리고 더 자세하게 보기 위해 몸을 살짝 돌리고 허리를 구부렸다. 패널은 경첩 부분에서 잘려있었다. 전선이 많았다. 브랜드 명도 없고, 다른 글씨도 없었다. 그리고 배선은…

“그들이… 보안 연동장치를 해킹한 건가요?” 브리지는 몸을 일으켜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디트리히는 고개를 끄덕였다. “넵, 그리고 여길 봐보이소, 기지의 방해 주파수를 자기 자신을 무력화하도록 설정해놨어요.”

“그렇군요… 잠깐 그ㄹ—” 물렁한 소리와 함께 디트리히가 차가운 리놀륨 바닥에 쓰러졌을 때, 브리지는 깜짝 놀랐다. 0.5초 동안 브리지는 자신이 실수로 디트리히에게 테이저 건을 쐈다고 생각했다. 곧 그는 가면을 쓴 여자가 휴대용 전기 충격기처럼 보이는 물체를 들고 있는 걸 보았다.

“어-어어—” 그가 할 수 있는 말은 그것밖에 없었고, 여자는 순식간에 자리를 떴다.

“이-이-이런 망할!” 디트리히는 고통스러워하며 브리지의 바짓가랑이를 잡았다.

“아아아아— 미안 미안—” 브리지는 몸을 굽혀 디트리히의 등에 박힌 투사체를 빼냈다.

“아오! 썅!” 디트리히는 비틀거리며 일어나 무릎에 손을 얹었다. “영악한 문디 자식 같으니라고… 어후으으으으으으으.”

“괜찮습니까?” 브리지는 어색하게 투사체를 들면서 몸을 움츠렸다. 이 검은색과 노란색이 섞이고 끝이 갈라진 망할 원통은 여전히 전기를 내뿜고 있었다. 그는 그 잔인함이 놀라웠다. “…이건 보통의 전기 충격기가 아닌데.”

“뭐요? 그야 그러겠지. 쫓아가실 거지예?”

“뭐요?”

“혼자 가야 한단 겁니다. 전 방금 전기 충격을 당했고, 일어서 있는 것도 겨우 하는 거거든요. 빨리 쫓아가세요.” 디트리히는 브리지에게 작은 이어폰을 건넸다. “자, 이 이어폰을 끼세요.”

“… 그러죠, 근데 이건 왜요?” 브리지는 작은 헤드폰을 빼고, 이어폰을 귓구멍에 넣었다.

«테스트 중. 테스트 중. 하나 둘,» 활기찬 여성의 목소리가 한 쪽 귀에서 들렸다.

디트리히는 똑같이 생긴 자신의 헤드셋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알렉스, 연결 상태는 좋아. 널 지금 기지 내 무선 통신망에 접속해줄게. 이 남자에게 어디로 가야 할지 알려주고, 범인을 몰아넣어. 그리고 기갑 부대를 위한 시설 복구가 가능한지도 확인해 보고, 알겄제?”

«알겠습니다, 디트리히! 브리지 박사님, 밖으로 나가셔서 우회전 하세요.»

브리지는 깊은 한숨을 쉬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디트리히가 USB 포트에 자신의 휴대용 기기를 꽂아 넣었을 때, 브리지는 출발했다.


«좋아요, 좋아요, 브리지 박사님. 여기서 좌회전하면 그 여자의 측면을 치게 돼요. 지금 통로들을 닫으면서 그녀를 공동구1로 몰고 있어요. 곧 거기에 갇힐 거예요.»

“그냥 브리지라 불러. 그리고 고마워… 어… 알렉스. 알렉스 맞지? 기지 밖에 있는 건가?”

«아니에요 멍청이 박사님! 전 인공지능 직원 중 하나랍니다.»

“아. 아 이봐, 대단한데! 그래 본 적 있어, 마치 글ㄹ-”

«방금 돌았어야 했어요.»

“그래, 미안.” 브리지는 홱 멈춘 다음에 발길을 돌려 계속해서 복도를 달려갔다.

