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키드

저 뒤틀린 솔밭 허브 » 아날로그 키드

평가: +3+x

강 주변의 공기는 부슬비가 만들어내는 따뜻한 안개로 채워져 있었다.

마이라 라이더는 USS 블루백을 보려고 기다리며 서성거리는 사람들 틈을 헤집고 지나갔다. 날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 수는 아주 조금만 줄었을 뿐이었다. 가까운 곳에서, 그녀는 주간고속도로 제5호선에 빽빽하게 늘어선 차들이 마르캄 대교의 이중 데크 위를 지나쳐 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너머에는, 회색 이슬비에 살짝 가려진 호손 대교의 녹색 아치가 있었다. 만약 그녀가 눈에 보이는 광경을 줌인해 초점을 다시 맞췄다면, 자전거를 타고 서둘러 지나가는 인파도 딱 볼 수 있을 것이었다.

"— 하지만 신경 연결 통로는 존재하지 않는다니까." 알렉시스 노우드가 말하고 있었다. 다른 사이보그가 장갑 낀 손으로 인간 신경계의 가상 프로젝션에 손짓했다. 그 화면은 그 둘만 볼 수 있었다. 때로는, 어떤 사람이 그걸 뚫고 지나가며 증강현실이 만든 환상을 흩어버리곤 했다.

"존재하는 것들 몇 개를 재지정하는 건?" 마이라가 물었다. 그녀가 화면의 뇌 한쪽을 눌러 빛나게 했다. "따로 눈썹 제어능력이 필요한 것도 아니잖아."

알렉시스가 고개를 저었다. "그런 일을 하기에는 남은 연결통로가 모자라. 모스나 ASCII를 동원하지 않는 한."

그 둘은 잠수함 쪽으로 안내받으며 가고 있는 여행객 무리를 빙 돌아 피하고, OMSI 건물의 뒤쪽을 향해 계속 나아갔다.

"그게 문제인 이유는…?"

"그랬다가는 직통 인터페이스를 통해 얻을 수 있을 속도나 정확성 면에서의 이점을 완전히 잃어버리기 때문이지."

"그랬지." 둘은 직원용 문 앞에 멈춰섰다. "만약에 수동 입력을 버리면?"

"뭔 소리야?"

마이라가 문을 당겨 열고 알렉시스에게 들어가라고 손짓했다. "인터페이스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말자고. 생각을 언어로 실시간 번역하면서, 소프트웨어 에이전트를 두고 그걸 지시사항으로 해석하도록 만드는 거지."

"그건 불가능해." 그녀가 말을 멈추었다가, 덧붙였다. "뭐, 최소한 우리 현재 기술로는."

"그것 때문에 콘라드랑 만나려는 거 아냐?"

알렉시스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인정했다. 그녀가 손을 무심히 저어 가상 프로젝션을 꺼버렸다.

그들은 유지보수용 복도의 막다른 곳에 다다르자 다시 한 번 멈췄다.

"열쇠 있어?" 마이라가 물었다.

"당연하지." 알렉시스가 말했다. 그녀가 주머니에 손을 넣어 작은 와이어프레임 장미를 꺼냈다. 엄지와 검지 사이에 그 섬세한 장신구를 조심스럽게 집고서, 그녀는 벽돌 벽에 딱 맞게 들어간 부분에 부드럽게 꽂았다. 그러고는, 암기식으로 낭독하면서 연습한 목소리로 말했다. "포틀랜드를 독특하게 만들자."

그 즉시, 철사 꽃이 빛나기 시작했다. 그곳에서부터 금이 가기 시작해 벽으로 퍼지고, 벽돌로 된 표면이 무너지더니 가시덩굴로 된 장벽이 드러났다. 가시덩굴이 빛나는 장미가 있는 곳에서부터 물러나기 시작하더니, 가시털로 뒤덮인 다른 세계로 통하는 터널을 이루었다.

"먼저 들어가." 알렉시스가 열쇠를 집어넣으며 말했다.

두 여자가 터널을 지나 스리포틀랜즈로 들어섰다.

스리포틀랜즈는 역설적이게도, 인간의 창의성과 창의성 부족이 동시에 만들어낸 결과물이었다. 차례로 서로의 이름을 따온 세 장소는 각각 독특한 특징과 역사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독특함은 서로 아주 유사했다. 그 결과 도시에 인접한 주머니 차원들이 합쳐지고 겹쳐지면서 각각의 포틀랜드와는 다른, 고유한 절충적인 곳을 낳게 되었다.

