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나기 투나잇 쇼 방송사고

알렉스 야나기: 안녕하십니까, 알렉스 야나기 쇼의 알렉스 야나기입니다. 그 동안 계속 쇼가 결방된 것에 시청자분들께 사과드립니다. 하지만 결방이 계속되는 동안 저라고 계속 놀고 있던 것은 아닙니다. 계속해서 이 쇼에 모실 분들을 찾아다녔지요. 그리고 이곳 중국에서 아주 대단한 게스트를 오늘도 모십니다. 모르텐 페데르센 씨입니다!

모르텐 페데르센: 안녕하십니까, 야나기 씨. 또 만나게 되었군요.

알렉스 야나기: 아, 지금 방청석의 반응이 뜨뜻미지근하군요. 한 번 나왔던 게스트가 또 나왔는데 뭐가 그리 대단하냐는 반응이군요. 자, 페데르센 씨,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모르텐 페데르센: 지금 상당히 정세가 안 좋게 돌아가고 있지 않습니까? 지금 미지의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있고요. 거기에 대한 따끈따끈한 정보를 물어 왔습니다.

알렉스 야나기: 아, 정보를 가져왔다니요? 저번에 말하신 그 에스-씨-피하고 뭔가 관련이 있는 겁니까? 아니, 그런 건 저쪽 뉴스 채널들에 제보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여긴 엄연히 쇼 프로그램이라고요.

모르텐 페데르센: 뉴스도 다 뉴스 나름이지, 폭스 뉴스 같은 것도 있지 않습니까. 거기다 제가 뉴스 제보를 하게 되면 아나운서만 떠들지 제 얼굴이 카메라에 나오는 건 없지 않겠습니까?

(청중 웃음)

알렉스 야나기: 아, 아. 하기야 카메라에 대고 90분씩 떠들 기회를 누가 놓치고 싶겠습니까. 좋습니다, 아주 좋습니다. 그럼 한 번 들어보죠. 지난번에 제 쇼에서 말씀하시기를 ‘재단’이라는 단체에서 위험한 것들을 격리하고 있고, 자기 적들을 공격하기 위해 날뛰고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럼 또 하실 말씀은 뭡니까? 지금 전 세계를 불안에 떨게 만들고 있는 이 바이러스 창궐도 그들의 탓인가요?

모르텐 페데르센: 바로 그겁니다. 그들이 그 바이러스를 살포했습니다. 그 바이러스들도 SCP입니다. 생각해 보시죠. 이 세상에 그런 신체 변형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어디 있습니까? 사람을 좀비로 만드는 바이러스는? 집에 그렇게 심하게 생기는 곰팡이는? 그것들은 전부 다 아주 위험한 것들입니다. 재단에서 살포한 거라고요.

알렉스 야나기: 아니, 잠시만요. 재단은 그걸 격리하는 단체 아닙니까? 그런 단체에서 도대체 또 왜 뜬금없이 살포한답니까?

모르텐 페데르센: 그러니 참 이해가 안 가는 일이죠. 누가 그 속을 알겠습니까?

알렉스 야나기: 아니, 아니. 제가 한 번 추측해 봅시다. 자 재단이 그 적을 물리치기 위해서 그런 걸 살포한 게 뻔하지 않습니까. 물론 부수적인 피해를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는 심각한 문제가 있기든 하다만. 그럼 재단의 그 ‘적’이 뭔지도 아시나요?

모르텐 페데르센: 재단에 적대하는 단체들이 몇몇 있지요. 혼돈의 반란이라던가, 부서진 신의 교단이라던가.

알렉스 야나기: 심히 중2병 걸린 이름이군요. 참 뭐하는 짓인지.

(청중 웃음)

모르텐 페데르센: 뭐 하는 짓도 그런 단체들이지요. 재단도 보아하니 그 장단에 노는 것 같지만.

알렉스 야나기: 아니, 잠깐만요. 그 저번 방송에서 뭐더라. 다섯째주의에서 본인이 활동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건 아무 관계 없는 겁니까?

모르텐 페데르센: 뭐, 아무 관계가 없다고는 못하겠지만… 반란이나 교단 정도의 관계는 아니고… 적이라고 부를 만한 건지…

알렉스 야나기: 제 쇼 진행 경험으로 딱 알겠습니다. 당신네 다섯째주의도 재단의 적이군요! 당신이 뭐가 그렇게 특별한 게 있다고 바이러스를 풀어가면서 재단이 당신을 해치우려는 겁니까?

모르텐 페데르센: 사실 저는 더 이상 다섯째주의를 따르지 않습니다. 다른 종교로 옮겨탔죠. 배가 가라앉을 것 같으면 배를 옮겨타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알렉스 야나기: 아, 그러니까 한 사이비 종교에서 다른 사이비 종교로 갈아탔다는 거군요!

모르텐 페데르센: 사이비라니, 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달려듬)

(청중 비명)

(카메라 엎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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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탈시포 사제: 안녕하시오. 페데르센 신도의 거친 행동에는 사과하지. 그러나 당신이 나를 사이비라고 표현했는데 사이비(似而非)라는 것은 겉보기에는 비슷한데 실제로는 완전히 다른 걸 의미하네. 하지만 난 누굴 따라한 적 없네. 지금 이 모든 상황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주었을 뿐.

알렉스 야나기: 아, 그렇군요. 상황이 지금 꽤나 살벌해 보입니다. 미리 방청석에 본인 신도들을 데려다 놓은 모양인가 보군요? 이거 멍 빠지려면 몇 주는 메이크업으로 가리고 있어야겠군요. 자…그러면. 이왕 이렇게 된 거 계속 쇼나 진행해 보죠. 아마 많은 분들이 지금쯤 무슨 일이 일어나나 궁금해 하시면서 눈을 못 떼고 있으실 것 같은데, 한 번 소개나 해주시죠.

네탈시포 사제: 소개할 게 뭐 있겠나. 네탈시포 사제일 뿐. 아까 여러 얘기가 나왔는데 바이러스가 재단에서 나온 것이라는 얘기가 가장 중요한 것이지. 그 바이러스 같은 위험한 것들을 더 이상 재단의 손에 맡겨놓을 수 있겠는가 하는 문제일세. 그 결론의 대답은 당연히 ‘아니오’이지. 그런 것들이 하나만 더 이 세상에 나오더라도 모든 건 걷잡을 수 없이 흘러가게 될 것이고, 한 번 그런 짓을 했는데 또 안 하리라는 법은 없네. 더 이상 SCP를 재단의 손에 맡겨둘 수 없고, 우리 손으로 회수해야 한다는 것이 결론일세. 뭐, 나와 나를 따르는 자들의 생각은 그렇네.

알렉스 야나기: 에, 그렇다 치더라도. 바이러스는 어떻게 할 겁니까? 지금 동아시아 주요 도시는 격리되었고, 지금 여기 중국도 생물재해 경보 때문에 곳곳이 격리되었습니다만. 어떤 방식으로 재단에게서 그 에쓰-씨-피를 회수하겠다는 거죠?

네탈시포 사제: 당연히 공격이지. 공격밖에는 어떤 답도 없소. 바이러스에 관해서라면, 나는 바이러스를 막아낼 수 있소. 그 정도 능력도 없을 리가. 자, 내가 이 방송에 나온 이유는 단 하나요. 나는 대단한 믿음을 요구하지도 않고, 나를 믿으면 구원받는다는 소리도 하지 않는다.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도록 해 주고, 대신 이 세상을 돕기 위해 도움을 요청할 뿐. 이 방송을 보고 있다면, 그래. 어떻게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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