«잘 했어요. 방금 그녀가 카메라에 잡혔는데 경로가 겹치네요. 여기 모퉁이에서 잠깐 대기하도록 하죠.»

브리지는 그 말대로 했고, 주머니에서 테이저 건을 꺼냈다.

«어… 브리지… 총을 꺼내세요.»

브리지는 민망해하면서 테이저를 집어넣고, 다른 손으로 표준 보급형 권총을 찾았다.

«좋아요. 이제 여기 모퉁이에서 가까운 복도에 두 발만 아래쪽으로 쏴 주세요.»

“누구한테 쏴야 하는데?”

«상관없어요, 그냥 놀래키는 거죠. 그러면 더 지하실로 내려갈 테니까요.»

브리지는 그대로 아무렇게나 두 발을 쏘았다.

탕 탕

“이런 씨발!” 여자 목소리가 들렸고, 반대 방향으로 서두르는 발소리가 이어졌다.

«잘했어요! 이제 진짜 막다른 길로 가고 있습니다.»

“하!” 브리지가 웃었다. 최고야. 밑에는 오래된 파이프와 회로차단기 말고는 없었다.

«디트리히, 거기 있나요? 그녀를 덫에 몰아넣었어요. 통신망도 다 고치고 있고요.»


“그래, 알았어. 둘이서 잘하고 있어. 난 그 여자가 남기고 간 것들을 좀 해결하려 노력중이여.”

디트리히는 용기의 나사 중 하나를 가리키면서 반사면에 비친 을 바라봤다. “마침 잘 왔다, 파트너.”

디트리히는 망가진 나사 주변에 쌓인 어두운 회색의 가루가 뭔지를 알아내기 위해 눈을 가늘게 떴다. 그가 손톱으로 가루를 떠서 냄새를 맡았다. 기동특무부대 뮤-13에 있던 시절에 배운 기술이었다.

“거기 두 사람… 이건 테르밋인디. 뭔 짓거리를 했는지 아예 지우려 했나베.”

멀이 그에게 걱정하지 말라는 듯 수화를 보냈다.

난-어떻게-해야-할지-알아


“잠깐, 뭐?” 브리지는 자신이 잘못 들었을까봐 이어폰을 귀에 더 깊게 넣었다. 잘못 들은 게 아니었다. 다시 들은 ‘테르밋’이란 단어는 ‘폭탄’이라는 말로 바뀌어 배 속에 깊이 내려앉았다.

«… 러크? 여보세요? 해체할 수 있겠어요?»

브리지와 알렉스는 잠시 말을 멈췄고, 잠시 후 신랄한 욕설과 함께 확답을 들었다.

«좋아요. 대부분의 통신망을 온라인으로 돌려놨어요. 5분 동안만 정신 붙들고 계세요.»

“이제 어쩌지?”

«계속 가서 그녀를 붙잡아야죠, 브리지.»

“… 알았어. 오케이.” 브리지는 일어났다. 공동구에 들어갈 때 척추에서 자그마한 뚜두둑 소리가 났다.

브리지의 공포는 곧 분노로 바뀌었다. 그녀가 감히 자신의 기록 보관소를 날려버리려 했다고?

그녀가 보이지는 않았지만, 브리지는 그녀가 여기 있다는 걸 알았다. “여기서 빠져나갈 방법은 없어! 무기를 땅에 내려놔라!” 그의 심장 박동이 빨라졌다. 그의 손은 총을 들어올렸을 때 떨리기 시작했다.

대답은 없었다. 브리지는 입을 꽉 다물고 안전장치를 ‘해제했는지’ 확실하게 확인했다.

“자리에 엎드려. 움직이지 말고.” 브리지가 소리쳤다. 그는 조심스레 더 가까이 다가갔다. 하나하나, 심지어 발걸음까지도 신경쓰면서.

그는 한 손에 총을 들고, 다른 손으로 주머니에서 테이저 건을 꺼냈다. 브리지는 양 손에 총을 들고 어두운 복도를 향해 들어갔다… 거기엔 파이프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 뭐야 미친? 어디 갔지?”

«이건 불가능해요. 더 이상 감시 카메라에도 안 나오고, 적외선 탐지에도 잡히지 않아요.»