스리포틀랜즈의 공기에는 소금과 소나무 냄새가 가득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 재료를 사는 변칙예술가들, 커피 한 잔 하며 담소를 나누는 초상인간들, 기부를 요청하는 만나 재단 대리인들까지 — 그녀가 바라보는 모든 곳을 채우고 있었고, 마리아 라이더는 변칙적 세계의 분주함을 볼 수 있었다. 저 멀리에는, 마을 위에 솟아있는 포틀랜드 천문대의 어슴푸레한 모습이 있었다.

그들은 옆길로 물러나 마법사와 레이저를 쏘는 로봇 간의 전투를 보여주는 공연 설치예술 내지는 실제 전투 현장을 지나쳐서는, 근처 커피숍으로 잽싸게 들어갔고 — 그곳은 자랑스럽게 "또 염병할 스타벅스는 아님, 설립자. 그래"라고 내걸고 있었다 — 기다릴 겸 구석의 테이블에 앉았다.

콘라드 트렌트가 도착하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 영국 인공두뇌학자는 만나기로 되어 있는 사람들이 아무리 빨리 오든 늦게 오든, 그 사람들이 오고 정확하게 2분 뒤에 나타나는 거의 초자연적인 버릇을 가지고 있었다. 그에 대해 설명할 방도는 없었다. 그저 초자연적인 일에 휘말린 사람들 주위에서 일어나는 그렇고 그런 것들 중 하나일 뿐.

"안녕하신가, 숙녀분들." 그가 탁자에 앉으면서 말했다. "오늘 포틀랜드 날씨는 어때?"

"비가 내리고 더 내릴 가능성도 있지." 마이라가 말했다. "포틀랜드는 어때?"

"아, 알다시피, 평소대로야." 그가 손을 흔들며 말했다. "보통 수준 비야, 물론."

"물론 그렇겠지." 그녀가 커피를 한 모금 홀짝이며 살짝 웃었다. 어디로 가든 간에, 포틀랜드에서는 항상 비가 내렸다.

"하지만 날씨 얘기는 그만하자고." 콘라드가 말했다. "너희 둘이 이 회의를 하자고 한 이유가 있을테니, 들어보자고."

알렉시스가 목을 가다듬었다. "좋아. 우린 어떤 일에 관해서 네 도움을 요청하려고 했어. 네가 바로 —"

"바로 거기서 그만 멈춰주셔야겠어." 콘라드가 손을 들어올리며 말했다. "너희 보스한테 벌써 관심이 없다고 말했거든."

"앤더슨 관련된 건 아니야." 마이라가 말했다. "이건… 개인적인 프로젝트야."

"그렇단 말이지?" 그가 재미있다는 듯 눈썹 한 쪽을 치켜올렸다. "그러면 그건 무슨 종류의 프로젝트이려나?"

"전자적 텔레파시." 마이라가 말했다. 사무적으로.

다른쪽 눈썹도 올라갔다. "오. 오, 알겠군. 그런 종류의 개인적인 프로젝트라." 그가 커피를 한 모금 홀짝였다. "교단하고 앤더슨이 이제 친구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래서 그가 너희를 도와주고 있는 거 아니였어?"

두 여자가 서로를 힐끗 쳐다보았다. 콘라드는 그들이 목소리를 거의 내지 않고 조용히 상의하면서 턱이 미묘하게 움직이는 걸 볼 수 있었다.

마침내, 알렉시스가 그에게 몸을 돌리고 말했다. "그게… 복잡해. MCD 쪽에서 우릴 쫓기 시작한 이후로, 앤더슨은 점점 쉽게 상업화할 수 있는 제품들에 집중하고 있거든. 보통은 문제가 안 돼 — 맥스웰주의자들이 바라는 것들의 대부분은 다른 사람들도 쓸 법한 것들이어서 — 내가 그 증거지 — 하지만 전기적 군체의식은 시장에서 별로 매력이 없거든."

마이라가 이의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그건 군체의식이 아냐, 그건 —"

"집단적 사고공유지, 그래, 전에도 그렇게 말했었지, 자기. 그렇다고 그게 군체의식이 아닌 건 아냐."

마이라가 파트너의 불경스러움에 한숨을 내쉬고 계속 커피를 마셨다.

