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나기 투나잇 쇼 특집

알렉스 야나기: 네, 안녕하십니까. 이 프로그램이 시간대를 옮긴 지 지구 기준으로 삼 개월이 지났죠? 그럼 이제 저 멀리 XC5800 항성계에서도 일주일이 지났을 테니 이 프로그램이 시간대를 옮긴 걸 알게 되었겠군요. 자, <야나기 투나잇 쇼>의 알렉스 야나기입니다. 오늘은 평소와는 다르게 진지한 주제를 다뤄보려고 하는데요, 바로 지금 이 세상을 휩쓸고 있는 ‘재단’과 어제 유출된 ‘피바다’ 영상에 대한 것입니다. 자, 오늘 나오신 게스트, 모르텐 페데르센 씨입니다!

모르텐 페데르센: 안녕하십니까, 모르텐 페데르센입니다.

알렉스 야나기: 자, 축구선수이시죠? 덴마크인 축구선수. 덴마크에서 축구라니, 그 조그마한 땅덩어리에서 뭐 할게 있으십니까?

모르텐 페데르센: 아뇨, 아뇨. 전 노르웨이 출생인데요. 풀네임은 모르텐 감스트 페데르센이고.

알렉스 야나기: 예? 오, 이럴 수가, 제 비서가 조사를 잘못 했나 보군요? 위키백과가 공신력이 없다는 말을 내가 그렇게 두고두고 했는데 말이죠.

모르텐 페데르센: 당신 대본에는 제대로 쓰여 있는 것 같습니다만.

알렉스 야나기: 그게 뭐 그리 중요한 문제인가요. 자, 어쨌든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아마 이 방송을 보시는 분들도 그 유명한 ‘피바다’ 영상을 한 번쯤은 보셨을 겁니다. 그 해괴하고 괴상한 인간 같은 형체에다가, ‘재단’이라는 테러 조직이 이걸 가둬 놓고 있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모르텐 페데르센: 일단 단어부터 제대로 정의하고 넘어 갑시다. ‘재단’은 테러 조직은 아니니까요.

알렉스 야나기: 네? 충격적이군요! 자, 지금 여기 나와 계신 축구선수 분께서 UN 사무총장의 공식 발표를 반박하고 있습니다. 채널 고정해 주십시오. 자, 그럼 재단은 뭡니까? 혹시 구단주인가요? 그럼 그 괴물은 동료 선수라도 되나 보죠? 확실히 팀에 있다면 경기는 쉽게 이길 것 같기는 합니다만.

(청중 웃음)

모르텐 페데르센: 물론 정보라는 건 그리 쉽게 얻을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그러나 서해안 다섯째주의자라는 게 도움이 될 때가 있죠. 그 괴물은 사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겁니다. 우리 다섯째주의자들은 ‘부끄럼쟁이’라고 부르죠. 야나기 씨는 방송인인데도 모르시나 보죠?

알렉스 야나기: 잠깐, 잠깐만요. 다섯째주의가 뭡니까? 무슨 종교인가요?

모르텐 페데르센: 뭐, 종교라면 종교죠. 그 중 서해안 다섯째주의자가 내놓은 트랙을 보면 그 괴물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알렉스 야나기: 아, 노래를 좋아하는 종교이군요? 예술혼이 내 몸을 불사른다, 뭐 그런 겁니까? 혹시 페데르센 씨도 축구공으로 뭔가 예술을 하시나요? 이를테면, 뭐 플라스틱 축구공이나, 시멘트 축구공이나 뭐 그런 거?

(청중 웃음)

모르텐 페데르센: 뭐, 시멘트 축구공은 실제로 있습니다만, 그 얘기는 다음에 기회가 되면 하죠. 어쨌든, 트랙 3번, ‘Uh…’에 나옵니다. 제가 출연 전에 준비해 달라고 말하지 않았나요?

알렉스 야나기: 네, 알겠습니다. 그 전에 제 비서가 또 위키백과에서 찾았지 않기를 바라죠. 들어 보겠습니다!

(노래 재생)

모르텐 페데르센: 어떻습니까, 나오죠? 자, 바로 이겁니다. 그 형체에 대해 저는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그걸 ‘재단’이 가둬두고 있었죠. SCP-096이라고 일련번호를 붙여서 말입니다. 부끄럼쟁이라고 하는데, 그 놈은 자기 얼굴을 보면 그 사람을 전부 죽이려고 들죠.