터널에 갑자기 소리가 울리더니, 천둥소리 같은 희미한 소리가 흘러갔다.

“이건 또 뭔—”

« 주의! 서버실에서 화재 감지됨! 할론 가스 진압 실시! 지하 1층으로 대피하시오!»

«… 디트리히!»


제66기지의 주요 기록 보관소였던 그슬린 구멍은 가스로 인해 빠르게 불길이 잡혔다. 몇 초만 늦었어도 디트리히는 바싹 탄 해골로 발견될 뻔 했다.

“멀! ‘내가 도울 수 있어’라는 말은 빨간 선을 자를 지 초록 선을 자를지 같은 말만 허다가 다 집어치우고 쓰레기통에 던지비라는 말을 할 때 쓰는 말이 아이라고!” 디트리히는 더 소리치려고 했지만, 기침 소리와 함께 그렇게 말하긴 어려워 보였다. 그는 멀의 대답을 보기 위해 반사면을 보았다.

난-이게-제대로-될 줄-알았단-말이야

디트리히는 화를 내며 수화로 답했다.

넌-정말-최악의-생각을-했어

멀은 곧바로 가운데 손가락을 날렸다… 디트리히를 따라서. 어떻게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브리지는 서버실로 돌아와 디트리히가 자신의 반사면에 가운데 손가락을 세우는 걸 보았다. 살아있네.

“아 다행입니다. 살아있었군요. 괜찮습니까?”

“음? 아, 어…. 지는 음… 그래도 당신 도서관이.” 디트리히는 자기 뒤에 있는 어두워진 방을 가리키며 말했다.

브리지는 손으로 눈을 가려 재난의 현장으로부터 눈을 돌렸다. “보고 싶지도 않습니다.”

«디트리히, 가장 최근에 변경된 점을 보기 위해 백업 로그를 보고 있어요. 통신망도 복구 되었고, 보안부에서 연락을 받았고, 그쪽에선 제 나름대로의 설명을 요구하고 있어요.»

“알았어. 나한텐 피나는 어깨와 불붙은 머리카락이 있군. 아마 보고를 해야 할 것 같아, 알렉스. 너희 두 명은 어떻게 된 겨? 스파이는 어딨어요?”

“모릅니다. 시발 사라졌어요.” 브리지는 이를 갈고 이어폰을 빼서 바라보았다. 디트리히는 이런 걸 몇 개나 가지고 다니는 건가?

“그게 무슨 말이에요?” 디트리히는 미간을 찌푸렸다.

“막다른 길에서 사라져버렸다니까요.”

“그게 뭔—” 퓻. 뿌연 서버실에 여섯 명의 보안 요원이 들어왔을 때, 디트리히는 두 번째로 바닥에 굴렀다.

“동작 그만!” 보안 요원이 그 자리에서 소리쳤다.

브리지는 알렉스와의 이어폰을 다시 끼고 손을 들었다. “아냐 아냐 아냐, 저 사람 아니라고! 저 사람은 재단 사람이야!”

“샤-아-아-앙!!!” 디트리히는 테이저 건의 딸각거리는 소리 사이로 더듬거리면서 소리를 질렀다.


브리지는 디트리히를 의무실로 데려가 휴식과 안정을 취하도록 했다.

멀은 디트리히의 주변에서 눈물 빼가면서 웃고 있었다. 디트리히는 화난 듯이 콧김을 내뿜었다. 멀은 분명 일부러 보안 요원들이 오고 있다 디트리히에게 경고하지 않았을 터였다. 이게 한두 번 있는 일은 아니었다. 멀은 참 ‘개같은 짓’을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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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라는 방금 진단 프로그램과 예비 서버의 몇 가지 기능의 실행을 방금 마친 상태였다.

“그래서… 전근 온 이유가 뭡니까, 디트리히?”

“나도 그 이유를 말할 수 있을까 모르겠네요. 높으신 분들의 명령을 받은 거라서. 새 상관을 따라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디트리히는 어깨에 붙은 거즈를 문질렀다.