"어쨌든, 요점은 앤더슨은 이 일에 껴있지 않다는 거야. 즉 우리 시간과 돈을 들여서 해야 진행해야 한다는 거고."

콘라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지금까지는 뭔 말인지 알겠군. 근데 왜 나한테 온 거지? 난 십 년 넘게 현장에서 제대로 된 작업을 해 본 적이 없는데 — 은의 손이 파산한 이후에는 말이지."

"뭐, 아무도 없지. 네가 아직도 전기신경적 인터페이스 분야에서는 손꼽히는 전문가잖아 — 염병, 우리 인공기관에는 아직도 네가 만든 인터페이스 디자인이 쓰인다고. 만약 진짜로 작동하는 BCI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너뿐일걸."

"과찬의 말씀." 그가 칭찬에 웃으며 말했다. 그가 대답하기 전에 나머지 커피를 쭉 들이켰다. "좋아, 나도 들어가지. 재미있을 것 같네."


그들이 다시 만나기까지 일주일이 지났다.

"우리가 정말 제대로 가고 있는 거 맞아?" 알렉시스가 물었다. 콘라드는 명목상으로는 석회구에 있다는 주소를 알려주었지만, 그러나 주소라는 것들은 스리포틀랜즈에서는 바뀌곤 했다. 특히 주변부 지역으로 갈수록.

"확실해." 마이라가 말했다. 그녀는 원소로 저글링을 하고 있는 길거리 공연가 무리를 돌아서 피하고, 추가로 조심해서 할로겐으로 저글링을 하는 곡예사를 피했다. "이쪽 거리가 기억이 나는 것 같거든."

알렉시스가 회의적인 듯 골백색의 주변을 둘러보았다 — 건물과 도로를 포함해서 석회구의 거의 모든 것들은 포틀랜드 산 돌로 만들어진 것들이었기에, 그 거리는 이상하게 신고전주의적인 느낌이 났다. 그녀는 마이라가 어떻게 이 하얀 벽으로 둘러싸인 거리를 다른 거리들과 구분할 수 있는 건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러나, 곧 그들은 콘라드와 마이라가 한때 거의 십 년 전에 일했던 버려진 기계 공장 앞에 서 있었다. 이곳에서도, 포틀랜드 산 돌은 텅 빈 건물을 십 년이 아니라 한 천 년은 버려져 있었던 것처럼 보이게 만들고 있었다. 여전히 '은의 손 인공두뇌학'이라고 선명하고 굵은 활자체로 쓰인, 문 위의 표지판만 빼고 말이다.

"와우, 데자부란 참." 마이라가 말했다. "여기는 하나도 안 바뀌었네."

"안쪽에선 다르게 보여." 콘라드가 그들 옆에 나타나며 말했다. "작업장은 깨끗이 정리됐어. 앤더슨이 가져가지 않은 건 변칙예술가들이 뒤져서 챙겨갔고 — 마지막으로 들은 바로는, CNC 라우터는 저 아래쪽 복원소에서 고철 골렘을 만드는 데 쓰고 있다는데."

"그럼 여기는 왜 온 건데?" 알렉시스가 말했다.

"내가 여전히 임대하고 있거든." 콘라드가 말했다. 그가 주머니에서 열쇠 꾸러미를 찾아내서 정문을 열었다. "그리고 여기서 아직도 옛 프로메테우스 네트워크에 멀쩡하게 접속할 수 있기도 하고."

마이라가 놀라서 휘파람을 불었다. "이렇게 세월이 지났는데도 그게 작동해?"

"그럼. 그에 대해서는 레드존에 있는 애들한테 감사해 두라고. 걔들이 서버를 계속 유지했거든." 콘라드가 조명 스위치를 눌렀다. "대부분만, 어쨌든. 방어용 부분망은 옛적에 죽었고, 붕괴가 일어나기 몇 달 전에 컴퓨터 조작용 서버는 끊겼어. 하지만 나머지는 다 저기 있지."

건물의 안쪽은 그곳이 닮은 고전주의적인 폐허만큼이나 황량했다. 부드럽게 웅웅거리는 형광등이 바래진 흰 돌들 위로 강렬한 빛을 비춰주며, 그 장소에 메마르고 죽은 듯한 시선을 던지고 있었다. 기계들이 사라져 있고 다른 사람은 아무도 없어 더욱 지하실과 비슷해 보였다.

