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먼 풀러 제공: 공포의 베헤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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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베헤모스

보석만

대양의

심장인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



공포의

베헤모스의

아직도

펄떡이는

심장을

보시라!

오셔서 지금껏 인간이 본 구경거리들 중 가장 무시무시하고
기묘한 구경거리를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하시라. 심연에서 솟아난
엘드리치 거인의 흉강에서 바로 쑥 뽑아낸 거대한 산송장 심장!
이 흉물스러운 것이 어떻게 허먼 풀러의 손에 들어오게 되었는지,
믿기 힘든 그 썰을 한번 들어 보시라!!

이번 주 토요일 오후 1시부터 인스머스 정기시 장터에서
단 하루동안만 전시함
하나뿐인 쇼, 하나뿐인 기회! 오세요, 오세요!

이하는 『서커스의 탄생: 허먼 풀러의 기형쇼』라는 제목의 출판물의 페이지이다. 출판인도 작가도 밝혀지지 않았으며, 페이지 낱장들이 전세계의 도서관에 소장된 서커스 관련 책들의 사이에 끼워진 채 발견되고 있다. 이렇게 책 쪼가리를 퍼뜨리는 행위의 배후에 있는 사람 또는 조직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다.

공포의 베헤모스(The Dread Behemoth)

서커스의 탄생

공포의 베헤모스가 바다에서 솟아나 히브라실 환상섬을 아비규환으로 만들었던 그 날 밤을 누가 잊을 수 있겠나? 그 악랄한 지오-씨(Geo Sea)가 그 짐승을 그리로 몰고 가서, 그놈의 정상성의 장막을 지키기 위해 이 아름다운 섬을 희생시켰다. 어쩌면 그들은 자신들의 더러운 일을 그 짐승이 대신 해주리라 생각했던 것일지도 모르지. 아, 그 생각만 하면 아주 짜증이 치솟는군!

뭐 지금은 그 얘기는 하지 말도록 하자. 그 이야기를 듣자고 찾아온 것은 아닐 테니까. 공포의 베헤모스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이잖나.

말해주지. 베헤모스는 한 눈에 다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그 크기가 거대했다. 키로 말할 것 같으면 건물 백 층짜리에 육박했다! 놈은 도시를 가릴 정도로 우뚝섰고, 위로는 거침없는 폭풍운에 머리가 거의 닿았다! 놈이 걷는 걸음마다 지진과 해일이 일어났고, 비대한 촉수들은 땅을 때리며 분화구를 만들었다! 놈의 울음소리 한 번의 힘도 마천루가 쓰러지기에 충분했다!

이 아비규환 복마전에 남자, 여자, 아동 할 것 없이 모두 울며 도망쳤다. 빠른 이가 느린 이를 짓밟았고, 서로 마구 쑤셔넣으면서 도시를 빠져나가는 길들(Ways)을 찾아 해멨다. 광기에 무릎을 꿇고 자살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바다에 뛰어들어 헤엄을 치려는 이도 있었다. 그것이 이 위협으로부터의 피신처가 될 수 있기라도 한 것마냥! 모두 희망을 버렸다. 지구상에 어떤 힘이 과연 공포의 베헤모스의 악몽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인가? 바로 그 순간 나타난 그! 허먼 풀러!

내가 그 날 거기에 있었던 것은 순전한 우연이었다. 나는 그 날 내 비단모자의 용량을 늘리는 문제로 남성복점에 예약이 잡혀 있었다. 참으로 행운이었지! 나는 저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생명과 생활과 가정과 집을 잃게 된 위기 앞에 꼬리를 말고 도망갈 수는 없었다! 아무도 이 야수를 멈출 이가 없다면, 내가 직접 나설 수밖에.

내가 우선 한 일은 내 용기를 끌어모으고, 적의 견적을 재본 것이었다. 놈이 나를 한 두어 번 내리쳤다. 정말이다. 정말이라니까. 하지만 내게는 재치라는 것이 있었으니! 밑에 있다가는 촉수에 깔아뭉개지겠다는 사실이 파악이 끝나서, 나는 좀 고지대로 올라가기로 했다. 나는 내가 닿을 수 있는 건물들 중 가장 높은 건물의 화재용 비상계단을 통해 꼭대기로 올라갔다. 사실 그 시점이 되면 그 건물 말고는 남아 있는 건물도 없었지만.

그 고독한 성채 꼭대기에서, 나는 공포의 베헤모스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친구 여러분께 맹세하는데, 놈은 단순한 동물적 허기가 아닌 일종의 경멸을 남은 눈빛으로 나를 되바라보았다! 내가 감히 누구이기에 남들 다 도망갈 때 혼자 버티고 섰었는가? 나는 내 건방짐의 대가를 치르게 생겼구나, 그래 보였는데.

그런데 여기서 딱! 놈의 눈들을 잘 들여다 보니 놈의 성질을 꿰뚫어볼 수가 있었다. 저 먹먹한 우주적 시간의 우물 속에서 놈의 불멸한 것은 오로지 심장 뿐이며, 그 심장이 없으면 이 짐승은 죽게 될 것임을 깨달은 것이다. 그렇다면 다음에 해야 할 일은 그야말로 명백했다. 야수와 야수의 심장을 분리시키는 것. 불가능하다고, 응? 허먼 풀러의 사전에는 불가능이란 말이 없다고!

그 모터마우스의 벌집위 속에 들어 있던 온갖 쓰레기들 중에서, 어, 길이 20 피트짜리 작살을 꺼내서, 아 그때 모터마우스도 나하고 같이 있었는데, 아까 얘기를 안 했던가, 아무튼 그 작살을 착 조준을 해 갖고, 베헤모스의 흉부에다 냅다 쑤셔넣은 거다. 다행히도 나는 엘드리치해부학에 조예가 있어서 심장의 위치를 한 번에 알았고, 작살은 그 죽지 않는 심장을 꿰뚫었다. 그리고 강력한 내 당김으로 괴물의 흉곽에서 심장을 해방시켰다. 그러니까 그 이후로 그 놈이 더 이상 불사신이 아니게 된 것이다.

베헤모스는 땅에 쓰러져 죽었지만, 최소한 그 시체는 참으로 장엄하더군. 하지만 메가톤 단위의 오징어 고기는 내게는 쓸모가 없으니, 그냥 내버려 두었다. 나는 오로지 이 대양의 심장을 나의 전리품으로 챙겼을 뿐이니, 오늘 그대들에게 이것을 나의 영웅적 의협의 증거로서 자랑스럽게 제시하는 바이다.1


1 자기가 히브라실 내습사건 당시 현장에 있었다는 미스터 풀러의 주장을 검증할 수는 없었음을
독자에게 알려드리게 되어 유감스럽다. 다만 ‘대양의 심장’은 대왕고래의 심장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공포의 베헤모스는 고래의 신체적 성질은 전혀 섞여 있지 않았다는 점을 부연해 두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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