알렉스 야나기: 아니, 그럼 그 기자들이나 군인들, 스크린으로 보던 사람들도 다 해당하는 거 아닙니까? 하지만 제가 알기로 그 사람들은 전부 살아 있는 걸로 아는데요.

모르텐 페데르센: 당연히 그렇겠죠. 그 ‘피바다’ 영상 마지막에 나오는 남자들이 죽인 겁니다. 내 생각에는 세계 오컬트 연합, GOC라고, UN과 좀 연관이 있는 단체죠. 아마 그쪽에서 머리를 잘랐을 겁니다. 그래야 그걸 멈출 수 있을 테니까.

알렉스 야나기: 아, 압니다. UN에 이어서 바로 그 다음 날 재단과 싸우는데 공조하겠다고 선언했잖아요? 그 얘기는 뭐 중요한 얘기는 아닌 것 같고… 아, 그런데 96번이라면서요. 96번도 있으니까 그 전후로도 많겠군요? 대충 몇 개나 됩니까?

모르텐 페데르센: 나야 모르죠. 난 다섯째주의자지 재단의 직원은 아니니까. 아마 천 개는 넘는다고 압니다만.

알렉스 야나기: 와우, 천 개요? 끝내 주는군요! 왜 그 쪽에 안 붙고 다섯째주의를 믿는 겁니까?

모르텐 페데르센: 지금 재단이 깽판 치는 걸 보면서도 그러는 겁니까? 지금 재단이 뭘 하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말입니다.

알렉스 야나기: 아, 죄송합니다. 진지한 주제를 다루겠다고 했는데, 어찌어찌하다보니 이렇게 되는군요. 그럼, 어디까지 했죠? 아, 시청자 분들은 지금쯤 조바심을 내고 있지 않겠습니까? 지금 말씀하신 거라고는 페데르센 씨가 다섯째주의 교도여서 믿을 만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것밖에 없지 않습니까? 자, 그럼 진짜 모두모두 궁금해 할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재단’은 테러 조직이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그럼 뭡니까?

모르텐 페데르센: 일종의… 국제 무장 조직입니다. 그러나 테러 조직과는 목표가 다릅니다. 테러 조직의 목표는 공격이죠.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거고. 그러나 재단의 목표는 위험한 것들, 초자연적인 것들을 가두는 겁니다. 그래서 민간에 노출되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하죠.

알렉스 야나기: 자, 자. 시청자 여러분! 지금 충격적인 말이 나왔습니다. 재단은 그러니까 위험하고 초자연적인 것들을 가두고 민간에서 보호하는 조직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럼 지금 이 세상에 유령, 외계인, 뭐 그런 것들이 존재한다는 걸 전제로 깔고 들어가는 거죠?

모르텐 페데르센: 우리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이상하니까요.

알렉스 야나기: 아, 그럼요. 사이언톨로지도 아니고 다섯째주의라니, 작명 센스가 하나도 안 보이는 그런 종교도 있는데요 뭘.

모르텐 페데르센: 그것뿐이겠습니까? 국적도 짐작이 안 가는 호스트가 진행하는 쇼도 있지 않습니까? 어디 일본계 미국인인가요?

알렉스 야나기: 아, 저희 쇼에 나오신지 30분도 안 됐는데 벌써 제 자리를 위협하려 하시는군요! 좋습니다, 박수 한 번 주세요!

(청중 박수)

알렉스 야나기: 자, 자. 그럼 진짜로 진지한 분위기로 돌아오겠습니다. 그럼 이 재단이 러시아에서 테러를 했다는 얘기는 뭡니까?

모르텐 페데르센: 말하자면, 아주 간단합니다. 재단을 적대하는 단체들이 여럿 있죠. 지금 그 단체들을 밀어버리겠다고 전 세계를 무대로 전쟁을 펼치는 겁니다. 다시 한 번 정리해 드리죠. 초자연적인 위험한 것들을 격리해서 가두어 놓는 재단이라는 조직이, 지금 자기 적들을 죄다 밀어버리겠다고 전 세계에 대고 날뛰고 있는 거라고요. 자기 군대나 핵무기도 있는 조직이 날뛰고 있는 이 상황에서, 제가 질문 하나 드리죠. 우리 다섯째주의에서도 곧 행동에 나설 생각이지만, 이제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과연 어떤 행동을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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