콘라드가 또다른 잠긴 문으로 막혀 있는 백 오피스로 안내했다. 이 방에는 현지 변칙예술가들의 약탈을 피한 가구들이 — 책상, 탁자, 의자, 한쪽 벽을 꽉 채운 서류 캐비닛까지 — 가득했다. 그러나 모든 컴퓨터는 사라져 있었는데, 앤더슨이 옛 프로메테우스 연구소 자회사를 십년 전 사들이면서 챙겨간 것이었다.

콘라드가 가장 가까운 책상에 앉아 가방에서 노트북과 이터넷 케이블을 꺼냈다. 채 일 분도 안 걸려 그는 노트북을 설치하고 건물의 네트워크에 연결시켰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셋은 프로메테우스 연구소의 익숙한 불꽃 로고를 바라보고 있었다.

프로메테우스 연구소 직원용 인트라넷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로그인 페이지에 있는 메시지는 시간의 흐름에 무심한 듯한 구닥다리 고정폭 글꼴로 쓰여져 있었다.

콘라드가 잽싸게 로그인하고 회사의 옛 파일들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98년에는, 최첨단이라는 게 회백질에 직접 박아넣은 전극이었군." 그가 설명할 겸 전극들이 박혀 있는 뇌의 MRI 스캔 영상을 띄웠다. "좀 지저분한 일이야, 그게. 물론, 꽤나 좋은 해상도를 얻을 수는 있는데, 반흔 조직이 생기기 시작하면 확 나빠진단 말이지."

아니나 다를까, 화면에 떠 있는 이미지는 반흔과 조직 거부 반응의 흔적을 상당히 보여주고 있었다. 몸이 뇌에 삽입된 외부 물체들을 제거하려고 시도했기 때문이었다.

"이제 이게," 콘라드가 또다른 이미지를 띄웠다. "04년의 최첨단이야. 피질뇌파검사법 - ECoG. 뇌 표면에 외과적으로 전극을 심는 거지. EEG보다 해상도가 낫다만, 깊숙히 심는 것보다야 못해. 펜필드와 재스퍼가 50년대에 간질 치료용으로 써먹었고, 이걸 신경 인터페이스에 써먹기 시작한 건 프로메테우스가 해체된 이후부터야. 해상도가 그 전까지는 그렇게 좋지 않았지, 보다시피."

화면에 표시되는 이미지는 컴퓨터로 렌더링한, 원형 전극 패치들이 몇 개 달려있는 뇌 표면의 단면도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게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건 아니지." 알렉시스가 말했다.

"아니지, 너희는 근전성 센서와 신경 재조합을 사용하고 있어. ECoG보다 쉽고 안전한 데다가, 너희가 쓰고 있는 인공기관에도 그것만 있으면 돼. 이미 존재하는 신경 말단과 신경 연결통로를 쓰면 되는데 굳이 뇌에 직접 접속할 필요는 없지. 아마 그 이후로 이쪽 일에 관해 성과를 낸 사람이 아무도 없는 이유는 그것 때문인 것 같아." 그가 이미지를 닫고 검색을 다시 시작했다.

"좋아, 우리 인터페이스에 이걸 쓸 수 있다고 가정해 보자고. 그래도 뇌파를 단어로 번역해야 한다는 문제가 남아."

"아, 그렇지 않아!" 콘라드가 즐겁게 감탄하는 의미로 손가락을 들어올리며 말했다.

"뭐?"

그가 잠시 동안 키보드를 누르다가, 두 여자가 화면을 더 잘 볼 수 있도록 노트북을 돌렸다. 화면 중앙에는 한 단어가 대문짝만하게 표시되고 있었다.

윤회

혼란에 찬 그들의 반응을 보고, 콘라드가 설명했다. "모든 게 날아가기 전에, 의학방어부는 전신 재생에 관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었어. 붕괴 전에 그들이 성공하기는 했는지 모르겠다만 — 그 부분에 대한 정보는 방어용 부분망에 있어서 — 의식을 뇌에서 뇌로 전송하는 데 성공하기는 했어."

이 말이 암시하는 바가 다가오기까지는 아주 잠깐밖에 걸리지 않았다.

"만약 의식이 전송 가능하다면, 그 말은… 그 말은 서로 다른 뇌 사이에서 뇌파가 상호 이해가 가능하다는 거야." 마이라가 말했다.