“그렇군요. 그게 누군지 말해줄 순 없나요?”

디트리히는 잠깐 망설이다가 대답했다. “람다-2에 대해 들어봤습니까? 새 특무부대죠. 저도 거기의 정체가 뭔지는 모르겄지만, 그기가 제가 일하는 곳입니다.”

브리지는 고개를 숙이고 문틀에 몸을 기댔다. “거기에 대한 몇 가지 소문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전설적인 클레프 박사가 주도했다던데. 윗분들이 사무 직원에 놓은 거 아니었나요?”

디트리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죠… 그 인간의 촌스런 모자에서 먼지를 털 때가 됐나 봅니다.” 디트리히는 잠깐 기침했다. 그의 폐는 아직도 할론 가스로 고통받고 있었다.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오늘 아침에 떠나야 한다는 거뿐입니다. 여긴 잠깐 거쳐 가는 데일 테니까요. 아마 그 비밀 요원 아가씨도 나와 같은 이유로 왔갔죠.”

브리지의 표정이 굳었다. “뭐라고요?” 브리지는 의무실의 문을 닫았다.

“그렇게 꼭지가 돌 필요는 읎어요.” 디트리히는 손을 들었다. “방금 알렉스한테 제66기지의 점검을 실시하라 했습니다. 당신들은 정말 좋은 내부 문서 보관 기술을 가지고 있더군요. 그냥 그 쪽 집단이 믿을만 한지를 확인하려 했겠죠. 그들을 여기에서 만날 수 있을 거란 말을 들었거든요.”

브리지는 화가 나서 씩씩거렸다. “그래요? 아무도 나에게 그런 말을 안 했던데. 누가 그랬습니까?”

디트리히는 눈을 가늘게 뜨고 브리지의 뒤편을 보았다. 멀의 손이 근처 거울에서 디트리히에게 수화를 보내고 있었다.

이 인간은-쓸모가-있어-보이는 걸

디트리히는 동의의 뜻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조심스레 다음 말을 선택했다. “브리지, 당신 보관소에 누가, 그리고 왜 불을 질렀는지 궁금한 거지예? 방금 떠오른 생각이 미친 거 같지만 일단 들어보세요. 당신은 저와—”

«우리거든요!»

“그래, 우리와 함께 제17기지로 가야 합니다.”

“제17기지. 알겠습니다. 근데 그 이유는 또 뭡니까?” 브리지가 귀에 꽂힌 알렉스를 바라보는 것처럼 옆을 바라보며 웅얼거렸다.

디트리히는 눈앞에 상상의 달력을 펼쳐 앞으로의 자기 스케줄을 머리 속에서 정리해봤다. 몇 가지 회의들, 격리 검토… 아마도. 아니, 잘하면 시간을 좀 낼 수 있을 것이다. 분명히.

알렉산드라는 브리지의 이어폰에서 키득거렸다. «검색 기록을 보면, 침입자는 알파-9에 대한 파일을 찾아내려 했네요. 우리처럼 말이에요.»

“난 정보 도둑이 필요합니다. 정말로. 알렉스를 가야 할 곳으로 보내야 할 즉당한 인가 등급이 있는 정보 도둑이 필요하죠. 이 일에 우리는 함께 할 수 있습니다. 한 개의 돌로 두 개의 새를 잡는 거랄까요. 그 돌맹이 이름은 알렉스고요. 기냥 벤치에 앉아 있을래요, 아니면 홈 스틸을 한 번 해볼래요?”

“전 골프는 안 치지만, 따라 가는 게 나을 거 같네요. 정리하고 올 때까지 몇 시간만 주세요.” 브리지는 핸드폰을 꺼내들고 문 쪽으로 발을 돌렸다. “이따가 보죠.”

디트리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수송부 차고에서 봅시다.”

브리지는 잠시 걸음을 멈췄다. 손은 문손잡이에 올려둔 채, 방금 들은 말을 기억했다. 차고다. 격납고가 아니라.

“차고라 했죠. 알겠습니다. 그때 보자고요.” 브리지는 문손잡이를 잡고 밖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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