"그 말은 뇌파를 번역할 필요가 없다는 거군, 그냥 전송만 하면 될 뿐이고." 알렉시스가 말했다.

"빙고." 콘라드가 즐거워 보이는 표정으로 말했다.

셋은 얼마간 침묵에 빠져 앉아있으면서, 이 사실에 대해 숙고하고 생각해 보았다.

"필터링할 방법이 필요할 거야." 마이라가 말했다. "뇌파에 부호화되어 있는 건 생각만이 아니라고. 운동 신호, 감각적 정보, 잠재의식적 신호, 기타 등등도 있을테지. 그런 것들도 전송하고 싶은 건 아니니까 — 그게 수신자한테 뭔 짓을 할 수 있을지 누가 알겠어."

"난 마리오네트가 된다는 데 돈을 걸지." 콘라드가 말했다. 그는 노트북이 다시 자신을 향하게 돌리고 타이핑을 재개했다. "다른 사람을 꼭두각시마냥 가지고 노는 거야."

"그건 낙관주의적일 수도." 알렉시스가 말했다. "발작을 일으킬 가능성이 더 커 보이는데."

"그럴지도." 콘라드가 말했다.

"어쨌든, 생각을 부호화하고 있는 뇌파만 따로 떼내는 게 그 신호들을 번역하려고 애쓰는 것보다야 훨씬 쉬운 문제니까." 마이라가 말했다. "보면 볼수록 이건 우리 현재 기술의 범위 안에 있는 것 같네."

"오, 난 그게 가능하다는 데에는 추호의 의심도 없어." 콘라드가 말했다. "문제는 그게 실용적이냐 아니냐 하는 거지."

"알아보자고."


알고 보니, 그것만 하는데도 7개월이 걸렸고 십여 명의 다른 사람들이 달라붙어야 했다.

먼저 필터링 문제가 있었다. 프로메테우스 기록을 검색해 봐도 아무 실마리도 잡을 수 없었기에, 그들은 그 문제는 맥스웰주의자 네트워크에 맡겼다. 해결책은 호주인 신경과학자와 독일인 컴퓨터 과학자에게서 왔는데, 그들이 파장과 주파수 패턴에 기반을 두고 원하지 않는 신경 신호를 걸러낼 수 있는 알고리즘을 공동으로 개발한 것이었다.

그러고는 시제품 문제가 있었다. 전극에 필요한 고급 합금은 스리포틀랜즈의 공급 회사를 통해 구했지만, 전극을 조립하기 위해 필요한 정밀 설계 장비는 시내에서 찾을 수 없었고 — 한참의 협상 끝에, 그들은 결국 앤더슨 로보틱스의 시설을 빌려 써서 시간을 절약하기로 했다.

다음 단계는 전극을 심어넣을 숙련된 신경 외과의사와, 그걸 실험해 볼 자원자를 찾는 것이었다. 전자는 메인 주에 사는 러시아인 이주민로 채워넣었고, 알렉시스와 마이라가 후자에 들어가겠다고 지원했다.

그 뒤로는, 인터페이스를 실험하고 디버깅하는데 몇 주 몇 달이 지났다. 그들은 전극에서 깨끗한 신호를 얻을 수 있으리라고, 그 신호로 정확하고 안전하게 뇌의 일부분을 자극할 수 있으리라고, 필터링 알고리즘이 정확하게 작동한다고 확신해야 했고, 뇌를 하나로 연결해 보기 전에 먼저 모든 예측 가능한 문제점을 해결해야 했다.

그리하여 12월이 되어서야, 드물게도 모든 포틀랜드가 맑은 날에, 그들은 첫 번째로 연결을 했다.

그들은 다시 한 번 장비들로 채워진 기계 공장의 주 작업장에 있었다. 현지 극장 중 한 군데에서 빌려온 두꺼운 검은색 커튼이 작업장의 중앙을 가로지르며, 그곳을 거의 똑같이 이등분하고 있었다. 마이라와 알렉시스는 각각 구역 한 곳에, 장벽 맞은편에 앉아있었다. 노트북 여러 개가 놓여있는 탁자가 커튼과 직각으로 위치해 있었고, 콘라드는 그 뒤에 앉아있었다. 그 뒤에서, 그는 작업장 양쪽과 노트북의 진단 화면을 동시에 관찰할 수 있었다.

"체크스캔은 괜찮아 보여." 그가 말했다. "너희 둘 다 준비되면 해도 될 것 같아."

마이라가 미소짓고 그에게 엄지를 들어보였다. 알렉시스가 숨을 들이쉬고 고개를 끄덕였다.

콘라드가 노트북 하나를 두들기기 시작했다. 그가 타이핑을 멈추고, 한숨 돌렸다가, 손가락을 들어 그가 할 수 있는 한 가장 강하고 극적인 방식으로 엔터 키를 내리쳤고, 꽤나 만족스러운 클릭 소리가 났다.

마이라가 불안한 듯 꼼지락거렸다. 그녀는 인터페이스가 작동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었다. 디자인을 다듬는 데 정말 많은 시간을 들인 만큼, 작동해야만 했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 속에는 실패할 것 같다고 걱정하는 꺼림칙한 의구심이 자리잡고 있었다.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 것 같자 알렉시스가 얼굴을 찌푸렸다. 그래서 그렇게 된 거군. 그녀가 조용히 두려워한 대로, 작동하지 않은 거였다. 그냥 기술이 지금으로써는 실현 불가능했던 거지. 하지만, 그녀의 뇌 일부는 계속해서 작동할 것이라고, 인내심을 가지라고 주장했다.

콘라드는 진단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인터페이스들은 서로 말을 걸고 있었으나, 화면만 보고서는 생각 전송이 의도한 대로 이루어지고 있는 건지 알 방법이 없었다. 그가 노트북 하나에 키를 몇 개 쳐넣고, 마이라가 볼 수 있도록 돌렸다.

"오, 그거 똑똑하네." 코끼리의 심상이 그들 마음 속의 눈을 채우자, 두 여자가 입을 모아 말했다. "만약 쟤가 코끼리에 대해 생각하면 네가 볼 수 있겠군."

콘라드가 깜짝 놀라 얼굴을 찌푸렸다. 여자들의 고등 뇌 기능의 판독 화면이 동일해져 있었다 — 그들 각각의 생각이 하나의 게슈탈트 의식으로 합쳐진 것이다.

마이라와 알렉시스였던 독립체는 죽기 전, 콘라드가 이스케이프 키를 눌러서 죽여버리기 전에, 아주 잠깐 동안 귀 두 쌍으로 입 두 개에서 나오는 그들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것의 신기함에 대해 생각했다.

마이라와 알렉시스는 서로의 생각이 없어진 것을 점점 인식하면서 눈을 깜빡였다.

"그거 참…" 그들이 동시에 입을 열었다.

"… 요상했어." 알렉시스가 끝맺었다.

"… 이상했지." 마이라가 결론내렸다.

모니터를 주시하며, 콘라드는 여자들의 뇌파가 어긋나고, 뚜렷하게 구분되는 생각 패턴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보고 있었다.

"둘 다 괜찮아?" 그가 물었다.

"그런 것 같은데." 알렉시스가 말했다.

"그래, 내가 보기엔." 마이라가 말했다. "뭔 일이 있었는지 알겠어?"

"음, 피드백 루프 같은데." 콘라드가 맹렬히 타이핑하면서 말했다. "우린 수신된 신호를 탐지할 가능성에 대해선 고려하지 않았어. 기본적으로는, 인터페이스가 너희 둘 사이에서 똑같은 일련의 생각을 계속 재전송하면서 그것들이 말하자면… 합쳐진 거지."

"네가 연결을 끊지 않았으면 뭔 일이 일어났을까?" 알렉시스가 말했다.

"확실하진 않아. 아무 일도 없을 수도. 너희들의 생각이 똑같아진 이후에 피드백 루프가 깨진 것 같거든." 그가 멋없이 빙그레 웃었다. "좋은 일이기도 하지, 아니면 너희 골통이 구워져 버렸을 테니. 그랬으면 너희의 신생 군체의식에 정말 빨리 종지부를 찍어버렸을 테고."

그들은 잠시 동안 조용히 앉아서, 다음 단계가 뭘지 궁금해했다.

"그럼 내 생각에 질문해야 할 건 이거야." 콘라드가 마침내 말했다. "이건 버그일까, 아니면 기능일까?"


따로 명시하지 않는 한에서 이 사이트의 모든 콘텐츠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동일조건변경허락 3.0 라이선스를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